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14년 전 약속’으로 엿보는 미국의 ‘北비핵화 선물’은?

도토리 깍지 2019. 2. 9. 10:4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글로벌 연합 장관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글로벌 연합 장관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노동신문) 2018.6.13/뉴스1 © News1





[그래픽] 2차 북미정상회담 무엇을 주고 받을까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bjbin@yna.co.kr



북한 비핵화 믿는다낙관론 띄우는 미국 정부

 
트럼프 김정은 경제대국 기회이어
폼페이오 약속 지키면 밝은 미래
북 압박 동시에 미국 내 회의론 반박
정치권은 리얼리티 쇼 아니다냉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연일 비핵화-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북-미 대화에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을 반박하며, 진전된 성과물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가 좋다227~28일 베트남에서 2차 북-미 정상
회담계획을 발표한 이튿날인 6(현지시각), 폼페이오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적극 뒷받침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하루 <폭스 비즈니스> 방송에 두차례 출연해,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돌파구라는 관점에서 볼 때 다가오는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것은 세계를
 위한 진짜 기회라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한, 그의 나라를 비핵화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북한 주민에게 최상의 이득이 되는 것이며, 미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에도 분명히 최상의 이익이
된다이게 대통령의 임무이며, 우리가 몇 주 후 베트남에 가서 진전시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믿느냐는 물음에도 물론이다. 물론 믿는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대화 속에서 그걸 봐왔다.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이 진로를 바꿔 국내 경제 여건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해왔다고 했다.

그는 이 방송과의 다른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면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우리는 그렇게 할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 조야의 비관적인 전망에 선을 긋는 한편 북한에 경제’ ‘미래’ ‘기회를 키워드로 내보이며 과감한 비핵화 행동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3<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북한을 엄청난 경제 대국으로 만들 기회를 갖고 있다며 비핵화 협상에서 합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 분위기는 냉랭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시엔엔>(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핵 있는 북한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이것은 리얼리티 쇼가 아니다. (2차 정상회담은) 진짜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화당에서도 하원 외교위 소속 애덤 킨징어 의원이 <시엔엔>우리는 김정은 칭찬을 관둬야 한다고 하는 등 비판적 기류가 적지 않다.

 김연호 한미경제연구소 비상근연구원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대북 정책 성과와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말할 때 공화당에서조차 기립박수 등 호응이 적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정치권, 특히 여당인 공화당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합의가 나올 경우, 상응 조처 이행 과정에서 미국의 국내 정치적 논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오는 227∼28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



14년 전 약속으로 엿보는 미국의 비핵화 선물?

-2005919 공동성명이 2차 북미정상회담 기본틀
-체제보장ㆍ경제지원명시ㆍ행동 대 행동원칙도 유효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예상은 다양하지만, 아직 오리무중이다. 오는 27~28일 열릴 2차 베트남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뤄낼 합의 수준의 보따리 크기가 어느정도 될지 주목된다. 미국의 상응조치 레벨에 따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속도 또한 결정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를 약속할때 미국은 어떤 선물을 줄 수 있을까. 이는 과거 북한과 주변 당사국들이 비핵화를

대가로 맺은 합의 내용과 그 원칙을 보면 미국이 제안할 당근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8일 미국의 무게감 있는 상응조치를 묻는 질문에 (14년 전 6자회담서 체결된) 919 공동성명에 있던 조치를 참고하라고 했다.

북미관계 정상화ㆍ주민 생활 개선=2005년 북한과 주변 5개국(한국ㆍ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46자회담 결과로 919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외교부 당국자는 이를 두고 (이 성명 도출에) 2년 반 걸렸다구체적 액션플랜이 아니라 원칙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6개 항목으로 구성된 919 공동성명에서 우선 주목할 부분은 2항이다.
2항 두번째 문장은 북미 양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고 명시했다.

이는 작년 6월 북한과 미국이 1차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센토사 공동합의문1항에도 녹아있다. 양국은 새로운 북미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상응조치로 만지작 거리는 북미관계 정상화 카드에 대해 2차 북미정상
회담 합의문의 입구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위해 양국은 북한 비핵화 진행 점검ㆍ상응조치 논의를 위해 북미 연락사무소 평양 설치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김 교수는 전망했다.
양자 또는 다자 차원의 북한 경제 지원 원칙을 언급했던 919 공동성명 3항도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3항 첫 문장은 6자는 에너지ㆍ교역ㆍ투자 분야 경제 협력을 양자 및 다자적증진시킬 것을 약속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북한은 핵 포기 대가로 체제 보장 뿐 아니라 인민 생활 수준 향상이라는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외교 당국자의 최근 언급과 맥이 닿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3CBS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핵을 안 갖는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대국 중 하나가 될 기회가 있다고 한 바 있다.

▶2005행동 대 행동원칙 지금도 유효=919 공동성명 세부항목(체제보장ㆍ경제지원 등)을 아우르는 도 주목해야 한다는 평가다. 공약 대 공약ㆍ행동 대 행동이라는 동시 병행 원칙이다.

이 원칙의 작동여부가 북한의 전향적 태도에 달렸다는 명제는 지금도 미국의 대북정책을 떠받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지난 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우리는 당신(북한)이 모든 걸 다 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 수준만큼 미국도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대북 경제 패키지 지원가능성을 시사했다.

919 공동선언에 평화체제 관련 논의도 있었다는 것도 시사점을 갖는다.
 4항에선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다고 명시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건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자는 북한이 원하는 두 가지(체제보장ㆍ주민생활 개선) 모두 평화체제가 있어야 (실질적으로) 가능해질것
이라고 했다.

물론 논의만 될 뿐 성과가 나오는 건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 의견도 만만찮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평화협정엔 협정문안 뿐 아니라 이에 걸맞은 보장조치ㆍ위협감소 조치가 있어야 한다(평화협정 논의를)시작은 할 수 있지만 완료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이번 정상회담서 종전선언보다 더 나아간 평화체제라는 결과의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factism@heraldcorp.com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차 평양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서울로 복귀할 때 탑승할 미국 측 수송기가 8일 경기 평택시 미공군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차 평양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서울로 복귀할 때 탑승할 미국 측 수송기가 8일 경기 평택시 미공군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사일 모두 없애라"..'제재완화 빼고 다 준다' 상응조치 제시



미사일 폐기, ·협상 핵심의제로
2차 정상회담 중대 분수령
영변 폐기외 '플러스α'로 거론..지난달 김영철 방미때 조율한 듯


, 대가로 경제적 번영 약속..IMF·세계은행 등 가입도 검토
김정은, 제재완화 원하는데 비건의 '평양 설득' 먹힐까 관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미사일 폐기가 미·북 협상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α(플러스 알파)로 거론된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제재 완화를 제외한 모든 카드를 북측에 제시했을 것

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 팽팽한 기싸움 지속

전문가들은 오는 27~28일로 예정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미사일 담판에 집중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백악관 회동에서 ICBM을 포함해 북한이 보유한 모든 미사일을 폐기하는 방안을 거론했다고 말했다.


 김영철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명확하게 전달했다는 얘기다.

미국은 지난달 스톡홀름 실무협상 등을 통해 미사일 폐기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엔 ICBM의 해외 반출과 기술자 해외 추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김정은과의 2차 정상회담을 위해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추가 카드를 원하고 있다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언급한 우라늄 핵시설 폐기와 모든 미사일의 폐기가 추가 요구사항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미사일 폐기는 외교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과의 성과 없는 핵담판을 활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다목적 카드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미사일 폐기를 수용한다면 미국 조야의 우려를 일시적이나마 불식시킬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1(북한과의 핵협상은 미국 국민의 안전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미사일 폐기에 중·단거리용도 포함하는 문제는 미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일본의 강력한 요구사항이다.


북한의 국제기구 가입 이뤄지나

미국은 α에 대한 대가로 경제적 번영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 부회장을 지낸 비건 대표를 내세워 북한이 비핵화 및 미사일 폐기로 얻게 될 다양한 미래형 카드를 제시했을 것

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자유아시아방송은 7(현지시간) 북한의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가입이 비핵화 등에 대한

 상응조치로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IMF 등 국제기구 가입은 민간 자본의 대북 투자를 위한 전제 조건이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IMF와 세계은행 가입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 중 하나로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미국 관리들도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비건 대표가 가져간 선물 보따리에 제재 완화 여부가 담겼느냐다.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7일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 잘 담겨 있다.

그는 비건 대표가 여전히(7일 현재) 평양에 머무르고 있다(정상회담 의제를) 준비하는 데 매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북한 주민을 위한 밝은 미래라며 그러나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FFVD)에 도달할 때까지 유엔 제재를 이행하는 데 단결돼 있다고 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도 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제재

 해제는 법률적으로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 나오는 미·북 간 동시적·평행적 행동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김정은 결단만 남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북 협상에 대해 북한은 원하는 게 분명한데, 미국은 줄 게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영철 방미스톡홀름 실무협상트럼프 대통령의 베트남 정상회담 발표로 미·2차 핵담판 성사는 9부 능선을

넘었지만, 마지막 고비가 남았다는 얘기다.


한 외교 소식통은 현재 북·미 관계는 어떤 행동을 주고받을지에 관한 밀당이 중심이라기보다는 엄밀히 얘기하면

 상대방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테스트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대북제재 완화 조치가 없더라도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 나타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가

지난 6일 이례적으로 평양으로 직접 가서 실무협의를 한 것은 김정은의 최종 결심을 듣기 위한 것이라는 추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금강산 관광 등 제한적인 남북한 협력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과

달리 관광사업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닌 데다 현금 유입이 아니라 인도적 물자 지원 등의 방식이라면 금강산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북한 평양 외곽에 위치한 북한의 미사일 기지인 산음동 기지의 위성사진. 산음동은

 중장거리 미사일을 제조, 조립 및 발사까지 가능한 복합 미사일 기지다. 이 기지는

북한이 비핵화의 '플러스 알파'로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 비핵화 이행 어디까지'진정성 패키지 3' 내놓을까


영변 핵폐기+α 필요한 상황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검증에 산음동 미사일 생산단지까지 폐기 대상 올릴땐 '빅딜'


이달 27~28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한 가운데 실질적 결과물을 낼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이행 조치를
어디까지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제 관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스스로 밝힌 영변 핵시설 외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물질 농축시설 등도 폐기 대상에 오를지, 사찰과 검증이 제대로 진행될지 여부다.

■ICBM-산음동 미사일 생산 폐기카드 나오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국정연설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공언하면서 특정도시를 밝히지
 않은 채 "베트남에서 오는 27~28일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3주를 앞두고 발표된 정상회담 일정을 고려하면 북·미는 상당한 의견조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의 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재건을 위해 미국이 한발 물러선 만큼 북한이 실질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분위기상 '영변' 폐기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고, '플러스 알파'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현재 평양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한이 영변은 물론 우라늄·플루토늄 전체의 폐기를 약속했고 그 이상도 할 수 있다는 비핵화 이행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이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 당시 제시한 '동창리 미사일발사장 폐기·상응조치 시 영변 폐기'
베트남 담판에서 검증·사찰 문제까지 해결될 경우 단계적 비핵화는 '살라미 전술'이 아닌 실체적 비핵화 진전의 발판
이 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영변만 해도 '빅딜'의 전제조건이 될 만큼 큰 건이기 때문에 플러스 알파보다는 영변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만약 북·미가 이번 정상회담을 잘 마무리할 경우 평양 외곽의 산음동 미사일
 생산단지 폐기까지 언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산음동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제조·조립·발사할 수 있는 종합 미사일 단지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에 비해 폐기에 따른 영향력이 큰 곳이다.

핵사찰-정밀검증 수준이 관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6(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여전히 가능하리라고 믿고 북한과의 대화과정에서 이를 확인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전 세계에 진정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는 쪽으로 움직일 최대한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 위원장은 측근들에게 북한의 진로를 바꿔야 하고 경제 상황을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이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결국 북한이 어떤 비핵화 목표를 제시한다고 해도 현재의 핵에 대한 신고와 내놓은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면 제재의 해제는 요원하다.
베트남에서 북·미 정상이 어떤 훌륭한 그림을 그린다고 하더라도 진정성이 없다면 의미는 없는 셈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1차 정상회담 당시처럼 두루뭉술한 결론을 내서는 안 된다"면서 "언제
까지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시간제한과 함께 '셀프 검증'이 아닌 공식적 사찰·검증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못을 박는 것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가 6일 북한 방문길에 올라 평양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오른쪽)와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마치고 8일 한국에 도착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6일 북한 방문길에 올라 평양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오른쪽)와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

을 마치고 8일 한국에 도착했다.





비건, 평양서 서울 복귀비핵화 성과 보따리 풀까



◆8일 오후 634분 오산 공군기지 도착
영변 핵시설 추정 사진


영변 핵시설 추정 사진

영변 핵시설·ICBM 폐기 로드맵 나왔나
추가 실무협상 이어질 가능성 높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외무성 국장 급히 방한··일 대북전략 공유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종전선언하고 제재도 완화” vs “비핵화 없이 동맹만 약화 우려”


지난해 6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종전선언하고 제재도 완화vs 비핵화 없이 동맹만 약화 우려




한반도 전문가들, 트럼프·김정은 2차 핵 담판 놓고 전망 엇갈려
카지아니스 베트남에 대통령·시주석 초청해 4자 종전선언해야
트럼프는 모호한 결과 자랑하고 북한은 핵무기 계속 개발할 것"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만남 자체가 의미 있었던 1차 정상회담을 넘어 실질적 성과를 끌어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으나, 종전선언과 제재완화 등을 주고받을 비핵화 협상의 내용을 두고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미국 외교안보전문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미국 한반도 전문가 76명에게 의견을

 묻고 그 결과를 6(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미국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앞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낡은 각본(old playbook)을 태우길 바란다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단순명료한 평화선언과 함께 종전선언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카지아니스 소장은 나아가 시 주석이 베트남에 올 수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초청해 (4) 모두 서명하게 하는 게 어떠냐나아가 미국은 제재완화 패키지의 대가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엔 1차 정상회담이 리얼리티 TV에 그칠 것이라고 혹평했으나 내가 틀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북한의 새로운 시작을 찾는 데 대해서 낙관론으로 옮겼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미 해군연구소(CNA)의 켄 가우스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긍정적 조치이지만 김 위원장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 혜택은 제공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우스 박사는 이어 김 위원장의 핵심적 희망은 제재 완화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일종의 양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울러 김 위원장은 장기적 생존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있을 것이라며 만일 외교를 통해 제재완화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그는 2017년보다 더 심각한 벼랑 끝 국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우스 박사는 미국의 대북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시점이라며 비핵화에 대한 초점을 평화체제에 대한 강조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2차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혜를 바탕으로 이 같은 프로세스를 시작할 기회라고 역설했다. 

프랭크 엄 미국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 측을 대표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에서 한 연설을 거론하며 비건 특별대표의 언급들에 기초할 때 1차 정상회담에 비해

이번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보다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영변을 비롯한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전체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폐기 약속, 동시적·병행적협상 원칙, 2차 정상회담 전 북미 실무협상을 통한 로드맵 마련, 제재해제 관련 유연한 입장 표명, 주한미군 철수 논의엔 선긋기

등이 엄 연구원 주장의 근거다.


엄 연구원은 물론 우리는 북한에 대해서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지난 7개월간의 협상 교착 끝에 징후들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로 여전히 상당수의 전문가는 이번 회담이 성과를 낼 것인지에 의구심을 표했다. 북한의 핵시설 신고 및 검증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종전선언이나 주한미군 감축만 이뤄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이 경우 비핵화 성과는 없이 한미동맹만 약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북 강경론자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평화선언에 서명할 수

 있지만, 이는 의미 없이 기분만 좋은 제스처라며 가시적 혜택은 얻지 못하고 한미동맹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제거하는 딜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이는 한국과 일본에 동맹이 괴리될 수 있다는 공포를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혹은 방위비 분담 협상 교착상황과 맞물려 홧김에

 주한미군을 감축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비핵화의 대가로 북한에 에스크로 계좌형식의 경제 지원을 비건 특별대표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북한은 이미 어떤 경제적 지원도 미국으로부터의 안보적 우려를 보상할 수 없다고 말해왔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에서 모호한 내용의 공동성명을 한 것과 한미의 일방적 합동훈련 취소, 김 위원장에 대한 칭찬 등 세 가지 실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차 정상회담이 위험은 크지만 기대치는 낮다

내다봤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도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 본토에 대한 ICBM 위협을 제거하는 대가로

비핵화 압박을 완화하려는 신호를 주려고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미국은 북한을 기쁘게 하지만 한국을 위협하는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담이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이 국제사회 검증을 받으며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는 데 동의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북미 관계 정상화나 대북제재 완화 등이 주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향후 약속 이행을 위해

 실무급 협의가 계속 이어지는 데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더 큰 양보를 얻어내려고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약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한국과 일본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차 회담이 실속 없는 회담이었다며 이번 회담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있었다.

에번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다음 정상회담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

그램의 종식에 더 가까워지도록 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낮추라고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목표는 비핵화의 환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2차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실제로 비핵화는

하지 않으면서 이런 환상만 부풀리는 양보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은 속 빈 강정(nothing-burger)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비핵화만 약속했는데도 1차 정상회담을 북핵 위협의 종말로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시나리오에서 좋은 뉴스는 북한이 더이상 도발적인 미사일과 핵 실험을 자제하리라는 것이지만, 나쁜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주의(triumphalism)가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국제적인 제재 시스템과 군사 훈련을 약화

하는 동안 북한의 역량은 계속 확대되리라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북핵 6자회담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다가오는 정상회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모두 짐작만 할 뿐이라면서도 지난 정상회담 이후 진전이 결여됐던 점에 비춰볼 때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이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은 제재완화, 주한미군 철수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모호한

진전의 결과를 들고 나타나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약속을 확고히 했다고 자랑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정치학 교수도 외견상으로는 향상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은 무장을 해제하는 시늉을 하고, 트럼프는 계속 믿는 척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봤다.



중국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는, 수십 년 간 지속한 정책을 갑자기 뒤집을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국은 영향력을 원하고 트럼프를 위협하기를 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때 너무 많이 기대하지 말라고도 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저작권자 서울경제,















로버트 팰러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이 7일(현지시각) 오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로버트 팰러디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이 7(현지시각) 오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TV로 시청한 직후 마음 한구석엔 안도감보다 우려감이 밀려왔다.

그는 미국 경제 호황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 미국의 위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불법 이민 근절을 위한 미국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을 국가 위기로 규정하고 초당적 행동을 촉구하는 모습에서 초조감이 드러났다.


러시아 스캔들 조사 결과가 서서히 옥죄고 있고, 경기도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태세이며, 지지율도 40%를 밑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 한 방이 없으면 올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재선 캠페인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제 환경도 만만찮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해 놓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냥 중국을 몰아

붙일 수만은 없다.

미국도 출혈을 감수해야 하므로 조만간 미·중 무역 협상에서 잠정 타협을 시도해야 할 상황이다.


안보 분야 국정연설에서도 그는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중동에서 서서히 발을 빼고

 사우디와 함께 이란을 봉쇄하는 데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과 2차 정상회담을 갖는다.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에서 평화를 위한 역사적 노력을 지속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상황이 계속 불리해지는 상황에서 그는 한반도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할 것이다. 좋은 일이다.

우리가 언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을 받았었던가. 역사적인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북핵 문제의 스몰딜이 아닌 빅딜로 나타날 수 있는 기회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연장 선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맞바꾸는 형태가 아니라, 북한이 가진 핵 능력을 국제 기준에 따라 신고하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적절한 보상을 통해 비핵화에 이르는 로드맵에 합의하고 6·25전쟁을 끝낼 기회다.


북한 비핵화가 첫발을 떼기도 전에 6·25전쟁이 끝났다고 성급하게 선언하는 종전선언보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와 함께 6·25전쟁을 제대로 끝낼 수 있는 제반 절차와 행동이 포함된 종전을 위한 선언에 합의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미국은 1차 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실무협상을 통해 타협 가능성이 보일 때 정상회담 날짜를 잡는 게 아니라, 날짜를 잡아놓고 북한과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다.

외교적 성공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약점을 드러낸 채 북한과 협상을 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차 정상회담 때 (북한 전역의 모든 핵 폐기 절차가 아닌)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 미국이

경제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준다면 북핵 문제는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된다. 남북 경협이 시작되고 전쟁이 끝났는데 북한이 뭐가 아쉬워 핵 능력 리스트를 신고하겠는가. 후속 협상은 별 의미가 없다.

2018년 초에 시작된 북한 평화 공세의 전략적 의도는 미국이 감내할 정도의 부분적 비핵화를 통해 경제 제재를 해제시키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위협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김정은이 정권안보를 위협하는 게 주한미군이고 한·미 동맹이라고 생각하는 한 우리는 북한의 조건부 비핵화를 수용

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없도록 우리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

북한에도 헛된 기대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현시점 우리 정부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 외교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