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24일 서울 세종대로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 역대급 집중폭우에 전국 곳곳에서 비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총력 지원 방침을 밝혔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반포공원이 물에 잠겨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장마가 길어도 너무 길다, 역대급 장마는 고기압 ‘블로킹’ 탓
이달 중순까지 역대 최장 가능성
중부지방 장마가 8월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장마가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시베리아 대륙의 고온현상으로 인한 ‘블로킹’(저지고기압), 북극의 이상고온 등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장마는 8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까지 경기내륙, 강원 영서에는 300㎜ 이상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경기도, 충청도 등에는 100~200㎜의 비가 예보됐다. 8일에도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 예보가 있고, 9~10일엔 중부지방과 호남지방 중심으로 비가 오겠다. 11~14일에도 서울·경기, 강원 영서에는 비가 예보됐다.
지난 6월 24일 시작돼 이날 기준 43일째 지속 중인 중부지방 장마는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된 2013년(49일)보다 더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년의 경우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며 정체전선을 밀고 올라가는데 올해는 우리나라에 유입된 찬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막아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우선 시베리아의 기온이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아지며 뜨거워진 공기가 상승해 6월 중순부터 우랄산맥과 동시베리아의 대기 흐름을 막고 있는(블로킹) 게 첫 번째 요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블로킹은 일반적으로 5~15일 정도 발생하는데 올해 대륙쪽 블로킹은 이례적으로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 기온이 이례적으로 높았던 점도 작용했다. 지난달 북극의 기온이 크게 높아지며 극지방 주위를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졌고, 제트기류로 극지방에 갇혀 있어야 할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남하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저지하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1987년과 비슷한 패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1987년에도 우리나라 부근에 정체된 찬 공기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8월 10일까지 이어졌고, 여름철 강수량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장마가 이어지는 와중에 서울에는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 서울의 최저기온은 25.9도로 올해 첫 열대야로 기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시적인 기압 배치에 따른 현상”이라며 “5일 새벽 태풍 ‘하구핏’이 약해지며 태풍 주변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장마철에서 벗어나면 전국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나타날 전망이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0.5~1도 높겠고, 8~9월 폭염 일수는 평년(5.5일)보다 비슷하거나 많겠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수위가 불어난 중랑천[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상예보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6일 오전 서울·경기도와 강원도, 전라도에는 돌풍, 천둥·번개를 동반하며 시간당 30∼50㎜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서해안에는 순간 풍속 20m/s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날 오전 현재 호우경보는 서울·경기도, 대전시, 충청도, 강원, 경북 등 다수 지역에 발령돼 있다. 강풍주의보도 일부 남부 지방을 빼고 대다수 지역에서 발령돼 있다. 강풍주의보는 대부분 이날 오후나 밤, 늦어도 7일 아침 전에는 해제될 예정이다. 제주도에는 지난달 말 발령된 폭염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6일 오전 6∼7시 주요 지점별 강수량은 화성 진안 54.5㎜, 양평 용문산 49.0㎜, 용인 47.5㎜ 등이다. 이날 오전 0시∼7시 일 최대 순간 풍속은 태안 안도가 29.4m/s, 부안 갈매여가 28.3m/s, 홍성 죽도가 23.9m/s다. 특히 중부지방과 전라도는 강한 비와 함께 강풍이 불겠으니 시설물 관리, 저지대 침수, 빗길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비는 서울·경기도와 강원도는 이날 낮부터, 충청도와 경북 북부는 늦은 오후부터 차차 그치겠다. 7일은 충청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오겠으며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에서는 오후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6∼7일의 예상 강수량은 충청도·남부지방이 50∼150㎜다. 충청도·전라도·경북 북부에서는20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서울·경기도, 강원도는 30∼80㎜의 비가 오고, 많은 곳은 120㎜ 이상 쏟아지겠다. 제주도, 서해5도, 울릉도·독도의 예상 강수량은 10∼50㎜다.
bookmania@yna.co.kr
파주소방서 구조대가 6일 오전 임진강 인근인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율곡1리에서 침수된 시내버스에서 고립된 승객과 운전사 5명을 구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서울 등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내려져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환승센터에 시민들이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2020.07.29. park7691@newsis.com
물폭탄 맞은 출근길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등에 호우 경보수준의 특보가 발효된 상황에서 6일 오전 7시께 서울에는 최고 30㎜를 상회하는 비가 1시간에 내려 막판 정체전선(장마전선)에 의한 빗줄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기상청 방재기상정보시스템상 호우 실황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에는 이날 오전 6시4분부터 1시간 동안 34.5㎜ 비가 쏟아졌다. 강동구에는 이날 오전 0시1분부터 102.5㎜가 쏟아진 상태다.
광진구에도 25.0㎜, 송파구에는 22.0㎜, 성동구에도 20.5㎜가 쏟아졌다. 서울에서 가장 적은 비가 내린 곳은 금천구로, 이 지역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에는 9.5㎜의 비가 내렸다. 해당 시각 시간당 가장 비가 많이 온 곳은 경기 화성 진안동으로, 53.5㎜가 퍼부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평 용문산 자락과 용인 처인구 역북동 역삼 AWS에는 각각 시간당 48.5㎜와 46.5㎜가 내렸다.
기상청은 7일까지 서울과 경기, 강원에 30~80㎜가 더 내릴 것으로 봤다. 많은 곳은 120㎜ 이상 올 수 있다. 이날(6일) 오전 7시 기준 대전과 세종, 서울 전역 및 인천(인천시, 강화·옹진군)에 호우 경보가 발효돼 있다.
한편 서울에는 이날 오전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6일 서울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4시55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증산교 하부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이 지역은 상습 침수구역으로, 침수로 인한 갑작스런 사고 위협에 대비해 통제가 이뤄졌다.
오전 3시50분부터 동부순환도로 양방향 전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성동구 성수분기점(JC)부터 도봉구 수락지하차도까지 통제되고 있다. 40분 앞선 오전 3시10분부터는 강변북로도 양방향 본선 통제상태다. 마포구 원효대교 북단 부근부터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진입로까지 양방향이 해당한다.
오전 2시부터는 내부순환도로 양방향 본선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성동구 성수분기점(JC)과 동대문구 군자교 양방향에서 차량의 통행이 통제됐다. 5일 오후 9시25분부터 올림픽대로도 양방향 본선이 통제됐다. 강서구 염창나들목(IC)와 동작구 동작대교 하부 구간이다.
앞서 통제가 이뤄지고 있던 잠수교(2일 오후 5시20분부터)와 개화육문관(3일 오전 7시30분부터)도 계속 통제되고 있다. 5일 오전 9시20분과 9시30분부터 각각 통제됐던 여의상류 나들목(IC)과 여의하류 나들목 통제도 풀리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팔당댐 등 방류로 한강 수위가 상승해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통제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제공하는 교통상황 '로드플러스'에 따르면 서울 외곽선 구리에서 일산 방향으로는 장수 나들목에서 송내나들목 2㎞구간, 구리 나들목에서 상일나들목 8㎞이 정체되고 있다. 반대 방향에는 서운분기점부터 송내나들목까지 6㎞도 가다서기를 반복하고 있다.
서울 내에서는 신촌로와 올림픽대로 가양나들목에서 가양대교 방향, 성수대교 동단에서 서단, 강변북로 가양대교 동단에서 성산대교 서단, 성산로 연희IC교에서 연세대사거리 등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ace@news1.kr
집중호우로 출근길 서울 주요도로 곳곳이 통제된6일 오전 서울 강변북로 마포대교에서 한강대교 구간이 통제돼 극심한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20.8.6/뉴스1 안으나 기자
올림픽 대로 강변대로 다막혀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서혜림 기자,김근욱 기자 = 밤 사이 내린 폭우로 서울의 도심은 평소보다 더 짙은 회색 빛으로 물들었다. 출근길 직장인들의 표정 역시 도로에 고여있는 물웅덩이를 피하느라 우산 안으로 들이치는 비를 피하느라 역시 회색빛이 됐다.
특히 한강 수위가 높아져 서울의 주요 도로에서 교통통제 이뤄지면서 차량들이 우회도로로 몰려 출근길 대란으로 이어졌다.
6일 이른 오전부터 폭우가 내릴 것이라는 날씨 예보에 출근길 직장인들은 중에는 어떻게서든 피를 최대한 피해 보려 준비를 해온 사람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에서 기자와 만난 한 여성 시민 A씨는 "신발이 젖는 것이 싫어 장화를 신고 나왔다"고 말했다. A씨는 장마 때문에 집 밖으로만 나오면 옷이 물에 젖는 것이 걱정된다며 빨리 장마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지하철에서 만난 또다른 30대 여성 B씨도 밤부터 비가 많이 와 옷이 젖을 것이 염려돼 반바지를 입고 출근길에 올랐다. 비가 오는 소리에 새벽부터 잠이 깼다는 B씨는 장마 때문에 반려견과 산책도 할 수 없다며 역시 빨리 비가 그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폭우가 할퀴고 지나간 도심을 지나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빗물에 옷가지가 젖어 들어 생기는 빨래의 고민보다 '지각'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를 이용해 출근을 하는 직장인들은 아침부터 서울 시내주요 도로가 통제됐다는 소식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강남 방면으로 출근하는 김모씨(32)는 평소처럼 차량을 가지고 집을 나섰다가 도로 초입부터 길이 막히는 것을 보고 차량을 돌렸다.
김씨는 "집 앞부터 차가 너무 막혀서 엄두가 안 나 차를 돌렸다"라며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면 지각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업 특성상 이른 오전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 30대 직장인 박모씨의 경우 평소보다 30분이나 일찍 출근했지만 도로가 통제되면서 우회도로를 찾느라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박씨는 "올림픽대로가 통제됐다는 소식을 듣고 네비게이션을 확인했지만 우회도로를 알려주지 않아 다른 도로를 타고 출근했다"라며 "비 때문에 도로가 너무 어둡고 큰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물이 튀어 긴장하며 출근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비 때문에 차가 막히거나 지하철이 지연돼 지각이 걱정된다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누리꾼 C씨는 "(통근) 셔틀이 25분에 와야 하는데 46분에 왔다"라며 "살려줘 나 지각하기 싫어"라고 지각 때문에 직장에서 '찍히기 싫다'는 글을 올렸다.
또다른 누리꾼 D씨는 "세빛둥둥섬은 정말 둥둥 떠있고 한강공원은 다 잠겼다"라며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다 막혀서 돌고돌아 한시간 반만에 출근. 대왕지각했다"라고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한편, 기상청은 이날 오전 서울울 포함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정오까지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했다. 서울지역의 비는 오후 3시 이후 점차 그치기 시작해 7일 오후 3시까지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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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물에 잠겨 주민들의 발이 묶여있다.
2020.8.5 yangdoo@yna.co.kr
하천에 냉장고가 둥둥"…679㎜ 물폭탄에 잠겨버린 철원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말 그대로 '물폭탄'이 강원 철원군에 쏟아졌다. 곳곳이 물에 잠기고 쓸려 내려가고 터졌다. 주민들은 급히 몸을 피했지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이들은 고립됐다. 마을 하천에 이어 한탄강까지 범람하자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주민들은 마당을 넘어 집 안까지 들어차는 물을 퍼내고 또 퍼냈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물이 불어났고 결국 구조 보트에 몸을 맡겼다.
철원 생창리…이틀 만에 또 침수 피해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폭우로 침수돼 있다. 철원지역은 닷새 동안 최대 67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2020.8.5 yangdoo@yna.co.kr
5일 정오께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는 다시 물바다가 됐다.
오전에 비가 수차례 세차게 내리더니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큰 도로가 서서히 물에 잠겼고 금세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다.
주민들은 망연자실했다.
지난 3일 새벽 집중호우에 집과 논밭이 모두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이장은 마을 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급히 대피할 것을 알렸다.
공무원들은 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지 못한 주민이 있는지 살폈다.
오후 2시가 지나자 불어난 물은 어른 허리 높이까지 찼다.
주민들은 집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 대문을 흙과 모래주머니 등으로 덮었지만 소용없었다.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폭우로 침수돼 있다. 철원지역은 닷새 동안 최대 67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2020.8.5 yangdoo@yna.co.kr
도로는 강으로 변했고 냉장고가 둥둥 떠다녔다.
마을 옆 남대천은 죽은 멧돼지가 떠내려갔다.
주민들이 이틀째 묵고 있는 임시 대피소는 고립된 장소로 변했다.
결국 이들은 구조 보트를 타고 새 대피소인 근남면사무소로 향했다.
주민 김광호(62)씨는 "이틀 전 새벽에도 물난리가 나서 동네 어르신 댁 문을 두드리며 깨워 급히 대피했는데 오늘 또 물이 들어차니 황망할 뿐"이라며 "아무리 물을 퍼내도 하수도가 걷잡을 수 없이 역류해 어찌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의 한 주택에 빗물이 차 주민이 바가지로 퍼내고 있다.
2020.8.5 yangdoo@yna.co.kr
민통선 내 마을 피해는 더 심각했다.
화강과 화천천이 만나는 한탄강 상류 지역은 오전부터 범람이 우려됐다.
이에 군은 재난 문자를 발송해 상류 인근 동송읍 이길리와 갈말읍 정연리 주민들에게 긴급히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오후 들어 북한지역에서 물이 유입되면서 강물을 크게 불어났고 결국 범람해 집과 논밭을 덮쳤다.
[촬영 양지웅]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산을 오르기도 했고, 초소를 지키던 장병들도 잠시 몸을 피했다.
대피한 마을 주민에 따르면 우사로 물이 들어차 젖소 수백마리가 죽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젖소의 비참한 울음소리를 듣던 일부 주민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철원군에 따르면 김화읍 생창리와 청양리, 갈말읍 동막리, 정연리, 동송읍 이길리 등 6개 마을에서 이재민 200여 가구 480여 명이 발생해 대피소로 향했다.
철원군 근남면의 태양광 발전단지 역시 수마의 발톱을 피하지 못했다.
무너진 태양광 패널
[철원군 제공.
강한 빗줄기에 패널 아래는 물바다로 변했고, 배수로는 밀려드는 빗물에 역류했다.
발전단지를 지탱하는 옹벽은 힘없이 터져 토사가 아래 논까지 밀려 내려갔다.
이곳은 2년 전 큰비에 옹벽 붕괴 사고가 났었다.
보강공사를 했지만 물폭탄을 견딜 수 없었다.
닷새째 집중호우로 강원 철원지역에 최대 679㎜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철원 장흥이 679㎜, 양지리가 609.5㎜를 기록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지금도 경기 동두천 등 곳곳에서 비구름대가 발달해 철원으로 밀려드는 상황"이라며 "산발적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수 있어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트로 구조되는 수재민들
(철원=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물에 잠겨 구조대원이 주민들을 보트로 구조하고 있다.
2020.8.5 yangdoo@yna.co.kryangdoo@yna.co.kr
▲ 감귤과수원 [사진=뉴시스]
49일 이어진 장마에 제주 농작물피해 속출감귤, 10.6% 궤양병 발생 ...
월동채소·노지수박 등도 피해
역대 가장 길었던 장마로 제주에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장마로 노지감귤과 월동채소, 노지수박, 콩, 기장 등의 피해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주도의 주력 상품인 감귤 피해가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재배면적 2만59ha 가운데 궤양병 발생 비율이 10.6%로 지난해와 비교해 6.5%p 상승했다.
이외에 열매 표면에 생긴 상처를 뜻하는 풍상과와 잿빛곰팡이병 등의 발생이 늘어나고 집중호우로 인해 저지대 과원 일부는 침수피해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월동채소는 양배추와 비트, 콜라비 등이 육묘를 시작했지만 장마로 인해 습도가 올라가고 일조량이 부족해 지면서 웃자람과 잘록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또 토양에 습기가 많아 소독 작업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지수박의 경우도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품질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전체 재배면적 186ha의 24%에 해당하는 38.4ha에서 역병 및 탄저병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구좌와 표선 지역에서 재배되는 더덕 역시 잦은 강우로 인해 점무늬병과 녹병 등이 나타났다. 피해면적은 20ha 정도다.
기장의 경우는 7월 초 수확 예정이였으나 비날씨로 수확이 지연됐다. 아울러 전체 1257ha 중 12%에서 침수 피해가 생겼고,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키위 역시 일조부족과 많은 습기로 이해 점무늬병과 잎마름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업기술원은 노지감귤의 경우 검은점무늬병 등 병해충 방제와 열매솎기를 중점 지도하고 농작물 예찰과 수세 회복 등 현장기술지원을 강화하면서 농작물 피해 확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장마는 제주에서 지난 6월10일 시작돼 지난달 28일 종료되면서 역대 가장 길었던 49일로 기록됐다. 평균 30일에서 35일 동안 이어졌던 장마에 비해 보름 이상 길었다.
강수일수도 많았다. 강수일수는 29.5일로 기록되면서 역대 장마 중 가장 많은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강수량도 농업기술원 추산 512.6mm로 평년대비 151mm가 많았다. 반대로 일조시간은 162.9시간으로 기록되면 평년보다 21시간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누리=고원상 기자]
노지감귤 궤양병 피해.
'역대급 장마' 제주 농작물 피해 잇따라
'주의'노지감귤 궤양병 발생 비율 지난해보다 6.5%p↑
올 여름 이어진 역대급 장마에 제주지역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장마가 끝난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역 농작물에서는 장마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노지감귤은 전체 2만59㏊ 가운데 궤양병 발생 비율이 10.6%에 달하고 있따. 이는 지난해보다 6.5%p 상승한 수치다.
감귤 궤양병은 잎과 가지, 열매에 발생하며 반점 형태로 외관을 해친다. 또 새순의 경우 순 전체가 죽고 궤양병이 발생한 감귤은 폐기처분해야 한다. 제대로 방제를 하지 못할 경우 이듬해 농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감귤 이외에도 이번 장파로 저지대 과원의 일부는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동채소에서는 양배추와 비트, 콜라비 등 육묘를 시작하고 있으나, 장마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해 웃자람과 잘록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기장의 경우 지난 장마기간 전체 1257㏊ 중 12%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해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번에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전후 파종된 당근은 발아가 한창 진행 중으로 고온에 의해 고사 될 수 있으며, 참깨는 개화 및 꼬투리 맺힘 불량과 종실 비대 지연으로 수량 감소가 우려되고 있다.
양배추, 콜라비, 비트 등 월동채소는 육묘 중으로 장마기간 웃자람 현상이 있어 고온을 접할 경우 생육 불량과 고사될 수 있으며 노지수박은 햇빛 과다 노출에 의한 탄저병, 열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강한 일사로 토양 내 수분증발을 가속화를 조장시켜 가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관수 실시 등 피해 예방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올해 제주지역 장마는 1973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빠른 6월 10일 시작돼 28일 오전까지 산발적으로 비를 뿌리며 49일간 이어졌다.
이번 장마에 홍수피해가 컸다. 기본적으로 비의 양이 엄청나게 많았고, 시간당 내린 비의 양이 많았던 것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이번 비 피해를 설명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우선 우리 주변의 환경 실태부터 살펴보자.
산에는 수많은 등산로를 만들어내고 여러 가지 시설을 들여놓으면서 단단하게 다져놓고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나무나 돌계단 등으로 포장까지 해 비가 올 때 지면의 물 흡수는 억제하고 흐름 속도는 높이고 있다. 빗물이 빠르게 흘러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장맛비로 산사태가 발생한 경기 가평 일원
<캡처화면>
▲ 장맛비로 도로가 유실된 모습
<캡처화면>
계곡은 산사태를 핑계 삼아 콘크리트 포장이 늘어나고 있다. 마치 봅슬레이 코스를 보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빗물은 여기서도 머물 틈이 없이 가속도를 붙여 빠르게 산 아래로 쏟아져 내릴 수밖에 없다. 다른 곳에서 발생할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서만 흘려보내면 된다는 논리다
산에서 내려오면 곧바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포장이다. 우리의 생활환경을 개선한다는 이유로 도로를 아스팔트로 포장하고, 또 다른 공간을 콘크리트로 뒤덮어 놓았다. 토양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것보다 거칠다. 그리고 토양에는 식물이 정착하기 마련이어서 거칠기가 더 증가하며 물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
토양이 숨 쉬며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면 침수현상은 훨씬 덜했을 것이다. 현대생태학의 한 축인 경관생태학 교과서의 설명이다.
빗물은 한시도 머물 여유 없이 급히 흘러내려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급히 밀려내려 온 물 때문에 하수구 구멍은 미어터질 지경이다. 여기에 각종 쓰레기까지 합류하니 그야말로 쓰레기와 물이 산과 바다를 이루어 놓은 모습이다. 물이 넘쳐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도심을 빠져나가도 여건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천의 폭은 토지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는 사람의 땅 욕심 때문에 크게 좁혀져 있다. 게다가 공사의 편의성만 좇다 보니 강턱은 본래의 웅덩이형 단면을 벗어나 직각을 이룬 벽으로 세우며 다시 한번 통수단면을 좁혀 놓고 있다.
이에 더해 사람들의 선심을 얻기 위한 놀이터를 비롯한 각종 레크리에이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홍수터를 둔치라는 하천도 육지도 아닌 어정쩡한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이러한 변화의 영향으로 현재 하천에는 그곳에 본래 자라던 식물 대신 그들과 비교해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뻣뻣한 절대육상식물과 외래식물이 다수 침입해 있다.
더구나 하천의 본래 모습에 대한 이해가 크게 부족한 사람들이 중심이 돼 ‘자연형 하천복원’이나 ‘생태하천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절대육상식물과 외래식물을 비용과 에너지까지 투자하며 일부러 도입해 갈 길 바쁜 물길을 또 가로막고 있다.
전국에 걸쳐 3만3000여개가 현존하는 보가 하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보는 물을 모아 필요할 때 공급하는 이로운 점도 있지만 물 흐름을 조절해 둔치의 육지화와 그로 인한 육상식물 및 외래식물 침입을 유도해 홍수소통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그런 온갖 난관을 뚫고 빗물이 겨우 하류에 당도하면 이번에는 기후변화에 기인한 수온 상승으로 부피가 늘어나고, 여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더해져 밀려온 바닷물이 다시 한번 빗물이 흘러나갈 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철저히 생태적 원리에 바탕을 두고 하천을 비롯해 훼손된 생태계 제 모습 찾아주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하천복원 프로젝트로 알려진 ‘Room for the river’가 대표적이다. 기존 제방을 헐어내고 본래 하천의 공간을 확보해주는 작업이다.
하천의 단면은 우리의 복단면과 달리 원모습인 웅덩이형 단면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다. 도입하는 식물은 하천변 흙속에 묻혀 있는 종자를 그 흙과 함께 뿌려주어 본래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식물이 자리 잡도록 유도하고 있다.
나아가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그 정착과정을 점검하는 것은 물론 온전한 하천에서 확보한 대조생태정보에 토대를 두고 순응관리를 하며 하천이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친수공간은 별도로 확보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하천을 즐기고 느끼게 해 우리와는 정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천과 인간 사이에 조화로운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참생태복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죄 없는 장맛비만 원망하지 말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발휘해 자연재해를 극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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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 조승진
예상보다 길어지는 장마 피해, 복구 나설 때다
경기는 물론 충청과 강원을 중심으로 한 비 피해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중부는 오늘까지 500㎜의 비소식이 더해지면서 망연자실한 수재민들의 마음마저 무너지게 하고 있다. 물론 내일에도 어느 정도의 비 소식이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손을 놓고 있을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다. 어떻게든 응급조치를 취하면서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생각해 보건대 매년 이런 장마철 집중호우 피해는 있어왔고 그 후속조치, 즉 복구가 다음해 피해까지 이뤄지지 않아 더 피해가 늘어난 곳도 없지 않다. 늑장대응이란 말이 실감날 정도의 행정 탓이 크다. 피해 사례를 보면 금새 알 수 있다. 비슷한 피해지역에서의 하천 범람과 물난리다.
위험하기만 한 산사태에 따른 매몰은 급작스럽게 이뤄지는 경우도 있지만 건축당시부터 위태로운 경고가 있어 온 지역이 없지 않다.
산을 급하게 깎아 주택지를 만든 곳이 멀쩡할 리 없고 하수구등 물 빠짐이 안 좋은 지역에 갑작스런 급류로 실종 사고 등의 인명 피해까지 늘어 나고 있는 것은 어느정도의 인재라는 생각마저 들게 하고 있다. 이미 중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큰 비가 퍼붓자 인명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시간당 100㎜ 이상 등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안성과 인근한 충북에서의 피해도 컸다. 산사태로 양계장과 집이 매몰돼 주민이 숨졌고 소방서 소속 소방관이 실종되는 일도 발생했다.
매일 영상에 비쳐지는 현장은 처참하기만 하다. 약한 지반들은 여지없이 내려앉으면서 주택과 농장들을 망가뜨리고 동식물의 파손은 물론 주민들의 목숨마저 앗아가고 있다. 위험에 대처하기 힘든 매일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어디하나 만만한 대응소식이 없는 현실에 바라보는 국민들은 무기력함으로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더구나 집중호우 시간대가 새벽시간이다 보니 그 속수무책은 어쩔 수 없음으로 귀결되고 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곧 닥칠 태풍소식들도 줄을 서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에 지자체 역시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빠른 복구에 전념해야 한다.
단 며칠 만에 구멍나듯 쏟아진 중부 지역의 비는 하천과 계곡을 여지없이 채우고 있다. 산이 많은 지형상 산사태와 축대 붕괴가 우려된다. 기상청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최근 비껴가면서 여러 비아냥을 듣는 것을 모를 리 없는 기상청이다.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두고 예보를 하고 있지만 하늘의 사정을 일초마다 헤아릴 길이 없어서다. 다만 확실한 예보는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공급할 하늘의 사정이 줄을 잇고 있다는 얘기다. 경계를 늦추지 않을 이유다. 행정에서 긴급점검회의를 열어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그것은 멀기만 하다.
가급적 현장이 피부에 닿는 얘기들로 채워나가야 한다. 재난방송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매체에서 과연 그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할 때다. 지자체는 물론 중앙의 재난 구호는 물론이고 당장이라도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중대한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