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대 총선을 100여일 앞둔 상황에서 안 전 대표의 컴백에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지난 2014년 20대 총선에서 제3당으로 세력화를 이뤄낸 국민의당의 성공을 이끈 안 전 대표가 돌아옴으로써 야권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돌아온 안철수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를 기록한 뒤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잠시 정치권을 떠났다.
이후 독일과 미국에서 4차 산업혁명 등과 관련한 연구활동을 이어갔다.
새로운보수당 합류설이 돌았던 지난해 12월에도 해외 현지 연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며 합류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그러던 안 전 대표가 2일 21대 총선을 100일여 앞둔 상황에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며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국민들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제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며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하는 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면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보수야권과 통합 또는 연대?현재 안 전 대표 앞에 놓인 선택지는 보수야권과의 통합 또는 연대, 바른미래당 복귀, 독자노선 등 크게 3가지로 전망된다.
보수야권과의 통합, 연대와 관련해 새보수당 합류에는 이미 선을 그은 상태다.
안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지난달 13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변혁 신당과 관련해선
안 전 대표가 이미 참여할 여건이 안 된다고 분명히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당명을 무엇으로 하던지 저희는 전혀
관심이 없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유승민(왼쪽), 안철수전공동대표
/자료사진=바른미래
새보수당 유승민 전 대표도 3일 탈당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와 관련해 “그분의 정치 복귀를 환영한다. 다시 정치하신다니까 잘해주기를 바란다”면서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해 정말
잘해보자는 그 정신에 대해 여전히 동의하시는지 그냥 궁금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바른미래당이 양당 간의 화학적 결합 미비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점도 안 전 대표의 새보수당 행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더한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연대도 전망되고 있다.
대안신당 박지원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는 기회를 포착 능력이 출중한 분인데
지금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있고, 또 보수통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들어와 뭔가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
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교안 대표도 2일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와의 통합 여부에 대해 “정치인들에 대한 통합 추진이라든지 논의 과정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을 안 드리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가치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가급적이면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대통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운을 띄워둔 상태다.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통합은 향후 정국에 가장 큰 파급력을 남길 수 있는 시나리오로 예상되지만 리스크가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 등에서 현재 자유한국당의 쇄신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통합은 촛불민심을 등지는 선택이 될 수밖에 없고, 안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중도 확장성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 전 대표로서는 자신의 가장 큰 무기를 잃게 되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청래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진보진영에 취업했던 그가 황교안 리더십의 위기에 맞춰 귀국하는 것을
보면 ‘보수쪽에서 말뚝을 박아볼까’하는 정치공학의 냄새를 맡은 것 같다”며 “그가 보수에 몸을 의탁한들 그것이 비전제시가 아니라 ‘문재인 반대모임’의 네거티브 연대에 불과하다.
바른미래당 복귀 또는 독자노선 구축은?바른미래당으로의 복귀도 현재로는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당권을 잡고 있는 손학규 대표가 안 전 대표가 복귀하더라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와 호남계 의원들은 손 대표에게 안 전 대표 복귀 전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오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안 대표의 말을 들어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무조건 나간다는 얘긴 전혀 한 번도 한 일이 없고, 손학규는 새로운 정치, 제3의 길, 새로운
정치를 위해 할 수 있는 바탕을 깔고 그때 가서 필요하면 용퇴하고 나가겠다”라고 안 전 대표 복귀 전 사퇴론에 선을
그었다.
독자노선에 나서는 경우에도 현재 남은 안철수계만으로 독자세력을 구축할 수 있느냐가 과제다.
지난 2014년 20대 총선에서도 안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 호남계와 손을 잡고 단기간 내 독자 세력화를 이뤄낸 바 있다. 이번 독자노선 구축에서도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대안신당 호남계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도로 국민의당’이라는 비판과 함께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왕년의 제3지대 국민의당 같은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도 없고 시간도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당과 신당창당, 그리고 결별, 다시 탈당과 신당 창당을 반복하며 그의 정치적 자산을 소진시켜나갔다”라며 “갈수록 사람이 붙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사람들이 떠나가는 정치인 신세가 된 안철수에게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힘은 없어 보인다”라고 혹평했다.
올해 21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야권발 정계개편에 불씨가 당겨졌다.
안 전 대표가 선택할 향후 행보에 대해 정치권의 셈법이 복잡한 가운데, 그가 이끌 야권발 정계개편이 100일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 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장차 어떻게 될지 암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대한민국의 부강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미래를 내다본 전면적인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그리고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는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면서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상의 드리
겠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 복귀에 "기회포착 최고" vs "열렬히 환영"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선언에 야권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돌아와서 원하는대로, 최선을 다해서 안 전 대표의 복귀와 안착을 지원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안 전 대표의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면서 "안철수 대표가 추구했던 새 정치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고, 한국 정치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권의 신적폐 정치를 심판하는 게 가장 중요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회의적인 입장도 있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분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다.
지금 보수 세력들이 황교안 리더십 평가를 봤고, 통합도 안 되고 하기 때문에 '아, 이때는 내가 나서야겠다' 하고 들
어오는 것이다.
냄새를 맡은 것"이라면서 "저는 안철수 대표가 복귀를 하건 안 하건 보수 대통합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마포을 지역위원장은 "단언컨데 안철수는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할거면 벌써 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그럴줄 알았다'는 말처럼 그는 여러번의 기회를 날렸다"고 일갈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안철수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라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참신한 안철수의 이미지는 온데간데 없고 아집과 독선, 이기주의 그리고 애매한 정체성의 실체를 드러내는 고집불통의 안철수만 남았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2012년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 기회를 스스로 날려 먹었다"면서 "단일화 이후 속시원히 지원유세도
하지 않고 선거날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 속좁은 행위가 그의 정치적 내리막 길의 시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현실이다.
이쪽 편도 아니고 저쪽 편도 아니고 다 내 편이라고 주장하다보면 아무도 내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정치는 그래서 매번 선택과 결단의 연속이다"라며 "국민들은 처음에 안철수가 미래를 담보해줄 메시아인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도 타락해가는 정치인이었고 아무편도 아닌 속빈 강정이었음을 이미 알아챘다"고 말했다.
◆ 안철수 복귀의 걸림돌은 '안철수 자신'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안철수 자신’이다.
그의 정치인생 8년은 ‘작은 성공, 큰 실패’의 연속이었다.
‘철수가 주특기’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진퇴를 반복했다.
새정치, 첫 깃발은 신선했다. 국민들의 지지율 또한 드높았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밀리고, 포기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박원순과 서울시장 단일화, 문재인과 대통령 후보 단일화, 국민의당 창당과 대선 출마, 바른미래당 창당에 이은 서울
시장 출마…. 통 큰 양보 뒤에 이어진 돌발행동은 그가 깨끗하게 승복한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했고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내는 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정치권이 그의 복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그의 가능성이다.
지난 대선 당시 킹크랩 프로그램을 이용한 드루킹 일당의 여론 조작 댓글작업에서 안 전 대표가 주요 타겟이 됐다는 것도 그가 인지도나 영향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바른미래당 '김경수·드루킹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지난해 2월 "김경수·드루킹 집단이 대선 지지율 경합이 치열했던 2017년 4월 한 달간 기계적 장치(킹크랩 프로그램)를 이용해 네이버에서 1초당 2.9회꼴로 총 757만번에 걸쳐 정치기사 6천572건의 댓글 11만7천800여개에 대한 공감·비공감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특위 위원장인 권은희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판결문 범죄일람표 분석 결과를 통해 "김경수·드루킹 일당은 선거에 유리한 댓글을 킹크랩 알고리즘으로 선별하고 공감·비공감을 반복적으로 클릭하는 수법을 통해 기사의 상단에 특정 댓글을 노출시키거나, 댓글 공감 수를 상승시켜 특정 기사가 포털 첫 면에 메인 기사로
노출되게 하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당 2.9회의 댓글 공감·비공감 클릭 조작으로 하루 평균 219개의 기사에 3천929개의 댓글을 국민 여론인 것처럼 베스트 댓글로 기사 상단에 노출되게 해 여론을 왜곡한 것"이라며 "당시 네이버 댓글 정책이 공감·비공감 개수가 많은 댓글이 기사 상단에 노출되도록 한 점을 악용한 조작 범죄"라고 했다.
그는 특히 "판결문 범죄일람표 분석 결과 김경수·드루킹 일당의 조작범죄는 기호 1번 문재인 후보와 기호 3번 안철수
후보에 전체 댓글의 55%가 집중됐다. 문 후보를 위해 안 후보 공격을 집중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문 후보에게는 긍정 댓글에 공감 클릭을 하고, 안 후보에게는 부정 댓글에 공감 클릭을 집중 조작해 특정 후보 죽이기 행태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공감 폭탄을 터트리고 그를 향한 악플을 쏟아낸 것은 그를 눌러야 민주당에 우세한 선거를 장담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7년 대선 당시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드루킹’ 김동원 씨는 2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일요서울 | 강하늘 기자] 정계개편으로 생존 활로를 모색하려는 정치 세력들의 정계 복귀 요구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침묵을 깨고 전격적으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안 전 의원이 4.15 총선을 100일여 앞두고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정계개편과 총선 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연 확장을 위해 중도에 상징성이 있는 안 전 의원까지 포함된 보수대통합을 꾀하려던 보수진영은 그가 복귀
이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년 6개월여 만에 정치적 휴지기를 끝내고 재기를 꿈꾸는 안철수의 새로운 도전이 또다시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아니면 미풍에 그칠 것인지는 이번 총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제2의 녹색 돌풍’이냐 ‘보수대통합 합류냐’ 安의 선택지는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정계 복귀 소식을 정치권에 알렸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가 3위로 패배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그해 9월 1년 체류 일정으로 독일 유학을 떠났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방문학자로 스탠퍼드대에 머물고 있다.
안 전 의원이 정계개편을 겨냥한 중도·보수진영의 러브콜에도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그가 총선이 끝난 이후 정계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총선 이전 복귀를 선택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강대강’ 극한 대치를 보이며 정치 혐오층을 더욱
확산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던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정계 복귀를 선택한 것이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지난 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보수세력들이 ‘황교안 리더십’ 평가를 받고 통합도
안 되고 하기 때문에 ‘이때는 내가 나서야겠다’ 하고 들어오는 거죠. 냄새를 맡은 것”이라며 “이분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라고 논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 패배한 안 전 의원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는 혹평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은 2016년 총선 때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38석을 획득해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만들었고 2017년
대선에서는 3위에 그치기는 했으나 21.4%를 얻어 득표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행보는 정계개편과 총선
판도에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철수, 정계 복귀 후 향후 시나리오 ‘넷’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정치권은 그가 향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 후 시나리오는 크게 ‘보수대통합에 합류’, ‘새로운보수당 합류’, ‘바른미래당 신장개업’,
‘제3지대 독자 신당 창당’ 등이 거론되고 있다.
보수대통합을 꿈꾸는 쪽에서는 안 전 의원이 합류해야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
안 전 의원이 결국 보수대통합에 합류한다면 귀국 후 일정 기간 독자행보를 하다 합류하는 방식과 새보수당 합류나
바른미래당 잔류, 제3지대 신당 창당 등을 시도하다 보수대통합에 합류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새해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
선언에 대한 입장과 통합 계획을 묻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에 함께하는 분들이 모여서 대한민국을 위해 싸워야 한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황 대표 쪽은 최근까지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을 두루 접촉하며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전 의원이 정계 복귀 선언문에서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 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밖에 없다”며 “낡은 정치와 기득권에 대한 과감한 청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한국당이 중심이 되는 보수대통합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안 전 의원 앞에는 새보수당 합류 카드도 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 안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출신들이끊임 없이 노선 갈등을 겪은 바 있고, 새보수당이 당명을 통해 당의 정체성이 보수당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중도를 표방해 온 안 전 의원이 함께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른정당계와 행보를 함께했던 안철수계도 새보수당 당명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었다.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3일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에 대해 “환영한다”면서 “2년 전 이 자리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개혁보수와 실용중도가 힘 합쳐서 잘 해보자는 그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정문헌 새보수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을 지지하는 중도층이 있기 때문에 보수 쪽으로 오면 보수가 영역을 확장하는 데 일조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안 전 의원의 선택이다”며 “안 전 의원이 어떤 행보를 하든 우리는 우리대로 보수개혁과 보수재건의 중심에 서겠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계속 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 노선 선택할 경우, 중도보수 분열은 심화
안철수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신장개업하거나 제3지대에서 새로운 독자 신당을 창당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일으킨 ‘제2의 녹색돌풍’을 시도할 수 있다.
최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안 전 의원이 독자 행보를 선택
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대안신당이나 민주평화당도 국민의당 분당 과정에서 쌓였던 앙금을 털고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안 전 의원의 바른미래당 신장개업을 가장 높게 점치기도 한다.
바른미래당 내에 여전히 안철수계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이 있기 때문에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신당 창당이라는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새로운 인물을 더 영입해 신장개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은 중도를 표방하기 때문에 보수통합 자체에 관심이 없다.
중도가 공간이 비어 있는데 그 공간을 비우고 보수통합으로 갈 이유가 뭐가 있나”라며 “창당을 하기에는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해 당명을 바꾸고 새로운 인물도 영입해서 갈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당권을 놓고 갈등을 겪을 경우 제3지대 독자 창당을 꾀할 가능성도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전 의원이 오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안 전 의원의 말을 들어
주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무조건 나간다’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고 안 전 의원 정계 복귀와 맞물려 자신의 대표직 사퇴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안 전 의원 측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안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 “안 전 의원이 돌아와서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각계각층과 만나서 본인의 역할에 대해서 상의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복귀 후 활동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대한민국 현실이 어려운 지경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기득권 정치세력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낡은 정치와 기득권을 청산해야 한다는 생각이 귀국 선언문에 있다”라며 사실상 한국당 중심의 보수대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 신장개업이나 신당 창당으로 독자 노선을 걸을 경우 보수진영에게는 독약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중도’라는 상징성이 있는 안 전 의원이 보수대통합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을 이루더라도
‘도로 새누리당’에 불과해 국민적 호응을 얻기 어렵다. 총선을 앞두고 안 전 의원까지 독자 행보를 하며 공간 확보에
나설 경우 중도보수의 분열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철수 시대 끝나” vs “수도권 선거에 영향 미칠 것”
이런 가운데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 복귀가 태풍을 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인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린다.
안 전 의원이 이미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국민의당 분당 과정 등에서 정치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면서 참신성을
상실한 만큼 파장이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총선을 앞둔 복귀 시점의 의도가 뻔히 보이지만 이제 안철수의 시대는 끝났고, 실패한 정치인으로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과거처럼 강하지는 않겠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수도권 선거에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여도 야도 모두 싫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중도·진보의 표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이들은 회견문에서 "2년 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으나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지난 2년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패한 점, 참으로 송구스럽다"고 했다.
또 "앞으로는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지 근본을 지키겠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살아 있는 나라, 경제와 인구가 다시 성장하는 나라, 누구도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안보가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무너진 보수를 근본부터 재건해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대체
하겠다"고도 했다.
유 의원은 이날 기
자회견 직후 함께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던 안철수 전 의원 정계 복귀 관련 질문에 "환영한다"면서도
"2년 전 '개혁 보수와 실용 중도가 힘 합쳐 잘해보자'는 그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안 전 의원과 연락을 주고받았었냐'고 묻자 "지난해 10월 초와 11월 말 같이하자는 이야기를 문자로 드렸는데 답을
못 받은 게 지금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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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 전 의원, 지역위원장들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출처] - 국민일보 [
안철수 복귀와 막 오른 총선
마감 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 뉴스가 터져나왔다.
해외에서 머물던 안 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의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
되고 있다”면서 귀국 후 ‘독자 행보’를 예고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패배한 후 1년 반 만에 정치 일선 복귀와 총선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선거에서 패한 정치인들은 ‘항상’ 돌아온다.
제 취재 경험으로 볼 때도 선거에서 패한 후 바로 정계은퇴를 해버리는정치인들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특히 ‘용꿈’을 한 번이라도 꾼 정치인들은 절대로 정치판을 쉽게 떠나지 못한다.
해외에 머물던 거물 정치인들이 돌아온다는 것은 드디어 선거 시즌이 시작됐다는 뜻이기도 한다.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대표 뉴스를 보면서 지난 대선 기간 부산 해운대에서 그를 단독 인터뷰한 기억이 났다. 당시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 1위 문재인 후보를 맹추격 중이었다.
목소리 톤까지 걸걸하게 바꿔 화제가 됐던 그는 바닷가 커피숍에서 만나 “곧 2강 구도로 간다”며 자신의 승리를 확신
했다. 당시 인터뷰를 다시 읽어보니 그의 ‘계파정치 망국론’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 “친문(親文) 패권세력의 집권을 막는 것이 그만큼 절박하고 그걸 해낼 수 있는 게 나뿐이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계파 패권세력에 다시 나라를 맡겨서는 안 된다.
계파 패권세력이 뭔가. 끼리끼리 나눠 먹는 것 아닌가.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박근혜의 문제 플러스 계파정치 때문이었다.
자기들끼리 나눠 먹으면서 인재를 골고루 등용하지 않고 무능한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니까 나라가 이 꼴이 된 게 아닌가.
계파 패권정치의 끝은 무능하고 부패한 정
권이다.
다시 한번 나라를 계파 패권세력에 맡기면 우리는 남미처럼 추락한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권의 현 상황을 떠올리면 나름 선견지명이 있는 분석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앞날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했다.
그는 인터뷰 며칠 후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내가 MB 아바타냐”란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며 추락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는 자신을 MB 아바타로 몰아세운 드루킹의 댓글부대들을 지금도 원망할지 모른다.
그 원망이 깊을수록 그가 정치판을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큰 꿈을 꾸는 정치인들이 가장 고민하는 대목은 복귀의 타이밍이다.
가능하면 주목을 받으며 불쑥 정치판에 다시 나타나 판세를 한 번에 휘어잡기를 꿈꾼다.
이른바 ‘메시아 코드’도 자주 언급된다.
어지러운 세상을 구할 거물 정치인의 복귀라는 외투를 걸치고 나타나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스스로의 조급증과 주변의 잘못된 조언 등으로 타이밍을 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 안철수 전 대표가 과연 적절한 타이밍에 돌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것이다. 지
난 지방선거 때 맥없이 패배한 그를 보면서 아예 기대를 접은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놓고 ‘안철수 정계 복귀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를 장황하게 늘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의 복귀가 총선의 주요 변수가 된 건 분명해 보인다.
유독 변수가 많은 이번 총선에 또 다른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출렁이는 민심이 결국 누구를 덮칠지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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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의원이 지난해 9월29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