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8시8분 스페이스엑스 팰컨9에 실려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서 발사 1시간 뒤 항우연 지상국과 첫 교신 시도
달 전이궤도 진입해 넉달 반 여행 뒤 달 도착 달 궤도 안착하면 한국 7번째 달 탐사국 등극
우리나라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5일 오전 8시8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다누리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애초 예정된 시각(현지시각 현지시각 4일 오후 7시8분)에 스페이스엑스의 팰컨8 발사체에 실려 발사됐다.
다누리는 넉달 반 동안 우주를 여행해 오는 12월16일 달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발사체 분리정보를 분석해 오후 1~2시께(발사 5~6시간 뒤) 다누리가 목표한 달 전이궤적 진입에 성공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누리가 오는 12월 성공적으로 달에 도착해 탐사 임무를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다누리는 발사 뒤 40분23초(2423초)에 달 궤도선이 분리되고, 4분30초 뒤(발사 44분53초 뒤)에 달 전이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때 위치는 지구에서 1655㎞ 떨어진 곳이다.
이때부터는 궤도선에 탑재된 컴퓨터의 자동프로그램이 작동하기 시작해 태양전지판이 펴지고, 약 6분 후(발사 51분 뒤)에는 태양을 지향하도록 궤도선의 자세를 잡은 뒤 태양전지판에서 전력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다시 약 10분 후쯤(발사 60분 뒤)에는 지구 지상국과 최초로 교신을 하게 되며 항우연 지상국은 달 궤도선 점검에 들어간다.
지상국은 이후 궤도선과 통신을 하면서 4개월 반 동안 탄도 달 전이방식(BLT) 궤적을 따라 항행할 수 있도록 궤적 보정 기동을 여러 차례 해야 한다.
다누리는 달 전이궤도를 따라 4개월 반 동안 우주여행을 한 뒤 올해 12월16일께 달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때부터 보름 동안 달 상공 100㎞에서 달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에 진입하는 과정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시운전 운영에 들어간다.
탑재체들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점검하고 각종 광학탑재체들의 영상들이 제대로 촬영되는지도 점검해 보정작업을 해야 한다.
점검이 완료되면 다누리는 내년 2월부터 12월 말까지 하루 12번씩 달을 돌면서 달 관측과 다른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8월 3일 美 우주군 기지서 발사 예정 시스템 점검·극성시험 등 거쳐 준비중 2단 구성 ‘팰컨9’ 발사체 실려 우주로 이동 거리 멀지만 BLT 궤적 사용 접근
美 유인탐사 관련 탑재체 ‘섀도캠’ 실려 나사 ‘심우주네트워크 안테나’도 지원 항우연과 명령전송 등 다각도서 협력 “한·미 협력 자체만으로도 뜻깊은 일”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지구 중력을 벗어나 달로 향하는 탐사선으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중요 지표다.
다누리가 임무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달 궤도선을 개발한 국가가 되며, 특히 지난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위성기술’과 ‘발사체 기술’을 동시에 갖춘 성과에 더해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하게 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7대 우주 강국이 될 것이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다음달 초 발사될 예정인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갖는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현재 달 궤도선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인도, 일본뿐이다.
국내 첫 달탐사선 '다누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다음달 3일 우주로 떠나는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는 한국시각 8월3일 오전 8시20분(미국 동부시각 2일 오후 7시20분)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Complex-40)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다누리는 지난 5일 특수컨테이너에 실려 항우연을 떠난 뒤 태평양을 건너 같은 달 7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 도착했다.
이후 시스템 점검, 추진제 극성시험, S밴드 통신시험 등을 거쳤다.
발사 열흘 전인 지난 23일부터 발사대 이동을 앞두고 본격적인 마무리 작업이 이뤄진다.
개발진은 다누리의 최종 형상을 확인하고 페어링 모듈에 탑재한 뒤, 페어링 모듈을 다시 발사체와 결합한다. 발사 전날에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발사체를 발사대에 세운다.
발사 예비 기간은 오는 31일부터 9월9일까지다.
40번 발사대는 2007년부터 스페이스X가 팰컨9 발사용으로 임대해 사용 중인 곳이다.
여러 변수를 대비해 예비발사장으로 39A가 선정돼 있다.
다누리를 싣고 떠나는 팰컨9 발사체는 총 2단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 중 1단은 재사용 기술이 적용됐다.
◆멀리 돌아 달 접근하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
항우연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협력해 다누리가 발사 이후 ‘탄도형 달 전이방식’(Ballistic Lunar Transfer·BLT) 궤적을 따라 이동하도록 항행 및 통신 관제를 할 예정이다.
BLT 궤적은 다른 궤적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지만, 연료를 상당량 절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는 약 38만㎞인데, 다누리는 발사 후 최대 156만㎞까지 멀어졌다가 다시 달에 접근한다.
과거 달 탐사선 중 1990년 일본의 ‘히텐’과 2011년 미국의 ‘그레일’이 이런 궤적을 선택했다.
다누리호는 발사 과정에서 로켓에서 분리될 때 받은 추진력과 그에 따른 운동량에 힘입어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지점(지구와 150만㎞ 거리) 근처까지 날아간다.
이 지점에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활용해 지구 쪽으로 방향을 돌린 뒤, 지구의 중력에 이끌려 속도를 내며 다시 돌아온다.
지구에 가까이 와서는 지구 주변을 공전 중인 달을 만나 다섯 번의 감속 기동을 거쳐 달 상공 100㎞ 궤도로 들어간다.
BLT 궤도에서 탐사선은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과 운동량을 얻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어 임무 수행을 오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체 추진력을 활용할 때보다 제어가 어렵고, 단 1도만 틀어져도 600㎞의 오차가 발생하므로 정밀하고 완벽한 항법 기술이 필요하다.
◆다누리 성공 위해 협력하는 NASA
매우 정밀하고 정확한 항법을 요구하는 BLT 방식을 항우연이 제대로 실행하도록 돕기 위해, 미 나사는 항행 운영에 협력하면서 다누리를 지속 추적할 수 있는 ‘심우주네트워크(DSN·Deep Space Network) 안테나’도 지원한다.
다누리는 국내에서는 경기도 여주에 설치된 심우주지상안테나, 국외에선 스페인마드리드와 LA 골드스톤의 심우주지상안테나와 교대로 통신한다.
비상시에는 나사의 호주 캔버라 안테나도 활용한다.
항우연은 달 궤도선 임무운영센터를 운영하며 심우주지상안테나와 나사의 심우주네트워크를 연동해 다누리 명령전송과 상태정보 수신, 궤도 결정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나사가 돕는 것은 미국도 다누리의 성공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누리에는 나사가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한 탑재체인 ‘섀도캠’(ShadowCam)이 실린다.
섀도캠은 미국의 유인 달 탐사 임무 실행 시 착륙 대상 후보지에 대한 기초 자료 확보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안재명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미국이 어느 정도 우리 기술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귀중한 과학 탑재물을 실은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국제 협력을 통해 함께 의미 있는 임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누리는 약 4개월 반의 항행 이후 달 궤도에 진입하면, 달 상공 100㎞에서 달의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를 그리며 1년간 임무 수행에 나선다.
첫 한 달 동안은 탑재체를 점검하고 본체의 기능을 확인하는 시험을 진행하며, 내년 2월부터는 임무궤도를 하루 12번씩 공전하며 정상 운영을 한다.
다누리는 달 관측 및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자기장, 방사선 관측 등),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 임무를 수행하고 안테나를 통해 관측 데이터를 송신한다.
안 교수는 “우주산업은 단계가 있어서 제일 아래가 지구와 우주를 이어주는 교통수단인 발사체, 그다음이 우주에 올라가서 지구를 관측하는 등의 일을 하는 위성, 그다음이 탐사인데 그 세 가지를 다 갖추게 된 것”이라며 “이제 탐사활동의 시작인데 달도 가고, 화성도 가고, 소행성도 가고, 여러 곳에 다 가야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현지에서 다누리 발사 장면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정말 아무 일 없이 달 탐사선이 우주로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과학기술계 쾌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상규·곽은산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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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파엠' 곽재식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의 얼음판 찍는다면 대발견"
2일(화)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SF소설 쓰는 과학자 곽재식이 '과학편의점' 코너에서 청취자들의 호기심을 해결하고 재밌는 과학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곽재식은 "8월에는 달에 관한 메가톤급 이슈가 있다"라며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에 대해 소개했다.
DJ 김영철이 "오는 8월 5일 오전 8시 8분에 발사한다고 들었다"라고 말하자 곽재식은 "맞다"라며 "아까 PD님이 태풍이 오고 있는데 발사를 어떻게 하냐고 하셨는데 다누리는 한국에서 발사하지 않고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대표적인 우주발사장인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한다. 미국 사기업인 스페이스X에 개발한 팰컨9에 실려서 달로 떠나기 때문에 한국의 태풍 상황과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곽재식은 "다누리는 달에 도착하면 달에 착륙하는 건 아니고 달 상공 100km 정도 높이에 떠서 1년 정도 달을 돌면서 달을 정밀 관찰한다.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가 38만km인데 이렇게까지 멀리 날아간 탐사선을 무선으로 조정하고 자료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무선통신을 하는 것만 해도 큰일이다.
그래서 경기도 여주에 무선통신을 하기 위한 장비를 새로 건설했다"라고 전하고 "접시 모양 안테나의 지름이 35m 정도이고 안테나 넓이만 해도 농구장 두배 정도 된다. 이렇게 심우주 지상국을 새로 건설해서 통신을 통해 다누리를 조정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그늘을 찍느냐? 달은 햇빛이 들면 110도 이상까지 올라가는 곳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역이 물이 있어도 다 말라버린다"라며 곽재식은 "그런데 달에서 그늘이 진 곳 중에는 1년 365일 전혀 햇빛이 들지 않는 곳이 있을 것이다 라고 보고 있다.
거기는 너무 추워서 수억년, 수십억년 전의 달의 얼음판이 남아있을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
만약 달의 얼음판이 다누리 카메라에 찍혀서 발견된다면 엄청난 대발견이다.
금덩어리가 발견된 것 이상의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곽재식은 "달에서 물이 발견되면 그 물을 먹고 사람이 살거나 농사를 지을 수도 있고 물에서 수소를 뽑아 연로로 쓸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달 탐사, 달 개발에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대발견이다"라고 말하고 "이후에 달에 누군가 간다거나 기지를 짓는다면 다누리에서 발견한 얼음판 옆에 지을 것이기 때문에 흔히 단군할아버지가 터를 잡았다,
한반도에 나라를 처음 세웠다 라고 하듯이 다누리가 이번에 얼음판을 발견하면 다누리가 우주에서 달에 처음으로 터를 잡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해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MBC이연실 화면캡쳐 보이는 라디오
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 중이다 (자료=항우연)
달나라에서 BTS를"…D-1, 韓 첫 달 탐사선 '다누리' 12문12답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대한민국의 첫번째 달 탐사선인 '다누리(KPLO)'가 하루 뒤인 5일 오전(한국시간) 발사된다.
한국 우주 탐사의 개척자 역할과 함께 인류의 두 번째 달 착륙 프로젝트의 안내자라는 중책도 맡았다.
특히 물의 존재를 확인할 경우 인류의 달 진출에 신기원을 이룰 전망이다.
산소 공급이 가능하고 에너지로도 활용할 수 있어 장기 거주 기지 건설이 가능해진다.
다누리에 대한 12문12답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 보자
1. 왜 달에 가나?
다누리는 한국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행성 탐사다.
우주 개발은 위성, 발사체, 탐사 등 3대 분야가 있는데, 한국은 위성 분야 강국이었고 지난 6월21일 발사체(누리호) 보유에 성공한 데 이어 다누리로 탐사까지 영역을 넓히게 된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유럽에 이어 7번째 달 탐사국 대열에 오른다.
우리나라가 개국 이래 최초로 우주개발 3대 분야의 모든 영역에 발을 내딛게 된다.
명실상부함 세계 7대 우주강국의 위상을 굳히게 된다.
우리나라는 다누리의 원격 탐사에 이어 2030년 착륙 탐사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달은 미국의 1960~7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후 한동안 인류의 관심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주 발사체 비용이 싸지고 달 자원 채취, 화성 개척 등 심우주 탐사가 인류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다시 달로 향하는 세계 각국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인도가 2008년 10월 달의 영구 음영층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달 탐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했다.
중국이 2013년 창어3호, 2018년 창어4호를 잇따라 보내 달 후면에 착륙한 후 2019년 12월 창어5호를 통해 샘플 귀환까지 성공하면서 불을 붙였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 협력을 통한 달 기지 건설과 제2의 국제우주정거장인 '루나 게이트웨이'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에 따르면 올해 이후 예정된 주요국 달 탐사 계획은 한국의 2030년 달 착륙선 발사를 포함해 18건에 이른다.
인류의 이같은 '달 귀환'은 무엇보다도 '호기심'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호기심없이 인류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며 지속 가능하고 도전적 미래를 위해 우주 개척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또 달은 화성 등 심우주 탐사가 활발해지면서 중간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지구 중력을 극복하기 위한 발사체들의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어 우주 탐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달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헬륨-3 등 자원 채취, 우주태양광발전소 등 에너지 생산 등도 가시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달에 다수의 인구가 거주하는 식민지 건설도 예상된다.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가 발사될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40번
발사대. 사진=과기정통부 기자단 공동 취재.
2. 누리호 타고 못 가나?
다누리는 발사 약 40분 후 지구 궤도 1650km에서 분리돼 달 전이 궤도에 들어간다.
문제는 누리호로는 해당 고도까지 다누리를 실어 나를 수 없다는 것이다.
누리호는 1.5t의 화물을 600~800km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을 뿐이다.
게다가 누리호는 이제 막 개발에 성공했지만 성능과 안전성, 신뢰도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 3단부 엔진이 조기 종료돼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 놓지 못해 목표 임무 수행에 실패했고, 지난 6월21일 2차 발사에서야 완벽하게 제 성능을 발휘했다.
정부는 향후 4차례 더 발사해 신뢰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때 정부도 한국형 발사체를 이용해 다누리를 발사한다는 계획을 검토한 적이 있었지만 개발 일정이 맞지 않아 일찌감치 외국 발사체 활용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와중에 다누리의 총중량도 550kg에서 678kg으로 다소 여유있게 늘어날 수 있었다.
정부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을 통해 성능이 대폭 강화된 누리호 개량형을 만들어 2030년 예정된 달 탐사 때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3그럼 누가 싣고 가나?
다누리는 미국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달나라로 출발한다.
한국시간 5일 오전8시8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발사된다. 벌써 6번째 재사용되는 것으로 다누리 하나만 답재돼 단독 발사한다.
총 길이 70m, 외부 직경 3.7m, 1ㆍ2단 액체추진 로켓으로 지구 저궤도에 22.8t을 올릴 수 있는 추력을 지니고 있다. 발사대의 위치는 북위 28.29도, 서경 80.34도다.
미국에서 지구 적도와 가장 가깝워 지구 자전 속도를 이용해 발사체 연료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무게 678kg의 다누리는 지난달 6일 한국 인천공항에서 비행기편에 실려 이틀 후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 도착했다.
시스템 점검, 통신시험, 누유 시험 등을 거쳤다.
당초 3일 오전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팰컨9 발사체에 문제가 생겨 이틀 연기됐다.
4. 3일 거리를 4.5개월에 가는 이유는?
달로 가는 길은 3가지가 있다. 첫번째가 미국의 아폴로 탐사때 썼던 직접 전이, 즉 지구에서 달로 곧바로 향한다.
지구 중력을 벗어 난 후 궤도를 수정해가면서 달로 직행하기 위해선 연료가 무지 막지하게 소요된다.
5일 이내 갈 수 있어 우주 환경에 취약한 유인 탐사 방식에 적합하다.
위상전이 방식도 있다. 지구 근처를 굉장히 긴 타원 궤도로 몇차례 공전한 후 달 궤도에 슬쩍 올라타는 방식이다. 1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
직접 전이보다는 연료 소모가 적지만 달 궤도 진입에 상당히 많은 양이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위 두가지 방식이 아닌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ㆍBallistic Lunar Transfer)을 사용한다.
다누리는 발사 약 40분 후 고도 1650km에서 분리돼 자체 추진력으로 지구와 태양간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지점으로 향한다.
이때 지구와의 거리는 최대 156만km까지 멀어진다.
이후 방향을 돌려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돌아 오면서 달의 지구 공전 궤도에 올라타는 방식이다.
약 4개월반이 소요되는 먼 거리를 오가야 한다.
먼거리의 궤도선과 통신하면서 원격 조종을 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3가지 달 궤도 진입 방식 중 가장 시간이 길게 걸리지만 연료 소모는 제일 적다.
1990년 일본, 2011년 미국이 각각 시도해 성공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678kg이라는 한정된 다누리 중량 제한과 목표 임무 수행 기간 1년에 맞춰 최적화된 연료탱크 크기와 적재량ㆍ예상 소모 기간 등을 고려해 BLT 방식을 택하게 됐다.
즉 연료를 20% 이상 줄일 수 있어 탐사선의 임무 수행 기간이 연장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구에서 150만km 이상 떨어졌다가 돌아 오면서 통신ㆍ조종의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게 단점이다.
5. 어떻게 임무 수행하나?
다누리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올해 가장 주목받는 달 탐사 계획으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유는 달에 직접 착륙했던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인류가 달을 가장 가깝고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누리는 달 상공 100km에서 달 극지방을 지난 원 궤도에서 운영된다. 하루 12회 달을 공전하면서 달 관측 및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하고, 안테나를 통해 관측 데이터를 지구에 보낼 예정이다. 임무기간은 1년이다.
다누리의 첫 번째 임무는 2030년 이후 진행될 한국의 달 착륙 탐사를 위해 착륙선이 내릴 곳의 후보지를 찾는 것이다.
달의 자기장ㆍ방사선 측정과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의 과학적 목표도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출연연ㆍ대학들이 개발한 탐재체 5종, NASA가 개발한 영구음영지대 카메라(Shadowcam) 등 총 6종의 과학 기구가 실려 있다.
6. 다누리가 밝힐 달의 미스터리는?
이중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 편광카메라(PolCam)는 달 표면을 정밀 관측한다.
국제 과학계에선 이를 통해 달의 특이 지형인 '요정의 탑(Fairy castles)'의 정체 등 그동안 쌓여 온 의문들을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정의 탑'은 아폴로 프로젝트 당시 160km 상공에서 찍은 달 표면 사진에서 발견됐다.
작고 길며, 꽈배기처럼 꼬인 탑 모양의 특이 구조물이다. NASA의 섀도우캠도 달에서 물의 존재를 확인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인도의 찬드라 위성 등 일부가 충돌 실험 등을 통해 간접 증거는 발견했지만 물의 존재를 직접 확인한 적은 없다.
만약 물이 확인되면 한국은 달 개척의 신기원을 쓴 국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제작한 자기장 카메라도 또 다른 달의 미스터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달의 핵은 차갑게 식은 금속이고 크기도 작아 지구처럼 핵의 회전으로 인한 자기장 형성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달 표면의 곳곳에선 강력한 자기장이 관측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다누리의 자기장 측정 데이터를 통해 달 전체의 자기장 분포 형태를 알아내면 이같은 미스터리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우주인터넷 장비는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를 스트리밍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어서 세계 한류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7. 위성과 다른 점은?
다누리의 외양은 일반 위성과 별 다를 바 없다.
네모난 상자에 날개 모양의 태양광 패널이 부착돼 있다.
그러나 위성이 아닌 '탐사선'이다.
위성은 일정 궤도에 올려 놓으면 큰 변동없이 중력을 이용해 공전하면서 지구관측 등 임무를 수행한다. 다누리가 탐사선이라는 얘기는 위성과 달리 자체적인 항행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독자 개발한 추진제 시스템으로 지구에서 150만km 이상 떨어진 라그랑주 지점까지 갔다가 방향을 바꿔 돌아오면서 달 궤도에 합류하는 '우주선'이다.
다누리는 수십kg의 연료를 적재하고 있어 약 9회 정도 방향 선회 기동을 할 수 있으며, 지구↔라그랑주 지점을 왕복하면서 이중 3회분을 소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 조종과 통신은 어떻게?
이처럼 다누리가 지구와 최대 최대 150만여km 떨어진 우주에서 항행하는 탐사선인 까닭에 KARI는 다누리와 통신망 구축에 고심을 기울였다.
사업비 총 284억을 들여 경기도 여주에 직경 40m짜리 초대형 안테나를 포함한 국내 최초 심우주 통신용 지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NASA와 손잡고 호주 캔버라 안테나, 미국 LA 골드스톤 및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심우주 안테나와의 연계망을 활용한다.
대전 KARI 청사내에 자리잡고 있는 임무 운영 관제실이 다누리에 각종 명령을 내리고 상태 정보를 수신한다.
또 임무계획 수립과 궤도 결정, 기동계획 수립, 탑재체 데이터 수신 및 배포 기능도 담당한다.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대한민국 달 궤도선 '다누리호'를 점검
하고 있다. /대전=강진형 기자aymsdream@
9. 다누리가 검은색인 이유?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정지궤도(약 3만6000km) 이상의 심우주에서는 우주 방사선 등의 영향으로 정전기 충전ㆍ방전 현상이 발생한다.
즉 정전기로 인해 궤도선 표면에서 발생되는 전하를 외부로 배출해야 한다.
KARI 연구진은 보다 효과적으로 전하를 이동시키기 위해 다층으로 구성된 박막 단열재의 가장 바깥 층에 전기 전도성이 우수한 재질을 코팅했다.
블랙 캡톤(Black Kapton)이라는 이름의 폴리이미드 재질로 극저온이나 고온에서도 버틸 수 있다.
KARI 연구진은 이 다층 박막 단열재를 궤도선 표면에 장착해 우주의 급격한 열변화로부터 보호되도록 했다. 이 다층 단열재 때문에 다누리가 검은색이 됐다.
10. 임무 종료 후엔?
다누리는 1년간 목표 궤도에서 운영된 후 연료 상황에 따라 여유가 있으면 운영 기간이 연장된다.
이 여부는 정상 운영 종료 6개월 전인 내년 7월에 결정된다.
이때는 임무 종료 후 다누리의 처리 방법도 결정된다.
달 표면에 충돌시키면서 충돌 직전까지 영상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또는 달 동결궤도, 즉 에너지 소모 없이 일정하게 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궤도로 옮겨서 계속 달 주변을 돌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참고로 NASA가 보낸 달 관측 궤도선(LRO)도 2009년 발사된 후 3년간 임무 기간을 마쳤지만 아직도 동결궤도에 머물면서 운영되고 있다.
11. 국내 독자 개발 기술은?
달 궤도 진입을 위해선 본체에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이 필요하다.
KARI는 독자적으로 30뉴턴(1뉴턴 = 1kg에 1m/s의 속도를 내게 하는 힘)의 추력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궤도를 바꿀 수 있도록 압력 조절이 가능한 단일추진제 추진시스템이다.
본체는 차세대중형위성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했고, 구조계, 열제어계, 전력계, 탑재소프트웨어, 탑재컴퓨터, 자세제어계 등도 국내 주도로 개발했다.
KARI가 기존에 구축한 위성 개발 시설 및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조립해 시험까지 수행했다. NASA의 조언과 검토를 받긴 했지만 국내 자체 기술로 달 전이궤적 및 임무궤도 설계도 완료했다.
12. 다누리 이름은?
순 우리말인 '달+누리다'의 합성어다. 지난 1~2월 실시된 대국민 공모전을 통해 선정됐다.
카이스트(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생 하태현 씨의 작품이다.
달을 남김없이 모두 누리고 오길 바라는 마음과 최초의 달 탐사가 성공적이길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누리호와는 관련이 없다.
누리호의 '누리'는 세계, 우주라는 뜻의 순 우리말로 역시 대국민 공모전에서 뽑힌 명칭이었다.
KARI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어 공식 명칭에서 '호'는 빠지기 때문에 그냥 '다누리'로 부르는 게 맞다.
호가 빠진 특별한 이유는 없다.
공식 영문 명칭은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약칭으로 KPLO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