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서신을 손에 쥐고 있다. [뉴시스]](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e/26/a1/0f/5e26a10f1658d2738de6.jpg)
지난해 1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서신을 손에 쥐고 있다.
[뉴시스]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는 기대감이 묻어났다. 평창 동계 올림픽부터 시작해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응집한 북미 간의 중재 노력이 비로소 2차 북미 회담을 통해 결실을 맺을 시점에 임박해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영변 핵폐기’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북미 간의 협상을 중재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지난해 2월 베트남에서 진행된 북미 간 하노이 회담은 결국 빈손으로 끝났고, 당일까지도 청와대는 결렬의 가능성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향하는 미국 내부의 폭로전을 의식했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손에 들린 ‘노란 봉투’는 회담 결렬의 단초를 제공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렇게 끝나서는 안되는 회담이었다”고 몇 번이고 말했다.
2차 북미 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남북 철도 협력을 비롯해 김 위원장 답방을 추진하던 문 대통령의 구상도 어그러졌다. 북한은 마치 하노이 회담 결렬이 우리 탓이라는 식으로 문 대통령의 거듭된 유화책에도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 대소할 노릇”이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남북 관계는 다시 싸늘하게 식어 냉각기로 돌아가는 듯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0일부터 일기예보에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를
포함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사업인 양덕온천관광지구는 지난 10일 첫
영업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그 직후 진행된 브리핑에서는
그런 청와대의 의중을 읽을 수 있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에 대북 제재 완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 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측은 “저희도 주목
하고 있고,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굉장히 엄중한 시점에 있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국제적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제재 완화안을 청와대가 ‘주목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 자체가 예상을 뛰어넘는 발언이었다.
강력한 대북 제재 유지를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면 우방으로서 다소 위험을 감수한 발언일 수 도 있었다.
청와대는 아울러 “싱가포르 합의사항이 북미 간에 동시적, 병행적 이행되어야 한다는 것에 저희도 공감하고 있다”고도 밝히며, 북한의 영변 핵 폐기와 제재 완화가 동시 병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중러의 입장에 공감을 표했다.
이후 더 확실한 변화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문 대통령의 신년합동인사회 연설과 신년 기자회견이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북 개별 관광은 그 새로운 행동의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는 북-미 대화만 쳐다보고 있지 않겠다.
개별관광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 충분히 모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 통일부 등 주무부처 장관들이 “개별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와 무관하다”며 적극적인 추진의사를 밝혔다.
통일부는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 개성 지역 방문 △제3국을 통한 한국민의 북한 지역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 등 구체적인 관광 형태까지 내놓았다.
문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사태를 겪으며 한미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진 미국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직접 나서서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며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청와대가 이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바로 받아쳤으나, 앞으로 어디서 갈등이 다시 표출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
입니다’에 전화통화로 새해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설 연휴 이후 본격화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행보는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에 성패가 달린 것
으로 보인다.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별관광이 가능하다 해도, 우리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미국을 배제한 체 독자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여전히 힘든 구조다.
미국 조야의 여론도 문제지만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관광으로 북한을 달래고 있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북한의 반응은 한미 관계에도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새로 개장한 양덕온천관광지구를 언급하며 설을 맞아 “말 그대로 사람사태가 났다”, “가는 곳마다 초만원”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위스 유학생 출신인 김 위원장이 관광 사업에 역점을 뒀던 점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의 갑작스런 제안에 대한 북한의 생각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북한은 아직도 우리의 개별 관광 제안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국민들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서도 “북녘에 고향을 두고 온 분들이 더 늦기 전에 가족과 함께하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문 대통령의 발언 곳곳에는 남북 협력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묻어난다.
문 대통령의 새로운 ‘행동’과 미국의 ‘우려’ 북한의 ‘계산’ 사이에서 한반도는 새로운 정세를 맞고 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서울경제,
지난해 1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낸 서신을 손에 쥐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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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실내체육관 에서 열린 포항 규제자유특구 GS건설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0.01.09. since1999@newsis.com |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선거 유세지인 오하이오로 떠나기 위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전용 헬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에게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공격에 따른 대이란 추가 제재를 승인해 이미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0.01.10. |
▲ 15일 오후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제8회 한국국가전략연구원-미국
브루킹스연구소 국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 연합뉴스
"트럼프, 대선 유리하다면 김정은 만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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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외교부가 14일(현지시각) 북미가 대화를 위한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혀 북미협상 재개에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전문가들이 올해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자제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핵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국가전략연구원·브루킹스연구소의 '제8회 KRINS-Brookings
공동국제회의'에 참석한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주목해 2020년에 펼쳐질
북미 협상을 예측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문제가 김정은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인식한다"
라며 "(북미 정상의 사이가 여전히 좋다고 믿기 때문에) 3차 북미정상회담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집권 3년 차인 트럼프는 자유롭고, 무모하며, 허약한 관료들과 예스맨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의 충동적인 성향이 외교정책에 반영되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현재) 북미 관계가 어떻게 안정되느냐는 지도자 개인에게 달렸다, 2020년은 좀 더 불확실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연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미국이 추가 제재를 하지 않은 건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
그는 "2019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소한 그 관계를 가능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라며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관계 때문에) 북한을 향한 추가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국제어문학부)도 3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긍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이슈를 대선국면에 활용할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3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에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면 김정은을 만나려 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북한의
요구를 다 들어주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입장을 반영한 스몰딜 정도의 합의를 볼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경제 등 국내 정치의 업적 외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안보 이슈를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하며, 중동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 평화를 안보 업적으로 내세우고 싶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북미협상 재개' 기대감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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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의 주장처럼 올해 들어 미국은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월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행정부의 수장들이 나서서 유화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맞이해 친서를 보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2020년 북미 협상'에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13일 한 강연에서 올해 북한과 관계개선 전망을 낙관했다. 북미 사이에 여전히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안보위험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북한에 위협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미국)는 성공적인 2020년을 갖길 희망한다, 이는 미국을 위해 좋은 일일 것이다,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북미 정상의 만남이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2019년) 12월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서 "북미 간의 실무협상과 3차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동행동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승리의 해'라는 새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캡쳐된 화면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01.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