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쓰다듬고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5/24/29e43aa0-161c-42c0-a6f4-d7931acbe4f2.jpg)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쓰다듬고 있다.
[AP=연합뉴스]
USA-TRUMP/2019년 5월 24일(현지시간) 일본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떠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밤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 후 최초로 일본을 국빈 방문해 3박4일 간의 방일 일정에 돌입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과 다음달 오사카(大阪)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같은
외교 이벤트를 부각해 개헌 논의의 향방을 가를 7월 참의원(參議院)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은 2017년 11월에 이어 2번째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25일 밤 일본에 도착한 뒤 26일 아베 총리를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아베 총리와 함께 일본의 전통 씨름인 스모(相撲) 경기를 관람한다.
미국 대통령은 상대국에 미국 공군기지가 있을 경우 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도쿄 요코타(橫田) 미군 공군기지를 통해
일본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나루히토 일왕을 만난 뒤 아베 총리와 11번째 양자회담을 가지며 회담 후에는 공동기자회견이 예상된다.
저녁에는 일왕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화브리핑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일에 대해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초(cornerstone)”이라면서 미국과 일본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음을 강조
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 “거기서(공동기자회견에서) 그들은 (미·일) 관계와 관련한 매우 흥미로운 발표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 일왕에게 작별 인사를 한 뒤 미국 해군 제7함대의 모항인 요코스카
(橫須賀)항을 방문해 주일미군 격려 행사를 갖는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코스카항 방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군함 1척을 방문하고 미군을 상대로 메모리얼 데이(미국 현충일·5월 27일)와 미·일 동맹 및 역내 공격 억지를 위한 동맹의 중요성은 물론 미·일 파트너십의 본질을 강조하는 연설을 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슈퍼 매파이자 일본과 가까운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일본에 도착했다. 볼턴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문에 앞서 당국자들과
만나기 위해 일본에 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일본 도착 사실을 알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직접 요구
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이 24일 복수의 한·미·일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구체적인 현안은 언급하지 않은 채 한일·관계에 대해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신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한·일관계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한일관계의 악화가 한미일의 안보 협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쳤던 모습.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오늘 국빈 방일..미·일 '겉은 밀월, 속은 무역 긴장'
스모·골프로 브로맨스..중요 선거 앞둔 두 정상 '밀착외교' 홍보
트럼프 압박-아베 방어 '무역 신경전' 예상..결과 따라 역풍 가능성
일본 경찰, 2만5천명 동원 역대 최대급 경호..'과잉접대' 비판론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부터 나흘간 일본을 국빈 방문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에서 골프를 함께 치고 나란히 스모를 관람하며, 일본식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즐기는 등 '브로맨스'를 과시할 예정이다.
각자 중대 선거를 앞두고 만나는 두 정상은 미일 간 '밀월'을 적극 홍보하며 자국 내 정치에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 무역 개방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막아내려는 아베 총리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과도한 경호·경비와 접대 문제를 놓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 일본 아베 총리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브로맨스' 과시하는 미일 정상…스모 씨름판 위에 서는 트럼프
24일 일본 정부 발표 등에 따르면 25일 저녁 하네다(羽田) 공항에 도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오전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골프를 친다.
라운딩에는 원로 골프선수 아오키 이사오(靑木功)도 초청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헬기를 타고 도쿄(東京) 료고쿠(兩國)에 있는 국기관으로 이동해 스모 경기를 관전한다.
격투기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아베 총리가 마련한 이벤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 제작한 '트럼프 배(杯)'를 우승 선수에게 수여한다.
스모 씨름판(도효·土俵) 위에서 어떤 '쇼맨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두 정상은 스모 경기장을 나와서는 도쿄의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만찬을 함께 한다. 어패류나 고기, 야채 등을 손님 앞에서 직접 화로에 구워주는 곳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친밀함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만찬 장소로 낙점됐다.
셋째 날인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왕궁(황거)에서 열리는 환영 행사에 참석하고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만난다.
두 정상은 오전 중 도쿄 모토아카사카(元赤坂)에 있는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에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들의 가족들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저녁에는 일왕이 주최하는 궁중만찬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요코스카(橫須賀)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이즈모급 호위함(구축함)인 '가가'(かが)에 승선해 미일 간 군사적 동맹을 과시한 뒤 오후에 일본을 떠날 계획이다.
트럼프 경비를 위해 쓰레기통 뒤지는 일본 경찰 (도쿄 교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경찰관이 25~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둔 23일 도쿄
(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서 쓰레기통을 수색하고 있다.
2019.5.24 bkkim@yna.co.kr
◇ 무역문제 갈등 예상…北문제 이견으로 공동성명 안 낼 듯
북한 문제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중 하나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은 24일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건 없이 북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자신의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할 계획이라며 두 정상이 북한이 지난 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둘러싸고 대응 방침을 서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둘러싸고는 아베 총리는 미사일 발사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뢰 위반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두 나라 사이의 온도차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의견 차이로 공동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두 정상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예상되는 부분은 무역 문제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일 기간 일본에 대한 무역 압박 강도를 높이고 이를 자국 유권자들에게 적극 알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베 총리는 무역 관련 의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릴 경우 자국 내 정치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만큼 이런 공격을 막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근함을 강조하며 이를 여름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불쏘시개로 이용할 속셈
이지만, 자칫 무역 문제 때문에 이번 회담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밀월 속 줄다리기 격화'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육류 업계와 농가가 미중 무역마찰로 대
(對)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일본의 농산물 관세 인하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아베 총리와 브로맨스를 과시했지만 회담이 끝나자
마자 "일본은 자동차를 낮은 관세로 미국에 수출하지만, 미국이 수출하고 싶어하는 농산물을 일본은 사지 않는다"고
불평을 쏟아낸 바 있다.
마이니치는 주일미군의 주둔 경비 부담 문제도 이번 회담의 불씨라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함께 골프를 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 트럼프 경호에만 2만5천명 동원…'과잉 접대'에 비판 여론도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 일본 경시청은 2001년 동시다발 테러 발생 때 이후 가장 많은
2만5천명의 경호 인력을 동원할 계획이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당시 동원된 인력보다 2배 이상 많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 왕궁, 스모 경기장 등을 방문하며 활발하게 이동하기 때문이지만, 그만큼 시민들의
불편은 커진다.
경시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는 하네다공항과, 도쿄 도심 주요 역의 유료 사물함을 비우고 쓰레기통을 폐쇄했다.
왕궁 주변에는 드론 테러에 대비한 '무인항공기 대처부대'를,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에 따라 테러대책 초동대응부대를 각각 배치할 계획이다.
도심 곳곳의 도로도 통제돼 경시청은 홈페이지의 우회로 안내를 참고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일정과 관련해서는 '과잉 접대'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스모팬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모 씨름판의 바로 앞인 '마스세키(升席)'에서 '양반다리'로 앉는 관례를 깨고 의자에 앉아서 관전할 계획인데, 이에 대해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자 위 관전이 전통에 어긋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호원들로 인해 다른 관객들이 마스세키에서 관람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스모팬들은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야권 등 정치권에서는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잇달아 일본으로 초청해 우애를 과시하면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기 끌어올리기를 도모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도쿄신문은 지난 22일자 지면에 아베 정권이 겉보기와 달리 미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는 척만 하는 외교'를 하고 있어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일본 무역협상 (PG) [최자윤 제작] 일러스트
bkkim@yna.co.kr
아베는 '관광 가이드'? 트럼프 日서 어떤 대접받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3박4일간 일본을 방문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트럼프의 기분을 좋게하라'는 특명까지 내리며 최고의 '오모테나시(일본식 극진한 접대)'를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밤 전용기편으로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26일부터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루히토 일왕 즉위와 함께 개막된 '레이와 시대'에 최초로 일본을 국빈 방문하게 된다. 일본은 2만5000여명의 경호 인력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의 대우를 한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때보다도 2배 더 많은 인력이 배치되는 것이다. 이밖에 경호를 위해 도쿄 도심 곳곳의 도로를 통제하고, 주요시설의 유료 사물함 및 쓰레기통을 모두 폐쇄한다. 일본의 랜드마크인 스카이트리에도 성조기를 상징하는 빨간색, 파랑색, 하얀색의 조명이 켜진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바현에서 '골프 회동'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이를 앞두고 아베 총리는 하루 6시간 골프 연습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번 라운딩에는 일본 프로골퍼 아오키 이사오까지 동행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사오가 동행하는 이유에 대해 "1980년 US오픈에서 잭 니클라우스(미국)와 아오키가 결투를 벌였던 장면이 화제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후엔 두 정상이 도쿄 료고쿠에서 스모 경기를 함께 관람한다. 이날은 여름대회 우승자가 결정되는 날로 트럼프 대통령이 우승자에게 특별제작된 트로피를 수여하는 깜짝 행사도 있다. 여기에 아베 총리는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불편한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특별좌석까지 만들어 경기장에서 가장 가까운 '마스세키'석에 배치했다. 스모 관람 행사는 아베 총리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저녁은 번화가 롯폰기의 선술집 '로바다야키'로 이동해 부부 동반 화로구이 만찬이 열린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선택한 메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했을 때는 일본식 철판구이 레스토랑에서 일본 소고기인 '와규'와 전복을 대접했다. 이튿날인 27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왕궁을 방문해 나루히토 일왕을 만나고, 오전 중 아베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양측은 회담 후 공동성명은 발표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를 놓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와 무역협상 등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농산물 시장을 개방할 것으로 요구하는 등 조기 무역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농산물 시장 개방 대신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없애달라고 요구하지만 미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무역협상을 선거 이후로 미루자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 중이다. 공동성명은 없지만 다른 형태로 깜짝 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 22일 미 행정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공동기자회견을 열 것 같다"면서 "매우 흥미로운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정상회담 이후인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납북 일본인 피해자 가족들과 만난 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은 일왕이 주최하는 궁중만찬이다. 마지막날인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가나가와현의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를 찾는다. 두 정상은 이즈모급 호위함 '가가'에 승선할 예정이다. 이자리에서 아베 총리의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 구입 계획을 밝히며 무역협상에 불만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 달래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행사를 마친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편으로 출국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아베 총리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면담하며 정상회담 담금질에 돌입했다. 교도통신은 이 자리에서 양측이 27일 열릴 미일 정상회담의 협의 내용을 확인하고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 등을 논의 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국빈 방문을 환영하며, 미일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강기준 기자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쓰다듬고 있다.
[AP=연합뉴스]
극진한 환대…무역교섭 질문에 동문서답
미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은 5년만
궁전에 레드카펫 깔고 일왕부부가 맞이
볼턴, 아베 면담…정상회담 의제 논의
25일부터 나흘간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측의 극진한 환대 분위기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NHK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일본의 역사적인
시기에 전 세계에서 유일한 주빈(主賓)으로 초대받았다”고 말했다.
나루히토(徳仁) 새 일왕 즉위에 맞춰 해외 인사로는 첫 국빈 초대를 받은 것에 대한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로부터 주빈 초대 소식을 직접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트럼프의 이런 답변은 기자들의 질문 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NHK에 따르면 당초 질문은 일본과 무역교섭에 대한 것이었다.
이번 방문이 일왕 즉위를 축하하는 일인 만큼 갈등 요소에 대한 언급은 애써 피하는 모양새를 연출한 셈이다.
지난 23일 일본 경찰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트럼프 국빈방문에 맞춰 대대적인 경호 작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 맞춰 일본 경시청(경찰청)이 대대적인 경호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오는 25~28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 이후 첫 국빈 방문이라는 점에서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때와 같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당시 동원된 경비 인력은 1만명 수준이었다.
경시청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26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스모(相撲) 관람이다.
통상 외국 정상들이 앉았던 2층 귀빈석 대신 도효(土俵ㆍ스모 씨름판) 정면에 위치한 1층의 마스세키(升席)에서 관람할 계획인데, 사방으로 개방된 공간이기 때문에 테러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앉은 좌석 주변은 판매가 중지되고 있으며, 다른 마스세키 좌석 구매자에 대해선 이름 등의 신고를 요구하고 있다.
스모에서는 높은 계급의 선수가 하위 계급의 선수에게 패했을 때 관객들이 자신이 깔고 앉아있던 방석을 던지는 관습
이 있는데, 결승전 관람 중 트럼프 대통령이 위층에서 던지는 방석에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경호원들이 주변에 배치될 예정이다.
27일엔 나루히토(德仁) 일왕 면담과 궁중 만찬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차량 검문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궁내청은 평소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는 고쿄의 동쪽 정원인 히가시교엔(東御苑)을 26일
부터 28일 정오까지 개방하지 않는다.
고쿄 주변의 드론 비행에 대한 대처에도 나선다.
경시청은 무인 항공기 대처 부대를 대기시켜, 드론 비행을 방해하는 전파방지 장치를 설치했다.
아울러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골프 라운딩이 예정된 지바(千葉)현에서도 대규모 경비병력이 대기할
계획이다.
공항과 지하철역 등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에 대한 경비도 강화되고 있다.
스모 경기가 열리는 료고쿠(兩國)국기관 주변 료고쿠역 등 지하철 주요 역사의 유료 사물함 사용을 순차적으로 중단해 모두 비우도록 했고, 25일부터 쓰레기통을 봉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하네다(羽田)공항에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졌다.
한편, 아베 총리는 26일엔 일본 번화가인 롯본기(六本木)에 위치한 일본식 선술집인 로바다야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로구이를 대접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에 대해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친밀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때는 일본 식 철판구이 레스토랑에서 일본 소고기인 와규(和牛)와 전복을
대접했다.
아베 총리는 자국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만찬 메뉴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일본 특유의 극진한 ‘오모테나시(손님 접대)’를 부각해 왔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도쿄 교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경찰관이 25~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둔 23일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에서 검문하고 있다.
2019.5.24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