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 운동, '빼빼로 데이' 시들… '가래떡 데이' 뜬다
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바깥 진열대에 빼빼로
기획 상품이 진열돼있다.
[사진= 신미진 기자]
▲ 가래떡.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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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사진=픽사베이 |
가래떡 데이는 애국 vs 빼빼로 데이는 일본 (11월 11일)
[뉴스에듀신문=이훈민 기자]
가래떡 데이 vs 빼빼로 데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vs 가래떡 데이
유통업계 최대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11월 11일 이른바 ‘빼빼로데이’가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국과 일본의 얼어붙은 정세와 이로 인한 ‘불매 운동’으로, 소비자들이 ‘빼빼로’를 일본에서 유래된 제품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지갑을 열지 않는 추세다. 특히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로 가래떡 주고 받기 운동도 한몫하고 있다.
가래떡 데이는 쌀의 소비를 촉진하고 전통의 맛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된 날. 매년 11월 11일이다.
민간업체에서 판매하는 막대기 모양의 과자가 유행을 타면서 같은 날 많이 판매되는 것에 착안, 같은 날인 농업인의 날과 관련하여 가래떡을 홍보하는 날로 지정되었다.
2003년부터 행정자치부는 11월 11일을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빼빼로 데이 대신 가래떡을 먹는 가래떡 데이로 지정하여 사내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후 이것이 확산되어 농림부에서도 가래떡 데이를 농업인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
▲ 빼빼로 데이 상품.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
빼빼로 데이는 대한민국의 독특한 기념일로 11월 11일에 초콜릿 과자인 빼빼로를 주고받는 기념일이다.
'11월 11일'의 숫자 1 네 개가 빼빼로를 세워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기념일이 되었다.
현재 이 날은 젊은 층과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나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자리잡았으며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데이행사일이 되었다. 1
996년 무렵부터 마케팅사에서 과자의 모양을 본따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라 부르며 이 날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도 빼빼로 데이는 1993년 부산, 영남의 여중생들 사이에서 빼빼로처럼 날씬해지길 기원하며 서로 빼빼로를 교환한 것이 그 기원이라는 설도 있다.
빼빼로 데이는 특정 회사의 상술로서 천민 자본주의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빼빼로’의 전신은 일본 글리코사의 ‘포키’다. 이후 롯데제과에서 국내에 ‘빼빼로’란 이름으로 길쭉하고 얇은 과자를
출시했다.
또한, 기존의 농업인의 날이 소외되는 것은 땀흘려 일하는 농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의견도 있다.
도움말=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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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불매 운동, '빼빼로 데이' 시들… '가래떡 데이' 뜬다
11일 '빼빼로 데이'를 맞았지만, 평년과 달리 조용히 지나가는 양상이다.
빼빼로 데이는 2월14일 밸런타인데이, 3월14일 화이트데이와 함께 '편의점 3대 행사'라 불린다.
하지만 올해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바람이 불면서 빼빼로 행사 및 판매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지속되고 있는 일제 불매운동이 빼빼로에까지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빼빼로는 롯데제과 제품이지만 일본 글리코사의 '포키'를 벤치마킹했다는 의혹이 있는 데다가 롯데를 일본기업으로
간주하는 소비자들까지 있어서다.
이에 편의점들은 올해 빼빼로데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일제를 행사 품목에서 제외했다.
GS25는 올해 빼빼로데이 행사는 축소하고 할로윈데이(10월31일)에 집중했다. CU는 빼빼로데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일제 포키는 행사 품목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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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농협유통 |
대신 이날 다른 '데이'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날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다.
경기농협, 진천농협, 남창원농협, 충북농협, 천안시, 대구시 등은 가래떡 행사를 열고 가래떡 데이를 기념했다.
이날은 '지체장애인의 날'이기도 하다. 새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로 구성된 11월11일이 지체장애인들이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지체장애인대회도 치러진다.
이외 이날은 중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光棍節)다. '광군'은 중국어로 애인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데, 이날 솔로를 챙겨주는 문화가 생겨났다. 큰
폭의 할인 행사가 준비돼있다.
빼빼로 데이, 누리꾼들 반응? "롯데의 상술"…올해는 '가래떡 데이'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매년 찾아오는 11일 ‘빼빼로데이’에도 미치고 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빼빼로데이 한물간 거 같지 않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사람들이 질려서 그런 건지, 상술이라고 느낀 건지, 경제침체 때문인지, 사회가 삭막해진 건지 빼빼로데이 자체가 없어진 느낌”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 해에도 그렇고 2년 전부터 연인들끼리는 몰라도 친구들끼리 빼빼로 주고받는 것도 대부분 안 한다”며
“솔직히 빼빼로만 그런 게 아니고, 밸런타인데이랑 화이트데이도 한물갔다”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그것도 그건데 롯데니까 그냥 사지마”, “롯데는 20년 동안 단물 잘 빨았지”, “바람직한 현상
인 듯”, “빼빼로데이 의미도 없고 롯데의 상술 같다”, “나이 먹어서 그런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대부분의 누리꾼은 롯데와 빼빼로, 일본 불매운동을 같이 엮어서 생각하며 소비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실제 편의점들 역시 올해 빼빼로데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일제를 행사 품목에서 제외했다.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올해 빼빼로데이 행사는 축소하고 핼러윈데이(10월 31일)에 집중했다. 빼빼로 상품은 판매하지만, 대대적인 홍보는 하지 않기로 한 것.
CU는 빼빼로데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했지만, 일제 포키는 행사 품목에서 제외했다.
이마트24는 ‘빼빼로데이’ 대신 ‘스윗 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마트24도 별도의 빼빼로데이 홍보 플래카드 등은 만들지 않기로 했다.
다만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빼빼로데이를 겨냥한 행사를 연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국내 ‘3대 데이’인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연중 매출이 가장 높은 날이
었지만, 올해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대부분의 업체가 빼빼로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대신 이 날은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이자 ‘가래떡 데이’다.
행정자치부는 2003년부터 빼빼로데이 대신 가래떡을 먹는 가래떡 데이로 지정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농협, 진천농협, 남창원농협, 충북농협, 천안시, 대구시 등은 가래떡 행사를 열고 가래떡 데이를 기념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
시중에 진열된 빼빼로 과자. [사진=더밸류뉴스]
◆80년대 만들어진 장수 상품
빼빼로 데이가 온다…롯데제과 함박웃음 짓는 날-
36년쨰 영등포 공장에서 제작 중-
뺴빼로 데이에만 빼빼로 연매출 50%이상 발생-
뺴뺴로 판매금으로 사회공헌활동 전개
더밸류뉴스= 신현숙 기자]
직장인 이진영(34, 가명)씨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빼빼로를 살 계획이다.
이씨는 “며칠 뒤가 빼빼로 데이라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씨가 방문한 편의점에는 기본 맛인 초코렛 이외에도 녹차맛, 치즈맛 등 신제품들이 즐비했다.
빼빼로 데이를 코앞에 둔 편의점 등 유통가에는 빼빼로로 가득 진열되어 있다. 이제 국민들에게는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로 굳어졌다.
빼빼로는 롯데제과가 지난 1983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과자이다.
길게 쭉 뻗은 막대과자에 초코렛을 얻은 새로운 모습에 등장부터 고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1993년 경상남도의 여자 중학생들이 ‘빼빼로처럼 날씬해지라’는 뜻에서 학교 사람들에게 빼빼로를 나눠준 것이
빼빼로 데이의 시초가 됐다.
전국적으로 유행이 시작된건 3년 뒤인 1996년도부터다.
그리고 지금까지 과자의 모양과 닮은 11월 11일은 빼빼로의 광풍이 불 정도로 남녀노소에게 사랑 받았다.
◆50년 생일 맞은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
롯데제과의 최초 공장은 영등포 공장이다.
지난 1969년 2월에 완공된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은 올해 50살이 됐다.
설립 이후 영등포 공장은 껌, 캔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며 지금까지 롯데제과의 인기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직도 현재도 생산라인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의 기계들은 아직까지도 큰 변화가 없다. 공정에서 하나만 변경돼도 기존 기계들을 재설치해야하는 큰 공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자 공장들의 생산 설비는 첫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설계한다.
이는 롯데제과 영등포 공장도 마찬가지다.
영등포 공장에서 제작하는 빼빼로는 36년째 동일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1983년 출시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맛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뺴빼로 연매출의 50%가 빼빼로 데이에 발생
빼빼로 과자의 원조답게 롯데제과는 국내 빼빼로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롯데제과의 빼빼로는 최근 몇 년간 1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려 왔다.
빼빼로 데이가 있는 11월의 매출은 1년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빼빼로 매출은 950억원을 달성했다.
이 중 빼빼로 데이 시즌 매출이 53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약 57%를 차지했다.
전체 중 절반 이상이 11월 한 달 만에 팔린 것이다
2017년까지 누적 매출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이는 47억갑 정도가 팔렸으며 국민 1인당 약 73갑씩 먹은 셈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로 롯데제과.
[사진=더밸류뷰스]
◆빼빼로 팔아 사회공헌활동 전개
롯데제과는 지난 1일 빼빼로 수익금으로 지역아동센터 ‘롯데제과 스위트홈’을 개관했다.
스위트홈은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협업으로 추진되며, 건립은 빼빼로 수익금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이 빼빼로에 나눔의 의미를 담아준 만큼, 빼빼로로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자는 취지에서 매년 시행되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아름다운가게에 빼빼로 등 과자 600여 박스를 전달했다.
또 5일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빼빼로 등 과자 3000 박스를 전달했다.
이어 8일에도 ‘대한적십자사’에 빼빼로 등 과자 1170 박스를 전달할 예정이다.
롯데제과가 기부한 제품은 전국 청소년 관련 사회복지시설로 전달된다.
롯데제과는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복지단체 등에 제품을 기부하며 따뜻한 나눔활동을 꾸준히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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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의 또 다른 3가지 이름 11월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 '농업인의 날', '보행자의 날' 11월11일인 오늘은 무슨 날일까. 이 질문에 많은 이들이 '빼빼로데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11자로 생긴, 빼빼로를 주고 받는단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는 한 기업의 상술로 만들어진 날이란 지적도 많았다. 올해는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빼빼로를 사먹지 말잔 운동도 온라인에서 거세다. 그간 '빼빼로데이'에 가리워진 날들이 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날들이다. 이를 정리해봤다. 지체장애인의 날 매년 11월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이지만, 이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체장애인의 날은 2001년부터 시행됐다. 장애인의 날(4월20일)과는 별도로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지정한 날이다. 지체장애인의 날이 11월11일인 이유는, 숫자 1의 모양처럼 힘차게 일어서잔 의미 때문.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격려와 관심을 촉구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더불어 지체장애인이 스스로를 첫 번째로 소중히 여겨야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지난해 기준 장애인 인구는 전체 4.9%인 254만5637명, 이중 지체장애인 비율이 49.3%로 가장 많다. 하지만 열악한 인식과 무관심 때문에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지체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 진정건수는 3714건에 달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 따르면 지체장애인을 대하는 에티켓은 △이동을 도울 땐 편의시설과 동선 확인하기 △휠체어 장애인의 경우 대화시 눈높이를 맞추기 △보조기기는 항상 장애인 옆에 두기 등이 있다. 농업인의 날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이날이 농업인의 날인 이유는 십일월(十一月) 십일일(十一日)이라, 한자가 각각 흙토(土)자를 형상화하기 때문이다. 또 이 시기가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치고 쉬며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란 점도 고려됐다. 1996년 권농의 날로 지정했다가, 1997년부터 농업인의 날로 명칭을 바꿔 제정했다.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기념일이다. 농업과 농촌은 갈수록 어려움이 심해지는 실정이다. 농업 인구는 1960년 기준 179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2%나 차지했지만, 갈수록 줄어 2017년 말 기준으로 242만명에 불과하게 됐다. 전체 인구의 4.7% 수준이며, 그마저도 고령화가 심각하다. 또 농가 소득은 지난해 기준 420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6482만원)의 6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11월11일을 '가래떡데이'라 부르며, 쌀로 만든 가래떡을 먹기도 한다. 보행자의 날
마지막으론 '보행자의 날'이 있다. 사람의 두 다리를 연상시키는 터라, 11월11일이 보행자의 날이 됐다. 보행자의 날은 2009년 보행 교통 개선의 중요성을 고취시키기 위해 제정됐다. 법정기념일로 된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도 대부분 모르는 실정이다. 보행자의 날이 갖는 의미도 각별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중 40%는 보행자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9.7%보다 2배 높은 수치다. 보행자의 날에 차량 운전자들이 기억해야 할 것은 △횡단보도 진입시 보행자 우선 △좁은 골목길에선 서행하며 보행자 유의 △좌회전, 우회전시 주의 등이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
10일 청주시 흥덕구의 한 편의점에 빼빼로데이 행사 상품이 진열돼 있다. 한때 10월 31일이면 어디서건 '잊혀진 계절'이라는 노래가 들려왔다. 콕 찍어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노랫말이 늦가을에 어울리는 스산한 멜로디에 실려 사람들의 머릿속에 또렷이 각인된 까닭이다. 발매된 지 4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해마다 오는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흥얼거린다. 그런데, '잊혀진 계절'의 위세가 예년만 같지 못한 것 같다. 벌써 10년도 더 된 우스갯소리지만, '붉은 노을'을 부른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문세라고 대답하면 구세대고, 빅뱅이라고 말하면 신세대라 눙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10월 31일' 하면 순간 떠오르는 게 무엇인지를 두고 세대를 구분 짓는다고 한다. 물론, '잊혀진 계절'이라고 답하면 영락없는 구세대고, 신세대는 노래 제목은커녕 멜로디조차 낯설어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10대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노래를 난생 처음 들어봤다는 20대 청년들도 있다. 최근 레트로 열풍이 거세다지만, 수십 년간 10월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 했던 '잊혀진 계절'만큼은 되레 빠르게 잊히고 있는 셈이다. 이게 다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 할로윈)' 때문이다. 어릴 적 어린이집과 유치원 시절부터 할로윈의 세례를 받아온 요즘 아이들에겐 10월 31일은 설날이나 추석 못지않은 '명절'이다. 아이들은 10월 초부터 할로윈을 기다리며 마음 설레어하고, 당일 입을 의상과 소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한다는 경우 도 있다. 분위기다. 심지어 일부 고등학교에서도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차원에서 할로윈을 활용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어릴 적부터 모두가 할로윈을 즐겨왔기 때문이란다. 해당 학교 선생님들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학생회에서 학년 초 축제날을 할로윈에 맞춰달라고 강하게 요구한다고 한다. 더욱이, 할로윈에 익숙한 20~30대 젊은 교사들이 동조하면서 아예 몇 해 전부터 요일과 상관없이 축제날을 10월 31일로 못 박게 되었다고 한다. 학교마다 악마 복장을 한 채 걷는 할로윈 패션쇼와 할로윈 메이크업 콘테스트, 호박 가면 만들기 등이 빠지지 않는다. 학교의 특색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할로윈이 그 빈자리를 채워가는 형국이다. 할로윈 상품 진열대를 따로만들어놓는가 하면, '트릭 오어 트리트(trick or treat)'이라는 이름을 써 붙여두고 호객하 는 풍경도 흔하다. 참고로, '트릭 오어 트리트'란 '과자를 안 주면 장난을 칠 것'이라는 뜻으로, 아이들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할로윈의 풍습에서 유래된 것이다. 당일 서로 데면데면해지지 않으려면 담임교사들도 학급 아이들에게 싸구려 사탕 하나씩이라도 건네야 하는 게 불문율 이다. 자발적으로 기괴한 복장 차림으로 아이들 앞에 서는 젊은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할로윈에 익숙지 않은 나이 든 교사들에게는 꽤나 부담스러운 날일 수밖에 없다. 다만, 할로윈의 본뜻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신자 아닌 사람이 부활절을 그저 달걀 먹는 날로 여기듯 시끌벅적한 행사만 남은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할로윈을 굳이 '명절' 삼는다면,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단절된 사회에서이웃과 교류하는 계기로 삼을 때라야 의미가 있을 것이다. 받아들인 우리의 천박함을 보여준다. 그의 영어 이름은 '데이비드(David)'였는데, 이후 영어 보습학원을 다니면서도계속 사용한 덕에 진짜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린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다닌 유치원 이름도 '리틀 아메리카(Little America)'였단다. 그래선지 11월 3일이 광주학생항일운동은커녕 '학생의 날'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5.18과 8.15를 헷갈려하는 마당에 그깟 '학생의 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대수일까 싶지만, 불과 사흘 전 할로윈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이들의 모습과 대비되어 못내 서운하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3.1운동과 4.19혁명, 5.18민주화운동처럼 '학생의 날' 즈음이면 기념행사를 갖거나 계기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았는데, 요즘엔 웬만해선 찾아보기가 힘들게 됐다. 교사들의 관심마저 사위어가는 마당이니, 이러다 달력에서조차 이름이 누락될까 두려울 지경이다. 이른바 '빼빼로 데이'가 그것이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특정 제과업체가 광고에 적극 활용하면서 아이들에겐 11월 11일은 봄철 '발렌타인 데이' 못지않은 중요한 날이 됐다. 당일 빼빼로를 주고받지 않는 관계라면, 친구가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다. 없다. 2006년부터 정부가 나서서 '가래떡 데이'로 바꿔 부르자며 줄곧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빼빼로 데이'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되레 정부가 특정 제과업체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조롱마저 들린다. 무릇 교사라면 어려서 할로윈과 빼빼로에 길들여지기 전에 다른 볼거리, 먹거리, 생각거리, 즐길 거리를 발굴해 아이들 앞에 펼쳐놓을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정체불명의 외래문화와 특정 기업의상술에 휘둘리지 않도록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결국 열쇠는 교육이 쥐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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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농업인의 날인 11일 중앙로역에서 ‘가래떡 데이’ 행사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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