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통가로 해저화산 폭발과 쓰나미가 직격했지만 이에 따른 인명피해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은 피해를 입은 인원만 8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의 케이티 그린우드 태평양 대표단장은 17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화산 분출, 쓰나미, 가옥 침수 등으로 통가에서 최대 8만명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한다”며 “통가에서 연락이 정상적으로 닿지 않고 있다.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 해역에 위치한 해저 화산 통가훙가하파이화산은 지난 15일 오후 5시26분 분화했다.
이때 분출한 화산재는 반경 260㎞ 떨어진 지점까지 날아들었다.
통가 해안지역은 모두 쓰나미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통가는 인구 10만5000여명의 섬나라다. 이틀 전 해저화산 분출로 인한 사상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제적십자사가 추산한 피해 규모는 전체의 70%를 넘는 규모다.
통신까지 두절된 통가에서 가옥 파괴·침수, 화산재 오염에 따른 식수난이 발생한 것으로만 전해졌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주변국은 지원을 약속하는 동시에 인명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제드 세셀자 호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은 이날 호주 ABC방송에 출연해 “통가 일대 도로와 시설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대규모 사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며 “통가 주변 섬들에서 들어오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샌타크루즈( 미 캘리포니아주)= AP/뉴시스] 남태평양의 통가에서 15일 해저화산이
폭발한 뒤 쓰나미로 침수된 미 캘리포니아주 해변의 샌타루즈 일대. 주차장이 침수
되어 트럭이 물에 잠겨 있다. 잠시후 이 바닷물은 빠져나갔지만 이후에도 침수가
여러 차례 반복되었다.
통가 해저화산 폭발에 일본·미국 등 '쓰나미'…최대 3m 예측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남태평양 통가 인근에서 해저 화산이 분출해 일본과 미국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통가 당국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km 해역에 있는 해저 화산에서 분출이 발생했다며 전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번 분출은 전날 화산 폭발에 이은 것으로, 폭발 당시에는 화산에서 나온 분출물이 20km 상공까지 치솟고 반경 260km 지역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의 호주 기상당국 등은 누쿠알로파에서 1.2m 높이의 쓰나미가 목격됐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통가에서 발생한 피해의 전체 범위는 통신 회선이 끊어지며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해변과 저지대로의 대피를 촉구했으며 국왕도 왕궁을 떠나 안전지대로 이동했다.
화산 분출의 여파는 일본과 미국, 뉴질랜드 등 태평양 인접 국가들로 이어졌다.
일본은 남동부 해안 전역 곳곳에서 쓰나미가 관측되면서 2016년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5년여만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은 16일 새벽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될 수 있다"며 아마미 군도나 도카라 열도 일대에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에 내려졌던 쓰나미 주의보도 경보로 격상했다.
다만 이들 지역에 내려진 쓰나미 경보는 오전 11시20분을 기해 모두 주의보로 하향됐다.
일본 곳곳에선 현재까지 1m 안팎의 쓰나미가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은 7개현 23만명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인명 피해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도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이날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 서부 해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가 발효 중이라고 발표했다.
하와이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카우아이주에서는 50㎝, 하날레이에서는 8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아직 공식적으로 보고된 피해는 없는 상황이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지질학부 교수 마르코 브레나는 분화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면서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분화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의 파이프 기상 관측소는 폭발로 인해 기압 그래프가 급등한 후 "전 세계에 충격파를 보낼 수 있는 힘을 생각하면 정말 놀랍다"고 트윗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도쿄=연합뉴스) 통가 해저화산 분화와 관련해 일본 기상청이 16일 오전 발효한 쓰나미
경보·주의보 현황.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특보를 모두 해제했다.
일본기상청, 해저화산 분화 쓰나미 엉터리 예측 '망신
쓰나미 피해 우려 없다'고 했다가 닥치고 나서 특보 발령
전문가 "원거리 발생 쓰나미, 정확한 예측 매우 어려워"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기상청이 남태평양의 해저화산이 분화하면서 발생한 쓰나미가 일본 열도에 줄 피해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논란을 빚고 있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통가 제도의 화산섬에서 대규모 분화가 일어난 것과 관련한 쓰나미 경보·주의보를 16일 0시 15분(이하 한국시간) 발표했다.
분화가 발생한 시간이 전날 오후 1시경이었으므로 그 후로 11시간여 만에 쓰나미 경보를 내린 것이다.
빈발하는 해저 지진으로 항상 쓰나미 위험을 안고 사는 섬나라인 일본은 2011년 3월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본 동일본대지진을 계기로 대응 체제를 고도화해 왔다.
일본 기상청은 통상적으로 일본 열도에 영향을 미칠 지진이나 분화가 발생하면 관측 장비를 총동원해 수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분 이내에 쓰나미가 닥칠지 판단해 특보를 발령한다.
그러나 일본 기상청은 일본 열도에서 약 8천㎞ 떨어진 통가에서 시작된 이번 쓰나미에 대해서는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분화로 통가에선 최고 8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를 근거로 15일 오후 7시 넘어 약간의 조위(潮位·해수면 높이) 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일본 열도에는 쓰나미 우려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5시간여 만인 16일 0시 15분 가고시마(鹿兒島)현의 아마미(奄美)군도와 도카라 열도 등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이와테(岩手)현에 발효했던 주의보를 오전 2시 54분 경보로 끌어올리는 등 뒷북 대응을 했다.
일본 기상청이 특보를 내놓은 시간은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중부에 있는 지치지마(父島) 섬에 90㎝의 쓰나미가 관측된 시간(오후 10시 52분)보다도 한 참 후였다.
일본 열도에 쓰나미가 닥칠 것을 예상하지 못한 채 쓰나미를 맞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최고 3m의 쓰나미가 닥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관측된 것은 아마미군도 고미나토(小湊)의 1m20㎝로, 뒤늦게 예측한 것과 실제 관측치 사이에도 상당한 오차가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시속 약 800㎞로 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쓰나미 경로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에 대해 통상적인 해저지진으로 발생하는 것과 다른 양태의 쓰나미였다고 해명했다.
일반적으로 쓰나미는 지진에 의한 지각변동으로 생기는데, 이번 쓰나미는 지진이 없는 상태에서 해저화산 분화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공영 NHK방송이 16일 오전 생중계로 통가 인근 해저 화산이
분화하면서 발생한 쓰나미 영향으로 소형 어선이 침몰한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애초 쓰나미 우려가 없다고 공지한 것은 통가와 일본 사이의 관측점에서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분화가 일본 해수면 높이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준 정확한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쓰나미가 닥치기 전인 15일 오후 8∼9시를 넘어 일본 열도 각지에서 2hPa(헥토파스칼) 정도의 기압변화가 일제히 관측됐다.
이마무라 후미히코(今村文彦) 도호쿠(東北)대학 교수(쓰나미공학)는 요미우리신문에 이 점을 근거로 대규모 분화에 따른 충격파로 생긴 파도가 모이는 형태로 일본 부근에서 쓰나미가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마무라 교수에 따르면 지진 등으로 해저 지형이 바뀌어 발생하는 통상의 쓰나미에선 해수면이 1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완만한 주기로 위아래로 출렁이고, 먼 곳에서 닥쳐오는 쓰나미일수록 이 주기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닥친 쓰나미는 수분 정도의 주기로 해수면이 상하로 움직이는 형태여서 화산 분화에 수반되는 해저지형 변동이나 분출물의 해면 낙하 충격으로 발생한 쓰나미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일본 열도와 해저화산이 분화한 통가의 거리를 보여주는 NHK방송 그래픽.
[자료 출처=NHK]
이마무라 교수는 이번 쓰나미가 기압이 오른 후에 닥친 점을 들어 "기압 변화를 가져온 충격파가 해수면에 짧은 주기의 파도를 만들면서 긴 거리를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부근에서 이 파도가 모이는 등의 과정을 거쳐 비교적 큰 쓰나미를 만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먼 곳에서 오는 쓰나미 높이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이번 쓰나미는 지진이 아니라 화산 분화가 원인이어서 발생 메커니즘이 분명하지 않아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웠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관측 정보를 토대로 쓰나미 특보를 발령한 일본 기상청의 대응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며 특보 발령이 늦어진 것에 대해 이해를 나타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