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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읽는 명상록

'테네시의 슈바이처' 김유근 박사

 

 

 

미국에서 17년간 무료의술 한인 의사

 

'테네시의 슈바이처' 김유근 박사

(
녹스빌 < 美 테네시주 > =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테네시주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17년간 무료진료를 통해 인술(仁術)을 실천해온

 

한인 의사가 있다.

 

이 의사는 무료 진료를 하는 틈틈이 한국전 참전기념비 설립을 주도하고, 매년 미 참전용사들을초청해 자유수호를

 

위한 희생과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 테네시주 녹스빌시에서 무료진료소를 운영 중인 톰 김 박사(65.한국명 김유근 박사).

 

암 전문의인 김 박사는 지난 93년부터 이 진료소에서 의료보험이 없는 저소득층 주민들을 무료로 진료해 현재까지

 

약 7만여명이 다녀갔다.


1981년부터 녹스빌에 정착해 12년간 개업했던 김 박사는 93년부터 일과 후 매일 서너 시간씩 무료진료를 해오다

 

2005년부터는 아예 개인병원 진료를 중단하고 '무료진료소'(Free Medical Clinic of Americs)를 창설해 전념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병원 건물도 진료소로 확대해 리모델링했고, 휴진일인 수요일에는 녹스빌시에서 50마일 떨어진

 

브라이스빌 폐광촌을 방문, 봉사를 계속해 주민들은 그를 '테네시의 슈바이처'로 부른다.


진료소를 찾는 분들은 당뇨, 고혈압, 콜레스테롤 및 암환자가 대부분으로, 하루 평균 35-40명이 찾는다.

 

X-레이, 혈액검사, 진료비가 모두 무료여서 녹스빌 주변은 물론 멀리 멤피스나 켄터키주에서 오는 환자도 있다.

 

진료소는 김 박사가 10년간 혼자 봉사해오다 2005년부터 10-25명의 의사가 함께 자원봉사자로 참여 중이다.

 

주정부의 일부 재정지원도 있지만 대부분 김 박사의 봉사에 감명받은 지역 교회와 주민들이 내는

 

기부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박사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미국이지만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이 5천만명"이라며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맘이 들어 진료소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8년 4월에는 워싱턴 D.C.를 방문해 연방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미국 전역에 무보험자가 많은 현실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 박사의 노력에 힘입어 녹스빌 주변에는 브라이스빌과
오크리지 등 3개의 무료 진료소가 설치돼 운영 중이고,

 

연내에 시내 흑인 밀집지역인 매그놀리아에도 진료소가 추가로 개원한다.


김 박사가 무료진료에 나서게 된 데는 독특한 가족사와도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 박사는 평안남도 중화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 출신으로, 김 박사의 부친(김봉오.작고)도 평양의전 출신 의사로 해방 직후

 

김일성의대 외과과장으로 있던 장기려 박사와 함께 김일성을 치료해준 경험도 있다.

 

하지만 공산체제가 싫어 가족들을 데리고 월남했고, 이후 미국에 이민을 한 케이스.


김 박사도 가족을 따라 61년 미국으로 이민해 대학을 마친 뒤 '한국에서의 의료 선교'를 위해 연세대 의대로

 

역유학을 했다가 다시 오하이오대와 테네시대학에서 레지던트와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그의 부친은 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면서 시카고 한인회장을 했고, 1976년에는 연대의대에 거액을 기부해

 

기초의학분야인 생화학 전공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도록 하기도 했다.

 

부친은 공산체제가 싫어 월남했지만 지난 80년대 후반 북한의 아리랑축전 때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다시 만나

 

'화해'한 일화도 있다.


김 박사는 "원래 꿈은 한국 무의촌에 가서 의료선교를 하는 것이었는데 여러 사정으로 미국에 정착하게됐다"면서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무료진료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진료소 확대를 위해 "하루에(One day), 의사 한 명이(One Doctor),

 

환자 한 명을(One Patient), 교회의 도움(One church) 그리고 1달러의 기부(One dollar)로 무료로 진료하자"는

 

'5개 손가락'(Five Fingers) 캠페인을 전개 중이고, 작년에는 이를 소개하는 같은 제목의 책도 냈다.


김 박사는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와 샘 버드 상원의원이 창설한

 

'미국사회봉사단체(AIPS)'가 사회봉사에 큰 공적을 남긴 분에게 수여하는 '제퍼슨 상'을 2002년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상했다.

 

또 2006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 봉사상을 받았고, 낙스 카운티는 2003년 7월22일을 '김유근의 날'로 지정하며

 

미국 땅에서 말없이 봉사하는 한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박사는 또 자신과 한국인의 오늘이 있기까지에는 한국전에 참전해 자유수호를 위해 희생한 미국 등 16개 참전국의

 

희생이 컸다고 보고 이에 보답하려는 노력도 계속 중이다.


2003년 5월 녹스빌 한인회장 시절, 지역 한인들과 공동 모금을 통해 무게 2톤의 참전용사 기념비를 한국에서

 

제작·운송해 테네시주
국립묘지에 세운 것은 단적인 예.

 

당시
메모리얼 데이에 거행된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했던 600여명의 테네시의 정관계 주요 인사들은 한인들이

 

참전기념비를 한국에서 직접 제작해 설치한 데 대해 크게 감명을 받았고, '원더 풀'을 연발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지난 5월 29일 지역신문인 낙스뉴스(Knoxnews)에 한국전 60주년을 맞아 '잊혀진 전쟁 참전용사들을

 

기리며(Honor Forgotten War veterans)'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자고 호소했다.

 

또 11월11일 재향군인의 날에는 사비로 한국전 60주년 감사메달 100개를 만들어 테네시지역 참전용사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한국전쟁 직후 동고동락했던 부산 성지국민학교와 부산중 동문을 그리워하는 김 박사는 의료봉사를 말없이

 

뒷바라지해준 부인 노화옥 여사 등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마지막 바람을 털어놨다.


그는 "의료 선교사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가 마지막 봉사를 하거나 말기 암환자를 위한
호스피스를 스모키 마운틴에

 

설치해 진료를 하고 싶다"면서 "하루 한가지씩 선한 일을 하며 살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정부는 김 박사의 봉사정신과 한미우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4일 애틀랜타총영사관을 통해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