언론과 시사

유럽 순방 중인 文 대통령,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도토리 깍지 2018. 10. 17. 11:41


  • (로마=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도착,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10.17

    scoop@yna.co.kr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교황청 주교역임 대사 알프레드 슈아레브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 피우미치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교황청 주교역임 대사 알프레드 슈아레브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로마 다빈치
    공항에 도착해 이백만 주교황청




    문대통령 “남북화해, 제도변화 넘어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 필요”

    교황청 기관지 기고 통해 “교황청과 북한 교류 활성화되길 기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7박 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저녁8시쯤(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18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할 예정인 문 대통령은 16일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보낸 기고문에서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고에서 “지난 9월 평양 방문 때 한국 가톨릭을 대표해 김희중 대주교께서 함께 가셨다”며 “남북한 가톨릭간의 교류를 위해서이다.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주시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됐다”면서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남·북한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며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이다”라고 했다. 

    또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고, 평화로 부활하셨고, 부활 후 제자들에게 ‘평화가 함께하길’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면서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지난 9월 '사람중심'의 국정철학을 기반으로 '포용국가'를 선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나와 우리 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며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다. 그 길에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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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이탈리아 다빈치 공항에 도착에 트랩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유럽 순방 중인 文 대통령,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


    주세페 콘테 총리와 회담, 한반도 평화체제 및 경제협력 논의
    파롤린 국무원장 주재 '한반도 평화 위한 특별 미사'도 참여
    미사 직후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 연설도 진행



    로마=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두 번째 방문국인 이탈리아에서 정상외교를 시작한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과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교황청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16일 간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탈리아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늦은 저녁 이탈리아 다빈치 국제공항을 방문했지만, 이날은 일정을 진행하지 않고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17일에는 바쁜 정상외교 일정을 시작한다. 우선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로마 대통령궁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면담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성윤모 산업부 장관, 도종환 문화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주 이탈리아 대사 등이 문 대통령을 수행해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 상황을 공유하고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 양국 관계 심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교황청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주재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여한다. 한인 신부와 수녀, 우리 교민과 교황청 관계자 등이 이날 미사에 참여한다.

     미사 직후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해 연설도 진행할 예정이다.  




    dedanhi@newspim.com 










    2014년 방한했던 프란체스코 교황이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방한했던 프란체스코 교황이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생가가 있는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를 방문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대북제재 해제' 카드 들고 교황 접견…영국과도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18일)을 앞두고 16일(현지시간)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보낸
    특별 기고문에서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실효성있는 비핵화와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상응 조치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가톨릭의 역할을 요청하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가지고 교황을
     만난다. 이와 관련해 기고문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남북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
    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다”며 “모두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광주 북동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집전으로 거행된 미사에 참석했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티모테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광주 북동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집전으로 거행된 미사에 참석했다. 가톨릭 신자인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티모테오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프랑스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교황 면담’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 결정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줘야 하며, (교황이)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김희중 대주교를 교황청에 특사로 파견해 한반도 평화를 지지해달라는 친서를 전달했다.
     
    교황청도 문 대통령의 구상에 적극 화답하고 있다.
    그렉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18일 정오 교황이 문 대통령과 교황청에서 개별 면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오전 일찍 30분만 면담했던 것과는 다른 파격적 대우다.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접견한 후 기념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접견한 후 기념사진을 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면담 전날인 17일 오후에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주재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가 진행된다.
    성베드로대성당에서 특정 국가를 위한 미시가 열리는 것도 이례적이다.
    교황청은 미사의 생중계까지 허용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후 19일 벨기에 아셈(ASEM) 회의에 참석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단독 회담을 하면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국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뉴욕 유엔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한ㆍ불 비즈니스 포럼과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와 오찬,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UNESCO) 사무총장을 끝으로 프랑스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떠났다.

     ‘르 피가로’지는 한ㆍ불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의 역할을 요청한 문 대통령에 대해 “분단의 비극으로 단련된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중도좌파 성향의 문 대통령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라면서
    “트럼프와 ‘장군님’의 로맨스가 파경을 맞게 되면 모든 실패의 화살을 맞는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표시했다. 


     
    파리=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출처=연합뉴스





    문 대통령, 18일 교황청 국무원장 집전 한반도평화미사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7박9일 일정의 유럽 순방 중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치고 이탈리아를 공식방문해 18일 새벽
    (한국시간) 교황청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교황청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리는 이번 미사는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한다.

    청와대는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전달한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1일 브리핑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각별한 관심을 표한 교황과 함께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화합, 번영을 위한 협력 의지를 분명히 하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미사와 교황 면담 외에도 이날 교황청에서 국무원장과의 만찬 일정 등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보다 하루 앞선 17일에는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면담·오찬을 한 다음 주세페 콘테 총리와 한·

    이탈리아 정상회담을 한다. 

    회담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로마 다빈치

    공항에 도착해 스테파노 잔니니 이탈리아 의전차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8.10.17.

     photo1006@newsis.com






    【로마(이탈리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로마 다빈치

    공항에 도착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8.10.17. 

     photo1006@newsis.com






    문재인대통령, 교황

    문재인·김정은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항구적 평화 카드에 담긴 의미 입체해부



    프란치스코 교황 "남북은 한 형제" 평양 방문 '빅 카드'



    김정은 백두산에서 “교황이 평양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 
    문 대통령 ‘김정은 초청장’ 바티칸 전달…‘사상 첫 교황 방문?’ 


    현실외교 한반도 긴장 풀지 못하자 가톨릭 지도자가 해결점 모색 
    교황 평양行 한반도 대전환 흐름 굳건히…국제사회 지지 확산 계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평양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면서 “김 위원장이 교황을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김 위원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0월9일 전한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 번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원만하게 성사시키면서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비우호 국가들의 외교관계 개설이

    어찌 될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교황 초청’ 뭘 뜻하나?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10월13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국빈 혹은 공식 방문해 양국 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논의한다는 것.


    특별히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은 특히 10월17~18일 이틀간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한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말한 초청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해 18~19일 열리는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해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아셈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벨기에서 덴마크로 이동해 ‘녹색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를 방문해 P4G 정상회의에서 참석하고, 덴마크와는 기후변화, 과학기술,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중점 협의한다.


    김 대변인은 "“번 유럽 순방으로 동북아에 형성되기 시작한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으로 지지받고 그 흐름이 강화,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국제질서를 지탱하는 큰 기둥인 EU에서의 성과가 다시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양을 방문한 김희중 대주교 역시 백두산 천지에서 김 위원장에게 “남북이 화해,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교황청에 전달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꼭 좀 전달해 달라”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 자리에서 '교황 방북' 이야기가 나올 경우 교황의 방북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고 실제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평소 교황이 남북한 평화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만큼 교황이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교황의 평양 방문에는) 현실 외교가 풀지 못하는 한반도의 긴장을 과거처럼 종교 지도자가 나서 완화해 달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천주교계에서도 교황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교황은 작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될 때부터

    올해까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여러 번 발표해왔다. 교황이 내년 일본을 방문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것도 평양 방문 가능성을 높이는 조건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황, 남북평화 간절히 기원 


    실제로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이 대화 국면에 접어든 이후부터 공개적인 자리에서 여러 차례 남북정상 간의 대화를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차 남북정상회담 이틀 전인 4월25일 오전(현지 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남북정상회담을 특별히 언급하며,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화해와 형제애 회복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성공을 기원했다. 


    교황은 이날 전 세계에서 모인 수천 명의 신자들에게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한과 북한 정상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소개하며 “이번 만남은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 보장을 위해 투명한

    대화, 화해와 형제애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황은 이어 “평화를 열렬히 갈망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개인적으로도 기도할 것이며, 가톨릭 교회 전체도 한국과

    가까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한 뒤 “교황청은 사람들 사이의 만남과 우정의 이름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이뤄

    지는 모든 유용하고, 진지한 노력을 동행하고, 지지하며,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정상회담 이틀 뒤인 4월29일에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나왔다”며, “남북한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해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4월29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 말미에 전 세계에서 모인 수 천 명의 신자들 앞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하며 “엊그제 남북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고 소개한 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진지한 대화의 길을 시작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앞으로 평화와 형제 간 우의가 더 돈독해지리라는 희망이 좌절되지 않기를, 또한, 사랑하는 한민족과

    전 세계의 안녕을 위한 협력이 지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모테오 문재인’ 교황 만난 뜻 


    세례명이 디모테오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교황의 남북정상회담 지지와 한반도 평화 기원에 공개적으로 감사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지난 7월5일 폴 갤러거 교황청 외교장관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아주 큰 힘이 됐다”며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폴 갤러거 장관을 만나 “교황 성하님께서는 지난번 방한 때 세월호 참사로 슬픔을 겪고 있는

    우리 한국 국민들에게 아주 따뜻한 위로를 주셨고, 그 이후에도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또 북미

    정상회담, 그런 중요한 계기 때마다 남북 간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그런 메시지를 내주셨고, 또 우리 정부의 노력에 지속적으로 격려를 보내 주셨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갤러거 교황청 장관의 청와대 접견 6개월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무릎을 맞대고 공식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은 또 “교황청과 한국 간의 수교 55주년을 맞는 이 시기에 이뤄진 방한에 대해서 아주 뜻깊게 생각한다”며

    “교황청과 한국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는 그런 계기가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갤러거 장관은 “교황님의 개인적인 안부와 인사를 대통령님께, 그리고 한국 국민들께 전달해 드린다”며

    “10월 달에 로마에서 만나 뵐 수 있기를 희망하시면서 날짜와 시간을 조정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갤러거 장관은 “교황께서도 2014년도 방한 때 대통령님 만나 뵀던 기억을 갖고 계시고, 기쁜 기억을 갖고 계시다”며

    “한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 노력해 주시는 데 대해 감사드리고,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 노력해 주시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갤러거 장관은 이어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추진하는 많은 노력들을 함께 이해하고 계시고, 교황님께서도 그런 프로그램들이 한국 국민들의 평화와 안정에 증진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하고 계시다”며 “교황께서도 대통령님께서 노력하시는 많은 국제적인 노력에도 함께 기도해 주시고, 앞으로도 마주하게 되는 여러 외교적인 노력들이 중단되거나 어려움 없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신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과 갤러거 장관의 청와대 접견 6개월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 대통령이 바티칸에서 무릎을 맞대고

    공식적인 만남을 갖게 됐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10월9일(현지 시각)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월18일 정오에 문재인 대통령과

     교황청에서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이라며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다음날인 10월10일(현지 시각) 기자들을 만나 “(김 위원장의) 초청이 공식적으로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내주 교황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교황에게 공식 전달할

     때까지 이 사안에 대해 따로 언급할 것이 없다”고도 했다.


    3∼4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교황청의 가장 큰 행사로 꼽히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가 10월3일 개막해 28일

    까지 이어지는 터라, 즉위 이후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교황이 개별 인사와의 면담 시간을 정오로 잡은 것은

    파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면담 시간에서부터 문 대통령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각별한 배려가

    드러난다는 것이 바티칸 외교가의 해석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반적으로 국가 정상들이 교황청을 방문하면, 오전 9시30분을 전후해 면담 일정을 잡는다.

    2017년 5월 교황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오전 일찍 교황을 알현했고, 면담 시간은 30분 정도에 그쳤다. 


    교황과 문 대통령의 면담 하루 전인 10월17일 오후 6시에는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 주재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교황청의 중심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의 평화를 주제로 한 미사가 열리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로 알려졌다.


    또한, 교황에 이어 교황청 ‘넘버 2’인 파롤린 국무원장이 주교 시노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미사를 집전한 것 역시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미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교황청 외교단과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교민들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

    남북 화해를 위해 기도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도 했다. 

     

    민주화 기여한 천주교, 이번엔? 


    그간 한국 가톨릭은 북한 진출(선교)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3월24일 ‘남북정상회담 성공 기원 미사’의 주례를 담당했다.


    이와 관련 천주교측은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되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는 1995년 3월7일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첫 미사로 시작됐다”고 전제하고 “미사 후에는 서울 명동대성당과 평양 장충성당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봉헌하고 있다.


     ‘평화를 구하는 기도’ 봉헌은 1995년 8월15일 민화위와 북한의 천주교 공식기구인 조선가톨릭협회가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제26차 미사부터 남한 신자들과 평양의 장충성당 신자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함께 기도를 봉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가 김정은 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공개하자 천주교는 즉각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은 10월9일 한국 천주교회는 김 위원장의 프란치스코 교황

     방북 초청 의사 표명을 대단히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이 일을 계기로 바티칸 교황청과 북한의 관계가 진전하고 개선하기를 바라며, 한국 천주교회는 더 완전한 평화 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여당은 교황의 평양방문 수락을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평양방문 등 국제정치의 파격적인 외교 수순이 진행과정에 있어 교황의 평양방문 성사 여부는 확실치 않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0월10일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한반도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여러 차례 표명해 왔다”면서 “2014년 8월 한국 방문 마지막 날 명동

    성당에서 가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서 ‘남북은 한 형제’라는 말씀을 7번이나 외치며 강조했다”고 상기시켰다. 


    이 대변인은 또한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두 정상 간의 만남이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면서 “교황과 바티칸이 갖는 국제적 위상과 정치적 영향력은 13억 가톨릭 신자의

    범위를 넘어 거의 인류 모두에 영향이 미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양 방문을 수락한다면 이는 한반도 전쟁 종식과 항구적 평화에 한 획을 긋는

    일이 될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는 곧 세계 평화라는 것을 전 세계에 드러내는 일대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평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신 프란치스코 교황께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며, 교황의 방북이 꼭 성사되기를 온 겨레의 염원을 담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이 한반도 대전환 불러오나? 


    일부 외신에 따르면 교황청 관계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에 비판적인 미국 진보층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교황의 북한 방문이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상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여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교황청이 전통적으로 분쟁 해결과 세계평화 중재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고, 특히 그동안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해온 점을 고려할 때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낮지는 않다는 게 교황청 안팎의 관측이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을 계기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 여부가 다시금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최고 지도자였던 한국 천주교 체제는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반민주를 혁파하는 데 앞장서며 대한민국 민주화에 기여했다.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이 추진하는 한반도 전쟁 중단, 한 형제였던 남북을 화해시키는 데 기여할 호기를 만났다.


    교황의 평양 방문은 한반도 대전환의 흐름을 굳건히 하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황청이 이 같은 ‘역사적인 기회’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냉전 해체를 위해 중요한 발언을 하거나 평양 방문을 결행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를 앞당기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교황청 특사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고 돌아온 김희중 대주교로 부터 교황이 문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묵주를 받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디모테오’ 文대통령의 영광…성베드로성당 연설에 교황 단독접견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20년 전 어머니가 주신 묵주반지를 지금껏 한 번도 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지난해 출간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 따르면, 6·25 전쟁 피란민 가정 출신인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구호물자를 타기 위해 성당 앞에 줄을 서다가 영세를 받았다.

    세례명은 디모테오(디모데). 디모테오는 사도 바울로의 제자로 성모 마리아의 임종을 지켜본 인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예수가 사람의 아들로 세상에 온 이유에 대해 “서로 섬기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러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청년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묵주”라고 답했다.
    그런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교황청을 방문한다. 3박4일 간의 프랑스 국빈방문을 마치고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로 이동하는 문 대통령은 17일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특별미사에 참석한 뒤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다.

    바티칸의 상징인 성베드로 대성당은 349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베드로의 묘지 위에 세워져 396년 실베스트로

    교황이 대성전으로 축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으뜸으로 꼽히는 베드로는 사실상 최초의 교황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교황청 연감에 따르면 교황은 ‘사도의 우두머리인 베드로의 후계자’ 등으로 규정돼 있다.

    17일 특별미사는 바티칸의 2인자인 국무원장이 집전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을 주제로 연설도 할 예정이다.
    이번 유럽 순방의 하이라이트인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은 18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7시)에 이뤄진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한다. 세계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기도 한 교황이 어떤 답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미국·쿠바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도 막후 중재자 역할을 했었다. 당시 18개월간 이어진

     미·쿠바 비밀협상의 상당수가 바티칸에서 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특별기고를 통해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되었다”며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고 밝혔다.


    이어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다. 그리고 평화로 부활하셨다”며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이라고 했다.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1861년 창간한 교황청 기관지로 교황을 비롯한 모든 교황청 직원과 전세계 주요 가톨릭 인사들이 구독하는 매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매일 이탈리아어로 발행되며 영어·불어 등 9개 언어로 주간 발행된다.




    아래는 문 대통령 특별기고 전문.



    “교황 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한-교황청 수교 55주년을 맞아 교황청을 방문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교황청이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주신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들을 대신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예수의 삶에서 민주주의는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높은 곳을 버리고 지극히 낮은 곳으로 오셨습니다.

    가난한 이들, 힘없고 아프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예수님 곁에서는 지위 고하, 빈부와 남녀의 차이를 불문하고 사람으로서 똑같이 존엄했습니다.

    가톨릭은 하느님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교리를 가지고 한국에 왔습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으므로 모두가 똑같이 존엄하다는 가톨릭의 인간관이 신분사회에 속해있던

    한국을 깨어나게 했습니다.

    이러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많은 한국인들이 순교했습니다.

    한국은 가톨릭 국가가 아니지만 ‘성경’을 통해 민주주의를 익히고 불의와 맞서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군사독재시절 한국의 ‘성당’은 민주주의의 성지였고, 피난처였습니다.

    많은 사제들이 ‘가톨릭 사회교리’에 따라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습니다. 평신도들도 “세상 가운데 있는 교회의 사람이요, 교회 안에 사는 세상의 사람”으로서 예수님의 삶처럼 정의와 평화, 사랑의 구현에 충실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한국에서 가톨릭이 존경받는 이유입니다.

    한국 가톨릭은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섰지만 끝까지 평화를 옹호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며,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었습니다.

     2017년 추운 겨울의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그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2018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국민의 여정에서 교황 성하의 기도와 축복은 큰 격려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습니다.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달 평양에서 역사적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습니다.

    남·북한은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고 마주 앉았습니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고 한미 양국도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했습니다.

    만남과 대화가 이룬 결과입니다.

    예수님은 증오를 없애고 화해를 낳기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그리고 평화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 후 제자들에게 “평화가 함께하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대화하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분단과 대결을 평화를 통해 번영으로 부활시킬 것입니다.

    지난 9월의 평양 방문 때 한국 가톨릭을 대표하여 김희중 대주교께서 함께 가셨습니다.

    남·북한 가톨릭 간의 교류를 위해서입니다.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합니다.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합니다.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나는 지난 9월 ‘사람중심’의 국정철학을 기반으로 ‘포용국가’를 선언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한다”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가톨릭은 폭력과 혐오, 차별과 착취, 무관심과 무관용, 불평등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물질문명과 무한경쟁사회의 한 줄기 빛으로, 시대의 아픔을 포용하는 힘과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톨릭은 예수가 이루고자했던 사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포용을 추구하는 한반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나와 우리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깁니다.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입니다. 그 길에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로마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14일 열린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 및 바오로 6세 등 7위의 시성식에 수만 명이 참여해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