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무장봉기'가 실패한 3가지 이유
베네수엘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 선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3/d726dfb1-0a62-430b-8744-4e819b170fcf.jpg)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 선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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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30일(현지시간)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카라카스 알타미라 광장 에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지지에 답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야권 정치인 레오폴도 로페즈와 중무장한 소규모 군인들과 함께 “군대 무장봉기로 마두로를 축출하자”라며 거리로 나섰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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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현장 |
베네수엘라 '무장봉기'가 실패한 3가지 이유
△과이도에 대한 軍·국민의 지지 부족
△봉기세력 역량 과신한 미국의 오판
△러시아 등의 견제
마두로 정권을 타도하기 위한 베네수엘라의 '무장봉기'가 수백명의 사상자를 남긴 채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봉기를 주도한 세력은 뿔뿔히 흩어졌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군과 함께 나타나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을 등에 업고 시작된 '임시대통령'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자유 작전'은 왜 실패했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 △군과 국민의 지지 부족 △미국의 오판 △러시아 등 견제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로 방송된 영상에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 군인 4000여명과 함께 등장, "군대가 미국의 달러에 자신을 판 반역자들의 쿠데타 시도를 물리치고 전례없이 뭉쳤다"고 말했다. 무장봉기 진압이 사실상 완료됐음을 선언한 셈이다.
지난달 30일 중무장한 군인들, 다수의 장갑차와 함께 찍은 영상을 공개하며 군과 시민들의 무장봉기를 촉구한 과이도 의장은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
과이도 의장의 멘토로서 그와 함께 무장봉기를 주도한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 전 카라카스 시장에 대해선 가택
연금 결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로페즈 전 시장은 현재 가족들과 스페인 대사 관저로 피신한 상태다.
이들과 함께 쿠데타를 시도했던 군인 25명은 브라질 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추진 중이다.
전날까지 유혈사태가 벌어졌던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시내는 현재 평온한 상태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이틀에 걸친 시위대와 군경의 무력충돌 과정에서 4명이 숨지고 230명 이상이 다쳤다.
미국 등 서방의 지지를 업은 과이도 의장은 당초 군인 가운데 상당수가 자신의 편에 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에게 합류한 군인은 수십명에 그쳤다. 마두로 정권 타도를 향한 국민들의 열의도 그의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카라카스에 모인 반정부 시위대는 당초 과이도 의장 측이 기대한 수만명이 아닌 수천명에 불과했다.
다수의장갑차와 화기로 무장한데다 수적으로도 우위에 있는 정부군을 상대로 애당초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오판도 실패에 한몫했다. 미국은 과이도 의장의 군사 및 대중 동원력을 과신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은 베네수엘라에서 무장봉기를 일으킬 경우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마지막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비호하는 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의 견제로 과이도 의장이 기대한 미군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무장봉기 발생 직후 "필요할 경우 베네수엘라에 대해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며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러나 러시아 등의 반발이 예상외로 커 군사개입 카드를 실제로 꺼내들진 못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주권국가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내정 간섭과 지도부에 대한 위협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을 투입할 경우 러시아도 이에 맞서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의 핵심 원유 공급처란 점에서다.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 구제금융을 지급한 대가로 베네수엘라의 유전 가운데 상당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일각에선 과이도 의장 측의 무장봉기 계획에 사전에 누설되면서 마두로 정권이 무장봉기에 사전 대비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사태 싸고 美·러 ‘장외 충돌’
美 “과이도 지지”… 군사행동도 거론
러 “마두로 옹호”… 美 개입 엄중 경고
양국 외무, 서로 “내정 간섭 말라”
반정부 시위 동력 못얻고 일단락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지지 세력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지지 세력 간 무력 충돌로 비화한 베네수엘라 사태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가 장외에서 충돌했다.
미국은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체제를 지지하며 군사 행동의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마두로 정권을 옹호하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미·러 외교장관은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전화통화에서 상대방을 향해 서로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모건 오타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과 통화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와 쿠바에 의한 개입이 베네수엘라와 미·러 양국 관계에 있어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 측에 마두로 대통령 지원 중단과 과이도 의장 지지 대오 합류를 촉구했다고 오타거스
대변인은 전했다.
오타거스 대변인은 이와 함께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면서 군사작전이 가능하며 필요하면 미국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저녁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선택지를 열어놓고 있다.
그들 중 몇몇은 매우 거칠기 때문에 언급조차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같은 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미국 측 요청으로 라브로프와 폼페이오 장관 간 전화통화가 이뤄졌다고 전하면서 미국 측 지원으로 야권이 권력 찬탈을 시도했다며 ‘미국 배후론’을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측은 주권 국가(베네수엘라)의 내정에 대한 미국의 간섭과 이 국가 지도부에 대한 위협이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력적 개입은 민주적 절차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시작돼 이틀간 이어진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는 큰 동력을 얻지 못하고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시점에서 전국적으로 민·군이 함께하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과이도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를 취재 중이던 기자가 부상을 당해 동료에 의해 현장에서 후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2/4b99e783-0211-4216-a647-5fc64f273329.jpg)
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를 취재 중
이던 기자가 부상을 당해 동료에 의해 현장에서 후송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폼페이오 장관 “러, 마두로 지원 중단하라”
러는 “미국은 내정간섭, 국제법 위반” 주장
양국 외무 통화에도 해결 실마리 안 보여
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화통화를 통해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쿠데타 시도에 이은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폭스와 인터뷰에선 “군사작전은 가능하다. 만약 (군사개입)이 필요하다면 미국은 할 것”
![3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의 모습. [EPA=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02/c85f76d6-3610-4492-9ad1-0bc063b776b5.jpg)
3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정부군과 대치하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의 모습.
[EPA=연합뉴스]
전날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 역시 이번 쿠데타의 미국 배후설을 제기했다.
과이도 의장은 1일(현지시간) 이틀째 군부에 '전향'을 촉구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려 했으나 거리로 나온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로 브라질 국경을 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1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방독면을 쓴 한 군인이 도망치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미, 베네수엘라에 “군사행동” 경고…중남미 무력 개입 버릇 도지나
폼페이오 국무장관 “군사행동 가능…필요하면 할 것”
던퍼드 합참의장 “대통령이 요구하면 지원할 준비”
미, 중남미 정권교체 개입 전례 반복할지 주목
러시아와 “개입 중단”·“마두로 지원 중단” 공방
▲ 문화일보 5월1일자 국제면.
베네수엘라 야권, 마두로 측근과 마두로 축출 비밀 논의”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네수엘라 야권 세력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측근들과 비밀 회동을
하고 마두로 축출과 임시정부 수립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당국자와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비밀 회동에 참석한 마두로 대통령의 측근 인물들은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 이반 라파엘 헤르난데스 대통령궁 경비대 사령관 겸 군 정보부장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회동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 야권과 정부 간 첫 접촉으로, 이 회동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마두로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마두로 정권 퇴진 집회 도중 주먹을 들어 올리는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엘리엇 에이브럼스 미국 국무부 베네수엘라 담당 특사는 베네수엘라 온라인TV 방송 VPItv에서 “정부 최고위층 인사 중 과반수가 대법원 및 과이도 의장과 함께 정부의 변화, 마두로 대통령으로부터의 일탈, 군 권한 보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은 합의가 거의 이뤄졌다고 판단해, 군 권한 보장과 마두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임명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정권 과도기를 위한 법적 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1일 저녁 국영 TV 방송에서 정부 측 인사들이 야권과 협상했다는 것은 ‘가짜 뉴스’라며, “20년 동안
베네수엘라를 통치해 온 사회주의 운동을 분열시키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이 미국에 파견한 카를로스 베키오 특사는 비밀 회동이 있었으며 정부 고위 인사들이 마두로의
퇴진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군부가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며, 우리가 정권 교체를 위한 단계의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과이도 의장이 마두로 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한 '자유의 작전'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사상 최대 시위를 촉구
하자,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1일 이틀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이 가운데 진압에 나선 군경과 시위대 간 유혈 충돌도 이어져, 20대 남성과 여성이 숨지고 46명이 부상을 입었다.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거리 시위에 참석한 마두로 대통령 부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과이도 군사봉기 결말은…혼돈의 베네수엘라 앞날 '안갯속'
軍이탈 미미하고 반정부 시위 예상보다 소규모…"현시점에선 실패"
마두로 권력장악도 불안…軍내부에서 '어느 편들까' 물밑논의 가능성
미국 등 국제사회 움직임도 관건…트럼프, 추가제재·군사옵션 꺼낼까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베네수엘라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1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상외로 큰 동력을 얻지 못한 채 끝나면서 앞으로 베네수엘라 사태 진전이 주목된다.
일단,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정권 퇴진 운동이 동력을 잃고 오히려 마두로 대통령의 장악력만 높여준 게 아니냐는 시선이 있는가 하면 군사봉기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반론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과이도 의장은 1일(현지시간) 이틀째 군부에 '전향'을 촉구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려 했으나,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에 등을 돌린 군 병력은 극소수였다.
거리로 나온 반정부 시위대도 수천 명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일단 현시점에서 전국적으로 민·군이 함께하는 대규모 봉기를 일으키겠다는 과이도의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스마일드 워싱턴중남미연구소(WOLA) 연구원은 가디언에 "야권이 그 전보다 약해졌다는 점에서 볼 때 이것은 명백한 실패"라며 "과이도는 자신의 연설이 마두로를 무너뜨릴 만큼 대규모 이탈 사태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과이도에 호응한 고위급 인사는 베네수엘라 비밀경찰(SEBIN)의 수장인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한 명에 불과했다.

반정부 봉기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면서 과이도가 체포 위기에 놓였다는 관측도 나오는가 하면 그의 '정치적 멘토'이자 야당의 유력 지도자인 레오폴도 로페스가 스페인 대사관으로 피신하는 악재도 불거졌다.
이를 두고 스마일드 연구원은 "아마도 가장 강력한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 "상징적 영웅이자 이번 반정부 운동의 순교자가 지금으로서는 베네수엘라 영토 안에서 싸우는 것을 포기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정국 주도권이 마두로 현 대통령에게 완전히 넘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두로 정부가 아직 야권 지도자들을 완전히 탄압하거나 시위대에 특별한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의 약점을 드러낸 신호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베네수엘라 고문을 지낸 벤저민 게던은 "과이도의
반정부 운동이 완전히 KO된 것은 아니다"며 "영토 전체를 장악하고 군사력을 독점한 독재자를 몰아내는 일은 어렵지만, 정권교체는 예상외로 빨리 일어나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내일 당장 무너진다고 예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두로가 권력 장악에 특별히 자신 있어 한다는 신호를
볼 수도 없다"며 "마두로가 밤에 편안히 잘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과이도의 영국 특사인 바네사 네우만도 가디언에 "이것은 느린 보아뱀의 움직임과 같다.
단지 몇 시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아직 마두로 정권에 충성을 바치는 것처럼 보이는 군부가 물밑에서는 어느 편을 들어야 하는지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이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의 전직 외교관인 에릭 판스워스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이웃 나라가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 내부의 이런 논의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베네수엘라 군 지휘부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최고위층의 누군가가 진영을 바꾼다면 정부가 무너지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사태의 향방에는 라틴아메리카의 인접국뿐 아니라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 열강의 스탠스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이도 의장을 적극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역할이 주목된다. 초당적인 지지를 받는 몇 안 되는 외교 분야 현안인 베네수엘라 정책을 내년 재선의 열쇠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잇단 제재로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조이고 있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은행과 기업들에 추가 제재를 가하거나,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와 거래하는 외국 기업들에 '세컨더리 제재'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진단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모든 옵션'을 운운하며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국제적인 무력 충돌로 비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로이터는 세계 각지의 무력 분쟁에서 발을 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새로운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고, 미국 정부가 여전히 외교와 경제적 압박을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릴 최선의 방법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만약 미국이 무력 사용을 결심한다면 최근 베네수엘라에 무기와 수백 명의 병력을 파견한 러시아와의 충돌도 불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자유작전
‘낭만의 도시’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붉은 스페인풍 지붕은 도시를 덮었다. 1
960년대 말에는 모더니즘 건축물로 무장했다.
4∼5월이면 기타 페스티벌. 가슴을 저리게 하는 남미의 향수가 넘친다. 하지만 옛이야기다. 지금은 다르다.
카라카스는 아우성치는 혼돈에 뒤덮였다.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 “마두로 아웃”을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한다.
마두로는 좌파 포퓰리즘을 앞세워 14년 장기집권을 한 우고 차베스를 이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다.
지금도 재정 살포 외에는 이렇다 할 정책은 없다.
“더 이상 나라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외치는 시민들. 그들을 향해 총탄이 날아들고 경찰 장갑차가 돌진한다.
카라카스 거리는 피로 얼룩졌다.
베네수엘라 경제는 파탄 났다.
과거의 영화는 온데간데없고 고통만 바다를 이룬다.
자고나면 떨어지는 돈의 가치.
아무리 많은 지폐를 가져도 휴지보다 못하다.
빵 조각 하나 사기조차 힘들다.
히틀러 등장 직전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내달린 독일보다 더하다.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 “군은 더 이상 마두로를 지지하지 않는다”,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자유작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반마두로를 선언한 비밀경찰(SEBIN) 수장, 망명을 위해 브라질 대사관에 뛰어든 25명의 군인, 마두로 군부에 맞서
총격전을 벌인 군인들…. 자유작전은 실질적인 무력 대결로 번지고 있다.
이제 좌파 포퓰리즘은 무너지는 걸까.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강대국의 ‘장기 놀음’이 시작됐다.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목청을 높였다.
“쿠바 군과 민병대가 베네수엘라 헌법의 죽음과 파괴를 가져오려는 목적의 군사작전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최고 수준의 제재와 금수 조치를 취하겠다.” 러시아를 등에 업은 쿠바의 개입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직접적인 군사 개입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베네수엘라의 운명은 어찌 될까.
자유를 쟁취할까, 내전에 멍든 시리아 난민의 전철을 밟을까.
‘실패한 포퓰리즘’은 어찌 그리도 후안무치할까.
강호원 논설위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