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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잊어라 대만, 세계 1등 경제로 昇天

 

 

 

▲ 대만 국기.AFP 자료 사진





대만 무역항의 컨테이너. 연합뉴스

 

 

 

 

 

 

 

출처=로이터 / 사진제공=로이터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은 잊어라 대만, 세계 1등 경제로 昇天

 

[Cover Story] 코로나 팬데믹에도 작년 3% 성장 기적,
대만 경제의 비결은

 

“대만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실적을 낸 나라(the strongest performers) 중 하나다.
올해도 그 추세를 이어갈 것이다.”
미국 경제 매체 블룸버그의 대만 경제 평가다.
대만의 지난 1월 수출액은 343억달러(약 38조원)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월별 기준 역대 최고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국 성장률이 지난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대만은 3.0% 성장해 30년 만에 중국(2.3%)을 앞질렀다.
실업률도 지난해 5~6월을 제외하면 꾸준히 3%대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 역동성을 보여주는 산업생산(전년 대비)은 지난해 2월을 빼고 한 번도 감소한 적이 없다.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회복세이고 올 들어서도 전년 대비 30~40%가량 늘었다.
주요 IB(투자은행)들은 대만이 올해도 4%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로 침체의 길을 걷기 전, ‘아시아의 네 마리 용(한국·홍콩·싱가포르·대만)’으로 불리던 1990년대 전성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출처=로이터 / 사진제공=로이터

 

 

인구 2400만의 섬나라 대만이 다시 한번 비상(飛上)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나 홀로 질주'다. Mint가 글로벌 경제의 불안 속에서 혼자 역주행하는 대만 경제의 비결을 심층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①신종 코로나 방역의 성공 ②비대면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올라탄 대만 경제의 구조 ③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요소가 된 대체 불가능한 요소로 녹아든 첨단 부품·제조 기술 중심의 산업 생태계가 대만 경제의 승천(昇天)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 방역 모범국, 반등도 빨랐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K방역을 뛰어넘는 ‘T(타이완)방역’의 성공”을 첫째 비결로 꼽는다.
대만은 지난해 1월 21일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자 2월 초 신속히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코로나 발생 사흘 만에 마스크 실시간 재고 앱을 만들었고, 마스크 배급제를 실시했다.
또 신종 코로나 무료 검사를 신속하게 시작해 ‘무증상 감염자’를 일찌감치 걸러냈다.
초동 진압의 성공 덕택에 대만은 다른 나라들처럼 강도 높은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이는 내수 타격의 최소화로 이어졌다. 23일 현재 대만의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942명, 누적 사망자는 9명에 불과하다. 대만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며 제조업체들이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다”며 “소비 감소도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T방역이 찬사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었다는 데 있다.
대만 정부는 코로나 사태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쳐 4100억 대만달러(약 1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대만의 4배인 67조원의 추경 예산을 쏟아부었다.
완벽하지 못했던 초동 방역 대응 탓에 양국 간 인구 차이(2배)를 크게 웃도는 경기 부양 비용을 지출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경기 회복 최대 수혜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위기도 대만 경제엔 기회였다.
전 세계적으로 비(非)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연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종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과 함께 미국과 유럽에서의 록다운(lock down·경제 봉쇄) 조치가 완화하자 자동차와 가전 등의 내구재 수요까지 급증했다.
이는 반도체와 전자 부품 주문의 폭주로 이어졌다. 모두 대만 기업들이 주름잡는 분야다.
반도체의 경우 TSMC와 U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제조) 업체 외에도 미디어텍·노바텍·리얼텍 등 시스템 반도체 업체, 르웨광·신텍·중화정밀테크 등 반도체 패키징(제품 가공)과 테스트, 기판 업체 등이 있다.
설계부터 제조, 패키징, 테스트에 이르는 반도체의 모든 공정에서 시장 점유율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최근엔 부품 공급이 달리면서 자동차와 IT 장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미국·독일·일본 정부가 대만 정부에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는 요청까지 할 지경이다. 이는 반도체와 전자 부품 공급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대만 경제에 더 큰 호재가 됐다.

대만 증시 공시 시스템(MOPS)에 따르면 대만 IT 산업의 총매출액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간 한 차례(지난해 9월)를 제외하고 모두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매출은 전년 대비 23%나 늘어난 1조7190억 대만달러(약 69조원)에 달해 2013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대만 IT(정보기술) 산업의 질주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대만 IT 산업의 1월 매출액도 1조3735억 대만달러(약 54조원)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최근 일본 닛케이 아시아판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TSMC는 폭증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반도체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랑스 증권사 나티시스(Natixis)의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로 대만은 향후 반도체 핵심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분업 경제 ‘허브' 된 대만
대만에는 삼성전자나 애플처럼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IT 기업이 없는 대신 부품과 ODM(제조자 개발생산) 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뿐만이 아니다. PC 부품 업체 ASUS와 MSI, 스마트폰 제조사 HTC, NAS(네트워크 저장장치) 업체 시놀로지와 큐냅, 아이폰 등 다양한 IT 기기를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과 페가트론, 위스트론 등도 모두 대만 업체다.

대만 컴팔과 콴타는 세계 최대 노트북PC ODM 기업이기도 하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마트폰 관련 부품 업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대만일 것”이라고도 했다.
소수 대기업이 아닌,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우수한 기술력과 낮은 단가를 앞세워 전 세계 테크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고, 그들의 제품을 대신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중추를 이룬다.
따라서 전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하지 않는 이상 대만 경제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글로벌 경제 구조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대만의 산업 생태계는 대만 출신 기업인들의 든든한 우군이 되어 주고 있다.

그래픽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의 창업자 젠슨 황(Huang)과 인텔과 함께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을 양분한 AMD의 리사 수(Su) CEO(최고경영자)는 모두 대만계 미국인이다.
엔비디아와 AMD는 대만 TSMC의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현대차 판매가 부진하면 그 아래 수많은 하청업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휘청거리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기업 간 철저한 분업과 공고한 협업 체제가 대만 경제의 큰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청 업체에 값싸게 제품을 공급해야 하다 보니, 무리한 비용 절감으로 근로자의 소득이 충분히 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실제로 지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최저임금이 10년 가까이 동결되면서 대만은 극심한 내수 침체를 겪었다.






◇정부의 치밀한 산업 전략

 

 

정부의 역할도 컸다. 대만은 1973년 산업기술연구기관인 ITRI를 설립해 전자통신 부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곧이어 ITRI 산하에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EROS(Electronics Research Service Organization)를 만들었다.
삼성전자가 한국반도체를 인수(1974년)해 반도체 산업에 첫발을 내딛던 때다.
ITRI는 1976년 설립된 우리나라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대기업 오너의 결단과 리더십에 의존한 반도체 육성이 이뤄졌다면, 대만은 이 과정이 철저히 국가 주도로 추진됐다. EROS는 미국에 기술 인력을 파견하는 등 수년간 노력한 끝에 반도체의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인 웨이퍼(wafer)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파운드리 기업 TSMC와 UMC도 사실상 대만 정부의 작품이다.

UMC는 1970년대 후반 ITRI가 자본금의 44%를 투자해 설립했다. EROS는 UMC에 200여명의 기술 인력과 반도체 생산 기술 및 설비를 지원해 집중 육성했고, 1987년 민간 기업들을 모아 TSMC도 설립했다.
대만 미디어텍은 1997년 UMC의 설계 부문이 떨어져 나와 탄생한 기업이다.
안 상무는 “1980년대는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공정을 외주화하던 때”라며 “대만이 그 전초기지 역할을 맡으며 UMC와 TSMC가 빠르게 안착했다”고 했다. 두 회사는 사업 다각화보다 ‘반도체 생산'이란 본업에 집중해 국내외 다른 기업들과 협업하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팹리스, 파운드리 업체가 따로 발달하면서 전문적인 패키징, 테스트 업체들이 함께 클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졌다.
◇대만 직접 투자는 환차손 우려
타국을 압도하는 경기 활황에 힘입어 지난해 3월 20일 9230선에 머물었던 대만 가권지수(TAIEX)는 올해 2월 사상 최초로 1만6000선을 돌파하며 11개월 만에 1.7배가 됐고 23일 1만6443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에서도 국내 증권사 시스템을 통해 대만 증시에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타이완증권거래소(TWSE)와 타이페이거래소(TPEX)의 주식을 직접 사들이면 미국 달러로 한 번 환전한 후에 다시 대만 달러로 바꿔야 해서 환차손이 커질 수 있다.
TSMC와 UMC, 패키징 및 테스트 전문기업 ASE테크 등 유명 기업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도 상장되어 있다.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미국 시장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타이완 ETF’나 ‘프랭클린 FTSE 타이완 ETF’처럼 대만 주요 기업들을 담은 ETF를 매수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고 투자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조선일보 & chosun.com, 






[EPA] 

 

 

 

 

 

 

◆…대만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여 7년만에 최고속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는 대만의 글로벌 반도체 수출 증가에 따른 것이다.
(사진 출처=대만 반도체업체 TSMC)







대만이 미·중 분쟁의 반사이익과 반도체산업 육성 등에 힘입어 한국보다 뛰어난 경제
성적을 내고 있다. 사진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둘째줄 가운데)이 지난해 9월 가오슝
공군기지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EPA연합뉴스



 일본 하청기지' 대만의 반전…1인당 소득 '한국 추월' 임박


G2 분쟁 반사이익 톡톡

미국과의 밀월 관계가 성장 견인
애플 등 中서 대만으로 공장 옮겨

잘 키운 반도체 '효자'로
정부가 TSMC 등 정책적 육성
반도체 수출로 코로나에도 꿋꿋

대만 경제가 달라지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견제를 받아 일본 대기업의 하청 기지 역할을 하면서 20~30년간 저성장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이 2003년 한국에 뒤진 이후 계속해서 격차가 벌어져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양상이 바뀌고 있다. 대만의 경제성장률이 2019년, 2020년 2년 연속 한국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도 한국을 앞서갈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께엔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을 앞지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중 분쟁 반사이익 얻은 대만




18일 대만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대만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2019년 2.96%, 2020년 2.98%로 같은 기간 각각 2.0%, -1.0%를 기록한 한국을 웃돌았다. 대만 통계청은 올해 대만의 성장률이 3.83%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3.0%(한은 전망치 기준)를 크게 웃돈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 보니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GNI)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18년 2만6421달러에서 2019년 2만6594달러, 지난해 2만9205달러로 뛰었다.

한국과의 소득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사상 처음 대만을 추월한 이후 줄곧 앞서나갔다.
하지만 한국은 2018년 3만3563달러, 2019년 3만2114달러, 지난해 3만1000달러(추정치)가량으로 매년 쪼그라들었다.
대만의 부상은 미·중 분쟁의 반사이익을 얻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2016년 차이잉원 총통이 ‘대만 독립과 반중(反中)’을 내걸고 당선되고, 2017년 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분쟁을 일으키면서 미국 일본 등의 글로벌 기업 중 일부가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대만으로 옮겼다.
애플이 지난해 에어팟·아이패드·애플워치 생산시설을 대만으로 이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중심 산업 재편 성공
대만 경제의 성장은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대만 반도체업체들의 지난해 수출액은 2019년 대비 22% 늘어난 1220억달러다.
지난해 대만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수준이다. TSMC의 선전을 바탕으로 지난해 대만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6% 늘었다.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이 2.5%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TSMC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반도체 수탁생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불어나 18일 현재 5685억달러(약 629조원)에 이른다.
4973억달러(약 490조원, 보통주 기준)를 기록 중인 삼성전자를 멀찌감치 앞서고 있다.

대만 정부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토 전체를 ‘실리콘 섬(Silicon Island)’으로 만들자는 계획 아래 1990년대 후반부터 반도체 등 IT산업에 수십조원을 투자했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상무는 “대만 정부는 1980년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의 우수한 화교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성과를 봤다”고 말했다.

대만과 미국의 밀월 관계도 경제 성장에 큰 힘이 됐다. 미·중 분쟁 이후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AMD 엔비디아 미디어텍 등이 TSMC에 반도체 물량을 몰아주고 있다.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대만 산업
성공적 방역도 대만의 성장 흐름을 뒷받침했다. 이날 대만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38명으로 한국(8만5567명)의 ‘90분의 1’ 수준이다. 대만의 탄탄한 ‘외화 안전판’도 안정적 성장에 발판이 됐다.
지난해 말 대만의 외환보유액은 5299억달러로 세계 6위다.
9위인 한국(4431억달러)에 비해 900억달러 많은 수준이다.

넉넉한 외화자산 덕분에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해외 주식 등 대외자산을 팔고 대만달러로 환전하려는 대만 기관·가계의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대만은 과거 강소 중소기업 중심에서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TSMC뿐 아니라 폭스콘, 포모사그룹, HTC, 아수스, 미디어텍 등 대기업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이 격화할 때는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갖춘 대기업을 다수 보유한 경제가 생존에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모리스 창 TSMC 창업주


56세에 창업한 늦깎이…삼성을 따돌린 반도체 절대강자가 되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주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19세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창업한 빌 게이츠. 21세에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 19세에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
하지만 56세에 창업에 나서 이들 기업에 뒤지지 않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인물이 있다.
바로 '대만 반도체의 아버지'로 불리는 모리스 창이다.
그는 뒤늦게 창업에 뛰어든 늦깎이지만 세계 최초로 파운드리(위탁 생산)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 내 TSMC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1931년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태어난 창 전 회장은 당시 중국의 국공내전과 중일전쟁을 피해 난징과 광저우, 홍콩 등을 전전하다 미국으로 이주했다. 장중마오라는 이름을 가졌던 그가 이 때부터 모리스 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됐다. 1949년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했으나 공학도의 꿈을 품고 1952년엔 매사추세츠 공대(MIT)에 입학해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당시 미국 반도체 대기업이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에 엔지니어로 입사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는 1978년에는 부사장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러다 그는 돌연 1985년 54세의 나이로 대만으로 향하게 된다.

당시 대만정부는 첨단 공업 육성을 위해 창 전 회장에게 '대만공업기술연구원' 원장직을 맡아줄 것을 청했다.
그의 대만행은 TSMC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대만으로 돌아온 그는 1987년 TSMC 창업에 나서게 된다. 그의 나이 56세였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미국 굴지의 대기업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그가 안락한 노후를 포기하고 창업에 나서자 모두가 만류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의 삶에 있어 56세는 정점이 아닌 도약에 불과했다.
대만이 국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창업에 나선 것이다.
창 전 회장은 미국에서 오랜기간 반도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운드리'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해냈다.
이를 세계 최초로 적용해 설립한 회사가 바로 TSMC다.
당시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IBM, TI와 일본 도시바 등 종합반도체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종합반도체기업이란 설계와 생산 모두 맡는 기업으로, 이들은 거대한 규모를 무기로 소규모 팹리스(설계 개발 전문 회사) 업체들에게 기술이전을 압박하는 등 때때로 경쟁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같은 반도체 산업 구조를 파악한 창 회장은 설계 업체들과 경쟁하지 않고 오로지 위탁생산만 하는 순수 파운드리 개념을 생각해냈다. 그 결과 소규모 팹리스업체들은 TSMC에 반도체 주문 제작을 의뢰해 안정적인 사업환경을 구축할 수 있었고, TSMC도 급성장할 수 있었다.
이는 브로드컴,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설계만 집중하는 팹리스 업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창 회장이 남들이 은퇴할 때 창업에 나섰다면, 정말 은퇴해야할 시기에는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그는 2005년 TSMC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3년 후 금융위기로 TSMC가 위기에 빠지자 2009년 78세의 나이로 경영에 복귀했다.
그는 회사가 어려울 때 복귀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는데, 당시 15억달러로 줄었던 연간 투자 규모를 2개월만에 19억달러로, 이후엔 TSMC 사상 최대규모인 48억달러까지 늘렸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주

 

금융위기로 해고했던 직원도 복직시켰다. 연구개발(R&D) 인력도 30% 더 늘렸다.
위기속에서 조직 슬림화에 나선 기업들과는 완전히 다른 길을 간 것이다. 주변의 우려도 컸다. 하지만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가 경영에 복귀한 후 1년뒤. 2010년 TSMC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41.9% 늘어난 4195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창 전 회장의 신념이 TSMC의 DNA로 자리잡은 것일까. TSMC는 또 한번 반도체업계를 놀라게 할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을 기회 삼아 연초부터 역대급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 TSMC 2024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5나노 공정 파운드리 공정을 짓는데 이어 일본에 21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R&D 회사를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로, 2위인 삼성전자(17%)를 따돌리고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F)와 대만의 UMC가 각각 7%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중국 SMIC가 5%로 그 뒤를 이었다.
TSMC의 사훈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이다.
창 전 회장은 "TSMC가 그동안 성공적이었을 수 있었던 비결은 항상 적절한 파트너들을 발굴해 왔기 때문"이라며 "그래픽의 시대에는 엔비디아를, 휴대폰의 시대에는 애플, 퀄컴 같은 회사들과 비즈니스를 했다"고 말한 것은 '가치를 공유한다'는 그의 비전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대만이 코로나19 방역 선진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모습. 
© AFP=뉴스1


 코로나 모범국 대만 ‘T방역’의 비결은 이것


빠른 감염원 차단·엄격한 처벌이 주효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2.58%로 상향 조정


2020년, 전 세계가 직면한 난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 각국의 대응은 엇갈렸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대응을 한 나라로 꼽힌다.

지난 12월22일 지역 감염자가 1명 발생했지만, 그 전까지 8개월 연속 국내 확진자 ‘제로(0명)’를 기록하며 ‘코로나 모범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23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대만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월28일 기준 793명(퇴원 654명), 사망자는 7명뿐이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대만의 성공적 방역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협력을 구한 나라만 35개국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가장 위태로운 나라로 꼽혔던 대만은 어떻게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상황을 통제해 낸 것일까.







대만 중남부 도시 자이(嘉義)의 철도역 앞에 마스크를 쓴 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현지
행정 당국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시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려는 취지로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EPA 연합

국민 신뢰 얻은 초동 대처가 주효

신속한 초동 대처가 철통 방역의 시작이었다. 초기에 역내 유입을 봉쇄한 점이 대만 방역 성공의 첫 번째 비결로 평가받는다.
대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감염원을 차단한 나라다.
먼저 중국발(發) 입국을 발 빠르게 봉쇄했다.

2019년 12월31일 중국이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 27명이 발생한 사실을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대만 정부는 우한발 대만 직항 비행편에 대해 검역 조치를 실시했다.

2020년 1월20일 대만 정부는 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지휘센터)를 조직해 방역 대응 컨트롤타워를 정비했다.

1월23일에는 대만 국적기의 우한 직항 비행편을 모두 취소시켰고, 이틀 후엔 중국으로의 단체관광도 모두 금지했다. 2월에는 중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3월 팬데믹 상황에선 거류증 소지자 외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하고 빗장을 걸어 잠갔다.

마스크 생산과 분배의 문제도 정부 차원에서 해결했다.
코로나19 초기, 공황에 빠진 대만 국민이 마스크 사재기를 시작하자 정부가 나섰다.

마스크의 국외 수출을 금지하고,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크 전량을 정부가 사들인 것이다.
매일 대만 내에서 생산되는 400만 장의 마스크를 지휘센터를 통해 의료기관과 국민에게 전달했다.
판매가격도 기존 8대만달러(약 312원)에서 5대만달러(약 195원)로 낮췄다.


마스크 사재기와 담합 행위에 대해서도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만 위생복리부에 따르면 마스크 사재기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약 1170만원의 벌금에 처하고, 매점매석 행위를 하거나 마스크 가격을 올리는 경우에는 1~7년 이하의 징역형과 2억원에 가까운 벌금형을 받는다. 마스크와 관련된 담합 행위를 하면 최고 20억원에 달하는 벌금형을 받게 된다.


2월부터는 ‘마스크 실명제’도 실시했다. 건강보험카드를 지참하고 약국을 방문해 신분증 끝자리 수에 따라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후 ‘마스크 실명제 2.0’을 실시해 건강보험카드 인증을 통한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하면서 기존 문제들을 정리했다. 지역마다 다른 마스크 재고 문제를 해결하고, 약국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위험을 방지한 것이다.

또 마스크를 예약 구매해 가까운 편의점에서도 받을 수 있게 했다.
무엇보다 공공장소 등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일찌감치 의무화함으로써 효과적인 방역의 토대를 만들었다.

대만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라는 뼈아픈 교훈이 있었다.

2003년 사스의 습격을 받은 대만은 대공황에 빠졌다. 당시엔 감염증 대책을 총괄하는 지휘센터가 없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개인의 혼란은 가중됐다. 확진자 346명 중 7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무려 1조5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도 입었다. 하지만 사스 사태 이후 대만은 달라졌다.
감염병 사태가 터졌을 때 모든 행정부처를 아우르는 지휘센터를 설치할 수 있도록 감염병 예방법을 개정했다.


과거를 잊지 않은 대만 정부와 국민은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 대처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코로나19 발생 후 대만은 위생복리부를 컨트롤타워로 삼아 지휘센터를 조직하는 등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감염병에 대한 국민의 두려움은 감염병에 대처하는 좋은 습관으로 이어졌다.

손 씻기나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의 개념이 초기부터 형성됐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행동제한 조치 등도 적극 수용했다.






대만 당국은 작년 11월 필리핀서 입국한 20대 남성 근로자가 격리 중인 호텔 방에서 8초간
벗어났다는 이유로 벌금 10만 대만달러(389만원)를 부과했다. [CTV 방송 캡처]



방역수칙 위반·가짜뉴스 ‘무관용 처벌’


대만 당국은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따라 그에 맞는 방역 조치를 선포했다. 연휴기간에 인파가 머무르는 장소에 다녀온 사람은 2주간의 자율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해외 입국자는 모두 2주 동안 자가 검역을 해야 하고, 외출도 금지된다.

격리 조치 관련 처벌 조항도 엄격하다. 대만은 감염병과 관련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격리와 벌금 부과를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법도 개정했다. 격리 조치를 위반하면 최고 39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부과되는 벌금도 약 60만원에 이른다. 이렇듯 대만은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무관용 원칙’으로 법을 집행했다.

방역 규정은 내·외국인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대만 정부는 지난 12월초 격리 수용 수칙을 8초 동안 위반한 필리핀 국적 남성에게 약 390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감염병 시국에선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태 초기부터 TV, 신문, 잡지, 라디오 등 각종 매체가 매일 최신 상황을 보도했다.

매일 몇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지 지속적으로 알렸고, 확진자들이 어디를 방문했는지, 어떤 사람들과 접촉했는지도 미디어를 통해 보도했다.
해당 시간에 확진자 방문 장소를 찾은 이들은 자율 건강관리를 2주간 실시했다.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은 2주의 자가격리와 일주일의 자율 건강관리를 했다. 대만 국가통신위원회는 모든 TV 채널이 위생복리부의 방역 관련 영상을 시간당 1회, 1회당 1분 동안 의무적으로 방송하도록 하면서 방역 관련 정보를 최대한 전파했다.







코로나19 대응 외신 브리핑을 진행하는 천스중 대만 위생복리부장. 천스중 부장은 기자회견을
매일 직접 진행하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정보와 조치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혼란을 막기 위해 감염병과 관련한 헛소문이나 가짜뉴스를 퍼뜨린 이에겐 1억원이 넘는 벌금 혹은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안도 마련했다. 대만 국민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에 높은 신뢰를 보인다.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다면 방역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판단을 한 대만 당국은 매일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휘센터 지휘관인 천스중 위생복리부 부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정보와 조치를 통합 관리했다. 전문가와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참고한 점도 신뢰의 기반이 됐다.

방역에 성공한 대만은 다른 국가들이 겪었던 ‘경제적 셧다운’을 피해 갔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소요가 급증한 전자제품과 하이테크 상품 등의 주문이 밀려들면서 수출 실적이 증가했다. 

메이드 인 대만’에 대한 신뢰도 확보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8%로 상향 조정했다고 12월17일 밝혔다. 세계 주요국들이 마이너스 성장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대만은 세계적으로 드문 2%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이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국민 안전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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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부원승 자유기고가 (sisa@sisa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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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반도체 생산 현장 AFP 통신 발행 사진 캡처



[사설] 코로나에도 '성장률 세계 1위' 질주한 대만 경제

 

대만이 작년 경제성장률 2.98%에 이어 올해도 한국보다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2024년쯤이면 1인당 국민소득에서도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한경 보도(2월 19일자 A2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인구 2000만 명 이상 주요국 가운데 지난해 ‘성장률 세계 1위’에 오른 것이다.
성장률 면에서 중국(2.3%)을 29년 만에 앞지른 점에서도 그렇다

. ‘한 수 아래’로 평가해온 대만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외의 경쟁력과 강점을 보이고 있다.

대만은 애플이 생산시설을 중국에서 옮겨오는 등 미·중 갈등의 반사이익을 봤다.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반도체산업이 빅사이클을 맞은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점할 정도로 편중된 산업구조는 경기 상황에 따라 부메랑이 될 수 있어 가려볼 필요가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위기에 민첩하게 대응해온 대만 정부의 안목과 능력이다.

대만은 중소기업 위주 경제구조였지만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교역이 급증하고 세계경제 통합도가 높아지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폭스콘, 포모사그룹, HTC 등 대기업의 성장으로 결실을 보고 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경제자유지수’ 평가에서도 한국은 25위인 반면, 대만은 11위에 올라 한국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대만 정부의 위기대응 능력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한 몇 안 되는 나라라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월도미터에 따르면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18일 기준)는 대만이 39명(221개 조사국 중 210위), 한국은 1679명(156위)이다.

가장 먼저 중국발 (發) 입국을 차단하고 마스크 수출 금지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결과, ‘코로나 안전지대’로 통하며 경제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
대만 역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2018년 국민투표를 통해 ‘정책 폐기’를 결정할 정도로 민주적 의사결정의 원칙을 지킨 것도 반추해볼 만하다.

이렇듯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한 정부와 기업의 혁신노력이 대만의 경제 체질을 확 바꿔놓은 것이다. 기업들이 혁신하고 스스로 변화하는데도 더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게 정치의 본령인 양 착각하는 한국 정치인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작년 -1.0%)에도 ‘OECD 1위’라며 자화자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대만을 더욱 부러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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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AP/뉴시스]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1일 대만 남부 가오슝에 있는 중신조선소에서
열린 초계함 '안핑함' 인도식과 자체 개발 스텔스 고속함 진수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 2020.12.11.







한 여성이 9일 대만 타이페이 101빌딩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사진=AFP

 

 

 

 

 

 

 

대만 최대 반도체 기업 TSMC 로고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