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스톡홀름 담판' 노딜..비핵화협상 하노이회담前 후퇴
↑ 숙소였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을 출발하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
/사진=연합뉴스
北美 '스톡홀름 담판' 노딜..비핵화협상 하노이회담前 후퇴
美 '창의적 아이디어' 제시에도 北은 "협상 결렬"..비핵화-제재해제 이견 여전
北, 연합훈련 중단 등 요구하고 영변폐기는 언급 안해..싱가포르 합의 직후 상황
스웨덴 '2주내 협상재개' 제안에 美 '수용'·北 '무응답'..협상중단 장기화 갈림길
(서울·스톡홀름=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김정은 특파원 = 북한과 미국이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지만, 또 빈손으로 돌아섰다.
완전한 비핵화와 이에 따라 제공될 대북 안전보장 및 제재해제를 둘러싼 협상에서 현격한 견해차만 확인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비핵화 협상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특히 북한은 핵실험 중지 등 자신들의 선제 조치에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으로 화답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내놓았던 '영변 핵시설 폐기'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협상 상황이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후퇴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직후로 돌아갔다는 평가
까지 나온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마주 앉아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북미 간 협상은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여만으로, 정상회담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의 실무진이
비핵화 등 실질 문제로 머리를 맞댄 것은 지난해 화해 국면이 조성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양측이 긍정적인 발언을 주고받았기에 협상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김명길 대사는 오전 2시간, 오후 4시간 정도의 협상 뒤 '결렬'을 선언했다.
일단 북미 양측은 모두 협상 진전을 위한 나름의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결렬 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다"고 밝혔고, 북한 김명길 대사도 "현실적인 방도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제시한 '창의적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유연한 입장이 반영된
여러 방안이 제시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의 정의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고 핵시설 동결, '영변 폐기+α'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설을 비롯한 안전보장 조치와 섬유·석탄 수출제재의 유예 등 일부 제재완화가 상응조치로 제시됐을 수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6일 "미국의 새 제안에는 제재완화 방안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미 간에 많은 내용이 논의된 것 같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니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웨덴 북한대사관 앞에서 성명 읽는 김명길 (스톡홀름=공동취재단)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6시30분께 스톡홀름 외곽 북한대사관 앞에서
이날 열린 북미 실무협상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북미 실무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2019.10.6 kje@yna.co.kr
특히 북한은 당장은 미국의 제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김명길 대사는 이날 '현실적 방도'를 제안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 자신들이 취한 조치를 나열한 뒤 "우리가 선제적으로 취한 비핵화 조치들과 신뢰구축 조치들에 미국이 성의
있게 화답"해야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추가 제재, 한미 연합군사훈련 지속,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거론했다.
이런 조치들이 중단돼야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든, 영변 핵시설 폐쇄든 다음 단계 비핵화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노이 회담때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를 '카드'로 내놓았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아니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제재
중단 등을 요구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이번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자신들이 취할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여러 '창의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더라도 북한은 이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셈이다.
물론 북한이 이런 입장이 끝까지 유지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상황은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후퇴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명길 대사가 협상 뒤 미국을 향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다",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는 등의 발언으로 비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물론 김 대사는 이번에도 '생존권'과 '발전권'을 언급하며 자신들의 궁극적인 요구는 '안전보장'과 '제재해제'임은 재확인했다.
그는 또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비핵화 조치에 걸맞은 안전보장·제재해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으로 읽힌다.
'하노이 노딜'의 배경인 비핵화와 안전보장·제재해제 이행을 둘러싼 간극도 여전한 것이다.
그러나 협상장 분위기는 김 대사의 이런 거친 반응과 비교하면 차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이 북한의 이런 반응을 두고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도 북한의 반응이 협상때와는 달랐다는 점을 방증한다.
북한의 성명에 협상 상황이 반영됐다기보다는 미리 작성된 '기본 입장'에 가까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대표단 차량 북미 실무협상장行 (스톡홀름=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실무
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대표단을 태운 차량이 5일
(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북미 실무협상장으로 향하는 도로로 진입하고 있다.
2019.10.5 kje@yna.co.kr
문제는 앞으로다. 협상이 다시 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이번 실무협상에 앞서 "(이번 협상에서)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거린다면 조미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지난달 9일 담화)고 경고해왔다.
다행히 김명길 대사는 당장 미국과 대화를 완전히 접겠다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그는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하다"면서 "(미국 측에)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말해 협상 지속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권고'라는 표현도 이례적으로
정중하다.
그러면서 "이번 조미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협상 조기재개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주 이내에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주최 측 초청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 어렵사리 재개된 협상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북미 간 실무협상으로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비건 대표와 만나 대응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톡홀름=AP/뉴시스 2019.10.06. 北 "연말까지 숙고하라"…파국 대신 여지 남겨둔 스톡홀름 협상 북미, 7개월 만에 '상견례'… 또다시 '제자리 걸음'
|
【서울=뉴시스】김성진 김지현 홍지은 기자 =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no deal) 이후 약 7개월 만에 마주 앉은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북한 측은 이번 실무회담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며 "결렬
됐다"고 주장했지만,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두고 양측이 향후 치열한 물밑접촉과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이번 협상"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고 말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북미 대화가 파국으로 치달았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향후 북미가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명길 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스톡홀름 회담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며 "이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우리가 이미 미국 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
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면서 "이번 조미(북미) 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스웨덴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마치고 7일 오전 경유 지인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사진|박은경 특파원 |
김 대사의 발언은 일차적으로 미국 측의 '계산법'에 대한 실망으로 읽힌다.
북미 정상은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북미 정상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지면서까지 실무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7개월 만에 어렵게 실무협상을 재개했음에도 북한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라고 할 만한 성과물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일방적이고 구태의연했다고 주장하고, 빈손이라는 표현 등을 한 점에서
하노이 셈법에서 진전된 대응 수단을 미국이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하노이 셈법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하노이 트라우마'가 있어서 큰 것을 얻기보다 확실한 것을 얻는 게 중요하다"며 "가시적으로 손에 잡힐 것을 미국이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 |
【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2019.06.30. pak7130@newsis.com |
김 교수는 "미국이 정말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북한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에 최소치에도 충분치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만 '영변 플러스 알파'(+α)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도 '플러스 알파'(+α)를 요구하고 있다. 북미 모두 적게주고 많이 받으려고 하니 애당초 쉽지않은 협상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미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관계 설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실무협상에서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구체화하고 동시에 연락사무소 설치,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비롯한 체제 안전보장 문제와 더불어 일부 제재 완화 등의 카드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명길 대사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 해제와 관련해 북미 간 간극이 여전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이번 협상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표현해 일정 부분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이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이지만, 북미 대화의 파국으로 곧장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북한이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은 기싸움의 전형"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북미 실무자간 상견례 협상에서 합의문이 나왔다면 북핵 문제가 26년간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견례 협상 한 번만으로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사는 협상을 끝낸 것이 아니라 아니라 '중단'한다면서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대화 재개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대화가 여전히 열려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성명에서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 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의 70년에 걸친 한국전쟁과 적대관계의 유산을 주말 단 하루의 회담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것들은 중대한 현안들이며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미국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4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열린 예비접촉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끝났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와 권정근 북한 외무성 전 미국국장이 참석한 예비접촉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견례 성격의 첫 실무회담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제3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는 일정이 복잡해진 측면은 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스웨덴 측이 2주 내에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나도록 초청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아직
이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jpg)
월간조선 뉴스룸
북한 입장에서는 본국에 보고를 마치고 다시 전략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추후 담화나 성명 등을 통해 북미 협상 관련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지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가 국내외 여론 탐색전을 통해 입장을 정리하면
이르면 10월 중에도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10월 이후로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협상이 더 미뤄질 경우 11월 미국 대선 레이스가 시동을 걸고,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까지 겹치면서 더 짧은 시간
안에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부담이 양쪽 모두에게 걸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0월 중에 두세 차례 만난다고 하더라도 북미회담을 연계시키는 게 쉽지 않은
스케줄"이라며 "내년 2월 정도가 미국에서는 전국 대선 일정들이 시작되는 일정이다. 그때가 되면 유세 레이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또다시 성과 없이 종료된 데 대해 신중함을 유지하면서도 대화 동력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상황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협상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실무협상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점이 중요하다"며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 북미간 실무협상으로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한다"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는 실무협상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를 조만간 개최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특별대표가 조만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ksj87@newsis.com, fine@newsis.com, rediu@newsis.com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운데)가 5일(현지시간) 미국측과 회담후 북한대사관으로 돌아와 미국을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스톡홀름=김성탁 특파원
NSC, 4일에도 “실질적 진전 기대”
특히 지난달 23일 한ㆍ미 정상회담 직후에 청와대는 북·미 관계의 ‘전환’을 거론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ㆍ미 정상회담 뒤 ‘전환’ 강조
![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06/1edd4cf6-be01-4f46-8b9a-c90cbe62b031.jpg)
UN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인터콘티넨탈 바클레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하노이 회담 때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외무부 청사를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0/06/ad17121d-01e6-425c-a8f7-c32de0db0246.jpg)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4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시내 외무부 청사를 방문한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협상 재개 가능성 열어준 건 스웨덴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입장 말미에서 “미국은 스웨덴 외교부가 이번 협상이 가능하도록 장소와 기회를 제공한 데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도 밝혔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운데)가 미국 측과 회담 후 북한대사관으로 돌아와 미국을 비난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스톡홀름=김성탁 특파원]](https://t1.daumcdn.net/news/201910/06/joongang/20191006153226149uxed.jpg)
북한은 지난 1일 실무협상 재개 방침을 발표한 뒤 13시간 만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5일(현지시간) 협상 결렬을 발표하며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거론했다.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나오지 않았다”며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린 뒤 “우리의 핵시험과
ICBM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되살리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있다”고 위협하면서다.
김 대사가 ICBM을 거론한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보내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6ㆍ12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이래 국내외에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운 것이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실험 중단”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사의 ICBM 언급은 이런 트럼프의 업적을 깨트릴 수 있다는 엄포인 셈이다.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https://t1.daumcdn.net/news/201910/06/joongang/20191006153226492aqkr.jpg)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지난 2일 SLBM 발사는 잠수함이 아닌 수중 발사로 수위를 조절했다”며 “다음 차례는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SLBM 잠수함 발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군의날 및 개천절 기념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https://t1.daumcdn.net/news/201910/06/joongang/20191006153226677hqhe.jpg)
또 김 대사는 협상을 ‘결렬’이라고 한 데 반해 3시간 뒤 나온 미국 국무부 발표는 협상 ‘종료’로 북한과 차이가 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t1.daumcdn.net/news/201910/06/joongang/20191006153226840moae.jpg)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北, 전형적인 '판 흔들기 전략'…북미회담 재개될 것"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약 7개월 만에 재개된 북미 간의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결렬됐지만,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후속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다시 한번 미국을 압박하는 전형적인 '판 흔들기' 전략을 구사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어조나 미국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협상의 동력이 사그라들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비핵화 정의와 방식, 상응 조치 등을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이번 회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향후 협상 과정에서도 팽팽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6일 이번 협상에서 북한의 협상 결렬 선언이 "전형적인 기 싸움"이라고 분석하며
북미 모두 합의점은 찾지 못했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예비접촉에서 의제를 6·12(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항으로 하고, 의제 토론순서도 4개항 순서대로 하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단지 3항의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상태, 완전한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합의 방법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밖으로 드러난 협상 내용만 놓고 볼 때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영변+α'라는 유연성이 가미된 협상안에 북한의 긍정적 검토와 미국의 새로운 방안 등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협상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북미 양측이 상대 입장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만큼 탐색전을 끝내고 10월 중 실무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 북한 대표단은 이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중국국제항공
이와 관련, 미국은 북한의 협상 결렬 발표에 대해 한 번의 협상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스웨덴 측이 논의 지속을 위해 2주 내 다시 모이자고 초청을 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역시 북한의 행동을 "미국을 강하게 압박해 자기들 요구를 관철하려는 협상 전술", "판 흔들기"라고 분석하며 "비핵화 협상 동력이 떨어졌다고 보지 않는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판 깨기' 의도였다면 굳이 '연말까지 보겠다'는 유보적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없었다는 해석이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이 자기들이 요구한 '새로운 셈법'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미국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이번 접촉에서 미국이 생각하는 상응 조치를 다 풀어놓은 것 같지는 않다고
추정했다.
북한이 다음 협상을 의식해 '최대 요구치'를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선(先) 상응 조치 후 비핵화'를 요구하고 '미국의 추가 제재, 한미 연합군사훈련,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를 비난한 사실을 거론 "(북한의 요구 조건이) 오히려 하노이 회담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그런 조건은) 미국이 절대 받을 수 없는 것들로 다음 번 협상을 위한 '복선'으로 보인다"며 "다만 그것이
정말 북한의 입장이라면 앞으로 협상은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1일 보도했다.
2019.09.17.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