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사고 "人災 가능성" 보일러 배관 비정상 연결
강릉 펜션사고 "人災 가능성" 보일러 배관 비정상 연결
수능 마친 서울 대성고생 현장체험학습..펜션 내부 일산화탄소 농도 정상치의 8배
유족들 아들 비보에 무너진 억장..병원 "부상자들 경미하나마 호전 중"
(강릉=연합뉴스) 이종건 이해용 이재현 양지웅 박영서 기자 =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7명은 의식은 없으나 미약하나마 자가 호흡 중이며 조금씩 호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펜션 내부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의 8배 가까운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펜션 내 가스보일러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사고가 난 강릉 펜션의 보일러 배관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어긋나 있고 가스누출경보기도 없는 것으로 확인
했기 때문이다.
인재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모든 사고 가능성에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인재 가능성에 무게"…보일러 배관 어긋나·가스누출경보기도 없어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12분께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발생했다.
수능을 끝낸 남학생 10명이 단체 숙박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업주 등이 발견한 것이다.
이 중 3명이 숨지고 7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구급차량 등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부상자 7명 중 1명이 병원 이송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이는 잘못 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3명이 숨지고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부상자 중 2명은 다소 위중한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 학생들은 거품을 물고 구토 중인 채로 발견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학생들은 2층짜리 펜션 건물 전체를 빌려 투숙했다. 이들이 묵은 펜션 건물 2층은 거실과 방이 2∼3개가 있는 복층
구조다.
학생들은 201호에 묶었으며, 발견 당시 2층 방에 2명, 2층 거실에 4명, 2층 복층에 4명 등 10명이 쓰러져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사건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150∼159ppm으로 높게 측정됐다"며 "일반적인 정상 수치는 20ppm 수준"이라고 말했다.
의식이 없는 학생 7명은 강릉아산병원과 고려병원 등에 분산 치료 중이다. 이 중 2명은 헬기로 원주기독병원으로 옮겨 고압산소치료를 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18일 밝혔다.
펜션 건물 2층 발코니 끝쪽 보일러실에 놓인 가스보일러의 연통은 실내에서 실외로 빠져나가는 구조다.
경찰은 "가스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며 "배기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고3 학생 10명 사고 강릉 펜션의 환기구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 2018.12.18 dmz@yna.co.kr
◇ "2박 3일 일정 체험학습 왔다가"…주민들 "사고 현장 참혹"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서울 은평구 대성고 3학년 남학생들로, 보호자 동의로 단체 숙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들이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해 여행을 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현장체험을 신청해 강릉으로 왔으며, 지난 17일 오후 3시 45분께 펜션에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날 오후 7시 40분까지 펜션 건물 밖에서 고기 등을 구워 먹었으며, 이날 새벽 3시까지 펜션 건물 2층에서 인기척이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경찰은 "이날 오전 3시까지 건물 2층에 묵고 있던 학생들의 인기척이 있었다는 게 펜션 업주의 진술"이라며 "학생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해당 펜션을 찾았으며 업주가 중간 점검차 방문한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의 증언에서도 일산화탄소에 따른 사고 가능성을 추정하게 한다.
펜션 인근 주민은 "점심 먹고 집 앞에 오니까 119등이 대거 출동해 있었다"며 "들것에 실려 나온 학생 상당수가 의식이 없었고, 입 주변에 거품 등을 물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18.12.18 yangdoo@yna.co.kr
◇ 병원 측 "경미하지만 호전 중"…아들 비보에 무너진 억장
부상 학생 7명 중 5명은 강릉아산병원서, 나머지 2명은 원주기독병원에서 고압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현재 3명과 2명으로 나눠 고압산소 치료 중이며, 처음 병원에 도착할 때
보다 경미하게 호전돼 1명은 자기 이름을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5명이 응급실에 왔을 때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이 꽤 안 좋은 상태였다"며 "사망자가 있는 것을 보면
집중적으로 가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환자들이 의식이 없는 게 아니라 대화가 안 될 정도로 의식이 떨어져 있는 상태로 들어올 때보다는 약간 호전
추세"라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또 "오늘 고압산소 1차 치료를 하고 내일부터 의식이 어느 정도 좋아질 때까지 하루 2번 고압산소 치료를 할 예정"이라며 "현재 상태에서 사망 가능성은 없어 보이나 합병증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 치료는 100% 산소를 공급하고 있으며, 의식이 호전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고압산소 치료를 한다고 설명했다.
비통함 빠진 강릉 펜션사고 학부모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강릉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사고 학생의 부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8.12.18 yangdoo@yna.co.kr
현장학습을 떠난 자녀의 참변 소식을 접한 서울 대성고 학생들의 부모는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치지 말라고, 다치지 말라고, 조심해서 다녀오라며 신신당부했던 부모들은 아들의 사고 소식에 억장이 무너졌다.
학부모 도안구(47)씨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했다고 했다.
도씨는 "강릉에서 학생 10명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해서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고 했다.
수능 마친 고 3학생 강릉 펜션 사고 원인은?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18일 경찰
관계자 등이 수능시험을 마친 고3 학생 10명이 사고를 당한 강원 강릉시의 한 펜션 앞에서
사고 조사 등을 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12.18 dmz@yna.co.kr
◇ 경찰 71명 규모의 수사본부 꾸려 진상 조사…사고 펜션 어떤 곳
사고 직후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진상 확인에 나섰다.
이의신 강원지방경찰청 2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는 71명 규모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청·가스안전공사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발생 원인뿐 아니라 건물 관리 등 책임소재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 케어팀을 최대한 동원해 피해자 보호팀을 구성하고 유족 등 피해자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한편 참변이 난 강릉 펜션은 농림축산식품부 관할의 농어촌민박 시설로 확인됐다.
지난 7월 농식품부에 의해 농어촌민박으로 지정됐다.
이 펜션은 2014년 4월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 연면적 228.69㎡에 2층 구조다.
이 건물은 준공 이후 소유주가 두 번 바뀌었고, 현재는 임대업자가 소유주로부터 임대해 영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건물은 준공 이후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되다 수리해 올해 7월 24일 펜션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은 매년 6월 전국 지자체가 실시하는 하절기 정기점검은 받지 않았고, 12월 실시되는 동절기 정기점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이번 시설에 대해 불법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아직은 뚜렷한 불법 정황이 나타나지 않았다.
강릉 펜션사고 현장 통제 (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18일 오후 강원 강릉시 경포의
한 펜션에서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입구를 통제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
dmz@yna.co.kr
jlee@yna.co.kr

실내 일산화탄소 8배..보일러 어긋난 연통 틈으로 누출된 듯
서울 대성고 10명 사상..인재 가능성
[서울신문]학생들 거품 물고 쓰러져… 주인이 발견
“전날 입실해 새벽 3시까지 소리 들렸다”
LP가스 연소 과정서 유입 가능성 조사
번개탄 태운 흔적·가스 누출 경보기 없어
5년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49명 사상
18일 오후 강원 강릉시 저동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서울 은평구 대성고 학생들이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한 사람은 펜션 주인 김모(68)씨였다.
김씨는 경찰에서 “펜션 시설을 점검하려고 거실문을 열었는데 학생 10명이 모두 쓰러져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
했다.
복층 구조의 펜션 1층 거실에 4명, 방 안에 2명이 거품을 문 채 쓰러져 있었고 나머지 4명은 2층 거실에 쓰러져 있었다.
소방서와 경찰은 사망자와 의식 불명의 학생들을 병원에 긴급 후송했다.
이 펜션은 강릉 경포대 해변에서 600m쯤 떨어져 있다.
마을 주민 원태연(63·여)씨는 “집안에서 실려 나오는 학생들 팔이 축 처졌고, 어떤 학생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심장이 아직 벌렁벌렁한다”며 참담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원씨는 “어린 학생 10명이 한꺼번에 구급차에 실리는 눈앞에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다”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수능 봐놓고 친구들과 내려와서 놀던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눈시울을 붉혔다.
마을 주민 박양길(71)씨는 “축 늘어진 학생들의 얼굴과 발이 창백했다”며 “대학교에 막 입학해서 꿈을 키울 아이들
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군 등은 모두 대성고 2개 반 3학년생들로 친구 사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오후 3시 45분쯤 펜션에 입실했다.
수능 점수 발표 이후 한 학생이 인터넷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펜션 전체를 예약했다.
이들은 현장체험학습을 신청해여행 간 것으로 파악됐다.
펜션 주인은 “학생들만 10명씩이나 와 수상해서 한 학생의 어머니와 통화한 뒤 입실을 허용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실한 17일 밤 7시 40분까지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고, 18일 새벽 3시까지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는 주민들의 진술이 있었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서는 사고 직후 펜션 안의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치 20보다 8배 가까운 155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번개탄 등을 태운 흔적은 없었고 라면, 과자 등 간식거리만 방과 거실에 널려 있었다.
경찰은 2층 베란다에 설치한 난방용 보일러실의 보일러와 연통 이음매가 어긋나 틈이 벌어진 데다 가스누출 경보기도 없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LP가스가 연소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이 틈으로 새어 나와 실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5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리고 진상 확인에 나섰다.
사고가 난 건물은 2014년 준공된 뒤 소유주가 두 번 바뀌었고, 지금은 김씨가 임대한 상태다. 요
즘 남고생 사이에서는 방학이나 수능 시험 후 등 시간이 나면 몇 명씩 모여 펜션으로 놀러 가는 게 트렌드로 알려졌다. 친구들끼리 직접 음식을 해 먹고 밤새 얘기할 수 있어 풍치 좋은 강원도 펜션 등이 인기를 끌지만 숙박시설의 안전문제가 지적돼왔다.
강릉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강릉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한 달 전에도 괜찮았다"..보일러 연통 언제 분리됐나
강원도 펜션에서 의식을 잃은 10명의 대성고 학생들이 일산화탄소(CO) 중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당국 확인 결과, 이 펜션의 LPG(액화석유가스) 보일러에 연결된 연통(煙筒)은 분리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사고
원인으로 가스보일러와 연통의 연결 미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통은 일산화탄소를 외부로 빼주는 역할을 한다.
김한근 강릉시장과 경찰 등은 18일 사고 펜션을 찾아 보일러실을 점검한 뒤 “연통이 가스보일러 본체와 제대로 연결이 안 돼 틈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형원(49) 가스안전공사 LPG 부장은 “LPG가 불완전 연소하면 일산화탄소가 생기는데, 이를 배출하기 위해 연통을
외부로 빼놓는다”며 “연통이 빠진 틈 사이로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불과 지난달만 해도 해당 펜션에는 문제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6일 같은 객실을 이용한 한 네티즌은 자신의 블로그에 당시 내부의 사진을 올리며 “2층 공간이 상당히 넓은
거로 기억하는 데 여기까지 가스가 올라왔다면 정말 심각한 수준의 가스 누출사고가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통이 문제라면 지난달 26일 이후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18일 경찰은 고3 남학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강원 강릉 펜션 사고 현장을 감식한 결과, 1.5m 높이 가스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서로 어긋나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2/19/e474e190-299e-4d63-8cd7-828cf61ae921.jpg)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측정한 실내 일산화탄소 농도는 155∼159ppm으로 환경부의 정상 기준치(10ppm)의 15배가
넘는 상태였다. 이런 상태에 몇 시간 노출되면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져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경찰은 LP가스가 연소하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이 틈으로 새어 나와 실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15일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최근 5년(2013~2017년) 동안 4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보일러와 배기통이 어긋나 있다(왼쪽 사진 점선 안). 배기통이 제대로 붙어 있지 않으면 연소가스가 역류해 일산화탄소 중독 위험이 있다. 경찰이 18일 오후 늦게까지 보일러실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독자 제공·강릉=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일산화탄소 누출-중독사고에 무게
강원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2분 강릉시 아라레이크펜션 주인 김모 씨가 “학생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다”고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은 이 펜션 201호에서 유모 군(18) 등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학생들이 발견된 곳은 2층 거실 4명, 방 2명, 복층 구조 3층의 거실 4명이었다.
유 군과 김모(18), 안모 군(18) 등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도모 군(18) 등 7명은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의식이 없거나 희미한 상태다.
소방당국이 복합가스측정기로 사고 객실의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보니 환경부 정상 기준치(10ppm)의 15배가 넘는 155∼159ppm이 감지됐다. 보일러실에 설치된 가스보일러는 본체와 배기통이 분리된 채 가동 중이었다.
거실과 연결된 보일러실 출입문은 열려 있었고 보일러실과 야외 테라스를 잇는 미닫이문은 닫혀 있었다.
경찰은 밀폐된 공간에서 배기통 틈새로 흘러나온 일산화탄소가 직접적 사인(死因)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강릉=조동주 djc@donga.com / 이인모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앞줄 왼쪽 셋째)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앞줄 왼쪽 둘째)이 18일 강원 강릉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강릉의 한 펜션에서
숙박 중 의식을 잃은 학생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강릉/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고3 10명 사상' 강릉 펜션에 보호자 없었던 이유
교육부 "체험학습 보호자 동행 여부 교육청 재량..서울시교육청은 의무 아냐"
18일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사고를 당한 10명은 올해 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었다.
서울 은평구 대성고등학교 문과반 학생들로, 개별적으로 개인체험학습을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대성고 등의 말을 종합하면, 대성고는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17일부터 24일까지
개인체험학습 신청을 받았다.
대성고 관계자는 “고1·2 학생들은 18일까지 시험기간이었고, 수능이 끝난 고3 학생들은 따로 출석하지 않고 개인체험
학습을 신청해 떠났다”며 “사고를 당한 학생들은 인문계(문과) 3개 반 소속”이라고 밝혔다.
개인체험학습은 개인의 계획에 따라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체험학습 뒤 보고서를 제출하면 출석으로 인정되지만, 인솔 교사는 없다. 보호자 동반 의무는 지방교육청의 재량에
맡겨진 상황인데,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시교육청은 보호자 동행이 의무조건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10명의 학생은 전날인 17일 오후 4시께 강릉 펜션에 도착해 19일 퇴실 예정이었고, 펜션 사고 현장에 보호자는 따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경찰 관계자는 “펜션 주인이 학생 10명이 찾아온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일행 중 한명의 부모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학생 10명 가운데 한명이 인터넷을 통해 펜션을 예약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개인체험학습은 통상 가족 행사나 여행을 갈 때 학생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 10명이 동시에 같은 곳으로 개인체험학습을 가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강원 강릉시 저동의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3학년 학생 10명이 숙박 중 의식을 잃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조사를 위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강릉/김봉규 선임기자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대성고 교장과 학생주임 교사 등은 사고 현장인 강릉으로 떠났고, 나머지 교사들은 학교에 남아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이 굳게 잠긴 대성고는 건물 4층에만 불이 켜진 상태였다.
대성고 앞 ㄷ서점 관계자는 “문과는 학생 수가 적어서 아이들끼리 서로 친하다.
지난주에 애들이 체험학습 간다고 학교에 제출할 신청서를 우리 가게에서 프린트했다.
평소 밝고 예의 바른 아이들이어서 여행 간다고 하길래 ‘잘 다녀오라’고 인사해줬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교육부 역시 차관을 중심으로 상황점검반을 구성해 사후 수습에 나서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황망하고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사고 경위와 원인이 확인되는 대로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황춘화 선담은 기자 sflower@hani.co.kr
(강릉=뉴스1) 2018.12.1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학교 허락받은 '개인체험학습' 참변..책임소재·법적처벌은
보일러 배기통 문제라면 펜션 측 책임..학교에 책임 묻기는 어려워"
강원도 강릉의 한 펜션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명이 숨진 사고 원인으로 가스보일러에서 배출된 일산화탄소(CO)
중독이 지목됐다.
실제 보일러 배기통에 문제가 있어 사고가 났다면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펜션 측은 민형사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개인체험학습 허가를 받았더라도 학교 측에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펜션의 가스보일러와 배기통 연결 부위가 어긋나있는 것을 발견한 경찰은 해당 보일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전일 오후 1시 12분쯤 강원 강릉의 한 펜션에서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3명이 숨지고 다른 남학생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고 현장 감식 과정에서 보일러와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분리돼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어긋난
연결 부위에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배기통은 연소한 폐가스를 실외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연결 부위에 틈이 생기면서 일산화탄소가 유출돼 실내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복 강릉경찰서장은 "보일러 연통이 (몸통과) 떨어져 있던 부분을 확인했다"며 "가스 누출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학생들을 구조할 당시 소방당국이 펜션 내 일산화탄소(CO) 농도를 확인한 결과 정상 수치(8시간 기준 20ppm)
보다 높은 150ppm이 측정됐다.
만약 보일러 배기통 문제로 사고가 발생한 것이 확인될 경우 시설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펜션 측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펜션 측에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적용이 가능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이경의 최진녕 변호사는 "펜션 측의 과실이 밝혀질 경우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사상해죄로 처벌이 가능할 것
으로 보인다"며 "민사상으로 1차 책임은 점유자 즉 펜션 운영·사업자에게 있고 2차 책임은 건물 소유자에게 있다"고
봤다. 이어 "만약 점유자가 임차인이고 손해배상을 할 충분한 능력이 없을 경우 건물 소유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업무상 의무 위반 책임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 역시 "펜션 시설 문제로 사고가 발생했다면 과실치사상을 적용, 펜션 측에 민형사상 책임이 있다"며 "과거 연탄가스를 많이 사용하던 시절, 연탄가스 중독으로 사망할 경우 과실치사로 집 주인이 처벌받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 측에 책임을 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참사를 당한 학생들은 수능 시험 후 학교에서 '개인체험학습' 명목으로 학교의 허락을 받고 여행을 떠났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르면 학교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교외체험학습을 허가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외체험학습은 학칙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수업으로 인정된다.
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학생들끼리 사적으로 여행을 간 것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의 개인체험학습 신청서 내용이나 허가서 내용 등을 정확히 봐야겠지만, 확실히 학교 책임이 명시돼있지 않는 이상 학교에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 변호사 역시 "수능이 끝나고 난 뒤 고3들은 수시나 면접 준비 등을 이유로 학교를 안가는 등 관리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같이 관리가 안되는 부분이나, 개인체험학습이 안되는데 학교 측이 허락을 해줬다면 이에 대한 행정적인
책임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망에 대한 책임을 학교에 묻기는 인과관계가 약하기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 구체적으로 예측이 될 경우 교사 등은 보호·감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계획상으로 위험한 요소가 있어 사고를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가 아니라면 학교 측의 책임 인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개인체험학습 허용 자체에 대한 안전문제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논의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보희 , 김종훈 , 안채원 인턴 기자 tanbbang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