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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음악( Newage* )

임인건 - 피아노가 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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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포크 뮤지션 조동진과의 연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지만 88년 재즈클럽 야누스에서 한국 재즈 1세대인 이판근,김수열 ,강대관, 이동기, 박성연 등과의 협연을 통해 재즈 연주자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임인건. 89년 피아노 솔로 1집 [비단 구두]와 92년의 피아노 솔로 2집 [임인건 피아노 연주집 Vol. 2] 로 80년대 한국 포크 음악의 서정정이 배인 뉴 에이지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였던 그는 99년에는 야타 재즈 밴드의 멤버로 비밥 재즈 앨범 [야타]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2004년 9월, 자신의 17년의 음악 생활을 중간 결산한다고 할 12년만의 솔로 앨범이자 본격적인 재즈 앨범 [피아노가 된 나무]를 발표한다.
아주 우연히 10대 후반이 되어서야 피아노란 악기를 알게 되었고,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재즈에 매료되었던, 그리고 "재즈라는 음악이, 피아노라는 악기가 정말 근본적으로 나의 음악이, 나의 악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늘 한다는, 한 늦깍이 재즈 연주자의 이 세번째 앨범으로, 한국 재즈는, 이제, '우리의 서정성'이 재즈라는 음악에 행복하게 녹아 든 가장 '아름다운' 재즈 앨범 중의 하나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첫 곡 <우리들의 여행>의 중반부를 넘어설 때 난 정말로 양팔에 소름이 돋았으며 아마도 그 소름은 지금쯤 틀림없이 당신의 팔로 옮겨갔을 것이다. 특히, 당신 역시 임인건이라는 이름이 아직 낯설다면 그 전율의 여운은 당신의 어깨 주변을 아직도 시리게 할 것이다. 이미 활동경력 20년이 가까워진 이 피아니스트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긴 시간 동안 자신을 갈고 닦았던 한 탁월한 연주자를, 그의 진가를 게으른 우리는 지금 비로소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2000년대 중반, 임인건의 [피아노가 된 나무]가 던져 준 작은 충격은 내게 (한국적) 재즈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곤 하는 “재즈의 본질이란 스윙이다”라는 명제에 대해서 그리고, 물 건너에서 공부를 하고 와서 치열하지만 막상 비슷비슷한 연주를 가지고 경쟁하는 한국 재즈 씬의 현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재즈 밴드 야타(Yata)의 피아니스트였던 경력과 본 앨범 이전에 발매했던 뉴 에이지 성향의 앨범 두 장 – [비단구두]와 [임인건 피아노 연주집 Vol. 2]는 임인건이라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연주자의 성향을 짐작하게 하는 실마리다(그러고 보니, [비단구두]에는 김민기의 ‘작은 연못’과 조동진의 ‘언제나 그 자리에’가 피아노 연주로 실려있기도 하다). [피아노가 된 나무]에서 느껴지는 포크적 서정성이 일회성이 아닌 한 연주자 자신의 이야기라는 믿음.

무엇보다 [피아노가 된 나무]의 가치는 우리의 감성으로 재즈를 표현하는 새로운 화법의 발견에 있다. 12분짜리 ‘계절의 뒷 모습’이나 14분에 달하는 ‘아직도 멀었어’ 같은 곡에서 들려주는 포크적 서정성과 즉흥연주의 치열한 조화는 이를 증명하는 곡들이다. 김민기, 조동진, 따로 또 같이 같은 1980년대 한국 포크 음악의 서정성을 피아노 음 하나하나에 담고 있는 이 따뜻하고 온화한 음악이 2000년대 한국 재즈 씬의 문제적 앨범이 된 까닭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화법은 다음 앨범 [소혹성 B-612]에서도 성공적으로 이어진다. 허나, 한 달에 2-3번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재즈 클럽 연주에서 그는 자신의 자작곡들이 아닌 정통 비밥(Bebop) 스탠더드 곡들을 주로 연주한다. 어쨌든 클럽에서 재즈를 즐기러 오는 그나마 소수의 팬들에게 재즈란 그런 것이니까. 바라건대 이런 척박한 한국 재즈의 현실 속에서 그의 화법이 끊어지지 않고 새로운 문장들을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출처 : http://100beat.hani.co.kr/archives/8523/track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