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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읽는 명상록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 What is political philosophy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

(원제 : What is political philosophy?)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대우학술총서 358)

 

 

 

 

1943년에서 1957년 사이에 씌여진 스트라우스의 논문과 강연, 서평을 모은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는 가장 중요한 스트라우스의 이론적 논의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책의 제목이기도 한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는 정치철학의

 의미를 역사로 확장하는 그의 독창적인 논의가 담겨 있고, 그밖의 에세이들은 정치철학과 역사의 관계, 비기독교적

중세의 정치철학, 고전적 유럽의 근대성 등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고전 정치사상을 재해석함으로써 근대 역사주의와 현대 실증주의적 사회과학에 대한 비판과 나름의 대안을 모색하는 스트라우스의 학문세계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세이미지

 

올바른 <정치적 삶과 사회>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한다.

정치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레오 스트라우스(Leo Strauss,

1899-1973)라는 이름을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그의 주요 저서들을 직접 접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의 출간은 국내 독자들에게 스트라우스의 학문세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준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우스는 자신의 방대한 저술 속에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주요 정치철학자들의 저작들에 대한 해석학적

연구에서부터 자연권, 근대성, 역사주의 등 정치사상사의 핵심적 테마에 대한 비판적 작업을 수행한 인물로 꼽힌다.

 

또한 그는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마르쿠제 Herbert Marcuse, 아도르노 Theodor Adorno 등과 함께 유대인 출신 재미학자로서 과학주의와 실증주의의 편향 속에 매몰되어 있던 20세기 중반 미국 사회과학계에 새로운 지적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이다.

스트라우스의 학문적 여정

스트라우스는 생전에 미국 정치학계, 특히 정치철학 분야의 수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에도 <스트라우스 학파>가

 미국 정치철학계를 장악했을 만큼 그 학문적 영향력이 대단했던 인물이다.

 

유대계 독일인인 그는 마부르크 대학, 프랑크푸르트 대학, 베를린 대학 등에서 수학하였으며, 1921년 카시러 Ernst

 Cassirer의 지도 아래 함부르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그는 프라이부르크, 베를린, 캠브리지 대학 등지에서 박사후 과정과 연구원 생활을 거쳐 1937년에는 미국 학계에 정착하게 된다.

콜럼비아 대학, 사회연구 뉴스쿨 등에서의 정치학 강사를 거쳐 마침내 1948년 시카고 대학 정치학과의 정식 교수가

되었다.

 

그는 이곳에서 1968년 은퇴할 때까지 재직하였으며, 은퇴 후에도 1973년 타계할 때까지 동 대학 명예교수로

활약하였다

 

(자세한 약력은 레오 스트라우스 연보 참조).



특히 미국 정치학의 발전과 관련된 그의 공헌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의 학문세계가 정치사상을 전공하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미국 정치학자들에게 뚜렷하게 부각된 것은 1950년대

후반 미국 정치학계에서 행태주의 논쟁이 치열했던 시기였다.

 

당시 미국에서 지배적이던 행태주의 정치학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된 그의 학문적 작업은 사회과학의 일반에 팽배하던

 실증주의, 과학주의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으로 확대되었고, 또한 역사주의에 대한 비판 및 정치철학적 사유세계

 자체의 보편성에 대한 그의 줄기찬 주장과 논의는 경험세계의 객체성이나 현실성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경험주의적

 정치학 연구자들에게 스스로의 사유세계를 반성적으로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정치사상 고전의 새로운 <읽기> 태도를 학문적으로 전파시키고 제도화시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당시 고전적 정치사상이란 기껏해야 역사적 호기심의 대상, 정치학자라는 지식인이 갖추어야 할 교양, 또는 지나간

시대 정치학의 잔존물 정도로 여겨졌던 정치학계의 풍토에서, 스트라우스는 <꼼꼼한 고전 읽기>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한 차원 더 높은 정치철학 연구의 전문화 및 장인정신의 확립을 시도했던 것이다.

치철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깊이 있게 고찰

이번에 소개되는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는 스트라우스가 전통적 정치학, 즉 정치철학의 이념을 소개하는 글들의

모음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 책의 제목으로 쓰인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하여 정치철학의 학문적 정체성을 다룬 논문 및

크세노폰, 마이모니데스, 로크 등 고전 정치철학자의 사상을 재해석한 논문, 그리고 현대 주요 정치철학서에 대한

 서평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이 책에는 다양한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 근저에는 현대 <정치철학>의 핵심적 논제, 즉 정치학적

지식의 본질, 가치의 인식에 대한 문제들이 논의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의 출간시기였던 1950년대 후반이 미국 정치학에서 행태주의 논쟁이 치열했던 시기임을 고려할 때, 스트라우스는 이 책을 통해서 이러한 행태주의적 접근법에 대한 대안이자 스스로의 학문적 입장에 관한 적극적인

 차원의 의견을 개진하고자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책에 나타난 스트라우스의 학문적 노력 속에는 고대 그리스적 세계관과 헤브라이즘의 초월적 계시신앙이

근대적 세계관이나 근대의 세속적 이성 개념보다 근본적으로 우월하다는 믿음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믿음과 함께 플라톤적인 에피스테메(참된 지식)와 독사(억견)의 분리, 이에 따른 철학자 혹은 지식인 엘리트와

 일반대중의 분리, 근대의 개인주의적이고 평등주의적인 자연권 이념 및 이에 기초한 계약론적 정치이론에 대한 비판, 근대 역사주의에 대한 비판과 거부, 이러한 역사주의의 연장에서 파악한 현대 실증주의적 사회과학에 대한 비판과 거부 등이 이 책 전체를 통해서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스트라우스 정치철학의 의의와 한계

스트라우스의 학문세계, 특히 서양정치철학 전반에 대한 시각이나 주요 정치철학자들에 대한 그의 해석 방향에 대해서는 여러 차원의 다양한 옹호, 반론,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역자는 이 책의 후기에서 스트라우스 학문세계를 고대 정치철학의 현대적 부활 노력과 헤브라이즘적 세계관의 <기묘한> 결합으로 정리하면서 그의 한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즉 고대 정치철학을 접근하는 데 나타난 스트라우스의 <비교적(秘敎的)> 태도 및 서양정치사상사 전반에 대한 그의

인식은 타당성도 지니지만 동시에 유대교적 세계관에 대한 그의 집착으로 인해 플라톤 철학을 근대 정치사상과

 본원적으로 대립적인 관계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점, 근대 정치사상에 대한 그의 한정된 시각으로 인해

마키아벨리나 홉스에 대한 몰이해 또는 편향된 비판과 함께 근대 철학의 거봉인 헤겔이나 마르크스에 대해서는

 이해하려는 노력의 흔적조차 발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스트라우스의 학자적 공헌과 한계는, 이후 미국의 정치이념으로 대표되는 현대 <자유민주주의>에 있어서

 <건강한> 보수주의뿐만 아니라 <편협한> 보수주의의 지적 대부라는 모순된 위상으로 정립되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의 출간을 통해 스트라우스의 정치사상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우스의 정치철학적 통찰력은 <대중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오늘날의 정치현실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닐 것이다.

즉 현재의 <대중민주주의>가 수량적, 형식적 평가 경향이 농후한 <실증적 과학주의>에 맹목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스트라우스의 정치철학 이념은 하나의 비판적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과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소위 <대중민주주의를 책임지고 있다는> 정치가들까지도

스트라우스가 천착했던 <올바른 정치적 삶과 사회>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