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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Chopin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Chopin,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

Frédéric Chopin

1810-1849

Artur Rubinstein, piano

André Previn,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Fairfield Hall, Croydon

1975.04

 

Artur Rubinstein/André Previn - Chopin,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쇼팽은 피아노 협주곡을 두 곡 작곡했는데, 그 두 곡은 작품 완성 시기와는 역으로 출판되었다. 2번 F단조 는 1829년에 작곡되어 1836년에 출판되었으며, 1번 E단조는 2번보다 1년 늦은 1830년에 작곡되어 1833년에 출판되었다. 따라서 작품번호도 1번이 Op.11, 2번이 Op.21로 뒤바뀌게 되었다.

두 피아노 협주곡은 모두 쇼팽이 스무 살 무렵 청년 시절에 창작한 것이어서 내용과 기법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상주의의 편린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오케스트레이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 특유의 활달한 정서와 신선한 감각, 표현의 다양함은 낭만주의 협주곡 양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어쨌든 이 협주곡들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취약하다는 것은 사실이고 쇼팽 또한 자신의 오케스트레이션 실력이 빈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훗날 많은 음악가들이 관현악 파트에 손을 가했는데, 1번 E단조에 대한 타우지히(Karl Tausig)의 개정, 2번 F단조에 대한 클린트보르트(Karl Klindworth)의 개정이 잘 알려져 있다.

짝사랑 여인을 떠올리며 작곡을 하다

2번 협주곡에는 쇼팽의 첫사랑인 바르샤바 음악원 성악과 학생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에 대한 연정이 담겨 있다. 쇼팽이 절친 티투스 보이체호프스키에게 1829년 10월 3일에 쓴 편지에 피아노 협주곡 2번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적혀 있다. “나는 내 이상형을 찾았다네. 매일 밤 그녀 꿈을 꿀 정도야. 그러나 그녀를 처음 본 지 반년이 지나도록 한 마디 말도 건네지 못하고 있네. 그녀를 떠올리면서 협주곡의 아다지오를 작곡했어.” 그러나 이 곡은 2악장 라르게토를 쓰는 데 영감을 준 짝사랑 그와트코프스카에게 바쳐지지 않았고, 훗날 파리에서 친분을 맺고 쇼팽의 임종 자리에도 초대를 받아 노래를 부른 델핀 포토츠카 백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2번 협주곡은 1830년 3월 17일 바르샤바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입장권이 매진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 공연은 쇼팽의 바르샤바 무대에서의 공식 데뷔이기도 했다. 당시 관습에 따라 1악장 연주를 마치고 난 뒤 호른과 현악기를 위한 즉흥곡을 한 곡 연주한 다음 2악장과 3악장을 연주했다. 초연 당시의 여러 신문들은 이 협주곡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쇼팽의 뛰어난 연주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당시 기사 중에 오케스트라 투티 부분이 피아노와 잘 어우러져 협주곡의 정신을 완벽하게 전달했다는 비평이 이채롭다. 연주 후 쇼팽은 친구 티투스에게 소감을 말했다.


1악장 알레그로는 갈채를 받았어. 이 갈채는 대중이 진지한 음악을 어떻게 음미해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라르게토는 아주 큰 효과를 냈어. 연주를 마치자 박수와 브라보의 외침이 그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왔어.”

Evgeny Kissin/Antoni Wit - Chopin,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Evgeny Kissin, piano

Antoni Wit, conductor

Warsaw Philharmonic Orchestra

National Philharmonic Hall, Warsaw

2010.02.26

 

 

1악장: 마에스토소

고전적 협주곡 스타일에 따라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훨씬 간결하고 압축된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곡 첫머리에 모든 관현악의 합주가 있고, 현이 우아하게 제1주제를 제시한다. 이어서 제2주제가 오보에로 연주된 후 플루트, 바이올린으로 옮겨 간다. 그것이 끝나면 독주 피아노가 나타나 제1주제를 다시 제시하고 화려한 경과구를 거쳐 다시 제2주제를 연주한다. 격렬한 관현악으로 제시부를 마친다.

발전부에서는 제1주제가 중심적으로 다루어지며 피아노의 화려한 활약에 관현악이 보조를 맞춘다. 모든 관현악의 합주를 사이에 둔 뒤 시작하는 재현부에서는 제1주제를 짧게 다루고 곧이어 제2주제로 넘어간다. 그리고 제1주제에 의한 짧은 코다로 악장을 마친다.

2악장: 라르게토

쇼팽 피아노 협주곡의 백미는 단연 느린 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차 있는 이 라르게토 악장은 첫사랑에 대한 지고지순한 쇼팽의 마음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더욱 애절하다. 청년 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단적으로 표출한 악장이다.

곡의 형태는 일종의 녹턴이다. 조금 길지만 매우 감미로운 주제가 세 번 반복되는데, 그때마다 정취가 고조를 이룬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는 극적인 레치타티보 풍의 간주가 삽입되어 열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끝에 짧은 코다가 있다.

3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쇼팽의 조국인 폴란드를 대표하는 춤곡인 마주르카 스타일의 리듬을 가진 세 개의 주제로 엮어진다. 첫머리에 피아노로 제1주제가 나타난다. 모든 관현악의 합주에 이어 피아노의 하강하는 패시지를 거쳐 셋잇단음표의 화려하고 질주하는 듯한 악구에 이른다. 이어서 관현악 연주를 거쳐 피아노가 스케르찬도의 제2주제를 제시하는데 섬세한 선율이 매우 인상적이다. 후반부는 호른의 팡파르에 의해 분위기가 고조되며 피아노의 화려함과 더불어 웅장한 피날레로 종곡을 한다.

해설ㆍ정리 : 라라와복래 201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