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1)씨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의혹'…1학년 2학기부터 모두 5차례 유출 정황

[출처] - 국민일보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의혹'…1학년 2학기부터 모두 5차례 유출 정황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51)씨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경찰에 따르면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씨는 쌍둥이 자매가 자신이 근무하는 숙명여고에 입학한 직후인 1학년 1학기
1학년 1학기 당시 쌍둥이 자매 성적은 문과(언니) 전교 121등, 이과(동생) 전교 59등이었다.
시험 유출 증거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무더기로 나왔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씨는 올해 2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를 앞두고 답안지가 있는 교무실에서 홀로 남아 근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8월 31일 자택 컴퓨터를 특별한 이유 없이 교체한 것. 이에 대해 현씨는 "컴퓨터가 오래 되어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지난 7월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2학년 쌍둥이 자매가 기말고사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해 성적 우수상을 받는다"는 교내 방송에 학생들은 손뼉을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월 숙명여고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부정의혹이 제기되자 현씨는 "아빠와 같은 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밤샘 노력이 의심받게 돼 마음이 상한다"고 부인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쌍둥이 자매는 이달초 학교에 전학 신청서와 자퇴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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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숙명여고 정문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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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과목 정답이 적힌 메모 /사진=수서경찰서 제공 |
前교무부장·쌍둥이 기소의견 검찰 송치
"영어 답안, 빈 시험지 등 유출정황 다수"
방조 혐의 전 교장 등 3명은 불기소의견
【서울=뉴시스】김온유 기자 = 경찰이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과 쌍둥이 딸을 검찰에 넘겼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 당사자인 전 교무부장 A씨와 쌍둥이 자매를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5번의 정기고사 시험지 및 정답을 유출, 이를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자신이 쌍둥이 딸에게 알려줘 학업성적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일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당일 영장을 법원에 청구, 법원은 6일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과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구속의 상당성도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다만 쌍둥이 자매에 대해서는 이들이 미성년자라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시험문제 유출 방조한 혐의로 피의자 선상에 올랐던 전 숙명여고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 교사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A씨를 정기고사 검토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것만으로는 학업성적 관리업무를 방해한 방조범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서울 수서경찰서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 당사자인 전 교무부장
A씨와 그 자녀인 쌍둥이 자매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유출 정황 중 쌍둥이 자매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나온 영어 서술형 문제 답안.
2018.11.12(사진=서울수서경찰서 제공)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지난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1학년 1학기 당시 전교 59등과 121등이던 쌍둥이 자매가 2학기 이·문과 전교 5등 및 2등, 2학년 1학기 각각 이·문과
전교 1등을 했고, 아버지가 이 학교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통해 자매가 나중에 정답이 정정된 문제에 변경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기초사실 조사 이후 지난 9월5일 숙명여고 교무실과 A씨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실시했다.
경찰은 쌍둥이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이 적힌 메모,
빈 시험지 등 유출 정황을 다수 입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쌍둥이 자매는 조사에서 이 같은 정황들에 대해 모른다거나 시험 후 채점을 위해 정답을 메모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경찰은 A씨가 올해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지 금고 보관일 당시 근무 기록 없이 야근을 했고, 문제 유출 의혹이 불
거진 8월 이후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것 역시 혐의를 뒷받침할만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A씨는 이에 대해 "평소 초과근무일보다 일찍 퇴근해서 대장에 기재하지 않았다" "노후된 컴퓨터를 교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쌍둥이가 문제·정답 유출 없이 제대로 시험을 본 것은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한 번뿐인 셈이다.
숙명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두 쌍둥이 딸은 부친으로부터 문제를 유출 받아서 부당한 방법으로 시험을 치러 학교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는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정답 메모 흔적
경찰 수사결과 쌍둥이가 만든 '암기장'에서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전 과목 정답을 메모해둔 사실이 발견됐다.
경찰은 쌍둥이가 답안 목록을 잘 외우려고 키워드를 만들어둔 흔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쌍둥이가 실제 시험을 치른 시험지에서는 미리 외워온 정답 목록을 아주 작게 적어둔 흔적도 발견됐다.
물리 과목의 경우 계산이 필요한 문제 옆에서 정답 목록만 발견됐고, 계산하면서 문제를 푼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는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의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이 그대로 메모 돼 있었다. 경찰이
디지털포렌식 복원해보니 이 메모는 시험보다 전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택에서는 미적분 과목의 새 시험지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시험지 역시 미리 유출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A씨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가 교무실 금고에 보관된 날에 각각 근무 대장에 시간 외 근무를 기록
하지 않고 야근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메모 등 문제유출 정황을 보여주는 자료는 잘 모른다"면서 "시험지 보관일에 야근했지만 기록
하지 않았던 것은 평소 초과근무 때보다 일찍 퇴근해서 따로 기재하지 않은 것"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숙명여고 문제유출에 사용된 시험지와 휴대폰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진점옥 수사과장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문제유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yatoya@yna.co.kr
그는 지난 8월 31일 서울시교육청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자택 컴퓨터를 교체한 것에 대해서는 "노후 컴퓨터를
교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쌍둥이 자매 역시 문제유출 정황에 관해 "시험 뒤에 채점하려고 메모한 것"이라면서 노력으로 성적이 향상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A씨는 이달 6일 구속 전에 네 차례, 구속 후에 한 차례 소환 조사했다. 쌍둥이 자매는 총 세 차례 조사했다.
경찰은 쌍둥이는 미성년자인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A씨 부녀와 함께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한 전임 교장과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3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이들은 A씨를 정기고사 결재라인에서 배제하지 않은 사실은 있지만, 문제유출을 알면서 방조했는지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학교 성적관리의 문제점과 제도 개선 필요사항을 교육청에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시험문제 출제부터 보관·채점 등 전 과정에 대한 보안지침을 명확히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시험지 보관 장소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금고 개폐 이력을 저장하는 등의 보안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숙명여고 쌍둥이 자퇴 신청 왜?…'1등 유지' 꼼수?(CG) [연합뉴스TV 제공]
숙명여고 쌍둥이·아빠 모두 검찰로..'0점처리'·징계 불가피
자퇴서 제출했으나 '징계감안' 처리 보류..조희연 "조속히 조처"
법률자문 진행 중..교무부장 아버지는 징계 수순 예상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경찰이 숙명여자고등학교 전 교무부장 A씨의 쌍둥이 딸들도 아버지에게 시험문제·정답을 미리 받아 시험을 본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기기로 함에 따라 이들의 징계·성적처리 문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12일 서울수서경찰서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께까지 다섯 차례 정기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후 자녀에게 알려줘 시험에 응시하게 한 혐의로 A씨를 구속하고 자녀 C·D양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일단 A씨는 학교의 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숙명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명신여학원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정관상 교원 직위해제와 해임 사유에 '형사사건으로 기소'를 추가했다. 사실상 A씨를 징계하기 위한 정관개정으로 풀이된다.
학부모들은 쌍둥이 퇴학과 성적 '0점 처리'를 요구한다.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성명에서 "학부모가 원하는 A씨와 공범 징계, 쌍둥이 성적 0점
처리와 퇴학은 학교가 의지만 있다면 당장 오늘도 할 수 있다"면서 조속한 조처를 촉구했다.
쌍둥이는 지난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에 자퇴처리 여부를 문의했고, 교육청은 경찰과 법원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됐다는 점에 유의해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고 답했다.
쌍둥이를 징계해야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라는 의미였다. 학교는 아직 자퇴서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숙명여고 학생생활규정을 보면 '부정행위를 목적으로 시험문제를 사전에 절취하거나 절취 후 누설한 학생'에게는 사회봉사·특별교육·퇴학처분이 가능하다.
성적처리는 다른 학생들과 직접 연관이 있어 특히 더 예민한 문제다. 쌍둥이 성적을 0점으로 처리한 뒤 전체 학생의
성적을 재산정하면 '등급 간 경계'에 있는 학생은 등급이 오를 수 있다.
학부모들은 쌍둥이 동급생들이 곧 고3으로 진급한다는 점을 고려해 성적 재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학 수시모집 전형에서 고교 학교생활기록부는 3학년 1학기분까지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늦어도 내년 8월 말까지는 성적이 바뀌어야 수시모집 전형 때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9일 EBS 저녁뉴스에 출연해 쌍둥이 징계문제를 조속히 결론짓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대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학부모 불신이
크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갈 수는 없고 조기에 종결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 교육감은 "(숙명여고 사건과 같은) 일탈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가혹할 정도로 단호하게 징계하고 처벌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면서 "단호한 조처의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가 고민"이라고 밝혔다. 교육청도 쌍둥이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쌍둥이 징계와 성적처리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 숙명여고는 "진실 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는 경찰 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 입장이다. 쌍둥이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만큼 학교도 입장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숙명여고 교장은 지난 2일 '학생과 학부모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건 관련자 징계와 성적 재산정을 "교육청 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시교육청도 사건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흔든 '국가적 사건'이 돼 숙명여고가 단독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징계와 성적처리 관련 '가이드라인'격 지침을 내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청은 현재 변호사들에게 법률자문을 받는 중이다.
앞서 조 교육감은 "변호사들의 자문이 모이는 대로 다수의견에 따라 학교와 협의해 (쌍둥이에게) 단호한 조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희연 "숙명여고 쌍둥이, 자퇴든 퇴학이든 조속히 결론"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시험문제·정답 유출 혐의를 받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 징계문제를 조속히 결론짓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9일 EBS 저녁뉴스에 출연해 "(숙명여고 사건과 같은) 일탈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가혹할 정도로 단호하게 징계하고 처벌한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면서 단호하고 공정한 조처를 약속했다.
그는 쌍둥이가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자퇴를 한다면 지금까지 성적이 유지되고 퇴학시킨 뒤 처벌하면 (그간의 성적이) 무효가 된다"고 설명하며 "(쌍둥이에 대한) 단호한 조처의 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1심 재판의 (결과가 나오는 때를) 시점으로 잡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하면
대법원판결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 "학부모 불신이 크기 때문에 대법원까지 갈 수는 없고 조기에 종결을 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법원의 최종판단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변호사들의 자문이 모이는 대로 다수의견에 따라 학교와 협의해 (쌍둥이에게) 단호한 조처를 내리겠다"면서
"학부모들 분노와 요구를 잘 안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에게 시험문제·정답을 미리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쌍둥이는 1일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학교는 아직
자퇴서를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둥이가 자퇴하면 자퇴하기 직전까지 성적을 그대로 가지고 다른 학교에 편입할 수 있다. 학교를 스스로 그만둔 것
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학교가 자퇴를 허용하지 말고 기존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한 뒤 퇴학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대법원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조처도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jylee2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박소영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 대표 겸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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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자녀 한 고교' 전수조사 해야..'학종' 집중 조사 필요"
박소영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 인터뷰
"숙명여고 사태, 터질 것이 터진 것..어디 숙명여고 뿐이겠나"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군사부일체'.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는 같다는 말이다.
비록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으나 예로부터 우리사회가 선생님을 얼마나 공경했는지,
그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교육자'의 위상이 일부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울산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동료 교사와 말을 맞추고 재학중인 자신의 딸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적발돼 면직된 사건이 있었다.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는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이 쌍둥이 딸에게 시험 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자녀와 한 고교' 교사 전국 900명…"자녀 졸업한 교사까지 전수조사해야"
"이곳저곳에서 제보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교사가 자신의 자녀와 함께 학교를 다니는데 의심이 간다고요.
비단 숙명여고 뿐 아니라 한 학교에 다니는 교사·자녀들을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소영 정시확대추진학부모모임 대표 겸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표는 지난 9일
<뉴스1>과의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이같은 말을 꺼냈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A씨(53)는 지난해부터 올해 1학기까지 쌍둥이 딸들이 속한 학년의 기말·중간고사 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를 받아 지난 6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대입수학능력시험(수능·10월15일) 전이 다음주 중 수사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쌍둥이 자매는 1학년 1학기 때는 전교 59등과 121등이었는데, 1학년 2학기에는 이과 전교 5등과 문과 전교 2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고, 지난 학기에는 문·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면서 문제를 사전에 인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솔직히 숙명여고건도 쌍둥이 자녀가 나란히 문·이과에서 전교 1등을 해서 의심한 것이었지, 자녀가
한명이었으면 의혹만 있을 뿐 두루뭉술하게 넘어갔을 일"이라며 "결국 터질게 터진 것이고 숙명여고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교육부가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사·자녀가 한 학교에 다닐 수 없게 하는 '상피제'를 시행하겠다고 한다"며 "하지만 이미 같이 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과거에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녔던 사람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부모인 교사와 자녀인 학생이 함께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전국 521개교로 집계됐다. 전체 고등학교(2360교)의 22.1%에 해당하는 수치다. 교사 수(기간제교사 포함)는 900명, 교사 자녀 수는 937명이다.
교사와 교사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100교)다. 이어 서울 54교, 경남 52교, 충남
48교, 경북 47교 등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자녀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전국의 모든 교사를 잠재적 범법자 취급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땅바닥까지 떨어진 대한민국 입시제도에 대한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추가로 잘못된 일이 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5일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경찰이 시험문제 유출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가운데 정문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18.9.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수시 중 '학종' 가장 문제…"현행 20%대 수능 비중, 최소 절반 이상 늘려야"
특히 박 대표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합격한 교사 자녀의 경우 필히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학종은 수시 전형 중의 한 갈래로, 학교생활기록부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전형이다.
내신성적(정량평가)와 더불어수상, 자격증, 진로,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학습, 독서, 행동발달 등(정성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다.
자기소개서도 평가에 반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교사추천서도 필요하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은 학생
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높다.
박 대표는 "선생님들도 '치욕스러워도 의심을 종식시키기 위해 다 털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특히 정시(수능)로 대학에 간 것은 인정하겠지만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대학에 합격한 자녀를 둔 교사는 필히 따져봐야 하는 문제
"라고 지적했다.
이어 "요즘에는 수시가 대입 전형의 8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수능 등 정시는 20%에 불과한 실정인데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학종"이라며 "자기반 학생이 선배·동료 교사의 자녀인데 그동안
과연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했겠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수시와 학종의 비율을 줄이고 정시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시 제도가
복잡해지면 복잡해질수록 돈과 여유시간이 풍부한 부모의 자녀들이 다양한 전형을 통해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
지면서 애초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예전에도 물론 고액과외를 받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그래도 입시학원 다니면서 열심히 수능 공부하면 가난하고 말고 관계없이 서울대를 가는 학생이 많았다"며 "하지만 요즘 수시 제도를 보면 엄마가 얼마나 시간과 돈을 자녀에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진학 대학이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대학들이 졸업정원제(입학시에는 학생 선별을 하지 않고 졸업시 학생정원을 설정하는 제도)를 하지 않는
이상 대학의 입학 정원은 매년 정해져 있고 성적에 따른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이왕 경쟁을 할 것이면 정성평가가
가미된 수시보다는 수능이 훨씬 공정한 룰이기 때문에 지금 20%까지 줄어들었던 비중을 최소 절반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숙명여고와 같은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학부모들은 잘 알고 있다"며 "학종은 우리 사회에 신뢰가 쌓이고 제대로 된 안전 장치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고쳐서 갈게 아니라 아예 폐기처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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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뿐이겠냐"..고교내신·대입수시 신뢰도 논란 재점화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5차례에 걸쳐 문제가
유출됐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고교 내신에 대한 신뢰도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내신 관련 제도를 점검·강화는 것은 물론, 전체 모집인원의 80% 수준까지 올라간 대입 수시모집 비중을 줄이고 대학
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모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찰이 이날 전임 교무부장과 쌍둥이 딸을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하면서 학교 내신 관리와 대입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딸이 대학에 들어간 학부모 백모(50)씨는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시험문제 유출 등의 사건이 발생한 곳이)
숙명여고뿐이겠냐"며 "특히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같이 다니면 수행평가 점수든 뭐든 자녀에 대한 특혜가 공공연
한 비밀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내신이 입시 결과에 직결되는 현행 대입 제도 때문에 학생·학부모 불만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고2 학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입에서는 전국 4년제 대학이 모집인원의 77.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수능 점수가 큰 영향을 미치는 정시모집과 달리 수시모집은 교과성적을 주요 전형요소로 하는 학생부교과전형과 비교과까지 전형요소로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들은 학교 간 학력차 등을 고려해 교과전형을 거의 시행하지 않고 있지만, 학종 역시 일정 수준의 교과성적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교과 내신의 영향력이 크다.
이처럼 대입에서 내신 비중이 커질 대로 커졌는데 아직 내신 관리에 대한 제도적 허점은 많다.
상당수 학교에는 내신 시험지·답안지를 관리하는 곳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데다 이번 숙명여고 사례
처럼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8월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고교 2천360개 가운데 560개교(23.7%)에서 교원과 자녀가 같이 재학하고 있었다.
해당 교원 수는 1천5명, 교원 자녀는 1천50명이었다.
교육부는 교사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상피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교육청과 학교가 반발하고 있어 제대로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교사나 학교 행정직원이 시험지·답안지에 손을 댔다가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다.
광주에서는 모 고등학교의 전직 기간제 교사(36)가 1학년 학생과 성관계를 맺고 성적을 조작해 준 혐의(업무방해 등)
로 지난달 구속됐다.
고3 내신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됐던 광주의 다른 고교 행정실장(58)과 학부모(52)는 지난달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신은 물론 대입 결과도 공정성·신뢰성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게 학생·학부모들의 지적이다.
2016년 우리교육연구소가 진행한 대입제도 관련 대학생 인식 조사연구에 따르면 선발의 공정성이 가장 낮은 전형으로 응답자의 35.2%가 특기자전형을 꼽았고, 학종과 교과전형을 꼽은 이들이 각 26.0%와 13.3%였다. 수능을 꼽은 응답
자는 2.5%에 불과했다.
시험문제 관리 강화, 상피제 적용 등 내신 제도를 정비하는 것뿐 아니라 아예 대입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오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시모집 확대를 촉구한 한 청원인은 "숙명여고 사태를 보며 가슴이 아프다.
이게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평등한 기회,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인가"라고 반문하며 교육부가 수시모집을 줄이고 정시모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12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가 공개한 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사건의 압수품인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전 과목 정답' 메모. 이 메모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발견됐다.
2018.11.12 [수서경찰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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