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400년 된 나무 있는 대통령 산책로 걷고.. 해변서 추억의 낙서도

도토리 깍지 2019. 9. 21. 09:55
대통령의 휴가지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경남 거제시 ‘저도’가 지난 17일 임시 개방됐다. ‘대통령의 섬’은 이제 누구나 갈 수 있는 ‘모두의 섬’이 됐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대통령의 휴가지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경남 거제시 ‘저도’가 지난 17일 임시 개방
됐다. ‘대통령의 섬’은 이제 누구나 갈 수 있는 ‘모두의 섬’이 됐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 만에 개방된다. 거제시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 만에 개방된다.


거제시 공식 페이스북 갈무리.



  

`대통령의 섬` 저도 17일부터 개방


거제=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국민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별장과 군 휴양시설이 있어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저도'를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약했다.


 2019.7.30

photo@yna.co.kr






대통령의 휴양지인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만에 일반인에게 시범 개방된 17일 오후 방문객
들이 저도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400년 된 나무 있는 대통령 산책로 걷고.. 해변서 추억의 낙서도



[아무튼, 주말]
47년 만에 개방 '대통령의 섬' 저도



고요하던 작은 섬이 떠들썩해졌다.

 지난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저도(猪島)에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입항했다.

 '대통령의 섬'으로 불리던 저도의 문이 47년 만에 열리는 순간이었다.

1972년 저도는 청해대(靑海臺)로 지정됐다.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이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돼왔다. 저도는 우선 내년 9월 16일까지 1년간 시범 개방된다.


이후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해 전면 개방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던 곳을 누구나 둘러볼 수 있게 됐다.

 이날 저도를 찾은 관광객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저마다 기대와 설렘을 안고 베일에 싸여 있던 미지의 섬으로 들어갔다.

47년 만의 저도 산책

위에서 보면 돼지가 누워있는 모양이라 해서 저도라 불리는 섬.

 대통령 휴양지답게 입구부터 잘 관리된 티가 났다.

 항구에 정박한 해군 함정과 해군 콘도, 골프장까지 여느 섬의 풍경과 다른 느낌이다. 저도를 관통하는 거가대교마저 섬의 풍경을 생경하게 만든다.


해송과 동백, 후박나무 등이 자생하는 숲을 따라 조성된 고즈넉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진짜 저도의 풍경을 만났다.

산책로에서 마주친 수령 400년 된 곰솔에선 신령스러운 기운마저 느껴졌다.

때묻지 않은 섬의 상쾌한 공기와 바람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이제는 대통령이 아니라도 누구나 이 길을 걷는다.

 풍경을 가슴에 새긴다.






저도행 유람선.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월·목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2회 운항한다. /저도행 유람선.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월·목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2회 운항한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저도행 유람선.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월·목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2회 운항한다.

 /저도행 유람선.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월·목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2회 운항한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하계 휴가를 떠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도의 추억’이란 글씨를 써내려갔던 모래 해변.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하계 휴가를 떠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도의 추억’이란 글씨를 써내려갔던 모래 해변.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시범 개방 기간 탐방객은 1시간 30분 동안 문화해설사와  조를 이뤄 산책로와 연리지 공원, 모래 해변을 둘러보게 된다.

산책로는 총 3코스지만 현재는 제2전망대와 2분기점을 거쳐 연리지 공원과 둘레길, 모래 해변을 돌아보는 구간만 운영된다.


1.5㎞의 거리를 걷는 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책로는 추후 추가 개방될 예정이다.

 산책로지만 다소 가파른 구간들이 있어 저도를 찾을 땐 꼭 편한 신발과 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기존의 미니 골프장은 연리지 공원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잘 관리된 잔디밭과 나무들 사이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따라 걸을 땐 눈부신 초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인공 조성한 200m 길이 모래 해변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며 '저도의 추억'이란 글씨를 써내려간 곳. 이제는 이 해변에 누구나 글씨를 새길 수 있게 됐다. 모래 위에 자신만의 추억을 새겨보는 것도 좋다.

역사의 흔적도 만나게 된다.

일본군은 1920년부터 저도에 살고 있던 주민을 내쫓고 탄약고와 통신소를 설치했다.

부산, 진해와 가까운 전략적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제2전망대와 제1전망대에는 일본군이 만든 포 진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제1전망대에는 벽돌로 쌓아 만든 탄약고가, 제1전망대와 제2전망대 사이에는 일본군 막사 건물과 우물이 남아 있다.

 제1전망대에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첫 승리한 옥포해전, 그 역사의 현장을 조망할 수 있다.


6·25전쟁이 일어났을 땐 UN군이 저도에 탄약고를 설치하고 군사시설로 활용했다.

 국방부가 저도를 소유·관리하게 된 건 전쟁이 끝난 1954년의 일이다.

같은 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하면서 저도는 금단(禁斷)의 섬이 됐다.






임시 개방 첫날 저도를 찾은 한 가족이 연리지 공원 옆 둘레길을 걷고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임시 개방 첫날 저도를 찾은 한 가족이 연리지 공원 옆 둘레길을 걷고 있다.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임시 개방의 한계, 아쉬운 목소리도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 별장이었던 충북 청주의 '청남대(靑南臺)'를 일반에 개방하면서 저도를 개방

하라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국민에게 저도를 반환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7월 30일 저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저도를 우선 임시 개방하고 관련 시설 등 준비가 갖춰지면 완전히 개방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은 이번 임시 개방 구역에서 제외됐다.


대통령 별장과 관련 시설을 기대하며 저도를 찾았던 관광객들은 아쉬워했다.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의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부산에서 온 김정자(60)씨는 "저도까지 와서 대통령 별장도 못 보고 자연경관만 보다 돌아가는 것 같다"며 "대통령 휴가지인데 특별한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개별 탐방을 제한하고, 방문 시간이 짧은 것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거제에서 온 직장인 박준석(45)씨는 "저도가 누구나 갈 수 있는 섬이 됐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많은 사람이 찾다 보면 문제점이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제2전망대 근처에 남아 있는 일본군 포 진지.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제2전망대 근처에 남아 있는 일본군 포 진지.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사흘 전 예약 필수

저도는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5일간 개방되며, 군 정비 기간에는 입도가 제한된다.

하루 방문자 수는 최대 600명까지다.

 오전과 오후 각 1회씩, 탐방 시간은 회당 1시간 30분이다.


저도행 유람선 탑승은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한다.

출발 시각은 오전 10시 20분과 오후 2시 20분. 궁농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거가대교 3주탑을 지나 저도로 갔다가 거가

대교 2주탑과 중죽도·대죽도를 지나 궁농항으로 돌아온다.


 거가대교와 남해 관광도 덤으로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파도가 잔잔한 날에는 일대 해역에서 상괭이 떼를 만날 수도 있다.

저도 탐방까지 왕복 총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입도를 위해선 반드시 승선일 기준 3일 전까지 예약을 완료해야 한다.

예약 시 승선 명부에 정확한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군사시설이 있다 보니 입도 허가를 위한 절차다.

저도행 유람선 예약은저도유람선홈페이지와 전화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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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섬' 저도가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지난 7월 저도를 찾아
 산책로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뉴시스


[그곳에 가고 싶다] 47년 만에 열린 '금단의 섬'마침내 '저도'를 만나다


1972년 대통령 별장 청해대로 지정되며 출입통제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따라 지난 17일 국민에 개방







  지난 17일 오후 2시30분 우리 국민 200여 명을 태운 유람선이 경남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을 떠나 어민들이 해상
 퍼레이드를 벌이는 가운데 '저도'에 도착했다.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금단의 섬'인 저도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다시 저도는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저도는 행정구역상으로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에 속한 작은 섬이다.
군사 시설이 들어서 있지만 1972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로 지정되면서 일반인 출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반세기 가까이 저도는 우리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그러나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저도를 방문, 대선 공약대로 저도를 다시 거제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거제시와 국방부는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을 뺀 산책로와 전망대, 모래 해변 등을 시범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17일 첫 유람선이 운항하며 거제시민은 물론 우리 국민은 마침내 저도를 다시 만나게 됐다.

섬 전체에 해송과 동백이 자생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저도는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 없다고 한다.
반인 출입이 통제된 47년의 기간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국민들은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추갑철 경남과기대 교수의 인솔로 걸었던 1.3㎞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 저도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군에서 관리하던 골프장은 이번 개방에 맞춰 '연리지 정원'으로 옷을 갈아입었으며 탐방로는 '이순신로'와 '율포로'란 새 이름을 얻으며 저도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특히 율포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왜 수군을 무찌른 거제시
 장목면 일대 앞바다로 '인생샷'을 찍기에 충분한 장소다.

이런 저도를 방문할 수 있는 인원은 하루 최대 600명이다.
월요일과 목요일을 뺀 주 5일에만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탐방이 가능하다. 오전 10시20분과 오후 2시20분 하루 두 차례 저도에 들어갈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되며 저도를 방문하려면 원하는 날짜에서 최소 2일 전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



<b>반세기 만에 ‘국민 품으로’</b>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는 경남 거제 저도가 47년 만에 개방된 17일 오후 탐방객들이 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거제 | 김영민 기자


반세기 만에 국민 품으로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는 경남 거제 저도가 47년 만에 개방된

 17오후 탐방객들이 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거제 | 김영민 기자


▲관광객이 유람선에 오르고 있다.


ⓒ프레시안(서용찬)





ⓒ프레시안(서용찬)








▲유람선사 김재도 대표.


 ⓒ프레시안(서용찬)








▲유람선에서 본 저도


ⓒ프레시안(서용찬)








▲관광객들이 저도에 내리고 있다.


 ⓒ프레시안(서용찬)




▲일본군 포진지.


ⓒ프레시안(서용찬)




▲김성현씨 가족.


 ⓒ프레시안(서용찬)








▲미니 골프장.


ⓒ프레시안(서용찬)







ⓒ프레시안(서용찬)





▲저도해변. ⓒ프레시안(서용찬




거제=뉴시스】 차용현 기자 = 17일 오후 대통령 별장 등으로 인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경남 거제시 소재 저도가 47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된 가운데 첫 탐방객인
최영만(65)씨가 여객선에서 저도항 선착장에 첫발을 내딛고 있다.

 2019.09.17. c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