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여름, 가장 뜨거운 지구될까?..."온난화 여파로 가능성 50% 이상"
도토리 깍지
2020. 7. 1. 12:06
러시아 기상청이 밝힌 지난 20일 북극권 기온 분포도
[러시아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지난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헤브론시에서 더위에 못 이겨 물놀이
를 하는 어린이들.
[사진=EPA·연합뉴스]
여름, 가장 뜨거운 지구될까?..."온난화 여파로 가능성 50% 이상"
아시아의 2020년 5월, 가장 더웠다...
사상 2번째로 뜨거웠던 봄"온난화 여파에 기후 변화 가속화"...
올해 평균 기온 기록 경신?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올해 지구가 관측 사상 최고 온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미국 CBS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지난 1∼5월 지구 평균 기온이 20세기 평균인 섭씨 13.1도(℃)보다 1.1℃ 높아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더웠다고 발표했다.
NOAA는 "올해 지구 기온은 1880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높을 것"이라면서 "사상 최고를 경신할 가능성이 50%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현재까지는 지난 2016년 지구의 기온이 가장 뜨거웠다.
지난 3~5월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보다 1.06℃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북반구 기준으로 관측 사상 두 번째로 더운 봄인 동시에, 남반구 기준으로는 세 번째로 더운 가을이었다.
지난 달인 5월의 지구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보다 0.95℃ 상승해 20세기 평균 기온보다는 425개월 연속, 20세기 5월 평균 기온보다 44년째 높았다. 특히, 강력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관측 사상 가장 더운 5월이었던 지난 2016년 5월과 동일한 기록이다.
북반구에 한해서는 지난달 평균 기온이 20세기 평균보다 1.19℃ 높아지면서 가장 더운 5월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5월 평균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2.09℃나 높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5월이었다.
다만,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미국 남서부와 알래스카주(州) 등의 5월 평균 기온은 20세기 평균보다 1.5℃ 높았지만, 캐나다와 미국 동부, 유럽 동부, 호주 등의 기온은 1.0℃ 낮았다.
특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경우 2005년 이후로 가장 시원한 5월을 기록했다.
카린 글리슨 NOAA 환경정보센터 기후학자는 "이번 예보는 최근 몇 년 사이 지구 온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기후 변화 현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더위로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장난을 치고 있다.[사진=EPA·연합뉴스]
최지현 tiipo@ajunews.com
▲ 이례적으로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고온을 기록한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콜로멘스카야 공원에 여성들이 짧은 옷차림으로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모스크바 타스 연합뉴스
영하 68도→38도 '찜통'…세계서 가장 추운 러 마을 온난화 몸살
사실 확인 요청에 러시아 기상청장 직접 확인…"놀랄만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로 알려진 러시아 베르호얀스크 지역의 기온이 최근 역대 최고인 섭씨 40도 가까이 치솟은 데 대해 사실 확인 요청이 이어지자 러시아 기상청장이 직접 관련 기록을 확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일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로만 빌판드 러시아 기상청장은 지난달 30일 온라인 형식으로 열린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극동 사하(야쿠티아)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 마을이 역대 최고 기온인 섭씨 38도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세계기상기구(WMO) 등이 러시아 기상 당국에 베르호얀스크 지역의 이상고온 자료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광고앞서 언론들은 사하공화국 기상 당국의 데이터를 인용, 베르호얀스크 지역의 최고 기온이 지난 20일 섭씨 38도를 기록했다고 잇따라 보도한 바 있다.
빌판드 기상청장은 이번 이상기온 기록을 공개하면서 '놀랄만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베르호얀스크는 한때 영하 67.8도까지 떨어지는 등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로만 빌판드 러시아 기상청장이 온라인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온라인 기자회견 동영상 캡처.
빌판드 기상청장은 베르호얀스크 주변 지역에서의 고기압을 이상기온의 배경으로 꼽았다.
빌판드 기상청장은 "북극권 근처의 강력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햇빛이 24시간 내내 내리쬐었다"면서 이런 상황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지난 23일 클레어 누리 WMO 대변인은 러시아 기상청(로스기드로메트)과 베르호얀스크의 기온 자료를 확인하겠다면서 "섭씨 38도는 분명히 예외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vodca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러시아 사하공화국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을 찍은 위성사진의 모습.
[러시아연방우주국 홈페이지 캡처.
'불타오르는 동토' 러 극동 섭씨 40도 육박 이상고온 잇따라
"동쪽에서 이동한 고기압으로 뜨거운 공기가 지면에 갇힌 탓"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세계에서 가장 추운 거주지로 알려진 러시아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최근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등 러시아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극동에서는 산불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23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의 오미야콘과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최근 섭씨 40도 가까이 치솟았다.
사하공화국 기상 당국 관계자는 리아노보스티에 "베르호얀스크 기상관측소가 측정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일 이 지역의 기온이 38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미탸콘의 기온도 30도를 웃돈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사하공화국에서는 2010년 주도인 야쿠츠크에서 측정된 섭씨 38.3도가 최고기록이라고 기상 당국 관계자는 밝혔다.
오이먀콘과 베르호얀스크는 인간이 거주하는 가장 추운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지역 모두 1월 기온이 영하 40∼50도를 오간다. 과거 오미야콘과 베르호얀스크의 경우 수은주가 각각 영하 67.7도와 67.8도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
동쪽에서 이동한 고기압으로 뜨거운 공기가 지면에 갇혀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오는 26일부터는 열기가 물러날 것이라고 사하공화국 기상 당국은 밝혔다.
로만 빌판드 러시아 기상청장은 리아노보스티에 "시베리아 북부 지역의 일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섭씨 10도∼12도가량 높을 것"이라면서 이로 인한 산불피해에 주의를 당부했다.
베르호얀스크 지역을 포함, 시베리아 곳곳에서는 지역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이상기온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고온이 맹위를 떨치면서 러시아 극동에서는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 연방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하공화국 산림 499㏊에서 8건, 부랴티야 공화국 산림 428㏊에서 7건, 마가단주 산림 1천412㏊에서 9건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추코트카 자치구, 이르쿠츠크주 등에서도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산림당국은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인력 1천670명과 장비 277대, 항공기 29대를 동원했다고 밝혔다.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비가 오지 않으면서 산불이 발생하는 빈도도 예년보다 늘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베리아에서는 지난해 여름 그리스 면적 크기인 1천300만㏊ 넘는 땅이 산불로 소실됐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이변들은 기후 온난화와 연관이 깊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달 전 세계 기온이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5월 평균기온보다 섭씨 0.63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州)의 한 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의 원인도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지난 22일 기준 러시아의 산불 현황을 보여주는 그림
[러시아 사이트 'fires.ru' 화면 캡처. vodca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의 성당과 항구. 3월인데도 항구가 얼어있다.
[사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얼음, 피할 수 없다면 깨자" 던 러시아…온난화로 열린 반전
러시아의 부동항(不凍港)
2017년 3월 말, 러시아가 주최한 제4차 국제북극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 서북단, 북위 64도의 아르한겔스크(Arkhangelsk)에 도착했다. 북극바다로 이어지는 백해(White Sea)의 이 거점 항구도시는 한겨울이 지났음에도 북극권의 냉기를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기온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져 있었다. 얼어붙은 강은 현지인들의 지름길로 이용되고 있었다.
더군다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석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삼엄한 분위기는 필자를 좀 더 움츠러들게 했다.
푸틴은 우리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쇄빙LNG선을 야말에서 인수하고 오는 중이었다.
‘대천사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백해(White Sea)의 거점도시 아르한겔스크의 항구에 러시아의 신형 쇄빙선이 정박해 있었다.
저 멀리 남쪽바다 지중해와 연결된 흑해(Black Sea)의 도시 이름을 딴 노보러시스크호였다.
얼어붙은 아(亞) 북극의 항구에 따뜻한 흑해 도시 이름의 쇄빙선이라니….
노보러시스크란 이름도 ‘새로운 러시아’란 뜻이었다.
‘동토(凍土)의 제국’, 러시아가 얼마나 간절히 얼음 없는 바다를 원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었다.
러시아 백해의 항구도시 아르한겔스크.
한때 러시아 유일 국제자유무역항
아르한겔스크는 1584년, 러시아 절대 왕정의 창시자 이반 4세에 의해 건설된 도시다.
백해로 흘러들어가는 북드비나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다.
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발틱해 연안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건설되기 전까지 러시아 유일의 국제자유무역항으로서 역할을 했던 곳이다.
러시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육지면적을 가진 대륙국가다. 하지만, 더 큰 세계인 바다로 진출하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았다. 러시아 해안 대부분이 사계절 얼음으로 덮인 북극해에 접해 있기 때문이다.
연중 출입항이 가능한 안정적인 항구, 즉 부동항(不凍港)의 확보는 지난 수백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였다.
이러한 항구의 부재(不在)는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면서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곳 아르한겔스크항에서 첫발을 뗀 러시아의 해양진출은 그마저도 겨울철에는 꽁꽁 얼어붙는 기후 때문에 제 기능을 할 수 없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부동항이긴 했지만 영국과 발틱국가들의 견제 때문에 대양 진출기반으로서는 여의치 않았다.
설상가상, 크림전쟁(1853∼1856년)에서 패하면서 결과적으로 남쪽 흑해와 지중해에서의 해상 주도권도 상실하였다.
아르한겔스크항구의 신형 쇄빙선.
[사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얼음, 피할수 없다면 깨자"
러시아는 반대쪽 아시아로 눈을 돌려 1860년 베이징조약을 통해 태평양으로 나갈 수 있는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얻었다.
그러나 외해의 결빙으로 완전한 부동항이 되지 못했다.
청일전쟁(1894~1895년)에서 승리한 일본이 차지하려 했던 랴오동(遼東) 반도를 삼국간섭을 통해 저지하면서 잠시 동안 뤼순항을 지배했지만, 러일전쟁(1904~1905년)의 패배로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렇듯 러시아에는 얼지않고 상시운영 가능한 항구의 확보는 전쟁도 불사해야 하는 국운을 건 오랜 숙원이었다.
자유로운 항행을 위한 러시아의 욕망은 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얼음을 피할 수 없다면 깨자는 것이었다.
1898년 최초의 북극 쇄빙선인 ‘예르막’을 시작으로 1957년 최초의 원자력쇄빙선 ‘레닌’을 건조하여 얼음바다 위의 항행기간과 구간을 점차 확대해 나갔다.
지금까지 러시아는 총 44척의 쇄빙선단을 꾸려 세계최대의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덕분에 북극해에서의 항행주도권 유지와 해양안보능력에 있어 여타 국가를 앞서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되고 있다.
한편, 20세기 초반에 인간의 오랜 노력을 비웃듯 러시아의 부동항은 전혀 예상치 못 한 곳에서 나타났다.
북위 69도의 북극해에 위치하고 있지만, 북대서양해류 덕에 바다가 얼지 않는 스칸디나비아 북쪽 끝의 무르만스크항이 러시아 최초의 부동항이 된 것이다.
얼음을 피하기 위해 수세기 동안 부동항 찾기를 했지만 결국 아이러니하게도 북극해 한복판에서 부동항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약한 배후 세력권과 혹한의 기후로 인해 활용이 제한적이었고, 군사항으로 출발한 탓에 건설 후 거의 80년이 지나서야 상업항 기능이 추가되었다.
어쨌든 옛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무르만스크에서 북극항로를 비롯한 북극해 개방과 북극평화지역 설립을 1987년에 제안한 것은 본격적인 부동항 확보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3월말의 아르한겔스크는 여전히 영하 10도를 넘어서는 한겨울이다.
얼어붙은 강은 현지인들의 지름길로 이용되고 있었다.
[사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온난화로 열린 '북국' 러시아의 기회
21세기 들어 또 한 번의 반전이 나타났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결빙해역이 줄어들면서 상황이 또다시 변한 것이다.
북극해의 자연적인 개방은 러시아로서는 그동안 갈구했던 부동항을 다수 확보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 등의 서방 해양강국의 간섭받지 않는 국제해운항로를 확보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북극권에 묻혀있는 막대한 자원개발을 위한 강력한 동기를 가지게 했고, 이에 필요한 첨단기술 발전까지 이룰 수 있는 혁신적인 성장동력을 갖게 됐다.
더불어 외자유치는 물론 북극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을 포함한 자국민들의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해, 장기적으로는 방대한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룰 전기도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얼어붙은 북극해 때문에 해양진출을 위해 수백년간 대서양과 지중해, 태평양을 떠돌면서 부동항이라는 보물을 찾아 험난한 여정을 거쳐 온 러시아가, 기후변화로 북극해가 녹으면서 갑자기 해양국가로 변신하게 된 것은 무척이나 역설적으로 비춰진다.
앞으로 러시아는 부동항을 이미 구축된 강력한 쇄빙선단과 결합시키고, 여기에 북극항로와 자원개발 잠재력을 더하여 북극해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꿀 것이다.
그리고 이 차가운 북극의 공간과 자원은 러시아에게 극동과 유럽국가들과의 새로운 협력을 열어갈 뜨거운 이슈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물론 지금의 불안정한 국제정치로 인해 가야할 길이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최소 10년간은 우리가 북극을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이다.
배너_김종덕의 북극비사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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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호얀스크=AP/뉴시스] 유엔 특별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는 오는 27일
러시아 당국 함께 북극권에 속하는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 마을의 폭염 자료를
확인하겠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전 1시께 베르호얀스크
마을에 위치한 온도계가 30도를 가리키는 모습. 2020.6.24.
시베리아 38도 폭염에 유엔도 나서…"온난화 우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러시아 시베리아의 기온이 최근 38도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유엔이 나섰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유엔 특별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는 오는 27일 러시아 당국과 북극권에 속하는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 마을의 기온 자료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클레어 누리 WMO 대변인은 이날 제네바에서 브리핑을 열고 러시아의 기상·환경 감시 기관인 로스기드로메트와 함께 이같은 검증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특히 시베리아 동부는 겨울에 혹독한 기후를 보이는 만큼 여름에도 극한 기후를 유지한다.
때문에 7월 기온이 30도를 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38도의 고온은 분명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누리 대변인은 "오늘 아침 이 지역의 위성사진을 봤는데 붉은 색 덩어리였다"고 부연했다. 지면 온도 지도에서 시베리아 지역이 고온의 적색으로 표기됐다는 뜻이다.
대변인은 "충격적이고 걱정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랜달 서베니 WMO 특별 보고관은 성명을 통해 " WMO 신속대응평가팀은 이 기록을 합법적인 관측으로 잠정 수용했다. 이는 당시 시베리아 상층 기류를 관측한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WMO 대기 과학자 패널은 (시베리아 지역을) 공식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절차를 따를 예정이다"고 말했다.
WMO는 또 시베리아의 이상 고온 현상을 지구 온난화의 또 다른 징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북극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온난화 지역이며 속도는 지구 평균의 두 배"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지난 17일(현지시간) 캄차카 지역에서 난 산불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펄펄 끓고 훨훨 타오르는 시베리아…폭염에 산불도 5배 늘어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최근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이상고온현상이 지속하면서 지난 주 산불까지 다섯배 늘어났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연방항공산림보호청 통계에 따르면 소방관이 출동할 수 없는 지역에서 115만 헥타르가 불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한 면적(약 1천3만4천 헥타르)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가장 큰 산불 피해를 본 지역은 베르호얀스크가 있는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아)공화국으로, 92만9천헥타르가 불타고 있다.
베르호얀스크는 지난 20일 역대 최고 기온인 섭씨 38도를 기록한 지역이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도 지난 25일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북단으로 추정되는 북위 72.7도에 위치한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포착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베리아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산불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고온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너선 오버펙 미시간대 환경학 교수는 "(북극은) 비유적으로나 문자 그대로 불타고 있다"며 "예상보다 훨씬 빠른 온난화로 빙산이 녹고 산불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상고온현상으로 붉게 물든 시베리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C3S가 찍은 사진을 보면 시베리아는 치솟은 기온으로 온통 붉게 물들었다.
C3S에 따르면 지난 5월은 전세계으로 가장 더운 5월로 기록됐는데, 특히 시베리아의 기온은 평년보다 10도 정도 높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더드우주연구소(GISS)도 "이번 현상은 지난 100년 동안 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라며 "고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NASA의 방문연구원인 앰버 소야는 "올해 (시베리아의) 더위와 산불은 우리가 수년간 이들 숲에서 목격한 기후변화 신호의 증거를 더해줄 뿐"이라면서 "그것은 먼 미래가 아니다"고 말했다.
honk0216@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2018년 유럽우주국(ESA) 인공위성이 촬영한 러시아 시베리아 야말 지역의 사진. 영구동토층이
녹아 생긴 넓은 호수가 보인다. 야말에선 2016년 해빙된 영구동토층에서 탄저균이
나와 확산한 적이 있다.
ESA 제공
동토층에 ‘플라스틱 분해’ 세균…‘사라진 질병’도 따라 나온다
해빙 알프스서 발견된 새 박테리아 중에 ‘플라스틱 문제’ 해결사
러 탄저균 재출현…이상고온에 통제 불가 박테리아 분출 가능성
이준이 교수 “동토층 녹으면 메탄·이산화탄소 나와 온난화 가중”
2009년 제작된 미국 영화 <더 소우-해빙>(원제 The Thaw)은 북극에 2만년 전 죽은 매머드를 과학자들이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유골 상태가 아니라 근육과 털이 생생한 채로 발견된 매머드는 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드러난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뜻하지 않은 재앙이 시작된다. 현대사회에선 존재하지 않는 치명적인 기생충이 매머드에서 기어나온 것이다.
기생충은 매머드 사체 주변에서 먹이를 찾던 북극곰을 감염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 뒤 곰을 연구실에 옮겨 조사에 나섰던 사람들의 몸속에도 들어간다.
영화 속 주인공은 기생충이 가득 찬 연구실에 불을 지르고, 감염자가 탄 헬기에 총을 쏴 격추까지 시키며 문명세계가 오염되는 일을 가까스로 막는다.
최근 스위스 연구진이 이런 영화적인 상상과는 달리 영구동토층의 해빙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산림·눈·환경연구소(WSL)는 지난주 알프스의 샤프베르크산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세균, 즉 박테리아 10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새 박테리아가 생긴 시점은 1만3000년 전이었다. 발견된 곳은 해발 3000m로 땅속 온도가 0도 이하에 머무는 영구동토층이다.
영구동토층은 태양빛이 약한 남극과 북극에 넓게 분포하지만 스위스의 경우 25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도 나타난다. 알프스산맥을 끼고 있는 스위스는 전체 국토의 5%가 영구동토층이다.
연구진은 여기서 발견된 박테리아를 분석했는데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성질을 지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20세기 초 발명된 플라스틱은 가볍고 튼튼한 데다 가격도 낮아 현대문명의 근간을 이루지만 버려진 뒤 분해되려면 수백년이 걸리는 게 문제다.
최근엔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방역용 마스크와 투명 가림막, 포장 용기 등의 수요가 겹치면서 플라스틱 폐기량이 더 늘고 있다. 세계 과학계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물질이나 미생물을 발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방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데 뜻밖에 영구동토층 속 박테리아가 ‘해결사’가 될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WSL 연구진은 영구동토층 속 박테리아를 유용하게 활용한 경험이 있다.
차가운 물에서도 때를 효과적으로 빼내는 세제를 만든 것인데, 이 기술이 널리 확산하면 세탁 시 물을 데우기 위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WSL 소속 과학자인 비트 프레이 박사는 “1000종의 새 생물을 발견한다고 가정했을 때 300종은 영구동토층에 산다”며 “영구동토층의 종 다양성이 높아 인간에게는 ‘금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영구동토층이 장밋빛 미래만을 보여주진 않는다는 점이다. 새롭거나 이미 사라진 질병이 창궐할 가능성을 키운다. 몇 년 전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2016년 러시아 시베리아의 야말반도에서 2300여마리의 순록이 탄저병으로 일시에 죽었다. 탄
저균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같은 시대에 미궁 속에 빠져들던 이 사건의 원인은 녹아내린 영구동토층에 있었다.
야말반도에서 탄저병이 마지막으로 발생한 건 1941년이었는데 이때 죽은 순록이 동토층에 묻혀 있다가 온난화로 인해 모습을 드러내 사달이 난 것이다. 12세 소년 한 명도 탄저균에 감염돼 사망했다.
더 큰 문제는 인간이 통제하지 못하는 속도로 영구동토층 속 박테리아가 대기 중에 우후죽순으로 튀어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상고온 현상이 최근 들어 가속화하고 있어서다.
지난주 러시아 시베리아의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으며 중위도 지역보다 훨씬 더운 날씨를 보이자 세계기상기구(WMO)는 긴급 조사에 나섰다.
관측 자료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관련 대책을 세우기 위한 것이다.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다량의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방출돼 온난화 문제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큰 틀에서 보면 영구동토층 손상은 분명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더 소우-해빙>에서 가장 처음 기생충에 옮은 과학자는 사실 ‘사고’가 아니라 ‘고의’로 자신을 감염시킨 것이었다.
과학자는 감염된 몸으로 도시를 활보하며 기생충을 확산시키려 했다.
자신의 삶에 충격이 오기 전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온난화의 대가가 무엇인지 극단적으로 보여주려 한 것이다.
영화적 상상이지만 온난화를 대하는 인류의 느슨한 태도에 대해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날로 심해지는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신속하고 꾸준한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풍향계/ 잠에서 깨는 시베리아
홍연기 논설위원 / 한국교통대 교수
[동양일보]시베리아(Siberia)는 우랄 산맥에서 연해주 이북에 이르는 추운 기후를 가진 러시아 중심부를 말한다.
어원은 몽골계 국가인 시비르(Sibir) 칸국에서 유래되는데 시비르는 타타르 터키어로 ‘잠자는 땅’을 의미한다. 워낙 춥고 척박한 땅이어서 과거 제정 러시아 시절 정치범이나 정적들을 ‘시베리아 유형’이란 이름으로 귀양 보내는 곳이 바로 시베리아였다.
그러나 시베리아는 마냥 잠자는 땅은 아니었다. 러시아 혁명가 중 레닌은 시베리아 유배 중에 같이 유배 생활을 하던 나데즈다 크룹스카야와 결혼을 했고 ‘러시아 자본주의의 발달’을 집필했었다.
스탈린이 러시아의 권력을 틀어쥔 것도 일곱 번에 걸친 시베리아 유배생활 이후였다.
지난 6월 20일 시베리아에서도 가장 추운 지역으로 알려진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영상 38도를 기록하였다.
이는 이 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885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같은 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29.7도였던것과 비교해보면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 하겠다.
베르호얀스크는 겨울철 기온이 영하 50도 밑으로 떨어질 정도이며 영하 67.8도가 최고 기록인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시베리아의 이상고온의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찾고 있다.
통상적으로 북극권의 평균 온도 상승 속도가 남극권에 비해 2개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10년간 북극권의 평균온도는 0.75도 상승하였다.
한편 지난 5월 시베리아의 노릴스크에서는 열병합 발전소의 연료저장고가 파손되어 2만1000 톤에 달하는 대규모 경유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현지에서는 지반 침하에 따른 연료 저장고 파손으로 저장고 내부에 있던 경유가 다량 유출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베리아의 지반은 토양 온도가 연중 0도 이하로 유지되는 영구 동토층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후 변화에 따라 영구 동토층이 녹아내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다.
시베리아에는 석유 및 천연가스와 같은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고 자원을 개발·운송하기 위한 철도망, 송유관 및 가스관이 거미줄처럼 설치되어 있어 향후 이들의 안전조차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협적인 것은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 갇혀 있는 메탄(methane)의 유출 여부이다.
이에 대해서는 2006년 과학전문 학술지 ‘네이처’에서 시베리아 북부 체르스키의 해동된 호수 두 곳을 1년가량 탐사한 결과 메탄이 방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보고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서 화석 연료 연소에 따른 이산화탄소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는 비단 이산화탄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산화탄소를 1로 했을 때 각 가스별로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지구온난화 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s, GWP)로 나타내면 메탄은 GWP 값이 21로서 이산화탄소의 21배에 달하는 지구 온난화 효과를 가진다.
과거 연구 논문에 따르면 현재의 지구 온난화가 지속된다면 시베리아 북부와 동부의 영구동토층에 매장된 메탄의 90%가량이 대기로 방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비단 시베리아만의 문제는 아니며 알래스카나 캐나다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기는 시베리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전 지구적인 일이다. 그래서 지구 온난화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21세기의 시작을 2000년부터라고 여긴다. 그러나 한 세기가 단순히 100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보면 진정한 21세기의 시작은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2020년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과거의 재난이 특정한 지역이나 국가의 문제였다면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시점에서의 재난은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그래서 21세기는 지구적인 재난을 대응하기 위한 세계 모든 국가들의 강력한 연대를 요구한다. 20세기가 자본주의의 폭주였다면 21세기는 자본주의의 성장에 대해서 지구적으로 성찰하고 직면한 문제에 대해 다 같이 연대해야할 시기가 될 것이다.
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은 ‘이 폐허를 응시하라’는 책에서 ‘재난 속에서 많은 이들이 사랑과 연대의식을 경험하며, 재난은 지옥일 수 있지만 우리가 어떻게 믿고 행동하는가에 따라 지옥이 유토피아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리베카 솔닛의 말이 단지 희망 섞인 낙관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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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주리 기자 yuffie5@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