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확진자 35명..4세 미만 16명 가장 많아 나머지 20대~30대가 총 17명으로 과반 차지 "2030대 주사 맞나요" 온라인 커뮤니티 문의 영유아 자녀들에 감염이라도 될까 전전긍긍 2030 유행 이유 분분.."접종 미비, 항체 약화" "평년보다 '다소많음'..추가접종 필수적 아냐"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84년생 맘인데, 저랑 아기 홍역 주사 맞아야 하나요?"
홍역이 기승을 부리면서 영·유아를 둔 엄마들 중에서도 20~30대 엄마들의 우려가 특히 크다.
자녀와 함께 자신들도 '취약군'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국 홍역 확진자는 35명이다.
연령별로는 16명으로 가장 많은 만 4세 이하를 제외하고는 20~30대가 가장 많다.
20대가 11명, 30대가 6명이다. 이외 40대가 2명이다. 여기에 성남시 3개 보건소에 신고된 홍역 의심환자는 5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부모들이 이용하는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영유아 자녀를 둔 20~30대 엄마들의 홍역 주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자신들뿐만 아니라 자녀 감염 걱정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게시글에서는 "20, 30대 맘님들 홍역 주사 맞으시나요?"라며 "어제 아이 MMR 주사를 맞고 왔는데 오늘 뉴스를
보니 20대와 30대가 많이 걸린다고 한다. (맞으신 분들은) 남편 등 가족과 함께 다같이 맞았느냐"고 물었다.
또 다른 이용자도 "1997년 이전 출생자들은 1차 접종만 했다고 한다"며 "아이들 있는 집은 엄마도 접종하라는데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궁금해했다.
20대~30대가 홍역에 취약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번 감염자 중 20~30대 비율이 높은 것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홍역에 감염된 영유아의 부모가 해당 나이대이기도 하고 이들1차 처치한 의료진의 연령대도 대체적으로 20~30대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헀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홍역 항체가 생기려면 두 차례에 걸친 예방접종이 필요한데 2차 접종이 시작된 것이 1997년"이라며 "한 차례 접종만 했던 1983년생부터 1996년생이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체가 형성됐지만 자연적으로 정도가 약화됐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1967년 이전 생들의 경우에는 홍역이 빈발했던 시기에 자라 '자연면역' 능력이 있지만 이후 태어난 이들의 경우에는 홍역이 사그라 들었을 때 태어나 항체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30대의 추가 접종이 당장 필수적이진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 홍역 확진자 수가 평년에 비해
다소 많기는 하지만 '대유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시흥=뉴시스】추상철 기자 = 지난 15일 오전 경기 시흥시 시흥보건소에서 홍역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고 있다.
2019.01.15. scchoo@newsis.com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년 홍역 확진자가 20~30명씩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가 특히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럽이나 동남아지역에서 수천명씩 발생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또한 "2000년~2001년 대규모 홍역 유행이 일었을 때 국가적으로 홍역퇴치사업을 추진했다"며 "2001년 이후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이들은 모두 MMR 예방접종을 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도 "의료기관이나 어린이집 같은 관련 업무 종사자들에 대한 홍역 항체 검사와 추가 접종은 고려돼야 한다"면서도 "20~30대의 추가 접종을 국가적으로 권유하는 것은 좀 더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역은 항체가 없는 경우 감염률이 높고 특히 소아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아예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2차 접종을 남겨둔 영유아 자녀 부모들이 접종 연령보다 더 이른 '가속접종'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다.
현재 홍역 예방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만 4~6세에 2차 등 두 차례에 걸쳐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이뤄진다.
지난 23일 만난 서울의 한 보건소 예방접종실 관계자는 "내원 수가 많지는 않지만 2~3일 전부터 전화 문의가 하루에
8통 정도는 오는 것 같다"며 "보통은 '아직 (아이) 접종 시기가 안 됐는데 일찍 맞으면 안 되겠느냐'는 식의 내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홍역 유행지역을 제외하고는 MMR 접종 일정을 당겨서 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KT와 질병관리본부가 서울까지 확산되고 있는 2군 감염병 홍역과 관련해선 '해외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자 추적은 하지 않기로 했다. 홍역이 메르스나 콜레라 같은 '검역감염병'이 아닌데다, 발생국가가 산발적이어서 로밍데이터를 통해 입국자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다.
24일 KT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제2군 감염병인 홍역과 관련해 질본과 KT는 검토 끝에 '해외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자 추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질본 관계자는 "홍역은 동남아시아, 유럽권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생길 수 있는 토착감염병 성격이 강하다"면서
"거기에 유입된 모든 입국자 로밍서비스를 연계해 관리하기엔 비효율이 크고, 백신이 없는 신종감염병과는 성격이
달라 통신로밍을 활용할 성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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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측도 "보건당국의 요청이 있어야 감염병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그런 요구가 없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이통업계에서는 지난해 메르스 조기 진압 사태 처럼 홍역도 해외통신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해 감염자 추적을 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에서 감염병의 유형이 통신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할 성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질본과 KT의 말을 종합해보면 해외로밍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자 추적은 검역감염병 처럼 외국에서 발생해 국내로
들어올 우려가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에 적용하고 있다. 콜레라, 동물인플루엔자(AI),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폴리오 등이 그 예다.
아프리카 35개국, 아시아 중동 11개국, 아메리카 13개국 처럼 오염지역을 비교적 특정할 수 있어서 해외로밍 빅데이터를 통한 감염자 추적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역은 발생국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통신로밍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확산 예상 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22만9068건의 홍역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동남아시아가 7만3133건으로 가장 많고 유럽 5만9578건, 아프리카 3만3879건, 서태평양 2만3607건, 중동 2만1905건, 아메리카 1만6966건 순이다.
한편 KT는 2014년부터 통신 빅데이터를 활용한 질병재해 차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황창규 KT회장도 통신로밍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예방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메르스와 관련해 보건당국이 오염지역 데이터를 KT에 제공하고, KT가 통신로밍빅데이터를 활용해 오염지역 방문 가입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감염자를 추적해 메르스 확산을 막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월 이후 23일까지 홍역확진자는 집단발생 29명, 개별사례 6명 등 총 35명이 신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