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기상청 '역대급 오보'… 강수량·강수위치 줄줄이 빗나가

도토리 깍지 2020. 8. 5. 08:59

 

 

 

전국에 강한 비가 내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사진=연합뉴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잠시 비는 그쳤지만'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수도권에 집중 호우가 계속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한강이 황토색으로
보이고 있다.
2020.8.5 jieunlee@yna.co.kr

 

 

 

 

 

 

  기상청 '역대급 오보'… 강수량·강수위치 줄줄이 빗나가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연일 계속되면서 올해 '역대급 폭염'을 예상했던 기상청이 또다시 '오보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긴 장마를 예측하지 못한 데다 장마 기간 내내 강수량·강수 위치 등이 틀리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올여름 폭염이라더니… '역대급 장마'

기상청은 지난 5월 올해 여름(6~8월) 기상을 전망하면서 이번 여름의 기온이 평년(1981~2010) 기온(23.6도)보다 0.5~1.5도, 작년(24.1도)보다는 0.5~1도가량 높겠다고 예보했다.
또 올여름 폭염 일수는 20~25일, 열대야 일수는 12~17일로 평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지난달 전국의 평균기온은 22.5도로 평년 대비 2도가량 낮았다. 폭염일수는 3.9일, 열대야 일수는 2.3일로 각각 평년 대비 2~3일가량 적었다.
















올여름 강수량 예측치도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장마가 6월부터 시작돼 7월 내내 이어지면서 강수량이 예상을 벗어났다.

지난 2일 기준 장마 기간 중 평균 강수량은 중부 494.7㎜, 남부 566.5㎜, 제주 562.4㎜를 기록해 평년 대비
160~180㎜를 초과했다.


◇520억 수퍼컴퓨터도 쓰고 있는데…

전체적인 여름 예보를 잘못한 데다 장마 기간 내내 세부적인 예보도 엇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3일 발표한 예보에서 서울, 경기도와 강원 영서에 4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다가 오후에 다소 약화하겠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8시 기준 전국의 AWS(자동 기상 관측 시스템) 관측 지점 988개 중 강원도 철원, 화천, 경기 연천과 포천 등 4곳에서만 시간당 강수량이 최대 54~72.5㎜를 기록했다.
이날 낮 서울 대부분 지역의 일 강수량이 10~20㎜에 그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계속 비가 온다고 하면 하루쯤 맞히는 '인디언 기우제식' 예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이처럼 오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상청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퍼컴퓨터가 520억원을 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4월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0년간 1000억원을 들여 구축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도입하기도 했다. 다만 이 시스템은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를 많이 모으지 못해 영국형 모델(UM)과 병행 사용 중이다.


◇3년 동안 냉·온탕 한반도 여름

이처럼 올해 예보가 엇나가는 경우가 많았던 데 대해 기상청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 현상 발생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2018년엔 최악의 폭염이 왔다.
그해 8월 1일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기온이 41도를 기록하며 현대적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907년 이후 111년 만에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2019년엔 태풍이 몰려 왔다.

평년(25.6개)보다 많은 29개가 발생했는데, 이 중 7개가 우리나라에 상륙하거나 남해·서해를 지나며 영향을 미쳤다.
1950, 1959년에 이어 공동 1위인 숫자다 . 올해는 폭우와 긴 장마가 특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6월 시베리아에서 이상 고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116년 만에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돼 더운 여름이 될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장마가 길어지고 있고, 비구름이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되며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는 국지성 호우가 자주 발생해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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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친절한 기상청 ‘태풍 진로도’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진로 알 수 없어
태풍 소멸 뒤 진로 표시 타국과 비교돼
태풍센터 “현재 시스템 구축중 내년 선봬”






지난 2014년 9월23일 제16호 태풍 ‘풍웡’은 대만과 중국 대륙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태풍 통보문’에서 풍웡의 예상 진로를 잘 예측해냈다.
하지만 태풍이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변한 뒤 다시 우리나라 쪽으로 계속 진행하리라는 것은 ‘통보문’에 표시되지 않았다.

열대저압부는 많은 비를 몰고 와 전남 보성에서 23~24일 이틀 동안 190.5㎜의 강수량이 기록되는 등 남부와 제주를 중심으로 태풍에 버금가는 집중호우 현상이 발생했다.
24일 영주에는 107.5㎜의 비가 와 9월 일 강수량 극값 2위가 기록되기도 했다.

태풍의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17m를 넘으면 태풍, 이보다 작으면 열대저압부(TD)로 구분한다.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전환된 시점에는 이름만 달라졌을 뿐 영향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당시 일본 기상청이나 홍콩 기상청,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등은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바뀐 뒤의 경로도 태풍 진로도에 함께 표시해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덮칠 것을 한눈에 보여줬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의 태풍 진로도에는 태풍이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소멸하는 순간까지만 표시돼 이후 열대저압부가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알 수 없게 돼 있어, 다른 나라 진로도와 비교가 됐다.








 




기상청은 이런 점들을 반영해 2015년 5월 태풍 정보를 태풍 사전 및 사후 단계인 열대저압부까지 영역을 확장해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열대저압부 정보에는 위치, 강도, 이동방향,
이동속도의 현재 분석 및 24시간 예상 경로 등이 6시간 단위로 담는다는 내용이었다.

기상청은 2018년에도 태풍이 자신과 가장 근접하는 거리와 시간을 알 수 있는 상세정보를 제공하는 등 ‘친절한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처럼 태풍 통보문에는 여전히 태풍 소멸 뒤 열대저압부의 향방에 대한 정보가 빠져 있어 ‘불친절한 부분’이 남아 있다.
기상청은 4일 오전 10시 발표한 제16호 태풍 ‘하구핏’에 대한 ‘태풍 통보문’에서 하구핏이 이날 새벽 중국 해안으로 상륙해 밤 9시께 상하이 서쪽 200㎞ 부근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5일 오후에 산둥반도 부근 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풍 진로도에는 상하이 서쪽 200㎞ 부근에서 하구핏이 열대저압부로 변한다는 엑스(X) 표시만 돼 있을 뿐 이후 진로 방향에 대한 정보는 없다.
기상청은 단지 ‘기상 해설’(3일 전망)에서 “6일 제4호 태풍 ‘하구핏’이 약화해 북한을 지나는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받겠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 태풍 진로도에는 6일 오전에 열대저압부가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이를 보면 기상청이 우려하는 대로 정체전선과 열대저압부의 이동 경로가 겹치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는 이 문제에 대해 “현재 진로도에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뒤 이동 경로와 시간, 완전한 소멸 위치까지 표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께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우선 현재 태풍 정보 하단에 문자로 열대저압부 진로에 대한 설명을 붙여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주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호우 여파로 한강 수위가 상승한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하계교 일대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2020.8.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장마 언제 끝나나…기상청 달력 보니 13일까지 '비' 빼곡


태풍 '하구핏' 영향 5일까지 최대 500㎜ 물폭탄
서울·경기·강원 영서지방 열흘 가량 더 내릴 듯




정체전선(장마전선) 영향으로 '물폭탄'이 떨어진 중부지방에 다음주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중부지방의 장마철은 8월 상순이 지나서야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10일까지 중부지방에 계속 비가 오고 서울과 경기도 강원영서는 오는 13일까지 줄곧 비가 내리겠다.

이미 장마철이 끝나고 폭염이 찾아온 남부지방에선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소나기가 올 수 있다.
남부내륙과 제주도는 4일 5~40㎜가량의 소나기가 예상되며 남부지방은 곳에 따라 8~10일 소나기 소식이 있다.

중부지방은 현재 이 지역과 북한을 오르내리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연일 거센 비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남동해안(상해 남쪽)을 향해 이동 중인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에 동반된 수증기가 다량으로 우리나라에 유입되면서 강수강도는 한층 세졌다.
서울,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 경북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3일부터 4일까지 중부지방(강원영동 제외)에 100~200㎜(많은 곳 300㎜이상)가량의 비가 쏟아지겠고 강원영동, 경북북부는 30~80㎜(많은 곳 100㎜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전북은 3일 하루동안 5~40㎜의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은 오는 5일까지 중부지방에 누적강수량 100~300㎜, 최대 5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체전선의 영향을 직접 받는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강수 집중 구역이 남북 50㎞ 이내로 좁아 지역 간의 강수량 차이가 크고 한 곳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며 "비가 내리지 않거나 소강상태를 잠시 보이더라도 위험 기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일 중부지방에 집중되고 있는 폭우로 한강수위가 상승, 서울 잠수교 일대가 침수로
통제되고 있다. 잠수교는 이틀째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서울시는 잠수교
지점 수위가 5.5m에 이르면 보행자 통행을 막고 6.2m를 넘으면 차량 통행을 제한한다.

2020.8.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태풍 하구핏에 동반된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추가로 유입되면 중부지방의 장맛비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하구핏은 1일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590㎞ 부근에서 발생해 3일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동쪽 약 180㎞ 부근 해상을 지나고 있다.

4일 오전 9시 중국 푸저우 북북동쪽 약 270㎞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이며 상륙 직후 지면과의 마찰로 인해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하구핏이 열대저압부로 약화되는 시기에 방출되는 수증기의 양이 많을 경우 5일 이후 비의 강도는 더 강해지고 강수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일 이후에는 기상상황에 따라 폭우 강도가 변화할 수 있겠으나 당분간 비가 계속되는 만큼 비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중부지방은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100~500㎜의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다.

적은 강수량으로도 산사태와 축대붕괴, 농경지·지하차도·저지대 침수 등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 북한(황해도) 지역에도 많은 비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북부 인근 강 유역(임진강·한탄강 등)을 중심으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어 상습침수 지역의 거주민과 캠핑장·피서지 야영객들은 안전사고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편 곳곳에 폭염특보가 내린 남부지방에선 다음주까지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남부내륙과 강원동해안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올라 덥겠고 강원동해안과 제주도, 일부 내륙에선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다.







hahaha8288@news1.kr









서울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지난 3일 한강 수위 상승으로 서울 잠수교가 전면
통제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장맛비 대신 폭염 예측했던 기상청, 왜 ‘못믿을 곳’ 됐나


한국지형에 맞는 수치예보모델은 업데이트 중


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에 연일 많은 비를 쏟아내면서 기상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기상청은 이번 여름 긴 장마 대신 폭염이 오랜 시간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남부지방에서는 장마기간이 49일을 기록하며 최장기록을 갈아치우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4일에도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빗나갔다. 예보 시스템 발전이 기후가 변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 장마 예보가 빗나간 가장 큰 원인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동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을 꼽는다.

북극과 인접한 이 지역 기온이 평년에 비해 크게 올라 얼음이 녹은 찬 공기가 한반도에 내려왔다.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대와 강하게 부딪히면서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리는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대기 온도가 갑자기 높아지면 대기 흐름이 휘돌아 남쪽으로 향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 대륙에 걸쳐있는 4호 태풍 하구핏이 한반도에 끊임없이 수증기를 공급하는 것도 최근 집중호우의 원인이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크게 올라 더운 공기를 머금은 북태평양 고기압대가 크게 발달했다.
열대성 저기압대인 태풍도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해 1959년 이후 한반도에 가장 많은 7개의 태풍이 영향을 준 해로 기록됐다.










한강 상류에 내린 호우로 한강과 중랑천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3일 서울 중랑구 장안교
인근 중랑천 야외수영장이 물에 잠겨 있다.

권현구 기자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여름철 예보에 북극 근방의 고온현상에 대한 예측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예보와 큰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 예보기술의 발전과 적용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 기상청 고위 간부도 “이상기후 현상이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나타날지 몰라 장기예보가 단기예보보다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이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지난 4월 한국의 지형과 기상 특성을 반영한 KIM을 도입했다.
향후 3년 동안 영국형 모델(UM)과 함께 예보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기상 데이터 등의 업데이트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기상청 예보관들은 KIM이 잘 들어맞는 부분과 들어맞지 않는 부분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KIM을 다루는 별도 연구팀을 꾸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물리과정과 역학모델 등을 업데이트 했고, 오는 10월과 11월에는 기상데이터를 추가로 입력해 KIM의 예보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KIM 도입은 책으로 따지면 초판이 막 발행된 셈”이라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더 정확한 예보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도 예보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따르면 기상청은 7명을 1개조로 해 4팀이 돌아가면서 12시간씩 예보업무를 보고 있다.
예보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육체적 스트레스(94%)와 정신적 스트레스(87%) 강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예보관 출신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관들 중 다수가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호소한다”며 “장비확충 만큼 데이터를 해석하는 예보관의 근무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 2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일대 논이 폭우로 잠겨 있다.

2020.8.3 뉴스1

 




  기상청 뭇매 맞는 3가지 이유

 

 

기후변화에 AI도 정확한 예측 못 해
2. 6월 ‘푹푹’·7월 ‘쿨쿨’…빗나간 예보
3. 북극 고온현상에 8월까지 긴 장마



40일 넘게 이어진 장마, 역대급 6월 폭염 등 기상 전망이 잇따라 빗나가면서 기상청이 뭇매를 맞고 있다.
시민들은 ‘오보청’, ‘중계청’이라는 비아냥을 쏟아 내지만 기상청만을 탓하는 기후 전문가는 많지 않다.
정부기관 한 곳의 잘못으로 볼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후 예측을 지상 최대 난제로 만들어 버린 건 나날이 뜨거워지는 지구다.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정확한 예보를 위해 투입되고 있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에 AI가 학습해야 할 과거 100년의 기상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기상청의 지난 6~7월 기상 전망에 성적을 매기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기온과 강수량 등 예측이 대부분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여름철 전망’에서 6월 평균기온이 평년(21.2도)과 지난해(21.3도)보다 0.5도가량 높겠다고 예측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거나 동해상에서 선선한 공기가 들어오면 기온 변화가 클 수 있다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6월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전국 최고기온 28도, 평균기온 22.8도로 평년보다 각각 1.5도, 1.6도 높았다.
폭염일수도 2일로 평년보다 1.4일 많아 역대 1위였다.
기상청은 7월(1~29일) 강수량이 대체로 평년(240.4~295.9㎜)과 비슷하거나 적겠다고 내다봤다.

기온은 평년(24.5도)보다 0.5~1.5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7월 강수량은 398.6㎜로 기상청 예측보다 100㎜가량 많았다.
푹푹 찌던 6월과 달리 7월 평균기온은 22.5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았다.
기상관측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시원한 7월이었다.


기상청은 예상 밖으로 길어진 장마의 원인으로 북극의 고온현상을 꼽았다. 6월 말 동시베리아에서 블로킹(느린 온난고기압)이 발생하면서 북극으로 따뜻한 공기가 몰려갔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 주변에 머물게 됐다는 것이다.
여름철 한반도를 지배하는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에 가로막히면서 남부지방에 정체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이상고온현상과 북극 얼음 감소가 최근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북극은 지구 평균의 2배 이상 가열되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간 영구동토층 평균기온이 17도 상승했다.
지난 6월 시베리아 북쪽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까지 치솟는가 하면, 시베리아 침엽수림은 매년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확한 예보를 위해 각국이 AI, 빅데이터 등을 기상 분야에 도입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AI는 오랜 기간 축적된 빅데이터로 판단을 하는데, 급격한 기후변화로 과거의 기상 데이터가 앞으로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기후 재난에 대한 국가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주변에 위치한 CCTV 모니터 화면이다.

[네이버 지도 앱 캡처]





  기상청 불신시대…지도앱 CCTV 뒤져 일일이 날씨 확인한다


‘타지역에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 기상청보다 믿을 수 있는 방법’

 
최근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지역 날씨를 확인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중계청'이란 비판에 휩싸인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낳은 신풍속도다.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으로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 앱의 CCTV 기능을 이용해 해당 지역 날씨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법이다. 

 
네이버 앱 CCTV로 실시간 날씨 확인 






네이버 지도 앱 CCTV 기능을 통해 서울 중구 서울광장 주변에 위치한 CCTV 모니터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지도 앱 캡처]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지도 앱을 열어 원하는 지역을 검색한 뒤 지도 메뉴에서 CCTV 기능을 활성화한다.
다시 지도 화면으로 돌아와 목적지 인근에 표시된 카메라 모양을 클릭하면 해당 지역의 날씨를 CCTV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다. CCTV 화면에는 차의 움직임이나 행인의 모습도 등장해 도로가 얼마나 막히는지, 비가 어느 정도 오는지를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는지 직접 볼 수 있어 편하다”
“기상청보다 네이버 지도 CCTV 보는 게 더 정확하다” “출퇴근 전 확인 필수”라는 반응을 보인다.
다만 이 방법으로 실시간 날씨는 확인할 수 있지만, 당일 기상 예측까지는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기상청 더는 못 믿어…중계도 제대로 못 해 







기상청 예보를 믿기 어렵다며 SNS에 올라온 반응이다.

[SNS 캡처]




스마트폰으로 지도 앱을 구동해 날씨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건 기상청 예보에 대한 불신이 부른
‘웃픈’ 풍속도라는 자괴감이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올여름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치고 평년에 9.8일이던 폭염 일수가 최장 25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7월 전국 평균 기온은 평년 대비 2도가 낮아 기상 관측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시원했다.
폭염 일수와 열대야 일수도 평년 대비 2~3일 적었다.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수량 예측도 차이가 났다. 기상청은 7월 강수량이 평년(240.4~295.9㎜)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난달 강수량은 39.86㎜로 예측보다 100㎜ 정도 많았다.
장마전선이 남부에 이어 중부를 강타하면서 산사태ㆍ침수 피해가 이어지자 네티즌들은 ”기상청이 이제는 중계도 제대로 못 한다” “오보청” “구라청”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슈퍼컴퓨터 갖췄는데 왜?…“이상기후 예측 어려워”




계속되는 중부지방 폭우로 한강수위가 상승하면서 4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이
물에 잠겨 있다.

뉴스1


 

 

특히 기상청이 슈퍼컴퓨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량 문제에 대한 지적이 거세다.
기상청은 현재 170억원대 슈퍼컴퓨터를 사용하고 있고, 올해 말에서 내년 초 500억 원대 슈퍼컴퓨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기상청 관계자는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더라도 그것은 도구에 불과하다.

슈퍼컴퓨터 안에 프로그램 수치 모델 등이 같이 개발·연구돼야 한다. 또 기상청에서 정말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일어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기후변화로 예측이 불확실한 면이 있다"라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상 예측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예보의 정확성을 높여 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훈 세계기후변화상황실 한국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기후 변화 이야기가 나온 건 20년이 넘었다.
기상청에서 슈퍼컴퓨터를 도입해 잘 운영하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건 기후 전문가가 많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상학자들은 단기 예측을 많이 하는 반면 기후학자들은 중장기 예측을 한다.
기상청에 더 많은 기후 전문가들이 일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4일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한강이 온통 황톳빛으로 변해 있다.

김지훈 기자





  기상청 왜 오보 잦나… 기후변화 못 따라가는 게 가장 큰 문제






동시베리아 이상고온 예측 못해…
한국형예보모델 아직까진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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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한반도 중부지방에 연일 많은 비를 쏟아내면서 기상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초 기상청은 이번 여름 긴 장마 대신 폭염이 오랜 시간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그러나 남부지방에서는 장마 기간이 49일을 기록하며 최장기록을 갈아치우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4일에도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빗나갔다. 예보 시스템 발전이 기후가 변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 장마 예보가 빗나간 가장 큰 원인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동시베리아의 이상고온 현상을 꼽는다
. 북극과 인접한 이 지역 기온이 평년에 비해 크게 올라 얼음이 녹은 찬 공기가 한반도에 내려왔다.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고기압대와 강하게 부딪히면서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리는 것이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대기 온도가 갑자기 높아지면 대기 흐름이 휘돌아 남쪽으로 향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중국대륙에 걸쳐 있는 4호 태풍 하구핏이 한반도에 끊임없이 수증기를 공급하는 것도 최근 집중호우의 원인이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한반도 주변 바다의 수온이 크게 올라 더운 공기를 머금은 북태평양고기압대가 크게 발달했다. 열대성저기압대인 태풍도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해 1959년 이후 한반도에 가장 많은 7개의 태풍이 영향을 준 해로 기록됐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여름철 예보에 북극 근방의 고온현상에 대한 예측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예보와 큰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 예보기술의 발전과 적용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직 기상청 고위 간부도 “이상기후 현상이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나 나타날지 몰라 장기예보가 단기예보보다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이 완전하게 정착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지난 4월 한국의 지형과 기상 특성을 반영한 KIM을 도입했다. 향후 3년 동안 영국형 모델(UM)과 함께 예보시스템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 기상 데이터 등의 업데이트가 완벽히 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기상청 예보관들은 KIM이 잘 들어맞는 부분과 들어맞지 않는 부분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청은 KIM을 다루는 별도 연구팀을 꾸려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물리과정과 역학 모델 등을 업데이트했고, 오는 10월과 11월에는 기상데이터를 추가로 입력해 KIM의 예보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KIM 도입은 책으로 따지면 초판이 막 발행된 셈”이라며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데이터가 쌓이면 더 정확한 예보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도 예보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 따르면 기상청은 7명을 1개 조로 해 4팀이 돌아가면서 12시간씩 예보업무를 보고 있다.
예보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육체적 스트레스(94%)와 정신적 스트레스(87%) 강도가 높다고 응답했다.

예보관 출신 기상청 관계자는 “예보관 중 다수가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호소한다”며 “장비확충만큼 데이터를 해석하는 예보관의 근무환경 개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세종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