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국민 46% "자가용이 짐".. 마이카 시대 저물어간다

도토리 깍지 2019. 12. 7. 09:36
                    
         


벨로스터. (사진=현대자동차)





[통합뉴스 김현수 기자]

 
 






국민 46% "자가용이 짐".. 마이카 시대 저물어간다




중산층이 자가용차를 타고 나오자 가는 곳마다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엑셀, 프라이드, 르망, 스텔라, 쏘나타…. 서울에서 등록한 자동차는 30년 전에 처음 100만대를 넘었다.

 1990년 1월 일이다.


교통방송(tbs)은 그해 첫 전파를 쏘았다.

이른바 '마이카(my car) 시대'가 열린 것이다.

 차에 커버를 씌우며 애지중지했다.


30년이면 자동차를 두세 번은 바꿀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등록 자동차는 전국 2344만여 대(수입차 9.7%). 4인 가구가 3~4대를 굴리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 증가 속도는 무뎌졌다.


2015년(4.3%)에 최근 10년의 극점을 찍었고 2016년 3.9%, 2017년 3.3%, 2018년 3%, 올해(6월까지) 1%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승용차 통행 속도는 지난해 평균 시속 23.9㎞로 2013년(26.4㎞)보다 내려갔다.

 도심 구간에선 18.3㎞. '봉달이' 이봉주의 마라톤 기록(2시간 7분 20초, 시속 약 20㎞)보다 느리다.


'자가용 없이도 살 수 있다.'

'아무튼, 주말'이 SM C&C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에 의뢰한 설문조사에서 4044명 중 2309명(57%)이

이렇게 답했다.

 응답자의 75%는 최근 한 달 사이 운전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인구 2.2명당 1대로 자동차가 많아졌지만 편리하지만은 않다는 뜻이다.

 46%는 "자가용이 '짐'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마이카 시대의 종언(終焉)인가?

50대 남성은 정체를 질색한다






지난 2~3일 20~50대 남녀가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자가용이 불편한 이유로는 '유지 비용'(31%) '교통 체증'

(30%) '주차난'(28%) '사고 위험'(10%)을 꼽았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40~50대는 '교통 체증'을, 20~30대는 '유지 비용'을 가장 버거워했다.

특히 50대 남성은 41%가 '교통 체증'을 으뜸으로 지목했다.

길이 막힐 때 가장 예민해지는 집단인 셈이다.

 반면 50대 여성은 '주차난'(38%)을 가장 괴로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가 잘 돌지 않는 혈관처럼 정체는 만성적이다.

 서울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에서도 종종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서울 중구, 영등포구, 종로구, 금천구 등지는 주차장 확보율이 80% 안팎에 그치고 있다.


 지방 소도시도 저녁이면 골목길마다 차가 그득하다.

기차역 앞에선 가족을 태우러 오는 승용차가 많아 택시 기사들이 허탕 치기 일쑤다.

우리나라 주차 면적 최소 기준은 1990년에 정한 폭 2.3m였다.


 미국(2.7m)이나 일본(2.5m)보다 한두 뼘 작았다.

문을 열다가 '문콕' 사고가 빈발했다.

올해 3월 이후 신축 건물부터 이 기준을 폭 2.5m로 늘리도록 하는 주차장법이 시행됐다.


설문조사에서 이 변화에 대해 묻자 '전혀 체감하지 못한다'는 응답이 10%, '체감하지 못하는 편이다'가 49%였다. 1

0명 중 6명은 여전히 좁은 주차장에서 후진 기어를 넣을 때마다 살짝 긴장하는 셈이다.

 51%는 '문콕 사고를 겪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래도 자가용이 편한 까닭은 뭘까. 응답자들은 '시간 절약'(41%)을 1위로 꼽았다.


 '대중교통은 불편해서'(28%) '나만의 공간이라서'(22%) '아이가 있어서'(7%) 순이었다. '시간 절약'은 50대 여성

(50%), '대중교통은 불편해서'는 20대 여성(32%), '나만의 공간이라서'는 20대 남성(26%), '아이가 있어서'는 30대

 여성(13%)에게서 각각 다소 높게 나타났다.



자가용이 '짐'이라고?






경기도 고양에 사는 회사원 김인영(가명·43)씨는 3년 전에 아예 자가용을 처분했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데, 정체가 심할 때는 대중교통이 승용차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운전대를 놓고 버스를 탄 뒤로 날마다 시간을 버는 기분"이라며 "책을 읽을 수 있고 걷기 운동도 돼 심신

 모두 좋아졌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남편 차를 쓴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자가용이 '짐'이라는 생각도 드는지 묻자 '매우 그렇다'가 7%, '그런 편이다'가 39%였다.

합치면 46%. 지난 30년 동안 대중교통이 편리해졌다곤 하지만, 자가용 없이도 살 수 있을까?

'매우 그렇다'가 9%, '그런 편이다'가 48%로 조사됐다. 자가용이 없어도 된다는 응답은 20대와 50대에서 약간 높았고

 30~40대에서는 평균 이하였다. 자가용을 필수품으로 여기는 집단은 30대 남성(56%)으로 나타났다.


평소 직접 운전하는 데 대한 만족도(10점 만점)를 물었다. '7점'과 '8점'이 각각 26%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9점 이상'이 12%, '6점'이 11%였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만족감이 높아졌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가용을 소유하는 시대는 저물어간다"고 말했다.


 '소카'나 '타다' 같은 렌터카·공유차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들이 자동차를 제조하고 진열해 팔면서 시장을 부양했지만 그 시대는 끝나간다. 공유 경제가 오기 전부터 소비자와 취향 중심으로 판도가 바뀌었다."

이제 환경과 안전, 자율주행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한 이후 풍향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서는 50~60대가 신차를 사고, 구매력이 부족한 20~30대는 중고차를 사는 형태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한국 시장도 이 경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작년에 신차가 1700만대 팔렸고 중고차 판매량은 최초로 400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380만대. 신차 판매(약 180만대)의 2배가 넘는다.


노인도 마지막 차 아니다

'서울에서 자가용은 값어치를 하나?'

미국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최근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추천 수가 가장 많은 답글은 '서울은 세계에서 대중교통이 아주 잘 구축된 대도시 중 하나다.


운전석에 앉으면 막힌 길이 뚫리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잦다.

주차장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연료비와 유지비, 보험료와 수리비도 많이 든다'였다.

 결론은 소유할 가치가 없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마이카 시대가 개막한 1990년대에 운전면허를 딴 40~50대는 이제 70~80대가 됐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020년에 400만명, 2025년엔 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도로교통공단은 전망한다.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해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8월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 관련 사고는 2014년 2만275건에서 2018년 3만12건으로 불어났다.

 지자체들은 노인들을 향해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주겠다"고 손짓한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이 혜택을 받은 고령 운전자는 5만3263명. 지난해(1만1916명)의 5배 가까이로 폭증했다.


"내 인생의 마지막 차"라고 고령 운전자들은 말한다.

과연 그럴까.

 정부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3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과 공유 경제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르면 3~5년 안에 고속도로처럼 고령 운전자들이 어려워하는 구간에서는 자율주

행이 필수가 된다"며 "그들도 자율주행차로 한 번 더 갈아탈 수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그 시대가 개막하면 표지판이나 교통 체계를 바꿀 필요가 없어진다.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 자진 반납 대신 자율주행차 구매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될 수도 있다.


'타다' 갈등을 비롯해 이 과도기를 지나 공유 경제로 패러다임이 바뀌면 한 가구에 2~3대씩 차를 굴릴 필요가 없어진다. 이호근 교수는 "자가용 2대 값을 합쳐 똘똘한 자율주행차 1대를 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차장도 쓸모가 줄어든다.


자율주행차가 한 사람을 회사까지 태워다 주곤 알아서 돌아다니며 가족이나 친구가 다른 일을 보게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카 개념부터 달라지는 세상이 오고 있다.

방탄소년단 가방 덕분에… 주목 받는 폐차 재활용산업




폐차 가죽시트 업사이클링해 만들어 재활용 활성화 땐 2조~3조원 시장


한 폐차장에 폐차가 가득 쌓여 있다. 국내 폐차량은 연간 약 90만대 수준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한 폐차장에 폐차가 가득 쌓여 있다.

 국내 폐차량은 연간 약 90만대 수준까지 늘어나는 추세다.          

자동차는 부품 약 2만5000개가 결합해 탄생한다.

 검수 과정을 거치고 신차 판매장에서 주인을 만난다. 1년 주행거리는 보통 1만㎞ 안팎이다.


사람처럼 자동차도 수명(약 15~20년)이 있다.

폐차 시기는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둘 중 하나다.

20만㎞쯤 달렸거나 폐차 비용보다 수리비가 많이 들거나.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협회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연간 50만대 수준이던 폐차 대수가 2016년 79만대, 2017년 88만대, 2018년 89만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년에 90만대라면 하루에 2465대가 생을 마감하는 셈이다.

폐차장은 차의 무덤이다. 하지만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


입고된 차는 범퍼, 엔진과 변속기, 차축, 타이어, 배터리, 가죽 시트 등을 분리한다.

장기(臟器) 적출과 비슷하다.

 액상 폐기물과 냉매 가스를 회수한 뒤 차피는 압축한다.


 차피란 부품 재활용을 위해 내장을 들어내고 살을 발라내고 남은 흉곽, 즉 차 껍데기다.

압축한 차피는 파쇄 과정을 거치고 고철과 비고철은 회수한다.

'굿바이! 카'를 펴낸 남준희 굿바이카폐차산업 대표는 "1992년식 국민차 티코가 들어왔는데 2000년에 단종된 차라 해체하기 아쉬웠다.


6개월 동안 폐차장 마당에서 고객을 기다리다 결국 머나먼 아프리카 가나로 떠나보냈다"며 "통째로 나가면 운임이

많이 들어 운전석까지 잘라서 엔진·변속기를 포함한 앞부분, 뒷문과 범퍼만 내보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BTS) 리더인 RM(김남준)의 가방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폐차 가죽 시트를 디자인을 가미해 재활용한 업사이클링(upcy cling)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폐차 산업은 연간 약 4000억원대인데 재활용 산업을 활성화하면 2조~3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부는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면 보조금(평균 161만원)을 준다.


 서울시도 미세 먼지 저감 대책으로 지난 1일부터 중구·종로구 등 녹색교통지역(약 16.7㎢)에서 배출 가스 5등급

차량(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에 들어갔다. 걸리면 과태료 25만원을 문다.















마이카 시대의 종말… 구독료 내고 내가 타고 싶은 차 탄다

매달 일정액의 구독료만 내고 이용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어릴 적 사진이 있는 앨범을 들춰보다가 한 놀이공원에서 범퍼카를 타는 네 살배기 아이 뒤로 ‘마이카 시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는 것을 봤다. 1980년대 후반, 자가용이 대중화되던 시기였다. 그 후로 30년이 흘렀다.
마이카 시대가 저물고 있다.

자가용이 대중화되면서 열렸던 마이카 시대는 환경 오염과 인구 증가, 자원 부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공유경제
시대’로 방향을 바꿨다.
 국내에서만 해도 쏘카 그린카 등 공유차량 서비스 이용객이 늘고, 완성차 브랜드의 차량 구독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제네시스는 이달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었던 구독서비스 ‘제네시스 스펙트럼’ 운영을 연장할 계획을
밝혔다. 스
펙트럼은 계약기간 매달 일정액의 구독료만 내면 본인이 원하는 차량을 골라서 이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차를 사는 대신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고 브랜드의 전 라인업을 번갈아 타보는 것이다.
제네시스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수입차 브랜드에서도 이 같은 구독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서비스 이용자들의 연령대 구성을 살펴보면 30, 4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30대가 전체 이용자의 절반가량 차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네시스 스펙트럼을 구독하는 사람들을 보면 20대 10%, 30대 50%, 40대 30%, 50대 이상이 10%다.
현대차 구독서비스인 ‘현대 셀렉션’ 고객은 20대 15%, 30대 40%, 40대 30%, 50대 이상 15%로 구성돼 있다.
수입차 브랜드 미니 구독서비스 ‘올 더 타임 미니’ 이용객 역시 30, 40대 남성이 50% 정도를 차지한다.

왜 사람들은 차를 사지 않고 돌려 타는 것일까. 이용자 연령대 분포를 보면 우선 30, 40대를 중심으로 한 대의 차보다는 다양한 차를 타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일 “이제 자동차는 이동수단이 아닌 콘텐츠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고 풀이했다.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지금 마음에 드는 차를 사서 10년 동안 타고 싶은 게 아니다. 기분에 따라, 목적에
따라 책이나 영화를 골라 보듯이 차를 골라 타고 싶은 것이다.   
차를 구매하기 전에 시승 개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단순히 차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에겐 여러 종류의 차를 경험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올 더 타임 미니를 운영하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서비스업체 에피카 관계자는 “판매망을 통한 시승은 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 차가 나한테 맞는지’를 충분히 알기 힘든 반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최소 한 달 이상 경험해볼 수 있는 장점
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고가의 자동차를 무리해서 구매하기보단 각종 세금과 기본 정비 혜택이 포함돼 있는 구독서비스가 낫다고 판단한다는 해석이다.
월 1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만큼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이 된다는 상반된 분석도 가능하다.

직장인 고형민(35)씨는 “매달 구독료를 내야 하지만 어차피 차를 할부로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정지출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구독서비스는 여러 모델을 타볼 수 있고 필요할 때에 맞는 차를 골라서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서울, 보행자 천국’의 출발점 새 광화문광장


기고ㅣ김기호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도시공학)



광화문광장과 주변 지역을 둘러싸고 시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이를 대변하여 다양한 소통과 참여 방식을 모색하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소통과 숙의의 시장이라는 그의 스타일답게 전폭적으로 이런 제안을 받아들여 더 나은

 대안을 찾고 있다. 이제 때가 무르익은 것 같다.


시민, 전문가, 행정 그리고 정치가 함께 최적의 대안을 찾게 되었다.

 지난 3년여 동안 광화문포럼으로 그리고 시민위원회로 활동해온 주체들이 좀 더 활력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광화문광장 지역에 대해 지혜를 모으고, 이 지혜를 시민과 다양한 참여 주체들과 나누어야 할 것이다.

이런 희망적인 움직임에 다음의 가치와 원칙을 상기하고 다짐하고 싶다.


먼저, 변화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보행 편의와 안전이다. 이는 인간적인 도시 서울의 기본요건이다.

광화문 앞 공간 전체가 보행 공간이 되는 것이 최선이다.

여건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고 해도 다른 어떤 민원이나 정치적 요구도 이 원칙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핵심 주제를 잃게 될 것이다. 광장의 역사성 회복도 바로 이와 연결되어 있다.


보행 여건 개선을 위한 중요한 조처의 하나는 나뉜 궁궐과 도시(광화문광장 지역)를 잇는 것이다.

 이는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도시에서 궁궐로 드나들며 일상 속에 역사를 느끼게 할 것이다.

 역사(궁궐)와 도시(현대생활)가 하나로 통합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시민들은 우리 도시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광장 북쪽에서 광화문-경복궁-백악마루-보현봉(북한산)-하늘로 연결되는 깊이 있고 아름다운 도시 경관미는 세계에서 유일한 것이다. 광장 자체도 주변 건물과 함께 하나의 그룹으로서 아름다움을 만들어가야 한다.

다음으로 광화문광장으로 대표되는 역사 도심 전체에 대한 생각이 전제돼야 한다.

도심은 자동차전용도로가 아니다.


도심은 주차장이 아니다.

도심은 화이트칼라의 업무공장지대나 유흥 터가 아니다.

도심은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열린 곳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도심은 어린이들의 놀이터도 되고, 어르신들의 편안한 산책길도 되어야 한다.


장애인에게도 도심은 열려 있어야 한다. 도심은 도시사회가 소통하고 통합하는 곳이다.

그래서 도심은 걷고 앉기 편안하고 안전해야 한다.

이런 희망과 철학을 가지고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곳의 도시들은 오랫동안 도심을 보행자 천국으로 만들어왔다.


 많은 시민이 이를 환영하고 있으며, 도심의 경제적 활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자, 우리는 어떤가? 마이카 시대 40년, 이제 우리도 차가 어떤 때 어디에서 도움이 되는지 또 어떤 불편과 문제를

 만들어 내는지 알 만큼 알게 되었다.


이제 자동차를 때와 장소를 가려서 이용할 줄 아는 나이가 되고도 남았다.

 그래도 계속 차를 끌고 가야 폼 나고 편하다는 생각은 다분히 이기적인 욕심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감도. 서울시 제공


보행자 천국은 혼자서는 제 일을 다 할 수 없다.

단짝이 하나 필요하다.

바로 편리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서울은 그동안 지하철망 건설로 어디나 지하철역에서 1킬로미터 이내에 갈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왔으며, 이와 연계된 버스체계와 요금정책으로 합리적이고 편리한 버스 이용을 추구해왔다. 실제로 많은 내국인과 외국 관광객이 서울

대중교통체계를 칭찬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보행자 천국은 아직도 먼 곳에 있는 것 같다.

 시청광장이나 청계천, 서울로7017이나 광화문광장이 만들어졌으나 미흡하다.

보행교통에 필수적인 체계와 연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점적이고 단발적인 개선으로는 보행이 연속되고 활성화하기에 부족하다.


그러기에 서울시는 역사 도심 전체를 녹색교통지구로 지정받아 보행과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형 도심을 추구

하고 있다.

이런 역사 도심 보행체계의 핵심에 바로 광화문광장 지역이 놓여 있다.


 시민들이 광화문광장과 주변 지역의 역사성과 도시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보행자 천국은 언제 오려는가?

 참 기다려진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뉴시스/AP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