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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Musical

Wagner: Ride of the Valky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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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VCmgUDSlAyA&feature=player_detailpage

 

http://www.youtube.com/watch?v=P73Z6291Pt8

 

 

  [발퀴레]는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

 네 편(라인의 황금-발퀴레-지크프리트-신들의 황혼) 가운데 음악과 스토리 모두 가장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작품입니다. 바그너 오페라, 특히 그의 ‘무지크드라마(Musikdrama.

 

아리아가 사라지고 극이 강조된 바그너 후기 음악극 형식’는 입문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발퀴레]는 스토리를 따라가며 오케스트라의 변화무쌍한 음악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지루함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감정의 격렬한 폭발과 나직하고 정감 있는 이야기 조가 교차하는 대단히 드라마틱한 극이니까요.

 

  게다가 [발퀴레]에는 귀에 선명하게 꽂히는 멜로디가 비교적 자주 등장합니다.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쓰여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던 ‘발퀴레의 기행(말 달리기)’을 비롯해, ‘지크문트와 지클린데의 이중창’, ‘브륀힐데를 잠재우는 보탄의 이별의 노래’, [불의 마법 음악] 등 극적이고

감동적인 장면마다 인상적인 선율과 관현악부가 나타납니다.

 

바그너는 이미 1857년 취리히에서 이 작품을 작곡했지만, 초연은 1870년 뮌헨 궁정 오페라극장에서,

 그리고 [니벨룽의 반지] 전작(全作) 초연 중 [발퀴레] 공연은 1876년 8월 14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극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남매간의 근친상간과 신검 ‘노퉁’

 

  1막, 폭풍우가 요란하게 휘몰아치는 밤.

 훈딩의 집에 웬 전사 하나가 들어와 쓰러집니다. 훈딩의 젊은 아내 지클린데의 도움으로 정신을 차린 전사는

 하룻밤 자고 가게 해달라고 간절히 부탁합니다.

 

마침 집주인인 훈딩이 돌아옵니다. 전사는 훈딩의 질문에 자신의 출신을 밝히죠. 훈딩은 그가 적의 족속임을 알고는, “오늘은 재워주겠지만 내일 날이 밝으면 결투를 하자”고 말하면서 잠자리에 듭니다.

 

  전사는 위급할 때 칼을 보내주겠다고 한 아버지의 약속을 기억합니다. 그때 훈딩의 아내가 남편을 수면제로 재우고

 빠져나와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이야기하죠.

납치되어 강제로 훈딩과 결혼식을 치르게 된 날, 갑자기 애꾸눈의 노인(보탄)이 나타나

마당의 큰 물푸레나무 밑둥에 칼을 꽂아놓고 갔는데 누구도 이제까지 그 칼을 뽑지 못했다고 지클린데는 설명합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릴 때 헤어진 벨중족의 쌍둥이 남매간이라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두 사람은 벅찬 기쁨과 격정적인 열정을 느끼며 함께 환희의 이중창을 노래합니다. ‘겨울 폭풍은 사라지고’와

 ‘바로 그대가 봄입니다!’라는 노래죠.

사랑의 감정이 절정에 도달했을 때 지크문트는 벌떡 일어나 나무에 꽂힌 그 칼을 뽑아듭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도망치지요.

 

 

                                                                                                       

      보탄의 총애하는 딸, 발퀴레 여전사인 브륀힐데의 모습.              

 

  2막에서 남편 보탄의 처신에 잔뜩 화가 난 아내 프리카가 달려 내려오는 것을 보고 보탄의 딸 브륀힐데는 재빨리 도망칩니다. 지클린데는 혼인의 서약을 어기고 남편 훈딩을 배신해가면서 친오빠와 근친상간을 저질렀고 보탄은 인간 여인의 몸에서 얻은 지크문트에게 마법의 칼을 주었기 때문에, 결혼의 신이자 가정의 신인 프리카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 일을 묵인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훈딩이 직접 프리카 여신에게 복수를 청했기 때문에 ‘가정의 수호신’인 프리카는 이 사건에 개입할 수밖에 없었죠.

 

  프리카가 남편의 잘못을 꼼꼼하게 짚어가며 성토하고 나서 사라지자, 모든 발퀴레들 중 보탄이 가장 사랑하는 딸인

총명한 브륀힐데가 아버지에게 다가가 그의 고민을 들어줍니다.

 

 보탄은 브륀힐데에게, 젊은 시절에 지녔던 사랑의 욕구가 시들어갈 무렵 자신의 영혼은 권력을 갈망해

악의 세력과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자책 섞인 고백을 합니다.

 

알베리히의 절대반지를 라인의 처녀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자신의 욕심을 후회하죠.

 당시 보탄은 무력으로 반지를 빼앗아 죄를 지었고, 그로 인해 멸망할 신들의 세계를 구원하려면 이 사건과 무관하고

아무런 죄가 없는 순수한 영웅이 필요합니다.

 

맹세와 계약의 수호자인 보탄이 거인 파프너가 가져간 반지를 자기 손으로 빼앗을 수는 없으므로,

계약에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것이죠.

그래서 바로 그 영웅이 될 아들 지크문트를 살리려 했던 것인데, 그 계획이 좌절을 겪게 되자 보탄은

 깊은 체념과 절망에 빠집니다.

 

 

 

 

 

 

  결국 보탄은 착잡한 심정으로, 훈딩이 아닌 자기 아들 지크문트를 죽이라고 브륀힐데에게 말하고 떠나버립니다.

최고의 신으로서 선정(善政)을 베풀겠다는 젊은 날의 이상과 꿈을 버리고 권력과 부에 대한 욕망 때문에

현실과 영합한 보탄은 옳은 길을 알면서도 불의를 택했기 때문에 힘을 잃어갑니다.

 

  한편 훈딩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지클린데와 지크문트는 훈딩의 추격을 받게 됩니다.

달리다가 지친 지클린데는탈진해 쓰러지고, 브륀힐데는 아버지 보탄의 명대로 지크문트를 죽게 해

신들의 세계로 데려가려고 나타납니다.

 

그러나 결코 지클린데와 떨어질 수 없다는 지크문트의 단호한 사랑을 본 브륀힐데는 지크문트를 지클린데와 함께

지켜주기로 마음먹지요.

그래서 지크문트가 훈딩과 결전을 벌일 때 아버지의 명을 거역하고 지크문트의 편을 듭니다.

 

그러자 갑자기 보탄이 나타나 자기가 지크문트에게 주었던 마법의 검 노퉁(Notung)을 동강내고

훈딩을 승리하게 해 줍니다.

지크문트가 쓰러지자 브륀힐데는 부러진 칼을 챙겨들고 지클린데를 말에 태워 달아납니다, 프리카에게 가서

 약속을 지켰다고 전하라고 보탄이 호령하자 훈딩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보탄은 달아나는 딸 브륀힐데에게

벌을 내리겠다고 외칩니다.

 

 

 

 

 

  발퀴레의 기행과 불의 장벽

 

  3막. 가파른 바위산 꼭대기에서 발퀴레들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용맹한 전사들의 주검을 신들의 궁전

‘발할’로 부지런히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발퀴레는 바로 이런 사명을 띤 여전사들입니다. ‘호요토효! 하야하!’ 하는 발퀴레들의 외침과 함께 저 유명한

‘발퀴레의 기행’이 연주됩니다.

 

그때 여덟 명의 발퀴레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브륀힐데가 지클린데를 데리고 날아옵니다.

이들은 모두 보탄이 대지의 여신 에르다와 정을 통해 낳은 딸들이죠.

 

 

                                                                                                                    

 딸 브륀힐데를 불의 장막 속에 가두고 있는 보탄. [발퀴레] 최고의 스펙터클한 장면이다.

 

  브륀힐데는 보탄이 추격하고 있으니 제발 지클린데를 숨겨달라고 발퀴레들에게 간청하지만, 아버지 보탄이

두려워서 누구도 선뜻 도와주려 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죽고 싶다고 외치는 지클린데에게 브륀힐데는, 지클린데의 뱃속에 지크문트의 아이가 자라고 있다면서,

거인 파프너가 반지를 지키고 있는 동굴에 가서 숨으라고 일러줍니다.

그리고 아기를 낳으면 이름을 ‘지크프리트’라고 지으라고 알려주지요.

 이 말에 희망을 얻은 지클린데는 용기를 내어 파프너의 동굴로 숨으러 갑니다.

 

  명령을 어겼다고 추궁하는 보탄에게 브륀힐데는 아들 지크문트를 살리고 싶은 아버지의 속뜻을 읽어

 그 뜻을 대신 실현한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다른 신들을 다스리는 신으로서 대의명분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보탄은 눈물을 머금고

 가장 총명한 딸을 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발퀴레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게 해달라는 브륀힐데의 청을 받아들여 보탄은 브륀힐데를 영원한 잠에 빠져들게 한 뒤

불의 장벽 안에 가둡니다.

무적의 전사가 나타나 용감하게 불의 장벽을 뚫고 들어가 브륀힐데를 깨울 때까지 기다리라는 뜻이죠.

 

  이 불의 장벽은 오만한 브륀힐데에 대한 벌인 동시에 가장 사랑하는 딸에 대한 애정의 보호장치입니다.

그리고 보탄 자신의 힘의 한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내건 대의명분 때문에 자승자박의 형국에 처한 보탄은 스스로의 과오를 깨닫고도 그 점을 개선하지 못하죠.

그리고 젊은 시절의 자신처럼 바른 의지와 혈기를 지닌 브륀힐데, 그러니까 자신의 또 하나의

 자아를 가둬버린 셈입니다.

 

  가장 총명하고 자신을 닮은 딸 브륀힐데를 기약없는 잠의 세계로 보내는 아버지 보탄의 마음은 괴롭고 착잡합니다.

 보탄이 불의 신 로게를 불러 잠든 브륀힐데 주위에 불의 장벽을 쌓게 하는 장면은 [발퀴레]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고 환상적인 장면으로, 관객의 기대가 가장 고조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영롱한 음악 역시 초지상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합니다.

 보탄이 마지막으로 브륀힐데와 포옹하는 장면에서 불꽃처럼 타오르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관객에게

최고의 예술적 쾌락을 선사하죠.

 

그리고 멸망해 가는 신들의 세계에 기다림과 희망으로 출발하는 인간의 세계를 대비시킵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메트로폴리탄 극장의 [발퀴레]는 소프라노 데보라 보이트의 브륀힐데,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의 지크문트 그리고 소프라노 에파 마리아 베스트브뢰크의 지클린데 등 최고의 배역진과

놀라운 스케일로 세계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용숙 | 음악평론가, 전문번역가, 이화여대 독문과 및 대학원 졸업하고 독문과 강사를 역임했다.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독문학 및 음악학 수학, 서울대에서 공연예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연합뉴스 오페라 전문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오페라, 행복한 중독』,

『사랑과 죽음의 아리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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