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종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맞대결이 성사
됨에 따라 종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에서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vs 황교안 ‘정치 1번지’ 종로 빅매치… 총선 판도 가른다
黃, 긴급 회견 열어 종로 출마 선언
‘예비 대선’ 현실화… 민주당도 긴장 역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장고 끝 선택은 결국 ‘종로’였다.
황 대표가 4ㆍ15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7일 전격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명실상부 이번 21대 총선 최대 승부처다.
종로 혈투는 2022년 대선주자 지지도 1, 2위를 다투는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의 정치적 운명뿐 아니라 원내 1당을 노리는 민주당과 한국당에도 자존심이 걸린 승부다.
윤보선 노무현 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을 셋이나 배출한 종로는 ‘정치 1번지’라 불릴 정도로 상징성이 큰 지역구다.
이 선거구 승패가 전체 총선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대선 전초전’과도 같은 종로 선거 결과에 따라 2년 뒤 치러질 대선 지형도 요동칠 공산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왼쪽)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15
총선에서 '대한민국 정치1번지' 종로를 무대로 맞붙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황 대표의 종로 출마 발표는 전격적이었다.
당초 7일 전체회의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던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6일 밤 돌연 10일로
회의를 연기하면서, 황 대표가 ‘종로 출마, 다른 수도권 지역 출마, 불출마’란 세 가지 선택지를 놓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탓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출마지를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에 당 안팎에선 ‘리더십 위기’를 넘어 ‘총선 필패’ 우려까지 커졌다.
그의 거취 정리가 늦어질수록 당내 인적 쇄신 동력이 떨어지고, 총선 판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황 대표는 결국 정면돌파를 택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종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다”며 “자랑스러운 종로를 반드시 무능정권, 부패정권 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
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무능정권,
부패정권, 오만정권의 심장에 국민 이름으로 성난 민심의 칼을 꽂겠다.
대한민국의 찬란한 성공신화를 무너뜨리는 문 정권의 역주행 폭주를 최선봉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겠다”고 했다.
돌고 돌아 황 대표를 상대로 맞이하게 된 이 전 총리는 황 대표 출마 선언 후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짧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총리 측은 “예비대선을 치르게 됐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 시대의 갈등과 분열을 서로 정리해 보면
좋겠다”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4·15 총선에서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들어 황 대표 주변에서는 종로보다 당선 가능성이 큰 곳으로 가거나, 아예 불출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종로에서 패배라도 할 경우 대선주자로서 입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특히 이 전 총리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황 대표를 향해 ‘올 테면 와봐라’라고 자극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민주당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말려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출마를 선언하려면 이 전 총리보다 먼저 했어야 하는데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는 말도 나왔다.
황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것 같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종로 출마가 이 정권의 나쁜 프레임에 걸려드는 것이라 걱정하는 분이 많은 것을 잘 안다”며
“그러나 종로 선거는 개인 후보 간 대결이 아니다.
나라를 망친 문 정권과 이 정권을 심판할 미래 세력의 결전”이라고 했다.
사전 배포된 기자회견문 초안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종로 빅매치를 한국당의 ‘정권 심판론’ 상징으로 삼겠다는 각오였다.
황 대표의 결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황 대표가 패배를 우려해 종로를 피했다면 중진급 험지 차출은 물론, 대구ㆍ경북(TK) 등 강세 지역 물갈이에 제동이 걸려 한국당 총선 전략이 흐트러질 게 분명했다.
또 선거 기간 내내 따라붙게 될 ‘겁쟁이’ 프레임이 전체 판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종로에 출마하지 않았다면 황 대표는 리더십이 붕괴되고, 황 대표에게 종로 출마를 권한 공관위가 초반부터 권위를 상실해 공천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지만 이제라도 바로잡아
다행”이라고 했다.
지난 1월 6일 당시 이낙연(오른쪽)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서 만나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출마 발표 시기나 현재 스코어 모두 일단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도전장을 낸 모양새다.
S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종로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총리 지지율은 53.2%로, 황 대표(26.0%)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종로는 평창동, 삼청동 등 부촌이 속해있어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됐지만 정세균 국무총리가 승리한 2012년 19대 총선부터는 줄곧 민주당 계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긴 2012년 대선 때도 종로만큼은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득표율이 51.4%에 달했다.
가장 최근 전국 단위 선거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64.3%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럼에도 보수층이 황 대표에게 결집하고, 총선 전 중도ㆍ보수통합이 성사돼 중도층까지 흡수할 땐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게 한국당의 기대다.
그간 황 대표와의 승부에 자신만만해했던 민주당도 이날 막상 맞대결이 현실화하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당 관계자는 “이미 출마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면서 종로에 걸맞은 지도자, 대선주자로서의 품위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니냐”면서도 “황 대표가 여론의 적잖은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8년만의 문재인vs박근혜 '대리전'
종로, 이낙연-황교안 빅매치 성사
문재인·박근혜 정부 2인자 맞대결
2022년 20대 대선 전초전
[파이낸셜뉴스]
#1. "패배를 인정한다.
하지만 저의 실패이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가 아니다" 2012년 12월 19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대선패배 기자회견.
#2.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대통령이 되겠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당선 메시지.
지난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총선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각각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정권 2인자인 국무총리를 지냈다.
때문에 이번 종로 빅매치는 8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검승부를 펼쳤던 '18대 대선 리턴매치'
성격을 띤다.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를 노리는 양 진영과 두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총결집에 나섰다는 점도 2012년
대선 당시와 유사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1.55%, 문 대통령은 48.02%를 득표했다.
3.53%포인트로 승부는 갈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2년7개월 간 재임하며 정부 주요 정책 실행을 주도했다.
뉴시스
■문재인vs박근혜 대리전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였다. 그
는 박 전 대통령의 보수적 국가관을 그대로 보여준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았다.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이석기 내란 선동 사건수사와 통합진보당 해산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해당 사건들에 대한 정부 대리인을 맡아 직접 변론도 진행했다.
국무총리 취임 후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았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첫 번째 국무총리'다.
그는 총 2년7개월 동안 국무총리로 재직하며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당이 제시한 개헌안을 평가하며 "이런 식으로 국회가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면 이낙연 총리처럼 좋은 분을 우리가 모실 수 있을까"라며 깊은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 전 총리 역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도입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파상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1번지 종로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을 치루게 된 두 사람의 어깨는 무겁다.
두 사람의 승부 자체가 2012년 대선과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을 연결하는 역사적 대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6월 18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가 국무총리
임명장 수여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22년 대선 예고편
더불어 이번 종로 빅매치는 2022년 예정된 20대 대선 전초전이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유력 대선 주자다.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종로는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다.
1987년 이후 치러진 8번의 총선에서 16대 국회 재보궐 선거(노무현)와 19·20대 총선(정세균)을 제외하곤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정치 1번지 답게 지역구 국회의원 중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3명의 대통령도 배출했다.
2000년 4·13 총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맞대결해 이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종로의 상징성과 역대 선거 결과, 지역 색채를 고려했을 때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모두 총선 결과에 따라 대권행보에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까진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종로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와 맞대결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신사적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날렸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무능정권, 부패정권,
오만정권의 심장에 국민 이름으로 성난 민심의 칼을 꽂겠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21대 총선이 67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두 사람의 총력전이 시작됐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대표하는 두 사람 중
누가 승리할지 지켜볼 일이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종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갖고 있다.
윤창원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귀성인사 후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당에서 제안한
공동선대위원장직과 서울 종로 출마를 "영광과 책임으로 떠안겠다"라고 밝혔다.
윤창원기자
정치1번지 종로, 당선되면 '탄탄대로' 낙선하면 '첩첩산중'
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거쳐간 곳..낙마하면 정치적 타격도 커
이낙연·황교안 맞대결 성사..결과 따라 대선구도도 달라질 듯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대권 주자들이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맞대결을 벌이면서 총선
결과가 향후 대선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종로는 서울 내 지역구 중에서도 정치적 상징성이 큰 곳으로 과거부터 대선주자, 유력 정치인들이 거쳐간 지역구다.
특히 이곳에서만 3명의 대통령이 배출돼 정치적 무게감은 더 크다.
윤보선 전 대통령은 종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996년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나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이 전 대통령과 맞붙었다 낙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이 선거법 위반으로 스스로
사퇴한 뒤 보궐선거에 재도전해 종로구를 탈환한 바 있다.
이들 3명의 대통령이 종로에서의 당선 경험을 발판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만큼 당선이 곧 성공 가도로 이어진다는 것이 공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고향인 전북 진안 지역구를 떠나 종로에서 당선된 뒤 정치인생의 2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이낙연 전 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 한 가게에서 총리시절 시장 방문
당시 찍은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종로 출마 제안과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락했다.
2020.1.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반대로 종로구에서의 낙선은 정치인생을 흔들 만큼의 파괴력도 있다.
18대 총선이 있던 지난 2008년 야권 통합을 이끌고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현 바른미래당 대표는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참패하고 종로구에서도 낙선하면서 6개월여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고 강원도 춘천에서 칩거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종로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정 총리에게 패배하고
당내에서의 입지가 좁아졌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중 누가 총선에서 승리하냐에 따라 이들의 대권가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선주자 지지도 1·2위인 이 전 총리와 황 대표가 정면대결을 펼치는 만큼 종로에서 패배하는 쪽은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분위기만을 보면 이 전 총리의 승리를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전 총리가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여론조사전문기관의 종로구 가상대결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8~30일 조사된 종로구 가상대결(입소스 조사)에서 이 전 총리의 지지율은 53.2%로 황 대표(26.0%)보
다 27.2%포인트(p)나 높았다.
하지만 황 대표가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고, 보수통합 논의도 급물살을 타면 선거 구도는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대표가 뒤늦게 종로 출마를 선언하긴 했지만 보수층 결집에 성공한다면 반전드라마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도층이 많은 종로구의 특성도 섣부른 예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보수정당이 조금
더 우세하긴 하지만 출마자와 선거구도에 따라 보수, 진보 진영의 희비가 엇갈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21대 총선 종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2.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황 대표가 종로에서 진다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금도 당내 리더십에 시달리고 있는데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종로에서 질 경우) 당내 대선 구도에서 대체자가
나타난다면 아웃될 것이다.
당도 향후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교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반대로 이 전 총리가 진다고 해도 타격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S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종로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2일 발표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 응답률은 17.1%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anantway@news1.kr
[서울=뉴시스] 한주홍 기자 ='이낙연 vs 황교안'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직 국무총리 간 '종로 빅매치'가 성사됐다.
종로는 '정치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가오는 4·15 총선에서도 가장 뜨거운 지역구가 될 전망이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3일 황 대표를 향해 "제 개인적인 마음을 말씀드리자면 (황 대표와) 신사적인 경쟁을
펼쳤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황 대표의 출마 여부와 관계 없이 지금까지 해온대로 차분하게 선거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달 23일 이미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를 준비해왔다.
지난 2일 종로구 교남동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마무리했고, 종로구에 있는 새문안교회에도 교인으로 출석하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선거 운동에 제약이 큰 만큼 이 전 총리는 종로를 바닥부터
훑는 방식의 '조용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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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 출처 = 이 전 총리 페이스북 |
특히 종로를 구석구석 훑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종로구 관내에 있는 무악동 무악공원, 명륜동 와룡공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후보시설 거처 등을
둘러보고 페이스북에 "종로는 공부할 게 참 많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달 3일 종로구에 총선 예비후보 등록을 한 이후에는 종로 지역 공약 마련을 위한 일정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4일에는 도시 재생 사업 구상을 위해 종로구 창신동 주거 취약지를 둘러봤고 6일에는 노인층 공략을 위해 보훈회관과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했다.
이 전 총리는 앞으로도 이런 현장 맞춤형 행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전 총리는 "분야마다 일 중심의 간담회를 계속 하고 있다.
직능단체 분들을 만나 소상공인 업종별 이야기를 듣는 등 그런 식으로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며 "예전부터 문제 중심,
일 중심의 선거운동을 굉장히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 측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종로에 온다고 해서 이 전 총리의 선거 행보가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신사적 경쟁을 하겠다고 했으니 차분하게 선거를 치를 거다. 갈등이나 분열을 서로 야기하지 않는
선에서 이번 총선이 분열을 극복해내는 총선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 측은 다음주부터는 선거운동 복장을 입고 본격 선거운동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경복궁역과 동대문역 등에서 지하철 출근 인사도 계획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newsis.com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4·15 총선, 서울 종로 이낙연-황교안 빅매치 성사
(사진=연합뉴스)
종로 막차’ 탄 황교안, 점수 까먹고 들어간 험난한 정치1번지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의 막차’에 탑승했다.
종로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이낙연 전 총리와 뒤이어 출사표를 던진 이정현 무소속 의원에 이어 종로행 뒷차에 오른 것이다.
아직 종로 출마 구도가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기에 더 많은 인사가 출사할 것으로 보여 종로 선거판은 ‘정치1번지’답게 총선 최대 격전지로 요동치게 됐다.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8개월째 1위를 달리고 있는 여권의 기대주 이 전 총리와 선호도 2위이자 제1야당의 수장인
황 대표가 ‘종로의 링’에 오르는만큼 이번 총선의 최대 빅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를 선언하기 까지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낙연이라는 거물이 포진한 상태에서 승리에 자신감이 없어 눈치만 보고 있다는 세간의 평가는 그래서 뒤따랐다.
혹자는 이런 황 대표를 두고 “옛말에 망설이는 호랑이는 벌만도 못하다”고까지 혹평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온갖 비판이 뒤따랐다. 앞서 한달전 황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험지 출마’도 마다않겠다고 했다.
그런 그가 이 전 총리가 종로를 향한 출사표를 내놓자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황 대표가 종로 외 승리가 보장된 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말과 아예 불출마를 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당장 험지 출마를 종용받은 자유한국당 중진들의 반발이 심했다. “우리에겐 험지로 나가라고 하면서 대표라는 사람은 안전지대를 찾아 숨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그렇게 되면 총선이 제대로 치러지겠는가”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중진들 뿐만 아니었다. 초선이고 재선이고 한국당 의원들은 “대표가 꼬리를 내리면 총선에서 어떻게 싸우라는 말인가.
전의를 상실한 대표 장수 아래에서 용감한 병장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며 황 대표의 종로 출마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오전까지만 해도 황 대표 측은 숙고 또 숙고한다고 했다.
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 내지 모종의 결단을 촉구했지만 여전히 황 대표는 장고를 멈추지 않았다.
급기야 당초 공관위가 7일 회의에서 황 대표의 출마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오는 10일로 연기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황 대표가 여전히 결정을 못하고 ‘비(非)험지’를 기웃거리고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면서 한국당 당내 혼란은 가중됐다.
한국당 한 의원은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접는다면 불출마가 유일한 답일 것”이라며 “이것마저 타이밍을 놓치면
황 대표는 우스운 사람이 될 것이며 한국당의 힘(총선 결집력)은 급속도로 빠질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 일각에선 ‘황교안 옹호론’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황교안 종로 출마’ 압박 자체가 여권이 짜놓은 프레임에 휘둘리는 꼴이니 이에 동조해선 안된다는 논리였다. 어찌됐든 다만 이는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기자는 이때쯤 황 대표 관련 기사를 스크린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황 대표를 조롱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비겁자’, ‘겁쟁이’라는 극단적 용어도 적지 않았다.
그중 댓글 하나가 눈길을 끌었는데, 그 내용은 이랬다.
“황, 종로버스 이미 떠났다”. 죽기를 각오하고 종로에 일찌감치 승부수를 던졌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판에 여기
저기 눈치만 보고 있으니 어차피 ’버스는 떠난 셈‘이라는 뜻으로 읽혀졌다.
오후 들어 상황은 바뀌었다.
황 대표가 장고를 끝냈으며, 4·15 총선에서 종로 출마의 뜻을 밝힐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4·15 총선에서 종로에서 맞붙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연합]
황 대표는 결국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종로 출사표를 통해 “종로를 반드시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종로에서 출마함으로써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이고 문재인정권의 실정을 낱낱이 파헤쳐 민심을 얻겠다는 뜻이다.
황 대표는 구체적으로 “문재인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서울, 수도권, 전국으로 확산
시키겠다”고도 했다.
황 대표는 ’황소론‘을 끄집어들었다.
그는 “저는 지금 천 길 낭떠러지 앞에 선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으며, 결정 과정은 신중했지만 한번 결정된 이상 황소처럼 끝까지 나아가겠다.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했다. 우
직하게 승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자기 다짐으로 읽혀졌다.
‘종로 출마’를 압박해왔던 공관위는 이런 황 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공관위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을 환영하고 존중한다”며 “100만 10월 항쟁의 진원지 종로에서 위대한 국민의 애국심과 저항정신을 받들어 21대 총선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황 대표의 운신 방향이 정해진만큼 한국당 총선 공천 작업에도 탄력이 붙었다. 앞서 황 대표의 종로행이 결정되지
못하면서 한국당 공천 작업은 난항을 겪어왔다.
김 위원장은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공관위는 앞으로 혁신공천, 이기는 공천을 위해 온 힘을 다 쏟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눈치보기를 하긴 했지만 종로행을 결심한만큼 공관위가 조만간 중량급 인사들의 험지 출마를 종용하는 쪽으로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전 대표나 김태호 전 경남지사, 현재 지역구가 미정상태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
위원장 등을 수도권 험지로 차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흥미로운 것은 미리 출마 둥지를 튼 이 전 총리의 반응이었다. 이 전 총리는 황 대표의 종로 출마를 은근히 원하는 발언을 해왔다.
선의의 경쟁을 바란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놨었고, 이에 이 전 총리가 대단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언론들은
해석했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 직후의 이 전 총리 반응은 이와 다르지 않았다.
이 전 총리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 선언을 하자마자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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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이낙연 vs 황교안’이라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두 거물의 종로 빅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그동안 좌고우면해온 황 대표에 대해 냉정한 시각과 함께 낮은 점수 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일찌감치 종로 출마를 선언해 기선제압을 했어도 모자랄판에 뒤늦게 종로에 뛰어든 것은 승산을 깎아먹은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다른 건 몰라도 씨름으로 따지면 초반 ‘샅바싸움’에선 황 대표가 체력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확연히 밀렸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견해도 있다. 황 대표가 머뭇거리긴 했지만 보수 야당의 대표간판인 만큼 황 대표가 종로 무대에 섰다는
자체에서 흥행은 보장됐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가 현재 굳건한 성벽을 구축하고 있긴 하지만, 선거판에 위력적인 키워드가 돼왔던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장렬한 전사를 불사하는 투쟁력을 보여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황 대표로선 종로에서 이 전 총리에 초반전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선제압을 당한 것은 분명하기에 앞으로 이를
만회할 전투력과 사생결단의 배짱을 유권자에 더욱 각인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는 게 종로 전쟁의 하나의
예상도다.
아 참, 지난 5일 기자는 앞서 종로 출마 선언을 한 이정현 의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가 종로 출마를 했다는 기사(네이버 5일자 기사 참조, https://news.naver.com/main/read.nhn?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아주경제] |
대선 주자 종로 빅매치 성사…정치1번지 거쳐간 정치인은 與 이낙연 전 총리 野 황교안 한국당 대표 대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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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16.04.03. photo@newsis.com |
종로 ‘빅매치’가 성사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왼쪽)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이겨도 져도 스토리가 쌓이는 격전지가 있다. 정치를 꿈꾸면 ‘총선 출사표’를 내고픈 서울 종로다.
1948년 제헌(초대) 선거에 17명이나 도전했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3명의 대통령(윤보선·이명박·노무현)과 내각제
총리(장면)가 뿌리를 내렸던 땅이다.
1954년 ‘장군의 아들’ 김두한(무소속)이 당선되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던 비아냥에 맞서 훗날 첫 여성 당수
까지 된 박순천도 종로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녹색당 대표(하승수)가 2016년 처음 도전한 총선 지역구도 이곳이다.
종로 총선은 역대 중선거구(종로·중구 통합선거구 포함) 9번, 소선거구 11번으로 치러졌다.
20대 총선(보궐선거 2차례)까지 당선자는 민주당 계열 16명, 자유한국당 계열 10명, 무소속 4명이었다.
1987년 소선거구 개헌 후엔 보수 쪽이 6 대 3으로 앞섰고, 현역 의원은 정세균 총리다. 엎치락뒤치락이 이어진 종로
대전이었다.
‘정치 1번지’로 각인된 건 거물급 대결만이 아니다.
조선시대 왕궁·6조거리가 있고, 청와대가 있는 종로는 명실상부한 권력의 심장이다.
전국으로 뻗어가는 ‘도로원표’가 있고, 주민등록인구 15만명이 사는 땅엔 하루 200만명이 모였다 흩어진다.
지역은 부촌이 몰린 북서쪽(평창·삼청·사직동)과 서민·젊은층이 많은 남동쪽(창신·숭인·이화·혜화동)으로 갈려 있고, 평균연령 44.3세는 서울 평균(42.3세)보다 두 살이 많다.
매번 ‘비례대표 1번’에 버금가는 인물 대결의 상징성은 크고, 승부처는 얼기설기 엮여 있는 셈이다.
춘사월의 종로 ‘빅매치’가 달궈지고 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맞붙는 역대급 승부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 1·2위가 각축하는 대선 전초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선대위원장과 지역 선거를 동시에 챙기는 모양새도 비슷할 터다.
황 대표는 7일 “종로를 정권심판 1번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근 한 달간 종로·타 선거구·불출마를 저울질하다 정면승부를 택한 것이다.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 전 총리는 “종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합니다”라고 받았다.
정권·야당 심판론이 충돌하고, 두 사람의 여론조사 지지율에 전국의 눈이 쏠릴 4·15 총선 승부의 압축판이 세워졌다.
6일 오후 광주 서구 천주교광주대교구청에서 김희중 대주교(천주교주교회의 의장)
를 만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