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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읽는 명상록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한 양봉농가에서 농민이 비어

있는 벌통을 가리키고 있다. 2022.2.28dragon.me@yna.co.kr

 

 

 

 

 

 

[장수=뉴시스] 한훈 기자 = 전북 장수군은 올해 고품질 벌꿀생산을 위해

총 2억6000만원을 투입해 기자재 등 양봉산업을 지원한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장수군 제공).2022.02.25.  photo@newsis.com 

 

 

 

 

 

꿀벌이 사라졌다…대체 무슨 일이?

 

 

 

 

초여름에나 먹던 딸기가 어느덧 겨울 과일이 됐다.

춥고 눈 오는 겨울에 빨갛게 익은 딸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추위를 견디는 데 위안이 된 지 오래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재배 기술 덕에 제철 과일은 이제 옛말이 됐다.

경남 하동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요즘 마음고생이 심하다.

 

지난겨울부터 유난히 기형과가 많이 생겨서다.

기형 딸기는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 없고, 모두 따 버려야 한다.

비닐하우스 9동에 딸기를 키우는 이차용 씨는 주렁주렁 달린 딸기를 봐도 마음이 언짢다.

딸기 10개 중 2~3개는 모양이 이상하게 생긴 기형과이기 때문이다.

 

꿀벌이 수정을 못해서 생긴 불량 딸기다. 딸기 꽃이 여기저기 활짝 피었지만 꽃을 옮겨 다니는 꿀벌을 찾기 힘들다.

 

 

 

 

 

 

 

 

 

지난해 12월쯤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면서 딸기 농사에 불똥이 튄 거다.

비닐하우스 1동마다 벌통 1개씩을 놓고 딸기꽃 수정을 시키는데, 벌통 안에 꿀벌이 거의 없다.

갑자기 꿀벌이 사라져 벌을 구할 수 없어서 생긴 일이다.

꿀벌 대신 바람에 꽃가루가 날려 수정이 되다보니 상품성 없는 기형 딸기가 나왔다.

 

 

 

 

 

 

 

 

경남 합천에서 30년 넘게 양봉을 한 정현조 씨도 올해 꿀 농사는 희망이 없다.

벌통 600개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250개 벌통이 텅 비었다.

월동에 들어갔던 벌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벌을 다시 들여오려 해도 1통당 13만 원 하던 꿀벌 가격이 요즘엔 30만 원을 준다 해도 구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정 씨는 말했다.

꿀벌 품귀 현상이다.

 

국내 양봉 농가는 3만여 농가에 이른다.

벌통 수는 270만 개가량 된다.

 

꿀벌 실종 피해는 남부지방이 심하다.

양봉협회 윤화현 회장은 전남의 피해 규모가 70%가량으로 가장 크다고 했다.

 

또 지역별로 경남 60%, 경북50%,충청도 40%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꿀벌이 사라진 것이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지자체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쯤 꿀벌에게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농촌진흥청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양봉협회등과 함께 민관 합동조사를 벌였다.

조사기간은 지난 1월 7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였고, 전국 9개도 34개 시·군에서 벌을 키우는 99농가를 대상으로 했다.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최용수 연구관은 꿀벌응애와 말벌, 그리고 기후 변화 등 3가지 요인이 꿀벌 집단 실종의 원인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최 연구관은 특히 기후 변화에 주목했다.

국내 꿀 생산의 80%는 아카시아꽃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지난해 아카시아꽃이 일찍 폈고, 절정기인 5월엔 비가 자주 내려 꿀 생산이 예년의 절반에 불과할 만큼 흉작이었다.

벌통 1개당 30kg가량 꿀을 따야하는데, 생산량이 15kg에 그쳤다고 양봉협회는 설명했다.

 

 

 

 

 

 

 

 

 

 

꿀과 꽃가루는 꿀벌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원이다.

꿀 생산이 적다보니 벌이 영양 섭취를 못했고, 면역력도 약해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과 12월 초 일시적 고온 현상으로 꽃이 피면서 월동에 들어간 벌이 벌통에서 나왔다.

 

꿀과 꽃가루를 따러 갔는데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돌아오지 못하고 밖에서 얼어 죽었다는 설명이다.

기온이 섭씨 영상 4도 이하로 떨어지면 꿀벌이 살기 힘들어진다.

 

꿀벌의 천적 응애류도 꿀벌 감소의 한 원인으로 조사됐다.

응애는 꿀벌 애벌레에 기생하면서 체액과 조직을 먹고 자라는 해충이다.

대부분 피해 봉군(벌무리)에서 응애가 관찰됐는데, 일부 농가에서 과도하게 약제를 뿌려 오히려 꿀벌 발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용수 연구관은 현재 농가들이 쓰는 응애 방제약이 30년 전부터 사용된 것이어서 내성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꿀벌 응애 방제약품은 살충제다. 벌한테 좋을 이유가 없다.

 

질병 퇴치를 위해 약을 뿌렸지만 내성이 생겨 응애는 못 잡고 오히려 꿀벌 유충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최 연구관은 설명했다.

또 말벌류 중 등검은말벌은 벌통 출입구에서 일벌을 포획하는 습성이 있는데 포식성 말벌의 퇴치가 어려워 지난해 10월까지 큰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를 입은 양봉 농가에게 농업경영회생자금을 융자해 주고, 응애 등 질병 방제약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드론을 이용한 말벌 방제 기술을 개발해 양봉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꿀벌은 딸기뿐 아니라 참외, 수박, 사과, 배 등 꽃을 피우는 대부분의 식물 수정(수분)을 돕는 아주 유익한 곤충이다.

세계 100대 농작물의 71%가 꿀벌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농산물 생산이 줄어들고 더 나아가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 변화의 위험은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는 데 있다.

온난화에 따른 이상 징후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꿀벌의 실종도 기후 변화의 시그널일지 모른다.

 

생태계 구성원들이 제 할 일을 하면서 어울려 살아갈 환경 균형을 유지해줘야 한다.

생태계 균형은 인류에게 발등의 불로 다가오고 있다.

 

 

 


출처 : SBS 뉴스

 

 

 

 

 

 

연합뉴스

 

 

 

 

꿀벌 실종 사건의 전말…응애·말벌 피해에 기상 이변 덮쳐

 

 

 

 

올해 들어 꿀벌이 벌통에서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전국 양봉농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주로 나타나던 이 꿀벌 실종 사건은 최근 충청북도 제천에서도 확인됐다.

정부는 지난해 발생한 꿀벌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월 7일부터 2월 24일까지 전국 34개 시·군 양봉농가 99호를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꿀벌 폐사는 전국에 걸쳐 발생했으며 특히 전남, 경남, 제주 지역의 피해가 다른 도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한 전국 피해 현황은 현재 파악 중이다.

 

농진청은 대부분의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예찰이 어려운 응애류의 발생을 농가에서 인지하지 못했고, 지난해 8월까지 사양 꿀과 로열젤리 생산으로 적기 방제가 미흡해 월동 일벌 양성 시기 응애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월동 꿀벌의 약군화(월동 봉군(벌무리)의 일벌구성이 정상보다 적은 수로 된 것)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일벌 포획력이 강한 등검은말벌 방제가 어려워 지난해 10월 말까지 피해를 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방제가 매우 어려운 기생성 응애류와 포식성 말벌류는 월동 봉군 양성 시기인 8∼9월에 최대로 번식한다.

 

 응애류는 발육 번데기에 기생하고, 말벌류는 벌통 출입구에서 일벌을 포획해 막대한 피해를 준다.

여기에 지난해 9∼10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다.

이어 11∼12월에는 고온으로 꽃이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이 화분 채집 등 활동을 하다가 체력이 소진됐고, 외부 기온이 낮아지면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해 벌통이 빈 것으로 조사단은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봉농가의 조속한 경영안정과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지원책을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뉴시스

 

 

 

농림축산식품부는 피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경영회생자금과 농축산경영자금 등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꿀벌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방역 대응 지원사업을 활용해 꿀벌 구제 약품이 지원되도록 조치했다.

 

농진청은 정확한 피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현장에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무인기(드론) 이용 등 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과 배포를 통해 현장 기술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응애 구제제 적정 사용요령 교육을 확대하고, 질병 조기 진단과 기생성 응애류의 최적 약제 선발을 강화한다.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로 안전성과 효능이 뛰어난 천연물 유래 응애 구제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만영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장은 “농가가 안정적으로 양봉업을 할 수 있도록 이상기후 상시화에 대비해 꿀벌 관리와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 최근 국내 양봉농가에서 잇따라 꿀벌 대량 실종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꿀벌의

집단폐사, 대량 실종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이언스 제공

 

 

 

 

꿀벌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세계 종말이 다가왔다고? 꿀벌 실종 미스터리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멸종할 것"이라는 예언을 남겼다는 천재 이론물리학자 아인슈타인. 

항간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지만 이 소문이 몇십 년을 걸쳐 마치 진실처럼 떠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재앙 사태와 맞물려 이 가설이 그럴듯한 진실로 둔갑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꿀벌은 우리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식량 90%를 차지하는 작물 100종 가운데 70종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꿀벌은 작물, 과일, 채소, 식물 등 수분 작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꿀벌이 감소할 경우 생태계 교란과 더불어 인류 식량안보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뜻이다.

 

진실 여부가 밝혀진 적 없는 아인슈타인의 예언이 마치 사실로 변모한 데는 이처럼 꿀벌이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암묵적으로 모두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꿀벌은 최근 경상, 전라, 제주할 것 없이 전국 곳곳에서 사라지거나 집단 떼죽음을 당했다.

 

 

 

 

 

 

 

사라지거나 죽어버린 꿀벌들 (사진 제주 영평양봉 방영일 씨 제공)/뉴스펭귄

 
 
 
 
 

대부분 양봉 농장주들은 몇십 년간 벌을 키워왔지만 이 같은 사태는 최초라고 입을 모았다.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 사태에 국민들 역시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양봉업계 전문가들 시각은 어떨까.

 

1. 병해충 또는 바이러스

 

최근 칠곡양봉영농조합법인 양봉가 서건석 씨는 피해를 입은 동료 양봉가들과 함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꿀벌질병검사를 맡겼다.

피해 농가에서 채취한 시료 분석 결과 실제 다양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낭충봉아부패바이러스 ▲날개불구바이러스 ▲검은여왕벌방바이러스 ▲이스라엘급성마비증 ▲바로아응애증 ▲가시응애감염증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대부분 농장주들은 해당 바이러스가 꿀벌 실종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바이러스로 벌 5~10%가 사라지는 경우는 매년 있어 왔으나 이번처럼 개체의 80~90%가 사라지는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양봉 관련 학자에 따르면 벌들은 바이러스를 항상 몸에 품고 산다. 

정상적인 벌통이나 다 죽은 벌통이나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사실상 같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문제라기보다는 기후 문제로 면역이 떨어진 벌에게 바이러스가  발현되면서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주장에 따르면 바이러스 때문에 꿀벌이 대량 실종됐다는 이야기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서 씨는 8일 뉴스펭귄에 "이상기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없었던 모르는 바이러스들이 많이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진단은 나오는데 처방할 수 있는 약은 거의 없어 답답하다.

 

소, 돼지, 닭 등 농장동물 치료제 개발에는 열을 올리면서 꿀벌 바이러스 관련 약제 개발은 속도가 유독 더디다"고 호소했다.

이어 "국내 토종벌이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사실상 거의 전멸했는데 양봉벌에서도 동일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하니 양봉벌도 토종벌처럼 갑자기 전멸하는 건 아닐지 크게 우려된다"고 전했다.

 

 

2. 태양광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일각에서는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는 태양광발전 사업 탓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양봉농가 인근에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서면서 반사광에 의한 빛 공해와 전자파로 벌통을 찾지 못하고 방향감각을 잃은 꿀벌들이 폐사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주장이다.

 

대학에서 양봉학을 전공하고 현재 경북지역에서 양봉사업을 하는 A씨는 태양광사업이 복합적인 원인 중 하나일 수는 있으나 오직 태양광만을 원인으로 꼽기에는 관련 데이터가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꿀벌이 영향을 받을 정도의 태양광과 전자파라면 같은 공간에 서식하는 새나 곤충 역시 동일한 영향을 받았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 꿀벌 외 태양광 사업으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태양광 사업 과정에서 소독 등 사용되는 약품으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순 있으나 태양광을 주원인으로 꼽기에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데이터가 전무하다는 A씨 설명이다.

 

다만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은 바이러스, 태양광 전자파, 빛 공해, 농약, 토양, 기후 등 복합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실성이 전혀 없는 말은 아니다.

 

 

3. 이상기후, 기후위기

 

 

 

텅 비어버린 벌통 (사진 제주 영평양봉 방영일 씨 제공)/뉴스펭귄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기초적인 원인은 기후위기다.

양봉업이 가장 발전돼 있다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꿀벌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확실한 원인을 단정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가 꿀벌 생존의 주요 위협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하는 추세다.

꿀벌 대량 실종은 인간활동에 의한 지구 대기 가열의 직접적 결과라는 진단이다.

그간 반복됐던 자연적인 기후변화를 탓하기에는 이를 이미 넘어섰다는 전문가들 지적이다.

 

실제 국내서는 대량 실종 사태가 처음인 반면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동일한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됐다.

꿀벌에게 치명타인 바이러스를 피하기 위해 양봉업자들이 살충제를 과다 사용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발현되는 이유로는 단연 이상기후 현상이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꿀벌 면역 체계가 이상기후로 약화된 탓이다.

 

 

 

 

 

 

 

텅 비어버린 벌통 (사진 제주 영평양봉 방영일 씨 제공)/뉴스펭귄

 

 

 

 

A씨에 따르면 이번 국내 꿀벌 대량 실종 사태 역시 기후위기 탓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A씨는 "해남 지역에 이어 가장 최근 제주까지 이번 꿀벌 대량 실종사태는 대부분 경북 산간지방보다는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일어났다.

 

질병이나 바이러스, 해충이 주원인일 경우 이동양봉 특성상 전 지역에서 똑같이 발생하고 전파돼야 하는데 이번 꿀벌 전멸 사태는 국소적으로 남해, 제주 지역에서만 관찰됐다.

이는 곧 바이러스가 아닌 변화하는 기후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작년에 비해 이상기후 현상이 유독 심했다.

양봉벌은 월동 이후 기후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벌통 밖으로 나가 먹이활동이나 외부활동을 한다.

올해 1월은 벌이 외부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했는데 2월이 되자 날씨가 갑자기 다시 추워졌다"며 "날씨가 따뜻해진 것으로 착각해 밖에 나간 벌들이 10도 이하의 온도에 모두 죽어버린 것이다. 벌통 내부 역시 온도 변화를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외부활동을 하던 벌들이 추운 날씨를 견디지 못해 죽어가면서 벌통 안이 텅텅 비게 된 셈. 뒤바뀐 날씨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양봉벌과 농가가 월동에 실패하면서 벌 대량 실종사태가 벌어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그렇다면 사라지는 꿀벌을 우리는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앞서 동일한 상황을 겪은 유럽에서는 꿀벌 개체 수 감소를 막기 위해 꿀벌 호텔과 정류장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벌이 둥지를 틀거나 쉬어갈 수 있도록 벌 전용 호텔을 제공하며 버스정류장 지붕을 토착 식물로 뒤덮고 공공장소 풀을 토종 꽃 식물로 대체하는 등 도시 곳곳에 꿀벌 보호시설을 설치했다.

그 결과 감소하던 벌 개체 수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에 무려 시민권을 부여한 도시도 있다.

코스타리카 소도시 쿠리다바트 꿀벌들은 인간과 같은 시민으로 인정받고 보호받는다.

법안에 따라 도시 녹지 공간은 사람들뿐 아니라 꿀벌의 안식처 및 자유로운 통로가 될 수 있도록 재창조됐다.

 

A씨는 국내 농민들 역시 변화하는 기후를 인식하고 시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매년 같을 수는 없다.

농민들은 이 현상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는 외적인 요인만을 탓할 게 아니라 농민들을 상대로 이상기후 인식개선과 대처방법 등 알맞은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림 기자 fullcool24@naver.com

 

 

 

 

 

꿀벌 김준호기자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한 양봉농가 벌통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

 

 

 

 

꿀벌의 중요성을 강조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경고 다.

농작물의 꽃가루를 옮겨주는 꿀벌이 없으면 식량도 사라진다는 의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00대 작물 중 71%가 꿀벌을 매개로 수분(受粉) 한다.

꿀벌이 없으면 과일·채소 등 생장에 타격을 주고 가격 또한 치솟게 된다.

 

이런 꿀벌이 돌연 사라지면서 양봉업계와 과수농가가 뒤숭숭하다.

겨울잠에서 깨야할 벌들이 벌통을 비운 채 자취를 감춘 것이다.

19일 농촌진흥청과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국 4173개 농가, 39만517개 벌통에서 꿀벌이 사라졌다.

 

벌통 1개당 1만5000~2만 마리가 사니 60억~70억 마리가 없어진 것이다.

피해 금액만 이미 1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4173개 농가 벌통 ‘텅텅’…“난생 처음”

 

 

매화 사이를 날아다니는 꿀벌(왼쪽)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연합뉴스, 중앙포토

 

 

 

 

양봉농가들은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며 발을 굴렀다.

경북 성주군에서 꿀벌을 키워온 박윤백(63)씨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벌통 사이를 오가다 석연찮은 낌새를 챘다.

이맘때쯤 극성스럽게 날아다니던 벌들이 모습을 감춘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벌통을 열어본 박씨는 까무러치게 놀랍다.

꿀벌의 먹이그릇인 사양기(飼養器) 곳곳이 텅 빈 거다.

평소 사양기는 꿀벌들이 빼곡하게 집을 지어놓고 무리를 지어 사는 곳이다.

 

놀란 박씨는 황급히 다른 벌통들을 열어봤지만 400개 중 350여 개가 빈 상태다.

박씨는 “이 자리에서만 20년 가까이 벌을 키웠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꿀벌 실종 사태가 불거진 것은 겨울잠과 관련이 있다.

보통 1월 중순쯤 날이 풀리면 벌통을 열어 벌을 깨우는데 벌들이 없어진 것이다.

박씨도 여느 때처럼 벌통을 열었다가 벌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

 

겨울잠 깨우려 여니…70억 마리 실종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한 양봉농가에서 농민이 비어 있는 벌통을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별로는 전남 지역의 벌통 10만5894개를 비롯해 전북(9만개), 경북(7만4582개)에서 큰 피해를 봤다.

경남(4만5965개)과 충남(3만1280개), 강원(1만3033개), 경기(4250개)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피해는 커지는데 꿀벌이 사라진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이상기후나 병해충 피해, 봉군(蜂群·벌 무리) 관리기술 부족 등이 거론될 뿐이다.

현재로서는 “따뜻해진 기후 탓에 벌들의 면역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꿀벌응애(기생충)가 기승을 부려 꿀벌이 벌통으로 돌아올 수 없게 한다”는 말도 나온다.

 

농진청도 이상기후 변화와 꿀벌응애가 꿀벌 실종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

지난 2년간 겨울 기온이 높은 탓에 벌통을 나섰던 벌들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귀환 도중 얼어죽었다는 설명이다.

예년보다 빨리 증식한 꿀벌응애 방제가 늦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참외·딸기 등 과일·농작물 ‘직격탄’ 

 

 

지난 2일 경북 성주군 성주읍 대황1리 한 양봉농장에서 농장주가 빈 벌통을 열어

확인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꿀벌 감소는 양봉농가와 벌꿀 유통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양봉업계 측은 “예년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벌꿀 대흉작으로 생계마저 위협받게 됐다”고 호소했다.

소비자들 또한 꿀값 급등 때문에 ‘꿀맛’을 보기가 한층 어려워진 상황이다.

 

양봉협회에 따르면 벌꿀 채취량 감소 여파로 15만 원 선이던 벌통 1개 가격이 40만 원까지 치솟았다.

더 큰 문제는 꿀벌의 실종은 농작물과 식물 생장에 큰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참외 주산지인 경북 성주는 꿀벌 감소 소식에 당장 올해 참외 농사를 걱정했다.

성주의 참외하우스 5만여동 중 4만여동이 벌을 이용한 수분인 탓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꿀벌. 연합뉴스

 

 

 

굳이 아인슈타인의 ‘꿀벌 경고’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꿀벌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이미 경남 등에서는 “꿀벌이 모습을 감추면서 딸기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수정을 할 벌이 적은 탓에 딸기 생육이 부진하고 기형과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했던 경고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예언’처럼 보이게도 한다. 벌이 꿀을 빨아올 밀원(蜜源)숲을 만드는 것처럼 생태계를 지킬 대책을 세워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꿀벌이 없다면 세계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꿀벌이 사라진 벌통의 모습.[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정부 원인 명확히 밝히지 못해…피해액 ‘1천억’ 이상 될 듯

 

 

 

합동 조사 결과 응애-말벌류-이상기후 등 복합적 영향 추측
농가 지원책 ‘미흡’…양봉농가 “실질적 지원 대책 마련돼야” 촉구
양봉산업 붕괴는 ‘재앙’…100대 농산물 생산량에 악영향 미칠 것 

 

 

 

최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양봉농가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해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농가 벌통에서 꿀벌들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어 양봉농가들의 근심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자체, 한국양봉협회가 합동으로 지난 1월 7일부터 2월 24일까지 전국 9개 도 34개 시·군 99호 양봉 농가를 대상으로 민관 합동 조사를 실시했다.

 

대부분 피해 봉군서 ‘응애 관찰’ 피해 예상
약제 최대 3배 이상 과잉 사용 폐사 이어져

 

그 결과, 거의 대부분 피해 봉군에서 응애가 관찰됐고, 일부 농가의 경우 꿀벌응애류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여러 약제를 최대 3배 이상 과도하게 사용해 월동 전 꿀벌 발육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예찰이 어려운 응애류의 발생을 농가에서 인지하지 못했고, 지난해 8월까지 사양 꿀과 로열젤리 생산으로 적기 방제가 미흡해 월동 일벌 양성 시기에 응애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월동 꿀벌의 약군화(弱群化)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다.

 

약군화는 월동 봉군(벌무리)의 일벌구성이 정상보다 적은 수로 된 경우를 말한다.

아울러 말벌류 중 등검은말벌은 일벌 포획력이 탁월해 유인제 또는 유인 트랩으로 완전하게 방제하기 어려워 지난해 10월 늦게까지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했다.

 

방제가 매우 어려운 기생성 응애류와 포식성 말벌류는 월동 봉군 양성 시기(8∼9월)에 최대로 번식하는 생태 특성이 있다.

응애류는 발육 번데기에 기생하고, 말벌류는 벌통 출입구에서 일벌을 포획해 막대한 피해를 준다.

 

특히 지난해 9∼10월에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발육이 원활하지 못했고, 11∼12월에는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하는 현상이 나타나 봉군이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약화된 봉군으로 월동 중이던 일벌들이 화분 채집 등의 외부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됐고, 외부기온이 낮아지면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월동기간 일벌들은 공 모양으로 밀집돼 형태를 유지하는데, 강한 봉군들은 단단하게 밀집해 외부환경에 강하게 대응할 수 있지만 약한 봉군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벌통에 꿀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4,159개 농가 중 38만 9,045개 벌통 피해
전국서 60억∼70억 마리 이상 꿀벌 사라져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양봉농가의 피해가 커졌다.

전국 양봉협회 소속 농가를 대상으로 꿀벌 실종 피해조사를 한 결과, 4,159개 농가 중 38만 9,045개 벌통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10만 5,894개) △전북(9만개) △경북(7만 4,582개) △경남(4만 5,965개) △충남(3만 1,280개) △강원(1만 3,033개) △경기(4,250개) 등에 순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월동 무렵에 들어갈 벌통 안 꿀벌 수는 대략 1만 5,000마리에서 2만 마리 정도로 추정돼 이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전국에서 약 60억 마리에서 70억 마리 이상의 꿀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피해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0억 대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봉농가 조속한 경영안정 지원책 내놔
피해 최소화 연구개발-기술 보급 강화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진청 등 관련 기관은 양봉농가의 조속한 경영안정과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피해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농업경영회생자금과 농축산경영자금 등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꿀벌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방역 대응 지원사업을 활용해 꿀벌 구제 약품이 신속히 지원되도록 조치했다.

 

농진청은 정확한 피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현장에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꿀벌응애 친환경 방제 기술과 무인기(드론) 이용 등 검은말벌 조기 방제 기술을 개발하고, 월동 꿀벌 관리기술 자료 발간과 배포를 통해 현장 기술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검역본부도 응애 구제 약제 적정 사용요령 교육을 확대하고, 질병 조기 진단과 기생성 응애류의 최적 약제 선발을 강화할 예정이다.

산업체와 공동연구로 안전성과 효능이 뛰어난 천연물 유래 응애 구제 약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만영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장은 “농가가 안정적으로 양봉업을 할 수 있도록 이상기후 상시화에 대비해 꿀벌 관리와 병해충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는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민관 합동 조사 결과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이 지난해 발생한 꿀벌응애류,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꿀벌은 어디로 사라졌나.

 

 

 
 
 
 

양봉농가 2년 연속 흉작에 꿀벌 실종까지
양봉산업 붕괴 직전 농가 피해 최소화해야

하지만 양봉농가에서는 지난 2년간 예년의 1/3에도 못 미치는 벌꿀 대흉작으로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에서, 설상가상 작년 가을부터 올해 봄에 이르러 원인을 알 수 없는 봉군 붕괴현상이 전국적으로 발생해 양봉산업은 붕괴 직전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지원책과 결과 발표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풀기에 미흡하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이고 정밀한 조사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지원책으로 내놓은 경영회생자금이나 농축산경영자금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정부가 현장의 현실을 너무 모르고 책상머리에 앉아 형식적인 지원책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꿀벌을 다시 채워 놓으려 해도 매물이 없거나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라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지경이다.

정부가 이런 점을 간파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벌통 1군 기준으로 거래 가격이 10~15만 원 선이었던 꿀벌은 최근 들어 30~40만 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으며,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양봉협회는 피해농가의 양봉업 지속을 위한 봄벌 구입자금 지원, 꿀벌 질병방제를 위한 방제약제 신속 지원, 신속한 원인 파악, 꿀벌 사육환경 변화에 따른 사육기술 및 질병방제 관련 연구 등 정부가 실질적 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 CCD 원인 규명 나서…정보 공유해야
예산-전문 인력 투입 양봉산업 붕괴 막아야

 

아울러 양봉농가에서는 미국의 경우 지난 2006년에 ‘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 발생해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미국과 정보공유 등 보다 면밀한 연구와 조사를 통해 보다 근본적인 원인 파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CCD에 대한 명확한 원인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면서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확한 피해 원인을 진단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전문 인력을 투입해 양봉산업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텅텅 비어있는 벌통.

 
 
 
 

꿀벌 사라지면 ‘농산물

생산’에 차질 빚어

양봉산업 붕괴 식량난-영양 부족 현상 초래

 

 

 

한편, 일각에서는 꿀벌 실종 문제가 농산물 생산량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00대 농산물 생산량에서 71%가 꿀벌을 매개로 수분을 하고 있어 꿀벌이 없다면 100대 농산물의 생산량이 현재의 29%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하버드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꿀벌이 사라질 경우 과일·채소 등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른 식량난과 영양 부족으로 한 해 142만 명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처럼 꿀벌 실종 사건은 양봉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꿀벌은 화분매개 활동으로 자연생태계를 유지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범정부적 차원에서 반드시 명확한 원인 규명 파악에 나서 피해를 막고, 양봉산업이 붕괴되지 않게 실질적인 지원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게 현장의 중론이다.

 

 

 

 

 

저작권자 © 농축유통신문 

 

 

 

 

전국 양봉농가의 벌통에서 겨울새 벌들이 사라지는 집단 붕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 제공

 
 

 

 
 
 

 

세계 곳곳서 보고되는 꿀벌 집단실종 사건...식량위기 생태계 붕괴 신호탄되나

 

 

 

 

미국의 미생물기업 시드는 2019년 사람의 식단이 꿀벌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뉴욕 식당들과 협력해 꿀벌이 멸종하면 사라질 수 있는 음식들로 구성된 아침식사를 선보였다.

식탁에는 꽃가루받이 없이도 자라나는 뿌리채소로만 가득한 음식들이 올라왔다.

샐러드에는 아보카도나 자몽, 베리류, 오이, 완두콩 같은 꿀벌의 수분이 반드시 필요한 작물들이 모두 사라졌다. 당연히 드레싱으로 뿌릴 꿀도 없었다.

소의 사료인 작물이 줄어들면서 유제품뿐 아니라 소고기도 사라졌다.

 

단백질로는 가격이 캐비어만큼 비싸진 민물 생선구이 한 토막이 올라왔다.

꿀벌이 사라지면서 생태계가 망가진 탓에 물고기 개체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꿀벌의 멸종을 가정한 이유는 그 징후가 이미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06년 꿀벌 집단이 갑자기 실종되는 ‘군집붕괴현상’이라는 현상이 처음 보고됐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응애류와 같은 해충, 농약, 새로운 병원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지역에서는 2010년대 들어 꿀벌의 30~40%가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유사한 현상이 최근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전국 양봉농가 곳곳에서 월동을 한 후 다시 움직여야 할 꿀벌이 집단 실종되는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2일 기준 전국 227만6593개 벌통 중 39만517개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월동에 들어갈 무렵 벌통 안에 사는 꿀벌 개체수는 약 1만5000마리다.

전국에서만 약 60억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이다.

 

인간이 재배하는 1500종 작물 중 30%의 수분을 책임지는 꿀벌의 실종은 인간의 식단뿐 아니라 모든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꿀벌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1종의 수분 작용을 돕는다.

 

꿀벌이 사라지면 작물의 수분에 인간의 개입이 필요해진다. 식물들의 서식지가 바뀌고 벌을 먹는 새들도 사라지면서 먹이사슬에 영향을 주고 생태계에도 영향을 준다.

사무엘 마이어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 교수 연구팀은 2015년 국제학술지 ‘랜싯’에 꿀벌이 사라지면 식량난과 영양실조로 한 해 142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 양봉업계가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꿀벌이 사라진 것은 2010년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 65% 이상이 실종된 이후 두 번째다.

이번 꿀벌 집단 실종현상은 해외 사례처럼 복합적 원인이 겹친 현상으로 분석됐다.

 

농진청은 지난 1월과 2월 전국 양봉농가 99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꿀벌 실종은 꿀벌응애류 발생과 말벌류에 의한 폐사, 기후변화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8월까지 꿀 생산이 이어지면서 이 시기 늘어나는 응애류가 거의 대부분 피해를 본 벌통에서 발견됐다. 응애를 막기 위해 약제를 많이 뿌리면서 월동 전 꿀벌 발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갈수록 심화하는 기후변화도 피해를 가속시켰다. 지난해 9~10월에는 저온현상이 발생해 꿀벌 발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11~12월 고온으로 꽃이 이른 시기에 개화했다.

꿀벌이 화분 채집을 나섰다 체력이 소진되며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기온이 높은 전남과 경남, 제주 지역 피해가 다른 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등 꿀벌 피해를 이미 크게 본 지역에서는 꿀벌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을 양봉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영국 월드비프로젝트는 전 세계에 5만 개의 지능형 벌통을 구축하고 오라클과 협력해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으로 벌집의 환경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은 "이미 외국에서 나온 자료들이 잘 돼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관리기술을 고도화하려 하고 있다"며 "벌통에 온습도 센서만 달아도 신속하게 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현장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환 기자

 

 

 

 

 

 

 

 

 조승환 기자

 

 

 

 

 

 조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