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중국 신종코로나 확산세 연일 최고치..하루새 사망 46명 늘어

도토리 깍지 2020. 2. 2. 10:16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주간시흥




우한폐렴 환자 치료하는 의료진 (우한 로이터=연합뉴스) 2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우한대학 부속 중난병원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leekm@yna.co.kr





중국 신종코로나 확산세 연일 최고치..하루새 사망 46명 늘어



확진자 2천102명 증가..누적 사망 259명·확진 1만1천791명
연휴 2일 종료지만 대이동 우려에 기업에 10일부터 정상근무 권고
우한 최고지도부 "부끄럽다"..중국군 총력 투입·긴급병원 건설 박차







(베이징·선양=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과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확진자가 1만2천명에 육박하는 등 확산 가속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중국 정부의 총력 대응에도 당분간 확산 추세를 막기 어렵지 않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필수 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에 오는 10일부터 정상 근무를 권고하는 등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대규모 귀경에 따른 신종 코로나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신종 코로나 확진자 1만2천명 육박…"환자 폭증 추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1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1천791명, 사망자는

 259명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2천102명, 사망자는 46명 늘어난 것이다.

일일 확진자와 사망자는 모두 지난달 20일 위건위가 공식으로 통계를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신종코로나 환자 수용할 중국 훠선산 병원 건설 현장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발병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훠선산 병원 건설 현장을 28일 촬영한 항공 사진. 이 병원은 우한 폐렴 환자가 급증하자 이들을 수용·격리하기 위해 우한시가 급조해 만들고 있는 응급 시설이다. ymarshal@yna.co.kr


신종코로나 환자 수용할 중국 훠선산 병원 건설 현장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발병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훠선산 병원 건설 현장을 28일 촬영한 항공 사진.



 ymarshal@yna.co.kr        



  

이들 확진자들 중에 고령이거나 합병증이 있을 경우 사망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희생자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보건 관계자는 "오늘 수치를 보면 신종 코로나의 환자가 폭증 추세라는 점을 알 수 있다"면서 "의심 환자, 위중 환자도 많아 앞으로도 확진자와 사망자 수치는 계속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발병지인 우한(武漢)을 포함한 후베이(湖北)성은 하루 만에 확진자가 1천347명, 사망자는 45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후베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7천153명, 사망자는 24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우한의 사망자만 192명에

 달했다.


1일 0시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 가운데 1천795명이 중태며 243명은 완치 후 퇴원했다. 의심 환자는

1만7천988명이다.

현재까지 확진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수는 13만6천987명이며 이 가운데 11만8천478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홍콩에서 13명, 마카오에서 7명, 대만에서 1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해외 확진자는 태국 19명, 일본 17명, 싱가포르 16명, 한국 12명, 호주 9명, 말레이시아 8명, 독일 7명, 미국·프랑스 6명, 베트남 5명, UAE 4명, 캐나다 3명, 이탈리아·러시아·영국 2명, 네팔·스리랑카·핀란드·필리핀·인도·스웨덴·캄보디아

1명이다.


인터넷플랫폼 바이두(白度)의 질병 현황 집계에 따르면 1일 오후 11시 39분(현지시간) 기준 중국 전역의 확진자는

 1만1천901명으로 늘어났고, 사망자 수는 변함없는 상황이다.


◇ 우한 최고 지도부 반성 속 귀경 대이동 대비 총력전

신종 코로나가 중국 전역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지면서 중국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발병지 우한의 최고 지도부가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마궈창(馬國强) 중국공산당 우한시위원회 서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부끄러우며 자책하는 중"

이라면서 "조금 일찍 현재와 같은 통제 조처를 내렸다면 결과는 지금보다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마스크 쓰고 귀향길에 오르는 베이징 시민들 (베이징 AFP=연합뉴스) 춘제를 맞은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시민들이 21일 마스크를 쓰고 철도역에 나와 귀향길에 오르고 있다. jsmoon@yna.co.kr


마스크 쓰고 귀향길에 오르는 베이징 시민들 (베이징 AFP=연합뉴스) 춘제를

맞은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시민들이 21일 마스크를 쓰고 철도역에 나와

귀향길에 오르고 있다.


jsmoon@yna.co.kr          






마 당서기는 "태국에서 환자가 발생한 1월 12∼13일 봉쇄 조처를 내렸다면 현재 같은 상황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대이동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입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철도역, 항공기, 공항 등에 대한 통풍 및 소독 작업을 보다 엄격히 하고 교통 분야 위생 검역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발병지인 우한이나 후베이성으로 통하는 교통망은 봉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모든 역사의 출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해 발열자가 발견되면 즉시 현지 보건 부처로 이송하기로 했다.

열차에서 발열자가 나타나면 가장 가까운 역으로 옮긴 뒤 바로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열차와 역사의 소독 및 통풍을 강화하며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의 경우 소독 횟수를 최대치로 늘리고 지방 정부들과

협조해 열차 내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면밀히 추적하기로 했다.


중국 민항국 또한 항공기를 통한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운항 중 통풍량과 소독 횟수를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우한 폐렴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긴급 예산 3억위안(약 505억원)을 투입해 건설 중인 훠선산(火神山) 병원과 레이선산(雷神山) 병원에서 사용할 전기 공급 공사도 마무리되는 등 후속 지원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신종코로나 저지전에 중국군을 선봉대 및 돌격대로 총력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각급

 군부대 지휘관들에 솔선수범해 역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베이징(北京)을 포함한 주요 지방 정부들은 필수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에 대해 오는 10일부터 정상 근무에 들어갈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춘제 연휴가 끝나는 2월 2일 이후 재량으로 직원들을 추가로 쉬게 하거나 재택 근무 등을 시킬

예정이다.

후베이성 정부는 춘제 연휴를 13일까지로 재연장하고, 각급 학교의 개학 시기도 늦추기로 결정했다.





춘제 당일인 지난달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슈퍼마켓 [AP=연합뉴스]


춘제 당일인 지난달 25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슈퍼마켓


 [AP=연합뉴스]          




◇의료물자 확보 '총력전'…대소변 통한 전염 가능성 제기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마스크를 비롯한 보호장비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중국은 의료물자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上海) 지역 마스크 제조업체들의 경우 지난달 25일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40만개였지만 공장 가동을 늘리면서 현재는 150만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이 지난달 24~30일 일주일간 수입한 마스크가 5천622만여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의 통화에서 "EU가 상업적 채널을

통해 중국이 EU 회원국들로부터 의료물자를 긴급히구매하는 데 필요한 편의를 제공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선 현장의 의료진들은 여전히 방호물품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상에서는 기부된 마스크 중 일부가 질병 대처와 무관한 병원에 전달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이를 분배한 후베이성 적십자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마스크를 쓴 아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마스크를 쓴 아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편 그동안 신종코로나가 환자의 비말(침,분비물)을 통해서 전염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대소변을 통한 전염 가능성까지 제기돼 비상이 걸렸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제3 인민병원이 "병원 간질환 연구소가 신형코로나 확진 환자의 대소변으로 진행한 검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리보핵산(RNA)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대소변에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쓰는 것과 동시에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중국 우한의 병원 입구에서 청소 중인 직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우한의 병원 입구에서 청소 중인 직원 [A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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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검역 관계자들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항공편으로 돌아온 교민들의 검역 마친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2020.1.3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31일 오전 검역 관계자들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항공편으로 돌아온 교민들의 검역

마친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2020.1.31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중국發 역병의 역사

박영서 논설위원


중국에서 인간과 바이러스의 전쟁이 또 시작됐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다.

 발원지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라 '우한 폐렴'으로 불린다.

따지고보면 중국의 역사는 '역병(疫病)과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수천년 동안 중국은 주기적으로 수해, 가뭄 등의 천재를 겪었다. 가뭄과 수해가 끝나면 큰 역병이 발생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왕조까지 교체됐다.  
 
역병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갑골문(甲骨文)에 남아있다.

'병'(病)자와 '질'(疾)자는 기원전 13세기 상(商)왕조 시기 남겨진 갑골문에서 처음 출현했다.

갑골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이 시대 역병은 약 16~20 종류다. 주(周)나라 때부터 역사책에는 '대역'(大疫·역병의

 대유행)이란 글자가 자주 나오기 시작한다.


수(隋) 양제(煬帝) 말기부터 당(唐)나라 초기까지 약 40년 동안 7차례나 역병이 대유행했다.

이런 상황에도 수 양제는 무리하게 고구려 원정에 나섰다가 실패했고 이는 왕조 교체로 이어졌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라는 흑사병(페스트)이 중국 대륙이 발원지라는 설이 있다.

 흑사병은 14세기 유럽을 강타해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하지만 그 전에 이미 남송(南宋)에서

 대유행했다. 당시 남송은 몽골군과 전쟁중이었다.


이때 몽골군의 최고지휘관 뭉케 칸이 병사했다. 사천(四川) 지역에서 남송 군대와 싸우는 동안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 칭기스칸의 손자이자 4대 칸 뭉케가 급사하면서 전쟁은 중단됐다.

이후 몽골군의 원정을 통해 페스트는 서아시아,크림반도, 베네치아, 북알프스를 거쳐 전 유럽에 퍼졌다. 

명(明)나라 말기 만력제(萬曆帝)와 숭정제(崇禎帝) 때에는 화북(華北)지역에서 전염병이 창궐했다.

 주로 천연두나 흑사병이었다.

 대기근 후에 발생한 역병이었다.

 사망자가 속출했다.


 당시 1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민들은 반란세력이 됐고 명나라 멸망의 주요인이 됐다.

 청(淸)나라 광서제(光緖帝) 때인 1880년 광둥(廣東)성과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일대에서 콜레라가 크게 번졌다.

이듬해인 1881년에는 베이징(北京)까지 북상하면서 숱한 사람들이 죽었다.  








[송태엽의 세상읽기] 우리는 ‘질병 X’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을까


▲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역병은 기승을 부렸다.

 1918년 전 세계에서 맹위를 떨친 '스페인 독감'은 중국에서 퍼졌다는 주장이 있다.

 1917년 중국 남방지역에서 발생한 독감이 뱃길을 따라 아시아,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에서 최소한 2000만명이 숨졌다.

 스페인이 독감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아니었지만 스페인 언론이 이 독감을 관심있게 다루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에서는 '무오년 독감(戊午年 毒感)'이라고 불렸다. 

1957년 아시아를 강타해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아시아 독감'도 발원지가 중국 남부로 추정된다.

1968년 겨울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홍콩 독감'은 중국에서 첫 발병자가 나타났고 이후 70만명 이상이 숨졌다.

 2003년에는 사스, 2010년에는 조류독감, 지난해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중국을 휩쓴 뒤 주변 국가로 퍼져나갔다.  

이번에는 우한 폐렴이 등장해 중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나서 역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시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우한 폐렴은 악마이고, 우리는 악마가 활개치고 다니게 놔두지 않겠다"면서 "내가 직접 지휘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역병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다.

현재에도 존재한다. 중국 역사에선 이같은 역병을 막지못해 궁극적으로 정치 권력이 붕괴되는 사례는 흔하다.

 이것은 정치권력이 전염병과의 전쟁에 얼마나 열성적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박영서 논설위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송태엽의 세상읽기] 우리는 ‘질병 X’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을까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50대 환자가 25일 폐렴 검사를 받고 있다.  우한 |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에서 50대 환자가 25일 폐렴 검사를 받고 있다.  


우한 | 로이터연합뉴스




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중·미 질병통제 시스템은




전염병 전문 스타 과학자도 속수무책이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그렇게 데었는데도 여전히 중국의 전염병 대응 능력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우한에서 시작된 폐렴 사태가 그대로 보여줬다.


전염병이 순식간에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시대에, 중국의 질병 통제 역량은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행정당국에 맡겨져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CDC)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지난해 12월 31일 폐렴 환자가 처음 확인되고 사흘만에 변종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에 성공했다.


 “CCDC가 중국 내에서 신종 전염병 바이러스 분리에 처음 성공했으며 곧바로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하지만 사스 때와 비교해 대응체계가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이후 중국 전역으로 퍼지고 주변국들로 확산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베이징 중앙정부의 안일한 판단 탓이 컸지만 CCDC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중국은 국무원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담당하는 관료급 기구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산하에 미국 질병통제예방

센터(CDC)를 본뜬 CCDC를 만들었다.


 위건위 산하에는 CCDC와 국가의료보장국이 있는데, 의료보장국은 건강보험 관리를 맡는 기구이고 CCDC가 질병 연구와 통제의 주축이다. CCDC는 산하에 11개 연구기관을 두고 있고 전염병 대응 등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연구소·국립센터 12곳의 관리를 맡고 있다.


출범한 지 몇 년 안 됐을 때인 2002~2003년 사스 대란이 일어나면서 이 기구는 한 차례 시험대에 부딪쳤다.

 평가는 형편없었다.

 초반 대응에 실패했다는 안팎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후 2004년 감염성질환·공중보건비상사태 보고시스템을 띄웠고

 2005년에는 전염병담당국을 신설해 대응체계 개선에 나섰다.


CCDC를 이끄는 가오푸(高福·58)는 베이징농업대학을 졸업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은 전염병·면역학 전문가다.

옥스퍼드와 미국 하버드대, 캐나다 캘거리대 등에서 강의해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2004년 귀국한 뒤로 중국과학원에서 일하다 2011년 CCDC에 합류했다.

2012년 개도국 과학자들에게 주는 TWAS 과학상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지역사회에 기여한 이들에게 수여하는 니케이아시아상도 받았다.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CDC) 소장.  CCDC 웹사이트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CCDC) 소장.  


CCDC 웹사이트




그의 주전공은 조류 바이러스의 이종간 전염이다.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동물 간 전염을 밝혀낸 인물이었으며 사스와 H7N9 조류독감 바이러스 연구서도 펴냈다. 2

014년 에볼라 사태 때에는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 두 달 동안 체류하면서 중국 과학자들의 현장연구를 진두지휘, 미국과학원이 전염병과 싸운 “영웅”으로 칭송하기도 했다. 가오푸는 2017년 CCDC의 소장으로 임명됐다.


공중보건의 여러 분야 중에 전염병 전문가가 이 기구를 맡은 것은 사스, 신종플루, 조류독감 등을 거치며 중국에서도

글로벌 전염병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가오푸의 전문성조차 불투명하고 권위적인 행정체계에서는 빛을 발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들은 “이번 폐렴은 사스처럼 환자 사망률이 높지 않고 전염 위험도 적다”며 파장을

 진화시키기 위한 기사들을 줄줄이 내놨다.

당시 언론들에 인용된 CCDC의 전염병 전문가는 “사스 때에는 외국 전문가들이 석달 만에 바이러스를 발견했는데

이번엔 우리 힘으로 발견했다”며 성과 홍보에 치중했다.


중국 행정당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보여준 것이었다.

중앙정부의 안일한 판단 속에 CCDC의 전국적 비상조치도 늦어졌다.

전국 센터의 실무팀을 동원해 통제에 나선 것은 지난 20일 무렵으로 알려졌다.







27일 프랑스 파리 근교 루아시 공항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파리 | EPA연합뉴스



27일 프랑스 파리 근교 루아시 공항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고 있다.  


파리 | EPA연합뉴스




가오푸는 22일 기자회견에  “이번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발표한 CCDC 조사보고서에서 이번 폐렴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박쥐일 가능성이 지적됐음에도,

당국은 27일에야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시켰다. 사


스 때에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주석이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에야 당과 관료들이 움직였듯이, 이번에도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단호하게 확산을 억제하라”고 지시한 후부터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들이 취소되고 전면적인 통제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 폐렴 사망자는 벌써 100명을 넘어섰다.


CCDC의 역사가 짧고 중국 인구규모에 비해 인력도 부족한 것 또한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다.

이 기구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직원은 2120명이고 그중 연구·전문직은 1876명이다. 예산은 공개되지

 않았다.


반면 세계 전염병 통제의 기준이 되는 미국 CDC는 1946년 창립돼 70여년 역사를 갖고 있다.

직원은 약 1만1000명이며 내년 예산은 66억달러(약 7조8000억원)로 잡혀 있다.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에서 27일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다.  뉴욕 | EPA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차이나타운에서 27일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다.  


뉴욕 | EPA연합뉴스




미 CDC는 출범 초기인 1951년 ‘전염병정보서비스(EIS)’를 만들었는데, 당시 시대적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생물학 무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에 그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인데, 결과적으로 21세기에 맞는 글로벌 전염병 대응시스템을 구축한 셈이 됐다.


탄저병, 한타바이러스, 에볼라 위기 등에서 활약해온 EIS 역학조사관들은 ‘질병탐정(disease detectives)’이라 불린다. 애틀랜타의 CDC 본부에서 한 달 동안 교육받고 2년간 현장에서 실전경험을 쌓으며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밖에도 CDC는 천연두와 홍역에서부터 독감, 에볼라까지 400여종의 전염병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 간 협력도 강점 중 하나다. CDC 웹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60여개국에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등 ‘3대 전염병’과 함께 글로벌면역과(GID)를 두고 전염병 확산에 대응한다.

유럽은 국가마다 질병관리센터가 있지만 사스 이후 유럽연합(EU) 차원에2005년 유럽질병통제센터(ECDC)를 만들었다.


 회원국마다 담당기관이 있기 때문에 스웨덴 스톡홀름의 ECDC 본부에는 직원 300명만 두고 있다. 연간 예산은 500만

유로(약 65억원) 정도이며, 전염병이 퍼질 때마다 확산·예방정보를 공유하는 데에 주력한다.









구정은 경향신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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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식 트레일러 캡처









전시같은 中 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적십자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지난 25일 환자를 실어 나르고 있다.


 우한=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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