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시사

코로나가 부른 비대면 추석

도토리 깍지 2020. 9. 28. 09:45

 

 

 

 

올 추석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귀향을 포기하는 것이 미덕이 됐다. 휘영청 밝은 달 아래에서
베토벤 '월광'이나 드뷔시 '발빛'을 들으며 고향의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도 슬기로운 비대면 추석
생활을 즐기는 방법이다.

[뉴시스]











연합뉴스












25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추석 연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집에만 있어라'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김제=뉴스1) 박지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추석 명절 자식과
손주를 맞는 고향마을의 정서까지 크게 바꿔놓고 있다.

정2020.9.16/뉴스1 pjh2580@news1.kr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집에만 있어라" … '방역' 챙기는 '비대면' 추석

 

 

정부-지자체, '시민 이동자제' 캠페인 아이디어 '눈길'
제주·강원 등 주요 관광지 예약 몰리면서 방역 강화
집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연·전시 프로그램도 다양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하라는 '언택트 캠페인'이 줄을 잇고 있다.
명절을 지내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일 경우, 간신히 고비를 넘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로 시민 이동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시청과 맞닿은 서울도서관 외벽에 추석 보름달 그림과 함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집에만 있어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익숙한 추석 덕담이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기시키며 "이동하지 않는 게 답"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여느 해 같으면 귀성객들을 반겼을 지역에서도 오히려 고향을 찾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충남 청양군에선 유명 가요를 패러디한 "불효자는 '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고, 전남 보성에선 고향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아버지, 어머니 일동의 이름으로 "아들, 딸, 며느리야! 고향에 안와도 된당께"라는 현수막이 등장했다.










 

 

 

 

 

 

 

 

 





부산에선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이 유튜브 채널 '붓싼뉴스'의 '슬기로운 추석생활' 편에 출연해 "장남이고 장손인 저부터 올 추석엔 랜선 차례를 지내겠다.
코로나로부터 나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올 추석에는 안 와도 된다고 먼저 말씀해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보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추석엔 총리 이름을 팔아 고향에 올 필요 없다고 얘기해주는 쿨한 부모님이 돼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만화 게시물엔 부모가 자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정 총리가 그러더구나. 추석에 가족들이 다 모이는 건 위험하다고. 용돈을 두배로 부쳐다오"라고 말하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제주·강원 등 인기 여행지는 사실상 '예약 마감'

 

하지만 정부와 방역당국이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당부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최장 5일간의 황금연휴에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전국 관광지와 숙박시설은 사실상 예약이 마감됐다.
제주도는 이날부터 10월4일까지 하루 평균 3만~4만명이 입도하는 등 총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를 오가는 항공편의 예약률이 90%에 임박하면서 일부 노선엔 임시편도 배치될 예정이다.
단풍 관광객이 몰리는 설악권 등 강원도와 동해안 일대의 리조트, 호텔 객실 예약도 대부분 만실 상태를 넘어 여름 피서철 절정기나 다름 없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휴 기간을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수위를 높였다. 수도권의 음식점, 커피전문점, 영화관, 공연장 등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1m 거리두기', '띄어 앉기' 의무화 등 거리두기 수칙이 계속된다.
전국적으로 결혼식과 장례식을 비롯해 전시회, 박람회, 집회, 마을잔치, 민속놀이 등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사적·공적 집합·모임·행사에 대해선 집합금지 조치를 실시한다.
프로야구와 축구, 씨름 등 스포츠 행사도 기존처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

 

'집콕'하며 즐기는 문화생활 … 성묘도 온라인 분향소에서
이와 함께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7년부터 명절 기간에는 면제해 주던 고속도로 통행료를 올해는 다 받기로 했다.
또 고속도로 내 휴게소 방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모든 고속도로 내 휴게소 실내 매장에선 취식을 금지하고 포장만 가능하도록 했다.
시민들은 직접 성묘를 가는 대신 각 지자체나 추모공원 차원에서 마련한 온라인 분향소를 이용해 온라인 성묘를 할 수 있으며, 산림조합이나 농협 등에서 제공하는 벌초대행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연휴 기간 외출 대신 집에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무료 비대면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문화재청은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을 통해 10월1~2일 경복궁, 창덕궁 등 궁궐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고궁음악회 '집콕하며 즐기는 가을밤 달빛공연'을, 3~4일에는 한국의 전통 가곡과 판소리가 어우러진 '소리 판타지아-붉은 꽃' 공연을 선보인다.
서울시에선 '집에서 누리는 문화생활'이라는 콘셉트로 트로트가수 송가인과 국악인 유태평양의 합동공연 등 '집으로 찾아가는 공연', '온라인으로 만나는 전시', '즐겁게 따라하는 체험' 등을 준비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따로 한마음’ 비대면 추석…“차례상 인증샷 찍어 친척들과 공유

 

 

“확진자가 또 늘어나면 안 되잖아요. 올해 추석 차례상은 인증 샷을 찍어서 친척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살고 있는 신재희 씨(25)는 올해 설날에 이어 이번 한가위도 친척들과 만나지 않기로 했다.
평소라면 친가와 외가가 있는 대구에 많은 친척이 모였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는 한 번도 함께하질 못했다.

신 씨는 “설날에 ‘추석엔 꼭 보자’ 약속했지만 물거품이 됐다”며 “요즘 화상통화로 안부를 묻고 마음을 전하는 ‘비대면 예절’이 추석 트렌드가 된 만큼 이에 맞춰 보낼 예정”이라 말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올해 추석은 ‘따로 한마음’ 명절로 보내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9%가 “추석 때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방문하지 않는 이유는 79.2%가 ‘코로나19’를 꼽았다.







●터미널은 한산, 선물 배송은 북적











대학생 모재성 씨(26)도 이번 추석에는 고향에 방문하지 않을 계획이다.
모 씨는 “추석 연휴에 할머니 댁에 가지 않는 건 살면서 이번이 처음”이라 말했다.
최근 모 씨의 아버지가 수술까지 해 가족은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할머니가 먼저 “내려오지 말라”고 연락해오셨다.


“다른 친척들도 고심이 컸을 텐데, 할머니께서 먼저 ‘아무도 내려오지 말라’고 모두에게 공지하셨어요.
당연히 서로 만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이렇게 해야 가족도 지키고 함께 코로나19 방역에 기여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추석을 닷새 정도 앞둔 주말인 25, 26일 서울의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등도 이런 분위기 탓인지 다소 한적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번 연휴 첫날인 30일 하행 열차 예매율은 현재 40.6%이다.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의 97.2%와 비교하면 절반도 되질 않는다.


서울역 경비업체에서 일하는 정모 씨(55)는 “체감 상 지난해 추석 전 주말보다 70%가량 이용객이 줄어든 것 같다”며 “지난해 이맘때면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의 재잘대는 목소리가 가득했지만 지금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하다”고 전했다.

고향 방문은 포기했어도 감사를 전하는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백화점 선물배송상담센터 등은 선물을 보내려는 시민들이 몰려들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27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한 백화점은 선물 배송을 접수하려면 20분 넘게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50대 여성 김모 씨는 “전남 함평에 계시는 시어머니가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며 “일단 선물 세트로 마음을 전하고 코로나19가 좀 잦아들면 찾아뵐 계획”이라고 전했다.


●28일부터 2주 간 추석 특별방역
서울시는 28일 0시부터 다음달 11일 밤 12시까지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를 이어간다고 27일 밝혔다.

특별방역기간 중 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 쇼핑몰 217곳에선 시식코너를 운영하면 안 되고 전통시장 350곳에도 주 출입구에 방역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시는 서울시내 터미널 5곳에 감염의심자 격리소를 마련하고 방문판매업체 등 특수판매업체 398곳이 집합금지 명령을 이행하는지 등도 불시 점검도 벌이기로 했다.

정부도 연휴 기간 이동 자제를 재차 권고했다. 17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이번 (추석)만큼은 부모님과 친지들을 직접 대면하지 말고 안전과 건강을 챙겨드리는 것이 최대의 효도이고 예의”라며 “따뜻한 전화 한 통과 사랑이 담긴 선물 등으로 ”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을 함께 나누는 풍요로운 추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유채연 인턴기자 연세대 철학과 4학년
오승준 인턴기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4학년










석담(石潭) 이윤우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68)씨가 27일 경북 칠곡군 자택에서 조선시대
양반복장으로 딸과 컴퓨터 화상대화를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 24일 오전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의 검사를 돕고 있다.

2020.9.24 연합뉴스





  화상 대화·도시락 음식… 종갓집도 ‘언택트 추석’

 

 

 

자녀에게 “내려오지 말고 용돈만”…
경북 칠곡군 캠페인에 적극 동참




보배야, 이번 추석엔 고향에 안 내려와도 된다.
용돈만 보내고 꼭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도록 해라.”


석담(石潭) 이윤우(李潤雨) 선생의 16대 종손인 이병구(68)씨는 추석을 나흘 앞둔 27일 컴퓨터를 이용해 화상대화를 하며 딸에게 이렇게 안부를 전했다.
그는 인천에 사는 작은 딸 이보배(37)씨와 사위 김민재(35)씨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추석에 내려오지 말 것을 당부하며 경북 칠곡군의 ‘언택트 추석 캠페인’에 동참했다.


외손녀 김태은(5)양은 “외할아버지 너무 보고 싶어요. 나쁜 악당인 코로나가 물러나면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라고 화답했다.

이씨는 인근 지역에 살고 있는 아들과 큰 딸에게도 연락해 추석연휴 고향 방문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 종갓집에서 함께 차례를 지내는 50여명의 종친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추석 당일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평소 명절이면 객지에 있는 자녀들과 함께 사당에 모신 10분의 조상을 위해 다섯 상의 차례 음식을 준비했다.
이번 추석은 자녀들이 고향을 찾지 못하는 바람에 이 씨 부부가 종갓집의 추석 차례상을 준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씨는 완곡한 만류에도 추석 당일 종가를 찾는 종친들을 위해서는 차례를 지내고 먹는 술과 음식인 음복을 도시락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추석 차례에 앞서 지난 25일 지낸 석담 이윤우 불천위 제사에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종친들에게 도시락을 나눠 줬다.


이씨는 “이번 추석이 코로나19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다소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돌면 비록 명절이라도 가족이 모이지 않았다.
조상님들도 이번 상황만큼은 이해해 주실 것”이라며“언택트 추석 캠페인에 모든 국민이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언택트 추석 캠페인’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비대면 추석 문화 확산을 위해 백선기 칠곡군수가 직접 기획했다.
SNS에 고향방문과 모임을 자제하자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기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되며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추석에 가족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비대면으로 선물을 전할 수 있는 추석 배송이 늘어나고 있다.

 2020.9.21/뉴스1 groot@news1.kr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추석에 가족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비대면으로 선물을 전할 수 있는 추석 배송이 늘어나고 있다.

. 2020.9.21/뉴스1




 

  비대면 추석'에 귀포족 급증… 온라인쇼핑 판매 실적 '역대 최고'

 

 

 

추석을 앞두고 비대면으로 명절 준비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쇼핑 기업인 이베이코리아의 한가위 판매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이 추석을 앞둔 지난 14일부터 23일까지 열흘 동안 주요 상품군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추석 전 열흘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건강 관련 상품이 단연 인기다. 건강·의료용품 판매가 3배 이상(226%) 신장하며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가장 크게 늘었다. 호흡·수면건강용품을 비롯해 건강측정용품이 70%, 눈건강용품이 19% 더 판매됐으며, 안마의자 렌탈은 127% 급증했다. 건강식품도 19% 증가했는데 비타민, 프로폴리스 등 면역력을 높여주는 각종 영양제 판매량이 29% 올랐다. 건삼은 67%, 홍삼은 10% 증가했고, 건강즙도 17% 신장세를 보였다.

비대면 장보기가 확대되면서 식품, 생필품 판매량도 올랐다.
신선식품 전체 판매량이 19% 늘었는데 특히 소고기(33%), 돼지고기(44%) 등 축산식품이 인기를 끌었다.
사과(54%), 포도(115%) 등을 포함한 과일 전체 판매량은 21% 신장했다.


해산물(40%), 나물·버섯(30%), 채소(20%) 등 차례상 준비 품목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필품의 경우 16% 올랐는데 세제(23%), 나무젓가락(18%), 물티슈(11%), 키친타월(24%) 등 명절 내 사용량이 많은 품목이 대부분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1~2만원대의 저렴한 생활선물세트는 작년 대비 1% 줄었다.


고향을 찾지 않는 이른바 ‘귀포족’의 영향으로 관련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먼저 각종 취미용품 판매가 31%로 크게 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게임용품(50%), 골프의류(63%), 등산·아웃도어(45%), 악기·취미(46%), 캠핑·낚시(26%) 등의 판매량이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연휴 기간 동안 먹을 과자나 즉석조리식품 등 가공식품도 11% 더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명절 수요를 겨냥해 준비한 대규모 할인 행사도 한몫했다.
G마켓과 옥션이 지난 14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진행한 ‘2020 한가위 빅세일’ 행사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 됐다. 행사 기간 누적판매량은 4077만개에 달한다.


특히 G마켓에서 ‘팸퍼스 기저귀’는 16억5000만원, ‘미샤 기초화장품 특가전’은 12억8000만원, ‘로보락 로봇청소기’는 7억9000만원 등의 판매 기록을 남겼다. 옥션은 ‘홍삼정 에브리타임밸런스(10ml*30포)’가 4억9000만원, ‘파크랜드 가을 패션 정장·셔츠’가 2억4000만원, ‘kf94 마스크(10매)’가 1억6000만원 어치 판매됐다.

김태수 이베이코리아 영업본부장은 “올 한가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 쇼핑의 확대, 귀포족 급증 등 예년과는 다른 풍경을 보이고 있다” 며 “이러한 수요를 반영해 연휴 직전까지 당일배송 등을 통해 추석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설아 sasa7088@mt.co.kr  | 

 

 
머니투데이 경제주간지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추석에 가족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비대면으로 선물을 전할 수 있는 추석 배송이 늘어나고 있다. 21일 오후 신세계
백화점에 마련된 추석 배송 전용창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0.9.21/뉴스1







집콕 추석’… 막바지 선물 판매 경쟁


커머스업계, 당일 배송 앞세워
인기 상품들 모아 프로모션 지속
해외직구, 모바일 ‘선물하기’도




 

추석을 사흘 앞두고 e커머스 업계가 3시간 배송, 당일 배송 등을 앞세워 막바지 추석선물 수요 잡기에 돌입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추석'이 대세가 되면서 추석선물 판매율이 치솟고 있어서다.

27일 이베이코리아가 옥션 방문고객 13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은 집에서 거리두기 추석을 보낼 예정이라고 답했다. 차례상이나 명절음식을 준비하지 않거나 간소화하겠다는 응답은 80%에 달했다.

고향 방문이나 상차림 비용이 줄어든 대신, 친지나 지인들에게 보내는 선물비용은 늘었다. 지난해 추석보다 지출을 늘릴 항목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이들이 '추석선물'(33%)을 꼽았다.
추석선물의 주요 구매처는 대다수(86%)가 e커머스를 골랐다.


추석선물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e커머스 업체들도 바빠졌다. 보통 연휴 며칠 전에 마감하던 추석기획전을 연휴 직전까지 늘렸고, 해외직구나 모바일 '선물하기' 등을 앞세워 연휴 기간에도 막바지 판매 경쟁에 돌입한다.

11번가는 다음달 4일까지 당일 배송이 가능한 인기 상품을 모아 추석 프로모션을 이어간다.
일반적인 추석 택배배송 상품은 지난 25일 마감됐으나 폭증한 물량으로 추석 전 배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오늘장보기'를 통해 당일배송이 가능한 이마트몰과 홈플러스, GS프레시몰 등의 상품을 모았다.

과일, 한우, 굴비 등 전통적인 명절 세트 상품부터 홍삼, 유산균 등 건강식품까지 매장에 재고를 보유한 당일배송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위메프도 '마트당일배송관'에서 10월 4일까지 추석선물 주문을 받는다. 마트당일배송 상품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추석 당일 제외) 원하는 배송시간을 선택할 수 있고, 3시간 당일배송 서비스도 가능하다.

국내 택배가 멈추는 연휴기간 동안 오히려 해외직구 수요는 증가한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는 다음달 5일까지 '추석연휴에도 직구는 배송중' 프로모션을 열고, 수입명품과 뷰티, 가전 등 인기 직구상품을 할인판매한다.
특히 올해는 모바일 '선물하기'가 업계 '효자'로 떠올랐다.
11번가는 지난 16일 도입한 '선물하기' 서비스의 이용자 수와 결제금액이 일주일 만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역시 'e쿠폰·모바일상품권'이었다. 쿠팡도 모바일로 손쉽게 선물할 수 있는 '쿠팡 키프트카드'를 내놨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현대백화점





 

유통업계 커지는 비대면 추석 특수



이마트, 사전예약 판매 전년比 26%↑
현대百 이색 과일 선물 매출 64.0%↑
신세계百 정육 세트 매출 36.6%↑
11번가, 비대면 '선물하기' 이용자수 3배 급증





올해 유례없는 '비대면 추석'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에 관련 특수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대신 고가의 선물을 보내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선 경기불황을 무색케하는 추석 특수가 시작됐다. 반면 추석 일주일 전부터 대목장이 펼쳐지는 전통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최대 80% 급감하는 등 상인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기간이었던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5일까지 34일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26% 신장했다.
이마트 전체 세트 매출 중 100만원 미만 소량 구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또 1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했으며 그 중 20만원 이상의 고가 선물세트 매출은 41.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추석으로 귀성여비가 줄어든만큼 이 비용이 선물 수요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에서도 이 같은 선물 트렌드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샤인머스캣·멜론·애플망고 등 이색 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4.0% 증가했다.
이는 전체 과일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20.2%)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추석 과일 선물세트의 전체 매출에서 이색 과일 선물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25%)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0%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표적인 명절 과일로 불리는 사과·배의 매출 비중은 6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귀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례와 성묘 등에 사용되는 제수용 과일보다 이색 과일을 선물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직접 고향이나 지인을 찾아가지 못하는 미안함을 선물로 대신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이색 과일들이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에선 한우 등 정육 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36.6% 신장하며 홍삼 등 건강 장르의 신장률(20.6%)을 훌쩍 뛰어넘었다. 한우 매출 비중도 22.6%로 건강(17.9%)과 4%포인트 이상 차이를 벌렸다.
잘 나가는 한우 덕에 와인도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와인 매출 신장률은 89.3%를 올렸다. 특히 한우와 잘 어울리는 10만원 이하 가성비 와인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으로 비대면 선물하기 수요도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11번가에선 지난 16일 시작한 '선물하기' 서비스가 이용자 수와 선물 결제금액 모두 첫날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선물하기' 서비스는 11번가 내 판매중인 1억개 이상의 상품들을 대상으로 받는 사람을 선택하고 결제한 뒤 휴대전화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반면 전통시장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추석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박은수 서울시청 전통시장 매니저는 "광장시장(서울 종로구)은 다른 시장보다 제수용품 매출 비중이 큰데, 줄을 섰던 예년에 비해 올해는 타격이 크다"며 "전반적으로 시장에서 장사하는 점포 매출이 전년보다 80% 줄었다"고 말했다.
또 "요즘 시장을 순회하다보면 '내일 당장 점포를 접고싶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고 어려운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덕 청량리농수산물시장 상인회 회장도 "올 추석은 시골도 안가고 제사도 잘 안지내려고 하다보니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감소했다"며 "정육점의 경우 추석 대목을 앞두고 매년 15일 전부터 갈비세트 작업을 하며 굉장히 분주한데 지금은 그런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7일부터가 대목 피크인데 코로나 때문에 장보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서울시가 지난 19~2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 67.9%가 추석 연휴 기간 '함께 살지 않는 가족이나 친지를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 중 79.2%는 미방문 이유로 코로나19 감염을 꼽았다.





©(주) EBN 










지난 23일 경기 김포 CJ대한통운 중구지사 종로 서브 터미널에서 택배 기사들이 추석을 맞아
늘어난 택배상품을 분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연휴에도 배송은 계속된다…유통가, 추석 선물 '당일 배송' 경쟁




유통 업체들이 아직 추석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점포·지역에 따라 추석 연휴 시작일인 30일까지도 배송이 가능하다.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내내 당일 배송을 하겠다는 업체도 등장했다.

과거 일부 업체가 이벤트성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대적인 행사는 올해가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귀성길에 오르는 대신 선물로 정성을 표현하려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연휴까지 택배 근로자들의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휴 배송도 OK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9일까지 9만원 이상의 신선식품 선물세트 구매 시 '바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바로 배송은 주문 후 3시간 이내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서울 전 지역 배송이 가능하다.










 

롯데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배송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도 압구정본점 등 10개 점포에서 29일까지 익일 배송 서비스로 추석 선물세트를 접수한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으로 배송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점포별로 반경 5㎞ 이내 지역에 한해 선물세트를 구매 당일 보내주는 명절 임박 배송 서비스도 운영한다.
 
이마트는 오는 30일까지 은평점·창동점·용산점 등 38개 점포에서 추석 선물세트의 근거리 당일 배송을 하고, 롯데마트도 같은 서비스를 선보인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29일까지 새벽 배송이 가능한 일부 추석 선물세트의 주문을 받고 30일까지 고객이 원하는 곳으로 배송한다.
이커머스 업계는 더욱 적극적이다. 오는 10월 1일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에도 당일 배송을 내걸었다.
 
위메프는 오는 10월 4일까지 '마트당일배송관'에서 '추석 장보기 위크'를 열고 추석 선물을 특가에 오픈, 기존 3시간 당일 배송 서비스도 진행한다. 









 

 

11번가의 추석특선 기획전 이용화면.

11번가 제공




 

 
11번가 '오늘장보기'에서는 당일 배송이 가능한 이마트몰·홈플러스·GS프레시몰의 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
내달 4일까지 3개 사의 일부 휴무 매장 외 각 매장영업일에 당일 배송이 가능한 상품들을 모아 판매한다. 
11번가에서 주변 매장을 선택 후 상품을 골라 원하는 배송 시간을 선택하면 된다.
신한·현대·KB국민·NH농협 등 4개 카드사 장바구니 쿠폰과 함께 묶음 할인쿠폰 2종을 추가로 제공한다.
 
 
쉬는 날 없는 택배 기사
 
유통 기업들의 배송 전쟁을 두고 일부에서는 택배 기사들의 과도한 노동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일 배송은 연휴에도 택배 기사가 쉬지 않고, 잠을 못 자고 일하기에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지난 23일 "매주 72시간씩 일을 하고 코로나19로 앞으로도 택배 물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갑자기 명절을 앞두고 전에 없던 연휴까지 근무하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18일 오전 10시까지
관련 확진자가 5명 나왔다고 서울시가 밝혔다.


연합뉴스
 



이런 불만에도 택배 근로자들은 급증한 물량을 그대로 감당하고 있다.
'특수고용직'이라는 근무 형태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택배 근로자들은 사업주로부터 일을 받지만 근로 계약은 맺지 않는 일종의 프리랜서이다.

독립적이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근로 형태를 위해 도입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본인이 맡은 구역에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사실상 불이익이 돌아온다. 
한 택배사는 택배 기사들의 당일 배송률을 평가해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기도 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택배 근로자들의 과한 업무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택배업계, 대책위(시민사회) 간의 택배 노동자 문제를 협의할 기구 혹은 TF를 구성해서 실태점검 및 제도개선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며 "나아가 장시간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법과 제도를 정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살다살다 이런 추석은 처음.."코로나 핑계대는 아내 얄밉다"


언택트시대 엷어지는 효 ① 며느리 행복지수 오를까

 

“이맘때면 아내가 예민해졌는데, 올해는 얼굴이 밝은 것 같네요.




대기업 부장 최모(50) 씨는 이번 추석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결혼 후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남의 80세 노부모가 먼저 말을 꺼냈다.
최씨는 “형이랑 남자만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코로나로 웬만하면 오지 말라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어버이날 즈음에 팔순 잔치를 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추석으로 미뤘는데 결국 못하게 됐다.
부산 처가에도 같은 이유로 가지 않는다. 최씨는 “양가에 이미 선물과 용돈을 보냈다.
친구들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주민들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며느리야, 명절에는 안 와도 된다.

연합뉴스




최씨는 “대개 명절 때 2박 3일은 본가에서 보낸다.
3형제 식구가 10명이 넘는데, 아내를 비롯한 동서 셋이서 명절 음식 준비하고 세 끼 챙기고 설거지하는 게 장난 아니다.
뒤돌아서면 집안일이 쌓여 있는데 남자들은 손끝도 까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지 말라” 부모에…어쩌다 자유

올 추석 며느리들이 지긋지긋한 명절 증후군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상 초유의 언택트(비대면) 한가위가 뜻하지 않게 며느리들의 행복지수를 올리게 됐다.
노부모들이 ‘거리두기가 곧 효’라는 정부 방침에 호응하면서 귀성이 대폭 줄었다.

코로나가 며느리들의 반란 지원군이 됐다. 자식들이 먼저 말을 꺼낼 수는 없는 일. 대부분 노부모가 먼저 “오지 말라”고 나섰다. 지자체가 “불효자는 옵니다”라고 주도했고, 노인들끼리 모여서 “그리하자”고 호응했다.
결혼 9년 차 김모(35) 씨는 “86세의 큰아버님이 일일이 전화해서 오지 말라고 하셨다. 어머님께서는 애들 옷을 사 보내시더니 이번 명절은 이렇게 끝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임신했을 때를 빼면 시부모님을 뵙지 않는 명절이 처음이라고 한다.

임신 4개월 차인 이모(31) 씨도 “임신 초기라 안 내려갈 생각이었지만, 먼저 오지 말라고 해서 다행”이라며 “지난 추석 때 전북 고창까지 내려가는 데 10시간 걸렸다.
교통·감염·선물 걱정 등에서 다 벗어날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결혼 4년 차 이모(32) 씨는 “큰집에 가면 시어머니도 며느리 입장이 돼 눈치가 보여서인지 제게 집안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았는데 올해는 큰집에 가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고 말한다.
모처럼 명절 노동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려는 며느리도 있다.
경기도에 사는 강모(42) 씨는 추석에 가족 여행을 가려고 강원도 속초 리조트를 예약했다.
양가에서 오지 말라고 해서다. 고향에 못 가는 건 아쉽지만, 명절에 집안일 안 하고 편히 쉬어보는 게 얼마만의 일인지 모른다.

강씨는 “시어머니께서 이번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해서 따르기로 했다”며 “결혼 12년 만에 처음이다.
여름 휴가 때도 코로나로 ‘집콕’(집안에 콕 박혀 생활)한 터라 이번엔 마스크를 잘 쓰고 바다 보러 간다”고 말했다.
강씨는 “부모님께 미리 용돈을 챙겨 보냈다. 코로나가 좀 나아지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씨 가족만이 아니다. 고향 대신 관광지를 찾는 ‘추캉스(추석+바캉스)’족이 상당할 전망이다.
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는 추석 연휴 5일간 19만8000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관광업계 관계자는 “연휴 동안 하루 4만~5만 명 정도 들를 전망인데 코로나19 확산 전 주말 연휴
관광객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북 칠곡군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향 방문과 모임을 자제하자는
게시물을 올리는 '비대면 추석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칠곡군 어르신,
재경향우회 회원, 종갓집 종손, 주부, 노인회장 등이 추석 캠페인에 참여한 모습. 칠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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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제대로 말 못해” 귀성 문제로 갈등도

아직 정하지 못해 부부 갈등이 벌어진 경우도 있다.
한 여성은 맘 카페에 “추석 때 안 가기로 남편과 결정했는데, 남편이 시댁에 확실하게 ‘못 간다’고 말을 못 한다.
그러더니 남편이 ‘코로나 무섭다고 마트도 안 갈 거냐’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안 내려가는 게 이상하다’고 말한다”고 호소했다.

그랬더니 “마트처럼 집 안에서도 친척들이 모여 마스크 끼고 있는 것 아니지 않냐” “시가에서 미리 올해 오지 말라고 해주면 얼마나 좋냐“ 등의 여성 응원 댓글이 달렸다.
인터넷 맘 카페에는 “추석 때 시댁 가시나요”라며 이런 사연을 공유하는 글이 많다.

“시부모가 찜질방을 자주 가셔 고민이다” “시어른들이 목욕탕에 다니시는지, 주변에 태극기 부대는 없는지 잘 알아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귀성 불가’를 선언한 아내도 있다.
결혼 3년 차 김지현(34) 씨는 18개월짜리 아이가 걱정돼 먼저 광주광역시의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모두를 위한 것(코로나로 인한 국민 건강 보호)이니까 당당하다”는 게 김씨 얘기다.

김씨는 “시댁에 억지로 가는 친구들이 많다”며 “긴급재난문자로 하루에 12번씩 추석에 만남 자제하라고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때문에 시댁 안 간다는 아내가 밉다”는 글이 화제였다.

자신을 딸 둘의 아빠라고 소개한 남성은 “본가는 1년에 설, 추석 명절 2번 정도만 간다”며 “3월부터 코로나 때문에 반년 넘게 본가에 가지 못했다. 뭐만 하면 코로나 핑계 대는 아내 때문에 짜증 난다”고 썼다.

동서끼리 눈치 “먼저 말 꺼내 봐” 미루다 귀성길

시어머니가 오라고 하면 어쩔 수 없다.
박모(31) 씨는 “시어머니가 당연히 와서 제사 음식 준비를 거들라고 해서 속상하다”고 말한다.
명절마다 절에 가는데 이 일정도 그대로 강행한다고 한다.

박씨는 “두 살짜리 딸을 데리고 가야 하는데 걱정된다.
시어머니한테 말도 못하겠고 당연히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예순을 바라보는 며느리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화성의 결혼 27년 차 최모(59) 씨도 “남편네 형제가 다섯명”이라며 “친한 동서와 ‘우리 집은 왜 오지 말라는 소리 안 하냐’ ‘네가 먼저 안 간다고 얘기해봐라’고 했는데 결국 서로 미루다 가게 됐다”고 했다.

최씨는 “모두 모이면 20명 정도 되는 대가족이다.
잘 때 빼고 거의 일만 한다”면서 “우리 세대까지가 마지막이면 좋겠다. 며느리들에게 부담 주지 않는 명절로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24일 추석을 앞두고
충남 논산시 벌곡면의 한 교차로에 '며늘아! 이번 추석은 너희 집에서 알콩달콩 보내고,
우리 다음 명절에 만나자~!'

프리랜서 김성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추석 연휴 제발 없애주시길 부탁드립니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며느리 된 입장에서 코로나 때문에 못 간다고 말 한마디 못하는 답답한 심정 아시냐”고 호소했다.

명절 증후군 올해는 줄어들까

눈치싸움 끝에 울며 겨자 먹기 귀성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인천에 사는 서모(33) 씨는 마음이 쓰여 결국 창원에 있는 부모님을 찾아뵙기로 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시댁에선 되레 오지 말라고 했는데 친정 부모님이 서운해하는 바람에 장시간 귀향을 마음먹은 것이다.

서씨는 “‘이번 명절에 손주도 못 보는 거냐’며 섭섭해하시더라”며 “남편을 설득해 추석 전 미리 내려갔다가 올라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모(35) 씨도 비슷한 이유로 경북 안동행을 결정했다. 윤씨는 “코로나가 걱정은 되지만, 명절 때 아니면 시부모님에게 애들을 보여주기도 힘들다”면서 “시부모님이 ‘편할 대로 하라’고는 하셨지만 막상 가지 않으면 적적해하실 것 같아 애들을 데리고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절 증후군은 여성만의 스트레스다. 2018년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 조사를 보면 시민 1170명 가운데 절반 이상(53.3%)은 명절 때 겪는 성차별 사례 1위로 여성만의 상차림 등을 시키는 ‘가사 분담’을 꼽았다.

통계청의 2019년 생활시간조사에서 가사분담 만족도를 보면 ‘불만족(약간 불만족+매우 불만족)’ 비율이 남자는 3.5%, 여자는 11.7%이다.
맞벌이 부부는 남자 3.6%, 여자 14.6%이다. 여자의 불만이 훨씬 높다.

이런 영향인지 부부 갈등도 명절을 전후해 증폭된다. 대법원의 최근 3년간(2017~2019년) 전국 법원 협의이혼 월별 신청 건수를 분석한 결과 6번의 설‧추석이 있는 달보다 그다음 달에 모두 이혼 신청이 늘었다. 올해는 이런 경향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황수연·이태윤·김지아·이우림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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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비대면 추석' 코로나 재확산 위기 넘기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 다른 분수령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4명 늘어 누적 2만3,455명으로 집계됐다.
잠시 두 자릿수로 떨어졌던 일일 확진자는 지난 23일부터 사흘 연속 세 자릿수이다.

지역 발생 확진자의 대부분이 여전히 수도권에서 나왔다. '비대면 추석' 캠페인까지 벌어지고 있으나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닷새 연휴와 그다음 주의 사흘 연휴에 사람들의 장거리 이동이 늘어나면 방역은 그만큼 취약해지게 돼 있다.
추석 연휴가 수도권 감염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연결 고리로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방역 당국도 이런 우려를 반영해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2주를 특별방역 기간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핵심 조치를 유지하면서 연휴라는 특수한 사정에 맞춰 방역 수위를 보완하는 정도여서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방역 단계만 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다시 갈림길에 섰다.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방역 수위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 구성원의 의지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실천력과 국민의 협조가 관건이다. 이번 위기도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면 무사히 넘길 수 있다.

연휴 분위기에 휩쓸려 경계심이 풀리지 않도록 정부가 고강도로 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를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
많은 국민이 이번 연휴에 '집에 머무르기'를 선택했으나 기왕 고향이나 관광지를 방문하는 경우에는 타인과 접촉을 되도록 줄이는 등 자신과 가족, 이웃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 시대의 시민의식을 십분 발휘해주기를 당부한다.










정부가 다가오는 추석 가족 모임을 '비대면'으로 권고한 가운데 추석 선물 등을 택배로 보내려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추석을
앞두고 밀려드는 소포와 택배를 처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택배 물품을 분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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