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다사다난했던 2019년, 세계와 한국 경제를 결산한다

도토리 깍지 2019. 12. 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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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019, 세계와 한국 경제를 결산한다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2019, 기해년 좋은 일만 있기를 갈망하면서 산과 바다로, 심지어는 마천루 옥상까지 해돋이를 보기 위해 올라갔던

일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다 지나간다.

 연초부터 나라 안팎의 대형 악재가 터지고 경기까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우리 국민이 겪은 고통이 심했던 만큼

 새 희망을 기원하는 마음은 그 어느 해보다 간절했다.


하지만 올해 세계 경제는 첫날부터 안 좋은 소식이 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을 흔들어왔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마찰이 미완성 과제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올해는 미중 간 마찰이 뒤엎은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침내 지난 8월에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넘지 말이야 할 루비콘 강을 건넜다.


·중 간 마찰이 햇수로 3년째를 지속되는 과정에서 가장 우려해 왔던 세계가치사슬(GVC·Global Value Chain)

 본격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도 올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현안이다.

GVC기업 간 무역(Inter Firm Trade)기업 내 무역(Intra Firm Trade)로 대변되는 국제 분업 체계를 말하는 것

으로 세계 교역과 경기를 좌우한다.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1990년대 이후 세계교역증가율과 GVC 간 상관 계수를 추정해 보면 0.85에 이를 만큼 높게 나온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탄성치(세계교역증가율÷세계경제성장률)에서 GVC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처럼 대외환경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타격이 크다.
세계 경기순환 상으로 올해는 20092분기 이후 10년 동안 지속돼 왔던 장기호황 국면이 마무리됐다.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 3대 예측기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잡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하향 조정 폭이 더 크다.


궁금한 것은 세계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자마자 R(경기침체·recession) 공포를 뛰어넘어 D(성장률과 물가 동시 마이너스·deflation) 공포가 곧바로 우려되느냐 하는 점이다. 그 답은 글로벌화와 네트워킹이 급진전됐던 1990년대

이후 세계 경제를 가장 잘 설명하는 대안정기대수축기이론으로 보면 구할 수 있다. 


세계 경기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 20096월부터 회복 국면에 들어갔다.

예측기관이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었다. 성장률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올해

2분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10년이 됐다.

기간만 놓고 따진다면 1960년대 캐네디존슨, 1990년대 부시클린턴 성장 국면을 뛰어넘는 전후 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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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국은 미국 경제다.

2012년부터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던 일본 경제도 뒤늦게 가세했다.

유럽 경제는 재정위기·브렉시트로 이어지는 통합 균열로 성장 대열에 동참하지 못했다.


 중국 경제도 구조병(3대 회색 코뿔소)으로 성장률이 반 토막 났다.

중국 편향적인 중화경제권(한국도 포함)과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 경제도 부진했다. 

모든 정책은 양면성이 있다. 비상 대책일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식 금융위기 극복책과 아베노믹스는 두 가지 결정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

하나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풀린 과잉 유동성 다른 하나는 제로 혹은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따라 급증한 과잉 부채다.


위기 후 과제(after crisis)로 통칭되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출구전략을 적기에 추진해 해결해야 대안정기가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거나, 너무 늦게 추진하면 곧바로 대수축기가 찾아온다.

성급한 출구전략은 에클스 실수, 너무 늦은 출구전략은 그린스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클스 실수란 1930년대 위기 극복을 지나치게 낙관해 금리인상 등의 긴축기조로 성급하게 돌아서 대공황을 초래했던 당시 Fed 의장이었던 마리너 에클스의 이름을 따 붙여진 용어다.

 조기 출구전략은 어렵게 마련된 경기 회복의 (green shoots)이 노랗게 질려 경기 침체라는 시든 잡초(yellow

 weeds)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칭송받았던 앨린 그린스펀 전 Fed 의장은 2004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1%까지 내렸다가

인상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중국의 국채매입 등으로 시장금리는 더 떨어지는 수수께끼 현상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저금리와 레버리지 차입 간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면서 2008년 이후 금융위기로 연결됐다. 그린스펀

실수. 


각국의 통화정책은 두 가지 실수를 다 저지를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Fed201512월 금리인상을 필두로 시작한 출구전략이 너무 성급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럽은 경기가 받쳐주지 않아 출구전략 추진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적 야망 때문에

아베노믹스의 유혹을 끊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대안정기의 내용도 좋지 못하다.

연평균 성장률이 종전 성장 국면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성장의 질도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의 효과로 취약하다.


 오히려 금융완화로 돈 있는 사람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계층 간 불균형은 더 심해져 뉴욕 폭등 사태가 언제든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출구전략만큼 추진 시기와 선택 수단 그리고 사후 처리 등 3박자를 맞추기 어려운 것도 없다고 한다.

 출구전략이 정책 예술(exit strategy is policy art)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출구전략 3박자 간의 황금률을 지키지 못할 경우 경제를 안정시켜야 할 중앙은행이 오히려 크게 망치는 대실패를

 범한다.


출구전략을 언제 추진하느냐를 결정하는 일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추진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 기준이

있으나 전기 대비와 전년 동기 대비로 산출되는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플러스로 돌아서고, 그 수준이 잠재성장률에

근접할 때를 가장 적기로 꼽는다. 이 경우에도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이 우려될 때이다.


작두칼을 타는 무속인이 주변의 소음으로 실수하면 곧바로 큰 상처를 받는다.

각국 중앙은행이 출구전략을 제 때 추진하지 못한 과정애서 잠복돼 왔던 세계 경제 위험이 미·중 간 마찰 등을 계기로 노출되고 있다.


올해 여름 휴가철 직전까지 전후 최장의 호황이라고 평가되던 세계 경제가 갑자기 대수축기가 우려되면서 D공포가

들리는 배경이다. 
각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기승을 부리면서 국가 간 협력과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는 점도 올해를 되돌아보면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연초부터 카타르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데 이어 내년부터 에콰도르가 떠난다. 19609월 출범했던

 OPEC가 카타르에 이어 에쿼도르까지 떠나면 13개국으로 축소된다. 국제원유시장과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도 공식 시한인 지난 329일 넘기면서 테레사 메이 총리까지 사임할 정도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후임 보리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내년에는 11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EU에서 영국이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탈리아 등 제2 브렉시트 가능성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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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은 인구 대국인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까지 합쳐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가 새 정부 구성을 위해 잇달아 선거를 치렀다.

지난 4월에 치러진 인도 총선에서 2014년 집권 이후 연평균 성장률 7% 이상의 경제 성과를 바탕으로 마힌드라 모디

총리가 압승을 거뒀다. 인도네시아 조코위 위도도 대통령도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치러진 중남미 선거에서 핑크 타이드, 즉 좌파 물결이 거셌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좌파 후보가 정권을 잡는데 성공했다. 중남미 좌파의 상징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도 석방됐다.


기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좌파 정부,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좌파 정부와 함께 중남미 전역에

핑크 타이드 물결이 얼마나 확산될 것인가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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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21년 만에 재개돼 지난 3년 동안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왔던 미국과 다른 국가와 따로 노는 대발산(Great Divergence·GD)이 지난 7Fed가 금리를 내린 것을 계기로 축소되고 있다.

국제 간 자금 흐름과 달러 가치, 각국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 움직임은 지난 여름 이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하고 양적완화 시한을 연장했다.

지난 10월 말로 임기가 종료된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는 추가 금융완화책을 보완하겠다는 의사도 빼놓지 않았고, 그 후 필요할 때마다 실행에 옮겼다.

 신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리는 드라기식 통화정책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의 달러 정책도 출범 초 약달러 정책은 무역적자 축소에 도움되지 못함에 따라 20183월 래리 커들러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취임 이후 강달러 정책으로 바뀌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올해 가장 우려했던2 루빈 독트린이라 불리는 커들러 독트린시대가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은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부담을 느낌에 따라 그 가능성이 낮아졌다.

 오히려 약달러 정책을 다시 선호하는 분위기다. 


전통적으로 Fed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하지 않는다
.

Fed가 금리를 올려 슈퍼 달러시대가 전개되면 미국과 신흥국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처럼 슈퍼 달러 시대를 초래했던 대발산을 우려해 금리를 다시 내리고 있고, 앞으로 올린다

하더라도 그 속도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 경제는 경기 논쟁으로 점철됐던 한 해였다.

출발점은 작년 4월부터다. 당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본격 제기하자 김동연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 부총리는 시간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으로 대응했다.

이때 만해도 국민은 반심반의 속에서도 정부의 낙관론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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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경기 상황이 갈수록 악화됐다. 급기야 여름 휴가철이 끝나자마자 지난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4%까지

급락한 것을 계기로 디플레이션 논쟁이 거세졌다.

 디플레 논쟁이 무서운 점은 일본 경제의 사례에서 보듯이 장기화될 경우 좀비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무부서인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디플레 국면에 빠졌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통화정책의 시차는 9∼12개월 내외로 추정된다.

재정정책과 달리 선제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Fed의 경우 경제지표가 괜찮다하더라도 국민이 미래를 불확실하게 생각하거나 시장이 불안하면 금리를 내리는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를 중시한다.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기법으로 우리 국민이 느끼는 경기가 작년부터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텍스트 마이닝 기법이란 국민이 경기가 좋아진다는 어조는 +1, 나빠진다는 어조는 -1로 빅 데이터 지수를 산출해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기법을 말한다.
밤낮없이 경기 살리기에 부심하는 경제 각료의 고충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경제정책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실기(失機)하면 이후에 엄청난 정책비용을 치른다.

 또 다른 10이 시작되는 2020년대를 앞두고 정책당국, 야야 국회의원, 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가 우리 경기 살리기에 나서야 할 때다.






한상춘 /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 







OECD의 경고 "한국 경제, 2021년까지 불황 깊어질 것"  







OECD의 경고 "한국 경제, 2021년까지 불황 깊어질 것"



OECD 11월 경제전망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폭 가장 큰 편 

불황 정도 나타내는 GDP, 2021년까지 마이너스 폭 확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2021년까지 급격히 떨어지고 불황도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저출산ㆍ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가운데 투자마저 둔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이다.


이 와중에 실제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져 체감 경기는 점점 나빠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꺼진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을 정부 경제 정책의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8OECD가 공개한 11월 경제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해마다 떨어지는 중이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7%, 2020년에는 2.5%, 2021년에는 2.4%로 추정했다.

OECD는 지난 5월만 해도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불과 6개월 만에 0.1%포인트 더 낮춰 잡은 것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실질

GDP증가율로 한 나D라 경제의 최대 성장 능력을 뜻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서도 눈에 띈다.

2021년 예상 잠재성장률은 우리나라가 경기 정점을 찍은 2017년의 잠재성장률(3.1%) 대비 0.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터키를 제외한 OECD 35개 회원국 중 낙폭이 세 번째로 크다.

 우리보다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진 나라는 아일랜드(-3.0%포인트)와 아이슬란드(-0.9%포인트) 정도뿐이었다.


같은 기간 선진국 그룹을 살펴보면 미국과 프랑스의 잠재성장률은 각각 2.0%, 1.2%로 변함이 없었다.

(-0.2%포인트), 영국(-0.4%포인트), 독일(-0.4%포인트)은 떨어졌지만 한국보다 낙폭은 좁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은행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근로자의 업무 능력이나 기술, 경영 혁신 등을 반영한 총요소생산성 개선세가 정체된 가운데 노동, 자본 투입의 증가가 둔화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노동투입의 경우 2016년 이후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이는 15세 인구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 원인이다. 기업투자는

세계 성장 동력이 약해진 것에 더해 미ㆍ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홍콩 민주화 운동 같은 대외 요인들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지연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 현상들이 장기화되면서 자본 축적이 저하되며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잠재성장률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경제성장률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잠재성장률 간 격차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수록 GDP갭률은 낮아진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이 시들해지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맞물린 지속적인 물가 하락) 우려도 커진다.


OECD 추산 결과 잠재성장률에서 실질성장률이 벗어난 정도를 의미하는 GDP갭률은 올해 -2.06%, 내년 -2.28%, 후년 -2.36%로 마이너스 폭을 키워나갔다.

OECD 35개국 중 낙폭이 큰 순서대로 각각 5, 4, 4위였다.

올해 GDP갭률과 2020GDP갭률 전망치는 지난 5보다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떨어졌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내년도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대외 여건 악화에 더해 정부 노동 정책의 부작용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구는 내년 성장률을 1%대 후반~2%대 초반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기저효과로 인한 반등일 뿐 회복세는 아니라는 게 시장과 한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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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현대경제연 한국경제 이중침체 빠질 가능성


현대경제연, 경기회복 뚜렷한 신호 없어
친디아 리스크로 수출 회복 장담 못해
예산 조기집행하고 대량실업 차단해야

 


한국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4분기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보고서에서 그동안의 장기 침체로 경기 반등의 가능성이 높아

이지만, 친디아(중국+인도) 리스크 등 하방 요인들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밝혔다. 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을 저점으로 상승 중이지만 속도가 너무 완만해 현재의 국면이 경기 회복인지 경기 반등에 그칠 것인지 식별하기는 이르다고 연구원은 진단했다.

경기 회복의 뚜렷한 신호가 포착되지 않아 본격적인 회복과 기술적 반등 사이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한국 경제는 20131분기에서 20152분기까지 2년 반 동안 더블딥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더블딥은 소비심리 악화, 중국 등 세계경제의 성장력 약화에 따른 설비투자와 수출 침체 등 안팎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한국경제의 향방은 친디아 리스크, 국내 재정정책의 실효성과 투자회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봤다.
내년 중국과 인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신흥국 비중이 높은 국내 수출의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내수와 수출이 모두 악화해 전년 동기대비 6.0%로 하락했고, 인도의 3분기 성장률은
 소비와 투자 침체로 4.5%로 급락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경기 진작에 실효성을 가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연구원은 봤다.
내년 정부 예산()5135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안팎 수준으로 급증하지만, 여전히 성장보다는
복지 중심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민간부문 경기부양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경제성장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인 투자도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 회복력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설비투자는 올해의 과도한 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 수준(유지·보수 투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상황
으로 판단했다.

연구원은 경기하방 리스크 속에서 더블딥 가능성을 차단하려면 올해 예산 불용액을 최소화하고 내년 예산의 상반기
조기 집행률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화정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재발될 경우에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 일자리 확대는 지속할 필요가 있지만 철강, 자동차 등 민간부문의 일부 산업에서 구조적 불황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대량실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경제칼럼] 2020년 안갯속 한국경제 민첩한 애자일 전략필요
기사입력 2019.12.09 10:14:15
2020년 한국 경제가 회복할 수 있을지 가늠이 쉽지 않다.
세계 경제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올해보다는 나아진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잠재적인 위기 요인은 여전해 낙관하기 힘들다.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외 여건 속에서 국내 경제는 투자와 수출 부진 등을 재정으로 버티며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부분 산업의 단기·중장기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20년 국내 주요 산업경기 전망은 2019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
대부분 산업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진에서 벗어난 산업도 미약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자동차·철강·석유화학 업종은 2020년에도 침체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건설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확대 등으로 공공·토목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 관련 규제 지속에
따른 민간·건축 부문 수주 감소로 침체 국면에 머물 것이다.

 자동차는 미약한 세계 경기회복,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수출 수요가 감소하고 부진한 민간소비로 인해 내수 수요 또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산업은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 성장 둔화, 내수 부진 등으로 침체 국면 탈출이 힘들 전망이다.

반면 ICT·조선·기계 업종은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ICT산업은 기저효과와 더불어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5G 본격 도입, OLED 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산업은 신규 수주 반등, 건조 단가 상승, 선박 수출 증가세 유지 등이 긍정적이다.
기계산업은 일부 전방산업(ICT)의 업황 회복, 설비투자 확대, 기저효과 등으로 회복세가 예상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20년 산업계의 화두는 리스크 관리가 될 것이다.
산업과 기업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 노출되고 기술 혁신으로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면서 유발되는 다양한 위기 요인 관리에 성공해야 고비를 넘길 수 있다.

특히 아시아 경제권 핵심 국가인 중국, 인도의 최근 경제 상황과 흐름을 볼 때 아시아 권역 전체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아시아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상당수 주력 제조업이 경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산업의 경우 그동안의 실적
 악화가 누적돼 산업 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요즘 기업 사이에서 애자일 전략(agile strategy)이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업무 과정 중 자주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핵심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다.
 
기업 단위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크게는 국가 차원에서도 불확실한 환경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기회 요인을 포착하기 위해 카멜레온처럼 변신이 필요하다.
업계와 정부 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당면한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과정도 요구된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달성하면서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지만 기쁨은 잠시뿐이다.
업과 산업 활력을 점차 잃어가는 가운데 잠재성장률 급락으로 장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경제 활력 회복에서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주력 산업 모색 등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적 토대 구축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특히 혁신성장이 가시화되도록 투자 활성화와 규제 완화, 노동유연성 제고 등을 통해 민간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김용광 ㈜케이티티 대표




한국경제 '디플레이션' 극복해야 한다



디플레이션(deflation). 통화량의 축소에 의해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 하는것. 사전학적 풀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한국경제의 디플레이션에 대비새로운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P와 나이스 신용평가사가 공동으로 진행한 저 성장과 저 금리-새로운 환경의 시작인가? 세미나에서 2020년 한국
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디플레이션을 꼽으며 한국은행은 금리 하락외에 다른 정책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10개월째 0%대 머물고 있다.
생산자 물가는 3개월 연속 감소세다. 3분기 기준 가계 신용잔액은 15727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 했다. 가계 부채 증가로 소비여력이 줄면서 디플레이션 징후가 소비시장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 물가가 인플레이션으로 한해 20% 체감으로 50%씩 오르는 듯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달러와 금을 사두는것이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 이었다.
그러던 금리가 자꾸 낮아지고 인플레이션 비율이 낮아지더니 급기야 디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플레이션은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물가가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디플레이션은 돈이 너무 안 풀린 것을 말한다. 어딜가든지 돈이 마르고 있으며 현금이 귀해지고 반대로 현물은 넘쳐

나니 디플레이션이 되는 것이다.

왜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까지 진행되고 있을까? 2

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나라는 긴축재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통상 10% 정도의 적자 재정이 일반적이었는데 이것을 세입보다 세출을 줄이는 흑자재정을 만드는 기묘한 고위공직자들의 보신정책이 출현했다.



각종연금도 기록적인 자산증가를 만들었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고령화 추세에 따른 노후대비를 위해서 수 백조씩

연금자산이 증가 했다. 2019년 국민연금 자산 규모가 700조가 넘는데 이렇게 국민연금자산을 모은다는것은 개인계정에서 빠져 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나중에 돌려 받을 돈 이지만 당장은 개인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이 자산을 100% 국내에 투자하지 않고 25%

 정도 투여된 것으로 보여 한국의 국부의 75%가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이런상황은 국민연금, 교원공제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확산 되면서 엄청난 돈들이

연기금으로 쏠리는데 이 돈은 시중 금융상품으로 돌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예전 같으면 소비하고 은행과 주식에

예탁하거나 부동산을 보유할 개인자본이 연금화해 해외로 투자 된다.


부동산 블랙홀 또한 디플레이션을 유도 하고 있다.

 일부지역 부동산 가격이 엄청나게 오르면 풍선효과로 모든 자본이 쏠리게 된다.

디플레이션 상황에서 수십년간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 하면서 모든여유자금들이 그 일부 지역으로 몰리게 된다.

게다가 은행 빚과 전세자금을 사용해 레버리지를 하면 이자 비용까지 지불하게 되니 가용 현금은 더욱 없어지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 , 저물가 까지 한국경제가 삼저 현상이 일어나면서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도 한국의 디플레이션의 공포를 심각하게 경고 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OECD 국가 중에서 포르투갈과 그리스 다음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주변 환경들이 나빠지면서 기업들의 해외 이전 및 투자로 국내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 되는 한 디플레이션의 리스크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의 위기를 정부가 인정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빠르게 접목 시키면서 디플레이션의 공포감에서 빠져 나 올수 있는 양질의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할 때이다.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을 소망 해본다.








갈무리



한국경제를 일으킨 건설 10선




<strong></strong>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난 우리나라는 사회적 혼란과 급변하는 세계 정세 가운데에서도 기적과 같은 경제발전을 이루어냈다.

그중에서도 산업기술 분야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은 최근 우리 산업기술의 역사적 성과를 알기쉽게 설명한 <꿈이 만든 나라>를 발간했다. ‘대한민국 산업기술 100장면’이라는 부제의 책은 우리 산업기술이 지나온 발자취를 주요 장면별로 보여준다.

모두가 감동인 100장면 중 건설 분야와 관련된 10개 장면을 추려내 소개한다. 다만, 그동안 많이 다뤄졌고 익히 알려진 경부고속도로와 2000년 이후 건설된 프로젝트 가운데 인천국제공항, 서울월드컵경기장, 경부고속철도, UAE 원전 수출, 롯데월드타워 등은 제외했다.



 정회훈기자 hoony@



1. 조선 제일의 다리 ‘한강신인도교’(1936년)



 




 


 

 

일제강점기 주요 기술사업은 전적으로 일본인들에 의해 추진되었다.

 이러한 차별적 상황에서 1936년 개통한 한강신인도교는 조선인 토목기술자 최경렬(1905∼1975)이 설계한 다리다.
평남 순천에서 태어난 최경렬은 평양고등보통학교를 마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1924년 경도제국대학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조선총독부 내무국 토목과에 취직했다.

뛰어난 역량과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1934년 일본인 기수 2명을 데리고 한강신인도교 설계에 착수한다.

 당시 금액으로 300만원이라는 거액이 투입된 조선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2년여의 공사 끝에 1936년 10월 조선 제일의 다리(1005m)는 완성됐다. 최경렬의 한강신인도교 설계는 해방 이후에도 우리나라 교량공학의 효시 역할을 했다.

 



2. 우리 손으로 만든 첫 번째 화학비료공장 ‘충주비료’(1961년)




 

 


 

 

충주시 목행동에 자리했던 충주비료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건설한 한국 최초의 산업체다.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미국 회사와 함께 한 공장건설공사이기도 하다.

건설 추진 방법도 모르는 상태에서 미국 회사의 의견에 따라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적지 않은 문제가 생겼다.

1955년 9월 착공해 1958년 4월 준공 예정이었던 충주비료 공장은 건설을 담당한 ‘맥그로 하이드로카본(McGraw-

Hydrocarbon)’과 다섯 차례에 걸쳐 계약을 수정해야 했고, 건설비도 당초 계약한 금액보다 약 70%가 추가되었다.

공사 기간도 21개월이나 연장되는 바람에 1961년 4월29일에야 겨우 준공할 수 있었다.

충주비료는 국내 최초의 요소비료 공장으로 한국 비료 산업의 초석을 놓았다.

건설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추진을 통한 산업화 과정에서 핵심기술 인력으로 활약했다.

 



3. 대한민국 최초의 공업단지 ‘울산석유화학단지’(1972년)


 



 


 

 

정부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7∼1971)의 핵심 사업으로 철강단지와 함께 석유화학단지 건설을 선정했다.

이어 울산을 석유화학산업단지로 지정했다.

울산 부영동에 110만평(1차 68만평)의 단지 조성을 마치고, 1968년 3월22일 기공식을 가졌다.


그 후 거의 4년 반의 건설기간 동안 내ㆍ외자 약 2000억원이 투입되어, 제1차로 계획된 사업 중 나프타 분해공장(NCC) 등 9개 공장이 준공됐다.
1972년 10월30일 거대한 플랜트가 빽빽하게 들어선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에서 합동 준공식이 거행됐다.

울산 석유화학공업단지는 포항제철(POSCO)과 함께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2015년 기준 국내에는 울산, 여수 및 대산 석유화학단지가 가동 중이며,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 864만t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부터 일본을 제쳤고 미국, 중국, 사우디 다음으로 세계 4위의 석유화학 강국이 되었다.

 



4. 국내 토목사의 신기원, ‘소양강 다목적댐’(1973년)



 

 


 

 

동양 최대 규모(높이 123m, 제방길이 530m)인 소양강댐은 조국 근대화를 상징하는 대역사였다.

소양강댐을 착공한 1967년 당시 정부 예산이 1642억원이었는데, 댐 건설비가 320억원이었다는 사실은 정부의 결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증명한다.

댐은 당초 콘크리트 중력식에서 흙과 모래, 돌을 이용한 사력식으로 전환되어 건설됐다.

중앙에 연필심을 박듯 진흙으로 단단히 다진 다음 모래와 자갈을 차례로 경사지게 쌓아올린 후 마지막에 표면을

 암궤로 견고하게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축조했다.

당시 국내 언론은 댐을 두고 ‘123미터의 인조산(人造山)’이라고 표현했다.

댐 축조에 들어간 진흙과 모래, 돌은 당시 3500만 국민 한 사람이 일곱 가마니씩 져 날라야 하는 양이었다.

준공 후 오랫동안 ‘댐을 너무 크게 쌓아 국고를 낭비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1984년 대홍수 때 수도권을

보호하는 댐의 역할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5. 대중교통의 혁명, ‘서울 지하철 1호선’(1974년)


 


 


 

 

1974년 8월15일 오전 11시. 청량리역에서는 태극기와 축하화환을 단 108호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개통식을 끝낸 열차는 호기심에 가득 찬 시승 인파를 싣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지하 15m 땅속을 시원스레 달려 청량리에서 서울역까지 7.8㎞를 18분 만에 주파했다. 서울 시민들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1971년 4월 착공한 지하철 1호선은 3년 4개월 만에 준공됐다.

 지하철 설계ㆍ시공 경험이 전무한 당시로선 매우 어려운 과제였지만, 새로운 공법을 적용하며 난관을 극복했다.

종로∼청량리 구간은 개착식 공법이 적용됐고, 거의 90도로 꺾이는 광화문∼시청 구간은 특수공법이 도입됐다.

도시철도는 시내버스와 함께 가장 중요한 도시 교통수단으로 부상했고, 1985년 10월 3ㆍ4호선이 완전 개통되면서

본격적인 지하철 시대가 열렸다.


 



6. 20세기 최대 건설 프로젝트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1976년)


 

 


 

 

현대건설이 수행한 주베일 산업항 공사는 20세기 최대 난공사로 불렸다.

 쉽게 말해 300m 높이의 산 하나를 깎아 바다에 메우는 셈이었다.

세계 선진 건설업체들이 눈독을 들였고, 사우디 정부는 비밀리 입찰업체들을 선정했다. 이 정보를 현대건설이 입수한 시점은 불과 입찰 7개월 전. 그러나 ‘뚝심’으로 사우디 정부를 설득해 10번째 응찰자 자격을 얻었고, 결국 9억3000만

달러의 낙찰가로 공사를 수주했다.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4600억원으로,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30%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현대건설은 주베일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서 무한대의 자산을 얻었다.

 육상과 해상에서 펼쳐지는 토목 공사는 물론 건축, 전기, 설비 부문과 함께 해상 유조선터미널의 구조물 제작에서부터 수송, 하역, 설치까지 그야말로 총체적인 ‘건설 백과사전’을 통달하게 된 것이다.

철구조물을 울산서 제작한 뒤 바지선에 실어 19차례나 운송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는 아직도 건설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7. 원자력 강국의 첫걸음 ‘고리원전 1호기’(1978년)



 





 


 

 

1978년 7월20일. 경남 양산군 장안읍에서는 고리원전 1호기의 준공식이 열렸다.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전력 임직원과 군인, 학생들이 열을 맞춰 도열한 모습이 흡사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출정식처럼 결연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가난한 나라가 이룩한 과업에 대한 감격과 자긍심이 묻어났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원전 국가로 진입했다.

고리 1호기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가 제작한 580㎿ 가압경수로로 건설됐다. 건설 재원 1억5000만달러는 미국과 영국의 차관으로 조달했는데, 웨스팅하우스가 1차 계통설비를, 영국의 EEW가 2차 계통설비와 발전소 건설 시공을 맡았다.

 한국전력이 발주처로서 공정ㆍ품질관리 및 공사비 집행을 수행했고, 현대건설과 동아건설이 하도급사로 참여했다.


후속 원전 건설을 통해 우리 건설산업은 EPC(설계ㆍ구매ㆍ시공) 능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2009년 UAE(아랍에미리트)에 원전을 수출하면서 원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원전을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발전량 기준 세계 6위, 회사 단위로는 세계 2위의 대형 회사로 성장했다.

 



8. 내집 마련의 꿈 ‘신도시 건설’(1989년)




 

 


 

 

1980년대 중반 3저 현상(저달러ㆍ저유가ㆍ저금리)으로 최대 호황기를 맞으면서 많은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

들었다.


 주택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정권을 위협할 정도였다.


 노태우 정권은 주택 200만호 공급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고, 1989년 4월 서울의 남쪽과 북쪽에 각각 대규모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것이 바로 제1기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이었다.

분당은 ‘수도권의 중심업무지구로 기능하는 자족적인 신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991년 9월 준공됐고, 일산은

 ‘예술과 문화시설이 완비된 전원도시’라는 목표로 1992년 12월 준공됐다.
제1기 신도시의 건설로 주택가격은 상당한 안정세를 보였다. 특히 분당은 1990년대 후반부터는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신도시를 히트 상품 반열에 올려 놓았다.

 



9. 현수교 기술 자립 ‘이순신대교 개통’(2012년)


 




 


 

 

유신이 설계하고 대림산업이 시공한 이순신대교는 전남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총연장 2260m의 현수교다. 1조700억원이 투입된 이순신대교는 순수 국산기술로 만들어진 현수교이기도 하다.

특히 주경간의 초강도 케이블 시공에는 첨단기술인 ‘에어 스피닝’ 공법이 적용됐다.

5.35㎜ 강선 4가닥을 꼬아 교량 양쪽 끝까지 1600회 왕복하면서 하나의 케이블을 완성하는 기술이다.

두 개의 케이블에 들어간 강선만 7만2000㎞로 지구 두 바퀴에 해당한다.


 세계 최대 높이의 주탑(해발 270m) 건설에는 하루에 2m씩 올라가는 ‘슬림폼’ 공법이 사용됐다.

콘크리트 거푸집을 유압잭을 이용해 자동으로 밀어올리는 기술로, 주야간 공사가 가능해 공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이순신대교로 세계에서 6번째 현수교 기술 자립에 성공했다.

 우리 현수교 기술은 브루나이교(1233억원), 템부롱교(4830억원) 공사를 수주하며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10. 대륙간 해저터널을 뚫어라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2016년)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은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저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5.4㎞의 자동차 전용 복층

 터널이다. SK건설이 2008년 터키기업 야피메르케지와 함께 공동 수주했다.

특히 프로젝트 개발에서 운영까지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BOT(건설ㆍ운영ㆍ양도) 방식으로 사업을 따내 더욱

주목받았다.

작업환경은 매우 까다로웠다. 보스포루스 해저는 최고 수심 110m에, 수압이 대기압의 11배에 달할 만큼 높다.

또한, 지반이 무른 충적층 해저인 데다, 고대 유물과 유적을 보호해야 하는 조건까지 겹쳤다.

 SK건설은 최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모두 쏟아부었다. 터널굴착장비(TBM)는 직경이 아파트 5층 높이와 맞먹는 13.7m, 총길이 120m, 무게 3430t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였다.

2014년 4월 착공한 이 터널은 48개월간의 공사 끝에 2016년 12월20일 개통했다.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준공 시기를 계획보다 3개월이나 앞당겨 화제가 되었다.




 

정회훈기자 hoony@







▲ KDI 한국개발연구원 전경.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