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임종석·김세연 불출마…물갈이 방아쇠 당겼다
도토리 깍지
2019. 11. 18. 09:49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세연 의원실 제공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5월18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비서실장(왼쪽), 김세연 의원
기득권 버린 두 정치인의 선택, 여의도 흔들다
임종석-김세연, 총선 불출마 선언
민주당 86세대 간판 임 전 실장
"제도권 정치 떠나 통일운동 매진"
한국당 개혁소장파 상징 김 의원
"당 수명 다해.. 다 같이 물러나야"
여야 인적쇄신 넘어 세대교체 주목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3선인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잇따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임
전 실장은 현 정부 핵심 실세이자 진보진영 86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김 의원은 보수진영 내 개혁성향 소장파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철희·표창원 민주당 의원이나 유민봉 한국당 의원 등 초선급의 불출마 선언이 인적 쇄신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면,
무게감이 있는 두 중견 정치인의 불출마 선언은 좀 더 근본적인 세대교체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자산이 상당한 두 인사의 ‘파격적인 내려놓기’가 주는 참신함에 여론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향후 여야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할 전망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이제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며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국회의장 출신 5선의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지키고 있는 서울 종로구 출마에 도전할 뜻을 비쳐왔지만,
정 의원이 이번에도 출마 의사를 보여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임 전 실장의 한 측근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종로 출마 의사가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새롭게
조성된 남북관계 국면이 교착되고 후퇴하는 걸 보면서, 본인이 작은 영역에서라도 활동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 전 실장도 페이스북에 “제겐 꿈이자 소명인 일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고 한다.
서울과 평양을 잇는 많은 신뢰의 다리를 놓고 싶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슷한 시각, 김세연 한국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강도 높은 자기반성과 당을 향한 뼈아픈 비판도 함께 내놓았다.
김 의원은 “화석화돼버린 정파 간 극단적 대립 구조 속에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혐오증에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며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고, 무너지는 나라를 지켜낼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밝혔다.
그는 “당을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며 창조적 파괴론도 내놓았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언급하며 “두 분이 앞장서시고 우리도 다 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 두지 말고 모두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제안했다.
이어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내부에선 두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면서도 두 정치인의 ‘내려놓기’가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86세대는 지난 16~17대 총선에서 ‘배려받아’ 당에 들어와 당선됐다.
이제는 ‘배려를 해야 하는’ 세대가 됐다”고 말했다.
보수 야권에서는 답보 상태의 통합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국당의 한 초선 의원은 “보수통합을 추진하는 연장선상에서 당의 판을 아예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한국당의 틀로는 안 된다는 것이
분명한 만큼 당 지도부를 포함해 각자 거취를 되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미나 서영지 김원철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
ⓒ 한겨레신문사,
![김세연 부산 3선.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8/32e91881-97d7-4ab5-b216-e4f28110f0da.jpg)
김세연 부산 3선.
[연합뉴스]
임종석·김세연 불출마…물갈이 방아쇠 당겼다
여야 중량급 인사 깜짝퇴진 충격
임 “정치 떠나겠다” 은퇴 선언
김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민폐”
“저는 오늘 제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17일 오전 11시30분, 국회 정론관이 술렁였다.
단상엔 김세연(47·3선·부산 금정) 자유한국당 의원이 섰다.
당 지도부에도 알리지 않은 깜짝 회견이었다.
김 의원은 이날 “정파 간의 극단적인 대립구조 속에 있으면서 ‘실망-좌절-혐오-경멸’로 이어지는 정치 혐오증에 끊임
없이 시달려왔음을 고백한다”면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런 뒤 한국당의 ‘완전 해체’를 주장하고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에겐 “다같이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창조를 위해서는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며 소속 의원 전원 불출마도 촉구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18/de54f230-85d5-45e8-addb-9eee5359f3ef.jpg)
임종석 전 비서실장.
[연합뉴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낮 12시10분쯤 임종석(53)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40분 뒤였다.
임 전 실장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먹은 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 역시 여권 지도부와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전격 불출마를 발표했다.
임 전 실장 역시 여권 지도부와 논의를 거치지 않고 전격 불출마를 발표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임 전 실장의 불출마 결정과 관련해 “학생운동을 할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라면서 당혹해 했다.
임 전 실장은 여권의 주요한 전략자원으로 꼽히던 핵심 인사다.
내년 총선에선 서울 종로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동작을 투입설이 돌던 터였다.
임 전 실장과 김 의원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들의 ‘용퇴’는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란 분석이다.
임 전 실장과 김 의원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들의 ‘용퇴’는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란 분석이다.
친문, 86그룹 의원(민주당)과 친박, 영남·강남 의원들(한국당)에 용퇴 압박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① 왜 불출마 선언했나=두 사람의 메시지는 온도 차가 있다.
① 왜 불출마 선언했나=두 사람의 메시지는 온도 차가 있다.
김 의원은 ‘지도부 용퇴’ ‘의원 전원사퇴’ ‘당 해체’ 같은 고강도 쇄신 요구를 담았다.
실제로 의원 전원 불출마로 번질지는 미지수지만 김 의원이 영남권 3선이기 때문에 당장 영남권으로 물갈이론은 확산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최근 소장인사·초선 위주 불출마 “악화가 아닌 양화만 구축 당해”
이 경우 “영남권 출마를 추진 중인 홍준표 전 대표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태호 전 의원 등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은 커질 것”(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의원)이란 분석이다.
최근 소장인사·초선 위주 불출마 “악화가 아닌 양화만 구축 당해”
이 경우 “영남권 출마를 추진 중인 홍준표 전 대표나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김태호 전 의원 등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은 커질 것”(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의원)이란 분석이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보수통합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한다.
그가 촉구한 ‘당 해체론’은 바른미래당 유승민계의 요구와도 맥락이 닿아 있다.
반면에 임 전 실장은 정치적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 86그룹의 상징적 인사라는 점에서 본인 뜻과는 상관없이 세대교체론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에서 불출마 ‘트리거’를 당긴 이철희 의원도 이미 “86세대가 2000년께부터 국회에 들어와 얼추 20년은 했다.
이제 물러나면 좋겠다”고 세대교체론을 촉발한 상태다.
② 물갈이 폭, 어디까지=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마치 경쟁하듯 용퇴 인사가 한날 동시에 나오면서 물갈이 경쟁도 막이
② 물갈이 폭, 어디까지=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마치 경쟁하듯 용퇴 인사가 한날 동시에 나오면서 물갈이 경쟁도 막이
올랐다는 평가다.
민주당엔 이미 불출마 그룹이 상당수다.
7선의 이해찬 대표와 초선 비례대표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불출마로 당에선 본다.
초선 김성수·서형수·제윤경 의원 등 주변에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이 10명을 넘는다.
반면에 한국당은 김세연 의원과 부산 6선 김무성 의원, 초선 유민봉 의원, 경남 재선 김성찬 의원 등 네 명뿐이다.
한국당 당직자는 “70년대생 40대 김세연 의원이 저런 선택을 했는데 과연 영남권 중진들이 자리를 펼 수 있겠냐”며
“일부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③ 인적 쇄신인가, 양화가 구축당하나=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해찬·
③ 인적 쇄신인가, 양화가 구축당하나=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이해찬·
유인태 의원 같은 중진과 정청래·김현 전 의원 등의 친문계를 다수 물갈이하곤 빈 자리엔 신진 인사를 영입해 123석을 얻어 승리했다. 총선에서 이처럼 ‘현역 불출마’ 및 ‘세대교체’는 승리 방정식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불출마 선언의 대부분이 경쟁력이 있다는 소장 인사나 초선을 중심으로 나오면서 ‘악화(惡貨)가 아닌
양화(良貨)만 구축(驅逐)당한다’는 말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여권에서는 86 운동권 및 중진 그룹에, 야권에선 60대·법조인·관료 그룹에 쇄신 압박이 거세어질 것”이라며 “양측 모두 청년세대 수혈에 힘을 기울여야‘악화’만 남는 꼴을 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윤성민 기자 pirat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임종석-김세연 불출마, 신당 창당 본격화 '요동치는 여의도' 여권의 유력 잠룡이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한국당 내 대표적 개혁성향으로 꼽히던 3선 중진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구)은 당 해체를 주장하며 정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불출마 선언이 무게감 있는 여야 중진급 인사로 확대된 가운데 제3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도 본격화한다. 총선 승리를 위한 혁신 시도가 여야를 휘감으면서 정치권이 요동친다. 김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앞장서 한국당 해체, 현역의원 동반 퇴장 등 고강도 쇄신안을 실천하라고도 주장 했다. 김 의원은 "우리 모두가 불출마하는 방식이 되든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통과 공감능력을 상실한 당의 현주소를 비판하며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는 표현도 썼다. 김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점심 무렵 여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출마 선언문을 올렸다. 임 전 실장은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는 "제게 꿈이자 소명인 그 일(한반도 평화와 남북의 공동번영)을 이제는 민간 영역에서 펼쳐보려 한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들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한편 당 안팎에 미치는 파장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용퇴보다는 전체적인 정치 문화나 질서, 가치를 올바로 세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지도부는 사실상 당을 없애고 새로 출발하자는 고강도 쇄신 요구까지 잇따르자 고심하는 모양새다. 이달 5일 김태흠 의원(재선, 충남 보령시서천군)이 중진 책임론 등을 언급하며 첫 공개 인적 쇄신 요구를 시작한 이래 한국당 내에서는 초재선을 중심으로 논의가 계속됐다. 당 해체 요구는 12일 청년 당협위원장들 6명이 공론화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선언은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위한 또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얘기한 부분은 잘 검토해서 우리 당 발전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김 의원의 정치인으로서 고뇌에 찬 결정은 존중한다"며 "하지만 당은 (어느 한 사람이 아닌) 다양한 주장과 의견을 듣고 고민해야 한다. 김 의원의 요구도 당이 깊이 생각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정계 개편 시계도 바쁘게 돌아간다. 혁신 카드로 보수 대통합을 띄운 한국당은 유승민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변혁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변혁은 이날 신당기획단 첫 회의를 열고 독자적인 창당 논의를 이어갔다. 제3지대 구축을 목표로 하는 대안신당도 이날 발기인대회를 열었다. 한국당과 변혁 등의 보수 대통합 논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대안신당 등이 각자 추진하는 제3지대 구축의 성과 등은 12월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
‘일해야 할’ 사람들이 떠난다. 초선으로 당내 변화를 이끌었던 이철희·표창원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여권의 유력 잠룡(차기 대선주자)으로 꼽히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까지 ‘총선 불출마’ 선언했다. 보수 혁신을 주도했던 김세연자유한국당 의원도 불출마 행렬에 합류했다. 내년 총선에서 이들의 역할을 기대했던 각 진영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 혐오를 부르는 극단적 대립 정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뒤따른다. 임 전 실장의 결단은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취임 6개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임 전 실장이) 학생운동 때도 홍길동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더니 (불출마 소식을) 저도 여기 들어와서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1980년대 민주화를 위해 투신했던 정치적 동지조차 임 전 실장의 결단을 미리 파악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전국 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인 이 원내대표는 임 전 실장(3기 의장)과 함께 여권을 대표하는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 당 원내 지도부와 교감을 통한 ‘짜여진 각본’이 아닌 만큼 왜곡되지 않길 바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여러가지 복잡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순수함이 폄훼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선' 김세연 "한국당 구성원들 할 일,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야권에선 ‘3선’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고에 없던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한국당 구성원들이 할 일은 이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한국당 해체와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현역 의원의 동반 퇴장 등을 주장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대로 계속 통합도 지지부진하고 쇄신도 지지부진한 상태로 총선을 맞이하게 되면 나라가 훨씬 더 위험한 상황으로 빠질 것 같아 충정 어린 고언을 드렸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당내에 비슷한 생각을 나누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고 밝혔다. 추가로 불출마와 당 해체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이 더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 "확실하게 말씀은 못 드려도 비슷한 인식을 가지고 비슷한 정도의 우려를 평소 나눠온 의원들은 계신다"고 밝혔다. ◇"일해야 할 사람은 일해야"=각 진영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에 당혹감도 나타난다. 총선에서 긍정적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인사들이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다. 여권에선 임 전 실장에 앞서 이철희·표창원 민주당 의원들도 이달 들어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도 마찬가지다. 한국당이 ‘구태’ 이미지를 넘어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내 혁신을 주도할 인물이 이탈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되는 인물은 남고, 역량이 있는 인물들이 정치권을 떠나는 데 대한 국민적 불안감도 크다. 진영 논리에 매몰돼 정제되지 않는 증오를 표출하는 정치 행태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원내대표은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이야기할 때부터 제 일관적인 입장은 개인의 판단도 존중해야 하나 일해야 할 사람은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전체 모습을 어떻게 하면 따뜻하고 아름답고 멋지고 희망있는 모습으로 디자인할 것인가, 이와 관련 지혜를 만드는 방향으로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3선이다, 중진이다, 이런 문제로만 정치 변화와 혁신의 모습이 나타나야 되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더 큰 가치나 새로운 정치 문화, 질서로 확장되는데 여기에 걸맞는 사람들의 지혜가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존재 자체가 민폐” 김세연 직격탄에 충격 빠진 한국당
식적으로 완전히 해체하자” 주장
일각선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 목소리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3선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놓은 충격적인 결론이다.
평소 온화하고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던 김 의원의 뼈아픈 진단과 강도 높은 주문에 자유한국당은 충격에 빠졌고,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술렁였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버티고 있을수록 이 나라는 더 위태롭게 된다”며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작심한 듯 말했다.
자신과 당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 108명 전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공격적인 선언이었다.
당 상황에 대한 그의 진단도 적나라했다. 그는 “엊그제는 정당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배로 벌어졌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라며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이고, 감수성이 없고, 공감능력이 없으니 소통능력도 없다.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당내 초선·재선 의원들이 주장한 ‘중진 용퇴론’ ‘험지 출마론’ 등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남에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 모두 내 탓이다.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의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인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만 47살로 당내 중도 개혁 성향 소장파로 분류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을 맡으며 당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의 내려놓기가 한국당 쇄신론, 나아가 여의도 쇄신론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당 쇄신 논의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일각에선 “현실성이 없다”는 반박도 쏟아졌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당의 역사적 위치가 어디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답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동조했다.
한 재선 의원도 “한국당뿐 아니고 보수 전체가 어떻게 혁신을 해야 하고 그러한 메시지에 대해서 어떻게 관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의 주장에 선을 긋는 반응도 많았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얘기한 부분은
잘 검토해 당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해체 수준의 보수 통합은 탁월한 리더들이 있을 때 가능하다. 지금 보수를 헤쳐놓으면 모으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영남권 출신 의원은 “좀 과한 부분이 있다. 너무 극단으로 가 있고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이 “김 의원의 불출마가 민주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3선의 김 의원이 그만뒀는데 민주당 다선 의원들은 뭐하느냐는 압박이 강하게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
(왼쪽부터)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연합시론] 임종석·김세연 불출마, 새정치 위한 나비효과 되길
(서울=연합뉴스) 휴일 오전 정치권에서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여야의 중진급 전·현직 의원 2명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의원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현역
3선의 김세연 의원이 총선에 나오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출마할 지역구가 어디냐가 문제였지 총선 도전은 대권가도로 진입하기 위한 몸풀기쯤으로 여겨졌던 마당이고, 김 의원의 경우에는 자유당으로 쏠린 부산지역 민심을 고려하면 4선 확보가 사실상 떼놓은 당상일 수 있는데 이런 결정을 한 것 자체가 난데없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우선 임 전 실장의 '다 내려놓기'는 여권 내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초강수 선택이다.
정치인 임종석 개인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라 당장 그로 대표되어 왔던 여권 내 386 정치인들에 대한 '총결산' 작업이 뒤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386세대는 한때 우리 사회의 미래자산이었고, 실제로 여의도 정치권으로 시차를 두고 대거 유입되어 강력한 연대를 구축한 정치 세력으로 집단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특혜와 기득권에 갇힌 일군의 기성 정치인 무리로 급격하게 위상이 추락하면서 외부로부터 환골탈태를 요구받아온 터였다.
이런 배경에서 정계 은퇴까지 암시한 임 전 실장의 '퇴장'은 동류집단 정치인들에게 그에 버금가는 선택을 강제하게
될 공산이 크다.
둘째로 여권 내부의 차기 대권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안희정을 필두로 이재명, 김경수, 조국으로 이어져 온 '대선주자 소거 노트'는 결국 임 전 실장에까지 이르렀다.
이들 중에 일부 주자들의 기사회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본선 무대의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로 거듭나기에는 정치적 내상의 깊이와 환부의 크기가 심각한 지경이다.
결국 범여권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승 후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다음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를 고르는 작업은 어쩌면 위기이자 기회일 수도 있다.
마지막 정기국회에 도달해 있는 제20대 국회는 현재의 구성원들 자신도 '역대 최악'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수준 이하
였다. 그런데도 현역 의원들의 자발적 사퇴는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내년 4월 총선을 거치며 구성될 21대 국회는 무언가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
초선인 이철희, 표창원 의원의 선도적 불출마 선언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사위어가려고 하려던 참에 마침 임종석,
김세연 두 여야 중견 정치인의 불출마 선언은 새 정치를 향한 큰 물줄기를 형성할 수 있는 천금 같은 환경을 만들
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들 정치인의 결심이 아무쪼록 새 정치 만들기라는 나비효과의 유의미한 첫 날갯짓이길 기대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 사진)과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