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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9번 대면조사 끝에 시인.. 화성 연쇄살인 모두 범행

도토리 깍지 2019. 10. 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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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 캡처/이춘재 자백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과학수사 DNA 분석 (PG)



과학수사 DNA 분석 (PG)[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이춘재(56) 씨가 화성사건을 비롯해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최근 자백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 씨의

고등학교 졸업사진.


연합뉴스








이춘재, 9번 대면조사 끝에 시인.. 화성 연쇄살인 모두 범행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처음 알려진 1986년 이후 33년 만에 범인으로 지목된 이춘재(56)는 당시 화성 인근은 물론 충북 청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범죄를 5건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춘재 자백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그의 진술이 맞는다면 여성만을 골라 잔혹한 수법으로 성폭행과 살인 등을 저지른 최악의 범죄자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당시 경찰의 무능과 부실 수사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1986년부터 1991년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관련 사건은 모두 10건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8차 사건(19889월 발생)은 모방 범죄로 판명이 났으며 범인도 검거됐다.

 그러나 나머지 9건의 사건은 끝내 범인을 찾지 못했고, 마지막 사건의 공소시효도 20064월 종료됐다.


 이 때문에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묻혔다.

그러나 경찰이 최근 당시 사건 중 일부에서 확보한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재검증하는 과정에서 DNA 분석을 통해 범인이 특정됐다.

경찰이 DNA 분석 결과를 근거로 그의 범행으로 단정한 사건은 5, 7, 9차 등 3건이었다.

최근 4차 사건의 증거물 DNA도 그와 일치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일까지 9번에 걸쳐 이씨에 대한 교도소 대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의 초기 대면 조사에서 이춘재는 DNA가 나온 3건도 자신과 무관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국과수가 추가로 분석한 4차 사건의 증거물에서도 일치하는 DNA가 나오자 입을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씨의 DNA는 당시 피해자의 속옷을 포함해 5곳 이상에서 검출됐다.

 이씨는 4차 사건을 포함한 나머지 6건의 화성 사건을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화성 사건 이외에 추가로 저질렀다고 시인한 5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이 그동안 검토해 온 유사 사건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화성 사건'으로 분류된 사건 이외에도 미제로 남은 유사한 성폭행이나 살인 사건이 이씨의 주거지 근처에서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화성 사건의 주요 무대인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토박이인 이씨가 군대를 제대한 19861월부터 19941

 처제 살해 사건으로 수감되기 전까지 화성, 수원, 청주 지역에서 일어난 유사 사건의 수사 기록을 정밀 검토했다.


 화성군 태안읍 일대에서 화성 사건 직전인 19862~7월 발생한 7건의 연쇄 성폭행과 2~3차 사건 사이인 1986

 11월 발생한 살인 미수 사건, 198712월과 19897월 인근 수원에서 발생해 화성 사건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여고생 성폭행·살인 등이 이씨의 범행으로 부각됐다.

당시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은 용의자가 20대 중반, 165내외의 호리호리한 남성이라고 진술했다.

또 스타킹 등 피해자의 소지품으로 결박하는 등 화성 사건과 비슷한 범죄 유형을 보였다.

이씨는 이와 별개로 19899월 수원시 권선구의 가정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가 검거돼 7개월 동안 구속됐다 집행

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그가 구속된 기간에 화성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석방 7개월 이후인 1990119차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6차 사건 이후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세 차례나 조사했으나 혈액형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배제했다.





프로파일러 "자백이 끝 아냐진술 의도·신빙성 의심해야"
5·7·9차 혐의받던 이춘재화성 9·추가 범행 5건 모두 내가했다?
"유리한 위치 확보" "자포자기 자백" "우월감 발언"
경찰 "자백 신빙성 확인중 추가 수사하겠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9건의 화성 사건과 추가 범죄 5건 등 총 14건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한 것과 관련해 프로파일러들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추가 범행까지 자백한 이춘재의 진술 의도와 신빙성을 의심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통화에서 "프로파일러가 아홉 번의 대질심문에서 이춘재와 유대관계를 잘 형성해 자백을 유도해 낸 것은 박수받을 만한 일"이라면서도 "다만 자백을 받았다고 끝이 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던 이춘재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과 관련해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1994년 충북 청주 처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이춘재가 구속되기 전 경찰서에 붙잡혀 있는 모습. /연합뉴스                

1994년 충북 청주 처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이춘재가 구속되기 전 경찰서에
붙잡혀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어 이 교수는 "통상 사이코패스들은 상황을 주도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통제력을 잃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범죄 시인을 잘 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춘재가 시인을 한 것은 오히려 수사관과의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 혹은 지배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어,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범죄심리분석관’ ‘범죄심리분석요원등으로 불리는 프로파일러는 사건의 정황과 단서를 분석해 범인의 특성과 성격·
행동유형·직업·연령 등을 추론해 나가는 수사관을 뜻한다.
 이들은 용의자가 입을 열지 않거나 피해자와 이해관계가 얽혀있지 않아 범행 동기가 드러나지 않는 사건에 주로 투입된다.

발생한 지 33년이 지난 화성 연쇄살인 사건처럼 추가 목격자나 증거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경우, 프로파일러들이 용의자 심문 과정에 투입돼 자백을 이끌어 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춘재의 자백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투입된 프로파일러들이 차분히 대화를 이어가고 인간관계를 맺는 라포르(Rapport·신뢰감으로 이뤄진 친근한 인간관계)로 의미있는 성과를 이끌어 낸 것 같다""다만 이춘재가 실제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것인지, 자포자기 상태에서 단순히 경찰이 제시하는 범행을 시인한 것인지, 사실관계 확인을 할 필요가 있다.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게 경찰의 숙제"라고 했다.

이어 "이춘재가 경찰이 제시한 증거에 심리적으로 위기감을 느껴 범행을 모두 자백할 가능성이 있다. 4차 사건 증거품에서 이춘재의 DNA를 발견한 점도 이것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이춘재가 4차 사건을 인정하는 것 이외에 화성 연쇄살인 사건 9건과 추가 5건의 범행까지 모두 내가 했다고 자백한 것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면 안된다. 진술의 의도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 교수는 "이춘재는 자신의 공소시효가 만료돼 더이상 처벌을 받지 않는 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보면, 경찰 대질심문 과정에서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혐의 이외의 범죄를 자신이 했다고 거짓 진술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춘재가 나중에 모두 거짓말이라고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경찰 역시 진술의 신빙성, 추가 수사 등을 언급한 것을 보면 거짓 진술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수사해 온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자백 내용에 대한 당시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관련자
수사 등으로 자백의 신빙성과 임의성을 확인해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악의 장기(長期)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 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지난 715일 경기남부청 미제사건수사팀이 오래된 증거품에서도 범인의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재감정을 의뢰하
면서 실마리가 풀렸다.

국과수 감정 결과,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관련된 사건 10건 가운데 5, 7, 9차 등 3건에서 나온 DNA가 교
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발생 33년 만에 용의자의 덜미가 잡힌 것이다. 최근 4
사건의 증거품에서도 이춘재의 DNA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춘재 사건 수사를 위해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아 자백을 받아냈던 프로파일러를 포함해 총 9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춘재와 대질 조사를 벌여왔다.


수원=박소정 기자



(출처=채널A 캡처)







이춘재 자백, 100억대 가족 재산은 어떻게 될까




화성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이춘재가 결국 자백했다.

1일 채널A는 단독보도로 이춘재가 9차례 걸친 대면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이춘재 자백의 신빙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적정한 시기에 수사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춘재는 지금까지 모두 14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하며 청주에서는 2건의 추가 범행이 더 있었다고 털어놓아

충격을 안겼다. 


앞서 여러 전문가들은 이춘재가 자백하지 않을 것이라 추측했다.

이 중에서도 이춘재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입을 열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춘재 가족은 100억대 자산가로 보도된 바 있다. 가족이 소유한 농지가 개발되며 땅값이 폭등했다는 것.

하지만 이춘재가 자백한 후 피해자 유가족들 손해 배상을 청구해도 인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에 따르면 민사에도 소멸 시효가 있기 때문이다.

"불법 행위를 한 날부터. 즉 그런 살해 행위, 범죄 행위 등을 한 날부터 10년이 경과한 경우에도 소멸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일선 기자 ils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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