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관광지인 로마의 콜로세움도 6월 1일부터 80일 만의 재개장에 들어가는 유럽은 지금 닫혔던 문을 본격적으로 열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는 과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안전해졌을까.
“코로나요? 걸리면 걸리는 거죠.”
지난 3월 말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에서 흥청망청 음주 가무를 즐기던 20대 청년 브래디 슬러더가 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은 중국·이탈리아·독일·이란보다 코로나19 환자수가 적은 나라였다.
봄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이 추운 날씨를 피해 남쪽의 해변에 몰려들었고, 이 같은 젊은이들의 ‘위험한 배짱’을 비난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는 이 청년도 며칠 뒤 트위터를 통해 “생각이 짧았다”는 사과 글을 올릴 정도로 ‘국민 밉상’이 됐던 그런 시기였다.
불과 두 달여 만에 미국은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코로나 대국’이 됐다. 문제는 2개월이 지난 현재 미국의 풍경이 2개월 전 마이애미 해변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현충일 연휴가 시작된 5월 23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오자크 호수의 오사지 비치에 몰려든 사람들이 흥겨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섣부른 재개와 잇따른 경고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5월 23~25일, 미 전역에서는 휴양지라 할 만한 곳마다 비슷한 모습들이 연출됐다. 몇 달 동안 이동제한령으로 자택에 감금되다시피 했던 사람들이 연휴와 포근해진 날씨를 맞아 바깥으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널리 퍼진 미주리주의 ‘오자크호’ 영상을 보면, 사람들은 수영장과 여기에 딸린 바에서 물리적 거리 두기 수칙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정도였다.
플로리다주 탬파·데이토나 등에서는 ‘광란’에 가까울 정도의 길거리 파티가 벌어졌고,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레저용 오토바이가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도로 정체가 빚어질 정도였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진원지’ 역할을 했던 유럽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럽의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늦게까지 엄격한 봉쇄가 유지됐던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에선 지난 5월 25일부터 10주간의 봉쇄를 1단계 해제하는 조치가 시행됐다.
아직까지 외부인에 대한 관광 제한 조치는 발효 중이지만, 날씨가 더워진 바르셀로나는 지역 주민들만으로도 바르셀로네타 해변과 인근 식당 등이 오랜만에 북적였다. 세계적 관광지인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도 6월 1일부터 80일 만의 재개장에 들어가는 등 유럽은 지금 닫혔던 문을 본격적으로 열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는 과연 그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안전해졌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수치가 말해준다. 50개 주별로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신규 확진자 증가 그래프가 꺾이지 않고 있다. 유럽은 감염자 증가세는 한풀 꺾이긴 했다.
하지만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와 러시아·인도 등 인구 대국에서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전 세계 감염 현황은 아직도 발병 본격화 단계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 같은 미국과 유럽 등의 ‘섣부른 재개’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5월 25일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세계는 코로나19 1차 유행의 한가운데 있다”면서 “2차 유행이 아닌 1차 유행의 ‘두 번째 정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 병은 실제로 증가하는 단계에 있으며, 언제든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
로이터연합뉴스
재생산 ‘고리’를 끊으려면
물론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의 우한과 대유행이 발생한 이탈리아와 미국 뉴욕주 등에서 이전과 같은 정도의 급속한 감염 확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인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각지에서 그동안 시행했던 “매우 강력한 보건 조치 때문”이라는 게 WHO의 설명이다.
뒤집어 말하면, 강력한 이동제한령과 봉쇄 조치의 ‘빗장’이 풀리는 순간 재확산의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여러 면에코로나19와 비교되고 있는 1918년 ‘스페인 독감’이라는 역사적 선례도 ‘2차 유행’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다.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H1N1)에 의한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1차 유행)과 가을·겨울(2차 유행)의 두 시기에 크게 유행했다.
특히 2차 유행이 대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금처럼 엄밀한 통계는 아니지만, WHO는 4000만~5000만 명이 이 독감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에서만 무려 1000만 명가량이 사망했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코로나19와 스페인 독감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1918년 유행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젊은이들이 사망자의 다수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65세 이하 사망자가 대부분이었고, 특히 사망자의 약 60%가 20~45세였다고 한다.
고령 사망자가 많은 코로나19와는 다른 양상이지만, 계절적으로 1차 유행이 일어난 시기가 비슷하다 보니 더욱 ‘파도’가 높은 2차 유행에 대한 걱정도 그만큼 큰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보건학계와 당국이 주의 깊게 보는 지표는 ‘R값(R노트·R넘버)’이다.
R값에 따라 상이한 ‘초기 바이러스 감염자 1000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환자 수 추이’
영국 BBC방송
R(Reproduction·재생산)값은 바이러스 감염자 1명이 평균적으로 몇 명을 더 감염시키는지를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이것을 1.0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방역의 목표가 된다. 감염자 1명이 1명 미만의 추가 감염을 발생시킬 경우, 결국 시간이 지나면 총감염자 수가 0에 수렴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금까지는 3.0 이상의 높은 감염력을 가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만 R값도 특정한 바이러스에 특정값이 있는 고정불변의 숫자는 아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기 관심이 집중됐던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했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경우 밀집된 환경 등으로 인해 R값이 11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즉 환경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는, 통계적인 수치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 간 접촉이 적을수록, 물리적 거리 두기 수칙이 잘 지켜질수록, 마스크 착용을 준수할수록 값이 낮아진다는 얘기다.
R값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백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현재 R값이 3이라고 가정하더라도, 백신이 개발돼 2명을 지킬 수 있다면 그 숫자는 1로 줄어든다. 전염병 종식에 한층 가까워진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결론은 너무나 당연한 원칙으로 귀결된다. 바이러스가 잘 전파되는 환경을 차단하고 치료제를 서둘러 개발하는 길이 결국 ‘코로나19 대응의 정석’인 것이다. 지금까지 겪어본 코로나19는 “걸리면 걸리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걸리면 옮기는 것”이다. 곳곳에서 빗장을 풀고 있는 각국 정부는 물론 개개인들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단순한 명제를 다시 새겨야 할 때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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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 점점 더 빨라진다
확진자 1일 10만명 돌파 속출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90만명이 넘었다. 지난 20일 500만명을 넘은 뒤 8일 만이다.
앞서 400만명에서 500만명이 되기까지는 12일이 걸렸다. 30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도 이와 비슷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 20일까지는 단 하루였지만, 그 이후로는 4차례 더 나왔다. 월드오미터 일일 확진자 수 그래프를 보면 전반적인 증가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NYT는 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 남미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것이 전체 확진자 수 급증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남미대륙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고 생각했던 중동에서 2차 확산이 발생하며 최근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일 확진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시아와 비교해 보면 여전히 많다.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 계속 2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hypark@news1.kr
전세계 코로나19 현황
(CG) [연합뉴스TV 제공]
전세계 코로나19 확진 600만명..핫스폿은 미국·브라질·러시아
중국 WHO 보고 후 152일만..꺾이지 않는 확산세 우려 지난 3월 중순부터 확산세 가팔라져 이제 열흘에 100만명씩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1일(한국시간) 오전 4시 43분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11만1천682명, 누적 사망자는 36만9천392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확진자가 6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중국이 작년 12월 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중심으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152일 만이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세는 지난 3월 중순부터 가팔라지기 시작해 이제 열흘마다 100만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확진자는 지난달 3일 100만명을 넘은 후 약 12일마다 100만명씩 늘어났다. 지난 21일 500만명에 도달한 이후에는 열흘 만에 600만명을 넘었다.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미국이 181만1천426명으로 가장 많다.
브라질(46만9천510명), 러시아(39만6천575명), 스페인(28만6천308명), 영국(27만2천826명), 이탈리아(23만2천664명), 프랑스(18만8천625명), 독일(18만3천281명)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대륙 기준으로는 북미(203만4천546명), 유럽(2,00만4천207명), 아시아(110만7천436명), 남미(81만3천223명), 아프리카(14만2천755명), 오세아니아(8천794명) 순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집계됐다.
AFP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전 세계 확진자의 약 3분의 2가 유럽과 미국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이날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 1만1천441명, 누적 사망자 수는 269명이다.
지난 1월부터 전 세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나타낸 그래프
[월드오미터 갈무리]
younglee@yna.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 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 이후 큰 정부의 시대 오나
선진국은 적극적 재정·통화 정책 펼쳐… 신흥국 상당수 국가부도 직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 각국 정부는 연일 파격적인 대책을 쏟아냈다. 중앙은행은 국채를 넘어 손실 위험이 있는 회사채까지 매입하고 정부는 직접 국민에게 현금을 나눠줬다. 이 같은 조치로 선진국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부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반면 이미 막대한 달러 빚을 지고 있는 신흥국은 코로나19에 유가 급락까지 겹치면서 제대로 대응을 못 해 국가부도 가능성이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국면을 지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드러진 미국 정부의 개입
코로나19 위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3월 3일부터 5월 6일까지 4일에 한 번꼴로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 달도 안 돼 주 정부가 발행하는 지방채를 매입하는 기구를 비롯해 9개의 대출기구 가동 계획을 공개했다. 금융위기 당시 약 1년에 걸쳐 6개의 대출기구를 순차적으로 도입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대응이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대책은 연준의 회사채 매입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업어음(CP)을 매입했지만, 연준이 회사채까지 매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중앙은행이 특정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금기시됐다.
신용도가 높은 CP와는 달리 회사채는 손실 위험도 컸다. 이에 연준은 별도의 기구를 통해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이 특정 기업에 신용을 공급하면 형평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우회전략을 택한 셈이다. 미 재무부가 손실을 떠안기로 하면서 연준은 손실 위험 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연준은 또 한 번의 대책을 발표했다. 유통시장과 발행시장에서 회사채 매입 규모를 각각 늘리고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강등당한 이른바 ‘폴른앤젤(Fallen angel)’ 기업의 채권까지 매입하는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자칫 도덕적 해이 논란도 불러올 수 있는 대책이었지만 시장은 빠르게 안정됐다. 투자등급은 물론, 하이일드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예상대로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간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재정지출도 역대급 규모로 진행됐다.
미국 정부는 3월 6일 1차 대책을 시작으로 네 차례의 경기부양법안을 내놓았다. 지금까지 발표한 대책의 규모만 2조8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미국 정부는 감세에 방점을 두었던 역대 경기 부양책과 달리 이번에는 지출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재정지출의 상당 부분을 가계소득 지원에 무게 중심을 뒀다. 연 소득이 7만5000달러 이하인 경우에는 1인당 1200달러씩 나눠주고 실업수당 시효도 26주에서 39주로 확대했다. 항공사와 화물운송 종사자의 고용 유지를 위해 급여 보조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는 저소득층과 취업자들의 소득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돈의 전달 경로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도 5월 22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대대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국무원은 2.8%였던 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을 과거와 달리 3.6% ‘이상’으로 언급하면서 경제 여건에 따라 지출 확대 여지를 남겨뒀다. 총통화량도 한도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작년보다 크게 증가’라고만 언급했다.
사상 처음으로 발행하는 1조 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용 특별 국채에다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을 고려하면 이번 전인대에서 국무원이 밝힌 재원만 6조 위안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중국 정부도 경기부양 나서
경기부양 목표를 고용안정에 뒀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무원은 정책과제 중 고용안정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재정·통화 정책도 고용정책의 전면적 강화를 지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명시했다. 국무원은 고용안정을 통해 소비능력을 끌어올려 내수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행정부가 생계지원을 위해 현금을 지원하고 국내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은 정부가 경제 주체들의 생계도 책임지기 시작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수년간 글로벌 경제는 큰 정부와 큰 중앙은행이 이끄는 성장 모델에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적극적으로 재정·통화 정책을 펴고 있는 데 비해 여력이 적은 신흥국 중 상당수는 국가부도 위험에 직면했다. 정책을 펴기도 전에 안전자산 선호로 신흥국에서 자본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통화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브라질(-28.8%)·멕시코(-25.5%)·콜롬비아(-21.4%) 등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원자재 가격 급락까지 겹치면서 이들 국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정책 조합은커녕 당장 재정부담이 높아지면서 기본적인 지출도 펴기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달러 부채 부담도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신흥국의 부채는 8조3000억 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4조 달러나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로 적은 비용으로 빚을 내는 것이 쉬워지면서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부채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5월 22일 5억 달러 규모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역사상 9번째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기도 했다.
GDP 대비 외채 비중이 절반을 웃도는 터키·헝가리·칠레 등도 고위험 국가로 거론된다. 특히 터키는 외환보유액이 3월 기준, 592억 달러로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206.4%에 달했다. 코로나19 위기에 맞서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정책 여력의 차이가 과거보다 더 큰 격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서영 삼성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부가 이례적인 정책 대응으로 지표들이 안정되고 있지만, 신흥국들은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신흥국들에 대한 대출 지원과 채무상환 유예, 부채탕감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마주한 위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누가 먼저 개발에 성공하느냐’도 코로나19 사태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4일(현지 시간) CBS에 출연해 “미국이 중국보다 더 나은 백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워낙 시급하다 보니 기대만큼 혼란도 크다. 렘데시비르는 안전성 논란을 거듭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나온 미국 모더나의 백신 1차 임상시험 결과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 “집단면역 이후 확산 멈춘다”는 예측도
코로나19의 대유행을 막는 방법으로 집단면역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코로나19 유행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종식시킬 수 없다”며 “인구의 60∼70%가 코로나19에 대한 무리 면역(집단 면역)을 가져야 확산이 멈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집단면역이란 일정 비율 이상의 인구가 면역을 갖게 돼 감염병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
집단면역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백신 주사를 맞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회복돼 자연 면역력을 갖는 것. 후자의 방법을 택한 스웨덴은 20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3831명 발생했다. 이는 스웨덴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376명으로 이웃 북유럽 국가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사망자들 대부분이 노년층이어서 비판을 받았다.
2월 말부터 3월까지 가장 많은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는 대구의 경우도 243만 명의 인구 중 확진자는 6850여 명으로 대구 인구의 0.28%에 불과하다. 집단면역이 형성돼 추가 전파가 없으려면 국민의 70%가 감염되어야 하는데 현재 인구와 치명률을 고려하면 3500만 명이 감염돼 35만 명이 사망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집단면역을 위해서는 코로나19의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당장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집어넣거나 죽은 바이러스의 일부를 집어넣어서 우리 몸의 면역세포 활성화를 통해 균을 없애는 방법인데 이러한 백신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에 돌입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총 8개다. 가장 먼저 임상에 돌입한 미국 생명공학사 모더나와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외에 미국 이노비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 독일 바이오엔테크, 중국 생명공학사 캔시노와 베이징생명공학연구소 등이 임상에 착수했다.
세계적인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은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주요 후보물질을 선정해 올 9월 임상연구에 들어가기로 했다. 내년 초에는 응급 사용을 위해 백신 공급을 할 계획이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를 위해 제약부문인 얀센, 미국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과 공동으로 10억 달러를 출연해 전 세계에 10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임상 착수가 바로 백신 개발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여러 임상을 통해 탈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마디로 예측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는 변이가 잘 일어나기 때문에 백신이 개발된 시점에서 이미 소용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
○ 전 세계 제약사-바이오기업 앞다퉈 임상중
미국국립보건원(NIH) 의학도서관이 운영 중인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임상시험은 최근까지 700여 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9건이 실제로 환자 모집을 하거나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치료제 관련 임상시험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새로운 후보물질을 찾기보다 기존 약이나 후보물질의 용도를 바꿔 코로나19용으로 다시 임상을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새로운 후보물질에서 신약을 찾으려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기대를 거는 치료제 후보물질로는 렘데시비르가 있다. 이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RNA 유전자에 접근해서 바이러스 복제를 하는 유전자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세포 실험에서 적은 양을 투약해 코로나19를 줄이는 효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안전성 논란도 있다.
1일 FDA는 코로나19 중증환자에 대해 렘데시비르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일본 정부도 긴급 승인을 내리고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생산 범위를 넓히기 위해 각국과 협의 중이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메스꺼움과 구토 등의 부작용이 발견됐다.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권장해 화제가 된 약이다. 바이러스 침투 시 세포막과의 융합을 차단하거나 바이러스 복제를 위한 세포 내부 막 형성 과정을 차단하는 원리다. 중국과 프랑스 연구팀이 이 약을 투약한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증상 완화와 바이러스 감소 등을 확인해 발표했다. 하지만 투약 농도가 높아지면 부작용 우려도 있어 국내에서는 낮은 농도로 투약 중이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다 보니 기존 완치자의 혈액을 이용하는 혈장치료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완치자의 혈액 속에 코로나19를 퇴치하는 항체가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치료는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방법이다. 메르스 때에도 시도한 적도 있다.
코로나 환자로부터 헌혈처럼 혈액을 받아서 항체가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혈장을 환자가 수혈을 받는 것이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 2명의 환자를 이러한 혈장 치료를 통해 완치시켜 관심이 됐다. 환자의 혈액이 건강하고 다른 질환이 없으면 수혈을 받을 수 있다. 수혈 대상자는 장기부전이 있는 중증 환자들이다.
문제는 그 혈장에 효과적인 항체가 있고 충분한 양이 있는지 사전에 검사해서 투여하는 것은 아니다. 방어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효과 여부도 헌혈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약처럼 똑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제약사와 바이오업체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앞다퉈 이뤄지고 있지만 급하다고 섣불리 임상허가를 하는 순간 또 다른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허가 속도와는 별도로 안전성이 최우선돼야 한다. 또 현재 연구 중인 대부분의 약이 기존에 있던 약을 코로나19에 써보는 방식인 만큼 완벽한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빌라 포모사 공동묘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희생자 관을 묘지 관계자가 매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주 지역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새로운 진원지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남미 지역의 가파른 확산세를 우려했다.
카리사 에티에네 WHO 미주지역 사무국장 겸 범미주보건기구(PAHO) 사무국장은 26일(현지시간)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 지역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진앙이 됐다”며 “앞으로 몇 주가 매우 힘든 시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티에네 사무국장은 “남미에선 지난주 브라질의 주간 신규 확진자가 최고치였다는 점이 특히 걱정스럽다”며 “페루와 칠레의 신규 확진자도 많다. 이들 국가에서 확산이 여전히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주 대부분의 나라에서 지금은 (봉쇄 등의) 규제를 완화하거나 방역 전략을 축소할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PAHO에 따르면 미주 전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40만 명이며, 사망자는 14만3000명이다. 특히 브라질은 최근 11일 동안 무려 100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전날 일일 사망자 수는 미국을 추월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7일 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PAHO는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의 중남미 각국 코로나19 사망자 전망치도 인용했다. I HME는 브라질의 사망자가 6월 22일 하루 1020명 가량으로 정점을 찍은 후 8월 초 사망자 수는 12만5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질 현재 사망자(2만3633명)의 5배 수준이다. 브라질 외에도 같은 시점에 칠레는 1만2000명, 멕시코 7000명, 에콰도르 6000명, 아르헨티나는 55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IHME는 내다봤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미국의 한 쇼핑몰 매장에서 시민들이 생필품을 사재기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의 보수, 코로나19를 보는 태도는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대한 위기감에 대해 한국의 보수와 미국 보수가 서로 다른 인식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일수록 코로나19의 위기감을 크게 느끼는 반면 미국에선 보수 성향인 사람들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덜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코로나19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에 향후 위기 혹은 기회로 작용할지를 묻는 설문에 자신을 보수 성향이라 응답한 이들 중 46.1%가 위기라 답한 반면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 답한 이는 9.7%만 위기라고 답했다.
한국갤럽이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총 12차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보수 성향의 집단은 평균 72%가 그렇다고 답했다.
같은 기간 조사에서 진보 성향 집단은 그보다 적은 5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보수성향의 집단이 더 위기를 느낀 것이다. 시기에 따라 두 집단의 차이는 최대 22%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국내에서 보수와 진보는 자신의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큰 견해 차이가 없었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묻자 보수는 51.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같은 시기 진보는 47.4%가 그렇다고 응답해 크게 다르지 않다.
시기별로는 최대 11% 차이가 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된 것으로 여겨졌던 4월 말부터보수가 오히려 감염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설문에서 우려 정도는 정서적 반응, 감염 가능성은 인지적 판단으로 평가한다. 둘을 평가하는 이유는 사람의 인식과 실제 느끼는 감정 간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사람은 주변 상황에 따라 이성적으로 자신의 감염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실제 느끼는 위기감은 우려를 통해 나타난다. 설문에서는 적어도 보수가 감정적으로 위기를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한국갤럽이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묻는 질문엔 보수와 진보 간 견해차가 뚜렷하나 감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자 료 제공 한국갤럽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와 경북지역이 코로나19의 주요 피해지였고, 코로나19에 더욱 피해를 보는 장년층이 많은 것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 이론에서는 보수가 코로나19 사태에 더욱 위기를 느끼는 상황은 당연해 보인다. 이 결과는 진보성향과 보수 성향을 분석한 기존 연구와 비슷하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보수 성향이 감염병과 같은 상황에 실제로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 많다.
루시언 콘웨이 미국 몬태나대 심리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커런트 오피니언 인 사이콜로지’에 24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질병이나 이상 기후, 산불과 지진 같은 존재가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이들을 만들 뿐 아니라 보수주의자들 자체가 이러한 요소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콘웨이 교수는 “수십 년간의 연구에서는 보수주의와 위협에 대한 민감성을 연관시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코로나19와 관련해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이달 27일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이 공개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정치적 태도와 상관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비율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에서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가 보수 성향인 공화당 지지자보다 거리두기 실천비율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진보 성향이 오히려 위기감을 느끼고 대응하는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보수와 진보가 감염병을 바라보는 태도가 한국과 정반대였다. 정치평론가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로스 두탓은 3월 31일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2월 중순까지 코로나19 반응은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 대한 심리학 이론과 거의 일치했으나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며 두 부류의 반응이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는 점을 짚었다.
콘웨이 교수는 지난달 30일 학계 내 정치적 균형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웹사이트인 ‘헤테로독스 아카데미’에 코로나19에 큰 피해를 본 지역이 뉴욕주처럼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많은 데 따른 결과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경험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는 결과다.
하지만 연구팀이 이를 분석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이러한 성향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별 성향과 코로나19 반응의 연관성은 0.02에서 0.03에 그쳤다. 콘웨이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 경험이 다른 견해를 만들어낸다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반응 차이의 연관성은 0.07~0.18로 유의미한 수준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보수와 진보의 반응 차이가 나는 원인에 대해 중민재단의 발표처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시했을 때의 반응에서 두 집단이 극명하게 엇갈린 점을 지목했다.
콘웨이 교수는 “위협적인 질병은 보수주의자들이 싫어하는 정부의 개입에 따른 효과를 증명할 수 있어 보수주의자들은 그 심각성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진보주의자들은 반대로 위협이 크다고 보려는 동기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콘웨이 교수는 “우리의 결과는 또한 이 전염병이 궁극적으로 이념 집단을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이 높아질수록 두 집단의 행동 차이는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콘웨이 교수는 “경험과 견해차에 대한 연관성은 없었으나 경험이 많을수록 자신의 이념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며 “질병의 영향이 커질수록 이념 집단이 하나가 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