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의 정책위의장 후보들. 사진 왼쪽부터
이장우·박성중·김종석·김재원 의원(기호순).
ⓒ뉴시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등록이 7일 오후 5시 마감됐다.
강석호·유기준·김선동·심재철(기호순) 의원이 후보로 등록했다.
경선을 위한 의원총회는 오는 9일 오전 9시 열릴 예정이다.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의 묘미 중의 하나는 러닝메이트 제도다.
정책위의장도 당대표의 임명직 당직자 중의 하나인 다른 정당과 달리, 한국당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반드시
러닝메이트를 이뤄 출마해야 한다. 후보의 난립을 방지하고 원내대표의 최고위내 위상을 강화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정책위의장을 구하지 못해 출마하지 못한 후보가 나왔다.
그럼에도 4자 대결이 펼쳐지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유례없는 대혼전 양상인 이번 원내대표 경선 열기의 방증이라는
관측이다.
강석호 의원은 이장우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택했다.
비박계와 친박계, 3선과 재선, TK와 충청권 등 계파와 선수·권역 등 모든 측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조합으로 분석된다.
박성중·김종석 의원 등이 다른 원내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빠져나갔지만, 비박계 주류는 대체로 강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김학용 의원이 35표를 득표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선에 진출하게 됐을 때는 상대에 따라 '고정표'에 중진의원 표를 얹는 등 외연 확장 가능성도 엿보인다.
출마자 중에 '친황'과는 거리가 있는 조합으로 평가된다.
강 의원이 비박계인데다가 옛 친박계인 이 의원도 친박 중에서는 친황으로 변모하지 않은 그룹으로 분류된다.
이 의원은 당내의 잠재적 대권주자 중에서는 김태호 전 최고위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준 의원은 이날 박성중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발표했다.
그간 유 의원의 러닝메이트로는 충청권 3선 등 다른 의원이 거론됐으나, 이날 오전에 '깜짝 매칭'이 이뤄졌다.
박 의원은 비박계 복당파·수도권·초선으로, 유 의원과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성균관대 법정대학 행정학과 77학번으로, 법정대학 법률학과 77학번인 황교안 대표와는 성대 동기동창이다. 이후 박 의원은 행정고시에 합격해 행정관료의 길을 걸었다.
원내대표 후보인 유 의원도 황 대표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있던 시절부터 교류한 사이이며, 박근혜정부에서 각각 국무
총리·법무장관과 해수장관을 지냈다.
당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 간의 소통과 조화만을 고려한다면 최적의 조합이란 평가도 나온다.
박 의원은 전날 저녁까지도 경선 출마를 전혀 상정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 본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솔직히 오늘 아침에 조합이 됐다"고 시인했다.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의 전격적인 출마 결단까지 배경을 놓고 당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의 원내대표 후보들. 사진 왼쪽부터 강석호·
유기준·김선동·심재철 의원(기호순).
ⓒ데일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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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동 의원은 김종석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삼아 이날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재선 원내대표와 초선 정책위의장 후보는 이례적 조합으로 여겨진다. 원내대표는 그간 3~4선에서 도전하는 게 관례
였다. 20대 국회 들어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선 김성태 의원을 제외하고는 정진석·정우택·나경원 등 전원이 4선
의원이었다.
사무총장에 초선 박완수 의원, 전략기획부총장에 '0.5선' 송언석 의원이 임명되는 등 '선수파괴' 당직인선 속에서 원내대표도 '선수파괴'를 해야 한다는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 움직임 속에서 출마가 단행됐다.
현재 한국당은 초선이 43명, 재선이 30명, 3선이 20명, 4선이 10명, 5선 이상이 5명의 '피라미드 구조'다.
35명에 달하는 3선 이상 의원들이 이러한 출마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이다.
강남·영남·3선 이상 일괄용퇴론이나 '3분의 1 컷오프, 50% 교체론' 등의 광풍 속에서 3선 이상 의원들의 표심이 민감
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심재철 의원은 김재원 의원과 함께 각각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섰다.
5선 심 의원은 최고위원·정책위의장·원내수석을 두루 지냈으며, 김 의원도 재선 때 원내수석을 지낸 전략가다.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5선 심 의원에 원내대표감으로도 거론된 3선 김 의원의 조합은 관록과 무게감을 더한다는
분석이다.
출마자 중에 임기 연장이 불발된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거리가 가까운 조합으로 평가된다. 임기 연장 불발 사태가 의원들 사이에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표심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원내대표 후보인 심 의원의 계파색이 옅다. 결선에 올라가 양자 대결이 되면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합이지만,
지금과 같은 다자 대결 구도에서는 결선 진출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기호1번)© News1 김명섭 기자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기호2번) 2019.12.5/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기호3번) © News1 김명섭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기호4번) © News1 김명섭 기 |
강경파냐 협상파냐…나경원 후임 '4개월 원내대표'에 쏠린 눈 한국당, 오는 9일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 '4파전'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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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잇는 차기 원내 사령탑의 선출이 오는 9일 이뤄진다.
비록 4개월짜리 원내대표지만 강석호·유기준·심재철·김선동 의원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져 치열한 '4파전'이 될
전망이다.
이날 투표에 앞서 개최되는 후보들의 토론회는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을 태운 '패스트트랙
(신속처리안건)'과 황교안 대표가 앞서 선언한 '보수대통합'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당내 의견도 엇갈리는 만큼, 각 후보 전략이 의원들의 표심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네 후보들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철회를 주장하며
여야간 협상을 거부하고 장외투쟁을 강행해왔다.
이처럼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파'와 이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얻을 것은 얻자는 '협상파'다.
유기준(60·4선) 의원은 대표적인 강경파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일방적으로 여당이 몰아가고 있는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현재 여당은 '4+1 구도'의 틀을 만들어 우리 당을 고립시키려는 구도로 몰아간다"며 "우리와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에서 다른 정당과 연합해 '3+2'나 '2+3'으로 구도를 바꿔 여당을 압박하겠다"고 설명했다.
심재철(61·5선) 의원은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심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국민 표심을 왜곡하는 반헌법적 제도와 장기집권 음모를 보장하는 반민주적 장치"라고 비판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왜곡하는 이들에 대해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타협과 협상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겠다"며 "대화할 것인지 싸울 것인지
그때 그때 맞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 2019.12.03. photothink@newsis.com
김선동 의원(56·재선)은 협상의 가능성을 더 열어뒀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여당이 일방 처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최대한 협상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치열하게 대치해야 한다"고 전략을 밝혔다.
강석호(64·3선) 의원은 후보들 가운데 협상에 가장 방점을 찍었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협상을 통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도 모자란 판에 협상 주도권은 고사하고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과 실질적인 협상(give and take)을 하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현실적이고 중도적인 협상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서도 "독소조항은 빼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면서 끌고 가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며 "(이를 위해 여당과) 약간은 주고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투쟁은 투쟁대로 하고 협상은 협상대로 해야 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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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가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2019.11.26. park7691@newsis.com
보수대통합에 대해서는 네 후보 모두가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강 의원은 '정책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을 "보수정당 의원들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어
실질적 적임자"라고 자부하며 "원내 보수정당 간 정책 협의체를 구성해 통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통합 테이블'을 제안했다. 그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보수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
한 사람 한 사람 (접촉)하는 게 아닌 한 테이블 위에서"라며 "이를 다 모아 진행한다면 입체적인 성과가 있을 수 있다.
그 현황을 어느 정도 파악 중이다"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황 대표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탄핵 국면에서 국민들이 분열되는 것을 보고 당원과 지지자들이 자유 민주주의 우파의 가치가 훼손된다며 우려하고 슬퍼했다.
그 과정에서 어렵고 힘들었지만 당 입장에서 최선을다했다"며 "당 대표와 함께 보수 대통합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심 의원은 '파벌'이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언급했다.
야권대통합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자신의 강점으로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내 모든 의원들과 소통해왔다"고 부각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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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임기 종료를 앞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나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2019.12.06.photo@newsis.com
한편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7일 윤상현 의원이 돌연 출마 선언을 철회하면서, 최종 4명의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강 의원은 이장우(53·재선) 의원, 심 의원은 김재원(54·3선) 의원, 유 의원은 박성중
(61·초선) 의원, 김선동 의원은 김종석(64·초선) 의원을 지목했다. 출마 기호는 강석호 의원이 1번이며 이후 유기준·
김선동·심재철 의원 순이다.
경선은 오는 9일 오전 9시께 국회 본관에서 합동토론회와 함께 진행된다.
토론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들은 각자의 원내운영과 정책 등을 발표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47@newsis.com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투쟁선봉'에서 '불신임' 대상으로, 나경원 1년
랭킹쇼] 패스트트랙부터 필리버스터까지
임기 연장이냐, 새 원내대표 선출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간 끝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결국
물러나게 됐다.
원내대표 임기는 오는 10일까지지만 나 원내대표가 4일 최고위원·중진위원 연석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5일
최고위원회의까지 불참하면서 사실상 원내대표 업무는 중단된 상태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과 조국 정국에서 '투쟁파'로서 대여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란 결과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와, 투쟁에 매몰돼 여당과 협상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취임 이후 나 원내대표의 1년을 살펴봤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통합과 변화'를 강조했다.
계파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위한 통합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당 외적으로는 "과감하게 협상해서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절대 안되는 것은 반대하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4일 만인 15일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내용의 여야 5당 원내대표 합의문에 서명했다. '협상'이냐 '투쟁'이냐 기로에서 이때까지는 협상 쪽으로 방점이 찍힌 행보였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4월 29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각각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고 하자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강력 저지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29일 의원총회에서 "범여권 4당의 패스트트랙 움직임은 좌파 집권 연장 정치이자 좌파 독재 정치로,
그 배후는 청와대"라며 "패스트트랙 독재에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선두에서 회의장 앞을 막고 농성을 했지만, 선거제 개혁안과 공수처법 등이 패스트트랙에 지정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4월 30일 새벽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끝나고 정의당
의원들이 지나가지 못하게 누워서 길을 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의 여러 의혹 제기에 이어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이어지면서 조국 전 장관은 결국 사퇴했다. 한국당 내에서는
승리했다는 분위기가 나왔다.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다. 나 원내대표가 10월 표창장을 수여한 게 논란이 된 것이다.
특히 TF 활동을 한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논란이 돼 황교안 대표가 '해당 행위'라고 언급하는 등 지도부 내에서 파열음을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다시 반격으로 맞섰다.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만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되 선거제 개혁안을 상정하지 않는 조건을
걸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오히려 "필리버스터 대상엔 민식이법이 없는데 여당이 왜곡하고 있다"며 "본회의를 열어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 여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책임이 있다"며 맞섰다.
한편으로 필리버스터가 목표한 정기국회 종료일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날이기도 했다.
조금씩 나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문제는 이날 오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였다. 최고위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불신임을 결정했다.
당규에 따르면 당 대표가 원내대표 임기 3일 전 선거 일정을 공고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는 '당 대표가 재신임 여부를 먼저 결정해야 의총에서 재신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최고위가 해석한 셈이다.
나 원내대표가 임기 연장 의총 계획을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불신임' 결정이 나왔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최고위 결정을 두고 불만이 나왔다.
4일 열린 의총에서 김태흠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을 하든 그 권한은 의총에 있다.
당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고 불만을 표했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정진석 의원이 "당 대표, 원내대표가 화합을 못하고 이게 무슨 꼴이냐. 정치 20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임기 종료를 앞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이 6일 국회에서
열린 나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우종환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나경원 "내 임기연장, 황교안측과 상의 안했다고요? 제가요?"
임기 연장 두고 "내가 상의 안 했다?"
황교안에 대해 묻자 "애국심 강한 분"
지난해 비대위 체제에서 한국당호의 키를 잡은 나 원내대표는 4월 패스트트랙 저지를 지휘하고 국회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에 빗대는 등 ‘강수’를 보였다.
또 최근엔 여권의 선거법 개정안 본회의 상정을 막기 위해 199건의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는 의외의 수를 두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셀러브리티’형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야성(野性)을 가진 정치인이 됐다.
4월 19일 오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법개혁특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본청 특위회의실 앞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패스트트랙 법안과 이와 관련한 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데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려고 했던 것도 자리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이것은 제 책임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 전체적인 틀은 내가 세운 전략이니까… 임기를 마치는 이달 10일까지 패스트트랙 법안은 절대 마무리되지 않는다.”
“개인적인 신뢰나 인간적인 부분에 있어서 서로 존중하지 않은 건 아닌데 이 원내대표는 전임자인 홍영표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이라는 짐을 얹어주고 갔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어제도 이 원내대표와 만나 1시간 넘게 얘기했다.
민주당이 원하는 본심이 뭔지 대화했지만 결국 서로 풀지 못한 숙제들이 많다.”
이인영 운영위원장(왼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전혀 약속한 적이 없는데 정의당이 그렇게 프레임을 만들었다.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단식하고 있는데 ‘밥 좀 먹게 해달라’고 해서 단식 그만하시라고 ‘검토한다 써달라’고 말했을 뿐이다.
의원 정수를 확대하기로 했다는 식으로 또 이야기를 꾸몄다.
지난번처럼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법적 대응 하겠다고 했더니 그다음부터는 그 말을 안 한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법안 전체에 걸지 않으면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29일에도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서 ‘5건만이라도 필리버스터 권한을 주면 나머지 194건은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저쪽에서 필리버스터 권한을 보장하지 않으면 194건을 처리한 다음에 문 의장이 본회의를 폐회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
‘민식이법’ 등이 처리되지 않은 건 명백히 여당의 책임이다.”
“문재인 정권이 급한 상황에 내몰리니 너무 무리하게 가고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해에 이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을 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야당에 조금도 (협상의) 여지를 안 준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당과 국민과 국가를 생각하면서 말을 아낄 때다.
하고 싶은 말씀도 있지만, 지금은 말을 아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다.”
“임기가 다가오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전혀 안 했다?
제가 그랬을까요?”
“애국심이 강하신 분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월 27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아가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우상조 기자
“지금부터가 가장 중요하다. 조국 사태 등으로 지금까지 얻은 지지율을 도로 까먹느냐, 역전하느냐인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현재 당의 모습은 조금 안타깝고 아쉽다.
쇄신과 통합이라는 부분에서 속 시원히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통합을 원한다.
안 된다면 차선책인 연대도 생각해봐야 하지만 통합을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내려놓고 다른 목소리를 모아나가는 결단이 필요하다.
이제는 거의 라스트 미닛 아닐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원내대표 자리가 욕먹는 자리니까.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해라.
안 그러면 야당 원내대표는 하기 어렵다.
지금 같은 정치 환경에선 용감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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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가 오는 9일 선출된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마지막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원내
부대표 및 의원들의 격려 속에 지난 1년 임기를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체제'에서의 한국당의 지난 1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오랜 수세와 위축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국민의 이목을 끌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 폭주하는 집권세력과 1대1로 당당히 맞서기 시작한 시기로 평가된다.
첫 번째 결정적 장면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인용한 직격탄을 날렸다. 대한민국호(號)가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걱정스런 눈길로 굳게 닫힌 선장실
문만 바라보던 중도·보수 국민들의 우려를 시원하게 대변한 '사이다'와 같은 연설이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의원은 "교섭단체대표연설이 그렇게까지 화제가 된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며 "보수정치권에서 갖는 의미도
각별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2015년 4월 유승민 의원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보수대분열의 단초이자 신호탄이
됐다면, 올해 2월 나 원내대표의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연설은 여러 이유로 흩어졌던 보수 지지층의 공통의
관심사인 외교·안보 이슈를 통해 이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당 관계자는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는 국민을 대변하는 게 본령이며, 대중정치인은 국민의 대변인"이라며
"(나 원내대표의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연설은) 한국당이 지지층의 우려를 본격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더욱 더 국민 속으로
나경원의 선도투쟁에 한국당 후원 문의 급증
탄핵에서 비로소 벗어나 중앙당후원회 재창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3월 12일 교섭단체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김정은 수석대변인", "헌정농단", "좌파 포로 정권" 등의 발언을 하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나가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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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결정적 장면은 지난 4월말 선거제 개악·공수처 악법 저지를 위한 패스트트랙 투쟁 과정에서 나왔다.
제1야당의 거듭된 경고에도 집권여당이 '게임의 룰'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사정기관을 권력의 수중에 넣으려는 시도에 나서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사령탑에서 야전사령관으로 변모해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
교섭단체대표연설이 한국당이 언어로 지지층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면,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은 한국당이 행동으로
지지층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랫동안 따라다니던 '웰빙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야성(野性)을 가진 '진짜배기 야당'으로 거듭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의 와중에 '나다르크''철의 여인' 등 다양한 애칭을 얻었다.
새벽녘까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국회본청을 누비며 밤새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의 현장을 지휘한 나 원내대표는 불과 40여 분을 자고서도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다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해 주위의 경탄을 샀다.
이러한 나 원내대표의 모습은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을 전후해 한국당을 향한 국민의 후원 문의가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바꾼 자유한국당은 중앙당후원회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던 정당이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스스로 '셰임 정당'임을 자인하던 꼴"이었다며 "나 원내대표의 헌신적인 투쟁이 비로소 중앙당후원회 재창설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세 번째 결정적인 장면은 조국 전 법무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이른바 '조국 사태'였다.
한국당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 시절, 흠결·하자 있는 장관이 너무나 많았으나, 무도한 정권은 막무가내식 임명 강행을 이어갔다"며 "그 스스로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하는 장관이 일을 더 잘하더라'는 후안무치한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앞서 교섭단체대표연설,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이 국민의 이목을 모으고 국민과 함께 하기 시작한 단계였다면, '조국
사태'에서 나 원내대표는 과감히 국민 속으로 들어갔다.
잇따른 장외집회에서 나 원내대표는 호소력 있는 연설로 정권과 결연히 맞서 승리를 쟁취해냈다.
나경원, 민심의 바다 속으로 강물져 가다
특유의 민주적·수평적 리더십 단연 돋보여
"인간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된 소통 강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4월 25일 저녁 국회 본청 의안과를 몸싸움 끝에
사수한 뒤 두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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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민심의 바다 속으로 강물져갈 수 있었던 결정적 장면의 이면에는, 동료 의원·당직자·보좌진 등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는 나 원내대표 특유의 민주적·수평적 리더십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선거제 개악·공수처 악법 저지 패스트트랙 투쟁 국면에서 한국당은 의원·당직자·보좌진 등이 10여 일 동안 땀범벅이
되며 '원팀'으로 거듭났다.
수직적 상명하복 체계가 아닌, 나 원내대표 특유의 수평적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한국당의 다소 경직된 위계질서 문화에서 수평적 토론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는 강승규 원내대표비서실장과도 자주 소리를 높여가며 토론을 벌인 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나 원내대표의 '소통'의 특징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된 편안한 소통"이라며 "실무진의
의견도 항상 귀기울여 경청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어떤 당직 의원과도 이토록 편안하게 대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나 원내대표를 모시는 것이 (몸이) 힘들지언정 (마음이) 불편하지는 않다고들 한다"고 부연했다.
끈끈한 동지애가 형성되는 것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겉보기로는 쉽게 짚어낼 수 없는 나 원내대표의 '강철체력'이다. 실제로 나 원내대표는 임기 1년 내내 '살인적 스케쥴'을 소화했다.
보통의 부지런함과 성실성으로는 감당해낼 수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나 원내대표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꼭 가야하는 행사나 동료 의원들의 요청이 있었던 일정에는 가급적 짬을 내서
꼭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수도권 지역 재선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진심으로 바랐다"며 "나 원내대표라면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든 지원유세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총선 때는 자기 선거 챙기기에도 바쁜데, 평소 나 원내대표가 동료 의원들을 잘 챙기면서 두터운 신뢰를 쌓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믿음이다.
한국당 의원은 "현 정권이 나 원내대표는 정말 '눈에 가시'처럼 미워했다.
기울어진 시민단체가 억지 고발을 하고 여당이 이를 받아 논평을 내는 등 네거티브 공세를 집중시켰다"며 "역으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원내대표 발걸음 멈춘데서 새 가능성 움튼다
5선 고지 등정 이후 당권·대권도전 '촉각'
정권탈환에 핵심적 역할 수행할 가능성 다분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0·3 개천절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