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 ‘빅딜문서’ 전달했다…볼턴 “金, 수용준비 안돼
트럼프(사진=AFP)
↑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요구사항과 그 반대급부를 제시한 '빅딜' 문서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넸다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핵과 미사일 외에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그 대가로 북한의
거대한 경제 미래상을 제시했다고 볼턴 보좌관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국 CBS와 폭스뉴스, CNN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같은 내용의 협상 뒷얘기를 소개했다.
볼턴 보좌관은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빅딜' 문서와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즉 비핵화를 계속 요구했다. 핵과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라고 했다"며 "하나는 한글, 하나는 영어로 된 문서(paper) 2개를 건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핵과 탄도미사일 만을 비핵화 대상으로 거론해왔던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생화학 무기'(chemical and
biological weapons programs)까지 언급했다면 이는 비핵화의 정의를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로 설정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향후 협상과 관련해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서도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준 문서 속에서 제시한 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에서 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차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건넨 정의 하에 북한이 비핵화를 완전히 수용하고 거대한 경제적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가진 '빅딜'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아니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그보다 못한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는지였다"라고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인 양보로,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다"라고 평가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빅딜'을 수용하도록 설득
했지만, 그들은 그럴 의사가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측의 상응조치와 관련,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생화학 무기 프로그램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한다면 (북한) 경제의 발전 전망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빅딜) 문서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그에 대한 대가로 당신(김정은)은 엄청난 경제적 미래를 가질 수 있는 이 좋은 위치의 부동산(this well-placed piece of real estate)을 갖게 된다는 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을 언급한 것은 지난 2월초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은 러시아, 중국, 한국 사이에 있다"면서
지리적 위치를 강조하며 북한이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대가로 북한에 '미래'를 제시한 것을 과거 정부의 핵 협상과 다른 점으로 꼽았
으며, "대통령은 북한이 그들을 위해 전체적으로 가능한 것들을 보게 하려 했다.
대통령은 이것이 가능하다고 여전히 낙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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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에 건넨 비핵화 요구 담은 '빅 딜'문서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https://t1.daumcdn.net/news/201903/04/yonhap/20190304104409935tnao.jpg)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 빅딜문서 건넸다"..생화학무기도 언급
美방송 3곳 잇따라 출연.."비핵화 완전 수용땐 거대한 경제적 미래"
비핵화 정의에 핵·미사일 외에 생화학무기도 거론..향후 협상 주목
'최대압박' 전략 재확인.."선박간 환적 못하게 더 옥죄는 방안 검토"
"실패한 회담 아니다, 美국익 보호 성공"..대북 제재 지속 의사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이른바 '노딜'로 끝난 것에 대해선 미국의 국익이 보호된 회담이라며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전 준비 미흡에 따른 실패라는 지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채 나가지 않았다"며 "만약 노딜보다
'배드 딜'(나쁜 거래)을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실패가 아니다). 나는 성공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국익이 보호될 때 그것(노딜)은 전혀 실패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정은은 지난 회담에서 합의를 성사하려면 많은 역(station)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하노이 회담은 그런 역의 하나였다.
그래서 대통령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의 입장은 북한 비핵화를 원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라며 "김정은은 북한의
권위있는 통치자이고 그가 비핵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을 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의 협상 복귀 가능성에 "그들이 무엇을 할지 모르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뒤를 돌이켜
확실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재평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교의 창이 닫힐지'를 묻는 진행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싱가포르 1차정상회담에 이어 "하노이에서도
문을 열어뒀다. 북한은 문을 통과할 수 있다"며 "그것은 정말로 그들에게 달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안'을 북한이 언제까지 수용해야 한다는 만기는 없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만기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실무)단계의 협상을 지속할 준비 또는 김정은과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해서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그렇다.
정확히 맞다"며 "그들은 그것을 해오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핵연료 생산을 지속하더라도 '최대의 압박' 작전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렛대가 약화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애초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인 경제 제재를 계속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선박 간 환적을 못 하게 더 옥죄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고, 다른 나라들과도 북한을 더 압박하게끔 대화
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할 때 제재해제를 얻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이상'의 어떠한 조치도 허용하지 않을 것을 미리 알았는지에 대해선 "우리는
김정은의 입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북한에서 테이블 위에 뭘 내놓을지 모른다"고 대답했다.
북미정상회담 덕분에 김 위원장의 이미지가 정상국가 지도자로 개선됐다는 지적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라고 동의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이와 함께 지난해 7월 '1년 내 북한 비핵화' 발언에 대해선 "일단 북한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을 경우, 몇 가지 예외를 포함해서 해체를 수행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와 관련해서 1년 안에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해체에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비핵화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대표적인 대북 매파였던 그가 과거보다 지금은 크게 달라졌다는 지적에는 "지금 내 일은 대통령은 돕고 조언하는 것이며 결정은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k0279@yna.co.kr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경제적 보상을 골자로 하는 ‘빅딜 문서’를
전달했다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북미정상이
지난달 28일 확대정상회의를 갖는 모습.
[헤럴드DB]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미 CBS와 폭스뉴스, CNN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2차
볼턴 보좌관은 CBS 인터뷰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문서에서 제시한대로 광범위하게 정의된 비핵화”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시설 카드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 양보”라며 “노후화된 원자로와 우라늄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능력의 일부분이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볼턴 보좌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한 회담이 아니라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볼턴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그들을 위해 전체적으로 가능한 것들을 보게하려 했다”며 “대통령은 여전히 이것이 가능하다고 낙관하고 있다”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미국의 제안을 북한이 언제까지 수용해야한다는 유효기간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김정은, 북·미 담판 '고'냐 '스톱'이냐 딜레마에
'하노이 회담'서 北美 입장차 재확인
영변 내주고 대북 제재 완화 원한 北
'스몰 딜' 아닌 '올인' 원한 美
폼페이오 "대화 포기 안 했지만 당분간 어려울 것"
만찬장에서의 김정은과 트럼프(서울=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진행한 단독회담과 만찬 소식을 28일자 1∼2면에 사진과 함께 상세히 보도했다. 사진은 27일 만찬 장소인 메트로폴 호텔 '라 베란다'에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수행원들과 모여 앉은 모습. 2019.2.28 nkphoto@yna.co.kr |
문제는 북·미 간 협상 방식이 아니다. 미국은 ‘영변+α’를 요구했으나 북한이 영변 단지 이외의 핵·미사일 시설 등을
김 위원장은 빈손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과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근본적으로 거부했고, 앞으로도
미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1일 기자들에게 하노이 담판 이후 미국이 딜레마에 빠진 점을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하노이 담판 결렬로 북·미 간 협상 타결 전망이 어두워진 상황에서 다시 북·미 접촉에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을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기자들에게 “대화를 계속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직 북·미 대화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2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둘 다 오판했고, 이것이 나쁜 베팅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인 27일(현지시간) 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원탁 식탁에 옆으로 나란히 앉아 친교만찬을 하고 있다.
(AFP=연합)
2차 북미담판에서 비핵화-상응조치 관련 큰 시각차를 보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입맛’도 매우 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은 2차 북미정상회담 때 두 정상의 만찬 메뉴를 준비했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의 총괄 주방장 폴 스마트의 발언을 인용해 “제재와 핵시설 문제만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의 합의되지 않는 미해결점이 아니었다”며 이처럼 보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캐비어와 랍스터 등 정말 호화로운 식재료를 좋아하는 고급스러운 입맛”이라며, 특히 ‘푸아그라
그는 북한 측이 열차로 공수해온 스테이크용 고기가 매우 빨갛고 기름져 일본의 와규와 비슷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한 입맛으로 알려져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정원을 걸어가고 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인스타그램 캡처
트럼프-김정은, 헤어질 땐 웃으며…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려
메트로폴 작별 땐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 포착
기대를 모았던 ‘하노이 선언’ 채택은 불발됐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작별하는
모습은 웃는 표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결렬된 후 진행된 단독 기자회견에서 “우호적 분위기에서 회담이 마무리 됐다”고 말한 것이
단순한 립서비스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 정상의 미공개 사진을 게시했다.
전날 친교 만찬에 이어 28일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8시55분부터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9시 35분부터는 호텔 정원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만났다.
9시 44분부터는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해 리용호 외무상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까지 합류한 3대 4 정상회담에 착수했다.
28일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과 함께 확대정상회담을 가지고 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회담 불발 기미는 오후 들어서 불거졌다.
당초 오전 11시55분으로 예정됐던 업무 오찬이 취소되면서 불길한 기색이 엿보였다. 낮 12시35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4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돌연 오후 2시로 옮겼다고 공지했다.
원래는 합의문 서명으로 예정돼 있던 시각이라 합의 불발 관측이 대두된 것이다.
오후 1시25분과 29분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호텔로 돌아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2시15분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렬을 공식 확인했다.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간의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헤어지고 있다. 회담은 결렬됐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웃는
얼굴이 눈에 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인스타그램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과 핵실험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지만 비핵화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 타결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정상이 얼굴을 붉히거나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샌더스 대변인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두 정상은 메트로폴 호텔에서 헤어지면서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카메라 렌즈에 잡혔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트위터 캡처]
트럼프, 김정은 ‘北 비핵화 합의’ 재시도 이뤄질까
[헤럴드경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이 된 가운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사람 모두의 오판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두 정상의 담판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추가 협상의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2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하노이 회담에 관여한 당국자 여섯 명의 말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측에 요구한 건 ‘WMD(대량파괴무기) 완전 동결’과 ‘영변 외 추가 핵시설 폐기’ 등 크게
이에 NYT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은 과거 미 행정부에서 북한의 반대에 부딪혔던 내용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판단은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장관은 “영변만으로 합의하면 곳곳에 핵 프로그램을 숨겨둔 김정은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북한 실무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영변 핵시설 내부의 어느 시설을 해체할지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었다고 NYT는 전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를 타고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한 시점까지도 실무협상은 교착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자아(ego)가 나쁜 베팅으로 이어졌다”는 게 NYT의 평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 게일로드 내셔널리조트에서 열린 미 보수 진영의 연례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상응 조치로 경제 제재 완화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만약 우리와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는, 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이라며 “하지만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의 논리를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최 부상은 “우리가 지금 이런 회담에 정말 의미를 둬야 되는지 다시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거래 계산법에 대해서 굉장히 의아함을 느끼고 있고, 생각이 좀 달라지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아직까지 핵 시설 전체를 폐기 대상으로 내놔 본 역사가 없다”면서 “(북한이 해제를 요구한 건)
▲ [오마이포토] ⓒ 이희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트로폴호텔 정원을 거닐고 있다. /사진=로이터 |
트럼프와 김정은, 몰신이이(沒身而已)
‘가여적도 미가여립’(可與適道 未可與立), 함께 같은 길로 갈 수는 있어도 함께 도모하고 세울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빅딜도 스몰딜도 아닌 ‘노딜’로 끝났다. 두 사람은 멀고 먼 길을 돌아 하노이에 왔지만 성과 없이 합의문조차 채택하지 못한 채 협상이 결렬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애초부터 주역은 김정은-트럼프 두 사람이었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트럼프와 언제든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고, 트럼프가 트위터로 화답하면서 2차 회담은 급물살을 탔다.
회담이 이처럼 두 정상간 톱다운 방식으로 빠르게 진행된 것까지는 좋았지만 디테일하고 기술적 합의까지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많았다.
두 정상에게만 의존하다 보니 실무 준비도 부족했다.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는 자기에게 요구하고 소인은 남에게 요구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추기급인’(推己及人)이다. 나를 미루어 남을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베푼다면 당연히 어떤 협상도 실패로 끝나진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는 협상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원했지만 그런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이 영변 핵시설 해체에는 동의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고 판단했고,
영변 이외 기타 시설 해체가 필요했는데 북한은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은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의 심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리용호는 북한이 요구한 것은 트럼프의 주장처럼 전면적 제재 해제가 아니라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제재를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희는 “민수용 제재 결의까지 부분적으로 해제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미국 측 반응을 보면서 김정은 국무
위원장 동지께서 앞으로의 거래에 의욕을 잃으신 것은 아닌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몰신이이’(沒身而已), 소리 없이 물러나 조용히 근신한다.
인재도 때를 만나지 못하면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다.
어떤 일이 성사되려면 주변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번 하노이 핵협상에서 트럼프는 최악의 때를 만났고 이게 핵합의 무산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트럼프의 옛 개인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가 성관계 입막음용으로 준 돈이 트럼프의 장남에게서 나왔다고 폭로했다.
트럼프에게는 북핵 협상보다 내년 대선을 앞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더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
결정적 순간에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핵협상 타결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말았던 것이다.
‘물불가궁 미제종언’(物不可窮 未濟終焉), 사물은 다 할 수 없으므로 영원히 미완성으로 끝난다. 우리는 누구나 완성을 바라지만 그건 바람일 뿐이다.
1989년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북한과 미국은 파국과 대치, 대화국면을 30년 동안 반복했다.
빅딜을 통해 하루아침에 평화와 공존 국면으로 이행하기를 바라는 것은 애초에 무리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만도 천만다행이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핵협상은 결렬됐지만 양측이 품격을 지키면서 후속 대화를 완전히 닫아버리지 않았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민생 관련 제재완화를 요구한 사실에서 드러났듯이 김정은은 경제난 해결이 시급하다.
트럼프도 2020년 재선을 위해서는 핵협상 타결이 긴요하다. ‘궁즉통’(窮則通)이고 ‘궁즉변’(窮則變)이다.
협상결렬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좋은 일도, 절대적으로 나쁜 일도 없다. 핵협상도 그렇다.
박종면 본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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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시민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소재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내 공원을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
© AFP=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