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이냐 장관이냐"…총선 6개월 앞둔 전해철에게 바람이 불어왔다
전해철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시작 전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3선이냐 장관이냐"…총선 6개월 앞둔 전해철에게 바람이 불어왔다
참여정부 최연소 민정수석, 문재인의 3철까지…친노·친문 주류 걸어와
3선의원·경기지사 구상하던 차에 찾아온 文정부 법무부장관의 길
"3선이냐 장관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친문'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민이 깊어졌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인해 공석이 된 법무부 장관에 지명될 것으로 가장 유력하기
때문이다.
재선인 전 의원은 당내 중량감을 높여가던 차였다. 예산결산위원회의 여당 간사로서 예산 정국에서 '513조 원 슈퍼예산'을 처리해야 할 중책을 맡았고, 내년 총선을 거쳐 3선이 되면 당대표·원내대표까지 도전할 체급이 된다.
실제로 조 전 장관 사퇴 다음 날인 지난 15일 전 의원은 "저는 국회에 있기로 했고 당에서 하는 역할도 있다"며 "일단은 제가 총선 하는 것으로 정리를 해서 그걸 지금 바꾸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실제로 검찰개혁이 국회에서 중요하다"고
법무부 장관행에 선을 그었다.
전 의원의 입장이 바뀐 것은 지난 18일이다.
이날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전 의원이 유력하다는 한 일간지 보도가 나오자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앞은 전 의원을
기다리는 기자들로 북적였다.
이어 국감장 앞에 등장한 전 의원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카메라 앞으로 걸어가 입장을 밝혔다.
전 의원은 "이미 이야기했던 대로 당과 국회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필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더 중요한 것은 문재인 정부 성공이고,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이 있어서 고민 중에,
또 고심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검찰개혁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중요하고 그런 과정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 피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386 법조인→참여정부 최연소 민정수석→문재인의 '3철'까지
전남 목포 출신인 전 의원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29회)에 합격해 군법무관과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를 거치는 등 대표적인 '386 법조인'으로 꼽혔다.
특히 천정배 의원이 1992년 세운 법무법인 '해마루'에 93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몸담으며 '친노' 주류의 길을
걷게 된다.
전 의원은 2002년 대선 때는 노 후보의 선대위 법률지원단 간사로 참여했고 대선 이후 나라종금 사건의 변호인을
맡았다.
2004년 초 노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자 문 대통령과 함께 변호인단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기각으로 노 전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한 2004년 5월에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맡으며
청와대에 입성했다.
2006년 5월에는 만 44세의 나이로 '최연소' 민정수석을 맡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전해철 당시 민정수석.
(제공=전해철 의원실 페이스북) ©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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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가을, 전 의원은 박남춘 인사수석·윤승용 대통령홍보수석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 총선에 출마하지만, 결과는
낙선이었다.
법무법인 해마루로 돌아가 대표 변호사로 지내던 전 의원은 19대 민주통합당 후보로 안산 상록구 갑에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한다.
'친노 핵심'에서 '친문 실세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이라는 별명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12년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의 당내 경선을 돕게 되면서부터다.
◇여의도·경기도에서 입지 다지는 중…與 "이만한 적임자 없다"
전 의원은 이후 2016년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여의도에서의 입지를 더 굳게 다졌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법무부 장관 기용설이 잠깐 돌기도 했지만, 양정철·이호철 등 다른 '3철' 인사들이 해외로
출국하는 등 용퇴의 길을 택하자 자연스레 전 의원은 원내에서 최고위원을 맡는 등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하는 길을
택했다.
특히 작년 당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는 전 의원 주도로 친문 그룹 의원들이 '부엉이 모임'을 결성해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논란 직후 부엉이 모임은 해산을 공언했지만 지난 5월 치른 원내대표 선거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를 지원하는 등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의 활동 공간은 경기도로도 뻗쳐나갔다. 2016년 8월부터 민주당 경기도장 위원장을 맡은 전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직에 출마 선언을 했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당내 경선을 치르기도 했다.
이처럼 서서히 '문재인의 측근'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나가고 있던 전 의원에게 법무부 장관 자리는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조정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새 법무부
장관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당내에선 전 의원의 입각을 권유하는 분위기다.
설훈 최고위원은 18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서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개혁의지를 제대로 실천할
인물"이라며 "출마를 접는 자기희생을 해야 할 거지만 개인적으로 (법무부 장관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법사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중이라 아쉽긴 하지만 전 의원은 사법개혁과 관련해 당내 최고 전문가 아니냐"며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해서 인사청문회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다.
이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이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갈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법개혁을 완성할지 여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 판가름 날 전망이다.
'국회의 시간'이 된 검찰개혁…전해철의 고민과 고심 전해철 "당과 국회에서 역할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 성공위해 역할하겠다" 2013년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국감장에서 증인 선서 거부했을 때와 동일하게 봐야한다며 "정무위 차원에서 국회 모욕죄로 고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정당한 선서 및 증언 거부'로 이해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선 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전 의원은 "법리적 해석 차이가 있다. 예외적용 사유가 있다"며 "국회증언감정법 3조에 '거부 사유'가 있고 피 전 처장에게 정확히 해당된다고 본다"고 비호했다. 전 의원은 수사 받는 입장에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거부하는 것을 그렇게 비난하는 것은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야당의 공세 차단에 나섰다. 당시 정치개혁특위 간사였던 김종민 의원과 전해철 의원이 '의원직을 걸 각오로 협상하고 개혁하겠다'며 동료 의원들을 설득했다. 홍영표 당시 원내대표가 지역구 의석 줄이는 개혁안을 의총에 던지고 난상토론이 이뤄졌다. 전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선거제 개편 의총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하나 하나 설득했다. 결국 대부분이 지역구 축소에 동의하면서 선거제 개정안은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과 합의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올라탈 수 있었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전해철 의원의 정치인생에 새로운 도전이 찾아왔다. '친노 핵심', '3철'(양정철,이호철, 전해철) 등 주류의 길을 걸어온 그에겐 예상치 못한 등판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퇴 이후 검찰개혁을 진두지휘할 신임 법무부장관으로 유력하게 언급되면서다. 전 의원은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법무부 장관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우리당 설훈 의원님뿐만 아니라 박지원 의원님도 말하시고..."라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진과의 소통 여부에 대해 그는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지만 다수의 여당 의원들은 청와대의 의지가 강하다고 전한다. '법무부 장관 = 전해철' 하마평은 정권 초부터 있었다. 전 의원이 이날 오전 정무위 국정감사장에 들어가면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과 문재인정부 성공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해야 할 역할이라면 피할 수 있겠나라고 생각한다"고 말 한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전 의원 스스로도 "고민과 고심"이라고 되풀이했다. #그의 고민과 고심을 두고 정치 행보와 연결한다. 21대 총선을 거쳐 3선에 성공하면 원내대표·당대표 등 중량감있는 자리를 노릴 수 있다. 개인적 정치 행보와 문재인 정부의 역할 사이 고민이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전 의원은 손사래를 친다. 전 의원의 고민과 고심은 정부의 역할과 국회·당의 역할 사이에 놓인다. 전 의원은 "당과 국회에서 역할을 하고싶다. 그리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다. '슈퍼 예산' 처리가 전 의원 손에 달렸다. 특히 예산안은 다른 중요한 법안과 한데 묶인다. 검찰 개혁 등도 마찬가지다. 국정감사 시즌이 끝나면 패스트트랙 정국에 돌입한다. 선거법 개정안, 검찰 개혁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야당과 협상을 하려면 여권내 실세이면서 중량감있는 '실세'의 존재가 필요하다. 당내 설득도 해내야 한다. 검찰 개혁이 당면 과제지만 국회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 개혁을 지휘하는 것 못지 않게 국회와 당에서 검찰 개혁을 뒷받침해야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얘기다. 전 의원은 "당과 국회에서 역할을 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면 제가 어떻게 피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뒤 입을 다물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10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2017.10.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전해철 카드' 급부상 속 文대통령 선택은靑 "법무장관 인사검증 아직 안해…후보군 형성후 검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