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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폭발? 한반도는 더 이상 재난 안전지대가 아니다

도토리 깍지 2019. 12. 22. 08:01

백두산 천지.

 [사진=플리커]

    




백두산 폭발? 한반도는 더 이상 재난 안전지대가 아니다



영화 ‘백두산’ 속 화산폭발 대재앙…
수년 내 발생 가능성 있어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한국은 자연재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나라다. 최근 들어 지진 피해 영남 지역에서 지진 피해가 보고되고 있지만 진도 7이 넘는 일본의 대규모 지진에 비하면 안전한 편이다.

올해는 유독 태풍이 자주 다녀가 태풍 피해가 상당했지만 우리는 몇 년 단위로 ‘역대급 태풍’을 만난다. 이것 역시

 미국 대륙을 강타하는 허리케인에 비하면 약한 수준이다.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할만한 대형 악재는 우리의 삶에 영영 없을 일처럼 느껴졌다.

초대형 재난으로부터 안전지대 같았던 한반도에 경각심이라도 주려는 것인지 백두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마치 백두산은 “내가 가만히 있어서 그렇지. 한 번 화나면 너희 다 죽어”라며 잔뜩 벼르고 있는 무서운 형과 같다.

 그 형이 이제 슬슬 화를 내려는 모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백두산은 지하에 마그마를 보유한 활화산이다. 약 1000년전인 서기 946년에 대규모 분화가 있었다.

이때 분화된 분출물의 양은 남한 전체를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었다.

백두산의 분출은 과거 1만년 이래 지구상에서 일어난 가장 큰 분화활동이라는게 지질자원연의 설명이다. 


최근 백두산에서는 화산지진과 가스, 지각변형 등 화산분화의 징후들이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 2002~2005년 사이

 백두산 천지 근방에 화산지진이 약 3000회 일어났고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올해 5월 영국에서 열린 한·영 리서치 콘퍼런스에 참석한 김혁 북한 지진청 분과장 “백두산 땅속 민감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영화 '백두산'. [사진=CJ ENM]






백두산 분화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이를 소재로 한 영화도 최근 개봉했다. 영화 ‘백두산’은 대한민국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백두산 화산 폭발이 발생했고 이를 막기 위한 남한과 북한의 노력을 다루고 있다. 

화산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는 한 때 헐리우드에서 많이 제작됐다.


1997년 같은 해 제작된 ‘단테스 피크’와 ‘볼케이노’는 화산폭발이라는 대규모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볼케이노’는 L.A 도심 한 복판에서 화산이 터지는 경우를 상상한 영화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이들 영화 외에 한국영화 ‘해운대’ 역시 해저화산 폭발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또 화산과 지진, 해일 등 총체적인 지구멸망 급 재난을 보여주는 영화 ‘2012’에서도 미국 옐로우스톤 화산이 폭발하는 장면을 웅장하게 보여준다.

여기에 ‘폼페이’는 서기 79년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에서 실제로 있었던 화산폭발 재난을 소재로 이야기를 상상해 만든 작품이다. 


화산은 그 자체로도 무시무시한 재난이지만 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지진과 해일, 낙진 등 부수적인 피해들도 동반하고 있다. 때문에 화산은 지구가 인간에게 내릴 수 있는 재앙 중 가장 무시무시한 녀석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국회에서 열린 ‘백두산 화산연구 남북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관·학 콘퍼런스’에서는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응하기 위해 남과 북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현기 지질자원연 책임연구원은 당시 콘퍼런스에서 “백두산 학술답사를 위한 남북 공동연구가 절실하다”며 “다양한 탐사 계측 분석을 위해 전략을 세우고 분야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힘으로 화산폭발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전세계에서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화산폭발로 인한 부수적인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것이 있어야 영화를 만들 수 있지만 화산폭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화산폭발을 인간의 힘으로 예방하려다 생기는 다른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거스르고자 하는 것은 여러 피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화산이 폭발해도 죽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산과 지진, 해일 등에 대한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재난영화들은 재난에 대비해 살아남는 요령을 잘 보여준다. 올해 개봉한 영화 ‘엑시트’는 도심 속 재난대응 매뉴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방독면 사용요령과 지하철 대피요령 등을 잘 보여줬다.


 때문에 우리는 재난영화를 즐겨 볼 필요가 있다.

휴머니즘과 가족애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살아남을 길도 있을 수있기 때문이다. 




                                    
여용준 기자 dd0930@enewstoday.co.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모습.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모습.





백두산 화산 폭발땐 아이슬란드 10배"



천지 주변 암반 붕괴 등 징후…전문가들 "분화는 시기 문제일뿐"지질학계 "가능성 매우 높다" 국감서도 "대비 필요" 목소리폭발땐 화산재 등 피해 우려 "남북한-국제 공동조사 시급"

휴화산인 백두산은 다시 분화(噴火)할 것인가.

분화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가 될 것인가.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이 다시금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달 초 백두산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수천 마리의 뱀떼가 출현하면서 화산폭발의 전조(前兆) 현상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끝난 국정감사에서도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질학계에서는 백두산 화산분화(폭발)가 시기가 문제일뿐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폭발 규모에 대한 예상은 섣부르기는 하지만 올봄 유럽 전역에 '항공대란'을 일으킨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폭발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비해 정부 차원의 재난 방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고 백두산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ㆍ이해하기 위해 남북한을 비롯한 국제적 공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슬란드 화산폭발 다 규모 클 수도"

현재 모습의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인 946~946년에 있었던 폭발적인 대분화로 성층화산체의 산정부가 파괴되고 함몰돼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1403년ㆍ1668년ㆍ1702년ㆍ1903년 등 10여차례 천지 칼데라 내에서 소규모로 분화한 기록이 남아있다.


지질학자들은 백두산이 활화산으로 언젠가는 분화할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윤성효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27일 한국지질학회 추계학술발표회에서 발표한 논문에서 백두산의 화산분화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윤


 교수에 따르면 최근 천지 지하 2~5㎞ 하부에 지진이 증가하고, 천지 주변 외륜산 일부 암반이 붕괴되고 균열이 발생한 것을 징후로 들었다.

또 천지 주변의 암석 절리(틈새)를 따라 화산 가스가 분출해 나무가 말라 죽고 주변 온천수의 수온이 최대 83도 가량

 높아지며 헬륨 등 가스 성분이 증가한 것도 화산활동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백두산이 분화한다면 초대형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백두산의 분화 과정에서 주로 점성이 높은

규장질 마그마가 뿜어져 나왔는데 이 규장질 마그마는 엄청난 양의 용존 고압가스를 붙잡아 두고 있어 폭발할 경우

 일시에 고압의 화산가스가 팽창되면서 강력한 화산재(ash)와 부석(pumice)의 대폭발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다.


윤 교수는 "천지 지하의 밑바닥에서 발생하는 잦은 화산성 지진으로 인해 천지에 담긴 20억톤의 물이 지하 암반 틈새를 따라 지하 마그마와 만날 경우 수증기와 화산재를 뿜어내는 초대형 화산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아이슬란드 화산의 경우 화산폭발지수가 5였는데 백두산의 경우 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폭발지수는 화산폭발의 지속시간, 분출물의 높이ㆍ양 등을 종합해 화산폭발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지수가 1씩

커지면 폭발강도는 10배씩 증가한다. 추정대로라면 백두산 화산폭발 강도가 아이슬란드 화산의 10배에 이른다.

백두산 화산폭발 시기는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4~5년 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10년 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백두산 분화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만큼 지질조사 등을 통해 지속적이고 과학적인 관측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남북한 및 국제간 공동연구 시급

화산폭발은 인근 지역의 식생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힌다. 당장 백두산 반경 수십㎞ 이내 지역은 초토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암석 조각과 화산재ㆍ유해가스 등이 분출되면서 생태계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천지에 담긴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서 대홍수가 나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백두산 화산폭발이 여름에 발생하면 남한 지역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는 여름에 남동풍이 불기 때문에 화산폭발에 따른 화산재가 남한 지역보다는 북한 함경도나 중국 북동부나 러시아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겨울이다.


북서풍이 부는 겨울에는 화산재가 바람을 타고 울릉도나 독도를 덮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이나 러시아ㆍ미국ㆍ캐나다 등 항공기 노선의 결항도 우려된다.

또 계절에 상관없이 화산폭발로 인한 대규모 지진으로 수도권 지역의 건물이 파손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백두산 화산폭발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질 재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 및 민간 차원의 대비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고려할 때 남북한 간의 공동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행경기자 saint@sed.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입력 2010.10.27. 17:09 재입력<©서울경제,     

      







영화 '백두산' 한 장면. [사진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스튜디오]

영화 '백두산' 한 장면.

[사진 CJ엔터테인먼트·덱스터스튜디오] 

         

1%만 분화해도 30만명 탈북"..백두산 폭발하면 벌어질 일



19일 재난 영화 '백두산'이 개봉됐다.
백두산 화산 폭발이라는 엄청난 재앙에 맞서는 사람들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이고, 이병헌과 하정우 등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지난 9일 뉴질랜드에 화이트 섬 화산 폭발로 16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처럼 화산 폭발은 갑작스럽게 닥쳐올 수 있다.

백두산을 연구해온 관련 전문가들은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학술발표회는 물론 시민과 정치권을 상대로 한 토론회도 여러 차례 열렸다.
그렇다면 실제로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얼마나 큰 재난이 닥칠까.




1925년까지 총 31번 분화 기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국내 화산·지진 전문가들은 “백두산은 활화산"이라고 말한다.
지질 연대 구분인 홀로세(Holocene, 1만1700년 전~현재)에 활동한 이력이 있는 화산을 활화산이라고 분류한다.
국내에는 백두산·제주도·한라산·울릉도 성인봉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중 백두산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 당장 분화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언제든지 분화(噴火)할 수
 있기 때문이다.
939년 첫 기록 이후 1925년까지 총 31번 분화했다는 기록이 있다.

백두산 주변에서는 최근에도 분화 전조(前兆)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3년 백두산에서 균열·붕괴·산사태가 이어졌다. 2004년 계곡 숲에서는 원인 모르게 말라죽은 나무들이 관찰됐다.

지하 틈새를 통해 지표로 방출된 유독가스 탓으로 추정됐다.
위성 위치 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분석 결과, 2002~2007년 천지 주변이 10㎝ 이상 부풀어 오른 것이 확인됐다.


 부산대 윤성효(지구과학교육과) 교수팀은 2010년 11월 백두산에서 화산 기체인 이산화황이 솟아오르는 것을 인공위성에서 관찰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지난 4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지난해부터 다시 백두산 주변에서 지진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히기도 했다.





발해 멸망, 946년 백두산 대분화 탓? 

         

장군봉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중앙포토]

장군봉에서 바라본 백두산 천지.

 [중앙포토]          



만일 백두산이 대규모로 분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거 백두산의 분화 사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백두산은 지난 1000년 동안 30여 차례 크고 작은 분화를 했다.
가장 최근에 분화한 것이 1903년이다.
가장 큰 분화는 서기 946년 무렵에 분화한 것이다.

 화산 전문가들은 당시 백두산 분화가 지난 2000년 동안 지구 상에서 가장 큰 분화였다고 말한다.
바로 ‘천 년 대분화(Millennium eruption)’라는 것이다.
당시 백두산 분화로 발생한 화산재는 북한 동해안은 물론 일본에서도 발견된다.

다량의 화산재가 동해를 건너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까지 날아가 쌓인 것이다. 분화 당시 그 소리가 남쪽 고려의 수도
개경(개성)에서도 들렸다고 한다.
백두산 천지 내에는 크게 3개의 분화구가 있는데, 이 중 2개는 946년과 947년 대폭발 당시 만들어진 것이다. 
         
'해동성국'이라고 불리던 발해가 갑작스럽게 멸망한 것도 백두산 대분출 탓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 발해 멸망 시기는 926년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백두산 대분출은 946년에 일어났지만, 그 전에 소규모 분출이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발해가 멸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백두산과 천지. 과거 분화와 용암이 흘러내린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중앙포토]

백두산과 천지. 과거 분화와 용암이 흘러내린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중앙포토]          


어쨌든 당시 화산 분출 규모를 현재의 화산 분화 지수(VEI: Volcanic Explosivity Index)로 추정하면 VEI 7에 해당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화산 분화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화산분화지수(VEI)는 화산 폭발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화산 폭발의 지속시간, 분출 높이, 분출물의 양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1등급에서 시작해 8등급까지 1등급씩 올라갈 때마다 분출물의 양이 10배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분출물의 양이 0.1~1㎦이면 4등급, 1~10㎦이면 5등급에 해당한다.
VEI 7이면 분출물의 양이 대략 100~1000㎦ 정도 된다.

100㎦의 양이면 남한 면적이 10만㎢이므로 남한 전체를 최소한 0.001㎞, 즉 1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양이다.


VEI 7 이상으로 평가되는 화산 분화는 백두산 외에 인도네시아 탐보라(1812년)·린자니 산(1257년), 그리스 산토리니

(B.C. 1610년) 등이 있다.
지난 2010년 유럽 주변 항공기 운항 마비 사태를 불러온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분화는 VEI 4로 평가됐다.



         
"백두산 밑엔 마그마 방 4개 존재"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의 위치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의 위치   


       
그렇다면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무엇보다 백두산 아래에 마그마 방(magma chamber)이 있어 분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그마 방은 뜨거운 마그마가 들어차 있는 땅속 공간을 말한다.
아주 강한 지진으로 땅이 크게 흔들리거나, 뜨거운 마그마가 밀고 들어오면 마그마 방이 출렁거리게 된다.

마그마 방이 출렁이면 마그마에 녹아있던 휘발성 가스와 수증기가 터져 나온다.         

이렇게 쌓인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화산이 주기적으로 분화하게 된다.

 마치 콜라병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고 강하게 흔들어댄 다음 손가락을 뗐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이 2~4개 정도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7년 9월 서울에서 열렸던 ‘백두산 마그마 활동에 관한 국제 학술회의’에서 한·중 과학자들은 백두산 아래 땅속에 4

개의 마그마 방이 있고 각각 깊이가 20㎞와 26㎞, 44㎞, 55㎞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백두산 아래 마그마의 움직임은 지각판의 이동과 관련 있다고 설명한다.


태평양 바다 아래 지각판인 태평양판이 일본 동해안 쪽에서 유럽·아시아 대륙을 이루는 지각판인 유라
시아판과 만난다.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파고 들어가고, 그로 인해 결국은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에 마그마가 채워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17년까지 이어진 북한의 핵 실험으로 강한 인공지진이 발생하면서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이 흔들리고,

이로 인해 백두산이 분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야 백두산 마그마 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발생한 인공 지진에 대해 우리 기상청은 규모를 5.7로, 미국과 중국은 6.3으로 판정했다.


전문가들은 "마그마 방이라고 해도 암석 사이에 액체가 들어있는, 반(半)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상당한 에너지가 투입돼야 흔들린다"고 설명한다.
핵실험 때 나오는 지진파는 파장이 짧기 때문에 파괴력은 크지만 멀리 전달은 잘 안 되기 때문에 마그마 방을 움직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계절에 따라 남한까지도 영향권 

         

백두산 폭발에 따른 영향 [자료 부산대 윤성효 교수]


백두산 폭발에 따른 영향

[자료 부산대 윤성효 교수]  



        
역사 기록상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분화한 것은 1903년이지만 1702년과 1668년, 1597년, 1405~1406년, 1403년,
 1373년, 1217년, 1199~1201년, 1176년, 1122년 등에도 분화했다는 기록이 있다. 대체로 100년에 한 차례 정도 분화한 셈이다.         

결국 백두산은 1000년 단위의 대분출 주기와 100년 단위의 소규모 분출 주기가 함께 관측되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는 화산 재해와 관련, 행정안전부·과학기술부·기상청 등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화산감시와 예보, 행안부는 화산재 대응 등 방재를, 과기부는 화산 마그마 등 기초 연구를 맡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해 5월 부산대에 화산 특화연구센터를 연 것도 이 때문이다.

기상청은 2012년 VEI 7의 분화를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백두산 분화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용암은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최대 15㎞, 고온의 화성 쇄설류(공중으로 날아가는 돌덩어리)는 최대 60㎞, 화산재와 천지의 물이 섞여 만들어지는 화산 이류(진흙의 흐름)는 최대 180㎞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윤성효 교수는 지난 4월 국회 토론회에서 “백두산 화산이 서기 946년 11월의 천 년 대분화와 같은 분화가 일어난다면 주변 80㎞ 떨어진 지역까지 화쇄류(火碎流), 즉 화산에서 분출된 고온의 토석이 밀려 내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화산재가 물과 만나서 진흙탕처럼 흐르는 화산이류(火山泥流, Lahar)는 두만강과 압록강까지 흘러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15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가 백두산 화산 재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15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가 백두산 화산 재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토론회에서 이윤수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946년 백두산 분화 당시 방출된 화산에너지는 약 840경 주울(J)로 히로시마 원자폭탄 에너지의 16만 배, 지난 2011년 3월 11월 1만80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동일본대지진의 4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946년 분화의 1% 수준의 분화만 일어나도 북한 함경도·양강도 지역 300만 명의 주민이 재해 영역에 들어갈 것이고, 이로 인해 이들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게 돼 30만 명 정도는 탈북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천지 아래 이산화
탄소가 분출되면 많은 인명이 질식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압 배치나 계절에 따라 남한까지 화산재 유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겨울철 북풍이나 북서풍을 타고 화산재가 남쪽으로 내려온다면 항공기를 통한 수출길이 막히고, 이상 저온현상으로

 흉년이 들어 농산물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
지난 2015년 국민안전처의 요청으로 연구한 부산대 윤성효 교수는 이런저런 피해를 종합해 백두산 분화로 인한 남한의 피해액이 총 11조2506억 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화산재와 용암의 분출 외에 홍수와 ‘라하르(lahar)’도 우려된다.
라하르는 인도네시아말로 홍수와 함께 토석이나 진흙이 뒤섞여 흐르는 상황을 말한다.

천지 호수를 채우고 있는 20억㎥의 물이 ‘공중 쓰나미’로 변해 장백폭포 쪽으로 흘러넘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주변 지역이 매몰되고 황폐해질 수 있다.

도로와 주택 등 인공시설물뿐만 아니라 하천과 숲 등 생태계까지 파괴될 수 있다.

천지 아래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CO2)가 대거 배출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질식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천지 호수 밑바닥에는 섭씨 4도의 낮은 온도와 2~3 메가파스칼(㎫)의 높은 압력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액체·기체의 혼합 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86년 아프리카 카메룬의 니오스 호수 밑에서 화산이 폭발해 이산화탄소가 대거 분출되면서 주민 1700명이 순식간에 사망한 것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북한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남한 측에서 공동연구를 제안할 경우 북한도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과 아이슬란드 화산 분출 직후인 2011년, 그리고 2015년에 남북한 당국 혹은 남북

전문가들 사이에 논의가 진행됐지만, 남북 관계가 악화하면서 결실을 보지 못했다.


지난 5월 29일 영국 밀턴케인즈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김혁 북한 지진청 분과장은 "2016~2018년 백두산 주변에서

모두 10회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땅속 밀도, 자기장 변화 등을 면밀히 기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규모 분화 때는 지구 전체에도 영향 

         

지난해 1월 필리핀 알베이 지역 마욘 화산이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하는 모습. [EPA=연합]

지난해 1월 필리핀 알베이 지역 마욘 화산이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하는 모습.

[EPA=연합] 

         
백두산이 분화할 경우 한반도와 그 주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규모에 따라 지구 환경 전체에도 엄청난
 영향일 끼칠 수 있다.
백두산이 1000여 년 전 수준으로 폭발한다면 그 후유증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화산성(火山性) 겨울’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분출이나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백두산이 분화하면 동아시아 지역 기온이 2도 하강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탐보라 산은 인도네시아 숨바와 섬에 있는 활화산(높이 2722m)으로, 1815년 4월 VEI 7등급에 해당하는 엄청난 분화가 일어났다.
분화 당시 2000㎞ 떨어진 수마트라 섬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렸다.

1만1000~1만2000명이 직접적인 피해로 사망했고,흉작으로 굶어 죽은 사람만 7만여 명에 달한다.


탐보라 화산이 분출한 1815년은 화산재와 아황산가스가 성층권까지 올라가 태양 빛을 차단하는 바람에 ‘여름이 없던 해’로 기록됐다. 이른바 ‘핵겨울’과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셈이다.
미국·캐나다 동부 지역은 6월에 눈 폭풍이 발생했고, 7~8월에도 호수와 강에서 얼음이 관찰됐다.


1883년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 때도 이후 몇 해 동안 서늘한 여름이 계속됐다. 5년 후인 1888년 적도 지방인 인도네시아에 눈이 내리기도 했다.

일단 미세먼지가 성층권으로 올라가면 잘 흩어지지 않고 햇빛을 차단해 전 세계의 기온을 떨어뜨린다.
1991년 6월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 당시에도 이듬해 6월까지 전 지구 평균기온이 0.5도 낮아지기도 했다.


일본 후지 산의 경우 화산재로 인해 수도권 기능이 마비되고, 인근 3개 현에서 47만명이 피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에서도 옐로스톤 국립공원 아래 화산이 폭발하면 미국의 3분의 2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불모지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뉴질랜드 화이트 섬 화산의 분출 모습 [AP=연합뉴스]

뉴질랜드 화이트 섬 화산의 분출 모습

 [AP=연합뉴스]        


  

한편, 지난해 5월 문을 연 화산특화연구센터는 백두산의 ▶화산가스 변화 ▶지표 변위 발생 ▶온천수 온도 변화 등의
 자료들을 분석, 백두산의 분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심층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화산특화연구센터는 특히 중국 등과의 협력을 통해 백두산을 주기적으로 방문, 화산가스 등 실측 데이터를 채집·분석
하고, 원격탐사를 이용해 백두산 화산 감시체계를 고도화하게 된다. 
        

또, 지표 변형 분석 연구와 중력·자력 탐사 자료를 활용한 화산 내부 마그마 거동 분석 연구를 통해 화산 분화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백두산이 분화했을 때 재해 대응과 관련한 연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

      



영화 '백두산' 화산폭발 팩트체크해보니…"언제든 가능한 현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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