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태풍 '장미' 소멸했지만 수도권 폭우…"장마 16일까지 간다

도토리 깍지 2020. 8. 11. 09:26

지난 6일 폭우로 한강이 범람해 올림픽 도로와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는 등 하루종일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었다.
/이태경 기자

 



 

 

지난달 23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시민들이 장맛비를 맞으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김영근 기자

 

 

 

 

 

 

 사진=뉴스1

 

 

 

 

 

 

10일 오후 제 5호 태풍 장미는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고, 6호 태풍 메칼라가 중국
남해상에서 새롭게 생겨났다
자료 기상청

 

 

 

 

 

 올해 역대 최장 장마, 33년 전 기록 넘어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종전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해는 1987년이다.
그해 장마는 8월 10일 끝났다.
올해 장마는 중부지방 기준 지난 6월 24일 시작해 이달 11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2020년은 33년만에 최장 장마 기록이 깨져 '단독 1위'를 기록하게 됐다.
장마는 오는 8월 중순까지 이어져 기록은 더 길어질 수 있다.


또 올해는 중부지방 장마 기간이 가장 긴 해로 기록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중부지방에서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는 2013년 기록한 49일이다.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11일까지 48일째 이어지고 있어 오는 12일부턴 '공동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앞서 제주는 지난 6월 10일부터 시작한 장마가 7월 28일까지 49일간 이어졌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 기간을 기록한 것이다.
이전 제주의 최장 장마 기록은 1998년 47일이었다.







11일 오전 6시 현재 기상 특보 현황.

 

/기상청

 

 


기상청은 이날 오전 6시 현재 서울, 경기도와 충남남부에 시간당 20~4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고, 그 밖의 지역에도 시간당 10mm 내외의 비가 오는 곳이 있다고 예보했다.
서해상에서 유입되는 강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서울, 경기도와 강원북부, 충청도에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또 이날 새벽까지 시간당 20~4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던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의 비구름대는 시속 20km의 속도로 남하하고 있어, 오전 5시 현재로는 시간당 10~20mm로 약화된 반면, 서울과 경기남부(인천 포함)지역에는 시간당 20~40mm로 강해졌다고 전했다

11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남부·강원남부·충청도·전북(12일 아침까지)은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서울과 경기북부·강원북부는 30~80mm, 경북북부·전남(12일 아침 9시까지)과 서해5도는 20~60mm, 경상도(경북북부 제외)·제주도산지는 5~40mm 등이다.


이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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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장미’ 경로 추적 1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들이
북상하는 태풍 ‘장미’의 예상 이동경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더라도 중부
지방에 있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뉴스1




    서울 경기 시간당 20~40mm 강한 비...태풍 가자 다시 온 장마



강원북부, 충청도에도 강한 비...오늘 150mmm까지 온다


태풍 ‘장미’가 사라지자 장마가 다시 찾아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전 6시 현재 서울, 경기도와 충남남부에 시간당 20~4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고, 그 밖의 지역에도 시간당 10mm 내외의 비가 오는 곳이 있다.
서해상에서 유입되는 강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서울, 경기도와 강원북부, 충청도에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또 오늘 새벽까지 시간당 20~40mm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던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의 비구름대는 시속 20km의 속도로 남하하고 있어, 오전 5시 현재로는 시간당 10~20mm로 약화된 반면, 서울과 경기남부(인천 포함)지역에는 시간당 20~40mm로 강해졌다고 전했다.










강한 강수 구역 남하 레이더 영상,
/기상청




기상청은 11일 오전12시까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경기남부와 강원남부, 충청도, 전북에는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와 함께 매우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11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남부, 강원남부, 충청도, 전북(12일 아침까지)은 50~100mm(많은 곳 150mm 이상), 서울.경기북부, 강원북부: 30~80mm, 경북북부, 전남(12일 아침 9시까지), 서해5도: 20~60mm, 경상도(경북북부 제외), 제주도산지 5~40mm 등이다.

한편, 장마전선은 11일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다가 12일 일시적으로 북한지방으로 북상하겠으나, 13일 다시 남하면서 중부지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온은 강원도와 경상도, 전남동부내륙, 제주도에는 폭염특보가 발표(11일 11시 발효)된 가운데, 13일까지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곳이 있겠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더욱 높겠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27~34도, 12일 아침 최저기온 23~26도, 낮 최고기온 28~35도로 예보됐다.
한편, 충청도와 남부지방, 제주도에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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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물폭탄 터진다더니.. 태풍 예보까지 빗나가

 

 

300mm 폭우 쏟아진다더니 어제 남부 빼곤 비 소강 상태
기상청의 비 예보가 또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9일 "10일 오전 6시까지 서울·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지만, 이날 실제로는 '찔끔' 비가 오는 데 그쳤다.
출근길 교통 대란을 예견해 평소보다 일찍 길을 나선 직장인들은 비 피해가 적은 데 안도하면서도 기상청
예보에 아쉬움을 표했다.
10일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시스템(AWS) 기록을 보면 이날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서울의 누적 강수량은 1㎜에 그쳤다. 경기도 연천은 5㎜, 파주는 2㎜였다.
기상청이 예견했던 제5호 태풍 '장미'의 영향이 중부에까진 미치지 않은 것이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으로 인한 비구름이 오전 북한 지역으로 완전히 올라가면서 예보보다 강수량이 적었다"고 밝혔다.








침수됐던 지하주차장 차량 100여대 흙탕물 범벅 - 10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주차장에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 100여대가 주차되어있다. 광주광역시에는
지난 7~8일 5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져 침수 등으로 1000여 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구름이 예상보다 북쪽으로 치우치면서 기상청은 예상 강수량도 계속 수정했다.
9일 오전엔 서울과 경기 북부에 11일까지 최고 50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했지만, 같은 날 오후 최고치를 300㎜로 낮췄다. 10일 오전엔 다시 30~80㎜로 낮췄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서울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32)씨는 "평소에는 자차로 출퇴근하는데 전날 예보에서 비가 많이 온다기에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탔다"며 "이렇게 비가 적게 올 줄 알았으면 30분은 더 잤을 텐데, 이번 장마 기간 동안 몇 번이나 오보가 나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태풍 예보도 정확하지 않았다. 태풍 '장미'는 이날 오전 제주도 남쪽 해안을 거쳐 오후 2시 50분쯤 거제도 남단에 상륙, 울산 서북쪽 10㎞ 부근에서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다.
앞서 9일 기상청은 이 태풍의 영향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에 100~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올 것으로 예보했다. 그러나 실제로 태풍이 상륙한 10일 누적 강수량이 300㎜에 달한 곳은 없었다.
경남 합천의 강수량이 130.5㎜로 경남 지역에서 가장 많았고, 부산시는 23㎜, 울산시는 25㎜에 그쳤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았던 제주도에서도 예보가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9일 태풍 '장미'가 지날 때 제주도에 2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봤지만 10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제주도에 내린 비는 서귀포 61㎜, 성산 61.9㎜ 등에 그쳤다.
기상청은 "이번 태풍은 발달 시부터 대기 상층부에 태풍 주변으로 건조한 공기가 분포해 크게 발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봤는데, 예상보다 건조한 공기의 영향이 커 강수량이 줄어든 것 같다"며 "한 달 이상 장마 기간이 이어지며 전국에 비 피해가 큰 상황이어서 예방 차원에서 예상 강수량을 보수적으로 낸 측면도 있다"고 했다.




 

ⓒ 조선일보 & chosun.com, 








▲ 장마 북상에도… 해운대에 등장한 모래 전시
태풍 ‘장미’가 북상하고 있는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파도가 높게 일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사진=노르웨이 기상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국은 못믿어..노르웨이 예보 보는 '기상망명족'



"16일에 인천 가는데 이날 비 올까요? 우리나라 기상청은 안온다는데 노르웨이 기상청에선 온다고해서…"
기상청의 예보 정확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국내 날씨를 되레 해외 사이트에서 확인하는 이른바 '기상망명족'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보다 해외 기상청 홈페이지에 나오는 강수 예보가 더 정확하다는 경험글이 다수 올라오면서 '예보 불신'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세금은 한국에 내는데 날씨는 노르웨이 기상청에서 본다"
1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24일 시작된 중부지방 장마는 오는 14일까지 이어져 역대 최장 기간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초 기상청은 올 여름 역대급 폭염을 예보했지만 7월 내내 잦은 비와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예측이 빗나갔다.
또 7월 중순에는 8월초가 되면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일주일 만에 장마가 더 길어질 것이라며 예보를 수정했다.
이처럼 기상청의 예측 오차가 반복되자 국내 날씨 예보를 노르웨이나 핀란드, 미국, 영국 등 해외 사이트에서 찾아보는 '기상망명족'이 늘어나는 실상이다.
기상망명족 사이에서 정확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해외 사이트는 노르웨이와 핀란드 기상청, 미국 '아큐웨더', 영국 'BBC웨더' 등이다. 이들은 각자의 경험을 들어 정확도가 높은 해외 사이트를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A씨는 "평소 스쿠터를 자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날씨에 민감한데 노르웨이 기상청을 보고 비가 오는지 확인한다"며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꽤 정확하고 중기예보까지 나와서 편리하다"고 했다.
캠핑 관련 웹사이트에서도 해외 기상청 사이트를 추천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캠핑족 B씨는 "평소 촬영과 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이런 저런 사이트를 많이 이용해봤다"며 "세금은 한국에 내고 노르웨이 기상청을 이용한다는게 아이러니하지만 정확도가 꽤 높다"고 덧붙였다.



"폭염이라더니 50일 째 비오잖아요"…"올해는 이상기후 특히 심해"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황톳빛 한강 위로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사진=뉴스1





기상청에 대한 불신은 수년째 반복되는 문제지만 올해는 특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50일 가까이 이어지는 역대 최장 장마로 날씨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여름휴가철과 겹치면서 중기 날씨 예보를 찾아보는 국민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벌써 몇 해 전부터 해외 날씨 어플을 쓰고 있다는 50대 직장인 C씨는 "평소 골프를 치러 가기 전에 핀란드 날씨 어플을 본다"며 "향후 며칠간 비구름 예측 시뮬레이션을 볼 수 있어 비가 오는지 확인할 때 특히 좋다"고 설명했다.
'오보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붙은 기상청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심해 날씨를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강우 예보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근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강수량을 예보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를테면 같은 부산일지라도 지역에 따라 100~300㎜ 범위로 강수량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300㎜ 강수를 예보한다"며 "그렇다보니 지역별로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기자 nar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지난 10일 밤 11시 58분쯤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이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해당 주택의 약 절반이 무너져 내렸으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빈집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일러스트=양진경

 

 

 

 

  장마철 집중호우 예보가 어려운 까닭

 

올여름 장마는 역대 最長 기록 눈앞… 800㎜ '물폭탄' 곳곳 속출



8월 중순이면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어야 할 때인데 전국이 물난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장마철 비 오는 거야 당연하지만 올여름 장마는 유독 길다.
50일간 계속된 제주 지방 장마는 이미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중부지방도 이변이 없는 한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4년부터 6년 내리 '마른장마'가 이어졌는데, 올해는 '역대급' 장마가 발생한 것이다.
장마는  6월 말 시작해 7월 중순 정점을 찍고 8월 초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북쪽으로 확장하면서 휴지기를 갖는다.
그리고 8월 중하순 태풍에 의해 다시 강수량이 증가한다. 이후 강수량은 급격히 줄어 사실상 한반도 우기가 끝난다.
그런데 올해는 장마와 8월 중하순 호우 경계조차도 모호해졌다.
태풍 '장미'가 북상하면서 늦여름 집중호우 시작을 알린 것이다.
평소보다 따뜻한 서태평양 바닷물 영향으로 태풍이 많이 발생한다면, 올해는 장마 휴지기 자체가 없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의미에서 역대급 장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올여름 장맛비는 조금씩 오래 내린 게 아니라 짧은 시간 동안 강한 집중호우 형태로 내렸다.
시간당 100㎜ 이상 집중호우에 하루 800㎜ 이상 강수량을 기록한 곳도 다수 보고됐다.
정도면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 수준이다.
장마철 누적 강수량이 보통 350㎜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장마철 내내 내려야 할 비가 많은 지역에서 단 몇 시간 혹은 단 며칠 만에 내린 것이다.
집중호우는 6월 말부터 시작됐다.
강원 산간 지역과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집중호우는 7월 중하순에 남부지방 및 중부지방으로 확장되었다.
이때만 해도 집중호우는 간헐적이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정체전선이 한반도 남쪽에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한반도를 지나는 온대 저기압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했고, 저기압이 한반도로 접근할 때마다 비가 내리거나 혹은 남쪽에 치우친 정체전선을 한반도로 밀어 올리면서 집중호우를 초래했다.
그런데 7월 말 상황이 급반전했다.
뒤늦게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한반도 전체에 강수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북태평양고기압을 따라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하면서 한반도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장마철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하는 집중호우는 보통 새벽녘에 많이 발생한다.
야간에 기온이 낮아지면 수증기가 쉽게 응결한다.
그리고 구름에서 방출하는 장파복사 영향으로 대기가 쉽게 불안정해진다.
이로 인해 야간에 집중호우가 빈번했고 피해도 커졌다.

장기간 지속하고 있는 장마는 이미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섬진강, 낙동강, 영산강 일부 지역에서 제방이 무너졌다.
계속된 비로 물을 가득 머금은 토양은 응집력이 약해서 쉽게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산사태가 나지 않더라도, 물을 머금은 토양은 비를 더 이상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강으로 빗물을 흘려보내게 된다.
이로 인해 강 상류에 막대한 양의 빗물이 모여들어 하류로 흘러간다.
그런데 만조가 겹치면 하류에서 바닷물이 밀고 들어오면서 빗물은 갈 곳을 잃고 결국 넘쳐나게 된다.
불행히도 이런 사태는 이미 여러 곳에서 벌어졌다.
올여름 장마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다.

장마특이기상연구센터 등 전문가 그룹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정체되어 있다가 최근 북상하면서 8월 장마를 초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북태평양고기압의 정체 원인은 여전히 미궁이다.
북극 온난화, 동시베리아 고온, 중국 내륙에서 수증기 공급 등 복합적인 원인이 논의되는 수준이다.

원인이야 어떻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24시간 혹은 12시간 일기예보 정확도가 필수적이다.
안타깝게도 장마철 집중호우는 매우 작은 규모로 급격히 발달하기 때문에 예측 자체가 어렵다.
과거보다 관측망과 수치 모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서해 경기만에서 한두 시간 만에 급격히 발달하는 구름이나 내륙으로 빠르게 유입하는 수증기의 좁은 통로를 미리 파악하는 건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입체적 관측과 수치 모델의 지속적인 개발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다.
인공지능 같은 새로운 예보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2016년 큰 관심을 받은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후 발전을 거듭해 일기예보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른바 '알파웨더'로 불리는 프로젝트. 막대한 기상 관련 데이터를 분석해 예보에 활용하는 작업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기상예보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을 전망이다.



조선일보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 10일 오전 서울 한강대교부근 노들섬에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기상청 중기 예보.
[기상청 제공]





 

  50일 장마, 비정상 아닌 정상이 될 수도…

 

[초록發光] 우리 앞에 선 기후위기


요즘 우리는 하루하루 새로운 기상 경험을 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한 달이 넘어가는 장마를 겪고 있기도 하고 내렸다 하면 하늘이 뚫린 듯이 물을 퍼붓는 국지성 폭우를 경험하고 있다.
몇 차례 폭우 경험 등으로 저류조를 설치하거나 장마 전 하수로 점검으로 대응을 해오긴 했으나 최근의 폭우는 이런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몇십 년 동안 침수를 겪지 않았던 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기후위기를 직접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결과로 발생한 시베리아 이상고온 현상이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장마전선에 영향을 주어 가장 긴 장마를 맞게 되었다고 한다.
영국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시베리아 지역의 평균온도를 5도 높여 놓은 장기 고온 현상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아니면 벌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즉,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시베리아 장기 고온 현상 발생 확률이 600배 이상 높아졌다는 것이다.
시베리아를 포함한 북극 기온이 높아지면서 북극 찬 공기를 둘러싼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이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으면서 최장의 장마와 폭우를 기록하게 되었다고 한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렇게 기상이변의 '나비효과'를 낳으면서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얼마 전 기상청과 환경부에서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은 지금의 기상이변이 한반도에서 더이상 비정상이 아닌 정상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연평균 기온과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전 지구 평균 대비해서 빠르다고 한다.
이런 변화가 가져올 구체적인 변화로는 현재 연간 10.1일의 폭염일수를 21세기 후반에 35.5일로 증가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마전선만이 아니라 여름철 폭염, 태풍의 강도 등 기상과 관련한 많은 변수들이 우리 일상을 위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 기상이변과 우리의 연관이 보여주는 것처럼 전 지구적인 차원의 기후변화가 위와 같은 한반도의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인데 최근 발표된 한 연구는 이 영향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에서 발간하는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각 국가들에서 계획하고 있는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모두 고려해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IPCC의 5도 상승 시나리오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소위 RCP 8.5 시나리오는 지구온난화의 최악의 시나리오다. 코로나 19로 인해 잠깐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있었지만, 그간의 지속적인 온실가스 배출 증가 경향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방법론의 측면에서 논문을 비판하고 5도 상승 예측은 지나치다고 하는 연구자도 있지만, 이 연구자 역시 3도 상승을 예측하였다. 지구 파국을 막을 수 있는 1.5도 상승을 상회할 것은 틀림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과 이와 같은 연구들은 기후위기가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님을, 그리고 미래의 일이 아님을 보여준다.
과거 우리가 쏟아내었던 온실가스가 북극 온도를 높여놓았고 이는 오늘 우리가, 이웃이 겪고 있는 침수 피해로 결과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기후위기 비상행동과 같은 시민단체가 결성되어 정부와 국회에 기후위기 선언을 촉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의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확대 이행 정책인 그린뉴딜 정책 이행에 나서고 있다.
물론 아직도 기후위기 대응이 정부 정책의 핵심이 되고 있지는 못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 에너지효율화 등에서 진일보한 정책 수립이 있었다는 점에서 정부 노력을 인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하였듯이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의 지속성을 근간에서부터 흔들 수 있는 당장의 위기임을 인정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절대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정책 이행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한국판 뉴딜 사업들을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의 기여를 기준으로 평가하여 사업 조정에 나설 수도 있다.
그린뉴딜의 목표로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던 2050년 '넷제로(net-zero)' 목표도 선언해야 한다.
정책 평가의 새로운 지표로서 온실가스 저감 목표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부와 더불어 시민 개개인의 온실가스 절감 노력 역시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현명한 소비로 자원과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하고 가능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대중교통 이용, 나아가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동에도 나서도록 하자.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핵심 과제로 채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시민사회의 몫이다.
폭염과 폭우로부터 나와 이웃을 지키기 위해 기후적응 도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일상의 작은 실천과 정부 정책 감시 역시 우리 개인의 일임을 인식하자. 긴 장마를 모두 무사히 견뎌내기를….






박진희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장






중부지역 장마가 49일째 이어지며 역대 최장기간 기록을 세운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동부간선도로 성동교 인근 자전거도로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최장기 장마·물난리…'우울증 걸린 대한민국'

 

 

 

 

"코로나·수해라는 저항하기 힘든 재난 상황 앞에서 시민들이 무기력하다"




역대 최장기 장마를 향해가는 빗줄기가 시민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하늘마저 먹구름에 뒤덮였다.
끝을 모르는 집단감염과 장마로 '코로나 우울'에 이은 '장마 우울'이 시작됐다.

"코로나·장마 빨리 지나갔으면"최근 우중충한 날씨에 직장인 김모씨(30)는 더욱 우울하다.
한 달에 최소 두 번은 가졌던 친구 모임은 코로나19 여파로 줄었는데 장마까지 겹치며 남은 약속도 취소됐다.

기분 전환을 위한 산책마저 어려운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장마 관련 소식은 모두 스트레스다.
김씨는 "뉴스에 수해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너무 안타깝고 힘들다"면서 "스트레스가풀리지 않는다"고 말한다.대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29)도 답답하다.

이씨는 "4월에 부산 갔을 때 가게 주인이 '대구에서 왔다'는 말에 마스크를 황급히 올리거나 자리를 피한 적이 있었다"면서 "보균자·질병 취급에 불쾌했는데 지금도 대구 연관 검색어가 신천지나 코로나다. 코로나19가 끝나도 타격이 남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장마 기간까지 겹치니 원래 우울증이 있던 사람들이 더 우울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정말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장마기상청에 따르면 10일부로 올해 장마는 33년 만에 장마가 가장 늦게 끝난 1987년과 타이를 기록했다. 8월 중순까지 장마가 이어질 전망이라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에서는 48일동안 빗줄기가 이어지면서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인 49일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도 다시 기승을 부린다.
한동안 해외 유입을 통한 감염자가 많았지만 최근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를 비롯해 서울 남대문시장 인근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며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코로나 여파로 한국 경제는 2분기에 3.3% 역성장했으며 실업률은 지난 5월 20년 만에 최저치, 20대 고용률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계속되는 재해에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취약해진다. 우울증이 없던 이도 전염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코로나·수해라는 저항하기 힘든 재난 상황 앞에 놓이면서 무기력해진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원래 우울감, 우울증, 불안감이 없던 사람들도 관련 증상에 빠질 수 있어 전염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마와 코로나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활동마저 제한하는 점도 문제다.
김씨는 "원래 혼자 노래방을 가서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이마저도 어려워지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면서 "주변 사람들이 날씨와 코로나로 힘들고 우울해 하면서 나도 우울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우울 극복하려면? 규칙적 생활·운동·취미 필요

전문가들은 '코로나·장마 우울'이 상당히 심각하다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종익 강원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활동이 중단되고 악천후로 생리적으로 기분이 다운되는 상황"이라면서 "설상가상의 심각한 사태"라고 진단했다.

임 교수도 "코로나 때문에 많이 불안하고 위축된 상황에서 재해를 동반한 장기간의 장마까지 겹쳤다"면서 "불안감이나 트라우마가 반복되며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울증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안 좋은 소식을 들었을 때 다른 사람과 소통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을 털어내고, 악천후 때문에 어렵더라도 운동이나 소소한 취미를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 교수는 "불안감이 지속되면 상담전문가나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을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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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폭우로 인해 채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사진은 10일 청주시 유통센터 내
채소 판매 코너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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