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일(현지시간) 미 상원에 제출된 코로나19 모형. 이날 미국 상원에서는 미 정부가 추진하는 '초고속작전(Operation Warp Speed)' 논의가 나왔다.
/사진=AFP
독감 유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코로나19 유행과 겹쳐지는 '트윈데믹'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셔터스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예방백신 개발에 모아져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코로나19 백신의 희망과 절망 사이, 변종과 토착화의 함수
뒤늦게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비관론이 쏟아지고 있다. 요행히 백신이 나오더라도 ‘코로나19는 영원히 인류와 함께할 것’이라고 한다. 영국의 면역학자 마크 월포트와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의 확신에 찬 전망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은 한 걸음 더 나가버렸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은 보장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오매불망 백신만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다. 그렇다고 절망할 이유는 없다. 사실 백신이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바이러스와의 동거가 조금 불편하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순진했던 희망고문 코로나19의 종식에는 치료제·백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대세였다. 전문가·언론·정부가 모두 그렇게 주장했다. 혹시라도 치료제·백신을 개발하지 못하면 우리는 영원히 코로나19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의 경험은 전혀 달랐다. 1918년 6월 29일에 처음 등장했던 스페인독감의 경우에는 원인과 감염 경로조차 알지 못했다. 절박했던 미국은 육군 형무소에서 인체 실험까지 실시했지만 허사였다. 당연히 치료제도 없었고, 백신도 없었다. 그런데도 500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독감은 10달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다.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했던 2003년 사스의 경우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치료제·백신이 만능 해결사도 아니었다. 2009년 신종플루의 경우에는 치료제(타미플루)와 백신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부작용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사람도 있었다. 1968년 홍콩독감의 경우에도 4개월 만에 백신이 개발됐지만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결국 치료제·백신에 대한 기대는 처음부터 순진한 희망고문이었다.(‘백신·치료제는 희망고문?’. 주간조선 2020년 4월 16일 자 참고) 사실 인류 역사에서 치료제나 예방 백신으로 역병(疫病)을 종식시켰던 경우는 많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인 격리(quarantine)와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이제는 깨끗한 물과 비누가 있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도 넉넉하게 생산되고 있고, 값싸고 효율적인 진단키트도 개발됐다. 백신은 예방의 수단 그렇다고 백신·치료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1798년에 처음 개발한 백신은 중국·인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인두(人痘) 바이러스 대신 우두(牛痘) 바이러스를 이용했다. WHO에 따르면 오늘날 매년 250만명이 백신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있다. 그렇다고 바이러스에 의한 모든 감염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결국 백신은 일차적인 예방의 수단이지, 종식의 수단이 아니라는 뜻이다. 백신의 개발이 언제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개발한 백신은 천연두·소아마비·홍역·파상풍·인플루엔자·수두 등 27종뿐이다. 모든 백신이 완벽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도 아니고, 백신의 효능이 영원히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홍역처럼 한 번의 접종으로 평생 예방이 보장되는 경우도 있지만, 독감처럼 효능과 지속기간이 제한적이어서 반복적인 접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코로나19의 경우는 결코 만만치 않다. 예방에 필요한 중화 항체 형성률이 충분히 높지 않고, 항체의 지속기간도 생각보다 짧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항체 형성률은 0.03% 수준이다.
감염 상황이 심각했던 런던(17%)·뉴욕(13.9%)·스톡홀름(7.3%)의 경우에도 항체 형성률이 충분히 높지 않다. 만족스러운 백신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코로나19는 근원적으로 백신의 효능을 기대하기 어려운 호흡기 질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호흡기의 표면에 있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마다 전 세계를 휩쓰는 인플루엔자(독감)의 경우에도 백신의 예방 효과는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백신을 개발한다고 모두가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다. 백신의 생산·구입·접종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싹쓸이를 공언하고 있는 마당에 백신의 원활한 공급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중재 역할을 해줘야 할 WHO의 국제적 위상도 땅에 떨어져버렸다. 누구나 백신 접종을 환영하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35%가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사실은 공개적인 백신 반대론자였다. 우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ipopba/gettyimagesbank]
코로나19의 토착화가 해결책일 수도 우리를 괴롭히는 바이러스는 멸종시켜버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뜻이다. 실제로 성공한 경우도 있다. 천연두는 1980년에 공식적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제너가 발명한 종두법 덕분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려 182년 동안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였다. 소아마비도 종식이 머지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실에서는 바이러스와의 ‘불편한 동거’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결핵·간염·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수두 등 17종의 감염병은 국가가 시행하는 ‘예방접종’ 사업으로 큰 문제없이 관리하고 있다. 매년 겨울마다 찾아오는 계절형 인플루엔자(독감)의 경우는 훨씬 더 성가시다. WHO가 전 세계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백신 정보를 알려준다. 그런데도 독감의 치사율은 0.07%에 이른다.
매년 29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작년 겨울에는 미국에서만 2만4000명이 사망했다.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독감 때문에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두려움에 떠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의 경우에는 개발이 쉽지 않은 치료제·백신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어차피 바이러스의 완전한 퇴치가 불가능하다면, 바이러스와의 불편한 동거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화해서 집단면역의 문턱값을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이러스의 토착화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미 우리는 수만 년 동안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공존하고 있다. 지난 5월 7.2%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의 치사율이 8월 26일 현재 3.44%까지 떨어진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치사율은 1.73%이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스스로의 유전적 변이를 통해 사람 사회에서의 불편한 토착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경쟁, 잘 알려졌다시피 정말 치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선거 유세 때마다 백신이 대선 전에 나올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백신이 나오는 시점이 국민의 생명은 물론 자신의 재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곳의 어떤 백신이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을까요? 전 세계가 애타게 기다리는 백신은 과연 나오기는 하는 걸까?
■中 백신 생산 현장을 가다…국내 방송사 최초 공개
현재 개발 최종 단계에 접어든 백신은 전 세계에서 9개, 그런데 그 절반에 가까운 4개가 중국에서 연구 중이다. 중국이 개발 최종 단계라고 밝힌 4곳 중 한 곳인 국영 제약사 시노백이 세계 처음으로 생산 현장을 외신들에 공개했습다.
국내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KBS가 현장을 취재할 수 있었다
베이징 외곽 다싱 지역에 백신 공장이 들어선 모습
(기자가 직접 촬영)
그동안 중국 당국은 개발 중이라는 백신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생산 시설을 직접 공개한 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
■중국이 공개한 백신 생산 시설 모습은?
중국 베이징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달려 시노백 백신 공장이 있는 다싱 지역에 도착했다. 시노백이 먼저 공개한 곳은 생산 설비였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해 6개월 만에 공사를 마친 백신 공장은 4층 높이, 층당 3천 제곱미터 규모였다
시노백의 생산 설비
백신을 유리용기에 담는 구역, 포장재를 생산하는 공간 등으로 작은 구역이 복도를 따라 나뉘어 있었다. 신기한 것은 생산 직원들 없이 비어있는 구역이 많았다는 점이다 복도를 지나 도착한 곳은 최종 포장 구역이었다. 유리용기에 담긴 완제품 백신을 검수하고 200개 단위로 상자에 담는 곳이지만 위생 관리는 철저하지 않았다.
유리용기에 담긴 백신을 위생 장갑 없이 만지는 모습
직원들은 파란색 가운과 위생 모자를 쓰기는 했지만 정작 위생 장갑을 끼지 않고 백신을 만졌다. 이렇게 검수된 백신들은 최종적으로 상자로 옮겨졌다.
최종 포장된 시노백의 백신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현장에서 관계자에게 이렇게 백신이 하루에 얼마나 생산되는지를 물었지만, 관계자는 하루 생산량은 주문량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가 자신은 알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생산 라인에 이어 취재진이 안내받은 곳은 품질 관리 제어 실험실이다
시노백의 품질 관리 제어 실험실(QC Lab)
실험분야에 따라 작은 연구실이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하지만 상당수 연구실은 불이 꺼져 있었고, 일부 실험실 조차 소수의 연구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실험실 모니터나 실험기구 대부분도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왜 일부 실험실이 비어있느냐는 질문에 연구실 관계자는 실험 일정이 그날그날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구원이 없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7월부터 최종 임상 시험 중…“백신 연간 3억 개 생산 가능”
하지만 시노백측의 설명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허술했던 현장과는 달리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취재진들에게 크게 2가지를 강조했다.
인웨이둥 시노백 대표가 백신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인웨이둥 대표가 강조한 것은 백신의 안정성과 상용화다. 시노백측은 이미 7월부터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에서 출시 전 마지막 임상 단계인 3상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임상에서 접종한 대상은 만 명 이상, 국제 표준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자체 표준뿐만 아니라 GMP(WHO가 제정한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등 각종 국제 표준에 맞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생산 가능한 백신은 연간 3억 개, 주문 규모에 따라서 시설을 늘리고 백신 생산도 더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인웨이둥 시노백 대표는 부작용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인 “발열의 비율이 매우 낮다”면서 “고령의 대상자들을 봐도 발열의 비율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중국 질병통제센터의 최고 생물학 전문가인 우구이전의 예상이 맞을 수도 있다.
중국 질병통제센터 최고 생물학 전문가인 우구이전 인터뷰 모습
지난 14일 우구이전은 “이르면 11월이나 12월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부터는 일반인도 백신 접종”…안전성 입증은?
관건은 시노백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들이 임상 3상 시험은 백신을 출시하기 전 최종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과정이 때문에 백신이 과연 안전한지(안전성), 효과는 정말 있는지 그렇다면 얼마나 지속되는지(유효성) 등을 증명해야 하고 그러려면 수만 명의 표본이 필요하
중국은 과연 이 두 가지를 모두 입증했을까?
세계 최초로 백신 생산을 공개한 시노백측은 그렇다고 주장하지만, 그 주장이 맞는지는 아직 확인 전이 앞서 임상 초기 보고서를 발표한 또 다른 백신 개발 업체 모더나는 자사가 개발 중인 백신이 두통, 발열 같은 가벼운 부작용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미국과 영국 제약사 등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도 임상 시험에서 일부 참가자가 경미한 부작용을 호소했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도 최근 심각한 부작용을 보고한 바 있다.
전세계가 기다리는 ‘백신’…연말에 진짜 나올까?
하지만 중국은 지금까지 부작용 사례를 딱히 공개한 적 없다. 이 때문에 일부 서구 매체들은 중국이 지난 1월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를 은폐한 데 이어 백신 개발에서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생산 시설을 세계 주요 외신들에 공개한 것은, 중국의 백신 개발 성과를 대내외에 알리려는 의도가 적지 않아 보인
특히 시진핑 주석은 현지시간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의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19 백신은 공공재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개발도상국에 우선권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때마침 진행된 백신 생산 현장 공개, 이런 의중과도 맞닿아 있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공개한 코로나 백신공장, 외신들 '깜짝' 저걸 맨손으로?
MT리포트]백신이 겨눈 건 코로나 바이러스? 민심? (上)
[편집자주] 3200만명에 육박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100만명이 죽음을 맞았는데도 여전히 치료와 예방백신은 미로 속이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백신 개발이 후보자(트럼프-바이든)간 최대 쟁점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도 백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이러스를 막을 뿐 아니라 민심을 추스르는데도 필수라는 백신 개발을 둘러싼 각국 현황을 뜯어본다.
━
트럼프가 필요한 건 '마법'?…美대선쟁점된 코로나 백신
대선을 한달 남짓 앞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백신의 안전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선 전 백신 출시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자들의 백신 개발 속도도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백신 출시 빨리 해야" FDA·CDC와 싸우는 트럼프
/AFPBBNews=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르면 내달 중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미 식품의약국(FDA)이 이같은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DA가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 지침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초안을 지난주 백악관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승인을 막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FDA의 강화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검토 중이며, 이 안은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승인할 수 있지만,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연기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FDA의 행보가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건 정치적 움직임처럼 들린다"면서 "왜냐하면 화이자, 존슨앤존슨, 모더나 같은 훌륭한 회사들은 실험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들을 한 후 백신을 들고 나왔다. 내가 말하는 건 왜 이 과정이 길어져야 하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하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국 트럼프의 의도대로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3일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내년 3월말이나 4월까지 약 7억회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 전체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은 4~6월, 늦어도 7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 국민 전체에 백신을 지급하는 시점을 내년 7월, 제한적으로 백신 사용이 가능한건 올 12월이나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백신 접종은 내년 2~3분기가 돼야 한다고 했었다. 이같은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몇시간 뒤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레드필드가 메시지를 혼동한 것 같다. 실수한 것"같다며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가 백신 필요한 이유는...
지난 22일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게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발언을 했다.
/AFPBBNews=뉴스1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월중 백신을 보급하려 밑어붙이는 것은 대선 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이날 CNBC와 체인지리서치의 합동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1%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백신을 너무 일찍 출시하려는 것 같다며 우려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오히려 상대방이 백신을 정치화한다며 역공을 퍼붓고 있다. 자신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출시가 임박한 백신을 오히려 정치적으로 막고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FDA를 향해 '정치적 행동'을 한다고 지적한 것이 그렇다. 트럼프은 자신의 백신 계획에 반대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백신 반대주의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기적같은 치료로 단번에 푸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그가 클로로퀸을 홍보한 것이나, 날씨가 따듯해지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공조보다는 백신 자체 개발 경쟁을 펼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바심을 내는 이유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세계에 백신을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트V'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원하는 국가에겐 얼마든지 나눠주겠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성되면 전세계 공공재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을 지우고, 중국 편향적인 WHO마저 탈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백신의 자체적인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기준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어디까지…11곳 3상 진행중
━
[동포투데이 허훈 기자] 26일, 중국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5일 중국 국무원 보도 판공 실에서 마련한 브리핑에서 중국 국가 과학기술부 사회발전과학기술사(司) 우웬빈(吴远彬) 사장은 목전 중국에서는 이미 11가지 종류의 코로나 19 백신이 임상실험을 진행, 이 중 4가지 종류의 백신은 이미 Ⅲ기 임상실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전세계의 유일한 희망은 '백신' 개발 및 보급이다. 통상 백신, 즉 항바이러스제(anti-virus) 개발에는 4~5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은 이례적 상황이다. 과거 신약개발에선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지원에다 규제와 절차도 축소하는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감염자 수 1위인 미국이 앞장서고 있다. 신속한 임상시험 허가, 임상 1·2상 동시 진행, 임상시험과 대량생산 동시 진행, 3상 완료전 백신 배포 방침 등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추적(Coronavirus Vaccine Tracker)에 따르면 전세계에 총 42개의 백신후보물질이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또 최소 92개의 임상전단계 백신후보물질이 동물 실험을 거치고 있다.
이 가운데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간 곳은 △미국 모더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옥스포드대학 △미국 화이자·독일 바이오테크 △미국 존슨앤존슨 △중국 칸시노 바이오 △중국 시노백 바이오테크 △중국 우한생명과학연구소 △중국 시노팜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 △호주 머독 아동연구소다. 여기에 24일 미국 생명공학회사 노바백스도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혀 총 11곳이 됐다.
백신 개발은 과학적 기초가 단단한 곳에만 가능하다. 자금력도 중요한 요소다. 수만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실시되는 3상은 피실험자 1명 지원에도 투입되는 금액이 상당하며, 천문학적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안전성(safety)과 유효성(efficacy) 모두를 갖춰야 하는 백신 개발 전쟁은 한창 진행중이다.
◇美정부, 화이자에 19억달러 계약금 주고 1억+추가 5억회 접종분 구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와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 중인 미 바이오기업 모더나,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손잡은 미 대형제약사 화이자는 지난달 27일 동시에 각각 3만명 규모의 3상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NYT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2가지 버전의 백신후보물질에 대한 1·2단계 동시실험을 시작했다.
2가지 버전 모두 자원자들로부터 SARS-CoV-2(코로나19)에 대한 항체와 T세포로 불리는 면역세포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특히 BNT162b2로 불리는 버전이 열, 피로감과 같은 부작용을 상당히 적게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 물질을 갖고 2·3상에 돌입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4만4000명의 자원자 중 2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일부 참가자들이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부작용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부 부작용은 모든 백신 개발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회사로부터 독립적인 데이터점검위원회가 언제라도 백신 연구 중단을 권고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조치를 내리진 않았다고 화이자는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 19억달러의 계약금을 주고 오는 12월까지 인도될 1억개의 선량 및 5억개의 선량을 추가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옵션권을 샀다. 일본 정부는 1억2000만회 접종분에 대한 계약을, 유럽연합은 2억회 접종분에 대한 구매계약을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맺었다.
/사진=AFP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심각한 부작용'을 발견했다며 시험을 중단했다가 영국과 브라질에서 임상시험을 재개했다. 백신 개발에서 부작용 보고는 통상적인 일이며, 오히려 신속하게 이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더나는 현재까지 부작용 사례가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스티븐 벤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잠정 결과가 11월 중 나올 것이라 말했다. NYT에 따르면 모더나는 미 정부 지원금 10억달러를 받아 메신저 리보핵산(mRNA)기반 백신을 개발중이다. 지난달 11일 미 정부는 모더나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1억회 접종분을 받기로 하고, 15억달러를 추가 지원했다.
여기에 존슨앤존슨은 자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JNJ-78436735)에 대해 최종 임상시험인 3상을 시작했다고 23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미국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등 215개 의료기관에서 성인 6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노바백스는 18~84세 사이의 환자 1만명을 대상으로 향후 4~6주에 걸쳐 3상 시험을 진행한다. 회사 측은 시험 참가자 가운데 4분의 1은 노년층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또 바이러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소수 인종에게 시험 등록 우선 순위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화이자 본사
/사진=AFP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위치한 모더나 본사
/사진=AFP
◇美 "11월 5000만회, 내년 7억회 접종분 백신 나올 것"
미국은 백신개발 프로그램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 하에 백신 연구개발 지원과 백신 물량 선주문에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라는 거액을 쏟아부어 신속한 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전 개발'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어 완성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3일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에 출석해 "11월에 5000만회, 12월 말까진 1억회 접종분의 백신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진 총 7억회 접종분의 백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같은 전망을 내놓으면서 "미국민 전체가 접종을 끝내는 건 4~6월, 어쩌면 7월 정도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코로나19 백신 등의 개발·출시가 정치적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우린 정치가 아닌 과학을 지침으로 따른다"면서 "FDA는 우리 가족들에 접종하기에 불안할 것 같은 백신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고속 작전'을 이끄는 몬세프 슬라우이 수석 고문은 NPR과 인터뷰에서 "11월 전에 백신이 배포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될 경우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슬라우이 고문은 "연말 전까지는 백신 개발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firmly believe)"면서 "70세 이상 노인과 전염병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 등 가장 높은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예방할 수 있는 양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서비스 무역 교류회(CIFTIS) 행사에서 공개된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
/사진=AFP
◇코로나 진원지 오명벗으려는 中, 자체 백신 '안전성' 홍보
중국이 이르면 오는 11월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대내외에 중국산 백신의 안전성을 공개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국 시노백은 24일 오후 주요 외신들을 베이징의 자사로 초청해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 국제 협력 상황을 설명하고 품질 제어 실험실을 공개했다.
시노백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을 개시했으며 일부 동남아 국가와 터키에서도 임상 시험을 하고 있다. 시노팜 역시 지난 7월 중순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지난달 바레인에서 각각 3상 시험에 돌입했다. 현재 시노백, 시노팜 등 중국 제약회사들이 임상 단계에 돌입한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은 11종이다. 이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간 것은 4종이다.
시노백과 시노팜이 임상 중인 코로나19 응급 백신을 사용한 건수는 10만건을 넘어섰다. 의료 종사자와 해외 노동자, 백신 산업 종사자 등에게 백신을 접종했으며, 아직 부작용이 나타난 사람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실험용 스푸트니크 V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보인다.
2020.09.16.
이 두 회사는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서비스 무역 교류회(CIFTIS)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는 깜짝 발표를 내놨다.
지난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로 쏘아 올린 인공위성의 이름을 따 '스푸트니크 V'로 명명된 러시아의 첫 백신은 의료진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판될 예정이라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3상을 완전히 건너 뛰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는 상태다.
유럽·미국·아시아 과학자 27명은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에 "관련없는 면역세포들이 다수의 피실험자에서 동일한 반응을 냈다"면서 "러시아가 제시한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어떠한 결론도 내릴 수 없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황시영 기자
"세계 살리겠다" 中 코로나 백신공장 둘러본 외신들 깜짝
━
중국 시노백(Sinovac·科興中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코로나백'(Coronavac).
◇시진핑 "백신 개발하면 개도국에 공급"…우군 확보 나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유엔 사무총장과의 화상회의에서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완료하면 백신을 세계 공공재로 개발하기로 약속한 것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책임국에서 전염병 극복을 이끄는 주도국으로 이미지를 전환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지난 24일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화상회의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퍼지고 있어 대응에 해이해져선 안된다"며 "중국은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남기지 않고 공유하고, 도움이 필요한 국가를 지원하고 돕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유엔 체계, 특히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 협력과 공동 방제에 나서는 걸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백신을 공공재로 사용해 개도국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안전보장이사회가 집단안전체제를 작동시키고 상임이사국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도모하면 인심을 잃기 마련"이라고 비판했다. 일방주의나 패권주의는 중국이 미국을 비판할 때 쓰는 용어다.
일부에선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외교고립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자신들을 지지해줄 국가가 절실한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능력이 없는 개발도국은 중국이 제공하는 백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이를 개도국에 공급하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다시 커질 수 있다.
(뉴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中, 코로나19 임상3상 후보물질만 4개…정보 공개 부족 신뢰성은 의문 중국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중국에선 11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4개가 정규 승인을 받기 전에 광범위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세계 임상3상 코로나19 백신은 7개로 중국에서 개발중인 임상3상 후보물질은 전체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백신의 경우 임상시험 정보가 정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어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백신은 다른 국가의 백신과 달리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없는 상태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백신의 경우 안전성이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선 수많은 임상표본과 일정기간 이상의 관찰이 필요하다"며 "중국 측이 아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코로나19백신이 인정을 받기 위해선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선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이 2종의 백신을, 시노백(Sinovac·科興中維)과 중국 군사과학원이 각각 1종의 백신에 대해 임상3상 시험을 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긴급사용을 통해 수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백신관리법에 따르면 심각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임상시험이 진행중인 백신을 의료진, 바이러스 예방요원, 국경경비대원, 안정적인 도시운영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래도 못 믿어? 시노백 본사 내부 공개했지만…
중국 매체들은 이를 근거로 중국이 이미 코로나19 백신을 10만건 이상 투여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중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은 접종한 사람은 4만명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시노백의 경우 올해 말엔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노백은 지난 24일 베이징 다싱구에 있는 시노백 본사에서 외신 대상 코로나19백신 설명회를 열고 "우리의 목표는 미국과 유럽 등을 포함한 전 세계에 백신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코로나19 백신이 미국과 EU국가의 표준에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자리는 시노백의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풀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브라질과 터키,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2만4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CoronaVac)의 임상3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와 칠레에서도 추가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시노백의 백신은 상온에서도 효능이 유지되고, 노령층에도 효능이 제대로 발현된다"며 "코로나19의 부작용으로 꼽히는 발열이 나타나는 접종자는 전체 3.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에서 개발중인 백신에 대해선 현재 부작용 보고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임상3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중국은 올해 초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이 "좋은 안전성"을 보여줬다며 긴급 사용을 허용했다. 이미 수천명의 중국인들이 백신 주사를 맞았다. 또 인 CEO를 포함한 시노백 직원 90%가 백신 접종을 했다. 그는 "우리의 백신은 중국 국내 사용을 위해 마련됐지만, 지난 6~7월 전략을 수정했다"며 "우리 백신은 국내 사용은 물론,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장을 둘러본 일부 외신은 공장에 직원수도 적고 직원의 숙련도도 낮아보였다고 보도했다. 생산라인 직원들 가운데 장갑도 끼지 않고 앰플을 다루는 모습도 포착됐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황시영 기자 apple1@,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중국이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실험용 백신을 임상시험과 별개로 수십만명에게 투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 안된 백신 대량 투여… 국민 목숨 건 도박
공무원, 제약사 직원, 기자 등 수십만명 접종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국영회사 임직원과 정부 공무원,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회사 임직원들이 현재 3상 임상시험 중인 중국산 실험용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개발한 3개사 백신이 국외에서 각각 3상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자국민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투여 중이라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중국인 수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십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 제약사 시노팜은 수십만명이 자사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고,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생물유한공사는 베이징에서만 1만명 이상에게 자사 백신을 투여했다고 말했다. 시노백 임직원 3000명과 그 가족도 대부분 백신을 접종했다고 한다.
홍콩 봉황TV는 중국의 기자들도 시노팜 백신을 맞았다고 최근 보도했다. NYT는 공무원과 국영회사 직원, 제약사 직원들이 임상시험 중인 백신을 접종하라는 상부의 압력을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발해 수십편의 국내 항공편이 취소된 가운데 17일 방호복을 입은 여행객이 가방을 끌고 베이징 국제공항 출국장을 지나고 있다.
연합
당초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의료진, 전염병 통제인력, 국경 검문 요원, 도시 필수업무자 등을 위주로 접종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대상을 크게 확대한 셈이다. 중국은 조만간 학교와 유치원 교사, 슈퍼마켓 종업원, 양로원 직원, 해외 위험지역 방문자 등으로 긴급사용 대상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르면 11월 일반 대중을 상대로 백신 사용을 승인하겠다는 구상까지 중국 고위 관리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NYT는 중국이 백신 성공에 커다란 도박을 건 셈이라면서 이러한 중국의 조치가 세계 보건 전문가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검증이 끝나지 않은 백신은 위험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효험이 없을 수 있는데도 접종자들에게 ‘난 안전하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한 천더밍 전 상무부장이 시노팜 백신을 맞았다며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부정적인 결과를 많이 낳을 수 있다”며 “미검증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감염된 후 그 사실을 모르고 퍼뜨릴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AFPBBNews=뉴스1
트럼프가 필요한 건 '마법'?…美대선쟁점된 코로나 백신
백신이 겨눈 건 코로나 바이러스? 민심?
대선을 한달 남짓 앞둔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백신의 안전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과 대선 전 백신 출시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자들의 백신 개발 속도도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백신 출시 빨리 해야" FDA·CDC와 싸우는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르면 내달 중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미 식품의약국(FDA)이 이같은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DA가 코로나19 백신 긴급승인 지침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초안을 지난주 백악관과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반격에 나섰다. 승인을 막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FDA의 강화된 가이드라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검토 중이며, 이 안은 백악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승인할 수 있지만,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연기돼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FDA의 행보가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건 정치적 움직임처럼 들린다"면서 "왜냐하면 화이자, 존슨앤존슨, 모더나 같은 훌륭한 회사들은 실험을 비롯한 다른 모든 것들을 한 후 백신을 들고 나왔다. 내가 말하는 건 왜 이 과정이 길어져야 하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소리를 하던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결국 트럼프의 의도대로 백신 접종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3일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내년 3월말이나 4월까지 약 7억회 분량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국민 전체가 접종을 완료하는 시점은 4~6월, 늦어도 7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레드필드 국장은 미국 국민 전체에 백신을 지급하는 시점을 내년 7월, 제한적으로 백신 사용이 가능한건 올 12월이나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백신 접종은 내년 2~3분기가 돼야 한다고 했었다.
이같은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몇시간 뒤 예정에도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레드필드가 메시지를 혼동한 것 같다. 실수한 것"같다며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가 백신 필요한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월중 백신을 보급하려 밑어붙이는 것은 대선 전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이날 CNBC와 체인지리서치의 합동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61%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백신을 너무 일찍 출시하려는 것 같다며 우려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오히려 상대방이 백신을 정치화한다며 역공을 퍼붓고 있다. 자신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 출시가 임박한 백신을 오히려 정치적으로 막고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FDA를 향해 '정치적 행동'을 한다고 지적한 것이 그렇다. 트럼프은 자신의 백신 계획에 반대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도 '백신 반대주의자'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기적같은 치료로 단번에 푸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그가 클로로퀸을 홍보한 것이나, 날씨가 따듯해지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이 공조보다는 백신 자체 개발 경쟁을 펼치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바심을 내는 이유로 보인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세계에 백신을 공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트V'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그리고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원하는 국가에겐 얼마든지 나눠주겠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완성되면 전세계 공공재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을 지우고, 중국 편향적인 WHO마저 탈퇴하겠다고 밝힌 만큼 백신의 자체적인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