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 등 인접 국가들의 황금연휴가 이어진 3일 서울
명동거리가 관광객과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서울시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6일까지 '2019년 외국인 관광객 환대주간
'으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환대행사를 개최한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중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인 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통일로 가는 평화 소녀상'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19.5.2
andphotodo@yna.co.kr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중국의 노동절 연휴 기간인 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전망대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임진강 북쪽을 살펴보고 있다.
2019.5.2
andphotodo@yna.co.kr
한국 찾은 외국인 관광객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젠 몽골 관광객이 '큰손'…방한 시장서 유커 빈자리 채운다
매년 평균 16.9% 증가…
체류기간 길고 지난해 1인당 지출 가장 많아
"부유층 중심으로 의료·쇼핑 비중 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 2017년 '사드 사태'로 급감한 중국 관광객들의 빈자리를 몽골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다.
특히 한국을 찾은 몽골인들은 '큰손'으로 불렸던 중국인들 못지 않은 큰 씀씀이를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몽골 관광객 수는 2014년부터 5년간 연평균 16.9% 증가하며 지난해 역대 최다인
11만3천864명을 기록했다.
몽골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천70달러(246만원)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타 국적 관광객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인 중국(1천887달러·224만원)과 3위인 중동(1천777달러·211만원) 관광객보다도 200~300달러 많았다.
아울러 개별 여행객의 쇼핑비도 평균 677달러로, 1위인 중국(1천263달러·150만원) 다음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몽골은 3천 달러(357만원) 이상 소비하는 고지출자 비율이 전체 방한객의 24%로, 관광공사가 집계한 상위 20개국 중 가장 높았다. 그만큼 부유층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몽골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은 전체 평균인 7.2일의 3배에 가까운 20일이었다.
체류 기간이 길다보니 지출 경비가 이에 비례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또, 돈을 많이 쓰는 의료관광 비중이 11%로 다른 나라 관광객들에 비해 높은 것도 몽골 관광객의 1인당 평균 지출액이 많은 이유로 꼽혔다.
이밖에도 몽골에 없는 제품을 사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부유층 관광객이 늘면서 지출액도 덩달아 증가했다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관광공사는 지난 2017년 울란바토르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오는 24~25일 의료박람회를 여는 등 이러한 몽골 관광객
유치에 나선 상태다.
한국을 찾은 몽골인 가족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광공사 관계자는 "몽골은 개별 관광객이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다른 일정을 취소하더라도 백화점·시장을 방문하는 등 쇼핑 선호 경향이 강하다"라면서 "의류나 전자제품 등 몽골에서 구하지 못하는 일반제품에 대한 수요도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내 친구나 친지를 방문하는 비율이 높아 체류 기간이 길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전통체험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
몽골인 관광객, 중국인보다 ‘큰 손’ 한국 의료관광·쇼핑에 지갑 열어
몽골인 관광객, 중국인보다 ‘큰 손’ 한국 의료관광·쇼핑에 지갑 열어
2018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몽골인 1인당 2069弗 지출 1위
중국인 1887弗·일본인 791弗
몽골인들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몽골은 1인당 국내총생산이 3000달러대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결과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8 외래관광객 실태조사’(2018년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1만6469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몽골인들은 한국에 머물며 1인당 2069달러를 썼다.
중국인이 두번째로 많은 1887달러를 소비했고, 중동인(1776달러), 인도인(1548달러), 러시아인(1348달러)이 뒤를
이었다.
몽골인들의 큰 씀씀이는 체류 기간이 길고, 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방문 목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몽골인들의 체류기간은 20일 정도로 평균인 7.2일의 세 배 가까이 됐다.
게다가 이들은 질병 치료, 미용 시술 등을 위한 의료 관광이나 쇼핑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적별 지출에서 상위에 오른 중국, 중동, 인도, 러시아의 관광객들에게 비슷하게 나타났다.
대체로 12일 이상 한국에 머물며 의료 관광, 쇼핑을 즐기거나 사업 활동을 한 것이다.
가장 알뜰한 이들은 일본인 관광객들이었다. 1인당 평균 지출이 791달러에 불과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한 비율이 높아 지출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필리핀인(965달러), 캐나다인(1006달러), 말레이시아인(1035달러), 호주인(1048달러)들도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 전체의 1인당 평균 지출은 1342달러로 2017년의 1481달러보다 감소했다.
문체부는 “지출 규모가 큰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줄고, 지출이 적은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 비율은 57.8%로 2016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이고, 체류 기간도 6.4일(2016년)에서 7.2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관광객 수는 1535만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문체부는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양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재방문율, 지방 방문
비율 등에서 질적인 개선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ㅅ사진제공 연합뉴스
가장 짠 관광객 일본인…가장 통 큰 외국인 관광객은?
몽골인들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몽골은 1인당 국내총생산이 3000달러대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결과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8 외래관광객 실태조사’(2018년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1만6469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몽골인들은 한국에 머물며 1인당 2069달러를 썼다. 중국인이 두번째로 많은 1887달러를 소비했고, 중동인(1776달러), 인도인(1548달러), 러시아인(1348달러)이 뒤를 이었다.
몽골인들의 큰 씀씀이는 체류 기간이 길고, 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쓰는 방문 목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몽골인들의 체류기간은 20일 정도로 평균인 7.2일의 세 배 가까이 됐다.
게다가 이들은 질병 치료, 미용 시술 등을 위한 의료 관광이나 쇼핑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적별 지출에서 상위에 오른 중국, 중동, 인도, 러시아의 관광객들에게 비슷하게 나타났다. 대체로 12일 이상
한국에 머물며 의료 관광, 쇼핑을 즐기거나 사업 활동을 한 것이다.
가장 알뜰한 이들은 일본인 관광객들이었다. 1인당 평균 지출이 791달러에 불과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한 비율이 높아 지출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필리핀인(965달러), 캐나다인(1006달러), 말레이시아인(1035달러), 호주인(1048달러)들도 쉽게 지갑을 열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 전체의 1인당 평균 지출은 1342달러로 2017년의 1481달러 보다 감소했다. 문체부는 “지출 규모가 큰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줄고, 지출이 적은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 비율은 57.8%로 2016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이고, 체류 기간도 6.4일(2016년)에서 7.2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관광객 수는 1535만 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15.1% 증가했다.
문체부는 “2017년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 양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재방문율, 지방 방문
비율 등에서 질적인 개선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있는 갤러리아 면세점63이 면세 시장 왜곡과 누적 적자로
오는 9월 영업을 종료한다.
/이승재 기자
한화도 백기 든 면세점 사업…‘신성장 동력’에서 ‘애물단지’로
[스페셜리포트 Ⅲ]
-롯데·신라·신세계 ‘3강 구도’ 고착화…SM·두타는 버티기 안간힘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지난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누적 영업
손실을 본 면세 사업을 접기로 했다.
2015년 12월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문을 연 지 3년 9개월 만이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각광 받던 면세점 사업은 외국인 관광객 증감, 사드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이라는 외생변수 속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후발 업체와 중소·중견업체에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4월 29일 이사회를 열고 면세점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갤러리아 면세점은 9월까지만 영업한다.
당초 면세 사업권 기간은 내년 12월까지였지만 면허 기간(5년)을 채우기도 전에 사업권을 자진 반납하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점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면세 시장이 다이궁(보따리상) 매출 의존도가 높은 왜곡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이 다시 다이내믹하게 들어오지 않는 한 손익 정상화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사업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5월 7일 오후 방문한 갤러리아 면세점은 매장 곳곳 중국인 다이궁들로 붐비고 있어 폐점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버스를 대절한 중국인 유커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다이궁들은 여유롭게 쇼핑을 즐기는 개별 관광객(싼커)들과 달리 더 빨리 더 많은 한국산 물품을 확보하기 위해 수시로 구매 리스트가 적힌 수첩과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구매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대기업인 한화갤러리아가 지속되는 출혈 경쟁 속에서 누적 적자로 면세 사업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올해 신규 면세점의 추가 출점 가능성에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은 한화갤러리아 면세점63
. /이승재 기자
◆ 면세점, 황금알에서 천덕꾸러기 전락
갤러리아면세점은 2015년 144억원, 2016년 439억원, 2017년 439억원, 2018년 293억원 등 4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면세 사업 환경도 좋지 않았다.
한화가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 수가 6개에서 2018년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데다 사드 보복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급감이라는 악재 속에서 업계 출혈경쟁도 심화됐다.
게다가 아직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금지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세점 수익과 직결되는 단체 관광 상품, 크루즈, 전세기 상품 등의 판매는 재개되지 않아 아직까지 면세점들은 다이궁 매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2017년 제주공항점 폐점에 이어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도 접으면서 한화그룹은 면세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 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비유되던 호황기인 2015년 7월 서울 시내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뽑히며 사업 확장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한때 오너 3세가 경영 수업을 하는 신사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건설 전 팀장이 면세점TF팀에 참여하며 면세 사업에 애정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업계 경쟁 심화로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면세 사업은 한화갤러리아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한화갤러리아 측이 다양한 노력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최근 사업 철수를 선언하자 업계에선 ‘승자의 저주’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면세점은 오픈할 때부터 여의도라는 입지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롯데·신라·신세계 등 3대 면세점이 모여 있어 다이궁들의 필수 코스인 ‘강북 벨트’에서 벗어나 있어 다이궁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63스퀘어는 지하층(그라운드층)부터 4층까지 면세점이고 나머지는 아쿠아리움·전망대·식음시설로 구성돼 있다.
면세점을 제외하고 쇼핑몰이 없어 철저하게 관광객 수요에 기댈 수밖에 없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점 입점 당시에는 중국 관광객 숫자나 면세 시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던 때라 면세점·아쿠아
리움·한강피크닉 등과 연계해 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며 “63스퀘어 내 다른 콘텐츠들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는데
사드 보복 이후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고 관광 목적이 아닌 다이궁들이 등장하며 시너지가 반감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갤러리아의 면세 사업 철수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화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승연 회장이 항공 산업에 관심이 많고 그룹 주력 산업인 방산과 항공업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심 계열사로 항공기 엔진을 제작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키워 가고 있다.
또 저비용 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의 초창기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서기도 했다. 아시아나 인수설에 대해 5월 8일 한화케미칼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콘퍼런스 콜(실적 발표)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 종료로 내년 주당순이익(EPS) 3%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또 실적 발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했다. 현저히 낮은 주가는 재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 사업 철수를 통해 주력 사업인 백화점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명품 특화 백화점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명품과 단독
브랜드를 대거 늘린 광교점을 2020년 2월 오픈할 예정이다.
또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VIP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트 플랫폼’ 등
신규 비즈니스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브랜드 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 콘텐츠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3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패션사업부’를 신설해 독립 조직 체계를 정립, 본격적으로 브랜드 사업 기반 구축에 나섰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 사업 철수(사업권 반납)로 총매출액의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적자 사업부를 종료함으로써 손익 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백화점 사업 강화와 신규 사업 추진에 집중함으로써 수익성 개선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출혈경쟁 속 하위권 엑소더스 가속
대기업인 한화갤러리아의 면세 사업 철수에 대해 업계에선 한화를 시작으로 후발 업체들의 연쇄 철수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자금난을 겪던 시티면세점이 5월 7일 청주국제공항점의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에선 하위권의 ‘면세점 엑소더스’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5년과 2016년 잇단 면세 사업권 남발로 서울 시내 면세점이 급증했지만 규모의 경제와 브랜드 소싱력이 받쳐주지 못하는 하위 사업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관광객 국적 다변화와 함께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이 가운데 업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사상 최대인 2조원을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올해부터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다이궁을 규제하고 있지만 국내 면세점업계가 기업형 다이궁을 유치하기 위해 송객 수수료와 선불카드 등을 제공하며 마케팅 경쟁을 벌인 결과 다이궁 매출이 늘면서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관세청이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 87%는 롯데·신라·
신세계 등 업계 ‘빅3’ 면세점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면세점업계가 3강 체제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 매출을 이끄는 다이궁들이 원하는 외국산 화장품 재고를 많이 보유한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형 면세점 위주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형 면세점에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일반 관광객이 아닌 다이궁 매출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갈수록 뒷걸음질치고 있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때 일부 업체가 매출의 40%에 달하는 송객 수수료를 지급해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과 왜곡된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대형 업체가 송객 수수료를 10% 주다가 갑자기 12%로 높이면 다이궁은 송객 수수료와 할인율에 좌우되기 때문에 후발 업체들이 거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사실상 다이궁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닌가 싶다”고 토로했다.

하나투어의 신성장동력이었던 SM면세점도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국내 면세점업계는 정부 사업권 남발과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무한 경쟁 시대를 맞이했다.
후발 업체들은 면세점 흥행을 좌우하는 3대 명품(루이뷔통·에르메스·샤넬) 유치 실패와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 악재가 터지면서 고전해 왔다. 지금은 과도한 출혈경쟁 속에서 적자 누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SM면세점은 2018년 매출 1014억원,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700억원에 육박하는 누적 손실을 봤다.
두산그룹 오너 4세인 박서원 두산 전무가 진두지휘하는 두타면세점도 3년간 600억원대의 적자를 봤다.
2018년 11월 서울 강남 코엑스에 첫 매장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오픈 첫해 418억원의 손실을 내며 시련을 맞았다.
문제는 이미 포화 상태인 면세점이 연내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중 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권을 위한 보세 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서울과 제주 등 각 지자체
별 추가 출점 면세 사업권 수를 결정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신규 면세 사업권 추가 발급이 확정되면 후발 업체 중 현재 매장이 한 개밖에 없는 두타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특히 두타면세점은 2018년 5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DF1·DF5) 면세점 사업자 입찰전에 뛰어든 바 있다.
당시 면세점 사업자 선정 프레젠테이션 현장에 박서원 두산 전무와 동현수 부회장까지 투입시키며 강한 의지를 보였
지만 경쟁사 대비 최저가를 써내 탈락한 바 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선두 업체들 사이에서 두타면세점은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며 “면세
사업을 키워 나갈 계획이고 면세점 사업권 추가 유치는 계속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도 “시내·공항·해외 면세점까지 계속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의 추가 면세 사업권 방침이 나온다면 면밀히 검토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 오너 4세 박서원 두산 전무가 진두지휘하는 두타면세점은 개장 초기
적자를 서서히 개선하며 시장 안착에 힘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 롯데·SM·두타·현대백, 차별화 전략은
신규 면세점 추가 출점 가능성에 올해도 면세업계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선두 업체인 롯데·신라·신세계와 후발 업체인 SM·두타·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자사만의 차별화 전략과 함께 올해 다이궁 매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관광객 국적 다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아직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중 하나인 ‘4불(不) 정책’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관광 당국은 온라인 여행사 취급, 전세기, 크루즈선, 롯데그룹 산하 회사(호텔 면세점 포함) 이용 금지 등 이른바 ‘4불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유커 귀환 등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도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며 “모객 효과가 큰 크루즈·전세기·온라인 판매 등은 여전히 막혀 있기 때문에 단체 관광객이 사드 보복 이전
으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문설도 있고 희소식이 될 만한 소스들이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고 국내에서 다국적 고객 유치와 해외 진출 확대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그룹
두타면세점은 동대문 상권의 입지적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다국적 관광객 유치에 힘쓸 계획이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다이궁이나 유커들이 아직 명동 중심의 강북 벨트로 움직이는데 동대문 상권만의 차별화된 모습을 여행객들에게 보여주면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두타몰 1층에 대규모 나이키 콘셉트 스토어를 입점
시킨 데 이어 모객을 위해 다양한 신규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객 볼거리와 쇼핑 콘텐츠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M면세점은 하나투어가 가진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면세점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SM면세점은 서울점과 인천공항 1, 2터미널 출국장에 이어 온라인과 5월 31일 입국장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서울점의 실적 부진을 보완하기 위해 매장 면적을 축소해 비용을 최소화하고 영업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면세점 지하 1층에 중국과 동남아에서 인기를 끄는 ‘런닝맨 체험관’, ‘놀이똥산’ 등 체험형 테마파크를 두는 등 개별 외국인 관광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코엑스몰·고급호텔·카지노 등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한 면세점 일대를 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올해 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 외벽에 농구장 3배 면적의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를 설치하고 K팝 영상과 세계 각국 날씨 정보, 국내 주요 여행지 소개 등 공공 콘텐츠와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광고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 다국적 관광객들이 많이 오도록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하루 매출이 10억원 규모에서 18억원으로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3대 명품 유치 노력도 계속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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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찾는 계족산 맨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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