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태풍 레끼마 북상 중·우리나라 영향 미지수 태풍 지난 후 무더위 한 풀 꺾여…33~35도 유지
[경안일보=온라인 뉴스팀] 괌에서 발생한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FRANCISCO)가 오는 6일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프란시스코는 이날 오전 9시께 일본 오사카 남쪽 약 4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36㎞로 서북서진 중이다. 중심기압은 985hPa, 최대풍속 27m/s의 강도 '중' 태풍이다.
프란시스코는 해수면온도가 29도로 높은 북서태평양과 쿠로시오 난류 지역을 통과하면서 이날 밤 강도를 최대한으로 키울 것으로 예측된다. 이후 일본 큐슈 지역을 지나면서 지면과의 마찰로 다소 강도가 약화한 상태로 6일 오후 제주도 동쪽해상을 지나 같은날 밤~7일 새벽 사이 여수~통영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강도는 해수면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남해상을 지나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수증기 공급 약화, 지면마찰 등에 의해 한풀 더 꺾이겠다. 7일에는 오전 충청도·오후 강원영동으로 이동한 뒤 같은날 밤 동해안으로 빠져나가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이 북상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6~7일 전국에 50~150㎜의 비가 내리겠다.
특히 지형에 따라 경남해안과 강원영동에는 200㎜ 이상, 시간당 20~50㎜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6일 낮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에 바람도 강하게 불겠다.
평균풍속 36~72㎞/h로 최대순간풍속은 90~180㎞/h까지 치솟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사태, 축대붕괴, 하천범람 등 피해가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며 "바람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옥외간판 등 시설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4일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9호 태풍 레끼마(LEKIMA)도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해상을 지나 시속 34㎞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레끼마는 고수온 해역을 지나 점차 발달하면서 오는 9일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까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우리나라 주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진로가 달라지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레끼마는 일본 또는 대만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지만 현시점에서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프란시스코와 레끼마 간 거리가 최소 130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측돼 두 태풍이 상호작용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풍이 지난 뒤 무더위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후학적으로 8월 첫주가 최강 폭염이 나타나는 시기"라며 "일단 가장 더운 시기는 이번주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폭염이 사라진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33~35도를 오가는 기온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경안일보 기자 / 입력 : 2019년 08월 06일
-
천리안위성 2A호에서 5일 오전에 촬영한 태풍 프란시스코의 이동 모습.
[기상청]
태풍 프란시스코 경로 왜이래? 알고보니 30년전 주디 닮았다
일본 규슈 지방을 관통한 뒤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FRANCISCO)’의 경로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프란시스코'는 이날 오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동쪽 약 1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4㎞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 기압은 975 헥토파스칼(hPa)이며, 강풍 반경은 190㎞로 세력은 크지 않은 편이다.
제8호 태풍 '주디'의 예상 진로.
(6일 오전 3시 기준) [자료 기상청]
태풍은 이날 오전 일본 규슈를 남동에서 북서로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대마도를 관통하고 이날 밤늦게 부산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태풍은 7일 새벽 대구를 지나 7일 오후 속초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
30년 전 ‘주디’와 경로 가장 비슷
1989년 발생한 태풍 '주디'의 경로(왼쪽)와 점선으로 표시된 태풍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
[기상청]
태풍이 한여름인 8월 초에 일본 규슈 지방을 지나 곧바로 남해안에 상륙하는 건 과거 태풍의 사례에서도 보기 어려운
매우 드문 경우다. 프란시스코의 예상 경로와 가장 비슷한 태풍 사례를 찾으려면 30년 전에 발생한 태풍 ‘주디(JUDY)’까지 거슬러 가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89년 7월 21일에 발생한 제11호 태풍 주디는 일본 규슈 지방을 거쳐 남해안에 상륙했고, 내륙을
관통한 뒤에 서해안으로 빠져나갔다. 당시 태풍 주디로 인해 남해안 지역에는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전국적으로 총 1192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8월 초에 이런 식으로 북상한 태풍의 사례가 없다”며 “1989년에 발생한 태풍 주디가 그나마 가장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
약해진 북태평양 고기압…태풍 진입로 열려
5일 오전 3시 현재 한반도 주변 대기 흐름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굵은 파란선)을 따라 태풍 프란시스코가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
[사진=케이웨더 홈페이지 캡처]
태풍 프란시스코가 독특한 경로로 이동하는 여름철 한반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다. 태풍은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 가장 더운 시기인 7월 말에서 8월 초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위에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태풍이
진입할 수 없도록 사실상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태풍의 한반도 상륙 시기가 8월 말부터 9월 사이에 집중되는 것도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한반도에서 물러가면서
태풍의 경로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예년보다 약해지면서 태풍에 일찍 진입로를 열어준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보통 여름철 가장 더운 시기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를 굳건히 덮고 있어서 태풍이 우리나라로 들어오지 못하고 대만이나 중국으로 지나간다”면서도 “이번 태풍의 경우 6일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동쪽으로 수축함에 따라 북쪽으로 경로를 틀어서 우리나라 쪽으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마 시즌이었던 지난달에 중부지방에 마른장마가 이어진 것도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막았기 때문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에 올여름에 한반도에서 힘을 못 쓰는 것도 평소보다 북상이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과장은 “현재 북태평양 기단의 핵심이 평소보다 상당히 북상해 있기 때문에 태풍이 그 아래에서 동에서 서로 이동 중이고, 6일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함에 따라 태풍이 뒤늦게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한)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