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각)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지자체장과
만나는 모습을 국영통신사인 스푸트니크 통신이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푸틴, 플랜B 가동했다... 美 “민간인 대량 학살로 전술 변화”
NYT “우크라 정권교체 플랜 A 실패...
폴란드 공습, 핵무기 사용 등 플랜 C·D까지 있어”
바이든 “곤경 처한 푸틴, 생화학 무기 사용 징후”
러, 마리우폴 넘어 오데사 공격 돌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는 24일 한 달을 맞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속한 우크라이나 점령이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하자 ‘플랜 B’를 가동 중이라는 분석이 미국 정부와 언론에서 나왔다.
플랜 B란 기존 계획이 실패하거나 상황이 변했을 때를 대비한 대안을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 시각)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속전속결식 수도 점령과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가 푸틴의 플랜 A였지만, 이는 이미 실패했다”며 “플랜 B는 ‘우크라이나 항복을 받아낸다’는 목적에선 같지만, 민간인 대량 살상 등 더 잔혹하고 광범위한 전술로의 변화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 장기화로 연료와 탄약,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공식 철회 등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중립국화’ 선언이 나올 때까지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 공습을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벌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뉴욕타임스의 국제안보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푸틴이 플랜 B에 이미 돌입했다”고 했다.
대대적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내부를 파괴, 인접한 폴란드와 헝가리는 물론 서유럽으로 우크라이나 난민 1000만여 명을 유입시켜 이들 국가를 마비시킨 뒤 나토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푸틴과 평화 협상을 맺도록 종용하게 만드는 계획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마리우폴의 한 아파트 단지가 지난 19일(현지 시각) 러시아군
폭격을 받아 검은 연기를 내며 불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부터
아조우(아조프)해의 항구도시인 마리우폴을 포위한 채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아직 함락하지 못하고 있다./AP 연합뉴스
프리드먼은 “푸틴은 플랜 B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플랜 C·D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플랜 C는 러시아가 국경을 넘어 나토 동맹인 폴란드 내 우크라이나군 보급 시설을 공습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나토가 ‘러시아에 군사 반격을 하자’ ‘3차 대전을 벌일 순 없다’ 등 논란으로 갈라지면, 푸틴은 그간의 손실을 만회하는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이 모든 게 통하지 않으면, 푸틴은 플랜 D로 생화학 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이런 가능성을 무시한다면 순진한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날 “곤경에 처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가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피란민들이 지난 20일(현지시각) 야외에서 지내는 모습.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대해
최후통첩을 했지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끝까지 항전하겠다며
거부했다. /TASS 연합뉴스
한편 러시아군은 남동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을 초토화한 데 이어, 21일 오전 남부 최대 물동항 오데사 외곽 주거 지역에 대한 공격에 돌입했다.
오데사까지 함락되면 우크라이나는 남부 해안 지역이 모두 러시아에 넘어가 내륙에 갇히게 된다.
이날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 침공 이후 어린이 150명이 사망하고, 학교 400곳과 병원 110곳 이상이 파괴됐다”며 “러시아가 국가적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에 대한 러시아의 최후통첩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행될 수 없다”며 끝까지 항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럽연합(EU) 국방·외무장관들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무기 구매를 위해 지난달 5억유로(약 6690억원)에 이어 5억유로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EU는 또 자체 군사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까지 5000명 규모의 신속대응군을 창설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이 옛 소련 붕괴 후 몰래 수집해 연구해온 소련제 이동식 방공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차 세계대전 말미인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미군 B-29 폭격기가 원자
폭탄을 투하, 버섯 구름이 형성된 모습. 당시 공격으로 약 14만 명이 사망한 것
으로 추정된다. 폭격 자체에서 살아았더라도, 심각한 방사능 피폭으로 곧 사망한
사람이 많았다. 사진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관 제공.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세몰린 푸틴, 우크라서 전술핵 카드 꺼낼까…사용시 '확전'
개전 4주차…전황 지지부진·서방 압력 속 수세 몰린 푸틴
우크라 핵전쟁터 될 가능성 배제 못 해…이 경우 '확전' 우려도
2차 세계대전 말미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자폭탄 폭발의 위력을 경험한 세계는 지난 76년간 핵무기 사용을 금기시해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그의 1000배, 러시아는 3000배 강력한 무기 실험을 실시했는데, 상호확증파괴(MAD·적의 핵 공격 시 보복 전략) 위협으로 억지력을 높여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과 러시아는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위력의 3분의 1에 불과한 소형 전술 핵무기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개발한 저위력 핵탄두 W76-2 등이 바로 그런 무기다.
문제는 이런 소형 핵무기는 전쟁터에서 수세에 몰릴 경우 '한 번쯤 사용해봄직한' 무기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랜 핵 금기가 깨지면서, 핵 억지력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소형 폭탄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핵전쟁터로 변모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조명했다.
◇전쟁 밀리는 러, 소형 핵무기 실전 사용 가능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흘 만인 지난달 27일 서방의
비난에 맞서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운용을 관장하는 핵 억지력 부대에 핵무기
사용 준비 태세를 지시했다. © AFP=뉴스1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실제로 전장에서 밀릴 경우 우위를 점하기 우해 재래식 전쟁을 핵전쟁으로 전환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리고 바로 지금 실전 기회가 찾아왔다.
함브루크 대학 및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 전문가 울리히 쿤 박사는 "(푸틴의 핵 사용 지시) 가능성은 아직은 낮지만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이 러시아에 잘 풀리지 않는 데다, 서방의 압력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쿤 박사는 "푸틴이 군대 대신 사람이 없는 곳을 향해 핵무기를 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버락 오마바 전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는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기준을 낮춰왔다"며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 아니라, '실용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할 때 방사능 누출 위험에 개의치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최대 규모다.
그는 "러군은 아무렇지 않게 그 앞에서 총을 쐈다"며 "이는 핵에 대한 러시아의 방임적 태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 역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지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 국방부 정보국장 스콧 베리어 중장은 지난주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약세를 보임에 따라 서방에 어떤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핵 무기에 점점 더 의존하고 위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생화학무기나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이버 공격 감행 시 대응 방안 등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 법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푸틴, 우크라서 소형 핵무기 개시하면 '확전' 가능성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소형 핵무기 사용은 돌연 전장을 전면적인 핵 전쟁으로 확대할 위험이 있다.
프린스턴대 전문가들이 고안한 핵전쟁 시뮬레이션은 러시아가 핵 경고 발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나토가 소규모 공격으로 대응하면서 개전 몇 시간 만에 90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끔찍한 시나리오다.
어떤 군비 통제조약도 전술핵무기나 비전략 핵무기로 알려진 하위 핵탄두는 규제하지 않기 때문에, 핵 강대국은 이런 소형 핵무기를 원하는 만큼 만들고 배치할 수 있다.
미국 과학자연맹의 핵 정보 프로젝트 대표 한스 크리스턴슨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소형 핵무기는 2000개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러시아의 핵 전쟁 교리는 '확대를 위한 확대'로 알려져 있다.
즉, 전황이 밀릴 때 핵무기를 사용해 적을 공포에 질리게 만든 다음 후퇴나 항복을 유도하는 시나오다. 현장 훈련에서도 이런 전술을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쿤 박사는 러시아가 1990년대까지는 방어적 군사훈련을 실시해오다가 2000년대에 힘을 회복하면서 공격 훈련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런 공격 기조와 함께, 상대적으로 덜 파괴적인 무기와 핵무기 현대화에 착수했다.
러시아 새 무기고의 핵심은 2005년에 처음 배치된 이동식 발사기 이스칸데르-M이다.
약 482km(300마일)를 이동하는 2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고, 재래식 탄두와 핵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의 가장 작은 탄두는 히로시마 폭발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소련 시대에 군비통제조약을 협상한 전 러시아 외교관 니콜라이 소코프는 "(러시아가) 핵탄두를 순항미사일에 장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행기와 선박 또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저공 비행 무기는 적 레이더의 탐지를 피해 영국 등 유럽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벨라루스와 러시아 국경지에 이스칸데르 미사일 포대가 배치됐다.
다만 이 부대가 핵탄두로 무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공개 데이터는 없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이 핵무기 사용을 개시할 경우엔 미국도 핵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소형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은 새로운 잠수함발사 탄두 중 하나를 러시아 시베리아 야생이나 군사기지에 발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세계 핵 전쟁 시나리오다.
sabi@news1.kr
이동식 발사차량에 적재되는 러시아 전술미사일 이스칸데르-M
[타스통신=연합뉴스]
궁지 몰린 푸틴, 핵까지 쏠 가능성.."전술 핵무기 2000개 보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경계 강화를 지시하고 러시아군이 핵발전소를 공격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러시아가 소형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제한적인 파괴력을 지닌 전술핵무기를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규모 파괴를 초래하는 전략 핵무기가 주종이던 과거에는 공멸 우려 때문에 핵무기를 보유하고도 이것이 사용되는 상황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역사상 첫 핵폭탄보다도 오히려 위력이 약한 전술핵무기를 다수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한스크리스텐슨 미국과학자연맹(FAS) 핵정보 프로젝트 소장에 따르면 러시아가 보유한 전술 핵무기는 약 2000개로 추산된다.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전술핵은 100개가량이다.
이런 무기는 상대적으로 약한 파괴력 덕분에 오히려 사용상 제한이 적은 편이다.
그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한 푸틴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경우 핵무기 카드를 뽑아 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대와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에서 활동하는 핵 전문가 울리히 쿤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작지만 커지고 있다”면서 “전쟁은 러시아에 좋게 흘러가지 않고 있고 서방의 압력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을 맡았던 제임스 클래퍼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기준이 미·소 냉전기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하면서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 가능한 실용적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달 벨라루스와 러시아 동부 접경지에선 핵탄두 탑재 능력을 갖춘 러시아군의 이동식 이스칸데르-M 탄도 미사일이 배치된 모습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침공 나흘째인 지난달 27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군 핵무기 운용부대에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하기도 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
작전을 선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러시아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에 개시됐다.
[AFP=연합뉴스]
쿤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쓰더라도 군부대나 주민이 없는 외딴곳에 떨어뜨려 서방과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NYT는 러시아가 경고 등의 의미로 전술핵을 사용하더라도 서방이 이에 대응하면서 순식간에 전면 핵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유럽 방문길에 오른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 간의 회담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과 관련한 대응책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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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갖고 있다는 러시아 주장에 대해 “푸틴이 생화학 무기 사용을 고려 중이란 명확한
징후”라고 밝혔다. 워싱턴=AP연합
바이든 “궁지 몰린 푸틴, 생화학 무기 쓰려 위장작전 펼쳐
러 ‘우크라가 보유’ 거짓 주장
사이버 공격 나설 가능성 높아”
軍정보 바탕 대러 경고 메시지
佛·獨·伊·英 정상과 해법 논의
“우크라에 지속적인 지원 강조”
장거리 방공시스템 제공 착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거짓이고, 오히려 러시아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기 위해 위장 작전을 펴는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궁지에 몰려 이제는 미국과 유럽이 화학 무기뿐 아니라 생물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새로운 ‘가짜 깃발’ 작전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는 푸틴이 둘 다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명확한 징후”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간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일과 군대 이동과 배치 등 군사 정보를 수시로 공개해 온 것을 고려할 때 군사 정보 등에 바탕을 둔 주장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앞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선제공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침공을 시작한 것처럼 생화학 무기 사용을 위해 다시 가짜 깃발 작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푸틴이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구 중 하나는 사이버 공격”이라며 “정부는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억제·저지하며 필요한 경우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한 별도의 성명을 통해 “러시아에 부과한 전례 없는 경제적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에 대해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면서 “우리 행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잠재적인 사이버 공격에 대한 선택지를 모색하고 있다는 진전된 첩보에 기초해 이러한 경고를 반복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P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이들 정상은 민간인에 대한 공격 등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잔혹한 전술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어 “이날 통화에서 정상들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을 지키고 있는 용감한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안보 지원과, 폭력을 피해 대피한 수백만명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방공미사일 체제를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미국이 장거리 방공미사일 체제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방어 능력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의 중이라며 적극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법을 알고 훈련받아 익숙한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초점이라고 커비 대변인이 언급해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하기 힘든 미국산 방공미사일이 아니라 구소련제나 러시아제 방공 체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언론들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최근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구소련제 S-300 방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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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푸틴의 머릿속을 헤아리려는 서방 정보국
서방 국가의 정보 당국은 러시아의 지도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폐쇄적인 세계에 갇혀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한다.
수년간 서방 정보국은 푸틴 대통령의 의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의 머릿속을 헤아리려고 애써왔다.
그리고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수렁에 빠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의중 파악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서방 세계는 압박감 속에서 푸틴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아내려고 애쓰는 중이다.
위기 상황이 더 위험한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심리 상태 이해가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아프다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로는 푸틴 대통령이 외떨어져 고립된 상황에 놓여있으며, 자신과 다른 견해로부터는 차단돼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푸틴 대통령이 처한 외떨어진 고립 상황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담에서 그가 긴 테이블의 끝과 끝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서로 마주 앉은 사진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또한 푸틴 대통령이 개전 전날 밤 러시아 국가안보 관료들과 한 회의 모습에서도 고립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한 서방 정보 당국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초기 군사 계획은 전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장교가 고안한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밀주의를 강조하는 엄격한 "음모론적 작당 모의"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혼란 그 자체였다.
러시아 군지휘관들은 준비되어있지 않았으며, 일부 러시아 병사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국경으로 보내졌다.
단일 의사결정자
서방 정보원들은 비밀 소식통을 통해 러시아 지도부 내부자들보다도 이러한 침공 계획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서방 정보당국은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푸틴 대통령의 다음 행보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러시아 작전을 지휘했던 존 시퍼는 "크렘린궁의 행보를 이해하려고 할 때 어려운 점은 푸틴이 현재 러시아의 단일 의사결정권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의 견해가 공식 성명을 통해 분명히 전달된다고 하더라도 그런 견해를 바탕으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알아내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다.
존 소어스 전 영국 비밀정보부(MI6) 국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러시아처럼 측근조차도 완벽히 상황 파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폐쇄된 체제에서는 지도자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기는 상당히 어렵다"라고 말했다.
외떨어진 모습의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올해 2월 회의를 주관하는 모습이다
사진 출처,SPUTNIK / AFP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스스로 만든 '버블' 속에 갇혀 고립돼있다면서 외부 정보, 그중에서도 특히 푸틴의 생각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만한 정보는 이 '버블' 안으로 거의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곧 출간될 저서 '스파이의 심리학'(The Psychology of Spies and Spying)의 공동 저자인 애드리안 펀햄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심리학과 교수는 "특정 소수의 말만 듣고 그 이외 모든 것은 차단한다는 점에서 푸틴 자신도 스스로 만든 선전의 희생자"라면서 "이 때문에 푸틴은 세상에 대한 기이한 가치관을 갖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펀햄 교수는 집단 구성원들이 비판 없이 자신의 견해만을 강화해가는 이른바 '집단 사고'가 위험한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이런 '집단 사고'의 희생자라면 그 '집단'이 누구인지 알아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하는 측근의 규모는 절대로 크지 않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관해선 특히 정말 소수의 최측근과만 소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진정한 신봉자'들은 푸틴의 사고방식과 집착을 함께하는 자들이다.
침공 직전 푸틴 대통령이 주최한 러시아 국가 안보 회의에선 그의 측근이 얼마나 소수인지 더욱 두드러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국가 안보 고위급 관료들을 앉혀두고 이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관료들에게 창피를 주기 위한 행동으로 보인다.
그리고 몇 시간 후 공개된 푸틴의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서방 세계에 분노하고 집착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을 관찰한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990년대 러시아가 겪은 설욕을 갚아주고 싶은 욕망과 서방 세계가 러시아를 억압하고 자신을 몰아내고 싶어 한다는 확신에 차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욕망과 확신이 기반이 되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을 만나본 어떤 이는 푸틴이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이 2011년 축출된 이후 살해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던 집착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푸틴은 "수년간 불만과 야망의 불붙기 쉬운 조합에 푹 절여져 왔다"라면서 푸틴의 견해는 점점 더 "굳혀"졌으며 자신과 다른 견해로부터 "훨씬 더 격리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과연 푸틴 대통령은 정신이 나간 것일까.
많은 서방 국가가 궁금해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이 도움이 된다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이 분야에 정통한 한 심리학자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결정권자를 '광인'으로 매도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미국 CIA는 외국 지도자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전담팀을 운영한다.
과거 나치 독일을 이끌던 아돌프 히틀러를 분석하던 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팀은 첩보를 활용해 지도자들의 배경, 인간관계, 건강 상태 등을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정보의 또 다른 출처는 다른 외국 정상처럼 해당 지도자와 직접 만나본 적 있는 사람들의 견해이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푸틴 대통령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푸틴이 이전 만남에 비해 "더 융통성이 없으며 고립돼 있다"라고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사진 출처,SPUTNIK / AFP
무언가 바뀐 것일까.
별다른 증거 없이 푸틴의 건강 악화설 혹은 약물 영향설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를 수호하고 러시아의 위대함을 회복하려는 그만의 숙명을 완수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심리적 요인을 지적하기도 한다.
또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푸틴 대통령은 눈에 띄게 타인으로부터 외떨어져 고립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심리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전 백악관 주치의이자 현 조지 WH 부시 재단 미중 관계 선임 연구원인 켄 데클레바는 "푸틴 대통령이 더 조급한 것으로 보이며 최근 몇 년간 더 고립됐을지언정 정신질환을 앓거나 크게 변한 것 같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가장 우려되는 점은 여전히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푸틴의 폐쇄적인 '버블'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보당국은 침공 전 푸틴 대통령이 듣고 싶지 않을 만한 정보를 보고하기 꺼렸을 지도 모른다. 즉 침공 상황과 러시아군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반응 등에 대해 장밋빛 보고만 올린 것이다.
그리고 이번 주 한 서방 정보국 관리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아마도 서방 정보당국보다도 여전히 더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더욱더 악화된 상황에 놓였을 때 그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더욱 우려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미치광이' 전략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어린 시절 쥐를 몰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쥐를 궁지에 몰아넣었더니 쥐가 공격하면서 반격해 어린 자신이 오히려 도망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방 국가는 푸틴 대통령이 만약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느낀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고 있다.
한 서방 관리는 "문제는 푸틴이 과연 더 잔혹성을 드러내면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 무기들을 더 퍼부을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푸틴 대통령이 화학 무기나 심지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펀햄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포악하게 '화를 돋우는 방식'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경솔한 행보를 보인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미치광이 전략'으로 불리는, 자신이 위험하거나 심지어 비이성적인 인물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
잘 알려진 이 전술을 통해 핵무기 사용 결정권자인 자신은 모두를 날려버릴지언정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단단히 미친 인물이라고 포장함으로써 상대를 물러서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서방 정보원과 정치인들에겐 푸틴 대통령의 생각과 의도를 읽는 것은 현재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해지고 있다.
위험한 반격을 부르지 않는 수준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선 그의 대응을 예측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데클레바 선임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 사전에 실패나 약점은 없다.
그는 그런 것을 경멸한다"라면서 "궁지에 몰리고 약해진 푸틴은 더 위험한 푸틴이다.
때로는 곰이 우리 밖으로 뛰쳐나와 숲으로 돌아가게 놔두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사진=OCCRP 홈페이지 캡처) 2022.03.22.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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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측근 35명 은닉재산 파헤친다…"현재까지 21조 찾아"
국제 탐사보도 단체, 자산 추적·데이터화 시작
"푸틴 집단 문서 증거 통해 토지, 저택 등 찾아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플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 등이 은닉한 재산을 추적하는 국제적 탐사 취재가 시작됐다.
국제 탐사보도 단체인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 'OCCRP'(Organized Crime and Corruption Reporting Project)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주요 인사들이 비도덕적으로 쌓은 자산을 추적하고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OCCRP는 "우리는 푸틴 집단에 대한 문서 증거를 통해 토지, 저택, 회사, 보트, 비행기, 그리고 다른 가치 있는 것들을 찾아봤다"면서 "이런 자산 중 일부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있다.
일부는 여기서 처음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175억 달러(약 21조)가 넘는 자산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OCCRP는 먼저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재단이 작성한 푸틴 정권을 도운 사람 35명의 명단부터 살펴본다고 한다.
OCCRP는 앞으로 더 많은 부동산, 요트 등을 찾아 데이터베이스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는 계획이다.
OCCRP는 "22년간의 블라디미르 푸틴의 통치는 과두 정치인들, 안보 당국자 등 수혜자들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 줬다"면서 "평범한 러시아인들은 최근 몇 년 간 수입이 정체됐지만, 부유층은 고급 제트기를 타고, 지중해 저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세계 최대 요트를 타고 바다를 누빈다.
자녀들은 고급 나이트클럽을 전전하고 세계 일류대학에서 명문교육을 받는다"고 프로젝트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OCCRP는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독립 탐사매체들의 네트워크로 2007년 출범했다.
이번 추적에는 영국 가디언지 등 다른 서방 국가 매체들도 참여한다고 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OCCRP가 추적하는 인물 중에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알리셔 우스마노프, 올레그 데리파스카, 이고르 슈발로프 등이 포함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푸틴 대통령 소유로 의심되는 초호화 요트 셰에라자드. /유튜브 채널 Gibraltar Yachting
푸틴 대통령 소유로 의심되는 요트 '셰에라자드'. 사진 yachtharbour.com
푸틴, ‘8000억 호화요트’ 뺏기나…이탈리아서 압류 직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것으로 의심받아온 8000억원대 초호화 대형 요트가 이탈리아에서 압류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 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서부 카라라 지역 항구에 정박해온 ‘셰에라자드’라는 이름의 이 요트가 푸틴 대통령 소유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현지 당국에 압류될 가능성이 커졌다.
요트 가격은 5억 파운드(8000억원) 상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요트는 지난 2020년 출항해 케이맨제도 깃발을 달고 항해해오다 이탈리아에 정박해 정비 중이었다. 그간 요트 소유주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었다.
그러나 최근 푸틴 대통령이 그 주인이라는 정황이 속속 등장하며 현지 당국의 압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 정적인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가 세운 ‘반부패 재단’은 이날 문제의 요트의 실소유주가 푸틴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이탈리아 당국에 즉각 압류를 촉구했다.
재단은 요트 선원 명단을 입수해 전화번호, 금융 자료 등을 추적한 결과 푸틴 대통령의 개인 경호원과 수행원 10여명이 이 요트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폭로했다.
또 요트 관리자 23명 중 절반가량이 러시아 연방 보안 당국과 연계된 인물이라는 폭로도 했다.
재단은 “푸틴은 절대 실명으로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면서 “요트가 푸틴 소유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는 만큼 이탈리아 당국은 즉각 압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소유로 의심되는 요트 '셰에라자드'. 사진 yachtharbour.com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1일 ‘미 정부 관료들이 요트와 푸틴 대통령의 관련성을 의심한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미 이탈리아 당국이 이 요트의 소유주를 조사중이며 전직 선원들이 “요트는 푸틴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달에 가까워지면서, 푸틴 대통령 및 러시아 고위층에 대한 제재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관련 고위층의 해외 자산이 최소 20조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프랑스 르몽드 등 세계 주요 매체와 언론 단체가 참여한 ‘조직범죄·부패 보도 프로젝트’(OCCR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을 포함한 고위 관료 35명을 지목해 자산을 추적한 결과 세계 곳곳에서 150건 이상을 찾아냈으며, 이는 170억 달러(약 20조8000억원) 상당이라고 발표했다.
OCCRP 설립자인 드루 설리번은 “푸틴 아래 러시아는 극소수가 통제하고 있다”며 “이들은 푸틴의 권력을 비호하는 조력자인 동시에 러시아인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푸틴 체제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핵실험 장면.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무기들을 특성적으로 구분하면 크게 2종류로
나뉠 수 있다. 자료=네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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