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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MUSIC

포르투칼 Barco Negro 아말리아 호드리게스의 파두 '검은 돛배'

 

Barco Negro

검은 돛배

Amália Rodrigues

1920-1999

 

 

                                                                                                                                                                

1974년 4월 25일, 포르투갈 라디오 방송에서는 코임브라 파두의 가수 주제 아폰수의 금지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 노래를 신호로 한 무리의 병력이 수도 리스본으로 진입했고, 시민들은 혁명군을 반기며 카네이션을 던졌다. 청년장교단에 의한 무혈 명예혁명인 ‘카네이션 혁명’이 성공하면서 포르투갈은 40여 년의 기나긴 독재에서 벗어났다. 한때는 축구(Football), 가톨릭 성지 파티마(Fatima)와 함께 이른바 3F 우민화 정책의 일환으로 장려됐던 파두가 역설적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음악 파두(fado)는, 주로 떠난 이와 지난 세월 또는 두고 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노래합니다. ‘운명’ ‘숙명’을 뜻하는 라틴어 파툼(fatum)에서 유래한 파두는 이베리아 반도에 함께 위치한 스페인과는 달리 운명에 순응하는 인생관이 몸에 밴 포르투갈 사람들의 정서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파두는 ‘사우다드’(Saudade_ 침략과 압제의 역사 속에서 자라난 포르투갈인의 정서)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사우다드는 우리의 ‘한’(恨)과 같은 말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파두는 한국인의 정서와도 잘 맞는 월드 뮤직입니다.파두의 기원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대륙의 끝에서 대서양 바다로 나가고자 한 포르투갈 뱃사람들의 애환이 실린 노래에서 비롯되었다고 하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명상에 잠기기 좋아하는 포르투갈 시인들이 읊었던 시에 파두의 기원이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기원이 어떻든, 파두의 리듬은 아프리카 무어인으로부터, 노랫말은 포르투갈 전통시인으로부터, 악곡 형식은 브라질 음악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게 일반적 이해입니다.

 

파두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는데, 그리스 신화의 영울 오디세우스가 세웠다는 전설을 가진 도시 리스본을 중심으로 한 리스본 파두와 1290년 설립된 역사 깊은 코임브라 대학이 있는 대학도시 코임브라에서 성행한 코임브라 파두입니다. 서민들의 생활이 투영되어 소박하고 절절한 리스본 파두와는 달리 코임브라 파두는 대학도시의 분위기가 반영되어 철학적이고 시적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파두는 아말리아 호드리게스로 대표되는 리스본 파두입니다.

 

역사적 기록으로 처음 등장하는 파디스타(Fadista_ 파두 가수)는 ‘파두의 여신’ 마리아 세베라(Maria Severa, 1820∼46)입니다. 오랫동안 대중과 무명시인들의 입에서 전해 내려오던 파두가 19세기에 들어와 비로소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된 데는 마리아 세베라의 출현이 커다란 역할을 했습니다. 비미오주(Conde de Vimioso)라는 백작이 그녀의 파두에 매료되어 기타를 반주하며 그녀를 따랐고 서민의 노래 파두가 귀족사회에까지 퍼지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스물여섯 어린 나이에 세상을 뜨자 그녀를 기리는 파두 가수들이 검은 옷을 입었던 데서 이후 모든 여자 파두 가수들은 검은 옷을 입고 노래하는 전통이 생겼다고 하네요.

20세기에 와서 파두의 대명사가 된 영원한 ‘파두의 여왕’(Rainha do Fado_Queen of Fado) 아말리아 호드리게스. 그녀는 1920년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인 알파마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딸로 태어나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가 그랬던 것처럼 카바레 지배인의 눈에 띄어 19세에 가수 생활을 시작합니다. 포르투갈 국내에서만 알려졌던 그녀가 1954년 프랑스 영화 <타쿠스 강변의 연인들>(Les Amants du Tage)에 출연하여 검은 드레스에 검은 숄을 걸치고 <검은 돛배>(Barco Negro)를 부르는 장면으로 유럽을 사로잡았고 이후 이 노래가 기폭제가 되어 파두가 전 세계인의 음악이 된 것입니다. 1999년 10월 6일, 파두를 예술의 경지로 높이고 세계적인 음악으로 만든 아말리아 호드리게스가 세상을 뜨자 포르투갈 정부는 3일간의 국장으로 애도했으며, 프랑스 정부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추서했습니다.

 

아말리아 호드리게스가 프랑스 영화 <타쿠스 강변의 연인들>에 출연하여 검은 드레스에 검은 숄을 걸치고 <검은 돛배>를 부르는 장면.

 

 

   검은 돛배 Barco Negro

    먼 바다로 고기잡이를 떠난 남편.

    아내는 매일 바닷가에 나가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느 날 아내의 눈에 수평선 너머로 배가 보입니다.

    분명 남편의 배입니다.

    아내의 눈에 눈물이 돕니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남편의 배.

    그러나 그 배에는 검은 돛이 달려 있었습니다...

De manha, que medo, que me achasses feia!

Acordei, tremendo, deitada n'areia

Mas logo os teus olhos disseram que nao,

E o sol penetrou no meu coracao.

Mas logo os teus olhos disseram que nao,

E o sol penetrou no meu coracao.


Vi depois, numa rocha, uma cruz,

E o teu barco negro dancava na luz

Vi teu braco acenando, entre as velas ja soltas

Dizem as velhas da praia, que nao voltas:

Sao loucas!

Sao loucas!


Eu sei, meu amor,

Que nem chegaste a partir,

Pois tudo, em meu redor,

Me diz qu'estas sempre comigo.

Eu sei, meu amor,

Que nem chegaste a partir,

Pois tudo, em meu redor,

Me diz qu'estas sempre comigo.


No vento que lanca areia nos vidros;

Na agua que canta, no fogo mortico;

No calor do leito, nos bancos vazios;

Dentro do meu peito, estas sempre comigo.

No calor do leito, nos bancos vazios;

Dentro do meu peito, estas sempre comigo.

 

Aah~

 

Eu sei, meu amor,

Que nem chegaste a partir,

Pois tudo, em meu redor,

Me diz qu'estas sempre comigo.

Eu sei, meu amor,

Que nem chegaste a partir,

Pois tudo, em meu redor,

Me diz qu'estas sempre comigo.

아침에 추한 얼굴을 하고 있으면 모두들 무서워해요

난 해변에 쓰러져 있다가 눈을 떴죠

당신의 눈이 나에게 말하고 있었어요

내 마음속에 한 줄기 빛이 비춰 왔어요

당신의 눈이 나에게 말하고 있었어요

내 마음속에 한 줄기 빛이 비춰 왔어요


그리고 바위와 십자가를 보았죠

당신이 탄 검은 돛배는 밝은 불빛 속에서 너울거리고

당신의 지친 두 팔이 나에게 손짓하는 걸 보았어요

바닷가 노파들은 당신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말하죠

미친 여자들이야!

미친 여자들이야!


난 나의 사랑을 알고 있어요

당신이 떠나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당신이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고 말하죠

난 나의 사랑을 알고 있어요

당신이 떠나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당신이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고 말하죠


유리구슬을 강변에 뿌리는 것 같은 바람 속에

꺼질 듯한 불빛 속에서 노래하는 물 위에

달빛은 따사롭고 나뭇잎처럼 흔들리는 배

내 마음엔 언제나 당신이 함께 있어요

달빛은 따사롭고 나뭇잎처럼 흔들리는 배

내 마음엔 언제나 당신이 함께 있어요

 

아아~

 

난 나의 사랑을 알고 있어요

당신이 떠나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당신이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고 말하죠

난 나의 사랑을 알고 있어요

당신이 떠나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당신이 언제나

나와 함께 있다고 말하죠

 

키타라 파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악기이다. 파두의 반주 그룹은 보통 포르투갈 기타(guitarra portuguesa)와 비올라, 베이스 비올라로 구성되어 있다. 기타라는 12현의 악기로 반원에 가까운 비파 형태를 하고 있다. 음색이 높고 고우며 음의 파장이 매우 짧아 여운을 별로 남기지 않는다. 파두는 레스토랑 ‘파두의 집’ 어디서나 밤 10시가 지나야 시작되며 최고조에 이른 것은 자정 무렵부터이다. 전등이 모두 꺼지고 투명한 음색의 기타라 소리에 맞추어 수십 개의 촛불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마침내 아래위 검은 의상에 검은 숄을 두른 파디스타가 나와 온갖 감정을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끌어올려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파디스타의 율동과 표정, 기타라의 선율 속에서 포트와인의 취기가 적당히 오르면 나그네들은 포르투갈 특유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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