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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외에 성추행 피해 2명, 폭행 3~4명 확인

도토리 깍지 2019. 1. 11. 10:32



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

[연합뉴스 자료사진]





(왼쪽) 조재범 코치,


(오른쪽) 심석희 선수




심석희 외에 성추행 피해 2, 폭행 3~4명 확인"


'젊은빙상인연대' 곧 공개, 가해자엔 특정대학 출신 지도자 포함
2014년 소치때 '여자선수 성추행' 문제됐던 코치 추가의혹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여준형(35)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심석희(22) 선수가 밝힌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 "이번 사건 외에도 추가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다른 체육·시민단체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빙상계가 다른 종목에 비해 폭력이 더 만연했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빙상은 특정인의 권력이 커서 공론화가 힘들었다"면서 "젊은빙상인연대가 
파악한 결과 5~6건의 폭행·성폭력 의혹이 있고, 두 건은 피해자를 통해 성추행당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선수 중엔 미성년자도 있다고 한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조만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사실 공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연 파벌이 선수 망쳐"

젊은빙상인연대가 파악한 폭력 가해자 중엔 특정 대학 출신의 지도자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선수를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성추행했다는 혐의로 직무정지를 당해 물러났던 전 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 A씨에 대한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A씨의 후임으로 대표팀 코치로 합류한 사람이 동문 관계인 조 코치다.
 A씨는 2011년부터 3년간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에 베팅한 혐의로 2016년 불구속 기소돼 대한빙상연맹으로부터 지도자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2017년 체육단체 통합 추진 과정에서 복권이 됐고, 현재 경기도 지역에서 쇼트트랙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조 코치의 경우 심석희의 휴대폰을 가지고 다닐 정도로 선수 사생활까지 통제했다고 한다. 심석희의 전 대표팀 동료는 "조 코치가 다른 선수들이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심석희에게 집착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왼쪽 사진). 이날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을 태운 대한체육회 버스가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들어서고 있다.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재발방지 대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가 발언하는 모습(왼쪽 사진).
이날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을 태운 대한체육회 버스가 충북 진천선수촌
으로 들어서고 있다. /오종찬 기자·연합뉴스


'파벌'을 이룬 대학 출신 코치들이 폭언과 폭행을 동원해 모교 후배 선수들을 다그치는 이유는 다른 대학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상해죄 선고를 받고 수감 중인 조재범 코치는 작년 국정감사 때 여당 국회의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모교 교수가 심석희를 한계까지 몰아붙이라고 내게 지시했다. 교수는 내게 욕을 하고, 때리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심석희, 월드컵 대비 훈련 재개

10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는 "심 선수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니었다면 이번 사건은 금방 묻혀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과거에도 다른 종목의 많은 선수가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고 했다.

2013년 정 교수가 지도해 펴낸 '은퇴 여자핸드볼 선수의 삶에 관한 내러티브 연구' 논문엔 관련 증언이 담겨 있다.


 지도자가 자신의 방으로 선수를 불러 안마를 시키거나, 선수의 얼굴에 입이나 혀를 대는 식으로 접촉하거나, 성폭행

까지 했다는 내용 등이다.

 정 교수는 "피해 선수들이 형사 고발을 하면 조사 자료를 사법기관에 넘겨주겠다"고 했다.

심석희는 다음 달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재개되는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시리즈를 준비하기 위해 10일 오전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오후엔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해 동료 선수들과 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전면 비공개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수원지법은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14일로 예정했던 조 코치의 항소심 선고 공판기일을 23일로 미뤘다.

검찰 측은 심 선수가 주장한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 코치의 상해 혐의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뜻을 법원에 전달했다고 알려졌다.


        



 
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젊은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재범 코치 성폭력 사건 의혹 관련 진상규명 및 스포츠계 성폭력 문제 재발 방지 촉구 기자회견에서 젊은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준형 심석희 폭행 목격라커룸 내 작은 방 있어

[출처: 중앙일보] 여준형 심석희 폭행 목격라커룸 내 작은 방 있어


심석희(22)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조재범(38)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준형(35) 전 쇼트트랙 국가 대표 코치이자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10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폭행은)
대부분은 안 보이는 데서 일어났지만, 대표 선발전일 때 라커룸에서 조 전 코치가 심석희를 때리는 걸 봤다고 말했다.
 
여 전 코치는 대부분 안 보는 데서 많이 때리는데 지금 제가 목격한 건 시합 때 라커룸이었다며 당시 사건이 장소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선수촌 자체가 일반인들이 출입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스케이트장 훈련 장소까지 들어오기는 어렵다팀 라커룸 자체도 밖에서 들여다본다고 보이지 않고 그 안에도 자그마한 방이 따로 있어서 장비를 정비할 수 있는 공간이라든지 여자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 전 코치는 심 선수가 또 지목한 장소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인데 그 빙상장에서 훈련할 때는 가끔가다가
커튼도 쳐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도 훈련을 할 때가 있다며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선수촌 내에도 눈에 띄지 않는 장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선수 성폭행 사건 폭로가 터져 나온 배경에 대해 지도자랑 선수의 관계 때문에 그런 것 같다지도자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까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고, 대부분 코치가 징계를 받고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구조다라고 말했다.
 
여 전 코치는 심석희는 다른 선수와 다르게 처음 스케이트를 탔을 때부터 현재 국가대표로 생활할 때까지 조 전 코치에게 지도를 받았다빙상계에서는 굉장히 보기 드문 사례이다. 다른 선수들은 어렸을 때 배웠던 코치가 따로 있고,
또 커서 중고등학교 때 팀을 옮겨 다른 코치에게 배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조재범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소했다.  
 심석희 측에 따르면 심석희는 조 전 코치에게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4년간 폭행과 폭언, 협박을 동반한
성폭행에 시달렸다.

조 전 코치가 태릉·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자신의 모교이자 심석희가 다니던 한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등에서도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한 성폭행만 10건에 달한다.
 반면 조 전 코치 측은 선수 성폭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성폭행 장소로 지목된 태릉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교 빙상
장 라커룸 등에 대해 지도자나 선수들에게 공개된 장소라며 성폭행이 일어날 여지가 없다고 지난 9일 반박했다.
 
이 사건에 대해 두 차례 비공개 조사를 마친 경찰은 심 선수의 피해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16일 조 전 코치를
조사할 예정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쇼트트랙 대표팀

 /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심석희 사건' 아니다. '조재범 사건'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의 고발로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한국 쇼트트랙 간판스타 심석희가 자신을 지도했던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뿐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선수 본인의 고발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민심은 이미 등을 돌린 지 한참이다.

 심석희를 비롯한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 전 코치를 강력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에 동의한 인원이 2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심석희 외에도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학습된, 소위 침묵의 카르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해 심석희의 고소를 뒷받침했다.

  조 전 코치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다른 피해자들도 심석희의 고발에 충격을 받고 합의를 취소, 엄벌에 처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알려진 지 사흘이 지난 10일까지도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내릴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이 뜨거운 관심이 자칫 심석희에 대한 2차 가해로 번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사건을 '심석희 사건' '심석희 파문'으로 부르는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심석희는 어디까지나 피해자일 뿐, 가해자가 분명한 상황에서 '심석희 사건'이라 부르는 것은 옳지 않다.


 범죄의 주체인 조 전 코치의 이름 대신 심석희를 먼저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한국기자협회의 성폭력 보도 가이드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중심으로 사건을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피해자를 전면에 내세워 사건에 이름을 붙이는 등의 보도 방식은 결국 피해자에게 주목하게 만들어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가대표로 대중에 이름이 잘 알려진 선수라는 이유 때문에 심석희의 이름은 여러 곳에서 오르내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심석희법'이다.

 '심석희법'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뜻한다.


 지난 9안민석 국회 문광위장이 이번 법안 발의를 알리는 공지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면서 피해자의 이름을 붙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이에 대해 지적이 이어지자

 10법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운동선수보호법'이라는 다른 이름을 썼지만, 공지대로 통칭 '심석희법'이라는 보도는 계속 이어진다.

언론이나 국회뿐이 아니다. 대중도 이번 사건을 논할 때 여전히 심석희 이름을 먼저 거론한다.

포털 검색어에는 심석희 이름이 줄곧 상위권에 있고, 10일 현재도 '심석희 성폭행'이 검색어로 자리를 지킨다.

조 전 코치의 이름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더 이상의 2차 가해가 없도록 하려면 의식적으로 이 사건을 '조재범 사건'이라 불러야 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주목받는 상황을 불편하게 여기고, 가해자의 존재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한다.

대한체육회가 10일 발표한 사과문은 좋은 예시가 된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조재범 전 코치 ()폭력 의혹 사건 관련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을 발표, A4 용지 1장 분량의 사과문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폭력·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하여 용기를 내준 심석희 선수에게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며, 이로 인해 상처를 받은 피해자 가족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와 협조하여 선수촌 전 종목에 걸쳐 현장 조사를 실시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아울러 스포츠 인권 관련

시스템을 백지부터 전면적으로 재검토 및 개선하고자 한다""성폭력 가해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다시는

체육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에 처할 것이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피해 사실을 밝혀도 선수 생활에 불이익이 없도록 최대한의 보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일간스포츠 [페이스북]




'10년 전에만 잘 했어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한국체대)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심석희.



심석희 사태, 10년 전 막을 기회 있었다"



성폭력 재발에 분노한 체육계 "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한체대)의 폭행 및 성폭행 피해 폭로와 관련해 체육인들은"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각 종목 단체와 대한체육회가 엄벌을 내리지 못한 까닭에 '심석희 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는 지적이다.  

심석희는 지난 8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17살 미성년자였던 2014년부터
 4년 동안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고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서도 몹쓸 짓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성폭행을 당한 곳이 국가대표 선수촌과 태릉빙상장 라커룸 등 공개적인 장소였다는 점이다. CCTV 등이 설치되지 않은 은밀한 공간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이미 상습 폭행으로 조 전 코치를 고소한 심석희는 엄벌을 해달라며 지난달 추가 고소했다.

물론 조 전 코치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조 전 코치는 심석희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때린 것은 물론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런 심석희의 폭로는 체육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화들짝 놀라 연일 대책을 쏟아내고 있고, 젊은빙상인연대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자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선수들이 5~6명 더
있다"면서 "이들 중에는 고교생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체육계는 분노를 금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심석희가 당했다는 성폭행 자체가 충격인 데다 이런 일이 벌어
지지 않을 수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종목을 떠나 한국 체육계가 지닌 고질적인 병폐라는 지적이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재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 국가대표 출신 체육인 A 씨는 익명을 전제로 체육회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A 씨는 "10여 년 전 여중생 선수의 성폭행 피해 등 한국 스포츠의 성폭력 실태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당시 해당 지도자는 자격 박탈 징계만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만약 당시부터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확실하게 자리잡았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처벌 자체가 약한 경우가 많은 데다 영구 제명된다고 해도 슬그머니 복권돼 돌아오는 경우도 적잖다는 게 문제다.
A 씨는 "비위를 한번만 저질러도 영영 돌아올 수 없다면 내 밥그릇인데 무서워서라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몇 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경우를 보면서 경각심도 없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 씨는 초등생 시절 자신을 성폭행한 지도자가 여전히 코치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미 해당 코치는 다른 선수를 성추행해 면직 처분을 받았음에도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에 김 씨는 해당 코치를 고소했고, 이듬해 징역 10년과 12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처벌을 이끌어냈다.

이런 경우는 심석희가 몸담은 빙상계에도 비일비재하다.
한 빙상인은 "4년 전 한 지도자가 고교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영구제명됐다"면서 "그러나
해당 지도자가 변호사를 사서 '서로 좋아했던 사이'라고 주장해 다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러니 심석희 사건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솜방망이 처벌이 범죄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체육회는 10"앞으로 성폭력 가해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다시는 체육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년 전에도 이런 원칙을 세우고 이를 잘 지켜왔다면 과연 심석희 사태가 벌어졌을까. 향후 체육회와 각 경기 단체들의 성폭력 근절 의지를 지켜볼 일이다.










[조재범 코치와 심석희 선수


/사진=KBS 방송캡처]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


(사진=연합뉴스)



조재범, 심석희 6세 때부터 정신 지배" 전형적 그루밍 성폭력



위계·위력 성립하는 관계서 발생, 자신도 모르는 새 정신적으로 종속"
"조재범, 일종의 그루밍 기간 있었을 것"
"현행법은 범죄 예방보다 사후처벌에 집중, 개선 필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그루밍 성폭력이 늘고 있지만, 현행법은 범죄 예방보다 사후 처벌에 집중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경찰 수사 중인 인천 모 교회 김 목사 그루밍 성폭력 사건. 여자 신도들은 지난해 12월 김 목사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10대 때 김 목사로부터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중 한 신도는 지난해 11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 목사가 가족 문제를 상담해주며 접근해 친밀도를 높였다. '내가 너의 보호자다,

책임지겠다'는 등의 말로 신뢰를 쌓은 뒤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범죄행각이 발각되자 '교회가 무너지면 너희 책임'이라고 협박하며 사건을 덮으려 했다.

 김 목사가 나에게 신앙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 아니었다면 그런 관계를 맺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전형적인 그루밍 성폭력 수법이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가하는 성폭력을 뜻한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0CBS노컷뉴스에 "그루밍 성폭력은 보통 위계·위력이 성립하는 관계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가해자에게 자신도 모르는 새 정신적으로 종속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이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피해자를 탓할 노릇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가 그루밍 성폭력에 취약한 이유다. 탁틴내일 아동·청소년 성폭력상담소가 3년간(2014~2017) 접수한 20세 미만 피해자의 성폭력 피해 상담 사례 78건을 분석한 결과, 그루밍 성폭력 비율은 43.9%(34)에 달했고, 피해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사가 진행 중인 '조재범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도 위계에 그루밍 성폭력이 의심된다 
심석희의 법률대리인 세종은 지난 8"조재범 전 코치는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해 선수를 폭행·협박한 뒤 선수가 만 17세였을 때부터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조 전 코치가 범행을 할 때마다 '운동을 계속할 생각이 없느냐'고 협박했다"고도 털어놨다.  

심석희가 만 6세 때부터 십 수년간 조 전 코치의 지도를 받아왔고, 부모로부터 분리돼 생활해온 환경적 요인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수정 교수는 "범행 전 일종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그루밍이 기간이 있었을 것이다.

오랜 사제관계라는 점을 악용해 부모와 떨어져 합숙생활을 하는 심석희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정신을 지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훈련과정'이라고 인식시켜 폭력을 참게 한 뒤 성폭력 상황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국가대표를 꿈꾸는 10대 선수가 선수생활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쥔 코치에게 문제제기를 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성년자의 그루밍 성폭력 피해를 줄이려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이 교수는 "피해자는 가장 먼저 여성긴급전화(1366)에 연락하는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현행법은 사후

 처벌에 집중하고 있는데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쇼트트랙 심석희, 최민정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쇼트트랙 심석희, 최민정이 22일 오후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결승에서 역주하고 있다.









아픔은 뒤로 심석희의 질주는 계속된다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 합류 송감독 운동에 전념 의사 내비쳐

2월부터 재개 월드컵 시리즈 대비

성폭행 피해 연관성 수사요청

조재범 항소심 선고 기일 미뤄져

피해자가 맞서 싸우기 힘든 구조” 

 18개 단체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사진)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용기 있게 고백하면서 스포츠계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스포츠의 시계는 돌아간다.

특히 힘든 고백을 한 심석희는 아직 한창 전성기로 국제빙상연맹(ISU) 여자 1500m 세계랭킹 2위에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여전히 빙판은 심석희의 질주를 기다린다.

그래서 심석희가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는다. 송경택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10심석희가 서울 태릉선수촌을 통해 대표팀에 합류했다면서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밝은 표정을 짓더라. 운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가올 ISU 월드컵을 대비해 태릉빙상장에서 강화훈련을 해왔다. 당초 12일까지 태릉에서 훈련하다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조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알려지면서 일정을 앞당겼다.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 진천선수촌이 선수들의 집중에 더 알맞다는 판단에서다. 송 감독은 당장 10일부터 진천선수촌

으로 이동해 훈련할 계획인데, 심석희도 오후 훈련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 뒤 심석희는 2월부터 재개되는 월드컵 시리즈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심석희로서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올 시즌 그는 월드컵 시리즈에서 유난히 부진했다.

부진의 이유는 이내 밝혀졌다. 긴 시간 동안 감춰 온 아픔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났다.

하지만 이제 다가오는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은 심석희가 비밀을 털어내고 맞는 첫 대회다.

과연 그가 아픔을 딛고 다시 세계 쇼트트랙의 중심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심석희의 훈련 복귀와는 별개로 파장은 커지고 있다.

 법원은 오는 14일로 예정된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기일을 연기했다. 심 선수가 주장한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 전 코치가 받는 상해 혐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다각적

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검찰 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대책 촉구의 목소리도 계속 나온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100인의여성체육인,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단체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재범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빙상계에 현재 5∼6건의 성폭행 의혹이 있고, 이 중 두 건은 피해자를 통해 직접 성추행 의혹을 확인했다. 이 중에는 현역 선수들도 있고, 미성년일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피해자나 학부모들은 폭로를 해도 자신들만 피해를 보고 바뀌는 게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참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빙상계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체육계 전체의 각성을 촉구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체육회장 명의의 사과문과 함께 수습대책을 내놨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수촌 전 종목에 걸쳐 현장 조사를 벌여 이를 토대로 스포츠 인권 관련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고, 선수들의 사생활을 침해

하지 않는 범위에서 선수촌 내 주요 사각지대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남녀 선수 로커에도 비상벨을 설치하는 안도 내놨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심석희(한국체대)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

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뉴시스




심석희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조재범(38·수감 중)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체육계의 폭행 및 성폭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심 선수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8조 전 코치가 2014년부터 이후 4년간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는 진술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세종은 지난달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했다

 

성폭행이 발생한 2014년에 심 선수는 만 17세의 미성년자였다.

 가족에게도 알리지 못하고 혼자 슬픔을 삼켜야 했을 심 선수의 고통이 짐작도 가지 않는다.

손가락뼈가 부러질 정도의 폭행도 모자라 어린 선수를 성적으로 짓밟은 조 전 코치의 작태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다만 우리가 집중해서 봐야 할 것은 성폭력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해결하는 시각과 태도다.

체육계에서는 위계를 이용한 성폭력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 중학교 소속 코치는 자신이 가르치는 운동부 학생을 성폭행해 구속됐다.


 같은 해 3월에는 국가대표 리듬체조 단체팀 이경희 코치가 전직 대한체조협회 간부에게 장기간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지만, 사건은 흐지부지 마무리됐죠.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음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심 선수 폭로 이후 성폭력 가해자 영구제명 등 처벌을 강화하는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 대책

마련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가해자 엄벌과 폐쇄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자행되던 체육계 고질적 악습을 뿌리 뽑아야 한다 

무엇보다 심 선수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릴 만큼 정신적 충격이 큰 심 선수가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제2, 3의 피해자가 생길 것을 우려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폭행과 성폭행이 드러나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체육계에서 피해 폭로 결심을 하기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심 선수는 10일 서울 태릉선수촌을 통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송경택 감독은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밝은 표정을 짓더라.라며 운동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

쳤다.고 전했다.

심 선수를 향한 응원과 지지가 필요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열렬히 말이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심석희 선수. [연합뉴스]


심석희 선수.


 [연합뉴스]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을 태운 대한체육회 버스가 10일 오전 충북 진천 선수촌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심석희 선수를 비롯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을 태운 대한체육회 버스가 10일 오전 충북 진천 선수촌에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