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권리금 안받고 두달치 임대료도 대납" 눈물의 점포 정리..IMF 데자뷔?

도토리 깍지 2020. 9. 2. 10:16

 

 

 

 

'조금이라도 이상 있으면 검사부터..'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지난 1일 오후 서울
도봉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중앙방역대책
본부는 이날 서울 도봉구 운동시설 관련 누적 확진자가 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20.9.1 uwg806@yna.co.kr

 

 

 

 

 

코로나19 의심환자 이송 후 구급차를 소독하는 의료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래픽] 전국 코로나19 확진자 현황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zeroground@yna.co.kr

 

 

 

 

 

  K-방역 무너뜨리고 한국경제 위험에 빠뜨린 세력들

 

 

 

 

8월에 터진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30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다.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다.
문제는 방역 수준을 높일수록 경제가 나빠진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경제성장률을 올해 -0.2%, 내년 3.1%로 예측했지만, 8월 27일 2020년 –1.3%, 2021년 2.8%로 하향 조정했다. 수출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코로나19의 국내감염이 확산되면서 민간소비 회복이 제한돼 상반기(–0.8%) 보다 하반기(–1.8%) 어려움이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상당히 선전했다.
OECD국 경제성장률(전년 동기 대비) 평균이 1분기 –0.9%에서 2분기 –10.9%로 급락했지만 한국은 1분기 1.4%에서 2분기 –2.9%에 그쳐 OECD국 중 1분기 6위에서 2분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 감소에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했고 긴급재난지원금과 전면적인 봉쇄조치 없는 방역으로 소비지출이 덜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경제동향에서는 일부 지표가 크게 나빠졌으나 희망의 단서를 보여주는 신호가 나왔다.
7월 전체 고용률은 60.5%로 전년 동월 대비 1.0%p 하락했고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1%p 상승했다.
특히 상용직은 34만6000명 늘었으나 임시·일용직이 43만9000명 줄어들어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월부터 3개월 연속 취업자 감소폭과 고용률 하락폭이 축소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또한 8월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에 의하면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1% 증가해 6월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공업, 건설업, 서비스업 생산이 점차 회복 중이나 아직 전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계와 기업에서는 보다 긍정적인 견해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의하면 소비자심리지수가 88.2로 전월 대비 4.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4월(70.8)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또한 26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제조업 업황BSI가 66으로 전월에 비해 7p 상승했으며 다음달 업황전망BSI(68)는 전월에 비해 7p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BSI은 66으로 전월에 비해 1p 상승했고 다음달 업황전망BSI(69)도 전월에 비해 6p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8월 집단감염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9월 이후 방역과 경제는 미궁 속이다.
8월 집단감염 확산으로 방역을 2.5단계로 격상했지만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2주간(8월 18일~8월 31일) 전체 확진자 4432명 중 감염원 미확인 사례가 1007명(22.7%)으로 지난 4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번주 하루에 800~2000명까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고, 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인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은 “내후년(2022년)까지 마스크를 써야 할지도 모른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감염확산은 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증시는 공매도 제한 기한을 6개월 뒤로 연장했는데도 하락했다.
상승세를 이어왔던 코스피 지수는 8월 13일 2437.53에서 31일 2326.17까지 111.36포인트(-4.6%) 하락했다.
그동안 가까스로 연명했던 숙박·음식점업과 여행업계는 패닉 상태다.
당초 여행과 외식 쿠폰으로 9월 이후 숙박, 외식업계가 일부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8월 집단감염은
이마저도 무산시켰다.
10인 이상 집합금지로 학원, 독서실 등은 사실상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며 실내체육시설은 집합이 금지됐다.

커피점은 포장, 배달만 허용되며 음식점도 밤 9시 이후는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차라리 코로나 감염 초기였다면 3단계라도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벌써 7개월 가량 지속된 감염 확산으로 버틸 만큼 버틴 자영업자들이 한 고비 더 넘어가기엔 숨이 차다.
이처럼 코로나19 감염이 장기화되면 생존을 위해 방역과 경제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다른 한 쪽이 무너질 수 있다. 지나치게 방역을 강화하면 경제가 침체되고 반대로 경제만 강조하면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정부가 “코로나 2차 대유행으로 전이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이행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8월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그동안 힘들게 거둔 K-방역의 성공과 한국경제의 성과를 산산조각 내면서 방역을 무너뜨리고 경제를 위험에 빠뜨렸다.
상대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내세워 전 국민의 건강과 생계를 위협해 절대적 기본권인 생명권을 위협하고 경제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그런데도 8월 집단감염을 촉발시키고도 잘못을 뉘우치기커녕 숨거나 거짓말로 일관해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여전히 일부 교회는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채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고 광화문집회 참석사실을 숨겨 일가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무책임한 행위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어떤 방역이나 경제 대책도 무용지물이다.





김태형 이코노미스트 zestth@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작된 30일 서울 중구의 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
매장 내 통로가 차단되어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2.5단계' 청천벽력에 소상공인 "버티기 어려워" 한숨


정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체육시설 운영 A씨, "정상 영업 불가능…시설 정리"
독서실·스터디카페도 집합금지 "신학기 앞두고 청천벽력"

주점 업주들도 "밤 장사 불가능…사실상 영업중단" 한숨
"방역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대책도 시급...



이데일리 김호준 강경래 기자] “이제 접어야 할 때가 된 듯합니다.”

서울 강북구에서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A씨는 정부가 지난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발표한 직후 이처럼 말했다.
5년 전부터 체육시설을 운영한 A씨는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조금씩 이익을 내며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회원이 줄며 적자를 보기 시작했고, 지난 6월에는 한명뿐인 직원마저 내보내야 했다.
A씨는 “인력을 줄이고 7월에 회원이 다시 늘어 겨우 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정상적인 사업은 불가능해졌다.
우선 시설을 정리한 후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가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를 시행하면서 수도권 내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체육시설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는 이번 조치로 영업이 전면 중단된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와 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만 내점 고객을 받을 수 있다.

그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수도권 소재 38만여 개 음식점과 제과점, 2만 8000여 개 실내 체육시설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이번 조치로 갑자기 문을 닫아야 하는 체육시설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업주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수도권에서 체육시설을 운영하는 B씨는 “거리두기 2.5단계 발표 직후 구청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말이었다”며 “월세는 계속 내야 하는데 이 돈을 어디서 조달할지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인천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C씨는 “새 학기가 시작하는 지금 시기가 가장 고객이 많은데, 하필 이 시기에 문을 닫게 돼 타격이 너무 크다”며 “스터디카페에서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아 비말을 통한 감염 우려는 크지 않다. 밀집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업중단 조치를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수도권 번화가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업주들에게 이번 2.5단계 조치는 사실상 ‘영업중단’ 조치다. 오후 늦게 문을 열어 새벽까지 손님을 받아 매출을 올리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일식 주점을 운영하는 D씨는 “오후 5시에 문을 열어 새벽 2~3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이건 사실상 장사를 하지 말라는 말 아니냐”며 “미리 준비해놓은 식재료나 주류 재고는 어떻게 처리할지 벌써 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용산 경리단길에서 와인바를 운영하는 E씨도 “우리 가게는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3시간이 채 안 된다”며 “그렇다고 문을 아예 닫을 수는 없어 영업은 하겠지만, 밤늦게 술집에서 술을 포장해가는 손님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현재 조치가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2.5단계 조치가 예고된 8일간은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하거나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생계를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상인들 중에서는 매출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이참에 코로나19 확산세를 넘겨야 한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면서도 “이런 ‘극약 처방’을 했는데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대다수 상인들은 정말 답이 없다”고 지적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위원은 “최대 80만 개에 이르는 수도권 식당·카페의 야간영업이 사실상 멈추면서 소상공인들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방역 대책만 내놓을 게 아니라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등 경제적인 지원책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 지원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강성천 차관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꾸려 지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조주현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은 “현재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고 보고 있다”며 “우선 소상공인 매출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상반기 집행했던 지원 정책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실효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저녁 7시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줄잇는 예약취소·재택근무…서울 소상공인들 “적금 깨야할 판”


한국신용데이터 소상공인 카드결제 데이터 보니
8월 셋째 주 전국 골목상권 매출 15% 감소
확진자 급증했던 서울은 25%, 경기는 17%나 줄어
소상공인들 “적금 깨고 가게 문도 한시적으로 닫았다”



광복절 연휴 때까진 작년 매출 기준으로 80~90%는 회복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20% 정도 될까요.”지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맛골에서 만난 한 민속주점 사장 ㄱ씨는 이렇게 말했다.
ㄱ씨 가게는 ‘피맛골 터줏대감’으로 꼽히며 평상시 10여개 테이블이 꽉 찰 만큼 문전성시를 이루던 곳이다.

그랬던 ㄱ씨의 가게는 8·15 광화문 집회 직후 인근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었다고 했다.“(코로나19 1차 대유행이었던) 3월보다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도 늘었고, 단골도 발길을 끊었어요.
확진자 수가 줄면 좀 나아질까요?

”광복절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일주일간 전국 골목상권 매출 감소폭이 한주 전보다 갑절 남짓 커졌다.
확진자가 집중 발생한 서울·경기 등 수도권, 그중에서도 8·15 집회 장소 인근인 종로구와 중구 소상공인 매출 감소폭이 특히 더 컸다.
지난 3~4월 1차 유행기 때 어려움을 겪은 뒤 한숨 돌리던 소상공인들이 석달여 만에 다시 최대 고비를 맞닥뜨리고 있다.













26일 한국신용데이터가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65만곳의 카드결제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8월 셋째 주(17~23일) 전국 소상공인 매출 지수는 0.85였다.
소상공인 매출 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같으면 1, 전년보다 매출이 줄었으면 1 미만으로 표기된다.

매출지수 0.85는 지난해 100만원을 벌던 곳이 올해는 같은 기간 동안 85만원밖에 벌지 못했다는 뜻이다.
광복절 연휴가 낀 직전 주(10~16일) 매출지수가 0.93이었던 점에 견주면, 한주 만에 매출 감소폭(7%→15%)이 두배 남짓 커진 셈이다.수도권 골목상권 타격은 특히 심각했다.

이 기간 서울의 골목상권 매출 지수는 0.75에 그쳤다.
1차 코로나19 대확산 시기였던 2월 말~3월 초(2월24일~3월1일)께와 같은 수치다.
그중 광화문과 인접한데다 기업이 몰려 있는 종로구와 중구의 매출 지수는 각각 0.55, 0.60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매출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전국 광역시·도 중 두번째로 매출이 크게 감소한 지역인 경기도(0.83)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기승을 부린 3월 초(3월9~15일)와 동일한 수준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이는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서울·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19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기업들이 다수 재택근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서울 골목상권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광복절 연휴 직후부터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남대문시장에서 5년째 잡화 매장을 운영하는 정아무개(41)씨는 월 400만원인 임대료와 직원 1명의 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워 최근 적금을 깼다.정씨는 “7월 하루 매출이 100만원 정도였는데 지난주부터는 20만원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점심시간에 방문한 종로구의 한 닭백숙 집에도 손님이 한 테이블밖에 없었다.
가게 직원 ㄴ씨는 “광복절 연휴가 지나고 이 근방 회사들이 재택근무에 많이 들어갔다.
지난주에는 손님이 평상시의 절반 정도로 줄었는데, 이번 주에는 3분의 1로 더 줄었다”고 말했다.
여의도 일대 자영업자들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여의도에서 3년째 일식집을 운영하는 곽종민(37)씨는 평소 하루 1~2건은 있었던 예약이 지난 17일부터 모두 취소돼 한동안 아예 문을 닫았다가 지난 25일 다시 열었다.

곽씨는 “주로 직장인 회식으로 예약하는 수요가 많은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모두 취소됐다”며 “지난해 평균 월 1600~1800만원이었던 매출이 지난 3월 400만원으로 급감했고, 6~7월에는 1000만원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이번 달은 다시 4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의도 식당가의 ㄱ한식집 상황도 비슷하다.

직원 김아무개(54)씨는 “지난 7월부터 8월 초까지는 점심시간에 만석이었을 정도로 회복됐는데, 지난주부터는 손님이 절반도 안 되고 예약도 취소되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신민정 김윤주 기자 shin@hani.co.kr








정부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를 시행하면서 음식점 등 자영업 매출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시내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삼청동의 한 가게가 문앞에 ‘권리금 없음
’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권욱기자



 

 

  권리금 안받고 두달치 임대료도 대납" 눈물의 점포 정리..IMF 데자뷔?

코로나에 가게 내놓는 자영업자]
홍대 이어 이태원·연남동 등
알짜상권서 무더기 매물 나와
'최대고객' 음식점·호프 타격에

재래시장 상가도 매물 잇달아
매수자들은 싸게 입질 '양극화'



[서울경제] 1일 서울 마포구의 홍익대 인근 상권에서는 이른바 ‘무 권리 점포’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 일대에서 10년 넘게 운영하던 분식집을 두 달여 전에 내놓은 한 소상공인은 “이쪽 입지가 괜찮아 1년 전만 해도 권리금으로

5,000만원을 넘게 받았다”며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이후 홍대 상권의 자체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권리금을 최소 절반 이상 낮추지 않고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부터도 권리금이 제로인데도 아직 다음 주인을 찾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홍대뿐만 아니다. 서울 이태원이나 연남동 등 이른바 노른자위 상권에서도 ‘무 권리 점포’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업종도 화장품·의류업부터 PC방·노래방 등 다양하다.

권리금이 급격히 낮아지거나 이마저도 포기하는 점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장사가 안 된다는 얘기다. 네이버 자영업 커뮤니티(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최근 월간 기준 등록 매물이 전년 대비 5배가 넘는 1,300여건이나 되는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권리금보다 월세가 더 무서워”···알짜상권 무색한 ‘무 권리’ 점포
그간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악재만 쌓여왔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이미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지출은 많아졌고 온라인채널에 밀려 오프라인 점포 매출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코로나19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통상 무권리금 매물은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다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임차인이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하는 일종의 마지막 카드다. 답답한 마음에 보증금이라도 서둘러 받기 위해 권리금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계약이 1~2년 남았음에도 서둘러 점포를 처분하려는 수요까지 겹쳐 매물 소화가 더 어렵다.
서울 시내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한 사업주는 “매출이 반 토막 이상 난 상태에서는 권리금보다 매달 내야 하는 임대료가 더 무섭다”며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권리금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특정 조건을 내거는 매물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정 기간 내 거래가 성사되면 임차인이 다음 임차인에게 몇 달 치 임대료를 지원하거나 하는 식이다.
한 소상공인은 “그나마 경기가 이미 안 좋았던 2018년 이후 창업자는 권리금 부담이 적지만 그 이전 창업자는 권리금으로 이중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1일 서울의 한 커피전문점에 ‘힘듭니다’라고
적혀있는 문구 앞으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음식점·호프 등의 매상 급감→재래 상가 등도 연쇄 매물 속출
경기 군포 산본시장에는 150개 점포가 밀집돼 있다. 이 가운데 공식적으로 드러난 매물만 10여개가 넘는다.
건물주와의 갈등 소지 등을 감안해 암암리에 내놓는 점포를 합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과일 점포를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시장 내 점포의 가장 큰 고객은 음식점, 호프 같은 곳들”이라며 “이런 데서 물건을 대량으로 떼가야 하는데 이런 점포의 매상이 급감하니 연쇄적으로 시장통 상가 매출도 크게 줄어 장사를 접을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권리금 회수가 어려워 속 앓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문정동 로데오상점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의류사업을 하는 한 점주는 “공실도 많고 8월 중순 이후 고객이 없다시피 하다”며 “장사가 안 되는데 권리금이 뭐 얼마나 회수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대로는 ‘자영업 엑소더스’ 현실화
자영업자들이 생명과 같은 점포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IMF 외환위기 때나 볼 법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IMF 학습효과’로 자금력이 있는 자산가들이 핵심 상권의 권리금 없는 점포를 잇따라 입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쪽에서는 장사가 안돼 점포를 투매하고 있는데 한쪽에서는 싸게 점포를 거둬들이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소관부서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3조3,640억원보다 3조9,853억원(29.8%) 증가한 17조3,493억원 규모로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고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 디지털화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소상공인들은 상권 정보 활용도가 떨어지고 디지털을 활용한 사업 모델에도 서툴다”며 “소상공인의 비즈니스 고도화, 경영난 극복을 위한 솔루션 중 하나로 디지털화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자영업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건비나 임대료 지원 등은 물론 질서있는 출구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훈·박호현기자 shlee@sedaily.com
<©서울경제, 









[천지일보 과천=이성애 기자] 과천시에 있는 한 점포가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의무 착용과 코로나19 관련 안내문을 붙여 놨다.

ⓒ천지일보 2020.8.31




  울며 겨자먹기로 일해요”… ‘거리두기 2.5단계’ 수도권 자영업자의 눈물



과천·용인·의정부 거리
눈물 보이는 자영업자들
“이렇게 손님 없는 적 처음”

유동 인구 크게 줄어들어
임대 내놓고 가게 문 닫아





[천지일보=류지민·이성애·송미라 기자] “테이블이 4개라 거리두기로 4명밖에 받을 수 없어요.
하지만 그마저도 손님이 오지 않습니다. 가게를 17년째 운영하는데 이제는 거의 사 먹으러 오는 사람도 없어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한 지 둘째 날인 31일 과천시 별양동에서 17년째 죽장사를 운영하던 한 사장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딸과 직원 1명으로 셋이서 일한다. 지금처럼 손님이 없으면 직원을 그만두게 하고 싶어도 정부 정책 때문에 맘대로 할 수도 없다”며 “문을 닫으면 월세와 주차료 300만원을 어떻게 만들겠냐.
월세를 빚내 줄 수는 없는 형편이라 이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지만, 너무 힘들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날 오후 과천시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거리에 가게들도 한산했고 주말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공원에서 사람들이 놀러 나왔지만 이날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손님들이 끊이지 않던 피부관리실과 카페에도 손님 대신 애완동물들만 가끔 보였다.
과천에서 피부관리실을 하는 한 업소 관계자는 “하루에 기본 10명 이상 오던 손님들이 지금은 2명 이하로 온다”며 “손님이 왔다가 혹시나 그냥 갈까 간신히 문만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장사하는 가게도 사정은 비슷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예전엔 알바생 2명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다.
하지만 지금은 혼자 일해도 월급 받기가 민망할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며 “지금 오후가 지나가고 있지만 대략 10잔 정도 팔았다. 정말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용인=류지민 기자]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에 있는 한 약국이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폐업해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다.

ⓒ천지일보 2020.8.31



상황은 경기도 용인시도 비슷했다. 용인시 포곡읍에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 및 상가도 한산했다.
가게 문을 열더라도 방문하는 손님이 가게로 오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곳곳에 임대라고 적힌 상가들이 즐비했고 관리를 안 한지 오래돼 보이는 가게도 있었다.
용인시에서 닭갈비 집을 운영하는 한성욱(가명, 50대, 남,)씨는 “코로나19로 사람들 발길이 끊기기도 했지만 거리두기 때문에 더 안 오기도 한다”며 “휴업해서 매출 상관없이 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형편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날 여러 곳의 상가나 매장 입구에는 방문자 명부와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다.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던 직원의 안내에 따라 간단한 인적 사항을 기재해야 했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박병규(가명, 40대, 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선 매장 내에서 음식·음료 섭취를 할 수 없고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다”며 “방역에 제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이 상태로 계속 지속한다면 가게를 정리해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카페들은 대부분 매장 내 탁자와 의자를 겹겹이 쌓아 구석에다 정리해 뒀다.
포장 주문을 하러 방문하는 손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매장을 지키는 직원들은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보거나 매장을 청소하는 등 한가한 모습을 보였다.










[천지일보 의정부=송미라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에 위치한 가게가 임대문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있다.

ⓒ천지일보 2020.8.31




의정부시도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음식점이나 카페에 잔류하는 사람 수가 줄어 거리가 생기가 없어지고 유동 인구가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이곳의 상가들도 임대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었고 열지 않은 점포도 많았다.
특히 2주 전만 해도 음식점을 찾는 손님으로 북적이던 중심상가는 사람이 없어 한산했다.
상가 열 곳 중 한 곳은 임대 문의를 내놓은 상태였고 기간이 오래돼 플래카드가 빛바랜 곳도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 낙양동에 있는 한 미용실의 원장은 “요즘 가게에 손님이 없어서 이 동네에서 올해 초 오픈하고 이번이 가장 힘들다”며 “평균 매출이 20~30% 줄었다. 참고 견뎌야지 무슨 수가 있겠나”고 한숨을 내쉬었다.
중심상가에서 두부 가게를 운영하는 맹상훈(가명, 50대, 남)씨는 “코로나19 2.5단계 강화로 많이 힘들다.
그나마 낮에라도 문을 열고 장사하는 게 다행”이라며 “운영을 못 하게 되는 9시 이후엔 가게들이 더 힘들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주변 옷가게나 치킨 가게도 사정은 같았다.
근처에 있는 한 치킨집에는 아예 출입문 셔터를 내렸다. 가까이 가보니 ‘9월 6일까지 매장 휴업’이라는 쪽지를 붙여놓기도 했다.
의정부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는 김시연(가명, 60대, 여)씨는 “전국 다른 매장들도 전부 매출이 떨어졌다”며 “불편을 감수하며 다니고 있지만 2.5단계 격상으로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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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한형기자

 

 

 

 

 

 

 

 

 

 

28일 방문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상권. 코로나19와 방학 여파로 사람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진=김설아 기자



 

  사라진 손님들… 상인들 '한숨만'

 

[머니S리포트-코로나 쇼크에… 사라진 그들③] “하루 매출 0원”… 신촌·이대의 눈물



지금은 매출이라고 말할 것도 아예 없어요. 학생들이라도 나와야 뭐라도 팔릴 텐데…
이제는 상권이 아예 죽었다고 봐야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학가 인근 자영업자의 한숨이 깊어진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었지만, 반짝 도움에 그친 데다 그마저도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많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상인들은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일시적인 재난지원금 효과 이후엔 더 침체되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상권 죽었어도 이 정도까지는”… 상인들의 한숨

7월28일 낮 12시30분쯤 찾은 신촌·이대역 인근 거리는 차분하다 못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방학을 맞은 학생과 직장인으로 붐빌 점심시간 무렵이었음에도 거리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유명 맛집 앞에 줄을 서서 대기하던 학생과 음식점 전단지를 나눠주며 호객행위를 하던 아주머니도 모두 자취를 감췄다.
낮과 밤, 가리지 않고 길거리 공연이 펼쳐지던 신촌 명물거리 앞 버스킹 존도 텅 비어 있었다.


신촌·이대는 연세대·이화여자대·서강대 등 대학교 문화가 자리 잡은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꼽힌다.
세 대학을 상권으로 두고 있어 학기 중이면 언제나 학생으로 붐비고 금요일과 주말에는 일반인의 방문도 잦았다
. 패션과 화장품 등 이대의 쇼핑 상권과 음식점과 주점, 카페 등이 많던 신촌 상권이 서로 상호 보완하며 성장한 셈이다.


한땐 신세대의 상징으로 명동과 종로에 이어 강북 3대 상권으로 꼽힐 정도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권이 침체되고 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줄면서 여러 차례 파고를 넘긴 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원래 3~4월은 신입생 환영식과 대규모 개강파티 등으로 매출 특수를 노리는 시기인데 올해는 아무 것도 없게 됐다”며 “배달 매출이 조금 늘었지만 매장 매출이 70% 정도 줄어든 걸 생각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자카야를 운영 중인 B씨는 “예전부터 신촌 이대 상권이 죽어가고 있었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코로나19가 불난 집에 제대로 부채질을 한 꼴이 됐다”며 “사람이 없으니 장사는 당연히 전멸이다
. 15년 넘게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B씨는 매달 내야 할 월세가 매출액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했다.
인건비 때문에 종업원 2명도 모두 내보내고 혼자서 지루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촌 거리 상점 대부분은 중·소상공인들이 운영하고 있어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체감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은 동네 근처에서 주로 쓰지 그걸 쓰기 위해 신촌까지 나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며 “장사를 접어야 하나 기로인 상황인데 재난지원금이 무슨 큰 도움이 되겠냐”고 말했다.


곳곳에 붙은 폐점·임대 딱지… “하루 매출 0원”

상인이 처한 위기는 거리 곳곳마다 나타났다.
문을 닫은 채 장사를 하지 않거나 ‘임대 문의’ 딱지가 붙은 곳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떡볶이와 아이스크림, 와플 등을 팔던 길거리 노점상은 아예 장사를 포기했다.
“나와도 하루에 한 개도 못 팔고 가는 날이 허다하니 한 달 넘게 문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게 앞 가게 상인의 귀띔이다.


이대 인근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촌보다 지나다니는 이가 거의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골목 상점 10곳 중 한 곳은 문을 닫았거나 공실이었다.
이대 정문 앞에서 역으로 가는 중심거리에도 건물 곳곳에 ‘임대 문의’가 붙어 있었다.

이대 정문 앞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많이 줄었냐”는 질문에 “매출이 아니라 ‘오늘 개시는 했냐’가 맞다”며 “하루 건너 하루 꼴로 매출이 발생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D씨는 이어 “매출이 있는 날도 티 2개 팔아 2만원, 아니면 원피스 한 개 팔아 3만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래도 코로나 전에는 하루 평균 매출이 80만~90만원 정도는 됐는데 이제는 사람 자체를 구경할 수가 없으니 하루하루 버티는 게 힘들다”고 털어놨다.
D씨 말대로 코로나19 사태에 개강이 미뤄지고 방학까지 맞은 대학가엔 학생을 찾기 힘들었다.
교정에는 소수의 교직원과 학생만 조용히 지나다녔다.
정문 앞 벤치에는 몇몇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뿐이었다.


피어싱가게를 운영하는 E씨는 “이곳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했는데 이 정도로 사람이 없어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며 “상황이 빨리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하면 할수록 적자만 커지는 상황이라 조만간 장사를 그만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효과도 사각지대… 배달업만 선방

대학가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를 끼고 있는 아현역 주변도 상황이 착잡하긴 마찬가지다.
아현역 인근에는 약 220여개 점포가 모여 있는 아현전통시장이 있는데 이곳 역시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아현역 앞에서 20년 동안 분식 노점상을 운영하다
시장에 분식점을 차린 지 15년이 됐다는 F씨는 요즘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F씨는 “죽지 못해 장사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학생들이라도 와서 떡볶이나 김밥을 먹어줘야 하는데 학생들마저 보이질 않으니 매출이라고 말할 것도 없다. 하루 10만원 팔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슈퍼를 운영하는 G씨는 “아현시장이 5호선이 뚫리기 전엔 공덕동 사람도 걸어와서 장보고 사람이 많아 떠밀리듯 가던 곳이었다”고 회상하며 “대형마트가 생기고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니 가뜩이나 장사가 안됐는데 코로나까지 길어져 애로사항이 많다”고 혀를 찼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 대부분은 “재난 지원금 효과도 사각지대가 있다”고 한탄했다.
시장 안쪽에서 아들과 함께 분식점을 운영하는 H씨는 “그릇가게나 순댓국집 이런 곳이나 재난지원금 효과를 봤지 이런 장사는 덕이 하나도 없었다”며 “한참 재난지원금을 홍보할 때도 하루 매출이 1만4000~2만3000원 뿐이었다”고 말했다.
H씨는 “동네 가서 남은 음식을 주변에 나눠주는 게 일상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떡가게, 분식집, 미용실, 방앗간, 이불가게, 옷가게 등이 길게 늘어선 아현 시장은 손님보다 자리를 지키는 상인들이 더 많아 보였다.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시장을 가로질러 목적지로 향할 뿐 딱히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 모습이었다.
중국집은 배달주문으로 그나마 유일하게 장사가 되는 듯했다.
조용하고 한산한 시장 거리에 오토바이만 왔다갔다 하며 음식을 받고 배달 나가기를 이어갔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머니S 산업1팀 유통 담당 기자. 
 


29일 계속되는 장맛비로 한산한 성안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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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재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23일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2020.8.23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