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한국에서 홍콩은 왜 사라졌나
도토리 깍지
2020. 8. 15. 10:37
사진=AP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회원사 10곳 중 4곳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대한 우려로 홍콩을 떠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 캡처.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한국에서 홍콩은 왜 사라졌나
[경향신문]
한국에서 홍콩이 사라졌다.
지난해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때와 다른 양상이다.
정부는 홍콩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일국양제 하에서 고도의 자치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영국·호주 등 27개국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통과에 우려의 뜻을 표명했을 때도 한국은 참여하지 않았다.
정치권도 홍콩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시민사회 목소리도 사그라들었다.
지난해 홍콩 송환법 시위와 맞물려 활발하게 이어지던 지지 행진과 시위, 성명도 올해는 빈도가 줄었다.
공개적으로 홍콩 민주화 세력 지지를 표명했던 종교계 역시 홍콩보안법 문제에 대한 발언을 꺼리고 있다.
통과된 지 두 달도 안 된 홍콩보안법의 위력이 시민사회의 국제연대에도 균열을 낸 것이다.
홍콩 민주주의는 이대로 무너지는 걸까.
지난 6월 4일 민주화 운동 31주년 추모집회가 열린 홍콩 코즈웨이베이.
AP연합뉴스
■홍콩 민주화 지지했던 종교계 발언 꺼려
지난해 6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범죄인인도법이 인권과 민주주의, 시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홍콩 교회와 시민을 향한 연대를 표명했다.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의 투쟁에 종교계가 힘을 보탠 것이다.
당시 홍콩기독교협의회(HKCC)는 “범죄인의 중국 본토 송환 규정이 정치적·종교적 반대자들을 탄압하는 정치적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며 한국기독교협의회를 비롯한 종교계에 도움을 청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연대 성명은 홍콩 언론에도 보도됐다.
이후 중국기독교협회(CCC)가 해당 성명을 문제 삼았다.
중국 공산당 간부 상당수가 회원인 중국기독교협회는 성명 내용 가운데 “홍콩 지도자 선출을 위한 민주적 방안을 보장하라”는 부분에 대해 한국기독교협의회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한국과 함께 연대 성명을 냈던 일본기독교협의회(NCCJ) 역시 중국 측으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았다.
일본기독교협의회는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홍콩 문제는 보편적인 인권문제로 신앙의 양심에 따라 한 성명”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성명 역시 취소하지 않았다.
이후 중국의 비공식 ‘보복’이 시작됐다.
지난 6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전 유엔참전국의 기독교교회협의회(NCC)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평화 메시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기독교협회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갈등을 이유로 메시지에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전 참전국의 한 축이 불참하면서 평화성명은 반쪽짜리가 됐다.
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 홍콩기독교협의회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홍콩 교회는 홍콩보안법에 대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신승민 한국기독교협의회 국제국장은 “홍콩보안법에는 외국세력과 결탁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다”며 “자칫 홍콩 교회가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성명을 내거나 지지 선언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에서도 지난해 송환법 시위 때와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긴 장마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홍콩 현지의 변화다.
보안법 통과 이후 홍콩 민주화 세력에 대한 탄압 강도가 높아지면서 홍콩 내 시위도 활기를 잃었다.
무더기 체포 사태 이후 홍콩 현지 민주화 세력과 교류가 끊기면서 한국 시민사회의 연대 활동도 동력을 잃은 것이다.
홍콩보안법에 있는 ‘외국인 처벌’ 조항도 한국 시민사회의 활동 반경을 좁혔다.
상현 한홍민주동행 공동대표는 “지난해에는 목소리를 내면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보안법 통과 이후 현지 상황이 너무 심각해지니까 지금은 그런 믿음이 옅어졌다”며 “지금 서명하고 행진해봐야 효력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민사회 움직임도 잠잠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1일 열린 홍콩 국가보안법 폐기 촉구 한국 시민사회 기자회견
/권호욱 기자
■홍콩보안법 이슈에 함구하는 민주당
정치권을 통한 돌파구 찾기도 녹록지 않다. 한홍민주동행 측은 국회의원 전원에게 e메일을 보내 홍콩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지난 7월 한홍민주동행을 비롯한 22개 시민단체가 진행한 ‘홍콩 국가보안법 폐기 촉구’ 성명에 동참한 현직 국회의원은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유일하다.
해당 성명에 이름을 올린 정당은 정의당과 녹색당뿐이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홍콩보안법 이슈에 함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홍콩보안법과 관련해 민주당이 내놓은 공식 입장은 지난 7월 2일 당 회의에서 나온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전부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 심화로 세계경제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으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양국 정부에게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지난 홍콩 송환법 시위 때도 홍콩 문제를 ‘대외 경제 여건 악화 요인’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홍콩보안법 문제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걷어내고 경제 문제로 접근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민주당 내에서는 홍콩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의원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현 대표는 “민주당 의원 중에는 당내 상황 때문에 공개적으로 홍콩 문제를 언급하지 못한다며 미안해하는 분도 있다”며 “홍콩 민주화 인사와 교류도 의원 개인이 비공식적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기로에 서 있지만 시민사회는 홍콩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홍콩 시위 지지 집회를 진행해온 김지문 정의당 청년당원 모임 모멘텀 조직국장은 “상황이 절망적이라고 포기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가장 원하는 방식”이라며 “어떻게든 홍콩 민주화를 위한 연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종석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홍콩 이슈가 잊히지 않도록 언론과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환기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아울러 한국 정부의 외교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외교철학은 무엇인지 점검하고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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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싸우기 위해 홍콩을 떠났다
스물일곱의 청년은 홍콩을 떠났다. 9600㎞ 떨어진, 비행기로 12시간이 걸리는 곳. 영국 런던에 새 둥지를 틀었다.
거처를 옮겼다는 소식은 전 세계 언론이 앞다퉈 전했다.
기사 제목에는 ‘망명’이라는 두 글자가 들어갔다.
청년의 이름은 네이선 로(羅冠聰).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이끈 주역이다.
지난해 ‘범죄인 인도조례(송환법)’ 반대 시위에서도 선봉장 역할을 하며 국제적 지지를 호소했다.
그를 떠나게 한 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다. 홍콩보안법은 외국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도록 한다.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이 법이 매우 가혹하고 민주주의 진전을 위한 국제적 활동을 겨냥할 것이라는 걸 알았을 때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는 수배자 신세다.
홍콩보안법 시행 한 달 만인 8월 1일, 홍콩 경찰은 홍콩 밖에 있는 인사들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해 지명수배에 나섰다.
네이선 로를 포함한 민주화 인사 6명에게 홍콩보안법상 국가 분열 선동 및 외국세력 결탁 혐의를 적용했다.
법 시행 이후 홍콩 거리에서 시위가 사라졌다. ‘떠난 사람’에게는 국제사회의 지지와 지원을 이끌어내는 임무가 주어졌다.
경향신문은 네이선 로와 수배 중인 또 다른 활동가 홍 라우(劉康·19)에게 현재 생활과 홍콩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8월 7~12일 메신저를 통해 진행했다.
“정부가 나를 공격할 것이 분명했기에 별로 놀랍진 않다.”
네이선 로는 기사를 보고 자신의 수배 사실을 알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 때문인지는 본인도 알지 못한다.
국가 분열을 선동했다고 언론에 알려졌을 뿐이다.
그는 지난 7월 1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 화상으로 출석해 “홍콩보안법으로 인해 누구든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에서는 이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해 많은 것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은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첫날이었다.
이튿날 로는 페이스북에 “나는 이미 홍콩을 떠났다”면서 “향후 (외국에서) 국제적 연대와 민간 외교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가 체포된 다음날인 8월 11일 빈과일보 1면. 체포 사진과 함께 “계속
싸워야 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EPA연합뉴스
■낯선 땅, 낯선 삶
네이선 로는 홍콩 링난대 총학생회장이던 2014년 조슈아 웡(黃之鋒), 아그네스 초우(周庭)와 함께 우산혁명을 이끌었다.
2016년 세 사람은 ‘데모시스토당’을 결성했다.
시민이 보통선거로 홍콩의 미래를 결정하자는 ‘자결(自決)’을 주장했다.
네이선 로는 그해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홍콩 기본법에 부합하는 의원선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했다.
홍콩 민주화 세력은 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 법망을 피하기 위해 해산 수순을 밟았다.
데모시스토당을 포함한 7개 단체가 잇따라 자진 해산했다.
배낭과 작은 짐을 들고 밤비행기에 올랐다.
행선지는 런던. 7월 13일 소셜미디어(SNS)에 이 사실을 알렸다.
홍콩을 떠났다고 밝힌 지 10여일 만에 목적지를 공개한 것이다.
영국은 이미 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라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즉각 중단하고 홍콩인에영국 시민권을 제공할 뜻을 밝혔다. 네이선 로는 “우리가 홍콩 내에서 진실을 말하기 매우 힘들 때 (홍콩 밖에서) 홍콩을 위해 말하는 것이 나의 전략”이라고 했다.
낯선 땅에 발을 디뎠다.
변수들이 너무나 많고 복잡하다.
아직까지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다.
어느 곳이 홍콩 시민을 대신해 진실을 알리기 적합한지, 홍콩의 정치적인 전환을 이끌어내기 좋은지를 고민하고 있다. 아직 영국 정부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홍콩에 있는 친구들, 그리고 지금 세계를 표류하고 있는 여러분 안녕하신가요?”
그는 SNS를 통해 근황과 의견을 전하고 있다.
8월 2일의 글이다. “어제 런던의 유명한 공원에 가서 조용히 떠가는 구름과 붉은빛으로 바뀌는 하늘을 바라보고 풀밭의 다람쥐, 여우와 함께 시간을 즐겼습니다.
며칠 동안 잠을 잘 못 잤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라도 하면 영국에서 7시간 차이 나는 홍콩에서 나쁜 소식을 접할까 두려웠습니다.
너무 긴장하고 있는 탓에 자연 속에서 저의 나약함과 삶의 여러 가지 의미를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똑바로 앉고, 먹고 마시고, 건강을 유지하며 가장 강한 마음과 몸으로 도전에 맞서는 것이 바람입니다.”
‘나쁜 소식’은 현실이 됐다. 홍콩 경찰은 8월 10일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들을 무더기 체포했다.
이날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 설립자로 유명한 빈과일보 창업주 지미 라이(黎智英)와 아그네스 초우도 체포됐다.
7월 1일 반중 시위대와 29일 학생조직에 이어 세 번째 ‘홍콩보안법 체포’였다.
2014년 우산혁명 주역이자 데모시스토당을 이끌었던 죠슈아 웡, 네이선 로, 아그네스 초우
(왼쪽부터)가 지난 5월30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각자의 자리에서
지미 라이는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중국 관영매체가 ‘시위 배후조종 4인방’에 꼽을 정도로 중국의 눈엣가시였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부패상을 적극적으로 보도했고, 지난해 시위 때는 경찰 폭력과 중국의 강경 대응을 비판했다.
이튿날 빈과일보는 1면에 라이의 체포 소식을 전했다. 헤드라인은 ‘빈과일보는 계속 싸워야 한다’였다.
빈과일보 발행 부수는 5배 이상 급증했고, 모기업의 주가가 이틀 사이 1200%나 올랐다.
홍콩 정부나 의회 등은 친중 세력이 다수이지만 ‘홍콩의 중국화’에 대한 시민의 반감도 여전히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미 라이와 아그네스 초우는 체포 하루 만에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지미 라이는 국제사회에 홍콩 제재를 촉구하는 한 단체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고, 아그네스 초우도 이 단체와 연관된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선 로는 두 사람의 체포 당일 글을 썼다.
“저의 분노와 슬픔을 형용할 수 있는 말은 없는 듯합니다.
‘다음 세대의 정치 지도자’, ‘사회 운동인사’라는 옷을 입고 그들은 일반 소년들처럼 케이팝을 듣고 건담과 디저트를 살 때 뿌듯하고 앳된 미소를 보입니다.
세월 속에 아직 남아 있는 소년의 순수한 마음을 보면 그들이 이와 대조되는 최악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는 게 참 마음 아픕니다. 여러분 모두의 안녕을 바랍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싸워나갑시다.”
홍 라우도 이날 SNS 게시물에 ‘#FreeJimmyLai (지미 라이를 석방하라)’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홍콩 경찰의 체포를 두고 “언론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비판했다.
홍 라우는 지난 6월 말 영국항공 표를 구하자마자 런던으로 향했다.
그 역시 “홍콩보안법으로 정치적 핍박을 받을 걸 알았다”고 했다.
그가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은 건 3년 전이었다. 2017년 11월 중학생이던 그는 홍콩의 일간 ‘명보’의 캠퍼스 기자단 시상식에서 참석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단체사진을 촬영하던 중 ‘홍콩 독립’이라고 쓴 휴대폰 화면을 꺼내들었다.
우산혁명의 영향을 받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지해온 터였다. 홍 라우는 ”그후 나는 정치적 동기가 있는 체포와 기소, 투옥 대상이 됐다.
나는 홍콩 정부의 정치적 표적이 됐다고 결론지었다”며 “정치적 견해 때문에 나를 박해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홍콩 정부를 비판하는 책을 쓰고, 공리주의에 기반해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를 만드는 등 활동을 지속해왔다.
홍 라우는 현재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영국은 언론과 철학의 자유가 있는 훌륭한 곳”이라며 “영국 정부와 의회가 홍콩 민주화 시위대를 진정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함께할 수 있다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보안법을 앞세워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민주 진영을 와해시키려는 당국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다.
거리에선 더 이상 시위의 열기를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국가들이 중국을 비판하고 있지만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고 맞서고 있다.
네이선 로는 영국에서 시민단체와 정치인,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을 분석하고 대중국 정책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자원으로 나 자신을 보고 있다.”
지난 7월 21일 런던에 있는 미국 대사관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홍콩 문제를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내용은 밝힐 수 없다.
하지만 논의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으며, 미국과 전 세계가 홍콩의 정치 발전을 주시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였다”고 했다.
영국의 마지막 홍콩 총독이었던 크리스 패튼과도 만났다.
최근 홍콩 정부는 오는 9월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1년 연기했다.
앞서 지난 7월 11~12일 입법회 선거에 출마할 야권 단일후보를 정하는 예비선거에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61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와 친중파 진영은 홍콩보안법 위반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7월 29일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슈아 웡을 포함한 민주파 인사와 현역 의원 등 12명에 대해 차기 선거 출마 자격을 박탈하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현재 의원들의 임기를 1년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네이선 로는 “정부는 9월 선거를 조작하고 막대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더 벌기를 원했는데 이 정치적 의도가 명백하게 증명됐다”고 말한다. “시민은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1년 안에 지지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계획은 결국 무너질 것이다.”
홍콩의 앞날은 뿌옇기만 하다. 하지만 민주화 운동가들에겐 결국 민주주의가 홍콩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홍라우는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이곳에서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고 홍콩 정부와 중국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할 것이다. 또 국제사회의 더 많은 제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해외에 ‘망명의회’를 설립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 망명한 전직 주홍콩 영국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이 로이터에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대안적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안을 밝힌 바 있다.
홍 라우는 “망명의회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홍콩 민주주의의 발전의 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네이선 로는 망명의회를 구상 중이냐는 질문에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한국 정부와 시민에게도 지지를 구했다. 네이선 로는 “한국은 중국의 권위주의적 팽창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유주의 국가들과 함께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힘들게 쌓아온 것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했다.
노도현·이하늬·주영재 기자 hyunee@kyunghyang.com
홍콩 경찰이 7월 1일 도심에서 열린 ‘홍콩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기자를 포함한
시민들에게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며 시위대 해산에 나서고 있다.
/ AFP연합뉴스
그래도 나는 홍콩에 남았다
홍콩의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 7월 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많은 사람이 홍콩을 떠났다.
해외 이민에 필요한 무범죄 기록 증명서인 ‘양민증’ 발급 건수는 6월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 에이미(葉家文·34)는 ‘남은 사람’이다.
그를 통해 현지 상황을 들었다.
지난 7월 2일부터 8월 11일까지 그가 기록한 내용과 메신저로 인터뷰한 내용을 기사로 재구성했다.
7월 2일 오전 7시. 에이미로부터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우리는 홍콩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적힌 현수막을 든 시위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였다.
안부를 묻자 그는 “이제부터 공포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비현실적이지만 아직은 괜찮다”며 “어제 사람들이 거리에서 보여준 용기에 매우 감동받았다”고 답했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첫날인 7월 1일,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7월 1일은 홍콩 주권반환 기념일이기도 하다.
집회 주최 측은 16만5000명의 시민이 거리행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많은 ‘옐로 레스토랑’은 정치적인 포스터를 붙였다.
시위대를 지지하는 식당은 노란 리본을 내걸어 ‘옐로 레스토랑’이라 불린다.
이날까지만 해도 에이미는 “보안당국이 우리를 잡으러 그렇게 빨리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마도 조슈아 웡이나 지미 라이 같은 정치적인 인물들을 먼저 쓰러뜨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이미의 예상은 빗나갔다.
홍콩 보안당국은 7월 1일 집회에서 370여명을 체포했고 이중 10명에게 홍콩보안법을 적용했다.
7월 15일 지난 주말(11~12일) 동안 치러진 입법회 선거(총선) 범민주 진영 경선 투표에 61만명가량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지난해 구의회 선거에서 얻은 표의 10% 수준인 17만명을 예상했지만 이를 크게 뛰어넘었다.
약 250곳의 투표소는 투표를 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어쩌면 오는 9월 입법회 선거에서 ‘선거혁명’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다. 요즘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어디로, 어떻게 가족을 이주시킬 수 있는지, 돈을 해외계좌로 옮겨야 할지 말지, 만약 모두가 수감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휴대전화 보안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등을 이야기한다.
택시 운전사도 에이미에게 홍콩을 떠날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물었다.
‘탈홍콩’은 홍콩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장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4만2000여명이 홍콩을 떠났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두고도 이민이 잇따랐다.
영국은 7월 22일(현지시간) ‘영국해외시민권(British National Oversea·BNO)’ 소지자와 그 직계 가족들이 영국에 거주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고 밝혔다.
홍콩인구 750만명 중에 BNO를 소지한 사람은 290만 정도다.
홍콩에 남겠다는 에이미의 생각은 변함없다.
그는 지난 6월 인터뷰 당시 “내게 홍콩을 떠나는 건 선택지가 아니다.
나는 차라리 이 도시와 같이 함락되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요즘은 엄마를 대만으로 이주시키는 방법을 고민한다.
만에 하나 홍콩을 떠나야 하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 생겼을 때 엄마를 대만에서 만나기 위해서다.
7월 24일 이날 에이미는 리척얀(李卓人·63) 홍콩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연합회 (지련회) 주석을 인터뷰하기 위해 6·4 기념박물관으로 향했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친 리척얀 주석은 홍콩 민주화의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홍콩에서 모은 지원금 전달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했다가 구금되기도 했다.
1995년부터 2016년까지는 입법회 의원을 지냈다.
리척얀 주석은 “모두가 우리를 걱정한다고 해서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을 멈춰야 하는 건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쓰러뜨리는 순간까지 우리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미는 “한평생 전체주의 정권에 맞서 싸워온 인물과의 대화는 큰 위로가 된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무거운 공기가 박물관을 짓누르고 있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박물관 한쪽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물관이 철거될 경우를 대비해 박물관의 모든 자료와 책, 사진과 각종 이미지를 스캔하기 위해서다. 6·4 기념박물관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자료들이 모여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지난 8월 6일 리척얀 주석은 조슈아 웡 등과 함께 미허가 집회 참가 혐의로 기소됐다.
지미 라이 빈과일보 창업주가 8월 10일 홍콩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됐다.
/ 로이터 연합뉴스
7월 29일 홍콩의 코로나19 추세가 심상치 않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정신이 없는 가운데 한 학생운동 그룹의 4명이 체포됐다.
페이스북에 독립운동조직 건립을 선포하고 해외에 홍콩의 독립을 선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실었다는 이유다.
이들에게는 홍콩보안법 제20조(국가 분열을 조직·계획·참여하는 행위)와 제21조(국가 분열을 선동하거나 20조를 위반한 자를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행위) 위반혐의가 적용됐다.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해당 학생운동 그룹이나 체포된 4명이 전혀 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미는 “그들이 체포되기 전에는 홍콩인의 90%는 그 그룹의 이름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17~21세로 너무 어리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조슈아 웡이나 베니 타이 홍콩대 법대 교수처럼 유명한 사람들에게 홍콩보안법이 먼저 적용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의아함에 이어 자기 검열이 시작됐다. 평범한 사람도 보안당국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자정 즈음 집으로 돌아가는 길, 경찰 트럭 두 대가 에이미 옆을 지나갔다.
‘갑자기 경찰이 튀어나와 나를 제압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자신이 소셜미디어(SNS)에 쓴 글들이 떠올랐다. 독일 방송사와 일한다는 이유로 ‘외세와의 결탁’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공포는 무게를 가진다.
공포가 어깨와 마음을 짓눌렀다. 보안당국의 전략은 성공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에이미가 촬영 장비를 들고 웃고 있다
./ 에이미 제공
8월 1일 에이미는 친구들과 함께 ‘지난 이틀 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목록을 작성했다.
총 11가지였다.
대표적인 것만 보자면 ▲홍콩 행정부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입법회 선거를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발표했고 ▲홍콩 법대 부교수이자 민주화 세력의 중심인 베니 타이 교수가 해임됐으며 ▲네이선 로와 웨인 찬 등 해외로 도피한 6명에 대한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한 달 전, 네이선 로를 비롯한 젊은 정치인·활동가들이 홍콩을 떠났을 때 에이미는 울었다.
오늘 그들이 수배됐다는 소식에는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무기력할 뿐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공장들이 문을 닫아 하늘은 매우 맑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나는 말 그대로 길에서 몇 번이나 토할 뻔했다. 내 기본권이 사라진 것처럼 공기도 사라진 것 같았다.”
홍콩 행정부는 입법회 선거 연기의 이유로 코로나19를 들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전국대표인민대회는 입법 공백을 막기 위해 전체 현역 임기를 1년 연장하는 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현재 입법회 전체 70석 중 친중파가 43석으로 다수를 확보하고 있다.
SNS에는 이제 어쩌면 영원히 투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8월 10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지미 라이(黎智英·72) 빈과일보 창업주가 홍콩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냥 다시 자버릴까?’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현실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에이미는 카메라를 들고 빈과일보 본사로 나갔다.
빈과일보는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해왔다.
빈과일보 본사 앞에 취재진이 모여 있었다.
빈과일보 기자들의 컴퓨터와 파일 등이 무더기로 압수되는 모습이 보였다.
이날 200명이 넘는 경찰기동부대(PTU)가 빈과일보 사옥에 투입됐다.
빈과일보 기자들도 내부에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지미 라이에게 수갑이 채워지는 장면도 생방송됐다.
이날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사람은 지미 라이와 아그네스 차우(周庭·24) 등 총 10명이다.
여기에는 에이미의 친구도 포함됐다.
영국 ITV뉴스 프리랜서 기자다. 기자들 사이에서 “다음은 누가 될지 두렵다.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말이 오갔다.
이날 에이미의 일은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다. 일을 끝내고 나니 눌렸던 감정이 폭발했다.
“일은 깔끔하고 전문적으로 해야 하니까…
언론자유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나는 언론인으로서 그걸 지켜보고 보도해야 했다.
이건 마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끔찍한 사고로 죽어가고 있는데 보도하는 것과 비슷하다.
감정적으로 소진됐고 심장이 너무 아프다.”
홍콩보안법 시행 40일, 더 이상 거리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지 않는다.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수배와 기소가 이뤄졌다.
홍콩 입법회 선거가 1년 연기됐고, 언론사 사주가 체포됐다가 풀려났다.
‘남은 사람’들은 이제 다음은 자기 차례라고 생각한다.
막연했던 공포는 현실이 됐다.
이하늬 기자
관광객들이 가장 큰 볼거리로 꼽는 홍콩의 야경.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에 자리를 잡으면서 초고층 빌딩들이 대거 생겨났고, 이로 인해 홍콩 특유의 야경을 갖추게 됐다.
출처 픽사베이(Pixabay)
포스트 홍콩'은 누가? 금융허브 되려면 4박자 갖춰라
위기에 빠진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미ㆍ중 무역 갈등이 심화되자 홍콩을 거점으로 삼았던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영업 중인 420개 헤지펀드의 운용자금 910억달러(약 109조원) 중 보안법 제정 전후로 310억달러가 빠져나갔다는 통계가 있다.
홍콩 시민들의 해외계좌 개설 문의도 30% 가까이 늘었다고 한다.
이 틈을 노리고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나라는 일본과 대만이다.
일본은 최근 금융관련 법규를 개정해 홍콩이 유사시 금융사업자가 피난할 경우 신속하게 일본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대만은 홍콩시민이 대만으로 이민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전담 사무소까지 설치했다.
대만 정부는 이미 미국계 글로벌 금융회사 3~4곳이 대만으로 이전하기 위한 막바지 협상 중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 나라들은 홍콩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해외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제도 몇 개 바꾼다고 금융회사들이 터전을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다. 해외의 금융인력과 인프라를 빨아들이는 '금융허브'가 되려면 좀 더 다양한 매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홍콩이 어떤 경로를 거쳐 발전해 왔는지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150년 영국 통치가 남긴 유산 '영어'
홍콩은 자타공인 세계적인 관광지다.
우리나라 연간 관광객 수가 1,800만명 수준인데 홍콩은 2,500만명이 넘는다.
면적(1,104㎢)이 서울의 1.8배 정도 수준에 불과하고 특별한 문화유적지가 없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관광객들이 홍콩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쇼핑이다.
면세 혜택 덕분에 같은 물건이라도 홍콩에선 더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
대부분 점원들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해 물건 구매에 어려움이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홍콩은 1997년까지 150년간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영어가 준공용어로 통용된다.
홍콩에 거주하는 글로벌 금융회사 직원들에게도 이 점은 큰 메리트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다국적 직원들이 많아 사내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연스럽게 영어권 지역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다.
장기근무를 위한 필수요소 '교육'
교육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힌다.
금융회사 직원들은 자녀들을 교육시키기 쾌적한 환경을 중시하는데, 이는 금융업의 특성과 관련이 깊다.
금융기관 종사자는 특정 고객과 인연을 맺게 되면 장기간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의 재무상태를 전담한다는 것은 해당 고객의 사생활을 알게 된다는 것과 같은데, 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이 계속 바뀌면 고객 입장에선 불안감이나 불쾌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들의 재무 상담 직원의 경우 대를 이어 재무상담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이에 따라 자녀가 있는 금융사 직원들은 자연스레 교육 환경이 우수한 곳을 선호하게 된다.
이 점에서도 홍콩은 최적지로 꼽힌다.
홍콩은 ESF(English School Foundation) 계열의 국제학교가 각지에 분포되어 있다.
이들 국제학교는 학비가 크게 비싸지 않고 100%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 자녀를 둔 글로벌 금융사 임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물론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중국 정부는 영어 중심 학교 대부분을 폐쇄하고, 일부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달 20일 홍콩 정부청사 앞에 설치된 한 쌍의 감시 카메라 뒤로 홍콩 깃발과 중국 오성기가
나부끼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시간 낭비를 줄여주는 '택시ㆍ비행기'
금융인들이 홍콩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택시의 천국’이라는 점이다.
홍콩은 어디서나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다.
택시를 잡기 위해 멀리 걸어갈 필요가 없고, 빈 택시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공항이나 터미널, 백화점 등에서는 택시 이용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한다. 심지어 아파트 현관이나 회사 로비를 나오자마자 바로 택시를 탈 수 있다.
시간이 곧 돈인 고액 연봉의 금융인들에게는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시간을 줄여주는 것은 비행기 역시 마찬가지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는 점도 홍콩만의 특징이다.
홍콩은 자정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자정에 아시아 주요 도시로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수면을 취하고, 새벽에 도착한 뒤 하루 종일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저녁에 홍콩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홍콩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홍콩국제공항에서 시내 중심가까지 25분만에 도착이 가능하다.
주거난을 해소해주는 '공공주택'
주택문제도 빼놓을 수 없.
사실 교통이나 언어 환경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홍콩은 전 세계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비싼 곳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평당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아파트 가격이 비싼 이유는 당연히 땅이 좁아서다.
홍콩 면적 가운데 아파트를 비롯한 중요 시설물이 입지한 홍콩섬과 카우룽반도가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역은 군소한 섬들과 전원지대로 주택을 지을 수 없다.
아무리 층고를 높여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홍콩에 초고가 아파트가 많은 또 다른 이유는 아시아 부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라서다.
이들은 다양한 세제 혜택과 금융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홍콩에 거주하는데, 당연히 대형 평수의 초호화 아파트를 선호한다.
우리가 종종 신문 지면상에 마주치는 홍콩의 초고가 아파트들은 일반 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아닌 아시아의 부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다.
반면 대다수 홍콩 시민들이 거주하는 곳은 공공주택이다.
홍콩 정부는 오랫동안 시민과 글로벌 금융종사자들에게 저가의 거주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해 왔다. 1978년부터 공공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정책기조는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주택은 우리나라 공공주택과는 사뭇 다르다. 홍콩 정부는 시민들의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화된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소득이 가장 낮은 대상들을 위한 공공주택이 있고, 그보다 상위 계층에 해당하는 대상에게는 좀 더 쾌적한 공공주택이 제공된다.
홍콩도 한국처럼 부동산 문제가 만만치 않지만, 홍콩 시민 중 절반 가까이가 공공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은 큰 버팀목이 된다. 홍콩 시민 중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은 200만명 이상이며, 공공분양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 역시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금융허브 도약하려면... 홍콩 배워야"
홍콩의 이 같은 특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일본이나 대만뿐 아니라 우리 정부도 홍콩에 있는 글로벌 금융회사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길게 보면 20년 전부터 동북아 금융허브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국내 금융회사들을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육성하기 위한 시도도 지속해 오고 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홍콩 사태는 우리나라에게 커다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매력을 갖춰야 한다.
홍콩이 금융허브로 성장한 배경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지난 11일 홍콩 시민들이 지미 라이 회장의 체포 소식을 다룬 빈과일보 1면을 들어보이며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끌려갈지 모른다” 홍콩 기자의 마지막 메시지 [인터뷰]
빈과일보 기자 이메일 인터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당국의 언론 옥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0일 대표적인 반중(反中) 매체 빈과일보가 홍콩 경찰에 의해 대규모 압수수색을 당했고, 사주이자 민주화 운동가 지미 라이 회장이 홍콩보안법상 외세 결탁 혐의로 체포돼 40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아그네스 차우가 체포된 바로 그날이었다.
라이 회장은 보석으로 석방된 뒤 빈과일보 사옥을 찾아 “우리는 홍콩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들을 실망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의지를 다지면서도, 홍콩에서 미디어 업체를 운영하기는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 홍콩 당국의 이번 체포는 시작일 뿐이며 언론 통제도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콩이 갈수록 혼돈에 빠져드는 가운데 국민일보는 14일 빈과일보 기자와 이메일로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홍콩 당국의 통제가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그는 모든 질문에 상세한 답변을 보내왔다.
“결국, 나 또한 중국으로 보내질지 모르겠다.” 그의 마지막 메시지다.
그를 보호하기 위해 익명으로 육성 전체를 전한다.
40시간의 조사 끝에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지미 라이 빈과일보 회장이 지난 12일
이른 오전 홍콩 몽콕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매체들의 취재열기가 뜨겁다.
AFP 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지난 10일 지미 라이 회장을 홍콩보안법상 외국 세력과의 결탁 혐의로 체포했다.
한 언론사의 대표인 사주 체포 사태를 빈과일보 기자들은 어떻게 바라보나
“언론사 사장이나 기자를 체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나 마음대로 잡아들이는 것은 범죄다.
홍콩 당국(또는 중국 정부)은 언론의 자유를 해치는 조치를 하고 있다. 어떤 매체나 언론인의 동의도 얻지 못할 것이다.”
-라이 회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뒤 사옥을 찾아 “계속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당시 편집국의 분위기는 어땠고, 어떤 얘기들이 오갔나
“지미 라이 회장이 홍콩 경찰에 체포된 뒤 빈과일보 고위 임원들은 기자들에게 간단한 브리핑을 했다.
(언론으로서) 우리의 위치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하고, 더 좋은 뉴스 아이템을 보도하며 민주주의를 위한 목소리를 전달하자는 얘기였다.
사실 이러한 메시지는 이미 모든 빈과일보 기자들이 갖고 있는 기본원칙이기도 하다.
사내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다.”
지난 11일 홍콩 전철 안에서 한 시민이 지미 라이 회장 체포 소식을 다룬 빈과일보
지면을 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서방권에서는 라이 회장을 “홍콩 언론 자유의 상징”으로 부른다.
반면 중국 정부는 “홍콩 혼란의 검은 손”“CIA(미 중앙정보국)의 첩자”로 본다. 홍콩에서는 지미 라이를 어떻게 바라보나.
빈과일보 구성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궁금하다
“지미 라이 회장은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중국 공산당에 시달렸기 때문에 반공주의 신념도 확고할 것이다.
그런 그가 홍콩에서 혼란을 일으킨 검은 손인지 CIA의 첩자인지 진실은 우리도 모른다.
다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중국 공산당이 의도적으로 지미 라이 회장을 비방하든, 그가 정말로 미국의 지지를 받든 홍콩 민주주의 투쟁에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사주의 성향을 판단하는 게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일하는 데 있어서 자신만의 생각과 끈기를 가지고 있고, 바깥세상이 아무리 위험해도 움찔하지 않고 옳은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경찰은 지미 라이 회장을 체포하면서 빈과일보 사옥도 압수수색했다.
200명이 넘는 경찰이 동원돼 사무실을 급습했다. 경찰이 이토록 대규모로 언론사를 압수수색하는 장면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경찰이 대규모로 언론사 본사 사옥을 수색하는 것은 전 세계 민주주의국가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모든 기자는 분노해야 한다.”
지난 10일 홍콩 경찰이 대표적인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 사옥을 압수수색했다. 마스크를 쓴 경찰들이
사옥 앞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지난 10일 홍콩 경찰이 빈과일보 사옥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이날 수색에는 200명이 넘는
경찰이 동원됐다.
AP 연합뉴스
-경찰은 왜 하필 빈과일보를 겨냥했을까. 빈과일보는 한국에서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빈과일보가 유일하게 (홍콩 당국과 중국 정부에) 맞서는 홍콩 언론일 수도 있다.
지미 라이 회장이 체포된 뒤 빈과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미디어그룹의 주가가 급상승한 점이 이를 증명한다.”
-빈과일보는 보통 하루 7만 부를 발행하지만, 이번 사태로 50만 부 이상 팔리며 홍콩인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독자와 심지어 홍콩 당국자들까지도 빈과일보의 보도에 대해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계속 취재할 것이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뒤 급속도로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빈과일보 사태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진행된다는 평가다
“물론이다.
홍콩 당국은 지미 라이 회장 체포와 빈과일보 압수수색 사실을 이용하고 싶어 한다.
홍콩 내 반대파의 흐름을 저지하고, 공포감을 조성할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지난 10일 지미 라이 빈과일보 회장이 사옥을 압수수색한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1일 홍콩 한 거리에서 시민들이 지미 라이 회장의 체포 소식을 1면으로 전한 빈과일보를
사고 있다.
AP 연합뉴스
-라이 회장이 외국 세력과 결탁 혐의로 체포된 것처럼 홍콩의 상황을 한국의 기자에게 전달하는 것도 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나.
만약 그렇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홍콩보안법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까지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선에서 말하자면 만약 당신이 정권에 위험하다고 그들이 판단하면, 홍콩 당국은 국적에 상관 없이 그 누구든 체포할 수 있다.”
-홍콩 사태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나
“한국은 민주주의적 자유를 얻기 위해 권위주의 시대를 거쳤다.
홍콩은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당신이 한국인이든 어느 국적이든 상관 없이 우리는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다.
홍콩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우리(언론인들의) 눈과 머리로라도 홍콩의 변화상을 기록해야만 한다.
절대로 과거로 되돌아가서는 안 된다.”
지난 12일 홍콩 시민들이 석방된 빈과일보 지미 라이 회장을 지지하며 지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이든 어디든 대부분의 언론사가 정치‧경제 권력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언제든지 우리 기자들은 언론의 자유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메시지는 나와 당신과 모든 기자가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나는 앞으로 중국으로 송환될지도 모르겠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홍콩 민주화 운동 주역으로 평가받는 아그네스 차우가 10일(현지시각)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모습(자료사진).
ⓒAFP/연합뉴스
반중 성향의 홍콩 언론재벌 지미 라이(가운데)가 10일(현지시각) 홍콩 자택에서 보안법 위반혐의로
체포되고 있다.
ⓒAP/뉴시스
[천자 칼럼] '자유 홍콩'의 비극
홍콩 하면 쇼핑, 음식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자유’도 빼놓을 수 없다.
40~50대 이상에게는 ‘자유 홍콩’ ‘홍콩 자유항’이라는 표현이 입에 붙어 있을 정도다.
통신·표현의 자유도 철저한 덕분에 세계 대부분 국가가 홍콩에 정보요원을 상주시키고 있다. 리스본(포르투갈) 카사블랑카(모로코)와 함께 ‘세계 3대 스파이 도시’로 불리는 이유다.
‘자유의 관문항’ 홍콩이 벼랑 끝이다. 지난달 1일 이른바 홍콩보안법이 발동하면서다.
거리에서 ‘자유 홍콩’을 외치던 시위대가 자취를 감췄다.
민주 인사들이 하나둘 사라지더니 ‘우산혁명 주역’ 아그네스 차우도 체포됐다. 하루 만에 보석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그제는 언론사 사주 지미 라이가 ‘외세와 결탁해 보안법을 위반’했다며 전격 체포됐다.
‘언론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언론’(토머스 제퍼슨)이라는 말처럼 언론 없는 민주주의는 허구라는 점에서 ‘자유 홍콩’의 사망을 대변하는 사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내달 말 만료되는 입법회(의회)의 임기를 1년 이상 연장키로 전격 결정했다.
코로나 확산을 핑계로 친중파가 다수인 입법회를 유지하려는 의도다.
민주주의 기본절차인 투표권마저 노골적으로 위협하는 처사다.
1984년 홍콩 반환협정이 트로이 목마가 됐다. 영국은 2년여 협상 끝에 1997년 7월 1일부로 반환하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당시 영국은 신계지역만 돌려주면 됐지만 ‘홍콩은 홍콩인이 통치한다’는 ‘항인치항’ 약속에 홍콩 섬과 구룡반도도 모두 반환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동선언 20년 만인 2017년 “협정은 역사가 됐다”며 ‘영·중 공동선언’을 사실상 부정하더니 힘이 커지자 ‘고도의 자치’와 ‘일국양제’마저 전면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약할 때는 악수를 청하고 강해지면 힘으로 제압’하는 마오쩌둥식 ‘통일전선’ 전략의 원용이다. 덩샤오핑과 협상한 당사자는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였다.
자유시장경제를 부활시킨 주역인 대처마저 중국 공산당을 믿은 장제스의 실수를 반복하고 말았다.
민낯이 드러난 건 한국 386집권세력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제국주의라고 비판해온 미국조차 홍콩의 자유 박탈을 비난하는데도 일언반구 말이 없다.
“홍콩에도 한국처럼 자유와 민주가 이뤄지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홍콩 우산혁명 상징인 조슈아 웡의 《언프리 스피치》 한국판 서문에 적혀 있는 글이다.
백광엽 논설위원 kecorep@hankyung.com
#천자칼럼
[홍콩=AP/뉴시스] 홍콩 민주파 운동가들이 지난 12일 지미 라이 넥스트디지털사주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경찰서 앞에서 '빈과일보' 1면을 들어보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빈과일보는 라이가 설립한 일간신문으로, 1면 전체를 할애해 사주의 체포를 강하게 비판했다.
라이는 12일 보석금을 내고 체포된 지 하루 만에 석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