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이재명, 반기 박원순…시작된 與 권력투쟁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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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김창현 기자 |

이재명 지사는 19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아내 김혜경씨가 2013년부터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으로 활동하면서 문 대통령 등 당내 경쟁자를 비방하는 글을 게재한 당사자라는 경찰 수사 결과를 전면 부인했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이 지사 사건에 대해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 지사가 당의 유력한 대선주자인데도 이 지사를 옹호하는 공개적인 목소리가 전혀 없다시피한 것은 당의 주류인 친문 지지층의 이 지사에 대한 ‘비토’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지사가 위기에 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지사가 무혐의(무죄)를 받게 되면 현 여권 내에서 가장 큰 파괴력을 갖는 후보가 될 수 있다"이라며 "친문이 뭉쳐서 이 지사를 공격했다는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도 있는데, 이는 이 지사에게 호재로 작용할 것"

이재명 지사뿐만 아니라 지난 19대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을 벌였던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당시 경선 후보 중 현재까지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거나 사법적 조치를 받지 않은 이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유일하다.
야당에서는 이 같은 박 시장의 행보를 두고 "친문의 견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박 시장의 자기 정치가 도를 넘었다.
한편, 지난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과 대립했던 주자들이 잇따라 곤욕을 치르면서, 문 대통령과 가깝거나 청와대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
(@08__hkkim)` 트위터 계정 수사 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내 출당 요구, 프레임이고 정치적 공격"
'정치적 공격' 발언, 경기도 국감 이후 두 번째
이재명 경기지사가 또다시 여당의 정치공세를 거론하고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9일 오전 9시 경기도청 본관 앞에서 이른바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08__hkkim)’와 관련,
“(혜경궁 김씨가)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글을 쓴 사람은 내 아내가 아니다”라며 “침을 뱉으려면 나한테 하라”며 경찰 수사에 불만을 강하게 표시했다.
이어 민주당내 일각에서 출당이나 도지사직 사퇴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 “프레임이고 정치적 공격”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정치적 공격’ 발언은 한달 전 국회 행정안전위원외의 경기도 국감 이후 2번째다.
이 지사는 당시 야당 의원들이 “탈당 요구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탄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지사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본인 입장을 공개리에 밝히기는 처음이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경찰 발표 이후 주말과 휴일 이틀간 두문불출하며 SNS를 통해 경찰 수사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죄를 지었으 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놓고 죄를 지었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가정적으로 말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트위터 계정의 별칭으로 거론되는 혜경궁 김씨가 배우자 김혜경씨와 동일인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카스 계정과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으면 트위터에 사진 올리고 그 트위터 사진을 캡처해 카스에 올리진 않는다. 바로 올리면 더 쉬운데 굳이 트위터의 글 을 사진을 캡처하겠느냐”며 지난 주말 SNS에 올렸던 내용을 반복한 뒤 “경찰의 수사내용을 보면 네티즌 수사대보다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경찰이 제 수사의 10분의 1만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사건이나 기득권 부정부패에 관심 두고 집중
했다면 나라가 지금보다 10배는 좋아졌을 것”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저열한 정치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보다도 더 도정에 집중
해서 도정 성과로 저열한 정치공세에 답을 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아내 김혜경씨의 휴대전화를 제출해 결백을 입증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지난 4월3일 그 일이 있고 난 뒤 이상한 전화가 많이 와 정지시키고 2∼3주 후에 새로 폰을 만들었다.
(정지시킨 폰은) 선거운동용으로 쓰다 지금은 없다”며 “7개월간 요청안하고 기소 송치를 결정한 뒤 변호사를 통해
제출 요청이 왔다.
저희도 당황스럽고 아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4월3일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에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다”고 글을 써 같은 달 8일 전해철 의원이 혜경궁 김씨 계정주를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는 계기가 됐다.
트위터 본사에 혜경궁 김씨 계정이 배우자 명의인지 확인을 요청할 생각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그게 상식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그 계정은 제 아내의 것이 아닌 데 어떻게 물어보나.
‘그건 내 것이다’라고 인정하는 건데. 그게 프레임이고 함정이다”고 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입건된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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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 결과 관련 입장 발표를 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한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주 논란에 우려 섞인 시선으로 후폭풍을
주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혜경궁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저열한 정치공세"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민주당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이 지사 징계 등을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당의 조사단 구성과 적극적 대응을 요구하는 등 비판적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이 지사와 관련해선 현재 본인이 인정한 부분이 없고, 경찰 수사 내용을 몰라 검찰 기소 여부를 보고 법적 절차에 따라 필요하면 당의 입장을 정할 것"이라며 회의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당사자가 계속 부인하고 있다. (빠르게 출당이 결정된) 안희정 전 지사와 비교하는 분들이 있는데
안 전 지사는 경찰 조사가 아니고 언론 보도부터 나왔고 본인이 어쨌든 인정했다. `미투` 이전에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했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지사 문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우리도 상황에 대해서는 걱정을 한다"면서도 "그러나 당으로서, 더구나 공당으로서 구체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선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 이 지사 문제가 곤혹스러운 것은 무엇보다 지지층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사안의 폭발성 때문이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시작해 경기지사 후보 경선까지 이어진 `친문(문재인) 대 비문`의 갈등이 `혜경궁김씨` 문제를 기화로 다시 불거지면 당의 균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전당대회 때 이해찬 대표를 이 지사 측이 측면 지원했기 때문에, 단순히 현 갈등구조를 친문 대 비문으로 단선화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지도부의 고민은 더 깊다.
미투 파문에 휘말린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이어 이 지사까지 정치적 치명상을 입으면 당내 비주류 대권주자가 사실상 사라지다시피 하는 것인 데다, 경찰 수사결과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난다 해도 또 다른 정치적 여진이 당을 곤혹
스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사안을 한층 복잡하게 만든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 고심하는 이해찬-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경청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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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이재명 질문'에 민주당 "안희정과는 다르다"
홍영표 "당 상황 걱정...
조금 더 지켜봐야"
"당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건가?"
"지사가 당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출당도 고려하나?"
19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당 대표실을 나오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아내 김혜경씨를 둘러싼 '트위터 계정 소유주 사건' 논란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을 묻는 질문
이었다.
홍 원내대표 뿐 아니라 이해찬 대표, 최고위원을 비롯해 홍익표 수석대변인, 이해식 대변인도 같은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이 대표는 특히 지난 18일과 마찬가지로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질문하는 기자에게 "그만들 해라"며 날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문제제기한 의원들도 '지켜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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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으로 출근하며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소유주는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수사결과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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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우선 이 지사 논란에 검찰 기소 등 사법 절차 진행 과정을 지켜 본 후 공식 대응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 지사 스스로 부인하고 있고, 경찰 수사에 의구심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검찰 기소 내용이 판단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별다른 결정 사항 없이 '지켜 본다'는 결론을 재확인했다.
비서 성폭력 사건으로 피해자 고발 하루 만에 제명 조치 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사례와 비교하기도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안 전 지사와 비교하는 분들이 있는데, 안 전 지사는 경찰 조사가 아닌 언론 보도부터 나왔고, 본인이 어쨌든 인정한 일이었다.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했고, 해당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 지사와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이 지사와 접촉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직 없다"라면서 "기소 내용을 보고 판단해야지 우리가 내용을 모르는데 이 지사 말만 들으면 남들 보기에는 '해명하라고 불렀냐' '봐주려고 불렀냐'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칫 사건이 당내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걱정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상황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고 있다"라면서 "그러나 공당으로서 구체적 조치를 취하려면 사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당내에서 (이 지사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한 의원들은 없다.
지난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문제제기 한 의원들도 '이건 지켜보자'고 말한 것 같던데. 당내 갈등으로 확대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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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이재명 도지사와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이재명 옹호 사라진 민주당..."反文 낙인 찍힐라" 거리두기
이종걸, 당내 조사단 구성 촉구
당도 도덕성 훼손 등 우려 속
대권주자 이낙연·김부겸 등 압축
◇도덕성 훼손에 지지율 떨어질까 예의주시=이 지사와 관련한 의혹들 가운데 경찰이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하거나 송치 예정인 사건은 친형 강제입원 의혹을 포함해 4건에 달한다.
앞으로 검찰의 정식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경찰 발표 자체만으로 이 지사는 물론 민주당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경제 문제도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이 지사 문제까지 겹치면서 당 지지율이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권 구도 재편 어떻게 될까=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
하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후보군 가운데 상위권에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사법부가 의혹을 사실로 인정할 경우에는 치명상을 입게 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여권 내 대선 후보군은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그리고 김경수 경남도지사 정도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 이재명 경기도지사
(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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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선구도 꿈틀…친문·비문 또다시 갈등하나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이재명 경기지사 부인 김혜경씨 연루 의혹이 제기된 '혜경궁 김씨' 논란과 관련해 말을 아끼며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공식적으로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당내 이 지사에 대한 출당 요구가 나오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전날 경찰 발표에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다가 이날 오후 뒤늦게 '사법부 판단을 지켜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향후 검찰의 추가 조사 및 기소 여부,
재판 진행 과정 등을 예의주시하겠다"며 "필요하다면 당의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은 현재 공식적으로 '판단 보류'라는 입장이다.
홍 수석대변인은 "경찰이 어떤 내용으로 유죄를 판단했는지 언론에 나온 것 이상으로 당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며 "현재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 19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선 '혜경궁 김씨' 논란과
관련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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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보' 입장 내놓은 與…당 조사단 구성 요구도
당 지도부도 이 지사의 거취를 놓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전날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에 대해 입을 연 지도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 대해서 걱정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선 사태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 지사의 거취와 관련된 질의에 전날 '이러지 말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던 이해찬 대표도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그만들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가 자칫 지지층 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당이 소속 의원들의 '입단속'에 나섰지만, 당의 조사단 구성을
요구하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종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당이 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지사 역시 사법절차로 무죄를 다투는 트랙과는 별개로 국민과 당원 앞에 신속히 소명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씨라면 이 지사는 사퇴해야 한다"며 '이 지사 책임론'을 언급한 표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유력 정치인 부부가 익명의 SNS 계정을 이용해 패륜적·모욕적 여론조작 공격을 지속적으로 자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공인으로서 자격이 없다"면서도 "이후 과정은 기소 및 재판 절차 및 결과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청와대도 '혜경궁 김씨' 논란에 선을 그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입장 요구에 "당에서 관련 내용을 판단하고 논의할
문제이지 청와대가 관여할 성격은 아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로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는 그간 각종 의혹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로 꼽혀왔다.
이 지사가 경찰의 공식 수사 발표로 치명타를 입은 만큼, 박원순 서울시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도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 대선에서 친문 대 비문이 또다시 갈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데일리안 = 조현의 기자]
왼쪽은 이 지사가 지난달 ‘여배우 스캔들’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성남 분당경찰서에 출석했을 때 모습. 오른쪽은 김씨가 이달 2일 ‘혜경궁 김씨’ 관련 피고
발인 신분으로 수원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에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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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시청하며 대화를 하고 있다. 2018.6.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
민주당의 '수능국어 31번' 이재명
[the300]'혜경궁 김씨' 사법판결까지 입장 곤란 민주당…
지지층 분열, 차기 총선·대선 악영향 우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좀처럼 풀기 어려운 문제를 받아들었다.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논란이 된 국어 31번 문제만큼이나 난이도가 높고 난해하다. 문재인 대통령 등을 비난했던 '혜경궁 김씨' 트위터(@08__hkkim) 계정 주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 발표에 따른 후폭풍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 지사를 둘러싸고 당 지지자들의 분열이 심화되거나 지지층 이반 현상이 나타날 경우 1년 여 밖에 남지 않은 21대 총선과 이후 대선 등 정권 재창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이 지사의 향후 거취 변화 여부에 따른 각자의 이해득실도 따진다.
당 지도부와 주요 인사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일단 이 지사가 경찰
발표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이 지사 측은 물론 경찰 쪽에도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를 비판하는 이들로부터 당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당장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현재로선 이 지사 측이 경찰 발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사법부의 최종 결론을 보고 당의 입장을 정할 수밖에 없다"며 "일각의 요구대로 이 지사의 출당이나 당원권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최고위원회에서 경찰 조사가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고, 당사자가 부인하는데 경찰조사만 가지고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의 난처한 상황을 전했다.
이 지사는 경찰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만개의 글에는 아니라는 증거가 더 많을텐데 경찰이 비슷한 것
몇 개를 찾아 꿰맞추고 있다"는 등 경찰 발표를 정면 반박했다. 그는 아내 김씨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잇따라 제시하며 "상식과 국민을 믿고 꿋꿋하게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이처럼 강력 부인하고, 사법 판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또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고, 당 소속 핵심 지방자치단체장이자 차기주자가 연일
사퇴 요구에 시달리는 상황은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며 "경제와 민생 문제도 잘 풀리지 않고 있는데 이 지사 문제까지 겹쳐 대통령과 여권 전체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급락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현재 정기국회 중에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 등에서 리더십을 강하게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가시적인 성과가 아직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지사 문제가 당내 권력암투로 비춰져 여권 전반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될 경우 자칫 거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있다.
이미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는 커다란 공세 빌미를 내줬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은 지지층 분열에 대한 우려 수준이 높아졌다.
경찰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며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지파들과 이 지사의 그동안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도지사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반대파들의 공방이 치열하다.
경찰이 정황 증거들을 짜깁기했다며 이 지사를 옹호하는 주장이 나오면 금세 이에 대한 반박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 지사 지지파와 반대파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에선 "이재명과 당이 얼마나 엮여 있는거냐", "안희정 때와는 왜 이리 다른지 징계기준은 어디갔냐"며 당에 이 지사에 대한 즉각적인 징계조치를 요구했다. 반면 또다른 편에선 "당이 경찰의 부당한 수사에도 손을 놓고 있다",
"당내 특정 세력이 이 지사 죽이기에 나섰다"는 비판 주장도 나왔다.
한편 전날 경기 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전해철 민주당 의원 등을 비난한 글을 올린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 지사 부인 김씨라며 김씨를 허위사실 공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