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박원순 시장 실종신고에서 사망 확인까지..긴박했던 7시간

도토리 깍지 2020. 7. 10. 09:03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 운구하는 경찰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경찰과학수사
대원들이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을운구하고 있다.


utzza@yna.co.kr




 

 

 

 

박원순 시신 안치된 장례식장으로 들어가는 국화꽃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10일 오전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될 예정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헌화를 위한 국화꽃이 옮겨지고 있다.
hwayoung7@yna.co.kr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을 과학수사대원들이 수습하고 있다.
2020.07.10.20hwan@newsis.com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 수습하는 경찰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0일 새벽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서울 성북구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경찰이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해 나오고 있다.
2020.7.10 ondol@yna.co.kr

 

 

 

 

 

박원순 시장 실종신고에서 사망 확인까지..긴박했던 7시간

 

 

휴대전화 신호 토대로 북악산 자락 수색..경찰·소방 770여명 투입
딸이 실종 신고..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시신 발견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된 지 7시간 만인 10일 0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최초로 접수된 시각은 전날 오후 5시 17분이었다.
그의 딸이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했다.

 

◇ 유언 같은 말 남기고 집 나가…딸이 112 신고
신고를 받은 경찰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성북구 길상사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을 토대로 북악산 자락인 길상사 주변과 와룡공원 일대부터 주변을 집중 수색했다.
북악산 팔각정과 국민대입구, 수림 지역에서도 수색이 진행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5시 30분부터 대규모의 인원과 장비를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
투입된 인원은 경찰 635명, 소방 138명 등 총 773명이다.
수색견 9마리와 야간 열 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야간 수색용 장비인 서치라이트 등도 동원됐다.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 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시장 공관에서 나와 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시장은 집을 나서기 전 공관에 유서 성격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은 유서의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그는 등산로와 연결된 와룡공원에 10시 53분께 도착한 모습이 포착됐다.
공원을 지나서부터는 CCTV가 없어 정확한 동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 9일 오전 10시53분 와룡공원 도착…등산 차림에 배낭
그는 외출 당시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색 점퍼와 검은 바지에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어 등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 차림이었다.박 시장은 평소 등산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1년에도 49일간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당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사망 당일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출근하지 않은 뒤 연락이 두절됐다.






박원순 서울시장 지난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판 그린뉴딜' 기자설명회 정책을
설명하는 박 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시는 이날 앞서 박 시장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오전 10시 40분께 공지했다.
박 시장은 원래 이날 오후 4시 40분에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서울-지역 간 상생을 화두로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박 시장은 또일부 의원들과 이날 아침에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박 시장이 몸이 아프다고 해 모임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 '부득이한 사정' 들며 일정 모두 취소…성추행 혐의 피소 알려져
그는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최근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과 피소 사실 간 관련이 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A씨는 전날 경찰에 출석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에는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전송받았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소 여부 등 관련 사실에 관해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 서울시는 최근 박 시장이 부동산 대책 등에 따른 격무와 스트레스를 겪어 왔다는 점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머리를 식히고 있을 개연성과 함께 박 시장이 '유언 같은 말'을 남겼다는 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소재 확인에 나섰다.
그러나 결국 그는 최초 신고 접수 이후 약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박 시장의 시신은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s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

경찰, 수색견 동원 심야 수색 박원순 서울시장의 딸로부터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9일 밤 박 시장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기록이 남아 있는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일대를
수색견들과 함께 수색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집 나선지 5시간뒤 휴대전화 끊겨.. 등산로 벗어난 곳서 시신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朴시장, 모자-마스크에 배낭 멘 채
9일 오전 10시44분경 공관 나서.. 고개 숙인채 빠른 걸음으로 이동
딸, 17시17분경 112에 신고 전화.. 나무 빽빽한 곳서 수색견이 발견
경찰, 드론 6기-수색견 9마리에 770여명 동원 와룡공원 등 수색


 

박원순 서울시장(64)이 경찰의 밤샘 수색 작업 끝에 10일 0시 1분경 서울 성북구 삼청각 인근 야산에서 수색견에 의해 결국 숨진 채로 발견됐다.
등산로에서 벗어나 인적이 드물고, 나무가 빽빽한 곳이었다. 시신 인근에는 휴대전화 등 유류품이 있었다.
처음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 박 시장의 딸 박 씨가 울면서 전화한 시간은 9일 오후 5시 17분경이었다.
박 씨는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하고 나갔다. 지금 전화기가 꺼져 있다.
(아버지를) 찾아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 내용은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에 곧장 접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와 성북경찰서는 위치추적을 통해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서울 성북구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근처에서 오후 3시 49분경 끊긴 것으로 파악했다.


○ 수색 7시간 만에 삼청각 인근에서 발견


 












경찰은 오후 9시 반경 1차 수색에 이어 2차 밤샘 수색을 진행한 끝에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주변에서 별다른 흔적은 찾지 못했으며, 박 시장이 공관을 나설 때와 같은 차림새였다”며 “정확한 사망 시점이나 원인 등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현장에서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오후 5시 30분경부터 2개 중대 경찰 2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수색을 시작했다.
이후 해가 저물자 인원을 770여 명으로 늘렸다. 드론 6기와 수색견 9마리, 서치라이트 등도 동원했다.
경찰은 종로구 와룡공원을 올라가는 길목부터 경찰을 길게 배치해 그물망 형식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 접수 직후 이용표 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하고, 수색 상황을 지휘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역시 “밤을 새워서라도 수색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박 시장이 와룡공원을 거쳐 주한 핀란드대사관저 방향으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등산로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다.
공관 인근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전 10시 44분경 공관에서 혼자 밖으로 나왔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만 거주하고, 아들과 딸은 살지 않고 있다.
딸 박 씨는 경찰에 “(연락이 안 된 지) 4, 5시간 정도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CCTV에는 박 시장이 이후 종로구 재동초등학교 후문 담벼락을 따라 북촌로 큰길로 나가는 장면도 잡혔다.
박 시장은 청색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하얀색 마스크도 착용하고 있었다.

흰 셔츠 위에 검은색 점퍼를 걸친 박 시장은 서울시 브랜드 ‘아이 서울 유(I SEOUL U)’가 적힌 배낭을 메고 있었다.
박 시장은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이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했다.
북촌로 큰길에서 빠져나간 박 시장은 와룡공원 입구 근처 CCTV에서 오전 10시 53분경 포착됐다.
○ 오후 3시 49분, 박 시장 휴대전화 꺼져
경찰의 수색 과정에서 와룡공원 입구를 지난 박 시장의 행적은 오후 3시 49분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시점까지 5시간 정도 확인되지 않았다.
박 시장 측근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집값 안정 등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 마련 등에 따른 격무로 주변에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생전에 소셜미디어에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8일 오전 11시 작성한 ‘서울판 그린 뉴딜’ 발표 관련 내용이다.
박 시장은 평소 서울시 정책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사적인 의견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페이스북을 제외한 모든 박 시장의 소셜미디어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지민구 warum@donga.com·김태언·박종민 기자

ⓒ 동아일보 & 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

2020.7.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원순 '비서 성추행 의혹' 고소 '공소권 없음' 수사 종결


수사받던 피의자 사망으로 사건 불기소 처분돼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의 수사도 종결된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직 비서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며 박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는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9일 시장으로서의 당일 일정을 모두 취소한 박 시장은 오전 10시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 관사를 나와 10시53분쯤 명륜동 와룡공원으로 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오후 5시17분 박 시장의 딸은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7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 작업에 나서 이날 오전 0시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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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10일 오전 3시2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운구되고 있다. 박 시장은 가족의 실종신고 후 7시간 여에 걸친
수색 끝에 이날(10일) 오전 0시1분쯤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2020.7.10/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박원순 운구 현장' 시민·지지자들.."죄 있어도 살아서 받아야지"


朴시장 시신 서울대병원 안치..3시52분쯤 안치실로
남인순 등 여권인사 찾아..지지자들 "살려내라" 외침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이대로는 못 보낸다. 죽음 진상을 밝혀야지.
"
실종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0시1분께 서울 종로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시신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지자 9일 오후부터 그를 기다리던 시민과 지지자들은 원통한 듯 절규를 쏟아냈다.
박 시장을 소방과 경찰이 한창 찾아해맬 무렵인 9일 오후 6~7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울권역 응급의료센터(응급실) 앞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입원 환자나 환자 가족도 나와 "어쩌냐" "혹시 발견됐냐" 등을 취재진에 물으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박 시장이 전직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되자 "만약에 죄가 있더라도 살아서 벌을 받아야지"라는 말이 나왔다.
자정을 넘어선 10일 오전, 사망 비보가 들려오자 서울시 관계자와 범여권 관계자 등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이학영·남인순 의원 등도 수척한 모습으로 나타나 박 시장의 운구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오전 3시20분 박 시장의 시신을 실은 구급차가 응급의료센터 입구 앞에 도착했다.
운구되는 동안 애끓는 비명소리와 함께 "살려내라!"고 외치는 목소리도 들렸다.
검안의에게 사망 진단이 내려진 박 시장의 시신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지하의 안치실로 오전 3시52분쯤 옮겨졌다. 범여권 관계자들은 장례식장쪽으로 이동해 비표를 나눠 달고 향후 대응 방안을 나누기에 급급했다.

울음을 터트릴 겨를도 없이 박 시장 운구와 장례절차에 대해 이야기나누던 관계자는 오전 4시가 지나서야 밖으로 나오면서 "아이고, 왜 하필, 왜 이런 일이야"라면서 울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박 시장에 대한 장례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앞줄 오른쪽부터), 이학영 의원, 남인순 의원이 10일이 새벽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운구차를 기다리고 있다.
박 시장은 가족의 실종신고 후 7시간 여에 걸친 수색 끝에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2020.7.1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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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
박 시장은 3선 고지에 오르며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혔지만 9일 그의 정치 인생도
막을 내렸다.

동아일보DB

 




  시민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대권 꿈꿨던 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2011년 野 단일후보로 정치 데뷔
서울시장 재보선 당선.. 연거푸 3선, 2017년 대선 준비 본격 나섰지만
국민 마음 못얻자 "경선 불참".. 2022년 대선 의지 불태웠는데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도전 멈춰



“우리 시대를 새로운 시대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1년 9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백두대간 종주를 갓 마쳐 턱수염이 가득한 한 남성이 안철수 현 국민의당 대표를 껴안았다.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을 거치며 시민사회계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던 박원순 변호사가 ‘정치인 박원순’으로 거듭난
순간이다.

안 대표의 전격적인 양보에 힘입어 야권 단일 후보가 된 박원순 변호사는 한 달 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2014년, 2018년 선거에서도 연거푸 당선됐다.
서울시장 사상 처음으로 3선에 성공한 박 시장은 이제 마지막 정치적 도전인 차기 대선에 나서려고 했지만 9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도전을 중단하게 됐다.



○ “내 직업은 ‘소셜 디자이너’”



2011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활동할 당시의 모습.

 



시민사회에서 정치권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박 시장은 2011년 나경원 후보, 2014년 정몽준 후보, 2018년 김문수 후보 등 보수 진영의 후보들을 연이어 물리쳤다.
3선에 성공하며 정치적인 입지도 한층 강화됐다.
정치 입문 전부터 명함에 ‘소셜 디자이너’라고 적고 다녔던 박 시장은 시장 당선 뒤에도 이 호칭을 가장 좋아했다.
“패션 디자이너, 인테리어 디자이너처럼 우리 사회를 어떻게 하면 조금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이런 걸 늘 고민하는 사람”이라는 박 시장의 설명이었다.

그의 공관 1층 절반은 지금까지 각종 사회 이슈와 관련해 모았던 국내외 자료와 신문 스크랩, 연구서들로 꽉 차 있다. 박 시장은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는 걸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늘 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게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대선 도전으로 이어졌다.
박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2017년 대선 준비에 본격 나섰다.
그러나 낮은 대중적 지지율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박 시장은 “정말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박 시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2017년 대선을 준비하며 시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박 시장이 절감했다”며 “2022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긴 호흡으로 준비하겠다는 의욕이 강했다”고 말했다.
당내 세력 부족을 절감한 박 시장은 4·15총선을 앞두고 ‘박원순계’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 결과 행정부시장 출신의 윤준병 의원, 정무부시장 출신의 김원이 의원, 비서실장 출신의 천준호 의원 등이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 “대통령은 운명적인 직책”





1982년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함께.

 

 

 

 

아름다운가게 등으로 시민사회의 활동 방식 자체를 바꾼 박 시장은 시정에서도 아이디어맨이었다.
하지만 시장 임기 내내 박 시장은 “각인되는 성과가 없다”는 평가도 받았다.

박 시장 스스로도 “박원순 하면 팍 떠오르는 브랜드가 없다는 걸 안다”면서도 “이명박 전 대통령처럼 토목, 개발로 인기를 끄는 정책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대신 그는 ‘서울로(路) 7017’과 같은 도시재생, 공공자전거인 ‘따릉이’ 등 생활 밀착형 정책에 집중했다.
부동산 대책 등 중앙정부와의 협의를 거쳐야 할 사안은 종종 즉흥적으로 밀어붙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8년 “여의도를 통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여의도·용산 개발 청사진을 밝혔던 게 대표적이다.
곧장 관련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중앙정부와 논의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다.
이런 우여곡절에도 박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재난기본소득 논의를 주도하며 차기 대선 준비를 이어갔다.

박 시장은 6일 열린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선과 관련해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정치 입문 이후 9년 동안 꾸준히 그 운명의 자리를 준비했지만, 이날 그의 정치 인생도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한경DB





'서울판 그린뉴딜' 발표 기자회견의 박원순 서울시장




정두언·노회찬·성완종…비극으로 마감한 정치인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 같은 대중 정치인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 스스로 세상을 등진 정치인은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정 전 위원은 지난해 7월 유서를 남긴 채 집을 떠난 뒤 북한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의원 임기를 마친 뒤에도 방송인, 시사평론가, 가수, 음식점 사장 등 여러 분야를 오가며 활발히 활동했으나 오랫동안 앓은 우울증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7월 27일 국회에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7월에는 한국 진보정치의 아이콘이었던 노회찬 당시 정의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김동원 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노 전 의원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2015년 4월에는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이 경남기업 회장 시절 자원개발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04년에는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1억원대 뇌물을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같은 해 박태영 전 전남지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한강에 투신해 유명을 달리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수사 대상이 된 후 겪게 되는 사회적 이목과 비판에 따른 심적 고충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인으로서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수사 대상이 되는 동시에 지지자와 자신이 속한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돌이킬 수 없어 견디기 어려운 압박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뉴스1 DB) 2020.7.10/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