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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기생충'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택된 황금종려상
도토리 깍지
2019. 5. 26. 09:38
‘기생충’ 봉준호 감독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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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봉준호 '기생충'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택된 황금종려상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5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이하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대한민국 영화 역사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시상자인 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건네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봉준호 감독은 “이런 상황을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불어 준비를 못 했다. 불어 연습은 제대로 못 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루즈 클루조,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며 수상 소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되게 큰 영화적 모험이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나와 함께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기에 가능했고, 홍경표 촬영감독, 이하준, 최세연, 김서영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은 아티스트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 해 준 바른손과 CJ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무엇보다도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영화고,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나의 동반자인 우리 송강호의 멘트를 꼭 이 자리에서 듣고 싶다”며 송강호 배우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이날 폐막식을 함께 찾은 송강호 배우는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열정을 가르쳐 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는 말로, 배우들에게 감사의 뜻을 돌렸다.
송강호 배우로부터 마이크를 다시 전달받은 봉준호 감독은 “가족에게 감사하고, 나는 그냥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감사하다”라며 수상 소감을 정리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칸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생충’의 만장일치 황금종려상 결정에 대해 “‘기생충’은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리고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고 웃기게 이야기
한다”고 밝혔다.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영화제 기간 내내 유력하게 점쳐졌다.
‘기생충’이 프랑스 시간으로 지난 21일 오후 10시 칸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국내외 언론과 평단 그리고 영화 관계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출력과 예측 불허의 상황 설정, 위트 있는 대사, 배우들의 케미스트리가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것. 실제 영화 상영 직후 국내외 언론들은 “봉준호 감독 작품 중 최고의 작품”,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을 담아낸 걸작”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실제 ‘기생충’은 공개 직후, 각국 매체가 발표하는 평점 집계에서 경쟁 부문 진출작 중 최고점을 받으며 수상 기대감을 높였다.
칸 국제영화제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경쟁작 21편 가운데 최고점인 3.5점(4점 만점)을 부여했다.
20개국 기자와 평론가들로 이뤄진 아이온 시네마도 최고점인 4.1점(5점 만점)을 주는 등 다수 매체에서 최상위 평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기생충’은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역대 한국영화 최다 판매 신기록을 수립
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세계 최고 권위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대한민국 영화 역사에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
그간 한국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시작으로 ‘기생충’을 포함해 총 17편의 작품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이 가운데 다섯 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대상,
2007년 ‘밀양’(이창동 감독)이 여우주연상(전도연), 2009년 영화 ‘박쥐’(박찬욱 감독)가 심사위원상,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 그리고 영화 ‘기생충’이 마침내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이번 황금종려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 감독으로서의 면모가 입증되었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은 총 21편. 황금종려상을 한 번 이상 수상한 감독(장 피에르 다르덴 &
뤽 다르덴, 켄 로치, 쿠엔틴 타란티노, 테런스 맬릭,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작품이 무려 5편, 여기에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 거장 마르코 벨로치오까지. 그 쟁쟁한 이름 중에서 칸의 선택은 봉준호였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이 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 얻어낸 결과라 더 값지다는 평가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영화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칸 영화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옴니버스 영화 ‘도쿄!’(2008년)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데 이어 김혜자, 원빈 주연의 영화 ‘마더’(2009)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다시 초대됐다.
이어 지난 2017년에는 영화 ‘옥자’로 처음 경쟁부문에 올랐고, 2년 만인 올해 영화 ‘기생충’으로 연이어 경쟁부문에
진출, 마침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칸의 선택으로, 세계 영화계의 뜨거운 화제작으로 부상한 ‘기생충’은 30일 개봉,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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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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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과 프랑스 배우 카트린 드뇌브 |
봉준호, 황금종려상 품다
"제가 칸에 올 때마다 영화가 상을 받았어요.
'밀양' 전도연이 최우수여자배우상, '박쥐'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상,이번엔 봉준호 감독 차례입니다.
"(배우 송강호)
배우 송강호는 올해 칸 영화제를 찾은 소감을 이야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이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으로 영화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칸 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심사위원상의 주인공이 공개됐다.
이날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기생충'(감독 봉준호)이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지극히 한국적인 뉘앙스와 분위기로 세계적인 공감을 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특수한 공간인 반지하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봉준호의 희비극, 빈부 격차를 담는 감독 특유의 유머러스하면서도 날 선 시선에 현지 언론의 호평이 이어졌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폐막식 직후 열린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로 '기생충'에 상을 줬다며 "'기생충'은 특별한 경험이었고, 다른 영화와 차별화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봉준호 감독은 '옥자' 이후 칸 경쟁부문 두번째 노미네이트 만에 수상을 기쁨을 맛보게 됐다.
'괴물'(2006년 제59회 감독 주간)을 시작으로 '도쿄!'(2008년 제61회 주목할만한 시선) '마더'(2009년 제62회 주목
할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이후 5번째 찾은 칸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남다른 권위를 자랑하는 칸영화제에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로 철옹성과 같은 칸과 세계 평단을 사로잡았다.
봉준호 감독은 직접 '기생충'의 각본을 썼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 작품에는 소위 뚜렷한 글로벌 셀링 포인트 없다.
'설국열차'도 프랑스 만화가 원작이었고, '아가씨' 역시 영국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눈에 띄는 할리우드 배우나 소재 없이도 전 세계인의 관심의 공감을 이뤄낸 건 봉 감독과 시나리오의 힘이 크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워낙 한국적인 상황을 다룬 영화라서 외국 사람들이 백퍼센트 이해할까 조금 걱정된다"며 우려했지만,
21일 열린 공식 상영회에서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상영 중간에 박수갈채가 나왔고 관객들은 휘파람까지 불며 해당 장면을 보고 느낀 공감과 감탄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한 외신 기자는 YTN Star에 "봉준호 감독의 블랙코미디와 유머는 해외 관객에도 정확히 파고든다.
전작 '설국열차'와 '옥자'를 해외에서 작품을 만든 경험 역시 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국내 영화계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기생충'의 수상으로 한국 영화는 9년째 이어진 수상 가뭄을 끝냈다. 앞서 2010년 '시'(감독 이창동)가 각본상을 수상한 이후 2016년 '아가씨'(감독 박찬욱), 2017년 '옥자'(감독 봉준호)와 '그 후'(감독 홍상수), 2018년 '버닝'(감독 이창동)
까지 4년 연속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한국 영화는 100주년을 맞이했다. 칸의 수상 낭보가 더욱 뜻깊은 이유다.
봉준호 감독 역시 수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이란 영화가 많이 관심을 받게 됐지만 사실 어느날 갑자기
한국에서 혼자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
김기영 감독님처럼 많은 역사 속에 위대한 감독들이 있다"고 존중을 드러냈다.

올해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은 마티 디옵의 '아틀란틱스'였다. 흑인 여성감독 최초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마티 디옵은 수상의 영예까지 얻었다.
심사위원상은 라즈 리 감독의 '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의 '바쿠라우'가 공동 수상했다.
각본상은 셀린 시아마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영 레이디 온 파이어', 감독상은 황금종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 형제의 '영 아메드'가 차지했다.
여우주연상은 '리틀 조'의 에밀리 비샴이, 남우주연상은 '페인 앤 글로리'의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개막작인 '더 데드 돈트다이'(감독 짐 자무쉬)를 비롯해 '기생충'(감독 봉준호) '쏘리 위 미스드 유'(감독 켄 로치), '영 아메드'(감독 장 피에르·뤽 다르덴 형제) '어 히든 라이프'(감독 태런스 맬릭)와 '페인 앤 글로리'(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도'마티아스 앤 막심'(감독 자비에 돌란), '레 미제라블'(감독 래드 리),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감독 디아오 이난) '더 트레이터'(마르코 벨로치오 감독), '오 머시!'(아르나드 데스플레친
감독), '아틀란티크'(마티 디옵 감독), '리틀 조'(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도나 필로·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더 휘슬러'(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 '프랭키'(아이라 잭스 감독),
'포트레이트 오브 어 영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시아마 감독), '잇 머스트 비 해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시빌'
(쥐스틴 트리에 감독)이 황금 종려상을 두고 겨뤘다.
경쟁부문 심사는 심사위원장인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감독을 필두로 부르키나파소 배우이자 감독인
마우모나 느다예, 미국 감독 켈리 리처드, 이탈리아 감독 알리체 로르바케르, 프랑스 감독 엔키 비라르, 프랑스 감독
로뱅 캉피요,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폴란드 감독 파벨 파블리코프스키, 배우 엘르 패닝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칸=YTN Star 반서연 기자 (uiopkl22@ytnplus.co.kr)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기자실 깜짝 인터뷰 모습.
ⓒ스포티비뉴스
기자실 들어오며 하이파이브…
봉준호 '기생충', 칸 황금종려상에 "너무 기쁩니다"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김현록 기자]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은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었다.
트로피를 받아든 뒤 시상식장 인근 기자실에 깜짝 등장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기자들과 하파이브를 했다.
25일 오후 7시(현지시간, 한국시간 26일 오전 2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뜨겁게 끌어안았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에 따르면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9인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였다.
그 직후 몇몇 칸영화제 공식채널과 인터뷰를 마친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뤼미에르 대극장과 이어져 있는 팔레
드 페스티벌 3층의 기자실에 들렀다.
마침 '기생충'의 수상 소식에 기뻐하며 기사를 작성 중이던 십수명의 한국 기자들이 그 곳에 있었다.
황금종려상을 든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가 들이닥치자 환호와 박수가 울려퍼졌고, 송강호는 기자실 테이블에
황금종려상을 내려놨다. 봉준호 감독은 하이파이브를 했다.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기자실 깜짝 인터뷰 모습.
ⓒ스포티비뉴스
"이런 현상은 축구나 월드컵 쪽에서 벌어지는 현상인데 쑥스럽네요.
너무 기쁩니다"라고, 봉준호 감독은 이제야 기쁨을 털어놨다.
그는 "기쁨의 순간을 지난 17년간 함께한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하고 있어서 더 기쁘다"며 기자들을 향해서도 "취재라기보다 응원해주신 기분이다. 같이 상을 받는 기분"이라고 인사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금 정신이 정리가 잘 안되고 있다. 조용히 술 한 잔 해야 정리가 될 것 같다"면서 "현실적으로 머리가 멍한 상태다.
이게 약간 판타지영화 같은 느낌이다. 평소에는 사실적인 영화를 찍는데 지금은 판타지 영화같다"고 말했다.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다며 연기하듯 크게 눈을 뜬 봉준호 감독은 황금종려상 발표가 점점 다가올 땐 "차례로
발표를 하니까. 뒤로 갈수록 마음은 흥분되는데 현실감은 점점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만 남은 건가 했을 때는 송강호 선배와 보면서 이상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송강호 또한 싱글벙글했다.
그는 "위대한 감독들이 함께했는데 안 불리면 안 불릴 수록 점점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라며 "점점 긴장하고 바들바들 떨면서 기다렸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수상권 진입이나 다름없는, 폐막식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이날 낮 12시41분에 받았다면서 "12시부터 1시 사이에 연락이 온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 40분이 피를 말렸다.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봉준호 감독 또한 웃음지었다.
"그 때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고국에 돌아가서 돌팔매를 맞지 않겠구나 안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황금종려상 수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솔직히!"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기자실 깜짝 인터뷰 모습.
ⓒ스포티비뉴스
<저작권자 ⓒ SPOTV NEWS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 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 사진=ⓒAFPBBNews = News1
봉준호 "황금종려상, 판타지 같아…한국영화 100주년에 큰 선물"
- 봉준호 감독,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 예상 못해…판타지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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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25일(현지시간)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
상상 못 했다"며 "지금 마치 판타지 영화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차례대로 발표하니 허들을 넘는
느낌이었다.
뒤로 갈수록 마음은 흥분되는데 현실감은 점점 없어졌다.
나중엔 송강호 선배와 '뭐야 우리만 남은 건가? 했다.
이상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기쁨의 순간을 지난 17년간 같이 작업했던 송강호 선배와 함께해서 기쁘다"며 "평소엔 사실적인 영화를
찍으려 했는데 지금은 판타지 영화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웃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칸에서의 공식 상영 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와서
다 자국 이야기라고 했다"며 "가난한 자와 부자의 이야기니까 어느 나라든지 마찬
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구체적으로 들으니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날 밤늦게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
이라며 "칸 영화제가 한국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2006년 시네마테크 프랑스에서 김기영 감독의 대규모 회고전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프랑스 관객들이 열광적으로 김기영 감독의 영화를 봤다"며 "제가 상을 받고 '기생충'이 관심을 받게 됐지만,
제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혼자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 역사 속에 김기영처럼 많은 위대한 감독들이 있다.
한국영화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행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중국의 장이머우와 같은 아시아의 거장을 능가하는 많은 한국의 마스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올 한 해 동안 많이 알려졌으며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르 영화 감독이라고 불리는 데 대해서는 "'기생충'은 내가 해오던 작업을 계속해 온 것이고 비록 내가 장르의 법칙을 부수기도 하고 뒤섞긴 하지만 나는 장르 영화 감독"이라며 "이냐리투 심사위원장이 '전원 만장일치'였다고 했는데,
놀랍다. 장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자 팬으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시나리오를 쓸 때 카페에서 쓰는데, 뒤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소음 등에서 여러가지 자극이나 아이디어를
얻으면서 쓴다"며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대사와 장면이 어떤 장르적 분위기인지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
사진=연합뉴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상…韓영화 100년사 최대 '쾌거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영화 100년사에서 최대 쾌거로 꼽힌다.
26일 오전 2시(현지시각 25일 오후 7시)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놀란 듯 일어나 곁에 있던 송강호와 포옹한 봉준호 감독은 프랑스어로 '메르시'(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무대에
올랐다. 그는 "프랑스어 연설을 준비 못했지만 언제나 프랑스 영화를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어린 시절부터 저에게 큰 영감을 준 앙리 조르주 클루조와 클로드 샤브롤 두 분께 감사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저에게 영화적 모험이었습니다.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건 저와 함께해 준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홍경표 촬영감독을 비롯한 스태프의 이름을 호명했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 봉준호 감독이 손을 들어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봉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해 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인 송강호 배우의 멘트를 이 자리에서 꼭 듣고
싶다"면서 수상자의 자리에 송강호를 불러 세웠다.
송강호는 감격에 겨운 듯 "인내심과 슬기로움과 그리고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모든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저는 12살의 나이로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도 어리숙한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메르시, 메르시 보꾸(Merci, Merci Beaucoup)."
▲ ▲ '기생충'의 주연배우 송강호(오른쪽에서 두번째)가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한국영화 최초의 영예이자 한국영화 100주년의 기쁨이다. 올해는 한국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는 '의리적 구토'가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처음 상영된 1919년 10월 27일을 기점으로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동시에 한국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주목하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며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지 무려 35년 만에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품게 됐다.
'기생충'의 수상으로 한국영화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가 각본상을 수상한 이래 9년간 이어진 칸영화제 수상 가뭄을 함께 해소했다.
이전에는 2004년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황금종려상에 이은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을 수상한 것이 최고의
이력이었다.
이밖에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2006년 전도연이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은 2017년 '옥자'로 처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입성한 뒤 2년 만에 2번째 경쟁무분 초청작으로 본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 '기생충'까지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됐지만, 본상을 수상한 적은 없었다.
▲ '기생충'으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왼쪽)
ⓒ게티이미지
한국영화 유일의 경쟁부문 초청작이자 공개와 동시에 칸의 열기를 폭발시킨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영화제 내내
가장 뜨겁게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인 영화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가족희비극이다.
봉준호 감독 스스로 "한국인이라야 100% 이해할 것"이라고 밝혔을 만큼 한국적인 뉘앙스가 가득하지만 자본주의의
극심한 빈부격차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섬세하고도 통찰력 있게 담아낸 이야기이기도 하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등이 출연해 열연했다.
지난 21일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상영을 가진 '기생충'은 진심어린 8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올해 칸의 가장 막강한 주자로 떠올랐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감독만 무려 5명, 그 중 2명이 2번의 황금종려상을 받은 명장일 만큼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 올해의 칸에서 한국에서 온 50살의 감독 봉준호가 화제를 휩쓸었고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더욱 대사건으로 평가된다.
봉준호의 또 다른 진화를 알린 '기생충'에 대한 칸의 뜨거운 열기는 현지 리뷰와 평점으로도 확인하기 충분했다.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영국 '스크린데일리'가 각국 주요 매체 기자 10인의 점수를 합산해 집계한 평점에서 '기생충'은 4점 만점에 3.5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 리베라시옹이 별2개를 별3개로 바꾸면서 첫 공개 때보다 평점이 0.1점 올랐다.)
'르 필름 프랑세즈'의 평점에서 평가에 참여한 15개 매체 중 10개 매체가 '기생충'에 최고점에 해당하는 황금종려가지를 매겼다.
▲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을 합작한 봉준호 감독(
오른쪽)과 송강호.
ⓒ게티이미지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흑인 여성 최초의 경쟁부문 초청작 감독인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옵의 '아틀란티크'가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을 수상했다.
가장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된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는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비디오 아티스트 출신 라지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 그리고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이 연출한 '바쿠라우'는 심사위원상을 공동 수상했다.
또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의 '리틀 조'에서 열연한 에밀리 비샴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감독상은 2번의 황금종려상을 수사한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형제가 '영 아흐메드'로 수상했다.
또 프랑스 여성감독 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각본상을 받았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는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렸다. 한국영화는 경쟁부문 '기생충'을 비롯해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 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이 초청됐다.
다음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수상자(작)
▲황금종려상=기생충(감독 봉준호)
▲심사위원대상(그랑프리)='아틀란티크'(감독 마티 디옵)
▲심사위원상='레미제라블'(감독 라지 리), '바쿠라우'(감독 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상=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영 아흐메드)
▲여우주연상=에밀리 비샴(리틀조)
▲남우주연상=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각본상='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감독 셀린 시아마)
▲특별언급='잇 머스트 비 헤븐'(감독 엘리아 술레이만)
▲황금카메라상(신인감독상)=누에스트라스 마드레스(세자르 디아즈)
▲단편 황금종려상='더 디스턴스 비트윈 어스 앤드 더 스카이'(감독 바실리 케타토스)
▲단편 특별언급=몬스트루오 디오스(아구스티나 산 마틴)
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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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봉준호 황금종려상, 韓 영화 100년史 최고의 선물
지난 1919년 개봉한 김도산 감독의 `의리적 구토`로 시작된 한국 영화가 올해로 100년을 맞았다.
그리고 그 의미를 되새길 최고의 선물,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쾌거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마침내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영화 사상 첫 쾌거이자, 칸 경쟁 부문 진출 19년 만에 일궈낸 성과다.
25일(현지시각 기준) 오후 7시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린 가운데 21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에 대한 시상식도 함께 열렸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주인공으로 호명되며 영화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까지 7편의 장편 영화를 만든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06년 제59회 칸 국제영화제에 영화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도쿄!’와 2009년 ‘마더’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으로 ‘옥자’ 이후 2년 만에 다시 칸 레드카펫을
밟으며 칸 영화제 단골손님으로 등극해 영화제 기간 내내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후보들이 많아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에 기대감이 높진 않았지만, 현지 공개
후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최고 평점을 기록하면서 기대감은 치솟았다.
해외 외신은 그의 영화에 대해 일제히 찬사를 보냈고, 칸 영화제 폐막식에 그와 송강호가 참석하면서 수상에 대한 국내 영화계의 뜨거운 응원과 염원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곧 현실이 됐다.
앞서 역대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한국 영화 중 수상을 한 작품은 `기생충`까지 총 6편.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2002년 제5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004년 제57회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또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2007년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2009년 제6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이창동 감독의 `시`(이창동 감독)가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만끽했다.
‘기생충’(감독 봉준호)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
(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송강호
최우식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한편, 이날 심사위원대상은 마티 디옵(`아틀란틱스`)에게 돌아갔으며, 심사위원상은 라즈 리(`레 미제라블`), 클레버
멘돈사 필로(`바쿠라우`)가 공동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안토니오 반데라스(`페인 앤 글로리`), 여우주연상은 에밀리 비샴(`리틀 조`), 감독상은 장 피에르·뤼크 다르덴(`영 아메드`), 각본상은 셀린 시아마(`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가 각각 받았다.
[한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칸(프랑스)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 2019.05.26/
영화 '기생충'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생충' 칸 황금종려상…봉준호가 말하고픈 '공생'
극과 극 빈부격차 두 가족의 만남
캐릭터 개성·현실감…배우들 조화
송강호 "우리 사는 세상에 관한 얘기"
캐릭터 개성·현실감…배우들 조화
송강호 "우리 사는 세상에 관한 얘기"
이선균 "상하 질서 안 바뀔 듯한 공포"
봉준호 "이들은 애초 기생충 아니었다"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 오는 30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빈부의 극과 극을 사는 두 가족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을 다뤘다.
봉준호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영화제 시상식 무대에 올라 "무엇보다도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작업을 함께한 배우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 영화의 두 축은 기택(송강호) 가족과 박사장(이선균) 가족이다.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이 영화의 두 축은 기택(송강호) 가족과 박사장(이선균) 가족이다.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까닭이다.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 가족.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 가족.
장남 기우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기우는 박사장 집으로 향하고,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영화 '기생충' 속 두 가족은 부모와 아들 딸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영화 '기생충' 속 두 가족은 부모와 아들 딸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그 형편은 극과 극으로 달라 일상에서는 공간도 동선도 겹치지 않는다. 그
런데 백수 가족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로 과외 면접을 가는 상황이 주어지면서 두 가족의 만남이 이뤄진다.
이들 가족의 뒤를 밀접하게 쫓아가는 '기생충'이기에 무엇보다 극중 개성·현실감을 지닌 캐릭터를 완성해 줄 배우들
면면과 그들 사이 조화가 중요했다. 이들은 촬영 시작 전부터 시간을 할애해 쌓아 온 친밀감으로 현장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기택 가족은 봉준호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해 온 파트너 송강호, '옥자'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최우식, 충무로 기대주 박소담, 새 얼굴 장혜진으로 구성됐다.
기택 가족은 봉준호 감독과 여러 작품을 함께해 온 파트너 송강호, '옥자'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최우식, 충무로 기대주 박소담, 새 얼굴 장혜진으로 구성됐다.
박사장네 부부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지닌 이선균과 조여정을 중심으로 오디션으로 발굴한 정지소·정현준이 각각 딸과 아들 역할을 맡았다.
송강호는 "'기생충'의 인물들은 최선을 다해 이 사회의 구성원이 돼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이다.
처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생긴 파열음이 구조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점점 더 일이 커져간다.
그리고 그 과정의 디테일이 놀랍도록 여러 감정을 자아낸다"며 "이 영화는 우리 사회, 더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얘기다.
영화인으로서, 예술가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선균은 "한두 명의 배우가 이끌고 가는 영화가 아니고, 8명의 배우가 각자의 포지션과 역할을 담당하고, 퍼즐을
이선균은 "한두 명의 배우가 이끌고 가는 영화가 아니고, 8명의 배우가 각자의 포지션과 역할을 담당하고, 퍼즐을
맞추듯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만큼 호흡도 중요했고, 정말 가족처럼 보여지는 것도 중요했다"며 "유쾌하고 코믹한 두 가족의 상황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먹먹한 느낌이 있다.
어딘가에 이런 뚜렷한 상하 관계의 질서가 있는 것 같고 그게 바뀔 것 같지 않은 공포도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봉준호 감독은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상생' 또는 '공생'이라는 인간다운 관계가 무너져 내리고, 누가 누구에게 '기생'해야만 하는 서글픈 세상 속에서는
더더욱"이라며 "그런 세상 한복판에서 발버둥치는 어느 일가족의, 난리법석 생존투쟁을 지켜보면서 그들에게
'기생충'이라고 손가락질 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했다.
이어 "살인이 추억이 되어서는 아니 되었듯이 이들 또한 애초부터 기생충이 아니었다.
이어 "살인이 추억이 되어서는 아니 되었듯이 이들 또한 애초부터 기생충이 아니었다.
그저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의 이웃, 친구, 동료들이었을 뿐"이라며 "이 영화는 이토록 평범한 이들의 걷잡을 수 없는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기에, 광대가 없음에도 희극이, 악인이 없음에도 비극이 한데 마구 뒤엉켜 계단 아래로 곤두박질친다. 도무지 멈춰 세울 수 없는, 맹렬한 희비극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강조했다.

칸(프랑스)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 2019.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