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강 문제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는 임기 중 개헌을 하지 못한 것 등을 두고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이라고 표현했다.
도쿄=AP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지병 재발을 이유로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후임 총리 지명 때까지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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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박태현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정식으로 표명했다.일본 최장수 총리인 아베 총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강악화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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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연합뉴스
아베 “총리직 사임…차기 총리 임명때까지 임무 수행”
임기 1년 남기고 기자회견서 사임 공식 발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가 직접 원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년8개월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후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는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연속 재임 일수로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가 된지 나흘 만에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로 인한 사임을 결정했다.
아베 총리는 28일 오후 5시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병과 치료를 하면서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정치판단에 문제가 생기는 그런 일, 결과를 내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자신을 갖고 부응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게 된 현재로써 총리라는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총리직 사임 뜻을 밝혔다.
그간 온갖 소문이 난무했던 지병 재발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정기검진에서 (지병) 재발의 징후가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 이후에도 약을 사용하면서 최선을 다해 직무를 맡아왔다”며 “지난달 중순부터 몸상태에 이변이 발생해 체력이 상당히 떨이지는 상황이었고 8월 초순에는 재발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현재의 약에 더해 새로운 약을 투여해 치료할 예정”이라며 “이번 재검진에서 투약 효과가 확인됐지만 이 투약에는 계속적인 처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사임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을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앓고 있는 궤양성 대장염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정한 난치병으로 증상이 호전됐다가 재차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아베 총리는 병원에서 ‘혈액 성분 제거 요법’ 등 특수한 치료를 받는 등 약으로 해결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아베 총리는 지병으로 지난 2007년 9월에 이어 또 다시 총리직을 그만두게 됐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 한 뒤 7년8개월째 재임했으며 임기는 내년 9월까지였다.
하지만 지난 17일과 24일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게이오대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면서 ‘건강이상설’을 넘어 사임설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총리 관저 간부와 자민당 안에서 ‘사퇴 불가’ 분위기가 강했지만 아베 총리는 지금의 건강 상태로는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 내각과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 도쿄올림픽 준비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야당뿐만 아니라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민당 안에서도 “전혀 상상도 못했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아베 총리는 이런 갑작스런 퇴진과 관련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7월 이후 감염 확산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또 앞으로 겨울을 향해 취해야 할 정책들, 대응책들을 마련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체제로 이행하게 된다면 이 시기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날 비록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아베 총리가 당장 총리직을 그만두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음 총리가 임명되기까지 끝까지 그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납북자 문제 등 아베 2기 정부의 역점 과제를 완수하지 못한 데 대한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 납치 문제를 제가 해결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그리고 헌법 개정, 이 모든 것의 중간에서 제가 이 자리를 떠나게 된 것은 정말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괴로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자민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을 드린 중책이고 또 새로운 강력한 체제 하에 더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을 얻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저는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감소세 접어들어 지금 시기 적합"[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지병이 악화된 점을 이유로 사임의 뜻을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관저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국민들 기대에 부응할 상황이 아니게 돼 총리직을 사임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관련 브리핑을 한 직후 자신의 건강상태를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13년 전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총리직을 사퇴해 국민들께 폐를 끼친 바 있다"면서 "그 후 다행히 신약이 효과가 있어서 건강을 되찾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다시 총리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14년 전인 2006년 52세의 나이에 전후 최연소 일본 총리에 취임했으나 지병 악화로 재임 기간 366일만에 사임했다.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을 탈환해 5년 만에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는데 이를 언급한 것이다. 이어, "지난 8년이란 기간 동안 지병을 관리하면서 총리직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차질이 없었다"면서 "다만, 올해 6월 정기검진에서 재발 징후가 보인다고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 약을 복용하면서 직무를 맡아왔지만, 지난달(7월) 중순부터 몸 상태에 이상이 왔다"고 건강 상 이상이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앞서, 7일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은 "총리가 최근 잇따라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것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하면서 총리직 사임에 대해 처음으로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정치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결과를 내는 것"이라면서 "지병을 치료하면서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사퇴의 가장 큰 배경으로 "현재 가장 큰 과제인 코로나19 대응에 차질이 생기는 일은 가급적 피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7월 이후 감염확산이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있을 겨울에 대비해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체제로 이행하게 된다면 지금 시기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의 재임 기간 중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 러시아 평화조약, 평화헌법 개정 문제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이 중간에서 떠나게 돼 마음이 괴롭다"면서 "자민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약속드린 정책인 만큼 새로운 체제 안에서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재 대표적인 '포스트 아베'는 고노 다로(河野太) 일본 방위상과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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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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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 "아베 총리, 암 검사까지 받았다"
대장염 악화로 치료 요법에 암 검사까지 받아"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혈변 있어도 토혈은 없어 다른 병일 가능성"...7월 관저서 토혈 보도 나와 9월 퇴진설 고개...아소 부총리 대행 수순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암 검사를 받았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암 검사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아베 총리가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을 받았고 암 검사까지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GCAP란 염증이 생기는 원인이 되는 백혈구의 골수계 세포 중 하나를 제거해 궤양성 대장염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앞서 주간지인 슈칸분슌은 아베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암 검사를 받았다고 한 데에 신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총리실(관저)의 한 관계자는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혈변은 있어도 토혈은 없다”면서 “다른 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 이에 대해 마이니치는 “암 검사를 했다는 게 이치에 맞다”고 밝혔다.
앞서 주간지 ‘플래시’는 지난 7월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아베 총리가 토혈을 했다면 궤양성 대장염이 아닌 다른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건강 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 왔다. 지난달 초 자민당의 한 베테랑 중의원은 “아무래도 아베 총리의 의욕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2차 집권한 이후 건강 불안에 대한 관측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기력의 감퇴를 말하는 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최근 큰 마스크를 착용한 것도 얼굴이 안 좋고 볼이 홀쭉해진 상태를 가리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비판을 계속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내각 지지율도 하락세에 놓였다. NHK가 8월 8~10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전월 대비 20%포인트 감소한 34%,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는 응답율은 같은 기간 20% 늘어난 47%를 기록했다. 마이니치는 “아베 총리의 스트레스 해소 ‘묘약’인 골프도 못하고 있어 기분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가에서는 아베 총리의 9월 퇴진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니치는 “병세가 악화되고 긴급 입원하면 진두지휘를 할 수 없게 된다”면서 “그럴 경우 자동으로 아소 다로 부총리가 총리 임시 대행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아베 총리가 사임하고 정식 총재 선거가 실시되면 지방의원 등 당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시바 전 간사장이 당내의 국회 의원에게는 평이 좋지 않지만, 내년 10월까지 반드시 있을 차기 중의원 선거를 생각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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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직접 자신의 몸 상태에 관해 설명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일본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고 일본 정부가 전날 발표했다. 6월 18일에 이어 71일 만에 총리관저에서 열리는 아베 총리의 정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건강 상태에 관한 설명이다.
아베 총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대학병원을 방문해 장시간 체류하면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추측이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2007년 9월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총리직에서 사임한 이력이 있어 건강 이상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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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회의 하는 일본 아베 총리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관저에서 내각회의에 임하고 있다. 2020.8.28 photo@yna.co.kr
최장수 총리'·'1강 스트롱맨' 아베 전격 사의…무엇을 남겼나
대형 선거마다 승리·아베노믹스 성과…코로나19에 내리막길 집권기간 비해 업적 빈약 평가…'손타쿠' 정치 횡행 비판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역대 일본 총리 연속 재임일수 신기록을 달성하고 나흘 만인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연속 재임일수 2천799일로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전 총리의 기존 기록(2천798일)을 넘어섰다.
아베 총리는 이미 작년 11월 20일 1차 집권 기간(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366일)까지 포함한 통상 재임일수 기준 역대 최장 재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일본 총리 재임 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더는 재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중도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에도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임한 바 있다.
[그래픽] 일본 아베 내각 지지율 추이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병으로 국정에 지장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임할 뜻을 굳혔다고 관계자 등이 전했다.
jin34@yna.co.kr
아베 총리는 2차 집권기에 6번의 대형 국정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아베 1강' 체제를 구축했다. 양적 완화와 '엔저' 정책을 골자로 한 간판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30%대로 급락해 정치적 구심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베노믹스는 코로나19 여파로 일본의 올해 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면서 빛이 바랬다. 최대 정치 과제로 제시한 평화헌법 개정은 야당의 반대 등으로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당초 올해 7월 개막 예정이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말 1년 연기된 후 지금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외교 정책에서도 숙원 사업인 남쿠릴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관련 러시아와의 협상은 진전이 없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일본 아베 총리 집권기간 (서울=연합뉴스) 장성구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sunggu@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이에 따라 연속 재임 기준 2위인 사토 전 총리는 임기 중 오키나와(沖繩) 반환과 노벨평화상 수상을, 3위인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과 미일안보조약 체결을 각각 업적으로 꼽을 수 있지만, 아베 총리는 집권 기간에 비해 업적이 부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아베 총리는 역대 정권이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봤던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보 관련법을 제정한 정도가 특이점을 꼽힌다.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도 있었다.
아베 정권이 2014년 내각인사국 신설을 통해 중앙부처 간부 인사를 장악하면서 관료가 총리관저에 아첨하는 '손타쿠(忖度) 정치'가 횡행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손타쿠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의중을 살펴서 알아서 처리한다는 의미로, 아베 1강 체제 지속에 따른 폐해로 일본 언론들이 자주 지적해왔다.
2017~18년 아베 정권을 흔들었던 '모리토모(森友) 스캔들' 당시 재무성이 공문서를 변조한 것이 손타쿠 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아베 총리 지역구 유권자에 대한 향응 제공 논란으로 번진 정부 주최 '벚꽃(사쿠라)을 보는 모임'(이하 벚꽃 모임) 관련 의혹도 아베 1강 체제 장기 지속에 따른 폐해로 지적됐다.
hojun@yna.co.kr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도쿄 총리관저로 출근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출처] - 국민일보
아베 총리, 사임 의향 굳혀”…발목 잡은 ‘궤양성 대장염’이란?
[사진=채널A 뉴스 화면 캡처]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임 의향을 전했다. 최근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건강상의 문제로 결국 총리직을 사임할 의향을 굳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총리관저에서 사임 이유 등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중3 때 발병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결국 집권 1기에 이어 집권 2기 때도 아베 총리의 직접적인 사임 원인이 된 것.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에도 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임기 중 사임한 바 있다.
아베 총리의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재발성 질환이다. 고름, 혈액, 점액 물질이 섞인 물과 같은 설사를 비롯해 복통, 발열, 오한, 체중감소 등이 주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직장의 벽이 얇아지고 이로 인해 장이 찢어지거나 구멍이 생기는 장 천공으로 이어져 생명에 위협을 받기도 한다. 몇몇 환자들의 경우 피부에 염증이생기고 시력 장애가 나타나며 관절염이나 간염이 생기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전성, 면역성, 감염성 등의 요인이 이 질환에 복합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특히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과 관련해 발생하거나, 스트레스로인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심리적인 요인 역시 주요 원인일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증상에 따라 약물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수술보다는 약물치료가 원칙이지만 장천공, 장폐색, 대장출혈, 암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있을 때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한희 교수는 “염증 악화가 반복될 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아 건강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도 '재임 중 개최' 집착해 도쿄올림픽 2년 대신 1년 연기 관철 외조부처럼 올림픽 유치하고 개최는 못 봐…코로나19로 대회 열릴지는 미지수 "12월 올림픽 예선전 前 10월 IOC-도쿄조직위 회의서 개최 여부 논의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폐회식의 깜짝 스타는 차기 대회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였다. 아베 총리는 당시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도(都)를 소개하는 무대에서 슈퍼마리오 캐릭터 분장을 하고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슈퍼마리오 복장으로 2016 리우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등장한 아베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차기 대회 준비를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슈퍼마리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의 도움을 받아 지구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순간이동 통로를 타고 이동했고, 이 장면을 이어받아 아베 총리가 폐회식장의 단상에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갑자기 나타났다.슈퍼마리오 복장도 놀랍거니와 한 나라의 정부 수반이 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직접 선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일본 언론은 이때 아베 총리가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까지 총리직을 유지하고 싶다는 정치적 욕심을 드러내고자 철저하게 준비한 퍼포먼스라고 분석했다.
2013년 IOC 총회 올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한 아베 총리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 아베, 2차 집권 시작부터 도쿄올림픽 유치에 전력
실제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유치와 성공 개최에 사활을 걸었다.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를 마친 이래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반 넘게 재임하며 역대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번째 총리직을 시작할 때 가장 공을 들인 부문이 바로 올림픽 유치다.
도쿄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지만, 개최지를 뽑는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투표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016년 하계올림픽은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가 마드리드(스페인)를 따돌리고 3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확정됐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절치부심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다시 뛰어들었다.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과 이에 따른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피폐해진 해당 지역의 '재건'과 재난을 이겨낸 일본의 '부흥'을 하계올림픽 유치의 목표 중 하나로 내걸었다. 재집권과 동시에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 유치에 앞장섰다. 올림픽 특수로 누릴 경제 호황 효과를 재임의 치적으로 삼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2020 도쿄올림픽 유치를 확정한 뒤 대표단과 기뻐하는 아베 총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의 올림픽 유치 후보지 프레젠테이션에도 참석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과 관리를 우려하는 IOC 위원들에게 일본 정부를 대표해 안전하게 상황을 통제하겠다며 '보증'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의 약속 덕분인지 도쿄는 마드리드와 이스탄불(터키)을 물리치고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린 하계올림픽인 1964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낸 총리가 됐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아베 총리는 외조부처럼 올림픽만 유치하고 정작 올림픽 개최 때엔 권좌 바깥에서 대회를 관전하게 됐다.
아베 총리 - 바흐 IOC 위원장 도쿄올림픽 논의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아베 욕심으로 2년에서 1년만 미뤄진 올림픽, 코로나19 여전한데 열릴까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도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와 관련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 지구촌의 비판을 받던 IOC는 3월 아베 총리와의 협의로 올해 7월에 열기로 한 도쿄올림픽을 정확히 1년 후로 연기했다.1년 연기 결정 역시 아베 총리의 의중에 따른 것이었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임기와 맞물린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 안에 올림픽을 다시 치르고 싶어했고, 올림픽 성공 개최 여부에 따라 집권 연장을 모색할 예정이었다. 이런 아베 총리의 욕심은 역시 총리 출신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4월 아사히 신문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모리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2년 연기'가 좋을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지만,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일본의 기술력을 신뢰한다며 총리 재임 기간에 올림픽을 열겠다는 1년 연기를 관철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아베 총리의 계획을 수용했다.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에 일단 1년으로 대회 개최를 미뤘지만, 아베 총리가 중도에 하차하면서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도쿄올림픽 개막 'D-365' 달력 앞 지나는 우산 쓴 남성 (도쿄 AP=연합뉴스) 제32회 도쿄하계올림픽 개막이 1년 앞으로 다가온 7월 23일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도쿄 거리에 설치된 '도쿄올림픽 D-365일' 카운트다운 달력 앞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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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포츠계 여론에 정통한 대한체육회 박인규 국제본부장은 "도쿄올림픽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아베 총리가 물러난다고 해도 후임자가 아베 총리의 뜻을 이어간다면 올림픽이 열리는 데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박 본부장은 "중요한 것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이라며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이 예정대로 열릴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올해 10월 IOC 조정위원회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간의 회의가 열린다"며 "IOC가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종목별 예선전을 12월에 시작하기로 했기에 10월 회의에서 내년 올림픽 개최 여부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미 국제육상경기연맹과 국제수영연맹 등이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라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다시 짠 만큼 올림픽을 또 연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도쿄올림픽 재연기보다는 취소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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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가 어제(28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통하여 전격 사임을 발표하였다. 사임 이유는 17살의 나이 때부터 지병으로 앓아온 궤양성 대장염 재발이었다. 아베 총리는 전후 세대 출신의 첫 총리였다. 또한, 전후 최연소 총리로 헤이세이 시대의 마지막 총리와 함께 레이와 시대의 첫 총리로 메이지 유신 이후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운 총리이다.
아베 총리는 2006년 고이즈미 총리의 뒤를 이어 첫 내각총리대신에 오른 후 제1차 아베 내각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다음 해 2007년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임기 중 급작스럽게 사임하였다, 이후 2012년 12월 다시 총리에 오른 후 제2차 아베 내각을 구성하였다,
이후 2년 뒤인 2014년 제47회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다수의석을 유지하면서 제3차 아베 내각이 출발하였다. 이어 2017년 제48회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압도적인 의석을 유지하게 되면서 제4차 아베 내각이 구성되었다. 이어 2018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3연임이 확정되면서 제5차 내각을 출범시킨 후 오늘에 이르렀다. 잔여 임기는 내년(2021년) 9월까지였다.
아베 총리는 2012년 2차 집권기를 열었던 시작부터 8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간 지속하여온 경제 침체를 벗어나 상실한 일본의 경제 비전을 되찾는다는 슬로건으로 제한 없는 금융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한화 6000조 원에 가까운 돈을 찍어내면서 강력한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를 출발시켰다.
이와 같은 효과에 반응하여 일본의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저성장의 늪을 벗어난 기운이 느껴졌지만, 기실은 대기업의 성장에 치우친 균형적인 발전으로 끌어내지 못하였다.
아베 총리는 정치적으로 강력한 일본을 추구한 국수주의적인 정책을 고수하여왔다, 이는 2015년 동맹국이 침략받을 경우 무력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집단자위권)을 통과시키면서 전후 70년 동안 유지하여온 일본 평화 헌법의 기조를 무너트린 것이다. 이는 국제법의 권리를 활용한 편법으로 국가의 기본 헌법을 또 다른 관점으로 해석하는 모순을 자행하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한 것이었다.
일본 전후 최장 총리로 재임한 아베 총리는 재임 동안 역사의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정책을 강구하여왔다. 일본군 성노예피해자(위안부) 문제에서부터 강제노역 문제의 그릇된 역사의 사과를 거부하였으며 대한민국 영토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교과서에 게재하는 역사의 부정과 왜곡으로 얼룩진 정책을 고집하였다.
이외에도 역사적 분쟁과 영토문제의 당사국인 한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와 같은 인접국과의 갈등을 고조 시켜 지정학적인 주요국과의 다양한 협력이 아닌 단절의 벽을 세웠다. 특히 아베 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의 독점소재 규제와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는 자유경제 근간을 부정하는 만행을 거듭하였다,
이와 같은 아베 총리는 1964년 동경 올림픽 개최 이후 56년 만에 2020 도쿄올림픽 개최라는 재도약의 상징적인 카드를 꺼내 들고 그 준비에 모든 노력을 다하였으나 코로나19 재난으로 개최가 연기되는 사태를 맞았다. 이어 일본 열도를 덮친 코로나19 재난의 방역과 대처에 실패하면서 국민의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와중에 지병으로 인한 급작스러운 사임으로 전후 최장 총리 임기를 마감하였다.
식민지 시대의 그릇된 사관을 재현하며 일본의 부흥을 꿈꾸던 아베노믹스는 역사의 엄중한 교훈을 비켜 간 허상이 되어 일본 열도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기고 말았다. 오는 9월이면 일본을 이끌어갈 새로운 총리가 선출된다.
그 누가 총리에 오르던 역사의 엄중한 교훈을 바르게 인식하고 겸허하게 받들어 서로를 존중하는 자세, 함께 협력하는 관계를 지향하여 미래의 비전과 번영을 추구하는 새로운 역사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에 한국과 중국은 지속적인 협력과 발전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 정부는 아베 총리의 사임에 ‘아쉽다’는 반응과 함께 새로운 내각과의 협력 방침을 강조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로서 여러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고, 오랫동안 한·일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온 아베 총리의 급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아쉽게 생각한다”며 “아베 총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정부는 새로 선출될 일본 총리 및 새 내각과도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주목하고 있지만, 일본 내부의 일이라 논평하지 않겠다”면서도 “중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으로 우리는 일본과 함께 계속 중·일관계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아베 총리 사임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베 신조 총리가 사임하기로 한 결정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의 후임자가 (아베 총리) 못지않게 러·일 관계의 지속적 발전 노선을 걸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탁월한 업무 관계를 유지했고 푸틴 대통령은 그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서구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성공’보다 ‘실패’에 주목했다. AP통신은 “아베 총리와 그의 극우성향 지지자들은 전후 미군이 제정한 평화헌법을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의 부끄러운 유산으로 여겼다”면서 “그의 가장 큰 실패는 할아버지 때부터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을 이루지 못한 일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정권의 허술한 코로나19 대응이 아베노믹스의 성과를 무색하게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아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여론은 불만이었다”면서 “(코로나19는) 경제에 특히 영향을 줬고 아베 총리가 성과라고 할 만한 ‘아베노믹스’는 지워버렸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지난해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문재인 대통령. 한·일관계 악화는 국내에서 반(反)아베 여론이 확산하는 원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