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입국한 3명의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검체에 대한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이들 검체에서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그래픽 : 시사경제신문)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전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8000만 명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도 176만명을 넘어섰다.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전 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8000만명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도 176만명을 넘어섰다.
백신접종에도 세계 코로나19 상황 악화…
美 사망자 또 최고치, 영국도 확산세 지속
미국 확진자 수 2000만명 넘어…4명중 1명 미국인 美 사망자·입원 환자 수 역대 최다 경신 “쓰나미 올 것” 英 확진자 5만명대 ‘역대 2위’, 하루 사망자 최다 기록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영국과 미국 등 가장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선 국가들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브라질과 독일 등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지역에서도 최근 폭발적인 재확산이 이뤄지는 등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가 8300만여명인 점을 감안할 때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4명 중 1명이 미국인인 셈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31일(그리니치표준시·GMT) 0시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019만550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15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310여일만에 20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29일(현지시간) 하루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725명(누적 사망자 34만1313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16일 3682명을 뛰어넘었다. 주말을 거치며 15만∼16만명대로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도 29일 20만1555명으로 다시 20만명을 넘었다.
또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역시 12만4686명으로 지난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후 최고치에 달했다. 전염병 학자인 로버트 킴-팔리 박사는 “이제 우리는 급등의 파도를 넘어섰고, 지금 겪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의 쓰나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사상 최고치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 정부는 30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23명, 누적 확진자 243만2888명, 사망자 98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일 신규 확진자는 팬데믹 이후 1일 기준 최다를 기록한 전날(5만3135명)에 이어 이틀째 5만명대를 유지했다. 사망자는 영국의 1차 확산 정점 당시인 지난 4월 이후 최대다.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사망자가 많은 브라질에서는 최근 재확산세와 함께 월간 사망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브라질 현지 6개 매체 컨소시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9일까지 사망자는 1만8500여명으로 지난 9월(2만2371명) 이후 가장 많았다. 브라질의 월별 사망자 수 증가는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브라질, 멕시코 등이 포함된 중남미 사망자 수는 전날 50만명을 넘어섰다.
독일에서는 하루 사망자 수가 처음 1000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독일의 질병관리청 격인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집계에 따르면, 29일 하루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1129명에 달했다. 1주일 전 기록했던 역대 최다치(962명)를 뛰어 넘었다. 일본에서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3852명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한 26일(388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영국서 급속히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에 대한 우려로 세계 40개국 이상이 영국발 입국 제한에 들어간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런던 서부 히스로 공항에 제3터미널 폐쇄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AFP=연합)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세계 확산 조짐
영국발에서 최근 '내부 감염' 사례까지 빠르게 확산 '비상'
전 세계 곳곳에서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7일 BBC방송과 일본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에서 최초 발견된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최근 일본과 프랑스, 스페인, 스웨덴, 캐나다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아프리카는 변종 바이러스가 2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쿄에 거주하는 30대 항공기 조종사와 그의 가족인 20대 여성이 변종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 26일 확인됐다. 싱가포르도 최근 변종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되어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유럽에서는 기존 확인국 외에도 덴마크와 네덜란드, 독일,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위스에서 변종이 확인되고 있으며, 지중해 연안의 레바논에서까지 발견되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에선 아직 보고가 없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시작되는 등 전 세계가 변종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특히 영국 입국자들에게서 추적된 변종 바이러스가 최근에는 내부 전파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모양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발견된 감염자 2명은 최근 여행 이력이 없었다. 일단 전 세계 40개국 이상이 영국발 입국 제한에 나섰다.
영국은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에 긴급 봉쇄를 단행했다. 프랑스는 영국과의 국경을 일시적으로 봉쇄하면서 이후 코로나 음성 확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 세계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28일 오전 0시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일시 중단키로 했다. 경제활동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중국, 한국 등 11개국 및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 왕래는 계속 인정하기로 했다.
대만도 영국발 입국자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필리핀은 영국발 입국 금지 시한을 올해 말에서 내년 1월 중순까지로 연장하면서 ‘군사협정 종료’를 빌미로 미국에 대해 백신 제공을 압박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난 22일부터 스페인 사람이나 거주자 외 영국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2일까지도 영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의무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으나, 28일부터 코로나 음성 판정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정부도 변종 바이러스의 전염력이 높은 점에 주목하고 지난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변종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7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이 변종에도 면역 효과가 있으나, 강한 전파력을 감안해 백신 배포 속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는 백신을 1회 접종으로 줄이고 접종 대상을 확대하자는 주장이 일각에선 제기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1회 접종을 실시한 뒤 차기 백신 보급시 2회차 접종을 시행하자는 것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코로나 바이러스. [사진=pixabay]
영국 코로나 변종 변이 바이러스가 국 내에서 발견됨에 따라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WHO 기자회견 =뉴시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공포···세계 각국 봉쇄 강화
변종 바이러스, 유럽 휩쓸고 전 세계로 확산···영국발 입국금지·국경폐쇄 글로벌 제약사,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기존 백신으로 예방 가능” 정부,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 국내 유입 확인···영국발 입국자 대상 규제 강화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형으로 전염성이 보다 강력해진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난 9월 영국에서 첫 발견된 이후 세계 전역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전염력이 한층 더 강력해진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세계 각국은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는 영국에서 남아공을 다녀온 이들이 되돌아 오면서 전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확인된 남아공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남아공 정부는 새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서 “최근 확인한 ‘501.V2 변종’ 바이러스는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하다”며 “최근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국 보건당국은 남아공 여행을 제한하고 최근 14일 이내 남아공을 다녀오거나 이들을 접촉한 인원들은 즉시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을 강력 권고했다.
더불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9월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의 등장에 따라 지난 26일(현지시각) 런던과 잉글랜드 동남부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대응 단계 중 최고 수준인 4단계는 사실상 긴급 봉쇄 조치다.
세계 각국은 새 변종 바이러스가 연달아 출현한 영국을 대상으로 항공편 입국 통제 등 국경 통제와 봉쇄를 실시하고 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이번 달 영국발 입국자를 규제하는 국가는 40여개국에 달한다. 미국은 28일부터 영국발 항공기 탑승객에게 이륙 전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음성 판정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일부 중동국가의 경우 국경을 1주일 간 폐쇄했다.
일본에서는 주말 사이 변종 감염 사례(26일 현재) 7명이 확인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28일부터 내년 1월 말까지 모든 국가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방침을 지난 26일 밤 긴급 발표했다. 변종 유입을 막기 위해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만 해당됐던 입국금지 조치를 전 세계로 확대하고 한국 등 11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는 ‘비즈니스 왕래’만 인정하도록 했다.
이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오만·쿠웨이트 등은 국경을 1주일 동안 폐쇄했다. 필리핀은 영국발 비행기뿐 아니라 필리핀 도착 14일 이내에 영국을 방문(경유)했던 승객의 입국도 제한했다. 또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난 남아공의 항공편 탑승객들은 독일,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입국이 차단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이 지난 26~27일 확진돼 방역 당국이 변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 조사에 나선 결과, 영국에서 유행 중인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28일 처음 확인됐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국에서 입국한 경기도 고양시 거주 80대 남성이 26일 심정지로 사망한 뒤 확진됐다.
이어 27일에는 그의 아내와 딸(모두 13일 입국), 사위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8일 먼저 입국한 사위는 자가격리 후 외부 동선이 있어 보건 당국이 역학조사 중이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영국발(發) 입국자 3명에게 확보한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들 검체를 대상으로 모든 염기서열을 비교 분석하는 전장 유전체 분석을 벌인 결과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입국 시 이들은 검역 과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돼 관리 중이었다고 한다. 격리 상태에서 확인된 경우라 지역 사회 추가 전파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도 영국과의 하늘길을 끊으며 기민한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오는 31일까지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도착하는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다. 영국 주변국들이 영국발 입국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른 나라를 경유해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영국발 입국자는 무조건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하고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의무화했다. 정부는 영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심사는 강화하고 발열 기준은 37.5도에서 37.3도로 조정했다.
화이자 백신, 모더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진=연합뉴스]
최근 연이은 새 변종 바이러스 출현으로 기존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화이자와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각각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제약사 바이오엔테크 측은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유효성 실험이 20번 이뤄졌으며, 6주 내 새 백신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모더나와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제약사 큐어백 측도 변이는 바이러스 확산 시 흔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존 백신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백신은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투할 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여러 부위를 공격해 다양한 항체를 만들어내는 다클론항체 방식”이라며 “백신을 무력화 하기 위해선 스파이크 단백질의 여러 부위에서 일어난 많은 변이가 축적돼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9월 영국 잉글랜드 남부에서 처음 발견된 변종 바이러스 ‘VUI-202012/01’은 기존 코로나19 대비 전염력이 7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변종 바이러스 확산지로 꼽히는 런던, 잉글랜드 동부, 동남부 지역의 확진자 3분의 2가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어린이들도 쉽게 감염될 정도로 전파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를 대체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변종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을 이유로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격상한다고 발표한 소식을 전하는 20일자(현지시간) 영국 일간지들의 1면 모습 ./연합뉴스
전파력 70% 더 센 英 변종 코로나, 백신 효과있을까?
전파 속도 70% 빨라…치명률 높인다는 증거는 없어 "백신 효력 약화하진 않아…경계심은 유지해야" 영국 '긴급봉쇄'…유럽·중동 등 속속 영국에 '빗장'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변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변종 바이러스의 특징, 전파력, 백신 효능 저하 여부 등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유전적 변이가 일어난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변종은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는 점에서 각국 보건당국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수도 런던을 포함해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에 코로나19 대응 4단계를 발령하고 긴급 봉쇄에 돌입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다른 나라들도 영국발 항공편을 막는 등 변종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BBC방송 등 외신을 토대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해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Q. 변종의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가.
▲ 잉글랜드 최고 의료책임자인 크리스 휘티 교수는 이번 변종의 전파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70%나 빠르다고 밝혔다. 감염 재생산지수도 0.4 이상으로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얼마나 많은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2이면 1명이 2명을 감염시킨다는 뜻이다.
지난 18일 영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1 아래로 내려갔던 영국의 감염 재생산지수가 1.1∼1.2로 다시 높아졌다. 영국 정부 최고과학자문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이 변종이 전염력 측면에서 다른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보다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Q. 기존 바이러스보다 치명률이 높은가.
▲ 현재까지 변종이 치명률을 더 높인다는 증거는 발견되진 않았다. 하지만 치명률이 기존 바이러스와 비슷해도, 전파력이 더 강한만큼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영국 런던 사우스게이트 지역에 있는 한 전광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4단계로 격상하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Q. 언제 어디서 처음 나타났나.
▲ 발란스 경에 따르면 변종은 지난 9월 말 런던 또는 인근 켄트에서 최초로 나타나 지속해서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변종이 면역체계가 약한 환자의 몸에서 처음 생긴 후 불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세 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변종은 잉글랜드 남동부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런던 내 확진 사례의 28%가 변종 탓에 일어났는데, 이달 9일부터 일주일에 이르는 기간에는 변종이 런던 확진 사례의 62%를 일으켰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변이가 일어났는가.
▲ 현재까지의 분석 결과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쇠뿔 모양의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있도록 한다. 변종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와 더 쉽게 결합하도록 변화해 전파력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Q. 변종이 코로나19 백신 효력을 약화하나.
▲ 서방국 보건 전문가들은 변종이 백신 효과를 무력화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발란스 경은 “현재로선 백신에 의한 면역반응이 변종에도 적합하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경계심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도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변종에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의 최고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역시 이날 CNN방송에서 “지금까지 백신에 내성을 지닌 단 하나의 변종도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으로선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세인트판크라스 역에서 승객들이 파리행 마지막 기차를 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연합뉴스
Q. 변종 확산에 영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 영국은 20일부터 2주간 수도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지역 일부의 코로나19 대응 단계를 4단계로 격상했다. 기존의 3단계 대응으로는 변종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면적 봉쇄에 준하는 4단계를 신설 적용한 것이다.
4단계에선 모든 비필수업종 가게, 체육관, 미용실 등의 영업이 중단되고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등교, 보육, 운동 등 목적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러야 한다. 잉글랜드 지역에서 23일부터 5일간 적용하려던 크리스마스 시즌 제한 완화조치도 크리스마스 당일 하루로 축소하기로 했다.
Q. 다른 나라들의 변종 유입 예방책은.
▲ 현재까지 유럽과 중동,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속속 영국발 항공편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20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영국에서 승객을 태운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독일도 같은날 밤 12시부터 화물기를 제외한 모든 영국발 항공편 착륙을 금지했으며, 프랑스도 이날 밤 12시부터 48시간 동안 도로, 항공, 해상, 철도 등을 이용한 모든 영국발 이동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다른 유럽국가와 사우디, 터키 등 중동 국가, 캐나다 역시 영국발 항공편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중남미에서도 콜롬비아가 영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엘살바도르도 영국을 다녀온 이들의 입국을 막았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을 분석해온 온라인 사이트 넥스트스트레인에 따르면 덴마크와 호주에서도 영국에서 온 변종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왔다. 네덜란드는 정부는 이달 초 채취한 샘플에서 영국과 동일한 변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도 최근 영국으로부터 귀국한 변종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20년 과학계는 ‘코로나19’라는 블랙홀에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갔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도 마찬가지였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았고 문을 닫았다. 이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내년에도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과학계 뜨거운 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관한 관심이 높다. 실제 내년에는 더 많은 관련 백신이 배포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 전문매체 네이처는 최근 2021년 주요 과학계 이슈를 내놓았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초미의 관심 사항으로 부상했고 기후변화, 중국의 화성 탐사, 치매 치료제 승인 등이 꼽혔다.
◆코로나19 원인 규명과 백신 개발=내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 태스크포스(TF) 관계자들이 중국으로 향한다. 몇 차례 현장 조사는 있었는데 이번 방문은 코로나19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서다. TF에는 감염학자, 바이러스학자, 공중과 동물 보건 연구원 등이 포함됐다. 2019년 12월 처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 중국 우한에서 조사를 시작한다.
내년에는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수 있을 지 눈길을 끈다. [아이뉴스24 DB]
이들은 중국 화난 시장에서 팔렸던 고기와 동물을 대상으로 점검하고 이곳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던 많은 사람의 행적을 입체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종합적 조사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올해 연말쯤에는 새로운 정보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조사와 함께 전 세계적 눈길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쏠린다. 올해 화이자와 모더나가 RNA 백신을 개발, 긴급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은 극저온에서 보관해야 하고 안전성 등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단점이 있다.전 세계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백신은 ▲핵산 ▲바이러스 ▲바이러스-벡터 ▲단백질 기반 백신 등 총 8종류가 있다.
핵산 백신 2종류. [네이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1년에는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백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 노바백스(Novavax)와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제약회사에서 임상 3상에 대한 결과물을 2021년에 발표한다. 노바백스와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보다 더 쉽게 배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말 영국과 미국에서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백신에 대한 두 번의 대규모 실험을 시작했다. 2021년 초에 보고할 예정이다. 노바백스는 연간 20억 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
바이러스, 바이러스-벡터, 단백질 기반 코로나19 백신. [네이처/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2021년 초부터 여러 코로나19 백신이 배포되면서 최근 강력한 전파력을 갖는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19 대유행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인지 눈길이 집중된다. 나아가 백신과 함께 치료제가 개발되면 ‘코로나19 종식’이란 과학 뉴스가 전 세계에 타전될 수 있을지도 지켜볼 일이다.
◆기후변화, 코로나19 못지않게 중요한 이슈=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1년 출범하면 기후변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가 탈퇴했던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미국이 재가입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친환경’ ‘기후변화’ ‘탄소 중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미래 세대가 꽃길을 걷게 할 것인지, 가시밭길로 밀어 넣을 것인지는 지금 세대가 기후변화를 어떻게 해결 하느냐에 달렸다. [WMO]
이렇게 되면 2015년 190여 개국이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은 힘을 얻게 된다. 당시 국제적으로 약속했던 온실가스 감축안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이행 방안을 각국이 내놓아야 한다.
내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UN 기후 컨퍼런스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안에 대한 협상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과 중국은 최근 2050~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 승인될까=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고통을 주는 알츠하이머(치매)에 관한 관심이 높다. 치매는 아직 치료제가 없다. 이런 가운데 올해 알츠하이머 진행 과정을 늦출 수 있는 치료제가 승인될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승인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아이뉴스24 DB]
바이오젠(Biogen)이 만든 아두카누맙(aducanumab)은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이다. 임상 3상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이 같은 결과물을 두고 최종 승인할지 주목받고 있다.
◆중국 ‘우주개발’ 화성까지=중국의 우주개발 이슈도 2021년 한해 과학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주정거장은 물론 우주왕복선, 달 탐사와 달 지표면에 착륙까지 한 중국이 이번에는 화성으로 눈길을 돌린다.지난 7월 중국 화성 탐사선 ‘톈원 1호’가 발사됐다. 2021년 2월에 화성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한다.
톈원 1호에는 카메라, 레이더와 입자 분석기를 포함한 13개의 과학 관측 장비가 실려 있다. 이 장비를 이용해 화성에서 물과 생명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지난 7월 발사됐다. 2021년 2월 화성에 도착한다. [NASA]
내년에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아랍 에미리트 탐사선도 비슷한 시기에 화성에 도착한다. ‘붉은 행성’ 화성이 이래저래 지구에서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일 것이라고 네이처는 전망했다.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다양한 항체 형성 전문가들 “백신 영향 가능성 낮아” 개발 업체들 변이 바이러스 시험 지속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영국, 일본 등에 이어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나오면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변이 코로나19가 현존하는 백신과 치료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따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백신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변이는 제한적일 것이며 현존하는 백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영국 잉글랜드 남부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캐나다와 호주,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 20여개국으로 퍼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5명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보고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코로나19 유형은 S, V, L, G, GH, GR 등이다. 이 중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바이러스는 GH형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의 80~90%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감염과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에서 검출됐다. 영국에서 조사된 바에 따르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GH형 대비 감염력이 40~70%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의약계는 변이 바이러스 공포에 대한 근거는 낮다고 보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주류인 GH형의 경우 연구결과 4배~10배까지 확산이 잘 된다는 연구결과와 역학조사 결과가 있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어 좀 더 차분하게 연구결과와 현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변이 바이러스가 현존하는 백신과 치료제를 무력화 시킬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백신은 인체 세포와 결합하는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해서 다양한 항체를 유도해 실제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다”면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일부에 변이가 발생해 하나의 항체가 작동하지 못한다 해도 여전히 많은 항체가 작동하기 때문에 작은 변이로 (백신이)무력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치료제는 경우에는 “치료제는 특정 부분에 작용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 변이가 생기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업체들은 자사의 제품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파스칼 소리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변이에 대해서도)우리 백신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완전히 확신할 수 없는 만큼 연구와 시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우성 셀트리온그룹 부회장 역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도 미국과 협업해 같이 테스트하고 있다”며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화이자와 노바백스도 코로나19 백신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지에 대한 시험에 각각 착수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AP=연합뉴스자료사진]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세계 확산 가능성 작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백신을 접종 중인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종이 발견된 데 대해 과학계는 이 변종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바이러스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이 변종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계속 변이되기 때문에 같은 바이러스가 세계 전체로 퍼지는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알려진 변종 바이러스로 이제 접종이 시작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 범위를 벗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그렇지는 않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미국 프레드 허치슨 암연구센터의 진화생물학자 제시 블룸 박사는 이 신문에 "단 하나의 강력한 변종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모든 면역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가 변이돼 면역 체계를 무력화하려면 수년이 걸리고 바이러스도 변이를 거듭해야 한다"라며 "단번에 켜고 끌 수 있는 스위치처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변종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전세계가 출렁거렸다"라며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변종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닌 만큼 침착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라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에 보고된 변종 바이러스가 영국 남부 인구 밀집 지역에서 몇 달간 돌았던 다른 경쟁 변종을 밀어냈고, 다른 변종보다 많은 10여차례의 독특한 변이를 일으켰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같은 변종이 발견됐다는 보고가 이미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도 계속 보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위스 베른대학의 분자 전염병학자 엠마 홋크로프트는 이 신문에 "인구의 약 60%가 1년 안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하는 동안 확진자수를 계속 줄이는 게 변종 바이러스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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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코로나19 발병 보고 1년…WHO "백신, 공평하게 나눠야
백신은 희망…모든 사람에게 필요" 코백스 백신 보급 위한 지원 호소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 발병 보고 1년 만에 누적 확진자 수 8,300만명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으로 보고된 지 1년이 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을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30일(현지시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백신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흐름을 바꿀 큰 희망”이라며 “세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살 수 있는 국가뿐 아니라 위험에 처한 모든 사람이 면역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을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위해 40억 달러(약 4조 3,500억 원)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코백스는 지난 18일 20억 회분에 가까운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으며, 내년 1·4분기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과학에 대한 음모론과 공격에 대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가 퍼지며 공포 심리를 자극해, 백신 접종에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경제와 일상생활을 뒤흔든 코로나19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당국이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WHO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코로나19는 이웃 국가는 물론 세계 각지로 빠르게 퍼졌고, WHO는 올 1월 31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는 다음 달 초 코로나19 기원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 조사팀을 중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8,298만 9,592명, 누적 사망자 수는 180만 9,971명으로 집계됐다.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겨울철에 접어들며 코로나19 확산세는 더욱 거세졌으며, 특히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돼 전 세계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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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 여성이 백신을 맞고 있다. 백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접종소 벽면에 친근한 그림을 그려 놓은 게 눈에 띈다. [AFP=연합뉴스]
전쟁 같은 속도로 英 제쳤다, 인구 대비 백신접종률 1위 어디?
이스라엘 인구 100명당 접종 횟수 1위 9일 만에 50만명 접종, 목표 초과 눈앞 "접종도 군 동원 전쟁처럼 준비·진행" 충분한 백신·접종소·인력, 안전성 홍보
세계 40여 개국이 '코로나 백신 접종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각국의 접종 속도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선 전체 인구의 약 60~70%가 백신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는 영국(이달 8일)이고, 그 다음은 미국·캐나다(이달 14일)다.
하지만 세계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의 집계에 따르면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 횟수 1위 국가는 이스라엘로 나타났다 . 28일 기준으로 인구 100명당 5.68회분을 투약했다.
인구 약 860만명인 이스라엘은 지난 20일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9일 만에 약 50만명이 백신을 맞았다. 백신 접종을 영국보다 12일, 미국보다 6일 늦게 시작했지만 인구 대비 접종률은 더 높다.
인구 100명 당 코로나 백신 접종 횟수.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인구 100명당 접종 횟수는 바레인 3.29회, 영국 1.18회, 미국 0.64회, 캐나다 0.16회, 덴마크 0.12회, 리투아니아 0.08회, 중국 0.07회, 포르투갈 0.07회, 칠레 0.05회, 독일 0.05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세계 평균은 0.06회였다. 다만, 국가 별로 접종 횟수를 집계한 시점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인구 약 3억3100만명인 미국에서 28일 기준 백신을 맞은 사람은 약 212만명(약 0.64%)이다. 백신 접종 속도가 배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연내 2000만명 접종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반면 이스라엘은 내년 1월 말까지 200만명 접종을 목표로 세웠는데, 이 속도라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 인구 100명 당 백신 접종 횟수에서 영국(1.18회)의 5배 정도 앞선다.
28일 이스라엘에서 한 남성이 백신을 맞고 있다. [EPA=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의 백신 접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며 그 이유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가 꼽은 비결은 충분한 백신 물량 확보와 접종소 및 지원 인력 준비, 적극적인 안전성 홍보 등으로 요약된다.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 센터의 알론 모세스 교수는 "전쟁 경험이 있는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은 '전쟁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군대에서 700명의 구급 대원을 모집했다. 적(코로나바이러스)이 있고, 적절한 탄약(백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것(백신)을 잘 전달한다"고 접종 상황을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 800만회 분을 포함해 총 1800만회 분의 백신을 구매했다. 2회 접종 기준으로 860만명 인구를 전부 커버하고도 남는다.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에는 화이자 백신 320만회 분이 이미 도착했고, 이번 주에 60만회 분이 추가로 들어온다. 나머지 물량은 3월 말까지 들어올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지난 21일부터 접종에 들어간 모더나 백신도 600만회 분 구매했다. 모세스 교수는 "최우선 접종자였던 의료진 대상 백신 접종은 약 이틀 만에 끝났고, 전국에 150개의 백신 접종소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주말까지 전역에 접종소 총 250곳을 마련할 예정이다. 누구나 접근이 용이하게 하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선 60대 이상 인구의 25%가 백신을 맞았다. 모세스 교수는 "중증 환자의 약 70%가 60세 이상이었는데, (이처럼 높은 접종률을 유지할 경우) 앞으로 2~3주 안에 중증 환자가 대폭 줄고, 증상이 경미해지는 식으로 감염의 양상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19일 백신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텔레그래프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백신을 공개 접종한 것도 국민의 접종을 장려하는 데 주효했다고 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민 대상 접종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또 이스라엘은 디지털화된 의료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백신 접종 대상 그룹에게 문자와 음성 메시지로 접종 스케줄을 잡으라고 알려준다.
또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에게는 '녹색 여권(green passport)'을 발급한다. 체지 레비 이스라엘 보건부 장관은 채널12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두 번째 백신 접종 후 자동으로 이 여권을 발급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증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향후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 없이 여행을 할 수 있고, 국가적인 봉쇄가 풀리면 문화 행사와 식당 출입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모세스 교수는 "이런 전략은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고 평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소셜미디어(SNS) 등에 퍼진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으려고도 노력했다. TV 등 미디어에 의학 전문가들이 자주 출연해 백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불식시켰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제조시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